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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트/남우현] n년전에 헤어졌는데 너뚜기 회사에 입사한 남우현 썰 上 | 인스티즈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이다. 참 당연하고 명료한 사실을 우린 여태껏 눈을 가리고 귀를 막고 줄곧 외면해왔다. 소설이나 영화에서 보아왔던 연애는 항상 달콤했으며, 오직 두 사람만을 스포트라이트로  비추어주었다. 우리도 꼭 그럴 줄로 알고 있었다. 그럴줄로 착각하고 있었다. 현실은 소설이나 영화가 아니였고, 우린 서로에게 집중하기에도 모자란 시간임에도 너무나 많은것들을 신경 써야만 했다.

 

연애기간 중에서도 당당하게 밝혀왔던 이별 장면에선 서롤 위해서 질척대지 않고 깔끔하게 끝맺음을 하는 것이였지만, 막상 닥치니 순조롭게 대처할 순 없던게 현실인지라. 한참을 울었다. 그에게서 등을 보인 후로 속수무책으로 뚝뚝 떨어지는 눈물에 몇번이고 숨을 가다듬었다. 어깨라도 들썩이면 나의 마음을 알아차릴까봐, 나의 미련과, 남은 감정들을 죄 눈치채고 흔들릴까봐. 다른 것 필요없고 둘만 남자고, 둘로만 버티자고 달콤한 거짓말로 다시 날 홀리려 들까봐.

한동안 패닉에 빠져있었다. 누구를 위한 이별도 아니였다, 이건. 그저 현실이 지나치게 가혹한 탓이였다. 우린 서로의 마음보다 지갑을 확인하기 급급했다. 돈에 얽매이고 다툼은 잦아졌다. 사랑이란 감정은 이미 우선순위에 저만치 배제되고, 서로를 위로하며 버텨냈던 지난 날들은 그저 색바랜 지난 날이 되었다. 까마득한 지난날. 우린 이쯤에서 멈추는게 서롤 위해서 맞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이별 하나 담대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종일 우는데, 가혹한 현실에 맨몸으로 부딪히기에 우린 너무 여리고 물렀다.

 

 

그렇게 줄곧 내 대학시절을 점령해왔던 남우현은 기억의 뒤안길로 멀리 사그라들었다. 그런 줄로만 알고 있었다.

-

' Rrrrr... Rrrrr...'

요란하게도 울리는 휴대폰을 더듬거리며 주워 귓가에 가져다 대었다.

- 이대리, 무슨 일 있나?

" 네?"

비몽사몽 잠결에 받아든 수화기에선 익숙한 김팀장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뭐? 이 인간이 왜 아침부터 나한테 전활 해? 화들짝 놀라 벽시계를 향해 시선을 옮기니,

- 벌써 출근 시간 훌쩍 넘겼는데. 혹시 어디 몸이 안좋나?

" …네, 콜록 콜록. 아, 제가 어제부터 슬슬 감기기운이 있더라니 너무 심해졌길래 잠깐 회사 가기전에 병원 좀 들렸어요. 미리 연락 드렸어야 됐는데 죄송합니다."

입사 2년 차. 회사에 들어와서 늘은 건 새빨간 거짓말과 연기 실력이다. 금방이라도 앓아누울듯 열연을 펼치곤 걱정스러운 말까지 듣고 나서야 통화를 마쳤다. 전쟁시작이다. 급하게 머리를 감고, 머릴 채 말리지도 못하곤 허겁지겁 집을 나섰다. 괜히 급하게 나온다고 휴대폰을 놓고 가서 엘레베이터를 한번 보내고, 이번엔 지갑을 놓고 온 탓에 뛰어내려온 계단을 다시 올라갔다. 허둥대며 겨우 도착한 현관에선,

" 아 진짜 오늘 엿같네."

하늘마저 날 배신했는지 대꾸없이 비만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우산까지 가지고 내려올 여유가 없었다. 지하철 역이건 버스정류장이건 사치다, 싶어 가방으로 대충 머리를 가리고 큰 길로 가 택시를 잡았다. 간과하고 있던 사실은 지금이 딱 러시아워였던 것이다. 택시 미터기의 말은 쉴새없이 달리는데 정작 차체는 꼼짝을 안하고, 빗줄기는 거세지기만 했다.

" ​여기서 세워주세요."

평소였으면 5000원 내외였을 택시비가 13000원을 훌쩍 넘겨 있었다. 그마저도 회사 건너 편 횡단보도에서 멈춘거라 내리는 비는 피할 수 없었다. 힐을 신고 달리기엔 무리가 있어 최대한 빠른 걸음으로 횡단보도를 건넜다. 겨우 건물 현관에 도착하고 엘레베이터를 타서야 내 몰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날이 날인지라 화장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머리는 정리도 하지 못해 잔뜩 흐트러져 있는 상태였다. 그나마 다행인건 손에 집히는 대로 골라 입은 자켓이 검은색이라 빗물을 요란하게 맞았다고 티는 덜 난다는 것이다. 명치부근까지 오는 머리칼을 정리해서 포니테일로 질끈 묶고 4층 마케팅부에서 내렸다. ​

여태까지 겪은 불운은 아무것도 아니란 듯-. 새벽녘 꿈에서 구애인과의 이별 장면을 곱씹고, 지각한것도 모자라 비까지 맞아가며 출근했는데. 머릿속엔 게임문구인 '라스트팡!' 따위가 둥둥 떠다녔다.

" 이대리, 이제 오네. 이대리 직속 후배라 이대리 없이 소개 할 수가 없어서 여태까지 기다렸잖아. 인사 해. 이쪽은 이번 달에 새로 입사한 남우현 씨."

" 아, 안녕… 하세요?"

전혀 안녕하지 못한 만남이였다.

​-

​" 아, 둘이 대학 동문이라면서? 나이도 동갑이잖아. 같은 과였나? 대학 다니면서 얼굴도 못마주치고?"

씨발, 저 빌어먹을 오지랖은. 혀끝에서 맴돌던 욕설들은 고이접어 날려버리고 (어금니를 꽉 깨물고) 웃으며 일일히 대꾸를 해주었다.

" 글쎄요, 워낙 크다 보니까. 얼굴 한번 마주치기가 힘들었나봐요."

눈가에 경련이 일어날만큼 환하게 웃어주며 궁금한것도 많은 미운 쉰살 김팀장님에게 느릿하게 대답을 해주었다. 이만큼 하는데 남우현 새끼도 눈치가 있다면, 아니 일단 눈이라도 있다면 적당히 맞춰주는게 기본일테다. 힐끔 눈치주듯 쳐다보니 떨떠름한 표정으로 그렇죠, 네 를 자동응답기처럼 반복해댔다. 그 병신같은 꼬라지를 보고나서야 이해가 된건지 그제야 반짝거리던 대가리가 고개를 주억인다.

그래, 확실히 늘었다니까, 늘었어. 딴건 몰라도 거짓말은 확실하게 늘었다. 우린 대학 동문은 물론 과까지 같았고 더군다나 구애인이였으니까. 이별 계기도 참 청승맞게 돈도 없고 비전도 없고 관계의 진전도 없어 헤어졌다. 서로에게 끼칠 수 있는 영향 중 단 한개도 긍정적인 영향은 없을걸로 판단해서. ​여하튼 우린 서로 얼굴을 안본 날을 꼽기가 더 수월했고, 서로 죽고 못사는 사이였다. 기어코 쿨하지 못한 이별을 맞이해 지금은 서있는데도 온몸이 가시에 찔리는 듯한 느낌이지만.

​" 어쨌든. 이 대리가 전담해서 도와주고. 기본적인 것들부터 세세하게 알려줘요."

네. 대충 고개를 주억거리자 팀장님은 내 어깨를 진득히 만지더니 제자리로 돌아갔다. 괜히 김팀장이 손을 올렸던 내 어깨에 세균이라도 번식할 듯한 기분이 들어 눈에띄게 꿈틀하곤 마주 서있는 남우현을 바라보았다. ​헤어지고 나선 처음인 것 같다. 이렇게 꽤 오랜 시간 서로 눈을 마주보고 있는 것이. 하긴 그런 일이 생기는게 더 웃기지. 녀석과 내가 암묵적으로 번갈아 휴학을 하면서 겨우 얼굴 붉히지 않고 졸업장을 딸 수 있었다. 졸업 학년이라 그나마 다행이였다. 우리 둘을 바쁘게 오가며 일정을 조정하던 친구놈만 고생을 했더랬다.

" 안녕하세요. 이ㅇㅇ 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네, 전 새로 들어온 남우현 이라고 합니다."

이내 시선을 떼곤 지극히 사무적인 말투로 정식으로 인사를 하자, 녀석은 이런 반응일지 예상하지 못한건지 흠칫 하다가 우물거리며 겨우 소개를 마쳤다. 멍청하게 헤- 하는 웃음을 한 남우현을 바라보다가 평소보다 빠른 걸음으로 녀석을 지나쳐 갔다. 남우현 씨, 안오고 뭐해요. 여기가 사무실인데.

 

 

-

 

 

 

 

​" 저 분이 정 부장님. 회사 맞은편에 있는 커피 전문점에서 파는 아메리카노 밖에 안 드시니까 참고하구요. 저 분은 이 팀장님. 미스니까 결혼 얘기 입에 올리지 마요. 일 할때 엄청 엄격하시니까 글씨체 하나도 허투로 올리면 안돼요."

중얼중얼 기도문 외우듯이 빠른 속도로 말하는데 남우현은 꽤나 진지한 모습으로 열심히 받아적는다. 그동안 뭐 하고 살았니, 나없이 잘 지냈니, 사실 난 니가 없어서 반 죽은채로 산 것도 꽤 오래였는데 넌 어땠니. 입안에서만 머물 질문들이 자꾸 찰방였다. 비가 와서 그런가. 괜히 추적이는 창밖을 내다보다가, 저기 계시는 분은요? 하고 말을 붙이는 남우현 때문에 다시 고개를 돌렸다.

남우현의 손끝이 가리킨 곳엔 미모의 입사동기가 서류를 정리하고 있었다. 아. 소개를 깜빡했다. 저 년 남자라면 껌뻑죽는 년인데.

" 나랑 입사동기예요. 직접적으로 부딪힐 일 없으니까 깊게 알아둘 필요없어요."

아, 치사하다, 이00.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찌질해졌냐. ​남우현도 저 년이랑 엮이면 좋을 것 하나 없다면서 합리화를 해대며 스스로를 설득했다. 남우현도 귀찮은 애랑 안 엮여서 좋고, 난 눈꼴 시려울 일 없으니까 좋고. 아니, 내가 왜 눈꼴이 시려야 돼? 남우현이랑 난 헤어진지 오랜데. 저새끼는 내 생일보다 제 밀린 잠이 더 우선이였던 놈이다. 혼자 생일케익의 촛불을 불었던 기억을 상기시키며 애써 미련을 죽였다. 저런 놈이 뭐가 이쁘다고. 엮일테면 엮여보라지. 아주 단단히 꼬여라, 그냥. 내 머릿속의 상상으로 이미 남우현은 천하의 개새끼가 된지 오래였다.

애써 시선을 피하며 오전까지 올려야하는 결재 서류의 마무리를 남우현에게 넘겼다. 짧게 설명해줬는데 알겠다고 고개를 주억거리곤 제자리로 갔다. 알긴 하는 걸까. 슬쩍 걱정스러움이 고개를 들었지만, 뭐 대학시절에도 항상 제 일은 칼같이 해내던 놈이였으니까 큰 걱정없이 나도 회의자료 문서에 다시 집중했다. 오후에 있는 회의인데 어제 자료를 넘겨주는 바람에 하다하다 손가락이 뻐근해질 지경이였다. 

귀를 잡아챈건 다름아닌 남우현의 음성이였다.

" 아- 그 영화 좋아하시는 구나. 저도 되게 좋아하는데."

" 진짜요? 그럼 저랑 같이 보러가실래요?"

씨발. 엮였다. 반어법이 그대로 일어날 건 뭐람. 복사기 앞에서 하하호호 떠드는 한쌍의 바퀴벌레에게 시선을 던졌다. 그렇게 엮이지 않길 바랬던 입사동기. 그리고 남우현. 저 년 스킬이 장난이 아니다. 분명 오늘 처음 만난 사이임에 분명한데, 저렇게 데이트 약속까지 금세 따낸다고?

" 아, 근데 전 영화 원래 혼자 보거든요. 그 편이 집중이 더 잘돼서."

" 그쵸? 그런 분들 있더라구요. 제 친구도 영화 혼자 보는 걸 그렇게 좋아해서, 항상 예매할 때도 같은 영화를 멀찌감치서 보고 그랬다니까요? ​우현씨도 그러면 되겠다."

와, 저 년은 존나 천재다. 초점을 잃고 멍하니 그쪽만 바라보고 있는 내게 남우현이 흘끔 시선을 던졌다. 화들짝 놀란 난 급히 모니터에 동공을 박제하곤 키보드에 얌전히 두 손을 올렸지만, 낮은 웃음소리는 이미 귓바퀴를 타고 들어온 후였다.

" 글쎄요. 아, 저기 이거 복사기 사용하는 법 먼저 알려주실래요?"

" 아…, 아하하- 내 정신 좀 봐. 이거 알려준다고 와놓고서 딴 얘기만 잔뜩 했네. 자, 여기 버튼 있죠? 이걸 누르고 매수를 입력하면 되는데,"

볼터치로도 가려지지 않는 홍조에 혼자 웃음을 삼켰다. 대학시절에 그렇게 잔머리 굴리던 솜씨가 여기서 진가를 발휘하는구만. 유연하고도 직설적으로 고 년의 데이트 신청을 무시한 남우현은 여자의 손끝에만 집중한 채로 열심히 설명을 듣고 있었다. ​

 

 

 

-

 

 

 

" 참 요새 보기 드문 친구야. 순대국밥 같은 음식은 나같은 늙은이 취향이지, 좋아하는 젊은 친구들은 별로 없는데 말야. 덕분에 오늘 맘 놓고 먹었네."

​팀장이 부른 배를 통통 두들기며 남우현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저야 가리는 음식이 없죠, 사람 좋은 웃음을 하며 남우현이 대거리를 했다. 멀찍이 뒤에서 둘의 모습을 바라보던 난 입가심을 위해 몰래 가져온 박하사탕을 입에 까서 집어넣었다. 싸구려 사탕은 찝찝한 달콤함을 남기며 입안에서 굴렀다.

저건 필시, 나를 저격한 말임에 틀림없다. 그렇게 안 생겼지만 비위가 약한 나로써는 순대는 물론이고, 번데기나 생간, 막창 같은 것도 취향이 아니였는데 애석하게도 내가 진저리를 치는 그 음식들은 꼭 팀장의 입맛이였다. 깨작거리며 국밥을 젓가락으로 넘기던 나를 유심히 지켜보더니 어제는 서운한 말씨로 그랬다.

' 이런, 이대리는 ​순대국밥같은 음식은 영 별론가봐?'

겨우 2년차다. 남우현이 들어오기 전엔 막내뻘이나 다름 없었던 처지에서 무슨 큰 소리를 낼 수 있었겠냐고. 이건 신종 답정너다. 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호구같이 아니예요, 팀장님. 정도만 외치면 돼. 일주일도 아니고 며칠 전도 아니고 그게 겨우 어제! 있었던 일인데, 오늘 메뉴는 심지어 상의도 없이 순대국밥이였다고. 신입사원에 대한 호의인지, 아님 이것도 답정너의 연장일진 모르겠지만 김팀장은 간만에 선심쓰듯 남우현에게 점심식사 선택권을 넘겼다.

' 우현 씨는 뭐 좋아하는 음식 있나?'

' 아, 저는 가리는 음식이 없어서요. 팀장님은 드시고 싶으신거 있으세요?'

불쌍한 새끼. 넌 이제 입사 처음이자 마지막인 메뉴 선택권을 날려버린 거란다. 키보드에 손을 올려놓고 신명나게 타자를 쳐댔다. ​오늘 점심메뉴도 어김없이 순대국밥이겠구나.

사실 어쨌거나 큰 상관은 없었다. 상관들과 함께하는 식사자리에서 허리띠 풀고 마음껏 먹을 수 없는 일이였고, 어차피 깨작거릴거 내가 못먹는 음식이면 차라리 식탐이라도 덜 생기지. 그런데, 그래. 오늘은 좀 날이 아니였다. 어제 혼자 미드를 몰아보면서 캔맥주를 혼자 몇캔이나 들이켰고, 아침엔 시간이 없어서 빵 쪼가리 하나 입에 넣지 못했다. 빈 속이라 커피라도 마시면 속 쓰릴까, 커피 한잔도 마시지 못했으니 따지고 보면 오늘 눈뜨고 한 첫 식사가 순대국밥이였던 것이다. 속이 메스꺼웠다.

" 00씨, 왜 그래. 안색이 너무 안좋은데?"

쓰벌. 여자 입사 동기가 내 상박에 손을 얹으며 그런다. 그런건 조심스럽게 물어보든가, 안 그래도 음식 가린다고 남우현이랑 비교 분석 당하면서 저격 당하는 중인데 제대로 골로 보내라. 앞서가던 김팀장이 뒤를 쳐다본다. 또 너냐? 하는 표정. 이쯤 되면 나도 좀 억울하다. 내가 먹기 싫어서 깨작거리는 것도 아니고, 몸에서 안 받는 걸 어떡하라고. 뜻대로 안풀리는 세상사에 눈물을 터뜨린 것도 여러번이였다. 하지만 남우현과 헤어지고 회사에 입사한지 2년 짼데. 이런 저격엔 웃는 낯으로 넘기는 것에도 익숙해져 있었다. 그러니까 이딴 일로 눈물 흘리지 않을 만큼 나는. 많이 바뀌었고 많이 단단해졌다. 그런데, 왜,

" 아, 커피 드셔야죠. 대리님도 바람 좀 쐬면 괜찮아지실 것 같으니까 같이 커피나 사러 갔다 올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난 아메리카노. 우현씨, 난 카페라떼 시럽 많이 넣어서! 곳곳에서 밀려들어오는 주문사항들을 접수하면서 내 팔을 제 어깨에 능숙하게 걸쳤다. 먼저 들어가세요. 점심시간 끝나기 전까지 다녀오겠습니다! 청량한 녀석의 목소리가 들리고 고개만 숙이고 있던 나는 얕은 한숨을 내쉬었다. 꼭 대학시절에 동아리 회식을 하거나 해서 내가 진탕 취하면 이 자세였다. 익숙하게 닿아오는 녀석의 숨결이나 온기 따위의 것들을 생각하다 관뒀다.

왜, 그런데 왜 네 앞에만 ​서면 몇년 간 악바리근성으로 꿋꿋이 버티게 했던 오기들 마저 무너져 내리는데. 우리가 가졌던 공백만큼이나 단단해졌던 나인데 왜 네 앞에만 서면 단번에 무장해제가 되어버리냐구.

-

" 아메리카노 4잔 하고 카페라떼 2잔에다가 하나는 시럽 좀 많이 넣어 주시구요. 카라멜 마끼아또 한잔이랑 블루베리 요거트 스무디 한잔이랑…."

카페 한 구석에 앉아 미슥거리는 속을 가라앉혔다. 점원도 다 못외워 급하게 주문표에 메모를 하는데 남우현 저 새끼는 저 많은 주문사항들을 어떻게 외웠담. 내 신입사원 시절이 어렴풋하게 떠올라 고개를 저었다. 00씨, 화이트 라떼 사왔지? 나는 모카라떼라니깐. 몇 번이나 면박을 주기에 바꿔오겠다 그러면 다시 승질이고. 매직탓에 한껏 예민해진 여상사의 고나리로 폭격당하고 그러고 나서는 위로한답시고 진득하게 뒷목께를 쓰다듬는 팀장새끼에게 희롱을 당하고. 한창 못해먹겠다며 술을 퍼마셨던 그 때를 반추하는데 웬 머그컵이 내 앞에 놓여졌다.

" 마셔. 빈 속에 못먹는 음식 넣었으니 속이 좀 쓰려. 커피 다 만들때까지만이라도 어?"

고구마 라떼. 정성스레 나뭇가지 따위로 아트까지 되어있는 잔을 괜히 노려보았다. 이건 진짜 반칙이다. 반칙이고 말고.

" 남우현."

​" 이제야 그렇게 불러주네. 아침엔 격식차려서 말하느라 얼마나 놀랐다구, 야 근데 진짜 오랜만이다. 그동안 어떻게 잘 지냈…."

" 나 이렇게 말 놓는거 마지막이야. 여기 회사고 우리 공사 구분 좀 하자. ​아니 그걸 떠나서라도, 너 지금 뭔가 엄청나게 착각하는 모양인데, 우리 헤어졌어. 끝까지 찌질하게 질척거리면서 헤어졌다구. 우리 대학 다닐때도 휴학계 내면서 서로 안부딪힐려고 했잖아. 그럼 끝까지 모른 척 하는 게 맞는 거잖아."

​" 야. 너 지금,"

" 내 말 아직 안 끝났어. 넌 어떨지 모르겠지만 난 그래. 난 니가 이런식으로 친근하게 대하는것도 불쾌하고 그 때 일은 말했던 것처럼 깔끔하게 잊어줬으면 좋겠어. 우리 그냥 대학 동기였던 거야. 아침에 말했듯이 얼굴 한번 스친 적 없는 사이. 알겠지?"

내가 할 말만을 속사포처럼 쏘아대고 나서야 곧장 자리에서 일어났다. 남우현은 본 적 없는 진지한 눈이 되었다. 살짝 먼 곳을 응시하는게 약간 벙찐 것 같기도 하고. 아,

"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나 이제 라떼 안 마셔."

기겁하던 아메리카노만 겨우 입에 머금어. 달디 단 음료는 혀끝에 닿기만 해도 꼭 그만치 달았던 네가 떠올라서.

​카페 문을 당차게 박차고 나왔다. 후텁지근한 공기가 전신을 감쌌다. 에어컨이 틀어져 있던 밖보다야 덥겠지만. 얼굴이 후끈 달아오르고 코끝이 저렸다. 그래, 잘 한거다. 놓아주기로 했으면 완전히 정까지 떼버려야지. 괜한 미련 남기고, 여지를 두는 것보다 훨씬 현명한 처사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

​오후 업무를 어떻게 마쳤는지도 모를 만큼 얼을 놓고 있었다. 끝까지 참 못났지. 악역은 다 자처한다고 이렇게 못된 말까지 쏟아내놓고선 얼빠져 있는 모습이라니. 남우현이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면박을 당할때 마다 녀석의 표정이 궁금해서 힐끔거리는 시선을 가까스로 참아냈다. 그러다 불쑥 눈이라도 마주치면 앞뒤 안가리고 울음부터 놓을 태세였으니까.

​점심 시간에 잠시 그쳤던 비는 다시 미친듯이 퍼붓기 시작했다. 이건 무슨 계절타는 것도 아니고, 날씨를 타나. 자꾸만 땅굴을 팔 것마냥 다운되는 컨디션에 스스로를 다독이려 고개를 휘휘 젓고 다시 두뼘만한 노트북에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당장 내일까지 마무리해야 하는 프로젝트 자료때문에 한눈 팔 시간이 없었는데, 뜬금없는 인물의 등장으로 정신이 없어져선. 이 속도라면 꼼짝없이 야근이다. PPT는 얼추 마쳤고, 발표 대본을 정신없이 짜고 있을 때 쯤, 의자에 접착제를 발랐는지 꿈쩍않던 팀장님이 일어나셨다.

"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퇴근들 합시다."

커서는 아직 1페이지에서 멈춰 있었다. 팀원들은 썰물 빠지듯 순식간에 빠져 나갔고, 불쾌하게 흐르는 팀장의 시선은 점차 가까워졌다.

" 00씨, 오늘도 야근이야? 일도 일이지만 좀 쉬어가면서 하라구."

" 내일 회의때문에요. 금방 정리하고 나가겠습니다."

" 응, 그래. 근데 비가 이렇게나 많이 오는데 우산은 있어요? 이 대리 차도 없잖아."

소형차라도 마련해주겠다는 엄마의 권유를 만류했던 게 이렇게 후회스러운 날이 올줄이야. 우산을 보여주지 않으면 음습한 공기에서 함께 차를 타고 집에 가야할것만 같은 기분에 사로잡혔다. 어색한 웃음만 실실 흘리고 있는데, 텅 비어있는 줄만 알았던 탕비실에서 웬 음성이 들려왔다.

" 이 대리님, 우산 안 가지고 계세요?"

" 네?"

" 제꺼라도 쓰세요. 저는 여기 바로 앞에서 버스타면 되거든요."

선뜻 접이식 우산을 내어주는 남우현의 손길을 거부하지 못한 건, 일단 팀장새끼의 음험한 눈빛이라도 피하자 싶어서 그랬던 것이였다. 남우현의 호의는 절대 사양이였지만,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일단 받고 팀장새끼가 나가면 곧장 주려고 했는데.

" 그럼 저는 퇴근하겠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팀장님, 대리님!"

우렁찬 인사를 내뱉은 남우현이 빠른 속도로 사라져가고 날 붙잡을 구실 역시 사라지자 팀장도 입맛을 다시며 제 책상쪽으로 향했다. 휴, 겨우 한 고비를 넘겼다.

" 내일 봐, 이 대리."

" 네, 들어가세요."

다신 안나오면 이쪽에선 땡큐지만. 그나저나 이 우산은 어떡한담. 테이블 위에 얹어진 검은색 접이식 우산을 내려다보았다. 노란색 자수실로 새겨진 이니셜은 남우현의 부재를 대신 채우겠다는 듯 선명하게 W.H. 였다. ​꼭 내 맘에 아로새겨진 화인처럼.

 

 

 

 

 

===

 

 

... 여기서 무슨 냄새나지 않아요...? 망작냄새.... ;ㅅ;

0.1%의 현실성과 99.9%의 판타지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와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어요... 감안해주시면 감사하겟슴미다ㅠㅠ

처음엔 신입사원 우현이가 보고싶어서 시작한 글인데 똥손은 똥을 낳고....

분량을 이정도로 해서 3편 정도만 쓰고 짧게 마무리하려고 함미다

우현아.... 내가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ㅠㅠ 읽어주시는 뚜기들 눈버리게 해서 미안하고 사랑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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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89.59
ㅁㅇ작은 커녕 대작 냄새가 납니다만...?!?! 우현이 무슨 생각이징 ㅜㅠㅠㅠㅠㅠ 담편 주세요!!
9년 전
스카트
대작이라니ㅠㅠ 읽어주시는것만으로도 감사한데요ㅠㅠㅠㅠ 얼릉 다음편 들고 찾아올게요!! ^~^
9년 전
독자1
끄앙? 왜요 망작이라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전개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해요ㅠㅠ담편 기대할게요ㅠㅠ
9년 전
스카트
이런 똥퀄망퀄을 기대해주신다니ㅠㅠㅠㅠ 읽어주시는것만으로도 감사한데ㅠㅠㅠㅠㅠ 얼른 다음편 써가지구 올게요!!
9년 전
독자2
ㄲ끄어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빨리 담편 올려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스카트
으허허허ㅓ어유ㅠㅠ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해요ㅠㅠ 얼른 다음편 들고 올게요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3
완전제스탈이에요!!!신알신하고가요ㅠㅠ
9년 전
스카트
독자님도 제스타일이신ㄷ.....쿨럭 읽어주셔서 감사해요ㅠㅠ♥
9년 전
독자4
으아ㅠㅠㅠㅠㅠㅠㅠ완전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다음편 빨리 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스카트
이 똥글을 좋아해주신다니ㅠㅠㅠㅠㅠㅠ 얼른 다음편 데려와야겠어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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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스카트
어머....'ㅅ'* 지금 점령당한 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해요ㅠㅠ
9년 전
독자6
ㄴ..네? 전 진짜 좋은데요!!! 담편도 원해요 작가님 찡긋 ㅇ_<
9년 전
스카트
어휴ㅠㅠㅠㅠㅠ 이 망퀄을 좋아해주신다니ㅠㅠㅠㅠㅠㅠ 얼릉 다음편 들고 올게요(찡긋)
9년 전
독자7
망작이라니....아ㅠㅠㅠㅠ우현아ㅠㅠㅠㅠ신알신하고가요
9년 전
스카트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8
아 어쩜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렇게 좋은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스카트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좋아해주신다니 제가 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9
헐...저는 인피니트 팬도 아닌데 팬하게 생겼네여ㅠㅠㅠㅠㅠㅠㅠ 사진부터 잘생겼어ㅠㅠㅠㅠ 멋있다 멋있다 남우현!!!!
9년 전
스카트
입덕해!(짝) 입덕해!(짝) 제가 영업하게 될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수줍)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10
ㅎ헣헣ㅎ헣헣 신알신해요 오랜만에 대작스멜나는 작품봐요 ㅠㅠㅜㅜㅜㅠㅠ 어후반가워라 오래오래봤으면좋겠어요ㅠㅠㅠㅠ작품도 작가님도 ! 초면에 이런 말씀 죄송하지만.... 사랑해요 하트.
9년 전
스카트
오모오모ㅠㅠ 대작스멜이라니 과찬이세요ㅠㅠ 저.. 저도 초면인데 이런말 해도 될까 싶지만 사랑합니다ㅠㅠ♥
9년 전
독자11
헐대박 포인트가 너무 적은거 아녜요? 나중에 텍파로 내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스카트
이런 망작을 포인트 내고 봐주시는게 감사할뿐인걸ㄹ요ㅠㅠ♥ 하편까지 쓰고 메일링할게요!!
9년 전
독자12
50~60포인트 주고 보는것보다 좋아요 ㅇ아아아아아아아 이거 명수였어도 대박일것같고 성규였어도 대박일것같고 아니 ㄱ,냥 대박이예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 진짜 사랑해요ㅠㅠㅠㅠㅠ글 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ㅠ대학도 안다녀봤으면서 설레요ㅠㅠㅠㅠㅠㅠ
9년 전
스카트
과찬이세요ㅠㅠ 이상형이 남우현인 친구랑ㅋㅋㅋㅋㅋ 떠들다가 연성한건뎈ㅋㅋㅋㅋ 재밌게 읽어주신것같아서 다행이예요!! :)
9년 전
독자13
작가님 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14
헐 대박ㅠㅠㅠ 막 빙의해서 봤어요 진짜 작가님 금손 얼른 딘음편도 읽으러 가야겠어요
9년 전
스카트
읽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한데요ㅠㅠ 금손이라니 과찬이세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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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스카트
허헣... 과찬이십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9년 전
독자16
정주행중입니다 ㅠㅠㅠㅠㅠㅠ 아 진짜 글 진짜 왕왕 짜아ㅇ 돟아요 ㅠㅠㅠㅠ
9년 전
스카트
저도 독자님이 너무 됴아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9년 전
독자17
헐ㄹ라방궁 신알신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18
이런걸 이제서야 보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대작이네여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19
우리혀니 ㅠㅠㅠㅠㅠㅠ♥♥ 다음편얼릉보러가야겟어여☞☜
9년 전
독자20
헝헝ㅠㅠㅠㅠ 취향저격이에요ㅠㅠㅠㅠ 무슨 망작이에여ㅠㅠㅠㅠ
9년 전
독자21
망작이라뇨ㅠㅠㅠㅠㅠㅠ진짜뒷내용이궁금하고양도짱많고흥미진진해요!!!!!!
9년 전
독자22
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가 좋아하는전개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걸왜이제봤는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23
아진짜 너무 좋아요ㅠㅠ신입사원 우현이ㅠㅠㅠ애가 너무 착해ㅠㅠㅠㅠㅠ진짜 금손이신거같아요ㅠㅠㅠㅠㅠ와..ㅠㅠ
9년 전
독자24
아진짜 너무 좋아요ㅠㅠ신입사원 우현이ㅠㅠㅠ애가 너무 착해ㅠㅠㅠㅠㅠ진짜 금손이신거같아요ㅠㅠㅠㅠㅠ와..ㅠㅠ
9년 전
독자25
제취향을 매우 정확하게 저격하셨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우현이는 사랑입니다..♥
9년 전
독자26
무슨망작이라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조은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우현아사댱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27
와 진짜 글 양 장난아이예요ㅠㅠㅠ짱
9년 전
독자28
와헐 취저네요ㅠㅠ 완전 재밌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혀니 엄청 착하네요 으어어엉
9년 전
독자29
우와 진짜 잼써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걸 이제야 보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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