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나온 표범 아저씨 종인X토끼 고딩 경수 의 연장선상의 글입니다. (그 글과의 시점은 신경쓰지 마세요)
*반인반수물. 말하자면 섹스피스톨즈 세계관입니다. 설명은 밑에 하겠습니다!
CARROT! 03 (반인반수주의)
평화로운 일요일 오후, 종인은 잠시 회사에 나갔고, 서재에서 공부를 하던 경수는 아직 쌀쌀한 이른 봄에 간만에 집으로 들어오는 햇빛에
베란다 앞에서 일광욕을 하며 토끼인 채로 낮잠을 자고 있었다.
띵동- 우으어으 누구지? 졸린눈을 비비고 일어나 입주위에 침을 쓱 닦은 경수는 계속 울리는 초인종에 얼른 제 혼현을 숨기고서 일어났다.
누구세요? 올사람이 없는데.. 제 집이 아닌지라 문을 열어줘야 할까 고민하다가 살짝 문을 열고 빼꼼 밖을 내다봤다.
김종인네 아니에요? 아 맞는데..지금 안계신데요?
밖에는 하얀 남자와 그런 남자의 아들로 추정되는 아이가 남자의 손을 잡고 말똥말똥 자신을 쳐다봤다.
"...그쪽은 누구신데요?"
"저...저는 종인이형 사촌인데.."
눈을 굴리며 경수가 더듬더듬 변명했다. 그러자 준면이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말했다.
"내 사촌동생 중엔 이렇게 귀여운 토끼가 없는데?"
망했다. 종종 말하던 그의 형이구나. 하하하-... 경수가 쓰게 웃었다.
*
..그래서? 그 쪽을 보살펴주고 있다고요? 제 동생이? 네..
음..보살펴주고있는 정도가 아닌 것 같은데.. 준면은 속으로 생각했다.
아빠아빠- 이 형아는 토끼야? 귀가 쫑긋거려! 근데 조니니삼촌은 어딨어? 준면과 나란히 쇼파에 앉아 발을 동동거리던 아이가 저를 가리키며 말했다.
"근데 초면에 미안한데, 경수학생"
"..네?"
애좀 맡아줄 수 있어? 네? 사실 애 맡기려고 온거거든. 연락하면 문 안열어줄까봐 연락안하고왔더니..
아 예- 저는 괜찮아요. 이름은 준희고 7살이야. 그럼 밤에 데리러 올게 부탁해.
예 일보고 오세요. 경수가 꾸벅 인사하며 생각했다. 남자애 이름이 준희가 뭐람
형아- 응? 귀 보여주면 안되요? 나는 곰이라서 귀가 작단 말이에요.
애처롭게 저를 쳐다보며 조그만 손으로 팔을 쥐고 흔드는 준희여서, 경수는 어쩔 수 없이 제 혼현을 조금씩 드러냈다.
와- 귀여워! 이리저리 제 귀를 조물딱 거리며 준희는 눈을 반짝반짝 빛냈다.
"나도 토끼면 좋겠어요"
"왜?"
"유치원에서 조금만 장난치면 애들이 무섭다고 도망간단 말이에요"
힝 그래서 친구도 별로 없어요- 중종이 흔하지 않기도하지만, 아직 어려 제 혼현을 잘 조절하지 못해서인지, 친구들이 피하나보다.
토끼보다 곰이 훨씬 좋은거라고 말해주려던 경수는 이내 접기로했다.
준희는 간식을 조금 먹더니, 아까 제가 일광욕 했던 자리에서 늘어져 낮잠을 잤다. 늘어져 자는 하얀 새끼곰을 보며 경수는 자꾸 이상한 감정을 느꼈다.
[....그래서 니가 지금 준희를 보고있다고?]
[..네]
그리구 제가 아저씨한테 도움 받고있는 거라고 말은 했는데....
형 어짜피 다 알았을거야. 네? 눈치는 엄청 빠르거든. 아....
[금방갈게, 조금만 기다려]
쯧, 애가 애를보다니. 종인이 혀를찼다.
*
니니삼촌! 종인이 들어서자마자 우다다다 준희가 달려와서 안겼다. 삼초온- 응 아가 잘 놀았어? 응!
형아 귀는 짱 큰데 짱 부들거려! 삼촌 털만큼 부드러워!
왔어요? 종인이 준희를 안고 들어서자 애매한 표정으로 저를 맞이하는 경수가 보였다.
준면의 좀 더 늦을 것 같다는 연락에 셋은 같이 저녁을 먹었다.
준희가 경수보고 자꾸 토끼 보여달라고 보채는바람에, 난데없이 경수의 토끼쇼가 시작되기도 했다.
준희는? 자? 네- 침대에서 놀자며 경수를 방으로 끌고들어갔던 준희였는데, 나오는 건 머리가 잔뜩 흐트러진 경수 뿐이였다.
오늘 수고했어. 옆에 털썩 앉은 경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종인이 말했다.
역시 세상 모든 아기는 다 귀여워요. 경수가 슬쩍 웃으며 말했다. 너도귀여워. 아 뭐에요, 나도 저런 아들 있으면 좋겠다-
지금 나 유혹한거지? ..아닌데요. ...니가 낳아주면 되잖아.
슬슬 서로의 얼굴이 점점 가까워지고 이내 닿으려는 찰나에 띵동- 벨이울렸다.
망할 김준면- 종인이 구시렁거리며 일어나 현관문을 향했다.
준희는? 방에서 자. 준면이 걸어들어오면서 쭈뼛대는 경수와 눈이 마추쳤다.
...고마워요. 아..아니에요.
"김종인 할말 없어?"
".....방으로 들어가"
까놓고 말할게. 쟤 누구야?
방문을 탁 닫은 종인이 뚱한 표정을 하며 종인이 툴툴댔다. 지가 엄마야?
"경수"
"....."
내가 이름이 궁금해서 묻겠니? 하하, 억지로 웃으며 준면이 말했다.
"일단 집에는 말은 안하겠는데-"
"....."
"빨리 정리해"
왜 안되는지 말 안해도 알지?
몰라. 그럼 알아봐. 그나저나 쟤 몇살이냐?
"고삼"
미자였어?!? 이 도둑놈새기. 어려보여서 설마설마 했지만..
아무튼 난간다. 준아 집가자-
잠든 준희를 안은 준면이, 신발을 신으면서 경수에게 직구를 날렸다.
"경수학생"
네? 안절부절 못하던 경수가 눈이 땡그래져 저를 쳐다보자, 준면이 웃으며 경수에게 말했다.
"오늘 정말 고마워요"
"아 아니에요"
근데 토끼가 맹수냄새가 너무 많이난다- 잘 씻고다녀요. 티 나! 경수의 엉덩이를 팡팡 두드린 준면이 종인에게 손을 흔들었다. 간다-
아 근데 저 형이. 어딜만져? 이미 시뻘게져서 어쩔줄 모르는 경수를 질질 끌고 거실로 들어온 종인은 덤덤하게 말했다.
"토끼, 너무 신경쓰지마"
저래보여도 불쌍한 사람이야.
"형수가 준희 낳자마자 죽었어, 그래서 애때문에 형은 본가에서 살아"
".........."
예비시댁 느낀 소감이어때? 그제야 경수가 푸스스웃으며 말했다. 예비시댁은 또 뭐에요.
으아으아 피곤하다- 내일도 출근이잖아. 안자요?
자고싶어?
....아 그렇게 자는거말고요.
그렇게자는건 뭔데?
.......
아!
경수가 종인의 정강이를 걷어차고는 총총총 방안으로 들어갔다. 저 토끼가-
..빨리와요, 추우니까
고개를 빼꼼 내밀고 말하는 토끼에 종인이 픽 웃으며 불을 껐다.
*정확한 배경을 설정 한 건 아니지만, 대강 알려드리자면
중종>중간종>경종 이 피라미드 위치의 순서라고 보시면되고 개체수는 반비례 입니다. 반류는 전체 인구의 10프로 밖에 되지 않고,
한 종족당 개체 수도 별로 많지 않아서 종족끼리 혼인을 하거나 중종은 중종끼리 혼인을 해서 종족의 대를 이으려고 합니다.
* 암호닉
[요거트]/[사과머리]/[전기장판]/[권콩이]/[파인애풀]/[귤]/[울지요]/[Sill]/[아구]/[하리보]/[잇치]
님! 이렇게 진부한 글에도 항상 좋아해주셔서 감사해요 ㅎ0ㅎ..
*경수의 고딩시절은 곧 끝납니다 ㅎ0ㅎ 신난다!
그 후는 경수의 대학 앤드 비서 생활이 시작되지 않을까 합니당
피드백 조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