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나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이것들은 굉장히 개성이 있는 것들인데..
"준면이 귀 만지지 말라고! 하지 말라면 좀!!"
"경수한테 손 올리지 말라고 했지! 그만 싸워 좀!!!!"
"백현아 장난치지마.. 칼 내려놔. 민석이 놀라잖아!!!"
믿을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집 애완동물들은 사람이다.
애완사람이라고 아시나요?
호칭
그 사건은 정말 사소한 말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야 나 밥."
특별할 것 없는 세훈이의 말에 나도 모르게 나온 그런 사소한 말이었다.
"가만생각해보니까 나보다 훨씬 어린놈이 야라고 불러?"
이것이 우리의 피튀기는 전쟁의 시초가 되었다.
(쓸데없이 비장)
"내가 사람 나이로는 40살이라니까??"
"그래봤자 넌 6년 산 고양이잖아."
"사람이라고!!!!"
"아 다 떠나고. 일단 넌 6년 살았잖아. 난 20년을 산 거고. 정확히는 19년이겠지?"
나의 말에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난 나보다 하아아아안참 어린 아이들에게 반말을 받고 있던 것이다.
"다들 이제 준면이처럼 존칭쓰고 주인님이라 불러."
"넌 내 주인이 아니었지."
평소 그래도 주인이라 부르던 찬열이가 드디어 벌러지임을 인정했다.
이럴때만..? 벌러지새끼...
"너무 오글거리잖아."
잠에 들 시간이지만 거의 처음 있는 역사적인 대전쟁 가족회의 시간에
빠질 수 없는 경수는 배개를 끌어안은 채 자신의 소신있는 의견을 말했다.
눈 좀 떠봐.. 중요한 사안이란 말이야..
"뭐가 오글거려? 애초부터 난 너희들의 주인이었다고."
"주인님은 좀 그래. 남잔데 간지가 안 살잖아."
간지로 후드려 패고 싶다.
"얘들아. 확실히 존칭을 쓸 필요가 있어.
왜냐면 주인님은 우리의 간식과 끼니를 채워주시고 계신다고."
검색 : 토끼탕 조리법
후... 하긴 애초부터 이 아이들에게 너무 큰 것을 바란걸지도 몰라.
"그러면 주인은 우리가 존칭쓰고 준면이형처럼 주인님이라 했으면 좋겠어?"
"존칭까지는 안바래. 적어도 주인이라고 하자. 이정도는 가능?"
"응. 알았어. 주인."
나에게 주인이라 말한 경수는 곧 자리에서 일어났다.
민석이가 그런 경수의 손목을 잡으며 가는 걸 막더니 끝난 줄 알았던 회의에 다시 기름을 부었다.
기름을 부은 정도가 아니라 가스를 터뜨린건가..
"그럴 수 없지. 난 마흔살이니까."
"니가 계급사회를 모르나본데."
"너랑 내가 계급이 어딨어? 둘 다 사람인데."
경수가 포기하고 다시 철푸덕 앉았다.
다른 아이들은 흥미로운 듯 제 1차 인묘대전을 바라보았다.
"지금은 사람이더라도 일단 넌 고양이에서 부터 비롯됬잖아. 그건 인정하지?"
"그렇담 과거엔 계급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지.
그렇게 따지면 지금은 같은 계급이니까 너가 나한테 오빠라고 해야지."
"멍청아 마흔살이 오빠냐? 아저씨지."
민석이가 흠칫했다. 하긴 6살에 무슨 아저씨소리를 듣고 싶겠어?
이번 1차 대전은 나의 승리인가 고양이여.
"...주인이라 부를게."
완벽한 나의 승리로 끝났다.
다시 일어나는 경수를 잡은 것은 준면이었다.
야. 닥쳐. 제발 이 가족회의 좀 끝내.
제 1차 가족대전 만들기 전에.
"저는 애초부터 주인님이라 불렀는데 혜택 없나요?"
"혜택? 내가 줄게요 형. 따라와봐요."
다행이도 준면이는 많이 졸려워서 예민해진 경수가 처리했다.
나는 편안한 마음으로 요리를 하러 자리를 떴고
각자 아이들도 제 갈길을 갔다.
이렇게 호칭은 잘 정리 되는 듯 했으나..
"야 점심. 나 배고파."
"그래. 거실가서 기다리고 있어."
나의 기억력 덕분에 금방 제 자리로 찾아 왔다.ㅎ
그대
"가족회의 괜찮던데?"
"경수가 죽이려 들 걸?"
종대가 말했고 백현이가 대답했다.
맨날 아웅다웅해도 저렇게 잘 붙어있단 말이지.
"그래도 괜찮지 않았어?"
나의 말에 백현이가 종대를 밀고 다가왔다.
...내가 문제인가..?ㅎㅎㅎ
"괜찮았어!!"
아까는 아니라며..
정말 내가 문제인 것 같다.ㅎㅎ
"주인님."
"응?"
"주인님주인님주인님주인님주인님주인님"
"왜불러. 왜. 왜."
"간식 먹고 싶습니다!♡"
"간식으로 맞고 싶지는 않구?"
"....그대 너무합니다. 삐질겁니다."
하...
"그대 살쪄요. 니 그러다 멧돼지가 와서 잡아먹기는 커녕
번호 따 간다고."
"그러는 그대는 다를 것 같습니까?"
"적어도 니 만큼은 안먹거든요. 에베베."
"그대는 20살이나 나이 먹어 놓고 에베베가 뭡니까?
1살 짜리 애기가 번호 따 가겠습니다?"
"지금부터 준면이 공개 처형을 집행하겠다."
부엌에서 후라이팬을 들고 나왔다.
재빨리 종인이 뒤로 숨는 준면이는 그러면서도 입을 멈추지 않았다.
"세훈이가 말 놓는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헛말한게 아니지 말입니다?!"
"죄수 앞으로. 종인아 잠시만 비켜줄래?"
종인이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내가 옆으로 가면 또 옆으로 와서 막아주지도 않았다.
그냥 귀찮아 보인다.
그렇게 한참을 종인이를 중심으로 빙빙 돌고 있는데
참다 못한 종인이가 준면이를 발로 까며 말했다.
"정신사나워!!!"
역시 내리사랑은 이런 법이지.
"이.. 이..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너무해 진짜!!!"
비련의 여주인공마냥 흑, 하며 2층으로 올라가는 준면이를 보았다.
이게 그에게는 가장 큰 처벌이 됬을거라 믿는다.
붕어의 하루
종대의 기상은 빠르다. 동이 트면 기상하는 종대는 항상 아침체조를 한다.
간단한 스트레칭 같은 건데 그걸 하면서 왜 뻗뻗한 지 1도 모르겠다.
그렇게 스트레칭을 끝내면 지켜보던 경수가 슬슬 잠에 든다.
그걸 바라보다 보면 아이들이 하나 둘씩 깨고 시간이 어느정도 지났다 싶으면
나를 깨우러 들어온다.
그렇게 나를 깨우면 언제나 그렇듯 백현이와 다투고
세훈이에게 일방적인 갈굼을 당하는 오후가 시작된다.
"야 내가 저번에 동태전 보여줬었잖아."
"그거 갑자기 왜에."
"이번엔 붕어빵이다!!!!!!"
"흐어어어어어ㅓ 주인!!!!! 주인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형아형아. 붕어싸만코!!!!!!!!"
"너네 다 비켜어어어어ㅓㅓㅓㅓ!!! 주인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이들의 놀리기 솜씨가 나날이 발전함에 나는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아, 우선 종대 좀 구해주고.
"종대 괴롭히지 말라구 했지. 그럼 나 백현이랑 세훈이 미워할거야."
"종대야 미안해."
"종대형아 미안해."
"주인 나 여기 서 있을게."
"나도 같이 서 있을게."
생각하는 벽 앞에 서는 둘.
과연 쟤네들은 반성을 하는 것일까 뭘까..
그렇게 한바탕 하면 저녁엔 아이들이 다 실컷 놀아서 좀 조용해 진다.
이때는 경수가 다시 일어나는 시간인데 그럼 종대는 경수 곁에서 논다.
왜냐면 백현이는 경수를 두려워 하거든..ㅎ
"야 종대야 화장실 같이 갈래?"
"경수야. 내가 낮에 본 영화 하나 추천해줄게."
"종대야아.. 나랑 산책갈래?"
"이것도 봐봐. 이거 주인님이랑 배꼽잡고 봤어!"
"나쁜 붕어새끼.."
종대 없는 백현이는 점점 흐물해져가고
백현이 없는 종대는 점점 싱싱해져간다.
이상한 아이들..
잘 시간이 됐다.
종대는 계속 경수랑 있다가 잘 시간때가 되면 민석이에게로 피신한다.
가장 연장자 인 게 이유겠지?
그러나 민석이는 그닥 좋은 보호막이 되지 못해서
백현이에게 갈굼을 당하면서 민석이한테도 당한다.
이게 뭐냐면..
"경수랑 재밌었냐?"
"밍서기 형.."
"맞아. 재밌게 놀더라? 난 니가 백현이랑 안 있길래 깜짝 놀랐네."
"쟤 맨날 경수 깨면 경수랑만 있는다니까?"
"형...?"
"아 그래? 처음 알았네? 종대 너 그러는 거 아니야.
백현이가 널 얼마나 즐겁게 해줘."
"다들 너무해..."
이런달까?
그러게 연장자라고 그 옆에 있으면 넌 당하게 되있어.
그러고 보니 금붕어는 고양이 장난감 아님..?
잘못되도 한참이나 잘못된 선택을 매일 하다니..
사스가 금붕어..
오늘의 건강 일기
날짜 : 2015년 3월 5일 목요일
날씨 : 구름 조금
이제 쓸 필요 없겠는데?
오늘도 무사했다^_^
과연 |
그럴까?ㅎㅎ
바빠여...ㅠ 왜 바쁜 거야ㅠㅠㅠ왜ㅠㅠㅠㅠㅠㅠㅠ맨날맨날 오고 싶은데ㅠㅠㅠㅠㅠㅠ흐어ㅠㅠㅠㅠㅠ
암호닉입입니다♥ 치노/엑소영/쉬림프/뭉이/쌍수/구금/코끼리/모카/규야/게이쳐/나호/죽지마 정동이/양양/캐서린/우리니니/빵/체리/안녕/밍블리와오덜트/메리미/니니랑 꾸르렁/바람둥이/매매/종대덕후/여리/나도동물/테라피/차니/부농/luci/알콩 새벽/꽯뚧쐛뢟/바닐라라떼/lobo12/그레이/젤리냠냠큥/똥잠/쪙만보/완치병/잇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