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학창시절 추억에 '나재민'을 심어드립니다.
1.
나랑 나재민은 어... 이제노를 기점으로 친해진 사이임. 중학교 때부터 나랑 친구였던 이제노가 자기 학원 친구인 나재민을 우리 사이에 들임으로써 존나 세친구 완성~*^^* 내가 분명히 이런 조합을 해리포터에서 본 것 같은데 일단 이제노가 헤르미온느인 건 확실. 나는, 나는 어... 분류 모자(?)
사실 나는 굉장한 낯가리개라서 처음 나재민을 만났을 때부터 이 주 뒤까지 서먹함이라는 늪에서 수중발레 하는 기분이었음. 아니 얘네 얼굴이 일반인 노배려라고요...
자기들은 순정만화 주인공이고 나는 지나가는 행인 13 정도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지금까지 친한 이유는
"우리 수행평가 13일까지 내는 거지?"
"몰라서 제노 너한테 물어보려고 했는데."
"와, 나도."
나재민이랑 내가 이상하게 잘 맞았고, 그런 우리와 이제노가 딱 들어 맞기 때문임. 아무튼 잘 맞는다는 소리를 이래 저래 길게 풀어놓은 것입니다.
세상에 남사친이라곤 원앤온리 이제노 뿐이었던 나에게 새로 생긴 남사친 나재민이란 약간... 약간 이상했고, 지금도 이상함. 뭔가 이제노처럼 멀쩡하게는 생겼는데 이제노랑 장르가 다른 애였어.
예를 들어서 하나 얘기 하자면, 나는 맨 뒤에 앉았기 때문에 매번 시험 답안지나 설문지 같은 걸 걷어야 함. ㅅ1발... 맨 뒤는 좋기만 한 줄 알았는데 어찌 이런 고통을 겪는가... 그런 거 있잖아요. 지금 나의 각도와 골반의 틀어짐 정도 그리고 손의 위치가 너무 완벽해서 움직이기 개개개개싫은 자세. 왜 하필 이럴 때ㅠㅠㅠㅠ 설문지를ㅜㅠㅠㅜㅠ 노매너 진짜;
그렇다고 뻗댈 순 없으니 닥치고 일어나서 종이를 걷는데 내 바로 앞에 앉은 애가 나재민이거든요? 근데 고놈새끼가 종이 날아갈까봐 그걸 책 밑에 껴둔 거임. 이런 걸 보고 이제 배려가 없다 뭐 그런 말을 하곤 하죠. 아무튼 나는 의무가 있으니 당당하게 달라고 손을 내밀었을 뿐이고 돌아온 건 종이가 아니라 나재민 손이었음. 엥.
"아니 종이를 달라구요 학우님."
"이게 종이보다 좋은 건데."
"지금 전 종이가 더 필요해서요 나으리..."
그랬더니 자기가 일어나서 종이 싹 걷어다 내고 옴. 내가 이제노랑 장르가 다르다고 했던 이유는, 이제노는 여기서 끝이었겠지만 나재민은 아니거든여...
"이제 종이 없어."
"오냐, 잘 했다."
"그거 말고."
... 값이라도 쳐드려야 하나요... 내가 자리로 돌아와서 앉을 때까지 나한테 징징 거리던 나재민이 내가 착석하자마자 쏙 내 손을 가져가는 거임. 아니 그거 제 손인데... 후...
"헷갈리는 것 같아서 말해주는 건데 이거 내 손이야."
"여주 너 손 예쁘다."
그 말에 내가 아무 대꾸도 못 한 이유가 있는데 아니 좀 들어 봐요. 나는 입시미술이라는 감옥에 갇혀 조소라는 형벌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항상 손 상태가 좀 메롱이라 그게 콤플렉스였음.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살면서 손 예쁘단 말 처음 들어밧서요... 이해해주새요...
나중에 이제노한테 들어서 안 건데 원래 손잡고 끌어 안고 그런 거 좋아한다고 함. 여자애한테 그러는 건 처음 봤다는데 아무래도 재수없게 내가 걸린 것 같음;
2.
내가 나재민을 알고 나서 가장 어이없고 웃겼던 일인데.
내 필통 안에는 항상 볼펜 두 개랑 컴싸 하나, 샤프 하나가 들어있었음. 분명 지우개랑 샤프심도 맨날 사는데 정신 차리면 없어. 내가 항상 발이 달린 지우개를 사는 게 분명. 그렇지 않고서야 매일 그렇게 사라질리가 없잖아. 토이스토리 저리가라임.
그 날도 야자시간에 숙제 하는데 지우개가 없는 거임. 어디 갔어 나의 부 드럽게 지워지는 지우개야... 하지만 지우개가 없어진 슬픔은 2초도 가지 못 했다.
"제노야, 미안한데 지우개 있어?"
"지우개? 잠시만..."
분명히 난 제노한테 물어봐서 제노가 자기 필통을 뒤적거리는데 그 다음 반응은 나재민이었다고요? 이게 무슨 순서인지 설명 해줄 사람.
"나 지우개 많아."
그러면서 자기 필통 툭 놔주길래 나는 또 적어도 825개는 되는 줄 알았잖아... 근데 나를 반기는 건 분홍 지우개 하나더라고요... 말랑말랑...
"뭐야, 하나잖아."
그랬더니 앞에서 물끄러미 지우개 보다가 그걸 가져가서 툭 반으로 자르는 거임. 마치 내가 지우개를 두동강 내라고 명령해서 그렇게 된 느낌이라 오늘 꿈에 지우개가 나와서 날 반으로 접으려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버리고...
"이럼 두 개."
선물 아닌 선물로 받은 그 반쪽짜리 지우개는 아주 잘 썼습니다. 하나 문제가 있다면 나재민이 자기 거랑 내 거에 반쪽씩 하트 그려두고 그쪽으로는 못 지우게 해서 매번 뭐 지울 때마다 확인 해야 됨... 존나 귀찮았는데 가끔 그거 맞추면서 놀면 재미있어서 그냥 두기로 했다.
3.
나랑 나재민이랑 이제노가 아침에 학교 오면 꼭 하는 게 있는데 가위바위보임. 꼭 함. 하늘이 두쪽나도 할 거임. 왜냐면 2교시 끝나고 매점 갔다 올 사람 정해야 돼서. 그 시간만 되면 항상 배가 고프더라고 헿.
나는 사실상 인생의 모든 중요한 일을 가위바위보로 결정해 온 사람이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 자신이 있었음. 왜냐면 중요한 결정 할 때마다 맨날 나한테 지던 게 이제노라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축하드립니다 똥손 당첨이십니다.
그래서 그 날도 이제노가 2교시 끝나고 매점에 감. 나는... 어... 잘 다녀오라고 등을 두드려주곤 잠이 들어부러쓰. 아니 그 전에 경제 시간이었다니까. 내가 아는 경제는 재화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인간 행위, 아 뭐래. 미쳤나봐 나.
"나나야, 제노 오면 깨워. 내 빵에 있는 스티커 빼가지 말고."
"알았어, 자 얼른."
뭔가 고양이한테 생선 맡겨둔 기분이긴 했음. 나랑 나재민 스티커 모으는 거 대결 하고 있었거든... 난 지지않긔.
그렇다고 나재민이 그걸 훔쳐갈 놈은 아니니 마음 놓고 잠들기로 함. 중요한 건 잠이 깊게 안 왔어... 후... 경제 끝나고 바로 잠들어야 ㄹㅇ 푹 자는데 이제노 등 두드려 준다고 2분 정도 깨있었더니. 선잠에 들어버린 거임~
뭔가 웅성웅성 하는 나재민 낮은 목소리를 백색소음 삼아 잠에 들었다가 깼다가 하는데 그걸 들은 거지 내가.
"야, 나나."
"그렇게 부르지 마. 그거 여주만 부를 수 있는 거야."
"와 존나 유난."
이제노는 대쪽같이 재민아, 하고 부르니까 나나는 정말 나만 부르는 거긴 했는데 그런 생각까지 하는 나재민이 어딘가 깜찍해서 웃음이 터질 뻔했고... 웃음 참는다고 갈비뼈가 다 으스러지는 줄 알았습니다.
나재민은 지금 내 옆에 앉아있고 웃으면 몸이 들썩 거리니까 내가 진짜 온 몸의 힘을 등에 고정해서 아직도 등이 아픔. 물론 거짓말임. 믿으면 골룸.
아 근데 다시 생각해도 진짜 어이없고 웃김. 뭘 나만 불러 참 내 정말이지 귀여워서 내가 살 수가 없네. 요즘 숨이 가쁘던데 살 날이 줄어들어서 그런가. 재민이가 사슴상이더니 내 마음을 막 녹용.
4.
나는 시력이 좋지 않은 편인데, 이것은 내가 살아 온 인생의 대부분을 야행성으로 살았다는 증거임. 아니 밤에 하는 게임이 재미있더라고... 컴퓨터에 이불 뒤집어쓰고 했던 기억이 나는 걸 보니 새삼 나 진짜 생각 없이 살았구나 싶다.
다행스럽게도 안경을 계속 써야 할 정도는 아니지만 가끔 멀리 있는 글씨를 볼 때 안경이 필요함. 문제는 나는 내가 눈 나쁜 걸 자주 잊곤 해 왜냐면 대부분 잘 보이니까...
후... 하지만 맨 뒤에 앉아서 필기 많은 과목을 듣는데 안경이 없으면 쵸큼 당황스럽긴 합니다만? 이제노는 옆에서 안경 끼고 개열심히 공부 중이라 제가 감히 물어볼 수도 없었습니다요. 그냥 보이는 부분만 조금이라도 적고 나머지는 수업 끝나고 노트 빌리든가 해야지 했는데 대뜸 나재민이 몸을 뒤로 빼더니 나한테
"너 안 보이지."
이러는 거임. 오 존나 맞는 말이긴 한데 갑자기 와서 그렇게 말하면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한 것 같으지.
"저기 위가 안 보여, 화살표 아래에 뭐라고 적혀 있어?"
아니 거의 숨소리로 말하긴 했지만 원래 수업시간에 안 보인다고 떠들면 안 됩니다. 짝이 이제노처럼 집중하면 누가 때려도 모르는 사람이면 가능...? 그리고 우리 엄마가 도움은 누가 줄 때 받는 거랬다.
"저기 위에, 나... 들으면서 적어."
"어, 적고 있어 말해. 나 다음에 뭐야?"
"재."
"재?"
"응."
"재... 그 다음에? 그냥 쭉 말해."
"민 잘 생겼다."
"민 잘생... 아 씨..."
관료제: 나재민 잘생겼 까지 적힌 노트를 바라보면서 진짜 빨간 머리 앤이 길버트 머리를 석판으로 내리친 것처럼 노트로 내리쳐야 되나 고민하다가 그냥 샤프 머리로 나재민 등 찔러주는 것으로 마무리 하기로 함...^^ 사실 찍으면서도 혈자리 한 번 정도는 잘못 눌려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난 수정테이프는 없어도 의리는 있는 사람이니까 참았다 재민아...(꽉금니)
4.
나는 시력이 좋지 않은 편인데, 이것은 내가 살아 온 인생의 대부분을 야행성으로 살았다는 증거임. 아니 밤에 하는 게임이 재미있더라고... 컴퓨터에 이불 뒤집어쓰고 했던 기억이 나는 걸 보니 새삼 나 진짜 생각 없이 살았구나 싶다.
다행스럽게도 안경을 계속 써야 할 정도는 아니지만 가끔 멀리 있는 글씨를 볼 때 안경이 필요함. 문제는 나는 내가 눈 나쁜 걸 자주 잊곤 해 왜냐면 대부분 잘 보이니까...
후... 하지만 맨 뒤에 앉아서 필기 많은 과목을 듣는데 안경이 없으면 쵸큼 당황스럽긴 합니다만? 이제노는 옆에서 안경 끼고 개열심히 공부 중이라 제가 감히 물어볼 수도 없었습니다요. 그냥 보이는 부분만 조금이라도 적고 나머지는 수업 끝나고 노트 빌리든가 해야지 했는데 대뜸 나재민이 몸을 뒤로 빼더니 나한테
"너 안 보이지."
이러는 거임. 오 존나 맞는 말이긴 한데 갑자기 와서 그렇게 말하면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한 것 같으지.
"저기 위가 안 보여, 화살표 아래에 뭐라고 적혀 있어?"
아니 거의 숨소리로 말하긴 했지만 원래 수업시간에 안 보인다고 떠들면 안 됩니다. 짝이 이제노처럼 집중하면 누가 때려도 모르는 사람이면 가능...? 그리고 우리 엄마가 도움은 누가 줄 때 받는 거랬다.
"저기 위에, 나... 들으면서 적어."
"어, 적고 있어 말해. 나 다음에 뭐야?"
"재."
"재?"
"응."
"재... 그 다음에? 그냥 쭉 말해."
"민 잘 생겼다."
"민 잘생... 아 씨..."
관료제: 나재민 잘생겼 까지 적힌 노트를 바라보면서 진짜 빨간 머리 앤이 길버트 머리를 석판으로 내리친 것처럼 노트로 내리쳐야 되나 고민하다가 그냥 샤프 머리로 나재민 등 찔러주는 것으로 마무리 하기로 함...^^ 사실 찍으면서도 혈자리 한 번 정도는 잘못 눌려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난 수정테이프는 없어도 의리는 있는 사람이니까 참았다 재민아...(꽉금니)
4.
나는 시력이 좋지 않은 편인데, 이것은 내가 살아 온 인생의 대부분을 야행성으로 살았다는 증거임. 아니 밤에 하는 게임이 재미있더라고... 컴퓨터에 이불 뒤집어쓰고 했던 기억이 나는 걸 보니 새삼 나 진짜 생각 없이 살았구나 싶다.
다행스럽게도 안경을 계속 써야 할 정도는 아니지만 가끔 멀리 있는 글씨를 볼 때 안경이 필요함. 문제는 나는 내가 눈 나쁜 걸 자주 잊곤 해 왜냐면 대부분 잘 보이니까...
후... 하지만 맨 뒤에 앉아서 필기 많은 과목을 듣는데 안경이 없으면 쵸큼 당황스럽긴 합니다만? 이제노는 옆에서 안경 끼고 개열심히 공부 중이라 제가 감히 물어볼 수도 없었습니다요. 그냥 보이는 부분만 조금이라도 적고 나머지는 수업 끝나고 노트 빌리든가 해야지 했는데 대뜸 나재민이 몸을 뒤로 빼더니 나한테
"너 안 보이지."
이러는 거임. 오 존나 맞는 말이긴 한데 갑자기 와서 그렇게 말하면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한 것 같으지.
"저기 위가 안 보여, 화살표 아래에 뭐라고 적혀 있어?"
아니 거의 숨소리로 말하긴 했지만 원래 수업시간에 안 보인다고 떠들면 안 됩니다. 짝이 이제노처럼 집중하면 누가 때려도 모르는 사람이면 가능...? 그리고 우리 엄마가 도움은 누가 줄 때 받는 거랬다.
"저기 위에, 나... 들으면서 적어."
"어, 적고 있어 말해. 나 다음에 뭐야?"
"재."
"재?"
"응."
"재... 그 다음에? 그냥 쭉 말해."
"민 잘 생겼다."
"민 잘생... 아 씨..."
관료제: 나재민 잘생겼 까지 적힌 노트를 바라보면서 진짜 빨간 머리 앤이 길버트 머리를 석판으로 내리친 것처럼 노트로 내리쳐야 되나 고민하다가 그냥 샤프 머리로 나재민 등 찔러주는 것으로 마무리 하기로 함...^^ 사실 찍으면서도 혈자리 한 번 정도는 잘못 눌려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난 수정테이프는 없어도 의리는 있는 사람이니까 참았다 재민아...(꽉금니)
비디오 태그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입니다
-다들 행덕하고 계신지요 전 죽지모태 살고 있서요...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데 뭔지 기억이... 사랑한다고 하려고 했었나... (코쓱)
-아 투표 해주고 가십셔 다음 글의 미래가 달렸 읍읍읍
위/아래글
공지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