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장님은 젊고, 돈 많고, 이쁜데 좀 이상해
by 이상해
021. 추파를 던진다고 그걸 물리가
사장님은 방탄이들이 연애하는걸 막지 않았어요. 계약 조건에도 연애금지령 이런건 일체 존재하지 않았고 그냥 자유롭게 방탄이들이 음악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일 뿐이었거든요. 하지만 요즘 방탄이들이 음악 프로그램에 나갈 때 챙기지 못하는 식사를 챙겨주러 경호원들과 방탄이들 대기실에 가면 흘러넘치는 인기 때문인지 여자 아이돌들이 그렇게 인사를 많이하러 온다는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그래서 사장님은 우리 애들이 연애를 하려나 싶어 밥을 먹고 있던 방탄이들에게 넌지시 물어보셨다죠.
"준아, 너는 예쁜 가수들이 너네한테 인사하러오면 막 설레고 그렇지 않아?"
"...?"
"아니 들어봐 야, 아니다 내가 말하는김에 다같이 들어봐. 밥 먹으면서 들어"
"네 누나"
"나는 연예인이 아니라서, 그냥 궁금하잖아. 남자들은 예쁜거 보면 눈이 가게 되어있으니까"
"...근데요?"
"근데 너네는 왜 예쁘다, 뭐 사귀고 싶다 이런 말을 나한테 일체 안하냐 이 말이지. 사장으로써 좀 궁금하다고, 너네 연애 이야기라던지 뭐 그런거"
"..."
"...새끼들, 대답없는거 봐. 아 예 됐네요. 사장주제에 너네 연애에 간섭하지말라 이거지? 아주 마음대로 하세요"
"아뇨 누나 그게 아니라"
"아니면, 아 밥 먹는데 말 시키지 말라고? 가지가지한다 진짜. 예 예 말 안 시킬테니 밥이나 드세요 사 온 내가 죄송합니다 드세요 여러분"
"...누나 삐졌어요?"
"지민아 누나가 입 닫고 밥 먹으라 했다"
"입을 닫고 어떻게 밥을 먹냐 탄소야"
"...김석진 넌 입을 닫고 주둥이 새로 열고 먹어 새꺄"
"..."
"누나, 나는 버거킹이 좋은데 왜 맥도날드"
"김태형. 누나가 그냥 다 먹을까?"
"아닙니다 사장님. 잘 먹겠습니다"
온갖 시끄러운 식사시간이 끝나고나서야 사장님은 자신이 물었던 질문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분들은 누나보다 화장이 너무 진해서 무서워요, 누나보다 키가 너무 커서 무서워요, 입고 있는 옷이 너무 야해서 무서워요. 누나는 그런거 잘 안 입는데 따위의 말들을 하며 여자 아이돌들을 무서워하고 있던 방탄이들은 설렘을 느낄 겨를조차 없었다고 하네요. 아직은, 저들과 가까이 있는 사장님이 여자의 기준인 귀여운 남자아이들인가 봅니다.
022. 허벌라이프가 뭔가요
때는 호르몬 전쟁 활동을 마치고 화양연화 파트 원으로 컴백하기 전 열심히 안무연습을 하고 있던 시간이었죠. 방탄이들이 연습실에서 안무연습을 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은 사장님은 치킨을 바리바리 사들고 연습실에 들이닥칩니다. 치킨이라면 죽고 못사는 돼지들이 저기 안에 있다면서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가 치킨을 손에서 달랑거려 보여주자 아이들은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치킨을 둘러싸고 앉아 젓가락질을 시작했는데, 정국이는 연신 물만 들이키며 치킨을 빤히 바라보기만 하고 있네요.
"정국아, 우리 꾸기 왜 치킨 안 먹어? 누나가 우리 꾸기가 좋아하는 곳에서 사왔는데"
"...다이어트"
"응?"
"저 다이어트 해요 누나"
"...뭐?"
"저 치킨 안 먹고 허벌라이프 타서 마실거에요"
"니가 허벌라이프? 꾹아 누나는 너 다이어트 하는거 싫은데"
"저 살쪄서 해야해요"
"...정국아, 그냥 그 이상한 색깔 물 마시지 말고 치킨 먹지?"
"싫어요"
"정국아, 누나 말 안 들을거야?"
"..."
"전정국, 셋 셀 동안 기회준다. 빨리 자리 앉아서 치킨 먹는다 실시. 하나, 둘"
"..."
"옳지 잘 먹네 우리 꾸기"
"누나, 나 진짜 먹으면 안 되는데"
"우리 꾸기 입은 맛있는거 먹을 때랑 노래할 때만 쓰는거다. 누나한테 말대꾸하는거 아니에요"
"..."
"맛있게 먹어 우리 정국이"
단호한 우리 사장님. 거부할 때는 언제고 오물오물 맛있게 치킨을 먹는 우리 정국이를 흐뭇하게 쳐다보고 계십니다. 조금은 무서워도, 치킨을 앞에 두고 못 먹는 건 진짜 고문당하는거나 마찬가지니까요. 맛있게 먹고, 또 운동하면 돼죠 뭐.
023. 가사가 너무 야해요
우리 사장님은 유명한 대학을 졸업하셨어요. 고등학생이셨을 때 공부를 좀 잘한게 아니라 많이 잘하셨거든요. 그런데 사장님은 그 대학에서 제일 열심히 한 일을 고르라면 힙합 동아리에서 가열차게 활동하신거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알게 모르게 방탄이들은 작곡 작사를 할 때 사장님의 도움을 받기도 한답니다. 오늘은 남준이가 사장님께 작사 한걸 보여드리려고 찾아왔네요
"누나, 제가 가사를 이렇게 쓰려고 하거든요"
"응? 뭔데"
"그 윤미래 선배님이랑 같이 하는 곡에 몇 벌쓰로 들어갈건데 부끄부끄라고, 맞춰서 이렇게 해보려는데 어때요?"
"...어, 뭐. 입에는 잘 붙고?"
"네, 완전"
"...근데 준아, 이거 너무 야한거 아니냐"
"어디가요?"
"그...뭐 싸지말라거나 그런 뭐..."
"...풉"
"웃었어 준아?"
"아뇨, 누나 의외로 순진하다 싶어서"
"새끼가 어디서 사장님한테"
"지금은 그냥 누나잖아요, 자기도 되게 야한 가사 잘 쓰면서 내가 쓰면 매일 이렇게 순진하게 굴더라 누나는?"
"...입 닫자 준아. 누나가 네 노트 뜯어서 씹어먹어버리기 전에"
"네 누나 근데 그럼 이 가사 넣지 말까요?"
"...아니, 좋아 그냥 넣어"
"...웃어도 돼요?"
"안 돼"
의외로, 사장님은 부끄러움이 많으신 분이랍니다.
024. 남자 키는 군대가서도 큰다더라
방탄소년단이 데뷔한지 3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방탄이들 내에서 가장 작은 키를 소유하고 있는 지민이는 점점 더 커져가는 막내 정국이와 동갑내기 친구인 태형이를 보며 사장님께 신세한탄을 하는 중입니다.
"누나아...저는 왜 키가 안 클까요"
"네 운이지 뭐"
"...누나 미워"
"그래서, 내가 너 키 클 수 있게 뭘 해줄까. 응?"
"...그냥 위로 해 주세요. 윤기 형도 키 작은데 맨날 나만 놀려요"
"그럼 혼내줄까 누나가?"
"...아뇨, 그건 또 아닌데"
"지민아"
"...?"
"남자는 군대가서도 키 큰다고 그러더라. 너가 아직 군대 안 가서 안 자라는걸지도? 네 몸이 군대체질일 수도 있잖아"
"와, 그런가 진짜?"
"...아니, 잠깐만 지민아?"
"누나, 완전 고마워요. 나 군대가면 진짜 쑥쑥 크겠지? 지금은 누나보다 조금 더 크지만, 나중에 군대갔다오고나면 누나보다 훨씬 커져서 올게요"
"...그래, 몇 년 안에 가능할 것 같아?"
"음, 저 서른살 되기 전까지?"
"...지민아"
"네?"
"힘내"
정말 위로로 건넨 흔한 거짓말에도 이렇게 쉽게 넘어가주는 우리 지민이가 어찌나 귀여운지. 사장님은 그렇게 지민이와 헤어지고난 후 사장실이 떠나가라 웃었다고 말합니다. 망개가, 키가 크고 싶다는데. 거짓말해버려서 조금은 죄책감이 들기도 하는것 같고. 그래도 귀여우니까.
025. 피부관리를 받아요
방탄이들은 주기적으로 피부과에 가서 피부관리를 받습니다. 사장님께서 방송에서 제일 눈에 잘 보이는게 피부라고 말씀하실만큼 피부에 중요도를 굉장히 많이 부여하시거든요. 그래서 사장님은 휴일을 만들어 귀찮아하는 방탄이들을 질질 끌고가서 피부관리를 시킨답니다. 그 때를 기회삼아 사장님도 함께 피부관리를 받기도 하시죠.
"애들 화장하는게 독해서, 진정하게 부드럽게 좀 부탁드릴게요"
"네, 사장님"
"어련히 잘 해주시겠지만, 애들이 엄살이 좀 심할거라 레이저 조금만 쏴도 따갑다고 그럴거에요 아마"
"다 큰 어른분들이신데요 뭘"
"...애들이 몸만 컸지 어른이 아니라서"
걱정이 가득한 뉘앙스의 말을 피부관리사분에게 하고선 어색하게 웃으며 피부관리를 받고 있던 사장님은 옆 관리실에서 들려오는 자신을 부르는 아이들의 목소리에 다시 어색하게 웃으며 받던 피부관리를 멈추고 아이들이 있는 관리실로 들어가니 도살장에 끌려온 돼지들도 아니고 엄마찾는 아이처럼 울상을 짓고 있는 방탄이들을 보며 사장님은 그저 웃고 말았답니다.
"애들도 아니고 고작 너네 수염 좀 레이저로 없애는게 그렇게 아프냐"
"누나...레이저가 너무 따가워요"
"태형아, 팬들은 수염 많이있는 태태 안 좋아한다?"
"...아닌데"
"아니긴 뭘 아니야 그냥 닥치고 받아"
"...네"
"사장님, 저는 레이저시술만 받고 작업실 가도 됩니까?"
"안 돼, 나 너희랑 밥 먹을건데?"
"...보내달라고해도 안 보내주실거죠"
"응 윤기야, 누나가 밥 굶고 작업실 들어가는거 좋다고 했어 싫다고 했어?"
"싫다고 하셨죠. 밥 먹고 갈게요"
"그래, 말 잘 듣네 우리 윤기. 석진아, 울상지으면 주름생긴다. 너 우리 나이가 이제 적은게 아냐"
"알아 이 할망구야"
"이 새끼가 확 그냥 일주일 내내 굶겨버릴까...죄송합니다. 그냥 아파해도 더 아프게 관리해주세요. 그럼 전 이만"
성격대로 한껏 욕을 퍼부으려다 피부관리사님의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다시 제 관리를 받으러 가시는 사장님이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평화로운 피부관리타임...이 아니라 정국이가 석진이에게 이제 밥을 못 먹을지도 모른다며 놀리다가 피부관리사님께 꾸중을 들은건 빼구요. 그래도 관리를 잘 받고 나온 우리 방탄이들과 사장님은 반질반질해진 얼굴로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식사를 하러 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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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입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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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매일 이렇게 감동을 받고...울고...사실 울진 않지만...마음속으로 울어요 |
작가입니다아
저 완전 폭풍 연재 아닙니까?
칭찬해...달라...고...(기어들어간다)
농담이구여
생각외로 가볍게 달리고 있는 글을 너무 재밌게 읽어주셔서 더 신경쓰고 있고 또 크나큰 감동이에요
댓글보고 느낀건데 비회원분들이 너무 많이 읽어주셔서 너무 너무 고맙고...또 고맙고 그러네요
아무튼 즐거운 토요일입니다 우와아
우리 즐겁게 놀아요 빠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