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경수] 사랑은 눈꽃처럼
XIA - 사랑은 눈꽃처럼
Fly High # 16
사랑을 죽을 만큼 한 적 있나요.
단 한번만, 단 한번만 제발 돌아봐요.
소리쳐 불러봐도 닿지를 않아.
너를 사랑해 널 사랑해, 혼자서 되뇌이는 말.
* * *
떨린다, 매우 떨린다. 그냥 이 문턱앞에 서 있는 내가 너무 어이없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이게 내 마지막인건지, 잘 모르겠다. 너의 맘을 감히 탐하려 했던 나의 죄때문인지, 너는 내 눈앞에서 사라졌다. 그 덕에 내 삶에 희망이라는것, 기적이라는 것 자체가 사라져 버린 것 같다. 네가 나의 기적이었고, 희망이었고, 소망이었는데 네가 없으니 일 따위도 잡히지 않고. 결국 나는 세상에게 버림받았다.
손을 창문 밖으로 뻗자, 한 송이 내 손위로 닿는 눈꽃을 보니 네가 더 떠오른다. 너는 눈을 항상 꽃처럼 한 송이, 두 송이라고 칭해왔고, 어느새 나도 눈을 꽃처럼 칭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이 눈꽃은 1분이 채 지나지 않아 녹아버렸다. 너의 잔상과 같이, 너는 한 순간에 내게 다가왔다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사라져버렸다.
사라져버렸다, 아직도 이 말은 내 마음을 쿡쿡 찌른다. 송곳이 되어버린것처럼. 그렇지만, 웃어야겠지. 억지로 지어지지 않는 웃음을 지으려 하니까, 오히려 얼굴이 더 찌푸려진다. 애써 숨기려고 노력하지만, 그게 되지는 않는다. 이게 죄악의 한부분인건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 캄캄한어둠 속에서 저 멀리 희미한 빛이 보인다. 젠장, 드디어 눈까지 병신이 되어버린건지. 잘 모르겠다. 이젠 나를 찾아오던 사람들도, 너를 찾아오던 사람들의 발길도 끊겼다. 어차피 그따위 가식적인 인간들은 보고 싶지 않았다. 찾아오는 사람들은 가족을 제외하고는 딱 두 부류였다. 나와 너의 사랑을 저주했던 남자들, 그리고 네가 사라지자 나를 노렸던 색기 어린 여자들. 그게 다였다. 너무 더러워서 토가 나올 정도였다.
어째 그 상처를 너는 내게 웃으면서 숨겼는지, 나라면 가능치도 않은 일이었을것이었다. 너의 그 정신력에 박수를 보내기엔 우리는 너무 나약했고, 한없이 어린 존재들이었다. 그 결과 너를 이 상황까지 몰아냈겠지. 가만히 너에게 중얼거린다, 사랑해. 사랑해.사랑해, 내가 진짜 많이 사랑해. 그렇지만 혼자서 되뇌이면 되뇌일수록 마음속에는 슬픈 그리움만 한없이 쌓여져만 간다. 똑똑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들어왔다. 누구세요.
" 경수야. "
" … …형. "
" 이모가 기다리셔. "
" 난 그딴 곳은 들어가지 않을거야. "
" 경수야. 형 말 들어. "
" 내가 왜 형 말을 들어? "
급격히 얼어붙은 나의 말투에 준면이형은 놀란 듯 싶다. 솔직히, 네가 떠나버린 것도, 내가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것도 형에게는 일종의 책임이었을텐데, 그걸 어기고 간 형이기에 탐탁지 않다. 그저 그를 무시하고 너의 사진만을 뚫어져라 보자 내 어깨를 강하게 쥐는 그였다.
" 도경수! "
" 뭐. "
" 너 이러고 있을거야?! 이모도 쓰러져 계셔! "
" 하, 지랄한다. 진짜. "
" 뭐? "
" 엄마가 쓰러져 있다면, 뭐 어쩌라고? "
" … …. "
" 얘는 죽었어…. "
" …경수야. "
" 죽은 사람은 다시는 못봐, 형도 잘 알잖아…. "
내 곁 사람이 떠나가버린 슬픔. 준면이형도 이 슬픔을 잘 알텐데, 왜 애써 모른 척 하고 부정하려는지 모르겠다. 그냥 그를 밀어내고 싶다, 지금은. 내가 얼굴을 내 무릎 위에 박고는 아무 말 하지 않자, 준면이형도 그냥 알았다며 나를 툭툭 두드린다. 같은 슬픔을 공유하고 있는 우리이기에, 그도 나를 받아들일 수 있음 직 싶다.보고싶다. 그냥 네가 보고싶다, 많이.
결국 나는 이 문턱을 넘어버리기로 결심한다. 그 희미한 불빛을 따라서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다, 나에게는 네가 전부이고, 나의 모든 것이기에 너 없이는 아마 나는 내 인생을 금방 포기해버릴 지 모르니까. 그 문턱이 나에게는 크나큰 용기로 받아들여진다. 그렇지만, 너이기에 너를 위해서라면 나는 모든 일을 할 수 있다. 그냥 부탁할게, 내 인생을 너에게.
너는 처음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나의 전부일테니까.
* * *
16번째 이벤트 작품 XIA - 사랑은 눈꽃처럼
경수와 헤어지라는 압박에 시달려 결국 죽음을 택한 ○○.
○○를 잊지못하는 경수.
○○을 사랑했지만, 자신의 사촌동생인 경수에게 양보한 준면.
슬픈 스토리가 되어버렸네요. 피터팬하고 비슷한거 같기도하고;;
끝은 열린 결말이라고 생각해주세요.
딱 두 갈래에요, 문턱이 죽음을 의미할 수 도 있는거고,
아니면 문턱이 앞으로 경수가 나아갈 인생의 방향이 될 수도 있죠!
그럼 저는 사라질게요.... 이번 편은 너무 짧게 써서 죄송해요ㅠㅠ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