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눈이다!"
"또?"
깜깜한 밤, 나란히 바닥에 누워 뒹굴대던 나와 남자친구. 몸을 돌려 창문을 보니 펑펑 내리는 눈.
이제는 눈이 지겹다는 오빠를 끌고 밖으로 나오니 온세상이 생크림 케익처럼 부드러운 눈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조금 지나니 온 몸을 감싸는 추운 공기에 몸을 움츠린다.
1. 구자철
내가 몸을 움츠러들며 추워하자 집으로 다시 들어가 복도리와 장갑을 챙겨오는 남자친구.
"거 봐. 춥다니까. 이리 와봐"
내게 목도리를 칭칭 둘러준 뒤, 장갑을 끼워주곤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남자친구가 너무 좋아 안기려는데 머리가 차가운 느낌에 만져보니 오빠 장갑에 묻어있는 눈.
그리고 내 머리에 아직은 남아있는 눈….
당했다는 기분에 왠지 자존심상해 눈을 뭉쳐 오빠에게 던졌는데 멋있는척 하늘을 보던 오빠의 뒷통수에 명중시킨 나.
그리고 당황한듯 나를 쳐다보길래 씨익 웃어보였더니 쭈그려 앉아 눈을 뭉쳐 내게 던지는 남자친구.
서로 눈뭉치를 던지다 결국 녹은 눈때문에 머리며 목도리며 장갑이며 너무 축축해 집으로 들어가기로 결정하고 나란히 집에 들어온 우리 둘.
"…먼저 씻어"
"…아냐"
"그럼 같이…?"
"…먼저 씻을께."
서로 먼저 씻으라고 보채다가 음흉한 표정을 짓는 능구렁이 남자친구. 먼저 씻고 수건을 둘둘 몸에 감싸 나오는데 눈앞에 있는 남자친구.
당황한 나와 입꼬리를 올려 씨익 웃어보이는 그. 빨리 지나가려 하자 그의 손에 들려있던 담요를 내 어깨에 감싸준 뒤 씻으러 들어가는 남자친구.
빨리 옷을 갈아입고 따뜻한 기분에 나른해 잠이 들려는데 뒤에서 나를 부르는 오빠.
"뭐…뭐야! 옷입어 빨리"
"흐흐. 어차피 벗을거 같은데?"
뭐야 저 웃음소리는…. 오늘따라 더 이상한 그를 피해 침대로 가려는데 반 나체의 상태로 내게 턱턱 다가오는 남자친구.
내가 뒷걸음질 치자 왜 피하냐며 내 허리를 꽉 잡고 내 입술에 뽀뽀를 두어번 쪽 하더니 나를 들어 올려 키스하는 구자철.
2. 윤석영
밖에 나와 손을 깍지끼고 나란히 걷는 나와 남자친구. 아무도 없는 밤시간이라 그런지 눈에는 아직 아무의 흔적도 없었다. 뒤를 돌아보니 우리 둘의 발자국 뿐이였다.
왠지 단둘이 오랜만에 누구의 방해도 받지않고 밖에서 조용히 걷는 기분이 좋아 그의 허리를 끌어안자 내 어깨를 감싸안는 남자친구.
그래도 몸이 추워 부르르 떨자 내 손에 쥐어주는 따뜻한 캔커피. 언제 준비했는지 그가 너무 기특해 볼에 뽀뽀를 하자 헤헤 웃는 그.
"안추워? 이제 들어갈까?"
"…응"
추운지 들어가자는 그가 왠지 아쉽다. 어쩔수 없이 집에 들어가는 길.
손이 너무 시려워 그의 겉옷 속에 손을 넣자 차가웠는지 움찔움찔 하더니 나를 꼭 끌어안고 집으로 향하는 나와 남자친구.
오랜만에 단 둘이 나갔다 와서 그런지 분위기가 묘하다.
오빠가 내게 건넸던 캔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옷을 다 갈아입곤 내 옆에 앉아 나를 쳐다보는 오빠.
왠지 부끄러워 캔커피를 빨리 마시곤 버리러 자리를 피하자 내게 백허그를 해버리는 그.
"오늘은 그냥 안잘거야."
"…"
자꾸만 내 옆에 꼭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남자친구.
나를 안아들더니 침대에 앉히곤 내 앞에 서서 고개를 숙여 내게 키스하는 윤석영.
3. 홍정호
"눈사람! 눈사람 만들어야지!"
나가기 싫다는 오빠를 끌고 나와 집앞에 쭈그려 앉아 눈사람을 만드는 나를 쳐다보는 남자친구.
잠시 뭔가 생각하는듯 하더니 멀리 가서 뭔가 끄적이는 그. 뭔가 싶어 다가가려고 하자 번떡 일어나 니제 집에가자 하고 집으로 들어가는 남자친구.
큼지막하게 써있는 하트와 그 안에 나름(?) 반듯한 글씨로 써져있는 내 이름.
내가 킥킥 웃으며 핸드폰에 사진을 찍은 뒤 들어가 그에게 보여주자 귀까지 새빨개진 그의 얼굴.
"아 그걸 왜찍어! 보기만 하면 돼는거지!"
왜 찍냐며 툴툴내는 남자친구 반응이 귀여워 킥킥 웃자 침대에 이불을 푹 눌러쓰고 엎드려있는 남자친구.…설마 삐진거야?
오빠에게 다가가 이불을 걷자 다시 이불을 덮어버리는 그.
"삐진거 아니지?"
"…"
"삐졌어?"
"…"
옆에 쭈그려 앉아 그에게 계속 말을 걸지만 모륵척 묵묵부답인 그.
어떻게 하면 될까…. 결국 에라 모르겠다 하고 나도 이불속에 꾸물꾸물 들어가자 나를 쳐다보던 남자친구가 나를 등지고 눕는다.
내가 뒤에서 와락 안아버리자 잠시 움찔 하더니 몸을 돌려 마주보고 허리를 끌어안아 내게 키스하는 홍정호.
어제 눈이 왔어요!!!!!!!!!!!!111눈사람은 만드셨나요?!!!!!!!!!!!
저 어렸을때 눈사람 만들어서 냉동실에 두고 일년 내내 놀았는데 결국에 여름에 아이스크림 둘 곳이 없어 눈사람을 버려버렸다는 슬픈 얘기......
오늘은 급하게 나갈일이 있어서 급하게 썼는데 급하게 써서 그런건가요? 망작이 정말..그래도 자처리 쓸때는 음마음마 돋아서 썼네용......
여하튼 연이어서 계속 나오는 망작 죄송합니다.ㅠㅠㅠㅠ 저번 야근 버전이 사실 제 나름 가장 만족한 글이 아닌가 싶어요 여러분은 어떤 글이 마음에 드시나요?
대신 이따 저녁때 다시 들어와 다른 주제로 쓸게요!ㅎㅎㅎㅎㅎㅎㅎ 이따 뵈어용 다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