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아이유 - 나만 몰랐던 이야기
So laugh in your loneliness. Child of wilderness. Leran to be lonely. Learn how to love life that is lived alone.
(그렇게 너의 외로움을 보고 웃으렴. 외로움의 아이야. 외로워지는 법을 배우렴. 혼자 살아가는 삶을 사랑하는 방법에 익숙해지렴.)
너를 처음 봤을 때 머릿속에 떠올랐던 노래였다. 오페라의 유령.
에릭은 결국 크리스틴을 보내준다. 크리스틴의 입맞춤을 받고 그녀의 동정을 받았으니 그저 자신은 만족한다는 말을 남기고.
처음 소설을 봤을 때 도무지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어차피 에릭은 죽을 몸이었다. 본인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 그 남은 여생을 사랑하는 사람과 보낼 수는 없었던 걸까?
반 강제에 의한 행동이기는 했지만 메뚜기 버튼을 돌리려던 에릭을 저지하고 전갈 버튼을 돌렸던 사람은 결국 크리스틴이었다.
외로움을 너무 많이 배워서 결국 혼자서 죽어가는 삶을 선택했던 걸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소설이기는 하지만 오페라의 유령 속 에릭은 내가 제일 이해할 수 없는 주인공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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七
(김남준 번외 上)
w. 복숭아 향기
너와 처음 마주한 그 날, 너는 비를 바라보고 있었다.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빗방울을 향해 손을 내밀어보이기도 했다.
너에게 다가가 우산을 내밀었다. 왜 그랬는지는 나도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냥 그러고 싶었다.
"..."
너는 말없이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들고 있던 우산은 검은색 장우산이었다.
나 혼자 쓰기에는 너무나도 크고도 무거운 그런 검은 우산.
"비와요."
"알아."
너와 나의 첫 대화였다. 처음으로 나눈 대화였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에게 존댓말을 사용했고 너는 나에게 반말을 사용했다.
서로의 나이를 알고 있다는 말이었다.
그래. 나는 너를 이미 알고 있었다. 무대 아래의 네가 아니라 무대 위에서 춤을 추고 있는 너였지만.
"왜 반말이에요?"
"그러는 너는 왜 존댓말인데?"
"내가 선배보다 나이가 어리니까."
"답 나왔네."
너는 주머니를 뒤적거려 담배 하나를 꺼내 입에 물었다.
담배와는 담을 쌓을 것 처럼 생긴 사람이 입에서 연기를 내뿜자 뭔가 기분이 이상해졌다.
나는 손을 내밀어 네 입에 물려있던 담배를 잡았다. 그리고는 그대로 입에 물었다. 씁쓸한 맛이 입 안 가득 퍼졌다.
아. 이래서 담배를 피우는 건가. 씁쓸한 맛 사이에 묘하게 달콤한 맛이 있었다. 어쩌면 네 입에 물려있던 담배여서 그렇게 느꼈을 지도 모른다.
"왜 뺏어가."
"궁금해서요."
"좋을 거 하나도 없는데."
"그러는 선배는 왜 피우는데요?"
"그냥."
"그럼 저도 그냥 필래요."
"언제봤다고 선배라 그래?"
"맞으면서."
"나 너랑 과 다르다."
내 과는 어떻게 알고. 나는 희뿌연 연기를 내뱉으며 고개를 돌려 빗방울들을 바라보았다.
사실 네가 내 과를 알고 있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전국에 기사도 났었으니까. 김남준이 드디어 미쳐버렸다고.
그들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니 그들은 나에게 '미쳤다.'라고 손가락질을 해왔다.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틀 안에서 벗어나자마자 쏟아지는 그들의 손가락질이 나는 우스웠다. 그럼 나는 어떻게 살아야하는건데.
자신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어린 소년을 카메라 앞에 세워두고 꼭두각시마냥 놀음을 시킨 그들은 과연 정상인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 광경이었다.
하지만 너는 그들과 달랐다. 나를 알고 있으면서 굳이 나에게 아는 척을 하지 않았고 나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다.
그냥 자신이 피우고 있던 담배를 뺏어갔음에 대해서 기분 나빠하고 있을 뿐이었다.
어릴 때부터 봤던 로맨스 소설에는 간단한 클리셰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나에게 이렇게 대한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 였다.
원래 나는 클리셰를 좋아하지 않았다. 너무 틀에 박혀있는 내용은 뻔하잖아. 앞으로 전개가 될 내용이 뻔히 보이는 소설은 재미가 없다 생각했었는데 지금 바뀌었다.
클리셰가 클리셰로 굳혀진 것에는 모두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투덜거리며 주머니에서 다시 담배를 꺼내 입에 무는 너를 보며 생각했다.
어쩌면 너에게 나는 첫눈에 반했을지도 모른다고.
너를 처음 만난 날, 그 날은 내가 너에게 첫눈에 반했으며 너와 내가 서로 인연을 이어가기 시작한 날이었다.
-
처음으로 느껴본 사랑이라는 감정은 정말 사람을 극한으로 몰고가는 재주가 있었다.
난생 처음 느껴보는 독점욕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너를 바라보는 게 극도로 싫어지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보이기 싫은 모습은 무대 위에서 춤을 추고 있는 네 모습이었다. 그래. 그 모습은 네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 가장 많이 드러내는 모습이기도 했다.
사실 이런 내 마음을 완전히 숨기고만 살았던 것은 아니었다.
너의 솔로 콘서트가 끝나는 날 너에게 꽃다발 하나를 보냈었으니까.
안개꽃 사이에 자리잡은 검은색 장미가 가득한 꽃다발이었다. 평소에 이런저런 말들을 많이 들었던 너는 그 뜻을 바로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당신은 죽을 때까지 나의 것입니다.'
하지만 이 말에 대한 너의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지금 너는 아무것도 모른 채로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연습하다 나와서 그런지 단정하게 묶여있는 머리 아래로는 하얀 목선이 드러났다.
아마 너는 모를 것이다. 무대 위에서 절정에 이르러 눈을 감은 채로 고개를 뒤로 젖힐 때 드러나는 네 목선이 얼마나 야한지.
내가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얼마나 그 목 위에 얼굴을 묻고 잘근잘근 씹어버리고 싶은지. 아마 너는 모를 것이다.
"뭘 그렇게 봐?"
"선배."
"응."
"언제까지 무용할 생각이에요?"
"글쎄."
"..."
"내 다리 힘줄이 끊어질 때까지?"
"..."
"갑자기 그건 왜?"
"그럼."
"..."
"누가 그 힘줄을 끊어버린다면요?"
"..."
"..."
"아프겠지."
별로 대수롭지 않은 말이라고 생각했던 걸까.
너는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다 다시 책장을 시선을 옮겼다.
그냥 아프겠지. 라... 그러면 그 사람이 원망스럽지는 않다는 말일까. 아마 그건 아닐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너는 거의 평생을 무용에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니까.
조금 과장해서 말을 하자면 너의 인생에서 무용은 거의 전부라고 해도 이상할 것이 전혀 없었다.
수석으로 입학을 해서 아직 대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솔로 콘서트를 열 정도면 말을 다한 셈이지.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빨대를 만지작거리는 손이 조금씩 떨려왔다. 만약에. 만약에 말이야.
그러면 너의 그 전부를 내가 가져가면 어떻게 되는 걸까. 그 전부가 사라지고 난 빈자리에 나를 채운다면?
그러면 어떻게 되는 걸까.
아마 너는 내가 원망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잊으면 안되는 것이 하나 있었다.
호감이라는 감정은 순식간에 사라지지만 원망 그리고 복수라는 감정은 거의 평생을 간다는 사실을.
모 아니면 도였다. 빈 자리에 오롯히 나로 가득 채우던가 아니면 네 머릿속에 원망스러운 인물로 평생 자리잡고 있던가.
아마 후자라면 나는 감옥에 가게 될 것이다. 그러면 사람들은 다시 한 번 나에게 손가락질을 하겠지. 역시 미쳐버렸다고.
어쩌면 그들의 말이 맞을 지도 몰랐다. 그 정도로 요즘 나는 정말 미쳐버린 거 같았으니까.
"선배."
"응?"
"지난번에 책 빌려달라고 했었죠?"
"그랬지."
"오늘 올래요?"
"어디?"
"우리집."
그리고 너를 좋아하게 되면서 내가 또 하나 깨달은 사실이 있었다.
나는 굉장히 성질이 급한 사람이었다. 한 번 마음 먹은 것은 그 날 해치워야 직성이 풀리는. 그런 사람이었다.
-
늘 골칫거리라고 생각했던 수면제가 이렇게 사용될 줄 누가 알았을까.
너는 쇼파 위에 누운 채로 색색거리며 잠들어있었다. 방금 전 내가 준 음료수를 마셨기 때문이었다.
나는 손을 내밀어 네 발목을 그러쥐었다. 무용을 한다는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네 발목은 가늘었다. 내 한 손으로도 그러쥐고 남을 만큼.
그리고 발목 아래로 보이는 네 발은 참 못생겼다. 여기저기 상처가 있는 것은 기본이요, 발가락 사이사이는 퉁퉁 부어있기도 했다.
나는 네 발등 위에 입을 맞췄다. 입술 아래로 느껴지는 하얀 발등은 참 차가웠다.
손가락으로 네 발목 뒤꿈치를 쓸어내렸다. 이 부근에 아마 네가 말을 했던 힘줄이 있을 것이다.
여기를 칼로 긋는다면 너는 더이상 춤을 추지 못할 것이다. 나는 두 눈을 느릿하게 깜박였다.
칼은 이미 준비해두었다. 매주 집에 와서 청소를 해주시는 아주머니께서 갈아놓은지 얼마 되지도 않아 칼날은 매우 날카로울 것이다.
고개를 들어 네 얼굴을 바라보았다. 방금 전 책장을 넘기던 것처럼 너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칼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네 발 뒤꿈치에 가져다댔다.
네 다리가 움찔하고 떨려왔다. 고개를 들어보니 네 눈꺼풀도 파르르 떨려왔다.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는 바로 네 발목을 그어버렸다. 그 순간, 감겨있던 네 두 눈이 떠졌다.
"준아..?"
"쉿..."
"준아, 나... 나..."
"선배."
"나 아파... 준아. 나 아파..."
"괜찮아요. 조금만 있으면 끝나."
하얀 네 발등은 검붉은 피로 물들어갔다. 네 발목에서 흘러나온 피는 내 손목을 타고 뚝뚝 거실 바닥으로 떨어졌다.
나는 다시 한 번 네 발목을 칼로 그었다. 아무런 미동도 없던 네 다리가 덜덜 떨려왔다. 나는 네 발등에 입을 맞췄다.
마냥 차갑기만 하던 네 발등이 지금은 따듯했다. 비릿한 피맛도 느껴졌다.
혀를 내밀어 내 입술을 훔쳐냈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다지 맛이 있지는 않았다.
"선배."
"흐으..."
네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너무 아파서 우는 걸까, 나에 대한 배신감때문에 우는 걸까. 그것도 아니면 앞으로 춤을 출 수 없다는 허망감 때문일까.
나는 몸을 일으켜 너에게 다가갔다. 너는 아직도 두 다리를 벌벌 떨어대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나는 그대로 네 입술 위에 입을 맞췄다. 너는 아무런 반항도, 저항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내 입맞춤을 받아들인 것도 아니었다.
그저 가만히. 정말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선배."
"..."
"선배는 영원히 제 거에요."
이 말은 너에게 하는 말이 아니었다.
나에게 다시 한 번 되네이는 말이었다.
-
잘난 체 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내가 예상했던 일들은 대부분 빗나간 적이 거의 없었다.
이번에 내가 했던 예상은 내가 죄수복을 입고 감옥 안으로 수감이 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 예상은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가볍게 빗나갔다. 너는 나를 신고하지도, 나를 떠나지도 않았다.
내가 원망스럽지 않아요? 내가 밉지 않아요? 당신의 모든 것을 내가 앗아갔는데?
수없이 너에게 물어보고 싶었지만 물어볼 수 없었다. 나도 모르게 내 마음 한 켠에 자그마한 희망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나를 사랑하는 마음에 나를 떠나지 않았을지도 몰라. 내가 이렇게 생각할 때마다 이성은 나를 다그쳤다.
그렇다면 그 감정은 진정한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동정심일 것이라고. 그래. 마치 에릭에게 먼저 키스를 했던 크리스틴처럼.
그래서 나는 물어보지 않았다. 침대 위에 앉아서 나를 바라보는 너를 하염없이 바라볼 뿐이었다.
지금은 네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할 것이다. 발목에 붕대를 감고 있으니까. 이 발목의 붕대가 풀어지면 나는 네 발목에 족쇄를 채울 것이다.
불안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지금 네가 아무런 대꾸 없이 이 방 안에 있다 하더라도 네가 언제 나갈지는 모르는 것이었다.
"선배."
"응."
"나 잠깐 책 사러 나갔다올게요."
"책?"
"네."
나를 마주보는 네 두 눈동자가 떨려왔다. 아주 미세한 떨림이었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나는 네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그리고는 네 이마에도 똑같이 입을 맞추고 떨어졌다. 네가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부드러운 네 머리카락이 스르륵 앞으로 내려왔다. 나는 네 머리칼을 쓸어넘겨주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책을 사러 간다고 말을 했지만 사실 그게 아니었다.
이미 책은 내 방 안에 차고 넘쳤으니까. 내가 사러 가는 것은 책이 아닌 네 발목에 채울 족쇄였다.
하나같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네 발목에 채울 것이니 너를 다치게 해서는 안됐고 그렇다고 해서 마냥 헐거운 족쇄를 채울 수도 없었다.
디자인 역시 무시할 수 없었다. 너는 너 자체로도 아름다운 자태를 풍기는 사람이었다. 그런 너에게 아무거나 막 채울 수는 없었다.
덕분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인터넷으로 구매하고 싶지도 않았다. 내가 직접 두 눈으로 마주하고 만져봐야 직성이 풀렸으니까.
며칠동안 집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침대 위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네가 걱정됐지만 괜찮았다.
집에 오는 아주머니께 말씀을 드렸으니 네 식사나 편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사흘 째 되던 날 드디어 나는 내가 원하는 족쇄를 찾을 수 있었다.
이 기쁜 소식을 너에게 전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내가 네 핸드폰을 창 밖으로 던져버렸기 때문이었다.
"선배."
집으로 들어가자마자 나는 네 방으로 달려갔다. 너는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까. 잠을 자고 있을까. 식사 시간이니 끼니를 해결하고 있을 수도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나는 그 자리에서 우뚝 멈춰버리고 말았다.
침대 위의 너는 하얀 이불을 검붉게 물들인 채로 쓰러져있었다. 그리고 네 손에는 내가 서랍 속에 두고갔던 과도가 들려있었다.
너의 모든 것을 앗아간 나에게 내리는 너의 형벌이었다.
-
네가 눈을 떴다. 나는 네 손을 그러쥔 채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네가 내 손을 힘있게 잡아왔다. 덕분에 나는 잠에서 깰 수 있었다. 고개를 들어 너를 바라보았다.
너는 두 눈을 느릿하게 깜박이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선배."
"준아."
"네."
"무슨 책 사왔어?"
순간 나도 모르게 웃음이 튀어나올 뻔했다. 이 상황에서 무슨 책을 사왔냐니. 처음 봤을 때부터 느꼈던 것이지만 너는 정말 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사람이었다.
나는 네 손등을 손가락으로 쓸어내렸다. 한없이 차가웠던 네 손에 조금씩 온기가 돌고 있었다.
나는 손을 내밀어 네 머리칼을 쓸어넘겨주었다. 머리칼에 가려져있던 네 하얀 목선이 드러났다.
"선배."
"응."
"춤추고 싶어요?"
"응?"
"다시 춤추고 싶어요?"
"아니."
"..."
"이제 못추잖아."
"..."
"쉬고싶어."
느릿하게 깜박이던 네 눈이 서서히 다시 감겼다. 피곤할 것이다. 피를 그렇게 쏟아내고 또 쏟아냈으니 얼마나 피곤하겠어.
나는 다시 한 번 네 손을 그러쥐었다. 이불 아래로 붕대가 감겨있는 네 발목이 드러났다.
화려한 무대 위에서 모든 사람들을 한 마음으로 사로잡았던 그 두 다리가 지금은 침대 위에 힘없이 늘어져있었다.
나는 새근거리며 다시 잠들어버린 너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한숨처럼 내뱉은 네 말에는 진심이 담겨있었다. 어떻게 알았냐고? 오히려 사람들은 편안하게 내뱉는 말에 진심을 담을 때가 많았으니까.
아무래도 내가 단단히 오해를 한 모양이었다. 너에게 있어 춤은 네 인생의 전부가 아니었다. 그저 일부에 불과했다.
그 말인 즉슨 나는 너에게서 전부를 앗아간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말은 내가 네 머릿속에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인물일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그러면 너는 왜 이 방안에 있는 걸까. 그리고 너는 왜 손목을 그었던 걸까.
그 날 이후로 나는 너를 혼자 두고 집 밖을 나가지 않았다. 아니, 나갈 수 없었다.
내 예상과는 항상 다르게 움직이는 너를 그냥 두고 나가기에는 변수가 너무나도 많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냥 이렇게 자고 있는 모습만 봐도 좋은데 어떡해.
족쇄를 찾느라 너를 보지 못했던 사흘은 정말 나에게 있어 너무나도 숨막히는 시간이나 다름없었다. 그래도 마냥 싫지만은 않았었다.
너를 위해 무언가를 찾고 있는 그 시간이 어떻게 마냥 싫겠어. 다만 너를 보지 못하는 시간이었기에 숨이 막힐 뿐이었다.
-
[암호닉]
두유망개 뱐드 현 꾸룩 방칠이방방 달 뜌 윤기와산체 열렬 토끼 다이아몬 뷔스티에 슬픔이 기쁨에게 대추차 땅위 보보 숭니 녹차맛콜라 뉸뉴냔냐냔 헤융
별 초코아이스크림2 마솨 무네큥 호빵이 꾸꾸낸내 단아한사과 찡 쩨이호옵 슈비 밤툰 그때쯤이면 인디핑크 짐꾸 자도 남준이성애자 봉석김 코코링 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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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헤헤 북극성 통증 이꾹 봄봄 채린 국산비누 영이 달슈가 빈반 비비빅 이상해씨 온기 나니쓰 pp_qq 가온 민스님 똑띠 흑설탕윤기 몬슈가 해피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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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꾸기냥 유딩 링링뿌 우와탄 랩모나 검은여우 준 달다리 베네핏 검정손거울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셨을 거 같네요.
남준이 번외입니다. 새삼스럽지만 남준이는 정말 열렬하게 사랑하고 있었어요.
다만 그 방법이 서툴렀을 뿐이죠. 어릴 때부터 누군가의 가르침을 받은 게 아니라 누군가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기만 했으니까요.
그리고 나중에는 그들의 지시 패턴을 외워 그대로 행동해왔어요. 늘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여서 지냈지만 진정으로 남준이에게 '사랑'을 가르친 사람은 없었답니다.
때문에 남준이에게 여주는 남달랐을거에요. 처음으로 자신이 외웠던 '패턴'을 벗어났던 사람이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