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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치는 씽이는 사랑입니다. 무조건 이거슨 진리. 손가락도 예뻐 레멘..+
아고물 글자 하나씩 강조해주신 것두 너무 예브고 그냥 예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ㅠㅠ
센시티브님 암호닉만큼 센스 넘치는 표지 선물이라 너무 기뻐요! >_<
아고물 05
: 애딸린 아저씨와 나물파는 고딩물
BGM :: 스윗바이러스 - 너와나
부엌에서 그릇이 부딪히는 소리에 잠이 깬 하준이는 눈을 비비적거리며 침대에서 일어난다.
자신은 여기서 잠든 것 같지가 않은데, 아저씨가 왔나보다. 한참을 비비적거리다 환청이라도 들린 양 멈춘다.
‘누나가 눈 비비면 혼난댔지.’ 여전히 한편으로 누나를 계속 생각하고 있는 하준이다.
“아저씨, 왔어요?”
마침 거의 준비를 마친 참이던 남자는 걸어오는 하준이를 가볍게 안아 의자 위에 앉을 수 있도록 해준다.
2인용 테이블에, 테이블 자체가 높아 의자도 하준이가 오르기엔 조금 어려울 만큼 높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온 행동이었다.
고슬고슬하게 지은 밥을 밥그릇 가득히 펐다가,
하준이의 몸집을 생각하고 조금 덜어낸 남자는 영원히 꺼낼 일이 없을 줄 알았던 수저도 놓는다.
어제 이 수저를 꺼내면서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는지.
“잘 먹겠습니다!”
“잘 모께쑵니다.”
많이 먹어라.
여자는 깨어난 후, 작업실 벽면에 걸린 시계를 보고 경악한다.
아무리 휴일이라도 이 즈음이면 시장에 가고도 남았을 시간이다.
요 며칠 무리했다고 아예 결근을 해버리다니.
출석도장을 찍는 근무처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여자에겐 조금 큰 사건으로 여겨진다.
헝클어진 머리를 바로 빗으며 어떻게 상황을 헤쳐나가야 할지 고민하는데
먼저 일어나 씻은건지 수건을 머리에 뒤집어쓴 지호가 다가온다.
“더 자. 너 요새 무리했어.”
“나 시장 가야하는데,”
“괜찮아. 아파서 병원가면 그것도 돈이다 이것아.”
지호가 여자의 머리를 꾹, 누른다. 여자는 두어 번 반항하다가 그만둔다.
지호가 고집을 부리기 시작하면 끝도 없다.
어디를 다녀왔냐 물으니 그냥 좀 돌았다고 대답한다.
여자를 따라다니면서 자신도 무리를 많이 했을 텐데,
여자가 자는 틈을 타서 또 하준이를 찾아 나섰던 것이다.
여자는 항상 철없어 보이는 지호가 자신을 위해 찾으러 나섰다는 것을 생각하며 절로 실실 웃음이 나왔다.
여자는 사실 지호를 하준이와 비슷한 존재로 생각하고 있다.
“그럼 너도 누워.”
지호가 지난 시간동안 무리했던 점들을 하나씩 짚어보며 지호도 누워 쉴 것을 강력히 주장한다.
싫다고 손사래를 치는 지호를 억지로 매트리스 위에 눕힌 여자는
새벽에 지호가 자신에게 했던 것처럼, 지호의 팔 쪽을 토닥인다.
순식간에 전세가 역전되었다.
얘가 미쳤나. 지호는 계속 반항을 했지만 여자도 한 고집 하는 성격으로, 충분히 지호를 이길 수 있다.
결국 지호는 정자세로 누워 눈을 꼭 감는다.
이게 사람인지 석상인지 헷갈릴 정도로 자세를 굳히고 꼼짝 않고,
숨도 쉬지 않는지 가슴도 오르락 내리락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결국 여자가 지호가 죽었나 싶어 코 앞에 손가락을 가져다댄다.
지호는 애써 웃음을 참으며 콧김을 킁킁 내뱉는다.
“엄살은.”
못 믿겠으면 만져보라고, 지호가 여자의 손을 끌어다가 자신의 가슴 위로 옮긴다.
여자는 손을 쫙 편채로 가만히 있다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지 손을 위쪽으로 올린다.
가슴 위쪽 말고, 지호의 목 쪽으로.
마치 멱살이라도 잡는 것 마냥 세게 누르는 여자에 의해 지호는 컥컥대야했지만
심장이 터질 것 같다는 말은 거짓말이 아니었는지 심장이 빠르게도 뛴다.
여자는 그저 오, 하는 감탄사만 내뱉을 뿐이다.
그 때, 갑자기 작업실의 문이 열리며 경이 들어온다.
“호구들아 연애는 밥 먹고 해라!”
그 소리에 지호는 매트리스에서 굴러 떨어져 데굴데굴 구른다.
경은 쟤 왜 저러냐며 손가락질을 하고 여자는 그저 어깨를 으쓱할 뿐, 다른 대답은 하지 않는다.
-
여자는 그렇게 하루를 푹 쉬고, 바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혹시나 하준이가 오진 않았는지 좁은 집 안을 샅샅이 뒤졌지만 어디에서도 하준이의 자취를 찾을 수는 없었다.
이쯤 되니 정말로 진지하게 걱정이 되기 시작하는 여자다.
어린 아이가 어딜 가서 뭘 하겠다고 집을 나서서.
그래도 여자는 하준이의 편지를 믿으며 시장으로 나선다.
오늘은 트럭 아저씨 두 분이 오시는 날이다.
여자는 돈 가방에서 적당량을 꺼내 트럭이 항상 오는 곳 앞에 선다.
호탕한 웃음이 저 멀리서부터 들려온다.
여자는 밝게 인사하고 신선한 나물들이 들어있는 소쿠리를 받는다.
매번 자신에게만 돈을 덜 받는 아저씨들에게 여자는 항상 불만을 토로하지만 아저씨들은 듣는 척도 않는다.
말했듯 여자는 이 시장의 아이돌이다.
아이돌 특별 DC라나 뭐라나.
여자는 뚱한 표정으로 소쿠리를 들고 자신의 지정석에 않는다.
“아조씨. 이고 올마에요?”
여자가 받은 나물들을 하나씩 옮겨 담는 동안에, 맞은편 슈퍼마켓에 남자가 도착한다.
가판대에 놓인 과자 묶음을 가리키며 하는 소리다.
여자는 어눌한 발음에 고개를 들어 남자 쪽을 쳐다보다가 금방 흥미를 잃는다.
남자가 바로 슈퍼마켓 안으로 들어가 버렸기 때문이다.
여자는 비름나물이 너무 맛있게 생겼다고 생각하며 군침을 다신다.
원래 이런 입맛이 아니었는데 나물 장사를 하면서 아주 나물형 입맛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 덕분인지, 여자의 시력은 아주 좋다.
그래서 슈퍼마켓에서 인사를 하며 나오는 남자의 얼굴을 아주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안뇽히 계세요.”
“우와.”
저렇게 잘생긴 사람이 우리 시장에 오기도 하는구나.
여자가 느끼기에 말투가 어눌하긴 했지만 각자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으니 자신이 더 이상은 생각해서는 안 되겠다고 결심한다.
게다가 잘생기면 뭐가 어떤가, 나와 연관이 있는 사람이 아닌데.
여자는 장부를 꺼내 오늘 거래한 목록을 적는다.
펜을 들어 또박또박 글씨를 써 나가는데 머리 위로 그림자가 진다.
“나무..나물. 파눈곳 마죠요?”
“네?”
이런 비주얼에 이런 말투. 게다가 나물이라니.
여자는 잠시 당황했지만 바로 표정을 바꾸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어떤 나물을 찾는지 물었는데 남자는 머리를 긁적이기만 한다.
아이를 줄 거라는 말에 그러면 그렇지. 생각한다.
여자가 살면서 본 남자라고는 지호, 그리고 경. 학교의 남자아이들과 시장의 아저씨들이 전부다.
학교의 남자아이들은 아직 격동의 성장기를 겪는 터라 여자가 봤을 때는 다 하준이처럼 보인다.
그리고 아저씨들은 아저씨고. TV를 보지 않고 사는 여자가 이리도 잘생긴 사람을 보는 것은 드문 일, 아니.
거의 처음 있는 일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여자는 차근차근 설명을 한다. 나물의 종류부터 해먹으면 맛있는 반찬까지.
그러나 세 번째 설명이 계속되니까 저도 지치는지 남자에게 아이의 연령대에 대해서 묻는다.
남자는 하준이의 나이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
초등학교 2학년이라고 듣기는 했지만 한국의 교육과정에 대해 알 턱이 없는 남자라,
우물쭈물 하다가 자신의 골반 즈음에다가 손을 대며 여자에게 하준이의 키를 설명한다.
“이.. 이쭘 오눈 거 가툰데..”
그리고 여자는 남자의 손끝을 보다가 딱 하준이가 그 즈음 되겠거니 생각한다.
급히 생각에 잠긴 여자를 보며 남자는 걱정스런 말을 하고,
여자는 괜찮다고 웃으며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
하준이야 나물을 먹고 자랐지만, 저 남자의 아이가 나물을 좋아할지가 미지수다.
그렇다면 남녀노소 즐긴다는 비빔밥을 먹으면 될 것 같다.
여자는 남자에게 쉬운 조리방법을 설명한다.
“그래서 이거, 이거 이거를 넣고 비비면! 맛있어요! 깨랑 참기름 꼭 넣으세요!”
“그론고 없눈데..”
여자는 슬슬 화가 나기 시작한다.
아니, 아이를 키우면서. 깨는 이해를 하겠다만 참기름도 없는 집이 있다니.
그리고 얼핏 들어보니 요리에 대한 지식이 정말 하나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여자는 이런 사람이 어떻게 아이를 키우고 있는지 의문이 생기기 시작한다.
부인이 정말정말 고생하겠다.
아니면, 정말 싱글 파파인건가. 아니면, 외국인이라던가.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잡고 여자는 조금 고민했다.
도대체 이 사람이 나에게 이러는 이유가 뭘까.
“그 아저씨..조금 이따가 다시 오실 수 있으세요?”
그래도 여자는 하준이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곤 마음을 바로잡는다.
“이따 제가 비빔밥 재료랑 뭐 좀 챙겨드릴게요. 근데 공짜는 없어요?”
“아..”
“시간 안 되시면 말구.”
“고마워요.”
남자는 방긋 웃는다.
안 그래도 오늘 하준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이고 싶었는데 여자가 도와준다니 수호천사라도 만난 느낌이다.
남자는 여자에게 이따가 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하준이의 옷을 사기 위해 떠난다.
우선 과자는 차 안에 두고 백화점을 다녀오면 시간이 좀 맞을까? 남자의 머릿속은 바빠졌다.
그에 반해 여자의 머릿속은 새하얘졌다.
잘생겨서가 아니라, 저리도 깨끗하게 웃는 사람은 처음 봐서.
남자의 웃음에 말하자면 ‘심장 어택’을 당한 셈이다.
태어나서 한 번도 누군가를 좋아해본 적이 없는 여자는 생소한 느낌에 잠시 모든 사고회로를 멈춰야 했다.
지호야, 지금 내 심장이 터질 것 같아.
자리에 없는 지호의 이름을 머릿속으로 부르며 여자는 주먹을 꼭 쥐었다.
남자와 여자가 처음 만난 순간, 여자는 남자에게 반하고 만다.
이렇게 둘의 인연이 진짜 시작된다.
♧모바일로 올린다♧
고로 잡담은 댓글로 하겠음다 사랑해요 제발 잘 올라가라..
암호닉은 $$ 안에 넣어주셔야 해요.
안그러면 목록에 추가하지 아느꼬얌. ★이거 진심★
그리고 '가장 최신편'에서만 신청해주셔야 해요! 안그러면 확인 앙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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