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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력 꽃날 01 






 사대문안의 유생들은 유학의 나라 조선에 미신을 섬기는 성수청이, 다른곳도 아닌 궁안에서 존재한다는 것에 대한 반발감이 굉장히 심했고, 그들의 반발감은 성수청에 대한 탄압으로 이어졌다. 그에 따라 조정의 대신들은 유생들의 탄압을 견디지 못했고 성수청은 폐지되었다. 그리고 성수청의 마지막 도무녀, 국무 장씨가 폐허가 성수청을 바라보며 신을 모욕한 조선이란 나라를 파멸로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그녀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유도 없이 발작증세를 보이는 왕에 대한 소문은 궁궐 이곳저곳에 파다하게 퍼져나갔다. 대신들은 명을 왕을 이을 왕세자의 즉위식에 대해 벌써부터 준비를 하고 있었다. 왕세자는 왕을 닮아 유약했다. 그렇기에 대신들은 왕세자를 떠받들었다. 자신들의 손아귀에서 쉽게 놀아날 왕이 것이 불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






중전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점점 쇠약해지는 왕이 자신을 찾는다는 전갈을 받자마자 그는 대전으로 빠르게 향했다. 내관이 고하고 문을 열자 보이는 많이 야윈 주상의 모습이었다. 죽음을 앞에 사람처럼 퀭한 눈이 중전을 바라보는 모습에 중전은 비집고 나오는 눈물을 참아내었다. 중전의 왕세자비시절을 떠올리며 주상의 옆에 자리했다. 주상역시 철없던 왕세자시절처럼 중전의 무릎을 베었다. 



아직도 같은 꿈을 꾸시고 계십니까, 전하. “


중전의 손끝이 왕의 얼굴을 타고 흘렀다. 


성수청이 불에 없어지던 밤부터 이어진 꿈은 여전히 나를 괴롭게 합니다. 중전.. “


왕은 중전의 손바닥에 얼굴을 묻었다. 


크게 마음쓰지 마시옵소서 전하. 얼른 쾌차하셔야 하옵니다. “


중전은 다른 손을 들어 왕의 어깨를 감싸안았다. 


꿈속의 국무는 내게 같은 말을 합니다. 전하의 첫번째 왕자는 왕이 것이나 두번째 왕자에 의해 죽을 것이요. 전하의 두번째 왕자 역시 왕이 것이나 연모하는 이와 함께 목숨을 버릴것이며, 전하의 세번째 왕자 역시 왕이 것이나 그는 허울뿐인 꼭두각시가 것이외다...  중전, 나는 두렵소이다. 내가 죽고 이후 왕자들에게 일어날 붉은 피바람이 무섭소이다. 중전.. “


결국 왕은 중전의 손으로 앞을 가린채 눈물지었다. 



괜찮습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겁니다.. 전하.. “






-






상위복… “


내관이 대전의 기와에 올라 곤룡포를 펄럭였다. 


"
상위복... "


왕이여 돌아오소서. 



"
상위복... "


그렇게 왕은 승하하였다. 







-







대비마마, 왕세자의 즉위식을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


선왕께서 승하한지 아직 사흘도  지나지 않았습니다. 어찌하여 대신들께서는 이리도 급하신지요


대비마마, 주군의 자리는 공석으로 수가 없는 자리이옵니다. 성급하다 할지라도 채워야 하는 자리이옵니다. “


조만간 윤허할 터이니 이만 물러들 계세요. “



선왕이 승허한 대비가 중전은 대신들의 압박감을 견디기가 어려웠다. 첫번째 아들인 현은 유약한 왕자였다. 선왕의 살아생전 이미 왕세자로 책봉이 되었기에 유약하다 하더라도 왕위를 물려받게 왕자였다. 그러나 중전은 선왕이 꾸던 꿈속의 국무의 이야기가 계속해서 머릿속에 맴돌았다. 세명의 왕자 모두 중전의 자식이었다. 그렇기에 중전 역시 피바람만큼은 피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중전에게는 그럴만한 권한이 없었다. 중전의 윤허하에 현은 왕위를 이어 받았다. 그리고 중전은 가장 최선의 방법을 택했다. 안의 왕자를 모두 사가로 내보내었다. 








*   *







“ ...
살려..주세요... 제발, “

저잣거리를 벗어나는 골목을 지날때쯤 희미하게 들리는 소리에 윤명군의 발걸음이 멈추었다. 살펴보거라. 낮은 윤명군의 말에 그림자처럼 나타난 남자가 골목을 확인하였다. 희미한 목소리는 사력을 다해 내뱉은 소리였는지 남자는 의식을 잃어있었다. 


사가로 데려가 의원에게 보이거라. “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고 바로 자리를 벗어났다. 윤명군 역시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갈길을 걸었다. 분명 길을 나선 까닭은 서책을 구하기 위해서였으나 잠깐 마주한 사내가 떠올라 발걸음이 느려졌다. 필요한 서책을 소매자락에 챙겨넣은 뒤엔 이전보다 걸음이 빨라졌다. 




사저의 대문이 열리자 마당을 쓸던 주성이 비를 가지런히 모아두고 윤명군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윤명군은 주성의 고개짓을 본체만체하며 발걸음을 급히했다. 



태이는 어디있느냐


작은별채에 계십니다. “


, 집에 의원이 다녀갔느냐


, 일각정도 전에 의원이 왔더랬죠, 무슨 있으셨습니까, 나으리


아니다, 아니니 신경쓰지 말거라



주성의 대답을 들은 윤명군의 발걸음이 별채로 향했다. 주성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아해했다. 열일곱해를 윤명군을 모셨으나 저리 바빠보이는 모습을 처음보는 주성이었다. 




벌컥, 열린 별채의 문에 태이는 자리를 비켜섰다. 윤명군이 앉고 나서야 무릎을 꿇은채 옆에 앉은 태이였다. 이불위에 뉘여진 아이는 골목에서 언뜻 보았던 모습보다 작고 희었다. 빨리한 걸음만큼 거칠었던 윤명군의 호흡도 차츰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의원은 뭐라하더냐


, 미열이 심한 외에 다른 증세는 없다하였습니다. “


입막음은 두었느냐


다녀간 의원은 말을 하지 못하는 이옵니다. “


수고하였다. 서윤이를 시켜 돌보게 하고 깨어나는 즉시 내게 알리도록 하거라



별채를 나서 안채로 향하는 윤명군의 발걸음이 오늘따라 유독 무거워보였다. 윤명군은 걷는 내내 뒤를 돌아보며 별채의 문을 바라보았다. 





*   *




안은 온통 어둠으로 가득찼으나 호롱불을 밝힌 상궁하나가 주변을 살피며 조심스레 이동하였다. 목적지인 대비전에 다다른 상궁이 호롱불의 불을 끄고는 대비전으로 몸을 숨겼다. 그리곤 문앞을 지키고 길을 막는 대비전 상궁에게 소매자락에서 꺼낸 작은 패를 보여주었다. 


시급을 다투는 일일세, 어서 대비마마께 고하게


허나, 지금 시각이.. “


어허, 무엇하는겐가. 어서 고하지 않고


문앞에서 대비전상궁과의 작은 실랑이가 이어졌다. 



바깥이 어찌 그리 소란스러운게야, 최상궁


대비마마, 송구하옵니다. 허나 지금 무향상궁이 급히 뵙기를 청하옵니다. “


“ ….
얼른 들라하게




대비전의 문이 열리고 무향상궁을 맞이하는 대비의 얼굴이 무척이나 초조해 보였다. 사람이 나누는 비밀스런대화를 확인할 길이없는 최상궁은 무향상궁의 존재가 꽤나 신경쓰였다. 새벽에 불쑥 찾아오는 연유도 묻지 않은 대비는 항상 무향상궁에게 최고의 권한을 쥐어주었다. 최상궁의 눈에 무향상궁은 눈엣가시같은 존재였지만 대비의 총애를 받고 있기에 어떠한 제재를 가할 수가 없었다. 



무어라, 지금 자네 무슨 소리를 하는겐가, 아이가 사라지다니


송구하옵니다. 대비마마, 아이가 미열이 심해 약을 받으러 내의원을 다녀온 틈에그만죽여주시옵소서. 대비마마, 소인이 죽을죄를 지었나이다. “


그걸 말이라고 하는겐가, 당장 찾아야 하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아이를 찾아야만 하네, 자네에 대한 처우는 아이를 찾고 이후에 이루어질게야. 나가보게


대비전을 떠나는 무향상궁의 낯빛이 몹시 어두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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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좋네요 그 다음 스토리 기대돼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신알신 하고 가요 허허
10년 전
독자2
세상에...국력에 고전물이라니ㅜㅜㅜㅜㅜㅜㅜ고전물에 국력이라니.....ㅜㅜㅜ국력이라니!!!!!!!!세상에!!!!!!!거기다 문체도 내스탈이야...헝ㅜㅜㅜㅜㅜㅜ스토리도 좋아요ㅜㅜㅜㅜ신알신하고가요ㅜㅜ작가님 다음편 빨리 주세여..ㅜㅜㅜ암호닉신청해도된다면..짜비로 해주세여..핳
10년 전
독자3
헐.. 세상에.. 고전물에다 국력인데 문체까지 내취향 저격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쓰니님 사랑해요 앞으로도 기대하겠습니다♥♥
10년 전
독자4
국력 고전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다음에 어떻게 될지 기대되네요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5
와....재미지내여ㅎㅎㅎㅎㅎ 다음편 매우 기대해여!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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