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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락비/짘경] 오래 된 연인들-프롤로그

 

W. 코주부

 

 

 

 

 

 

 

 

 

 

 

 

 

 

"지호야, 그거 기억나?"

"뭐?"

 

 

왜, 그랬던 적 있었잖아. 우리 고등학교 다닐 때, 너네집이랑 우리 집 완전 멀었는데, 내가 새벽에 보고 싶다고 했더니 너 산 넘어가지고 달려온 거. 그 때 니가 쓰고 왔던 모자 내가 탐난다고 했더니 쿨하게 그냥 주더라? 비싸보였는데. 나 그거 아직도 집에 있다. 넌 기억 안나?

 

왜 기억이 안 나겠어. 내가 너 때문에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냐. 그리고 그 밤에 산 넘어가는데 공동묘지 있는 거 알아? 존나 무서웠는데. 눈 딱 감고 죽어라 뛰어가고 그랬지. 하- 진짜 그때 생각해보면 웃긴다. 내가 왜 그랬지? 그냥 버스 다닐 시간되면 버스타고 보러 가면 되잖아. 어차피 매일 학교에서 보는 사이였는데. 나 되게 멍청이 같았다. 풉.

 

 

 

 

소파에 누워 발을 까딱이던 지호는 경을 돌아보며 눈을 접어 웃었다. 그땐 되게 바보 같고 무모했다며 마치 그 순간을 회상하는 듯한 표정으로 지호는 눈을 감았다. 한가한 주말. 나른한 오후의 햇살이 두 사람에게 쏟아져 내렸다. 눈을 감아버린 지호를 슬쩍 바라본 경은 이내 TV로 고개를 돌렸다. 리모컨의 버튼을 수없이 눌러보아도 전부 지루한 방송들뿐. 경의 흰 손끝이 리모컨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팟- 하는 소리와 함께 TV화면이 새카맣게 변했다. 요란하게 들려오던 TV속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끊기고, 지호와 경의 사이엔 조용한 침묵이 흘렀다.

 

 

우리, 왜 이렇게 되어버린걸까.

 

 

 

 

 

 

***

 

 

 

 

 

 

[애인! 학교야? 왜 대답 안 해 나 걱정되게-]

 

 

 

 

교복 바지 왼쪽 주머니에서 지잉-하고 울리는 진동소리에 핸드폰을 열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우지호다. 나 문자 다 써서 이제 없는데……. 어젯밤에 말한다는 걸 깜빡했다. 폴더를 열고서 어떻게 문자를 보내야 하나 손톱을 물어뜯으며 고민하고 있는데 저기 멀리서 담임이 소리쳤다. '박 경! 똑바로 엎드려 안 뻗쳐?' 황급히 주머니에 핸드폰을 쑤셔 넣고 다시 엎드려뻗쳐 자세를 취했다. 그러자 가까이 다가온 담임이 눈앞에 쪼그려 앉아 묻는다. '그러게 누가 야자를 튀래. 우지호 이놈의 자식은 언제와?' 그러게요. 벌써 여덟시가 다 됐는데 말이죠. 입 밖으로 차마 내지 못한 말에 고개를 흔들며 몰라요-라고만 짧게 답했다. 아 팔 아파 죽겠다. 나도 그냥 늦게 올걸. 왜 오늘따라 빨리 와가지고 벌써 몇 분째 벌서는 거야. 근데 정말 왜 아직도 안 오는 거지. 걱정되게…….

 

 

 

지호는 교문이 닫히기 2분 전. 여덟시가 되기 1분 전에 교실에 도착했다. 계단 끝에서 검은색 백팩을 어깨에 걸치고 어슬렁거리며 걸어오더니 교실 밖 복도에서 벌을 서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곤 눈이 동그래져서 달려온다. '헐. 우리 걸렸어?' 당연하지. 안 그럼 내가 체력 기르자고 벌서고 있겠냐. 우지호 니가 꼬셔서 튀었는데 이게 뭐야. 울상을 지으며 지호를 흘겨보자 '아잉- 미안 애인. 내가 잘못했어. 응? 내가 같이 벌 서줄게!'라며 용서를 빌어 왔다. 굳이 안 그래도 너도 곧 벌서게 될 거야. 쯧쯧 혀를 차며 지호의 뒤로 걸어오는 담임의 모습을 보았다.

 

 

 

"우지호!!! 넌 지각했으니까 10분 더 엎드려뻗쳐!!"

 

 

 

 

.

.

.

 

 

 

 

"아- 팔 아파."

 

 

 

아침부터 벌을 선 탓에 온 어깨가 찌뿌둥했다. 어깨를 빙글빙글 돌리며 슬쩍 옆자리의 우지호를 쳐다보니 눈치 하나는 빠른 녀석이 내 어깨를 주물러온다. '어때? 시원하지! 아직도 많이 화났어? 아니지? 삐진 거지? 아유- 박 경, 어째 삐진 것도 귀엽냐.' 내 볼을 꼬집는 지호의 손길에 난 대답대신 우웩-하며 토하는 시늉을 해 보였다. 7월, 하늘에 구멍이 난걸까 싶을 정도로 거세게 퍼붓던 지루한 장맛비가 기다림 끝에 멎어가는 듯 여름의 햇살이 뜨겁다. 에어컨을 튼답시고 교실의 창문은 모두 꽁꽁 닫아놓았는데 벌써부터 매미들이 제 짝을 찾는지 시끄럽게 울어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 이제 정말 여름의 시작이구나.

 

 

 

 

왠지 떠들썩한 교실의 분위기는 오늘이 바로 여름방학을 알리는 방학식날이라 그런 게 아닌가 싶다. 특히 내 짝을 몰아내고 기어이 내 옆자리를 사수한 우지호 이 녀석은 평소보다 배로 신나 보인다. 넌 팔 아프지도 않냐? '응, 난 괜찮아. 나 운동하잖아. 어때? 봐봐. 이두박근 좀 올라온 것 같지 않냐?' 요즘 운동중이라며 하복의 반팔소매를 걷어 올리며 제 팔 근육을 뽐내려는 지호가 귀여워 자꾸만 입 꼬리가 실룩였다. 그러자 이제 삐진 건 다 풀린 거냐며 어린애처럼 자꾸자꾸 물어왔다. 어쩔 수 없이 난 고개를 끄덕끄덕. 사실 별로 삐지지도 않았어. 나도 어제는 정말 야자하기 싫었으니까. 너나 나나 우리가 그렇지 뭐. 애처럼 좋아하는 우지호를 보며 나도 그냥 웃어버렸다.

 

 

 

 

"오늘 우리 뭐할래?"

"응? 뭐할까?"

"오늘 일찍 끝나니까 오랜만에 데이트 좀 할까?"

"새삼스럽게 무슨 데이트. 그래봐야 또 영화나 보고 음반매장 데이트하자고 할 거면서."

 

 

 

아직 끝나려면 두 시간이나 더 남았어. 하지만 잔뜩 신난 지호의 귀엔 그런 내 말이 들어오지도 않는가보다. 벌써부터 학교 끝나면 무얼 할까 턱을 괴고서 데이트 계획을 세우는 지호에게 늘 뻔한 데이트코스이지 않냐며 살짝 핀잔을 주자 금세 풀죽은 표정으로 그건 싫냐고 물어온다. 눈썹 끝을 축 늘어트리고 묻는 그 표정에 난 또 못이기는 척 헛기침 몇 번. '아니. 싫지 않아. 좋아.' 하고 베시시 웃어보이자 금방 녀석의 표정이 환해진다. 나도 좋아. 너랑 같이 좋아하는 영화보고 좋아하는 노래듣고. 우리 둘이 좋아하는 장소에 내가 좋아하는 너와 함께 가는 거. 근데 얘는 무슨 생긴 건 여우처럼 생겨가지고 하는 짓은 꼭 강아지마냥…….

 

 

 

 

 

 

 

우리의 데이트장소는 늘 비슷비슷했다. 재미있어 보이는 영화가 개봉을 하면 영화관에 갔고, 좋아하는 가수의 신보가 나오는 날이면 음반가게에서 데이트를 즐겼다. 남들에겐 비밀로, 그저 친한 친구인 것처럼 손을 잡지도 않은 채 거리를 걸었고, 배가 고플 땐 햄버거와 콜라로 행복해했다. 돈이 없어도, 나이가 어려도, 조금은 오글거려도, 이게 십대만이 누릴 수 있는 풋풋한 연애감정이라고 여기며 서툴지만 최선을 다해 서로를 아꼈다.

 

 

 

 

 

 

 

***

 

 

 

 

 

 

 

안녕하세요 코주부예요...☞☜

새로운 글을 쓰게 됐습니다ㅎㅎㅎㅎ

끈기부족이라 저는 연재는 꿈도 못꾸는 사람인데 어쩌다보니 이번 소설은 연재를 하게 될 것 같아요

오래된 연인인 지코와 박경을 묘사하고 싶었는데 제 똥손이 잘 표현할수있을지 모르겠네요

프롤로그에서 보시다시피 첫 부분엔 현재의 짘경이 나오고 그 뒤로는 과거로 돌아가 학창시절의 이야기부터 풀어나가려고해요 ㅋㅋㅋ

저야 현재의 짘경만 묘사하면 편하긴 하지만 그러자면 독자분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기 힘들것같아서

짘경의 연애초반부터 피터지게 싸우고 울고불고 화해하는 중반 그리고 권태를 느끼면서도 끈을 놓지못하고 지리한 관계를 이어나가는 후반부로 나눠서 쓰려고 합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학창시절의 짘경의 이야기가 주로 나올 예정이랍니다~

예쁘게 봐주세요...☆★

 

 

 

그리고!

연습실에서 다음편을 기다리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연습실에서는 처음부터 단편으로 생각하고 쓴 글이기 때문에 다음편을 생각해두지 않아서 속편을 쓰기에 조금 걸리는 점들이 몇가지가 있어요

그렇지만 기다리고 계시는 분들이 많으니까 아마 번외편정도로 짧게 다시 만나보실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많이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ㅠㅠㅠㅠ빠른 시일내에 쓸 수 있도록 할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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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익연에 당신이였어...신알신쪽지에 익숙해서 봤더니...흑흑...무언가 대박이다...기..기다릴꺼에요...내가 암호닉을 달달이로 해놨었지...흑흑ㅎ그흫ㄱ 당신일줄이야 기대할꾸야,,,♥ 흑흑 신작도 좋고 이러면 어쩌잔고얀
11년 전
코주부
헐...우리의 인연 계속 이어지고있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뭔가 되게 반가운 느낌!★ 달달이 그대 앞으로도 함께해요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4
저번에 연습실보고 막 그때 댓글못달았지만...흑흑...♥ 내가 늘 지켜볼꺼야 아이씨유
11년 전
독자2
자까니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독방에서 신알신뜨자마자 날아왔어요ㅠㅜㅜ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 저 그 두개 다 써달라고 찡찡거리고 제 하트 마구마구마구머겅했던 익이니에요ㅠㅠㅠㅠ아 이런 글 몽글몽글해서 너무 좋음여ㅠㅠㅠㅠㅠㅠㅠㅠ 엉엉 저 암호닉해두 돼여ㅠㅠㅠ? 된다고 해주셍여 엉엉 ㅠㅠㅠㅠㅠㅠ
11년 전
코주부
암호닉 쏘세요ㅠㅠㅠㅠㅠ 저라도 괜찮으시다면...ㅎㅎㅎㅎ 저는 늘 감사할뿐이예요 ㅠㅠㅠㅠㅠ흑흑
11년 전
독자3
저 땅콩이에여 땅콩! 아 제가 설마 이미 해노코 기억못하는건 아니겠져..? 무튼 땅콩이에여ㅠㅠㅠㅠ
11년 전
코주부
땅콩님♥ 기억할게요 ㅎㅎ!
11년 전
독자5
작가님 사랑해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 눈물 모아 바다만들어 그대에게 헤엄쳐가리......☆ 저 그 지리멸렬구질구질연애사 좋아한다던 익인이에요.. ㅠㅠ 그러므로 암호닉 지멸구요!!!!!! 약간 벌레같네요;;;;ㅋㅋㅋㅋㅋㅋ
하튼 글에서 나도 좋아 너랑같이 우리 둘이 하는데ㅠㅠ 전 왜 이런데 꽂힐까요ㅠㅠ작가님 사랑해요 두번 사랑해요 세번 사랑해요ㅠㅠ

11년 전
코주부
핳....지멸구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직도 깨어계셨네요! 고마워요ㅠㅠㅠㅠㅠ지멸구님이 이 소설을 조각글에서 연재글로 업그레이드 시키는데에 한몫 하셨어요 ㅎㅎㅎ 중 후반부로 갈수록 맨날맨날 싸우고 아주 구질구질한 로맨스를 만나보실수 있을거예요....☆★ㅎㅎ
11년 전
독자6
헐.............뭔가진짜완전시간여행??추억느낌확나요ㅠㅠ갈수록더재밌을삘......ㅠㅠㅠ신알신하고갈께요 사실저 연습실에서봤었어욬ㅋㅋㅋㄱ아부끄럽다...ㅎㅎㅎ 독방에서또뵈욬ㅋㅋㅋㅋㅋ 제암닉은미노에요!
11년 전
코주부
미노님! 기억할게요ㅎㅎ 제가 의도했던바대로 읽어주셔서 고마워요ㅠㅠㅠㅠㅠ 추억을 곱씹는듯한 이야기를 쓰고싶었거든요 ㅎㅎㅎ 반가워요~ 우리 독방에서 또 만나요 ㅎㅎ
11년 전
독자7
헐 이거 익연 블독방에 있던 그거??? 신알신 합니다!!! 왕!! 암호닉 신청해도 되나요??? '모르모트'로 하고 싶은데!! 사랑합니당☆
11년 전
코주부
넵ㅎㅎㅎㅎㅎㅎㅎ맞아요 부끄럽지만 그 블독방의 글쓴이가 저였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르모트님 반가워요☆ 앞으로도 함께가요♥ㅋㅋㅋ!
11년 전
독자8
헐 직경 직경ㅜㅜㅜㅜ비회원이라서 슬프네요 ㅜㅜ연습실에서도 ㅇ님청 잼께봤는데 그 자까님이라니..ㅎ
11년 전
코주부
짘경짘경 좋아하시나봐요!ㅎㅎ 연습실에서도 읽어주시고 감사해요ㅠㅠㅠㅠ
11년 전
독자9
헐 블독방에 그 쓰니세요..?ㄷㄷ 신알신이 와서 봤는데 옼ㅋㅋㅋㅋㅋㅋ 좋은 글 감사해요!!
11년 전
코주부
네 그렇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블독방에서도 자주 놀고있지요 제가 오히려 더 감사해요ㅠㅠ비루한 글 읽어주시고 신알신도 해주시고 ㅎㅎㅎㅎ 담편에서 또 봐요~
11년 전
독자10
연습실작가님이셨구나ㅠㅠㅠㅠ연습실에서번외편도 가대할게요♥ 이번도 겁나좋아요ㅠㅠ♥
11년 전
코주부
어머 연습실에서를 읽으셨던분이 꽤 있으시네요 ㅋㅋㅋㅋㅋ 고마워요!번외도 열심히 써올게요 ㅋㅋㅋ
11년 전
독자10
그..블독방에서 봤었던..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 진짜 스릉해요..직경이미지랑 잘 어울리는듯! 신알신이요~♥
11년 전
코주부
그쳐ㅠㅠㅠㅠ?제가 원래 짘경러는 아니었는데 이 소설하고 분위기가 너무 잘 맞는것 같더라구요 ㅎㅎㅎ 신알신감사해요 다음편에서 또 만나요~
11년 전
독자11
ㅠㅜㅠㅜㅜㅜㅜㅜ 이거 익연 ㅠㅠㅜㅜㅜ 신알신
11년 전
코주부
익연에서 보고 오셨네요!ㅋㅋㅋㅋㅋ고마워요 ㅎㅎ
11년 전
독자12
헐 짘경표 쓰신분1!!!!!!!!! 우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비회원이라 신알신은 못하네여ㅠㅠㅠㅠ 으이 권태기돋는 직겨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코주부
이러뉴ㅠㅠㅠㅠ비회원이라니 아쉬워여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ㅎㅎ
11년 전
독자13
와....글잡에서 짘경은 처음인데 프롤부터가 대박이네요ㄷㄷ 항상 짘경의 오래된 연인같은 글 보고싶었는데 마침 이 글이 뙇!!!!!!허..제 가슴을 찌르는기분이예요ㅠㅜ 지금 모티라 제 느낌을 다 표혀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지만ㅠㅠ 앞으로도 좋은 글 잘 부탁드려요ㅠㅠㅠ 작가님 정말 금손이세요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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