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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클백] 잠이 너무 안 와요 | 인스티즈

새벽 4시.

평상시라면 침대에 누워 낑낑 되고 있을 시간이지만, 컴백 준비 탓에 눈 뜨고 있는 게 익숙해져 버린 시간이다.

잠이 부족하다. 하지만 정말 짜증 나게도 잠은 오지 않는다. 이불을 덮었다, 발로 찼다를 반복하다 상체를 벌떡 일으켰다.

보통 같으면 "무슨 일이야?" 하고 저를 쳐다볼 박찬열이 조용한 걸 보니 잠든 것 같다.

하긴 제 잠을 방해하던 낑낑 소리가 없으니 3초 수면에 들어갔겠네. 침대에서 내려와 방의 불을 켰다.

눈을 감고 입을 살짝 벌린 체 고개를 90도로 꺾어 잠을 자는 박찬열이 보였다.

어휴, 이런 사진을 찍어서 공 홈에 올려야 하는 건데. 쯧쯧- 하고 혀를 차다 불을 끄고 방문을 열었다.

그래도 누구 하나쯤은 TV를 보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거실이 조용하다.

저만 깨어있다는 생각에 묘한 기분이 자리 잡았다. 마치 이 넓은 12명의 숙소에 저만 있는 기분.

괜히 신나서 흥얼흥얼 거리며 거실 한 바퀴를 팬들이 놀려대던 오류투성이를 추며 돌았다.

그때였다. 부엌 쪽에서 풉-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누구야."

 

불을 켜지 않은 상태이기에 잘 보이지 않는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눈을 부릅뜨고 쳐다보자 한 거구가 부엌에 서서 저를 쳐다보는 게 보였다.

천장에 닿을듯한 키를 보아하니…

 

"뚜이짱."

 

웃느라 어깨까지 들썩이며 제게 다가오는 뚜이짱이란 거구.

 

"아씨, 웃지 마요."

"아니, 푸-흡, 잠시만, 후아."

 

저도 웃음을 멈추려는지 심호흡을 하더니 소파에 털썩- 하고 앉는 형의 옆에 똑같이 털썩- 하고 앉았다.

그리고 한참의 정적.

한가지 이야기 가지고도 몇 시간을 이야기하는 내가 조용하다는 건 형과 나 사이에서 주고받을 말거리가 정말 없다는 거다.

그리고 무엇보다 형이 조금 무서웠다. 그, 인상도 무섭고, 좀 그렇다. 말 잘 못하면 한 대 칠 것 같고…

 

"넌 왜 안 자."

 

한참 형의 무서운 인상에 대해 오목조목 생각하고 있던 도중 갑자기 질문하는 형 때문에 흠칫 놀라며 형을 쳐다봤다.

어두워도 적나라하게 느껴지는 포스란…

바로 시야를 천장으로 돌린 후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잠이 너무 안 와요."

"아…."

 

아, 진짜 이 어색함 어쩌냐. 내가 왜 소파에 앉았지?

속으로 발버둥을 치며 어색함을 벗어날 궁리를 해봤지만 마땅 거리가 나오질 않는다.

 

그러다 떠오른 좋은 생각, 박찬열이 알려준 어색함을 깨기 좋은 퀘스천.

 

"형, 첫 키스가 언제에요?"

 

답이 없는 형을 힐끔 정말 힐끔 쳐다봤다. 너무 뜬금없는 질문이었나.

생각해보니 뜬금없긴 하다.

아씨, 박찬열.

 

"고등학생 때."

 

멘탈에 붕괴가 오고 있는 저를 느끼기라도 한 건가.

답을 해오는 형을 눈을 빛내며 쳐다봤다.

 

"오~ 고등학생 때? 생각보다 늦네요?"

"그게 늦어?"

"어…, 한국에선 늦은 편이에요."

"아닌데, 루한은 고등학생도 빠른 거라고 어디서 말하고 다니지 말랬는데."

"어? 루한형이 왜 그랬지? 나한테는 그런 소리 안 했는데."

"넌 언제 했는데?"

"저 중1 때요."

 

놀라는 형 모습을 예상하고 건넨 제 말인데 생각보다 덤덤한 형의 반응에 개구진 웃음을 풀었다.

 

"어? 안 놀라네요?"

"응? 놀라야 해?"

"아니, 뭐 보통 중1 때 했다고 하면 놀라거나 빠르다고 뭐라 하던데."

"아, 경수도 중1 때 했다고 했어."

"헐? 진짜요? 우와, 대박 사건. 경수 그런 애였구나."

"너도 중1 때 했잖아."

"농담이죠! 저 아직 첫 키스 못해봤어요. 순수하다고요."

"순수?"

"아, 그러니까. 착하다고요."

"에이, 니가?"

 

형의 손담비스러운 표정에 푸하- 하고 무릎을 치며 웃어댔다.

 

"진짜 첫 키스 안 해봤어?"

 

진지하게 다시 질문을 건네오는 형의 목소리에 무릎을 치던 손을 가지런히 무릎 위로 올렸다.

하긴. 웃고나면 할 말이 없을 걸 알기에 계속 웃기만 하고 있을 생각이었다. 차라리 질문을 이어 가는 게 백배 천배 나았다.

 

"네, 안 해봤습니다. 전 나중…"

"너 했어."

"네?"

"너 했다고."

 

다짜고짜 너 했다고 말하는 형을 당혹스러움을 잔뜩 티 내며 빤히 쳐다봤다.

 

"무스…흡?!"

 

순식간이었다. 형이 제 턱을 잡고 꺾어 입을 맞대고 혀를 섞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1초도 체 걸리지 않았다.

머리를 쿵 치는듯한 상황에 멍을 때리며 형과 한동안 혀를 섞다 번뜩 정신을 차리고 형을 밀쳤다.

 

"헐, 시발, 뭐야, 형, 뭐에요, 헐!"

 

사람이 너무 당황스러우면 상황을 받아들인다더니 그걸 한동안 받아들이고 있던 제 머리를 쥐어뜯었다.

그러다 무덤덤하게 저를 가만히 앉아서 쳐다보고 있는 형을 째려봤다.

 

"형 게이에요? 아나, 내 첫 키스!"

 

게이에 대해서 나쁘게 생각하진 않는다. 단지 대상이 나인 게 싫을 뿐이다.

그래서 데뷔 후에 엮이는 찬백이 싫어 더 남자답게 행동도 했었고, 나를 연약한 사람 대하듯 대하는 박찬열이 싫어서 운동도 열심히 하는 중이었다.

그래! 찬백은 팬이 엮은 거라 치고, 박찬열이 그러는 건 박찬열이 말했듯 습관이라 치자, 이건 시발!, 진짜 게이에 연관된 거잖아.

수많은 별별 생각을 다 하면서 머리카락을 한 움큼 정도 뽑은 것 같다.

그때 옆에서 또 풉- 하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뚜이짱, 저 거구 새끼.

 

"웃겨요? 지금? 제 첫 키스가 형 덕분에 망가졌는데?!"

 

형을 배를 탁- 소리가 나도록 치며 나름 화낸다고 한 말인데 형의 웃음소리는 전보다 더 편해진 너털웃음이었다.

 

"이제 좀 편해?"

"편하긴 개뿔! 아…?"

 

생각해보니 아까의 형과 어색한 기류가 사라졌다.

 

"어, 좀,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그래서 외국에선 키스가 인사인 거야."

"아…, 진짜요?"

"응, 나 고등학교 첫 키스도 인사였어."

 

외국에서 지내던 형이고, 외국의 인사가 키스인 건 평소에 많이 들어왔던 거라 딱히 반박할 말이 사라졌다.

머리가 복잡해졌다. 형한테 게이라고 한 걸 미안하다고 해야 하나.

아니, 이참에 편해진 거 막 나가볼까. 아, 편해지게 해줘서 고맙다고 할까. 아니, 그래도 키스는 좀 아니었지, 난 한국인인데.

한참을 입술을 잘근잘근 씹다가 에라 모르겠다는 식으로 소파에서 벌떡 일어섰다.

 

"형, 저 이제 잠이 오네요."

"그래? 그럼 빨리 자."

"형은요?"

"난 조금 있다가."

"형도 빨리 자요."

 

정말 후다닥- 이라는 말을 붙여도 될 정도로 급하게 방으로 들어섰다.

침대 위 핸드폰을 눌러 시간을 보니 5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기지개를 피고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조금 찝찝한 방금 전의 일을 되짚어 봤다.

친해지기 위해서야, 그것만 생각하자.

눈을 감고 한참을 그렇게 정리하고 보니 마음이 편해졌다.

내일 일어나면 박찬열한테 뚜이짱 형과 매우 몹시 많이 친해졌다고나 말해줘야겠다.

 

아침 7시

낑낑 소리에 잠이 깬 찬열이 상체를 살짝 들어 백현을 째려봤다.

베개를 던졌는데도 꿈쩍 않고 계속 낑낑대는 백현에 이불로 귀를 막고 이리 뒤척 저리 뒤척대던 찬열은 결국 백기를 들고 거실로 나섰다.

막 잠에서 깨 제대로 보이지 않는 시야 때문에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재빨리 소파로 향했지만, 그곳엔 이미 자리를 잡은 크리스가 있었다.

팔짱을 낀 채로 길게 누워 자는 크리스를 인상을 가득 찌푸리고 훑어보던 찬열은 이윽고 크리스를 발로 툭툭 쳤다.

 

"형, 형, 여기서 자지 말고 방에 가요."

 

찬열과 마찬가지로 인상을 가득 찌푸리고 일어난 크리스가 찬열을 보더니 짜증을 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찬열을 그때다 싶어 소파로 풍덩.

그런 찬열을 보고 고개를 내저으며 혀를 차던 크리스가 문득 뭐가 생각난 표정을 지으며 웃더니 아까 찬열과 비슷한 모양새로 찬열을 툭툭 건드렸다.

 

"뭐요."

"찬열아, 혹시 백현이 일어나서 너한테 내 이야기 하면…"

 

반쯤 떠진 눈으로 크리스를 쳐다보던 찬열은 크리스가 말꼬리를 늘리자 짜증 난다는 듯 눈을 감고 등을 돌려 소파에 고개를 파묻었다.

잠을 자겠다는 의사표시였다.

크리스는 개의치 않고 그 뒤에 대고 낮게 웃으며 말했다.

 

"인사 키스할 땐 볼에 하는 거지 혀를 넣고 그러진 않아 라고 꼭 말 해줘. 알겠지?"

 

그 말을 끝으로 크리스가 방으로 들어섰다. 탁- 하고 닫히는 방문소리와 함께 찬열이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신경질적으로 백현이 자고 있을 제 방으로 향했다.

 

"시발, 변백현 멍멍이 새끼야!!!! 빨리 안 일어나!? 나도 너랑 인사 좀 해보자!!!!"

 

 

잠이 안 와서 시작해놓고 잠이 와서 짧게 끝내버린 이야기네요. 됴르르...

사실 찬백으로 이어 쓰려 했는데... 그래요, 나 못 써요! < 종인이 음성 지원 좀.

전 정말 많이 졸리니까 이만 자야겠어요. 하트. 눈 떠지는 대로 새로운 글을 들고 돌아오겠습니다. 꺼이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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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ㅋㅋㅋㅋㅋ귀여워요ㅠㅠㅠㅏ박찬열 반응이대박인듯ㅋㅋㅋㅋ왜 곤히자는 애를굳이 깨웤ㅋㅋㅋㅋ인사좀 해보쟄ㅋㅋㅋㅋㅋㅋㅋ크리스도 그렇고 박찬열도 그렇고 변백현도 그렇고 귀업네요ㅠ
11년 전
독자1
아낰ㅋㅋㅋㅋㅋㅋ 박자뇨르 짱귀여미네여... 신알신하구감댱~
11년 전
독자2
ㅇ으아..찬녈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1년 전
독자2
클백너무좋아욮ㅍ퓨ㅠ더써쥬세요!!!
11년 전
독자3
아귀여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작가님잘읽엇어요!클백처음접했는데좋은데요???ㅎㅎㅎㅎ작가님다음편도올라오시면읽으러올게요! 비회원이래신알신신청을못해요..ㅠ.ㅠ엉엉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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