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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P/대영] - 모순.05 | 인스티즈






[대영] 모순.05




W. 깔로레








'덜컥'


초인종을 몇 번이고 눌러보았지만 대답이 없어 현관문 손잡이를 잡고 돌려보았지만 굳게 잠겨 쇳소리만 낼 뿐 열리지 않았다. 하긴 아무리 정대현이라도 언제 올지는 몰랐었을 테니까.. 잘못 왔다고 다시 돌아가라고 하늘이 말하고 있는건가 그냥 돌아가는 게 나을지도. 고민 하며 문을 보다 문득 도어락이 눈에 들어왔다. 비밀번호.. 전에 살던 집은 그거였는데.. 아무기대도 하지 않고 도어락을 들어 올리고 전에 살던 집의 비밀번호를 꾹꾹 눌렀다. 비밀번호 마지막 자리를 누르고 별을 누르고 도어락을 내렸다. 띠릭 하고 기계음이 울려 혹시나 했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열릴 리가 없지.. 가야겠다는 마음으로 현관을 눈으로 한번 쓸고, 몸을 돌렸다. 뚜벅뚜벅 긴 복도를 걸어갔다. 하지만 한 칸 한 칸씩 멀어질수록 걸음 또한 한 발자국씩 늦춰졌다. 결국 얼마못가 그 자리에 멈춰 서 문을 돌아보았다. 눈썹이 휘어진 체 고개를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마른 입술을 깨물며 고민하던 발이 결국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현관문에 등을 기대고 그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  한숨을 폭 쉬자 복도에 작게 메아리쳤다. 하늘 한번 땅 한번 보기가 수십 번, 지나가는 사람에 오므렸던 다리를 더 내 품으로 끌었다. 어둡기만 한 복도 끝을 바라보았다. 막혀 오는 목에 침을 꿀꺽 삼켰다. 코를 한번 먹고 후~ 하고 숨을 뱉으니 작게 흰 입김이 나왔다. 어쩐지 기다리는 게 무의미 해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무릎에 얼굴을 묻었다. 손끝이 시려올 때 즘 발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중간에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려 이번에도 타인 듯 하다. 땅을 향했던 시선을 들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웅크렸던 몸을 피니 절로 바들바들 떨렸다. 으.. 하며 앓는 소리를 내며 천천히 맨션을 빠져나가기 위해 걸음 옮겼다. 긴 복도를 지나 엘리베이터 앞에 섰을때 나는 얼어버려 아려오는 손을 입김으로 녹이려 애를 썼다. 멍청하게 왜 이때 까지 기다려서는,,유영재 사서 고생한다. 막상 보면 아무 말도 못했을 거면서. 스스로의 타박에 입을 비죽거렸다. 엘리베이터가 천천히 올라오고 있는 도중 복도 쪽에서 뚜벅뚜벅 발소리가 났다. 그것은 얼마 안지나 인영을 드러냈다. 근처까지 오니 술 냄새가 코를 찔렀다. 비틀거리며 엘리베이터를 타려는지 체육복차림에 모자를 푹 눌러 쓴 남성이 제 옆으로 다가왔다. 이미 만취 상태 인 것 같은데 어딜 가려는 걸까. 신경쓰듯 안쓰듯 힐긋거리다 비틀거리며 내 어깨를 툭 치는 바람에 몸이 크게 놀랐다. 나를 슬쩍 보는가 싶더니 정면을 바라보았다. 나도 신경 쓰지 않는 척 정면을 바라보았다. 자연스레 목에 힘이 들어갔다. 서로 가만히 서있자 센서 불이 꺼졌다. 그와 동시에 숨을 놓고 빠르게 복도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비상계단, 비상계단 입으로 작게 중얼거리면서 복도 끝만 보며 가던 중 뒤에서 달려오는 소리에 몸이 거짓말처럼 굳어 버렸다. 어떡하지.. 두 다리는 발목을 잡힌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공포감에 사로잡혀 바들바들 떨고 있는 와중에도 발소리는 점점 더 가까워졌다. 가쁜 숨을 내쉬며 힘겹게 발을 끄는데 낯선 이의 손에 팔을 잡혀 거칠게 몸이 돌려졌다. 너무 놀라 비명도 속으로 묵힘으로 숨도 함께 멈춰 버렸다. 헐떡거리며 놀란 눈으로 마주했다.


"숨 쉬어"


그 말이 주문이라도 되는 냥 탁, 하고 막혔던 숨이 뚫렸다. 급하게 숨을 몰아쉬자 온몸에 힘이 풀리는 듯 몸이 중심을 못 잡고 휘청거렸다. 그러자 팔을 잡은 손에 더 힘이 들어가 부축해 주었다.


"너.."


눈앞에 있는 건 낯선 사람이 아닌 대현이었다. 그 사람이 대현이? 아니다 그럴 리가 없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대현이의 얼굴에서 배회하던 초점이 순간 어깨너머에 고정됐다. 칠흑같이 어두운 복도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대현이가 고개를 돌리곤 물었다. 누구야? 대현이의 물음에 다시 시선을 맞부딪쳤다. 그리곤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아마 제가 예민한 나머지 너무 과민반응을 보인 것 같다. 깨달자 순간 창피해져서 얼굴이 붉어졌다. 대현이가 한숨을 쉬자 흰 입김이 뿌옇게 흩뿌려졌다. 다시 한 번 고개를 돌려 뒤를 확인했고, 다시 마주한 대현이의 표정은 어쩐지 화가 나보였다.


"언제부터 기다렸어?"


그렇게 격양되지도 그렇게 낮지도 않은 평소의 어투였지만 왠지 바득바득 이가 갈리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 잠시 다물었던 입은 방금 왔어. 라고 거짓을 토해냈다. 하지만 나름 아무렇지 않게 말하려고 했지만  방금 전 상황의 후유증인지 추워서 인지 말을 더듬어 버렸다. 아무 말 없이 나를 보다 팔을 잡고 있던 손을 내려 내 손에 닿았다. 얼음장같이 차가운 내 손과 대비되게 대현이의 손은 막 주머니에서 꺼낸 냥 따뜻했다. 온기를 느끼기도 잠깐 얼른 손을 빼어 어색하게 뒤로 숨겼다.


"갈게"


"어딜?"


"..집에"


"혼자?"


"..어?"


"그 남자는 같이 안 왔냐?"
    

비아냥거리는 듯 한 말에 표정이 곱게 펴지지 못했다. 그러다 다시 어깨 너머 로 보이는 어두컴컴한 복도가 보였다. 저가 착각한 거지만 찝찝한 건 어쩔 수 없었다. 대현이의 눈치를 보다가 결국 고개를 떨어뜨렸다. 그렇다고 오늘 연락도 안하고 여기 온데다가 이 상황을 설명 할 수도 없는데 형을 부를 수도 없잖아..정대현에게 부탁은 더더욱. 다시 고개를 들었다. 갈게. 라고 말하고 무어라 말하기도 전에 대현이의 어깨를 스쳐 지나가 걸음을 옮겼다. 눈앞에 보이는 캄캄한 복도가 목울대를 일렁거렸지만 꾹꾹 참았다. 한발 한발 내딛는 걸음걸이가 힘겨웠지만 티내지 않게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 하지만 그 노력은 얼마가지 않아 으스러 사라졌다. 몸을 돌려세워 대현이가 내 양 어깨를 부여잡았다.


"미쳤어? 가려고? 아까 그 또라이 아직도 저기서 기다리고 있으면 어쩌려고?"


"..."


"너 나한테 존심 세우려고 멍청한 짓 하지 마. 나 따라오던가, 아님 그 자식 부르던가. 너 주워가는 거 보기 전에 여기서 안 움직여"    


살짝 높아진 언성에 말들이 복도를 타고 여기저기 부딪쳐 메아리 쳤다. 정대현이 드물게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그것이 피가 서릴 만큼 강하게 깨물고 있어서 나도 모르게 미간에 좁혔다. 어쩔래? 라고 묻는 물음에도 시선만 마주할 뿐 상황이 상황인 만큼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순간 눈에서 힘을 뺀 정대현이 내 어깨를 바스러질 정도 쥐고 있던 손에도 힘을 풀었다. 휘청거리던 몸도 잠시 다시 정대현의 손에 몸이 흔들렸다. 앞으로 쏠린 몸은 그대로 현관까지 끌려갔다. 도어락을 여는 짧은 뒷모습을 착잡하게 바라보다 집안으로 빨려가듯 들어갔다. 살갗에 닿는 온기가 생경했다. 현관 앞에서 주춤거리다 운동화를 벗고 조심스럽게 집안으로 발을 들였다. 탁,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집안 전체가 환해졌다. 갑작스런 빛에 눈이 부셔 눈꺼풀에 한껏 힘이 들어갔다. 들어와서 어쩌라는 건지.. 이리저리 움직이는 대현이의 동선만 눈으로 쫓았다. 현관 앞에 서있는 내 쪽으로 가까이 오자 주춤 뒤로 물러섰다. 그런 나를 힐긋 보더니 벽에 달린 인터폰을 들었다. 말을 들어보니 경비관련 측에 방금 있었던 일을 설명하는 듯 했다. 민망해 말리려고 했지만 저지하는 작은 손짓에 입을 다물었다. 말을 하는 내내 나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안정된 톤으로 매너를 어기지 않으며 상황을 이야기 하는 모습은 방금 전 거칠게 말하던 모습과 비교해 조금 이질적으로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이제는 익숙한 모습이다. 그에 이질. 이중성. 이면.


"네..부탁드립니다."


인터폰을 내려놓고 벽에 기대어 팔짱을 낀체 아까 보다 더 노골적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명함에 주소밖에 안보였어? 번호는 장식으로 있어? 전화를 안 할 거면 그냥 가던가."


화가 서린 대현이의 말투에 고개가 숙여졌다. 일종의 버릇이다. 아까 부터 따박따박 내게 잔소리고 화를 내고 있다. 왜? 뭣 때문에 나에게 화를 내는 거야? 번거롭게 해서? 단순한 짜증? 그게 아니면..


"너, 나한테 왜 화내?"


솔직히 뱉고 나서 좀 스스로한테 좀 놀랐다. 딱히 물어 볼 생각은 없었는데..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지레짐작 하고 있음에도 대답을 기다렸다. 아무표정 없던 얼굴에 투명한 물에 색이 번지 듯 희미한 미소가 걸렸다.


"유영재는..멍청해. 머리도 나쁘지."


꿈속에 대현이의 목소리와 오버랩 되었다. 쳐다보고 있던 시선을 다 잡아 확실히 눈 안에 담았지만 그의 존재는 안개처럼 희미했다. 벽에 기댔던 몸을 일으켜 세우고 그저 가자. 라고 짧게 말하며 내 옆을 스쳐지나갔다.        










밖까지만 따라올 줄 알았던 정대현은 집에 데려다 줄 생각인지 나를 차에 태웠다. 생소한 친절에 위화감이 들었다. 이런 호의라면 나 말고 바깥으로 끼고 있던 사람들에게나 했겠지. 다른 사람에겐 어울렸던 대현이의 상냥함은 나에겐 어울리지 않았다. 착한사람의 정대현은 나에게 있어서 나쁜 사람이었다. 모질고 나쁜 사람. 또 다시 습관처럼 손톱을 뜯었다. 하지만 뜯기가 무섭게 대현이와 맞닿은 시선에 멈추었다. 대현이가 곧바로 앞을 봄으로써 시선은 잠깐으로 그쳤다. 고치고 싶은데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 버릇이다. 언제부터 생긴 거더라.. 붉은 신호에 멈춰진 차에 살며시 창가 머리를 기댔다. 복잡했던 머리를 차가운 창이 조금이나마 식혀주는듯 했지만 심란한 마음을 진정시켜 줄 건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창가에 비친 대현이가 희미하게 보였다. 창가 속 대현이의 입이 움직이더니 음성이 귀 닿았다.


"왜 기다렸어? 할 말 있어서 온 거 아냐?"


멈춘 차체가 조금 일렁이면서 움직였다. 창가에 기대었던 머리를 바로 하고 시선을 앞으로 고정시켰다.


"...요즘 들어 옛날 생각 많이 나.. 아니, 일부러 생각하려고 해. 힘들어도 이 악물고 억지로 되새겨. 너가 얼마나 나한테 상처 줬는지 얼마나 마음 아프게 했는지를."


"..."


"근데..금방 또 잊어버려"


미끄러지듯 커브를 틀던 차는 길목에 멈춰 섰다. 깜박이 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려왔다. 차 속 안에 공기가 어지럽고 위험했다. 안전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려 차 문을 닫고 집으로 걸어갔다. 차에서 내리는 듯 등 뒤에서 차문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뚜벅뚜벅 두 발소리가 교차되어 좁은 길목에서 울렸다. 현관 앞에 섰을 때 몸을 돌려 마주섰다. 대현이가 나를 내려다보다가 천천히 손을 올려 내 뒷머리를 쓸었다.


"손데지마."


"왜?"


"..귀도 닫고 눈도 닫을 거야. 나 좀 내버려둬"


"나한테 흔들려?"


지그시 눈에 힘이 들어갔다.


"저번에도 말했는데 너 이러는 거 좀 웃겨"


뒷머리를 쓸던 손이 앞으로 넘어와 턱을 움켜쥐었다. 흥미롭듯이 나를 쳐다보았다.


"너 나 붙잡고 싶어?"


"만약에 그렇다면?"


올 곧은 시선을 피하며 턱을 움켜 쥔 손을 잡아 내렸다. 의외로 쉽게 내려갔지만 손을 때내려고 하자 뜻 데로 두지 않았다. 억지로 빼내려고 하면 할수록 악력에 더 힘을 주었다. 한 창의 손 실랑이 끝에 먼저 손을 놓는가 싶더니 깍지를 껴왔다. 손가락 마디마디 마다 전해져오는 열이 묘했다. 화들짝 놀라 들어 올려진 고개는 목부터 점점 화끈해 지는 게 느껴지면서 아래로 숙여졌다. 빼지도 못하고 어떻게 할 줄 모르는 내 손은 대현이의 손안에서 소심하게 움찔거렸다. 그게 또 맘에 안 드는지 깍지에 힘이 들어갔다.


"아까 왜 화내냐고 물어봤지? 근데 그걸 답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말이 있어. 순서가 아니야"


"..순서?"


"기다려"


명령과 부탁 사이의 말투다. 정대현 답지 않은 애매한 어투에 의구심을 품었지만 곧이어 다시 한 번 더 기다리라고 하는 말은 온전히 부탁의 의미를 담고 있어 제 귀를 의심했다. 마주 보고 서 있는 데는 어딘가 한계가 느껴졌다. 깍지가 풀어지자 마자 도망치듯 집안으로 들어갔다. 쾅 하고 닫히는 문이 날카롭다. 문에 등을 데고 그대로 타고 풀썩 주저앉았다. 저러는 거 분명 또 금방 언제 그랬냐는 듯이 변할 거야. 변덕일거야 변덕. 부정으로 진정시키려 했지만 오히려 흔들리는 맘을 쥐고 더 흔들 뿐이었다.   













"울었어?"


형이 오늘 아침 나를 보자마자 건 낸 말이다. 뒤척이다가 새벽에 일어났을 때 몸 상태가 말이 아니라서 제 시간에 일어날 거라고는 기대도 안했는데 습관처럼 눈이 떠져 그냥 나와 버렸다. 욕실 거울에 비춰진 퉁퉁 부은 눈에 놀랐지만, 찬바람을 쐬면 괜찮아 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쉽게 갈아 앉지는 않았나 보다. 애써 웃으며 괜찮다고 달레고, 그래도 걱정스런 얼굴을 하고 있는 형을 뒤로 하고 옷을 갈아입으러 탈의실을 들어갔다. 캐비닛을 여는 내 손에 시선이 잠깐 갔다. 데였던 손의 붕대를 풀었는데 다행히 흉터는 생기지 않았다.  내가 들어온 지 얼마 안 지나서 형이 뒤따라 들어와 가만히 앉아 기다렸다. 나한테 할 말이 있는 건가 하고 생각하다가 어제 형과의 약속을 아무 말도 없이 깨버리고 대현이한테 가버린 것을 떠올렸다. 옷을 벗던 손이 멈추고, 벌어진 셔츠를 다시 여미였다. 아무리 어제 정신이 없었다곤 했지만 내가 생각해도 너무 무심했다. 겉옷을 벗어 캐비닛에 넣은 다음 몸을 돌려 형을 바라보았다. 공기가 건조한지 콜록콜록 기침을 두어 번 하고 어제, 라고 운을 띄우자 형이 앞서 말을 잘라 버렸다. 조금 당황해 분위기가 무거운 형의 눈치를 살피자 형이 한 발짝 내게 다가왔다.


"감기 걸렸어?"


"네?"


"목이 잠겼어"


"괜찮아요"


"어제 뭐 했는데?"


"..,별로 아무것도"


"전화도 안 받고, 걱정 많이 했어 집에 가 보려다가 안 갔는데.."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연락도 못했어요. 죄송해요"


"무슨 일인데?.. 나한테는 말해 줄 수 없는 거야?"


형에겐 아직 대현이 일은 입을 열고 싶지 않았다. 뭔가 속인다는 기분이 좋을 리가 없고, 미안하지 않을 리도 없지만 심란한 형의 표정에 나는 그저 어색한 웃음만 지으며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빨리 이 상황을 일단락 시키고 싶기도 했고, 벌써 오픈시간이 다 된 것 같아 나가려는데 형이 나에게 더 바짝 다가와 동선을 막았다. 어리둥절한 얼굴을 형을 바라보았다. 힘찬이 형은 정말 말 안 해 줄 거냐며 재차 물어왔다. 그 목소리가 낮게 깔려 낯설게만 느껴졌다. 물론 내가 잘못하긴 했지만 원래는 내가 원치 않으면 억지로 시키지도 않고, 이렇게 물고 늘어질 사람도 아닌데.. 형을 어떻게든 다독이러 불안한 손을 뻗었지만 라커를 내리치는 형의 행동에 크게 움츠러들며 손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처음 보는 형의 행동에 나는 그저 무섭기만 하였다. 라커를 내리치던 주먹이 벽을 타고 내려와 내 어깨에 떨어지자, 나는 다시 한 번 더 크게 움츠러들었다.


"그럼 나는 누구한테 물어봐야 돼?...그 자식도 말 해주고, 너까지 말 안 해주면 나는 대체 누구한테 물어봐야 하냐고!"


"무슨 말이예요?"


"유영재, 너 끝까지 모른 척 할레?"


"저는 정말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저번에 너, 정신없이 카페에서 나간 날.. 그날도 그 자식이지?"


무언가로 머리를 맞은 느낌이 들었다. 힘찬이 형의 팔이 내 팔을 쥐고 살짝 흔들었다. 생각으로 가득 찼던 눈앞에 성이 난 형의 얼굴이 보였다. 만났어. 라는 한마디에 힘이 실려 있었다. 마찬가지로 팔을 쥔 손에도 힘이 들어가 있었다. 만났다니..누굴? 설마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인물이 맞는 건가? 혼란스러웠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하려 애썼다. 내가 오해 할 수 있으니 일단은 내 입에서 먼저 대현이를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 차분하게 대화를 이어갔다.


"누굴.. 만나요?"


".. 너 진짜.."


잡고 있던 내 팔을 거칠게 뿌리쳤다.


"끝까지 모른 척 하겠다 이거지? 그래. 더 이상 안 물어 볼게 내가 직접 알아볼 거야"


나를 지나치고 탈의실을 나가려는 형의 앞에 재빨리 서 막았다.


"왜 그래요? 진정해요 형.."


"너 내가 이러는 거 이해안가?"


"그건.."


"관계가 애매해서? 그렇다고 우리가 아무 사이가 아닌 것도 아니잖아"


다시금 형과의 관계 정선이 생각났다. 서로 아무도 건들이지 않았던 감정선을 형이 먼저 건드리려는 순간이었다.


"내가 너 좋아 하는 건 알잖아.."


"..."


"나 너 좋아해"


두 눈을 지그시 감았다. 찌르르 울리는 두통에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다시 눈을 뜨자 이제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한 형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너는? 이라고 물어오는 형에 눈을 느리게 끔벅였다. 나는?..나는..잘 모르겠어. 실제로는 움직이지 않는 입을 속으로 옴싹였다.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둘 사이에 계속 해서 침묵이 돌자 형이 먼저 포기를 한 듯 고개를 살짝 내렸다. 갈아입고 나와. 흘리듯 내게 말하고 먼저 탈의실을 나갔다. 체, 닫히지 않는 문 사이
로 걸어가는 형의 뒷모습이 보였다. 사라질 때 까지 보다 차가운 철문을 굳게 닫았다.





일을 하는 내내 온통 신경은 형에게로 가있었다. 형은 아무렇지 않게 일을 하고 있었지만 당연히 괜찮아 보일리가 없다. 힐긋힐긋 바라보는 도중 가끔씩 눈이 마주치곤 했는데 먼저 황급히 눈을 돌리기 바빴다. 형의 화가 난 표정도 그렇지만 마지막에 울 것 같은 표정을 짓던 모습이 자꾸만 눈앞에 아른거렸다. 미안했다..사과를 해야 했지만 어디에 중점을 두고 사과를 해야 하나다. 말도 안하고 약속을 깨서? 거짓말을 해서? 몰래 남자를 만나서? 뭘 생각을 하던 고개가 도리를 질을 쳤다. 그런데 정대현 진짜 형하고 만난건가? 진짜 만났다면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후~ 하고 뱉는 숨이 어쩐지 뜨끈했다. 책을 꽂는 손끝이 파르르 떨리기 까지 했다. 정말 감기인가.. 히터가 열심히 돌아가는 매장인데 몸이 으슬으슬 떨렸다. 텁텁한 목을 가다듬었다. 오늘 먼저 저를 찾아오지 않는다면 내가 먼저 전화를 해야 할 상황이었다. 근데 전화 번호..아, 순간 대현이에게서 받았던 명함이 생각이 났다. 오늘 입고 왔던 옷 주머니에 있던가? 한 품에 들고 있던 책을 전부 정리하고 높은 의자에서 내려왔다. 순간 현기증을 느끼며 제자리에서 휘청거렸다. 고개를 도리질을 치며 계단 난간을 잡고 천천히 내려왔다. 자꾸만 벌어지는 시야에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천장이 보였던 건 순식간이었다. 둔탁한 소리를 내며 계단에서 굴러 떨어졌다. 지잉 하는 소리가 귀에 울리며 주변소리가 아득하게 멀리 들려왔다. 사람들의 비명소리도 들렸고.. 간간히 저의 이름을 불러오는 듯 했다. 몸이 욱신거리며 비명을 질러 뎄다. 시야는 이미 앞을 구분 못한지 오래다. 몸이 크게 흔들리더니 시야가 들어올려졌다. 누군가에게 업혀진 듯 체온이 닿았다. 목덜미에 힘없이 떨궈진 고개에 익숙한 체향이 느껴졌다. 누구지..? 그 순간을 끝으로 나는 정신을 잃었다.     
 


to be continued..




안녕하세요 깔레요에요..ㅋㅋㅋㅋㅋㅋㅋ;;

모순 아세요?ㅋㅋㅋㅋㅋ이미 많은 사람 들한테 잊혀진 모순..ㅋㅋㅋㅋㅋㅋㅋㅋ

글쓰고 버리고 쓰고 버리고를 대여섯번 한것같아요 ㅋㅋㅋ 이렇게 안써질 수가 있낰ㅋㅋㅋ

연중을 고려를 해보았지만 해봤자 안써지는 글이 써지는 것도아니구..정말 고심끝에 마무리 진 5화..

아무도 못보게 새벽에 올리고 도망..^^

다음에 뵈여ㅎㅎ 재밌는거 들고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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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잘봤어요!다음화 기다릴께요!
10년 전
독자2
모순ㅠㅠㅠ잊혀지긴요 엄청나게 기다리고있었어요ㅠㅠ어떻게 되는거죠ㅠㅠㅠ
10년 전
독자3
모순 기다리고있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4
누구지!!!??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모순5네요ㅠㅠㅠㅠㅠㅠ기다렸어요
미련이 남는건가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재밌는거요?사랑해요 작가님ㅋㅋㅋㄱ

10년 전
독자5
허류ㅠㅜㅠㅜ저는 이걸 왜이제봤져ㅠㅜㅠㅜㅠㅜ드디어ㅠㅜㅠㅜ모순ㅠㅜㅠㅜ기다리고있었어요ㅠㅜㅠㅜ 역시나짱짱ㅠㅜㅠㅜㅠㅜ오늘누울고믄여기인가보군요ㅠㅜㅠㅜ
10년 전
독자6
ㅠㅠㅠㅠㅠ모순ㅠㅠㅠ다음화도 기다릴게요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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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P [B.A.P/대영/국력] 크랜베리 920 흩날린꽃잎 10.19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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