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고등학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야, 야."
"..."
"...야! 이 잠탱아!"
"..."
"헐, 뭐야? 죽었나봐!!"
국어시간에 나는 잠들었다. 국어시간은 3교시였고, 점심을 먹는건 4교시가 끝난 후였다. 나의 달콤한 꿈에선 먼나라 왕자님이 나에게 곧 이마키스를 할 준비를 하고있었다. 그리고 먼나라 왕자님의 입술이 가까이 다가오는 순간 웬 발라먹을 놈이 날 깨우고 말았다. 그건 목소리만 들어도 소름이 돋는 변백현이라는 놈이었다. 나만의 만년 개새끼, 우리 백현이. 오늘 좀 맞을까? 아무리 깨워도 내가 일어나지 않자 이젠 나를 산 송장으로 만들어버리는 재주가 있다. 왕자님과의 강제이별 후 씁쓸한 표정으로 일어나니, 와. 살았다!라며 좋아한다. 이 미치고 파친놈이;
"이 새끼야, 너 때문에!!!"
"아, 왜 또 일어나자마자 화를 내고 그래!"
"하, 됐다. 말을 말자."
너 때문에 꿈속에서 나한테 이마키스를 하던 먼나라 왕자님이 내 곁을 떠나가쏘 이 쑤구랄러마!!라고 하면 날 뭘로 볼까 싶어 그냥 말을 하지 않기로 했다.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급식스멜에 그 놈의 어깨너머로 시계를 보니 이미 점심시간은 10분이 훌쩍 지나있었다. 그러고 보니 애들은..? 얘들아..설마 날 버리고 밥을 먹으로 간거니...그런거nee..
"니 친구들 다 갔어. 너 아무리 깨워도 안일어나서."
"..."
"그니까 나랑 먹으러 가면 되겠다, 그치?"
"...내가 왜!"
"아, 너 이제 밥먹을 사람 없잖아!"
너랑 밥을 먹으면 걔네랑도 밥을 먹어야되고, 걔네랑 밥을 먹으면 거기에 김준면이 있잖아!! 날 도대체 뭘로 만들 셈이냐!! 밥을 안먹는 한이 있어도 김준면과 한식탁에서는 절대 먹고 싶지가 않았다. 그 놈의 얼굴을 안볼수 있다면 차라리 밥을 포기하겠어. 라는 비장한 표정을 지어보이자 나만의 만년 개새끼는 무언가 알겠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끄덕였다.
"오늘 준면이 없어."
"..."
"그니까, 밥먹어. 배고프다고 찡얼대지말고."
"...."
"빨리, 백현이 배고파~"
3인칭 말투를 쓰며 나에게 팔짱을 껴오는데 순간 오금이저렸다. 당장이라도 창문에 '백현이 전용 출구'라 써있는 종이를 갖다 붙여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래도 배가고프니 한번쯤은 참기로 했다. 김준면이 없다면 참을 수 있어, 밥정도는 먹어줄 수 있다.
-
"어? 이쁜이! 어제는 우리랑 밥 안먹는다더니!"
"너랑 먹기 싫다고 한거지, ○○이는 나랑 먹을 거거든."
변백현이 음식이었다면 당장 입부터 씹어먹었을 것 같다. 그만 좀 나불대라고. 나름, 아주 나름 친해졌다고 생각했지만 불편한건 여전했다. 잠자코 밥을 퍼먹고 있는데, 누군가가 보이지 않았다.
"야, 그러고 보니 한명이 더 없는데?"
"누구? 아, 김종인?"
"아..그 까맣고 무서운 애..?"
"아핰핰!! 까맣고 무서운 애래."
나와 변백현의 대화를 듣던 맞은편 오세훈이 빵터지며 내게 말했다. 근데 왜 쟤는 저렇게 웃는담, 소름끼치게. 김종인이 까맣고 무서운 애라는게 그렇게 웃긴 말이라면 난 이제 걔한테 죽은 목숨인가, 내가 말하고도 뭔가 잘못 말한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 상황을 지켜보던 김종대가 입을 열었다.
"백현이 친구, 눈썰미가 장난아니네?"
"..."
"까맣고 무서운 애가 그렇게 안보이는데 춤을 좀 잘 춰서 댄스부 부장이거든~"
"...오.."
그 까맣고 무서운 애가 댄스부 부장이라니 정말, 정말정말 다시 보인다. 사실 나는 춤 잘추는 사람이 부럽고도 대단해보였다. 왜냐하면 나의 춤실력이 젬병이기 때문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노래 잘한다는 소리는 좀 들었지만, 그 누구도 내 춤실력을 보고 비웃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6살 유치원 때의 장기자랑 이후, 내 모습을 보고 상심이 컸던 나는 춤을 끊었다. 그래서 결론은 까맣고 무서운 애 대다나다. 아무튼 그 애는 이제 축제가 한달 정도밖에 안남아서 점심시간도 쪼개며 연습을 해야한다고 했다. 그럼 축제 때 그 무대를 볼 수 있는건가? ...헷☆
"표정 좀 봐, 좋아 죽네."
"응, 나 춤 잘 추는 사람 진짜 좋아."
"이쁜아, 나 춤 되게 잘 춰. 김종인보다 잘 춰."
"아, 네."
"...이쁜이가 날 무시했다..."
내 로망이 고등학교 때 댄스부하는거였는데, 그 꿈 역시 일찍이 접었다. 내가 바로 걸어다니는 각목이다. 내가 바로, 뻣뻣 그 자체다. 벌써부터 축제를 감상하는 상상에 빠져 간만에 행복한 마음으로 밥을 먹다 우연히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급 불행해지게도 눈이 마주친건 어제부터 이상해진 김민석이었다. 하마터면 밥을 뱉을 뻔했지만 꾹 참았다. 김민석은 아직도 이상했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웃어보인다. 나는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축제에 속지 말자, 이곳은 이상한 곳이다.
-
"동아리..동아리라.."
점심을 먹고 교실에 올라가니 반 친구들이 내게 담임쌤이 날 찾는다고 했다. 말을 듣고 교무실로 가보니 담임쌤은 나에게 이제 동아리를 선택해서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나는 심각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어떤 동아리라도 좋았다. 나의 바람은 오직 단 한가지, 지랄견이 없는 동아리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동아리 목록이 적힌 종이를 들고 깊은 고민에 빠져 복도를 걷고 있었다. 그 순간 맞은편에서 황급히 달려오던 누군가와 어깨를 부딪혔다.
"...얽!"
"미안!!!"
미안, 이라는 한 마디를 건네고 다시 뛰어가는 그 애는 까맣고 무섭지만 춤을 잘춘다는 김종인이었다. 아직 축제가 한달이나 남았다면서 엄청 바빠보였다. 역시 댄스부는 달라..다시 한 번 댄스부에 대한 환상을 가지게 되는 나였다.
"혼자 뭐하냐, 여기서."
"..어?"
이미 사라지고도 남은 그 복도를 바라보다 누군가의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그 곳엔 도경수가 있었다. 한참 점심시간이면 공부해야 될 시간에 왜 여기 있는지, 그게 궁금했지만 내가 생각해도 쓸데없는 질문이라 참았다. 도경수는 내가 들고있던 종이를 빼앗아 쭉 훑더니 큽, 하고 나를 비웃었다.
"ㅇ, 왜."
"동아리 들어가게?"
"응..필수라며."
"필수지, 그래서 무슨 동아리에 들어가려고?"
그니까, 나도 그걸 고민 중이었지. 그래도 지랄견들 중에선 가장 믿음직(?)스러운게 도경수였기에 나는 무슨 동아리가 가장 낫겠느냐 물었다. 나의 물음에 도경수는 흠, 하며 심각하게 고민을 하더니 나를 끌고 가기 시작했다. 어딜가나 했더니 도착한 곳은 겨우 교실이었다. 왜 여기까지 온거냐, 라고 또 묻고싶었지만 어짜피 올 교실이어서 역시 묻지 않았다. 도경수는 동아리 목록을 책상위에 올려놓고 펜을 들었다. 그리고 나에게 하나하나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먼저 이거, 수학동아리."
"응."
"여긴 내가 있거든?"
"...응."
"근데 넌 보아하니 수학하곤 절교한거 같고, 게다가 내가 있으니까 오지마."
"..야, 어떻게, 그렇게 심한 말을."
안 올거지? 도 아니고 오지마? 오라고 나를 향해 108배를 해도 안간다!!!! 상처 받은 표정으로 바라보니 뭘 봐, 란다. 그럼 내가 찌질하게 아니야..라고 할 것 같지만 맞다. 하. 도경수는 허탈함에 빠진 내 표정을 보더니 게의치않고 설명을 이어나갔다. 도서부는, 김종대가 있지.
"뭐?!"
책하고 담장을 쌓고도 장벽을 이루었을 것 같던 김종대가 도서부라고. 게다가 부장이라고. 이건 반드시 이의제기감이다. 부장이며 도서부며 이거 다 권력남용인 것 같다. 그러지 않고서야 어떻게 김종대가 도서부 부장이란 말인가.
"걔가 좀 띨빵해보여도 책 많이 읽어, 공부를 그렇게 했으면 나보다 잘했을 걸."
"...헐."
"누가 책에 볼펜이라도 한 줄 긋는 날엔, 사망이지."
"...충격."
충격의 연속이었지만 나는 몰랐다, 앞으로 더 놀랄 일이 남아있다는 걸.
변백현은 축구부, 역시 부장이고 믿기 어렵겠지만 에이스야. 스카웃 들어올 정도로. 김종인은 들었지? 댄스부. 어..그리고 오세훈은 육상부, 얘도 잘해. 김준면은 반장인데다 전교 부회장이라 학생회. 김민석은 선도부. 박찬열은 밴드부. 됐어?
"..."
"야, 듣고 있어?"
"...어. 잘 들려. 너무."
"이제 어느 동아리에 들어갈래?"
"...너네 있는 거 빼고."
변백현이 축구부 에이스? 오세훈이 육상? 박찬열이 밴드부???
그나저나 얘네랑 같은 동아리 애들은 고개나 제대로 들수 있으려나..내가 얘네 본 모습을 모르는게 아닌데..ㅎ 순간 같은 동아리에 있는 수 십명의 아이들이 안쓰럽게 느껴졌다. 쉽진 않겠지만 힘내, 얼굴도 모르는 친구들아..!
"우린 죽어도 만나기 싫다, 뭐 이런거지?"
"...너만 알고 있어."
"...그래."
뭐 딱히, 뭐..너네가 있어서 동아리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는게 사실이야. 진심. 그래도 얘네가 좀 달라보이긴 한다. 축구부에 육상부에, 밴드부라니. 뭔가 친해져도 괜찮을거 같기도 하고, 큼.
"아, 그럼 난 그냥 공예부나 들어가야겠다."
"니가?"
"뭐냐, 그 나따위는 여자답지 못해서 섬세한 공예같은건 절대 못할 것 같다는 눈빛은?"
"정확하다."
"나빴어."
그래도 우리 엄마가 태교로 이것 저것 많이 해서 그런지 나도 손재주라는건 있다. 의외로 여자다운 섬세함도 있고!! 그림은 못그리지만 꼼지락거리는건 잘한다고, 내가!!! 도대체 도경수는 날 얼마나 밑바닥으로 봤길래 이러는 걸까. 와타시 여린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다는. 너랑 말도 안섞을 거라는. 나 삐졌다는.
"...삐졌어?"
"말 걸지 말아줄래?"
"..."
처음보는 내 단호한 모습에 적잖이 당황한듯 했다. 내가 처음으로 도경수를 당황시키다니, 이거 너무 기뻐서 오늘을 기념일로 정해야 될 것 같다. 축)도경수 당황한 날(축 이라고 말이다. 나 나름 삐짐. 이라는 표정으로 생전 안펼치던 수학 문제집을 풀어 풀기 시작했다. 다행히 1번이라 풀리긴 풀렸다. 옆에선 도경수의 안절부절이 느껴졌다. 좋아, 계획대로군. 음하핫. 나는 속으로만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좀 가지고 놀다 적당히 화풀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도경수 놀리기는 생각보다 재미있다.
-
"그래서, 아직도 말을 안하고 있다고?"
"응, 집가서 풀어야지."
"대단하네, 도경수를 쩔쩔매게하다니."
"뭐, 별거 아니야."
"ㅋㅋ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건데?"
"...그건 아직 생각 안해봤어."
4시쯤 학교가 끝나고 야자따윈 안하는 나는 오세훈과 함께 집으로 향했다. 겨우 하루뿐이지만 집가는 길이 외롭지 않아서 좋긴했다. 서로의 집 앞에 도착하고, 인사를 한 뒤 집으로 들어섰다. 방에 가방을 던져놓고 갑자기 밀려오는 배고픔에 식탁으로 향하니 그곳엔 먹을 것 대신 쪽지가 한 장 놓여져있었다.
[ ㅇㅇ아 엄마랑 아빠는 출장을 떠난다 아무 연락도 없이 갑자기 가서 미안하고 음식 할 시간이 없어서 돈 놓고 가니까 알아서 사먹어 그리고 아주머니도 안오실거니까 혼자 알아서 2일만 있으렴 그럼 엄마 아빠는 돈 열심히 벌어 올게 사랑해 딸~♥ - 미인 엄마가 ]
"...이게 뭐야."
그리고 그 옆엔 봉투가 있었다. 10만원이 들어있는 현금 봉투였다. 그러니까 지금, 10만원으로 혼자 이틀밤을 자라, 뭐 그런거지. 그렇다면 난...
"자유다...!!!!"
돈도 있겠다, 집에 나밖에 없겠다, 지화자!!!! 풍악을 울려라!!!!!
원래 집에 혼자 있으면 흥나지 않나요? 나만 그래? 나는 우선 이 돈과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까, 생각을 했다. 배가 고프니 뭐라도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후 쇼파에 앉았다.
"근데 뭘 먹지.."
-
"...하, 난 괜찮아. 괜찮아...무섭지 않아..."
집에 나 혼자 있고 혼자 잠을 자야하는건 무섭지 않았다. 그건 자주 있던 일이어서 익숙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망할놈의 천둥소리는 내게 익숙치 못했다. 어렸을 적 키우던 강아지 뽀삐가 천둥이 많이 치던 날 죽었다. 천둥 때문에 죽은게 아니지만 나는 그 날 이후로 천둥을 무서워하게 되었다. 일기예보엔 비가 온다는 소식이 없었다. 엄마, 아빠도 그걸 알고 나를 두고 출장을 가셨을 것이다. 정말 이게 무슨 마른 하늘에 날벼락인지 갑자기 비가 마구 쏟아지기 시작하더니 천둥과 번개가 끊임없이 내리쳤다. 나는 겨우 침대에 쭈그려 앉아 나를 달래고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 가다간 잠에 들 수 없을 것 같았다. 다행히도 내일이 토요일이라는 사실에 안도했다. 그냥 밤을 새는게 차라리 나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지이잉-. 지잉-.
천둥 소리 속에 조용히 진동이 울렸다. 발신자는 엄마였다. 애써 떨리는 목소리를 감추고 전화를 받았다. 걱정섞인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괜찮아?"
"...응, 괜찮아. 걱정하지마."
'엄마가 내려가려고 했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못내려갈 것 같아."
"괜찮다니까, 일 보고 천천히 와."
'정 무서우면 옆집 학생한테 부탁하고, 너랑 같은 또래인 것 같던데."
"...아, 응. 알겠어."
전화를 끊고 한참을 생각했다. 친해졌댜곤 하지만 며칠 보지도 않은 애에게 이런 내 모습을 보여줘도 될까, 그래도 괜찮을까. 시간은 벌써 밤 12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괜히 전화를 하면 자다가 깨지는 않을까.
"...아, 모르겠다."
그래도 다른 사람하고 있으면 괜찮을 것 같아서 휴대폰을 집어들었다. 친구목록의 오세훈,을 누르고 천천히 메세지를 입력했다.
[ 야 ]
[ ..자? ]
1이 없어지기를 기다리기도 전에 1은 사라졌고, 금방 답장이 왔다.
[ 아니? - 오세훈 ]
[ 왜? 이 오밤중에 오빠가 보고 싶은가 보지? - 오세훈 ]
분명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 있는대도 그런걸 신경 쓸 분위기가 아니었다. 아무튼 깨어있는걸 확인했으니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와, 이제 전화도 하네. 내 목소리도 듣고 싶어?'
"...아니, 야."
'응, 이쁜아.'
"...나 지금 너네 집 가면 안 돼?"
'...'
"...아, 좀 그렇지..? 미안."
'너 목소리가 왜 그래.'
난 나름대로 안떨고 말한다고 말한건데 내 맘대로 되지가 않았나보다. 뭐라고 해야할지 몰라 대답을 하고 있지 않자, 오세훈의 목소리 대신 들려온건 우리집 문을 두드리는 소리였다.
"나야, 문열어."
"..."
"가자, 우리집."
문을 열자 보이는건 맨발 차림의 오세훈이었다. 설마 나때문에 신발도 못신고 뛰쳐나온건가 싶어 순간 미안함이 앞섰다. 우리집 문을 잠그고 자신의 집으로 나를 데려갔다. 혼자 사는 집인데도 우리집과는 다르게 따스한 공기가 훅 끼쳐왔다. 오세훈의 집은 생각과는 다르게 훨씬 깔끔하고 깨끗했다. 혼자사는 남자 집 답지가 않았다. 육상부라는 것에 이어 오세훈이 다르게 보이는 순간이었다. 여전히 천둥소리에 내 몸은 떨리고 있었지만 마음은 안정된 듯 싶었다.
"몸을 왜이렇게 떨어, 추워?"
"아니, 그, 천둥..."
"천둥소리 때문에?"
쇼파에 앉아 소심하게 천둥, 이라 말하니 내가 앉아있는 맞은편 바닥에 앉아 나를 올려다보며 큭큭댄다.
"평소엔 세보였는데 지금보니 완전 애기네, 애기~"
"아, 놀리지마...나한텐 심각한거란 말이야..."
"그래, 알겠어. 뭐 따뜻한거라도 좀 마실래?"
"...주면, 뭐."
이렇게 늦은시간 집까지 찾아와서 또 무언갈 얻어먹는게 미안해서 소심하게 대답하는 날 보며 평소다운 미소를 짓고선 부엌으로 향한다. 잠시 후 세훈은 따뜻한 레몬차를 들고 나왔다.
"커피마시면 잠 못잘까 봐, 애기잖아."
"...하지말라니까..."
"얼른 마시기나 해."
조용한 거실에서 나혼자 홀짝대는 소리만 들려왔다. 오세훈은 뭐가 그리 재미난지 연신 웃으며 나를 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하는 말이, 아. 계속 천둥만 쳤으면 좋겠다. 란다. 정녕 나를 죽이고 싶은게로구나.
"헐, 미쳤어. 나 잠 못 자."
"그니까, 천둥치면 매일 우리집 올거잖아."
"...아닌데?"
"뻥치시네."
차마 끝까지 아니라고 부정은 못하고 계속 레몬티를 홀짝거렸다. 그 때 희미하게 초인종소리가 들려왔다.
"야, 초인종 소리 들리지 않아?"
"들리는데, 우리집 아닌데?"
"...뭐야, 그럼 우리집이야?"
한 층에 두 집 뿐인데 여기가 아니면 옆집인 우리집이란 말이잖아? 이 시간에 도대체 누가 우리집에 찾아오냔 말이다. 나는 혹시 택배기사로 둔갑한 도둑이 아닐까 생각해봤지만 이 시간에 찾아오는 택배기사가 더 이상했다. 누구지?라는 생각을 하는 동안 오세훈은 문 쪽으로 가고 있었다.
"야, 열, 열게?"
"응, 누군지 봐야지."
"막, 막. 강도면 어떡해?"
"에이, 설마."
하고 오세훈은 문을 열었다. 뒤에서 지켜보던 나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 때 오세훈이 밖을 향해 누군가의 이름을 불렀다.
"변백현?"
《 지랄견 List 》
NO. 1 도경수
특징 : 반 1등. 공부 방해하면 빡침. 첫 여자인 친구가 나. 내 대변인. 나 얘한테 삐진 척함. 알고보면 되게 순수남.
NO. 2 변백현
특징 : 내 중딩친구. 내 소라빵 먹은 새끼. 개새끼. 여자 자주 갈아끼움. 너 개새끼 취소한거 취소. 너 오세훈집 왜 옴?
NO. 3 오세훈
특징 : 첫인상 겁나 쟈가웠던 애. 나한테 이쁘다고 헛소리함. 아직 잘 모름. 나를 놀린다. 그만 좀 놀렸으면. 의외로 깔끔 올ㅋ 다정 올ㅋ
NO. 4 김종인
특징 : 첫인상 존나 무서웠던 애. 근데 인소 남주삘 대사드립으로 그 첫인상 다 깨버린 애. 나머진 잘 모름. 춤잘춘다니 대단한 애.
NO. 5 박찬열
특징 : 미미쨩인줄 알았지만 알고보니 철벽남. 여동생있음. 살짝 츤데레삘. ..밴드부?
NO. 6 김종대
특징 : 해맑.은줄 알았더니 존나 세. 솔직히 도서부 권력남용이라고 해라.
NO.7 김민석
특징 : 솔직히 난 아직 얘가 무섭다. 깜짝등장을 좋아함. 선도부. 이상한 애. 오늘도 이상한 애.
NO.8 김준면
특징 : 우리반 반장. 여행가기를 좋아한다함. 나를 싫어함. 얜 또 어디갔을까.
제가여..이걸 얼마만에 쓰는지 모르겠어여...
그래서 1~9화까지 구독료 무료로 털ㄴ!해놨습니다!
제가 저도 내용을 까먹어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시 읽어봤는데여
천천히 40분이면 읽더라구여
그래서 말인데여
아, 나는 40분쯤은 낭비해도 괜찮겠다. 40분쯤이야 남아돈다. 하시는 분들은 저랑 같이 정주행하러 가실까여ㅎㅎㅎ
사랑합니다
줄수있는게 이 ♥밖엔 없다
후
♥ 디스 이즈 암호닉! ♥
모카 님, 권지용 님, 희수씽 님, 토익 님, 알 님, 기린뿡뿡이 님, 루루 님, 삼지창 님, 예찬 님, 유민 님
크림치즈 님, 세젤빛 님, 이리오세훈 님, 엑소영 님, 둥이탬 님, 순살 님, 뿅뿅망치 님, 헤헿 님, 계란찜 님, 김민석 님
짝짝 님, 하트 님, 롯데월드 님, 렛잇꼬우 님, 됴큥 님, 뚱바 님, 마름달 님, 망부석 님, 라임 님, 삼지창 님
규야 님, 블루베리 님, 미어캣 님, 꺄꺄 님, 초코 님, 스젤졸 님, 유니콘 님, 예봄비 님, 모히또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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