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하트를, 저장!"
오렌지빛 하트가 반짝 빛나는가 싶더니 박지훈의 손 안으로 쏙 빨려들어갔다.
우리가 인간계에서 처음으로 모은 하트였다.
"박지훈 낯짝 뻔뻔한 것 봐. 어떻게 저런 걸 아무렇지도 않게 하지?"
"...닥쳐 줘, 제발."
"당신의 하트를~ 저~장~♥ 나도 이러면 하트가 막 모이나? 응?"
"죽인다, 진짜."
왕위 승계 시험이고 뭐고, 널 죽이면 그대로 내가 왕 되는 거 아니냐.
박지훈이 으르렁거렸다. 그래 봤자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 어차피 내가 훨씬 마력도 세잖아.
뭐, 인간계 학교에 전학오자마자 설렘의 오렌지빛 하트를 챙긴 저 얼굴만은 인정해야겠지만.
"쯧, 세상 모든 여자들이 네 가식을 알아야 하는데."
"가식이 아니고 이미지 메이킹이라고 몇 번 말하냐."
"그게 그거지. 그나저나 줘봐, 구경 좀 하자."
나는 박지훈에게서 무방비 상태의 하트를 낚아챘다.
내가 하트를 가져갈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지 녀석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야, 내놔!"
"시룬데 시룬데? 이대로 내 펜던트에 넣으면 내 거 되는 건가?"
"죽는다 진짜! 내놓으라고!"
박지훈은 숙녀에게의 매너 따위는 요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태도로 덤벼들었다.
물론 말로 했어도 줄 마음이 없었긴 했는데,
"어, 으악-"
그렇다고 그렇게 바로 덤비면 어떡해, 미친놈아!
황급히 몸을 빼느라 균형을 잃어버린 나는 그만 하트를 놓치고 말았다.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오렌지빛 하트는 땡그랑, 하고 맑은 소리를 내며 누군가의 발치에 떨어졌다.
"미친, 저거 인간들 눈에 띄어도 되는 거냐?"
"나야 모르지! 김여주, 결국 하루 만에 사고 치는구나. 민기 쌤이 참 좋아하시겠다."
"저게 왜 내 탓이야, 니가 덤빈 탓이지!"
우리가 그렇게 말다툼을 벌이고 있는 사이, 그 남자는 하트를 집어들고 성큼성큼 우리 쪽으로 다가왔다.
"이거, 네 거 같은데."
"어? 어, 고마워."
"근데 예쁘다, 그거."
그가 나와 눈을 맞추며 말했다.
분명 아름답게 세공된 보석 같은 하트를 보고 하는 말일 텐데, 이상하게 가슴 한 켠이 짜릿했다.
마치 한 줄기 바람이 훑고 지나간 것 같은 기분이랄까.
그는 내게 기묘한 느낌만을 남기고는 복도 끝으로 사라졌다.
박지훈이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김여주, 정신 차려."
"엥? 뭔 소리야, 갑자기."
"너한테서 방금 오렌지빛 하트가 보였어. 인간에게 하트를 빼앗긴 마녀가 어떻게 되는지 몰라?"
"무슨 재수 없는 소리야. 나 죽으라고 고사 지내냐?"
그럼 어쩌려고. 박지훈이 짜증스럽게 물었다.
나는 자신만만하게 웃었다.
"내가 먼저 쟤 하트를 뺏으면 되지!"
"얼씨구. 자신감 과잉이다."
박지훈이 비웃든 말든, 나는 자신만만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것이 모든 일의 시작이 될 거라고는 나도 박지훈도 예상하지 못했다.
사담 및 설정 |
여주 = 쇼콜라 메이율 박지훈 = 바닐라 뮤 강다니엘 = 피에르 최민기 = 로킹 로빈 물론 내용은 많이 다르겠지만 저렇게 캐릭터를 매치시켜 봤어요! (로빈 최민기로 수정되었습니다!) 여주와 지훈이는 각각 마녀와 마법사고, 다음 대 왕위 승계 자격을 부여받기 위해 인간계로 시험을 치르러 내려왔습니다. 기본적으로 누가 더 많은, 그리고 더 가치가 있는 하트를 모으느냐의 싸움이죠. 그러나 주의할 점! 하트는 빼앗는 것이지 절대로 빼앗겨서는 안 됩니다. 하트가 계속 생겨나는 인간과 달리 마녀와 마법사의 하트는 단 하나뿐이니까요. 과연 여주는 지훈을 이기는 동시에 자신의 하트를 지키고 강다니엘의 하트를 빼앗을 수 있을까요? 세 사람의 달콤하고 험악한 사랑 전쟁, 기대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