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나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이것들은 굉장히 개성이 있는 것들인데..
"준면이 귀 만지지 말라고! 하지 말라면 좀!!"
"경수한테 손 올리지 말라고 했지! 그만 싸워 좀!!!!!"
"백현아 장난치지마.. 칼 내려놔. 민석이 놀라잖아!!!!"
믿을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집 애완동물들은 사람이다.
애완사람이라고 아시나요?
샤워 & 주인? 애인?
아이들이 동물일 적에는 목욕이 필요한 동물들만 직접 해줬지만
지금은.. 차마.. 아무튼 일은 덜었다.
자기가 알아서 잘 씻는 아이들이 가끔 대견하기도 하지만..
"아!!!! 눈 아파!!!!!!!!! 주인님!!!!!!"
지들 혼자서 샤워를 하면 가끔 저렇게 눈에 동물용 샴푸 처넣고 아파한다.
"들어가도 돼??"
"네!!! 빨리요!!"
문을 열고 들어가니 무슨 샴푸로 세수한 줄..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되냐..? 옷도 다 젖고..
"내가 못산다 진짜.. 엎드려."
욕조를 잡고 엎드려 고개를 숙이는 준면이 머리에 물을 뿌렸다.
"눈 따갑습니다!!!"
"입에 들어가. 조용히 있어."
"으ㅍ!!! 으븝으으ㅡ븝!!!"
"닥쳐."
물로 거품을 다 씻긴 뒤 샤워기를 껐다.
"끄면 어떡합니까?!"
라며 다시 킨 준면이에 의해 던져놨던 샤워기가 물을 뿜으며
용솟음을 쳤다.
"야!!!!!!!"
"눈!!! 눈 따갑습니다!!!!"
그 샤워기를 잡아 세수를 하는 준면이를 바라보다가
화장실 꼴을 둘러보았다.
거울이며 벽이며 수건이며 다 물에 젖었고..
나도 물에 젖고.. 이 망할 토깽이는 원래 젖어 있었고...후...
"너 머리 다 말리고, 맞을래? 벽 앞에 서 있을래?"
"그치만 주인님.. 진짜 토끼눈 될 뻔했습니다.. 눈 빨갛지 않습니까?"
"응. 않아."
"...그대 야박합니다.."
토라지듯 나갔던 준면이는 다시 들어와 수건으로 머리를 말린다.
그러다 문득 나를 보더니 새 수건을 건네주는 준면이.
"언제 세수 하셨습니까? 칠칠치 못하게 다 젖으셨습니다."
이 토깽이가 알면서 이러는 건지 모르면서 이러는 건지는 몰라도..
일단 너무 얄밉다.
"가서 머리말리면서 서 있어 준면아."
"왜죠?!!!! 전 잘 모르겠습니다! 수건을 건네드린게 죄가 되는 겁니까?"
"아 시끄러워 토끼새끼야!!!! 가서 서 있으라잖아!!!!!"
민석이가 내지르는 소리에 금방 풀이죽어 나가는 준면이.
그러나 생각하는 벽 앞은 볕이 잘 드는 곳이었다.
따뜻하냐..? 어이고, 조냐?
저 망할 토끼를 그냥....
"주인 나 샤워해도되? 화장실 안가지??"
"응."
"그럼 안녕!!"
종대가 들어갔다.
저렇게 확인을 받는 이유는.. 일단 종대는 물고기이기에
한번 샤워를 시작하면 적어도 2시간이다.
욕조에 물 채워놓고 거기 들어가서 첨벙첨벙할 뿐 거품을 묻히거나 그런건 없는데..
그냥 몸이 불어 터질때까지 그 안에 있다가 나온다.
"주인님."
"응?"
"반성 끝났습니다. 생각해보니 제가 너무 잘못 한 거 같아요.
정말 죄송합니다."
"그래. 이제 할 일 해."
"네."
"야 니 뭐 잘못했는지는 아냐?"
"나도 몰라.ㅎ"
....한번만 모른척 해준다 토깽아.. 다음에 또 그러면
진짜 검색 : 토끼탕 조리법
준면이는 두고 소파에 앉아있던 백현이에게로 갔다.
멍하니 앉아 있던 백현이가 내가 다가오자 슬쩍 웃는다.
"주인은 약속 잘 지켜서 좋아.ㅎㅎ"
"그냥, 갑자기 생각나서 그런건데.."
"그게 그거지! 원래 실망할 때 쯤 해주면 감동이 2배라구!"
참 맑은 백현이다.
백현이 어깨에 기대서 TV나 보고 있는데 찬열이가 내려왔다.
오 시방.. 나 아침 안 먹었는데...
"주인아 아침은 먹었어?"
"주인 아침 먹었어! 설거지도 끝냈지.
그러게 일찍일찍 좀 일어나 영양사 새끼야."
우리 백현이. 멋진 백현이. 내사랑 백현이♥
정말 자연스러운 거짓말에 내가 진짜 먹은 줄 알았다.
그치만 난 진짜 안 먹었는걸...ㅎ
"주인 요즘 꼬박꼬박 잘 먹네? 잔소리가 필요 없겠어."
내 머리를 쓰다듬은 찬열이가 커튼을 걷었다.
웬일로 마당에서 광합성 하던 종인이가 우리를 보자 손을 붕붕 흔들었고
나도 붕붕 흔들어주었다.
"야."
나를 부르는 세훈이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잔뜩 입술이 부어있는
세훈이를 볼 수 있었다.
"너 입술 왜그래? 누가 그랬어??"
"내가. 박박 닦느라."
"이씨.. 내가 니 몸 끔찍하게 생각 하.."
"내 첫키스 뺏겼잖아!!!!!! 어떻게 이게 내 몸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야 좋았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분이 어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어제부터 저 형아들이 존나 놀린다고!!!!!"
"세훈이 놀리지마 이 나쁜 동물들아. 우리 세훈이 일루와."
세훈이를 부르니 뾰루퉁 한 채로 다가오는 세훈이.
그러고 보니 그 대참사가 있고 신경을 못 써줬네.
저래뵈도 생후 1년밖에 안 된 아이인데..
"우리 세훈이, 많이 놀랬지?"
"...오글거리는 말 집어 치워. 어떤 것도 위로가 되지 않아."
잔뜩 부은 입술을 가만히 보았다. 으.. 속상해..
"아파..?"
"ㅇ..어..? 아 몰라! 손 치워!!"
이런 새같은 새끼가.. 기껏 걱정되서 내 손 차가운 김에
만져줬더니. 뭐? 치워? 후.. 아프니까 참는다..
"그래도 다음부터는 이렇게 될 때까지 닦지마. 알았지?"
"....응."
"나도 저렇게 될 때까지 닦으면 주인이 만져줄거야?
그렇게 꿀 떨어지는 눈으로?"
"그렇다고 일부러 그러면 죽일거야."
"아.. 그렇구나.ㅎㅎ"
"나 나왔어 주인!!"
종대가 힘차게 화장실을 나섰다.
그러나 금방 바닥이 미끄러웠는지 예술적인 동작을 취하며 넘어졌다
옆에서 바라보던 찬열 심사위원께서 박수를 치더니 후하게 10점을 주고는
이쪽으로 왔다. 저 벌러지 놈은 좀 잡아주지 그걸 보고만 있냐..
대단한 녀석..
"아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내새끼가 그런걸로 질질 짜는 거 아니야."
"진짜 아프단 말이야ㅠㅠㅠㅠㅠㅠ개 주제에 뭘 알아!!ㅠㅠㅠㅠㅠㅠ"
서러움 폭발한 종대는 백현이에게 까불었고
그런 종대의 모습에 처단하려 백현이가 일어났지만 내가 막았다.
다시 앉는 백현이를 확인하고 일어나 종대에게 갔다.
왜 미끄럽나 했더니 물 제대로 안 닦고 나왔나보다.
물바다네 아주.
"어디 다쳤어?"
"요기..ㅠㅠㅠㅠㅠㅠ"
넘어질 때 잘못 넘어진건지 복숭아뼈를 가리킨다.
음.. 물고기로 치면 꼬리지느러미일려나..
"주이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짱아파ㅠㅠㅠㅠㅠㅠ나 어떡해ㅠㅠㅠㅠㅠ"
아주 대성통곡을 하는 종대를 안아서 달래주었다.
"괜찮아, 괜찮아."
"와!!! 종대 저 사탄새끼!!! 저거 금붕어가 아니라 금붕어 탈을 쓴 사탄이야!!!!
주인!!! 주인 금붕어 안아픈가봐!! 나 놀려!!!!!"
"쟤 또 질투해 주이뉴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와나, 저 미친 새끼를 그냥.. 와.. 저 금붕어새끼 미쳤나봐.."
"백현이 그만해."
"....주인 또 내 말 안들어 주고.."
"아니야. 알았어. 아.. 아 이 동물 새끼들 하루라도 그냥 넘어가는 날이없어!!!
내가 니들 주인이지!!! 질투할 애인이고 막 그러냐?! 어?!!!"
결국 참던게 폭발해서 종대 놓고 일어나 소리치니 일순간 정적이 왔지만
그 뿐이었다.
"질투할 애인보다는.. 내 하인?"
"음.. 간식주는 사람..?"
"주인 맞아.. 난 적어도 그렇게 생각해..."
"나도 주인으로 생각하는데?"
"애인 좋다! 주인 내 애인할래?"
"싫어! 주인은 내꺼야 개자식아!!"
"나도 주인으로 생각하고 있어."
"저 늙다리 형아들보다는 내가 낫지 않음?"
......ㅅㅂ
오늘 너네 죽고 나 죽자!!!!!!!
담소
"종인이 어딨는지 알아??"
"종인이 옥상에 있음. 왜?"
"종인이랑 데이트하게."
"아 왜그래!!!!!!!!!!! 주인 요즘 나한테 일부러 이러는거야?!!"
저멀리서 달려오는 백현이는 사나웠다.
그러나 내 애완동물이었다.
간단히 백현이를 피해 종인이 간식을 들고 올라갔다.
옥상에 편안하게 누워있던 종인이가 벌떡 일어나 나를 본다.
"깜짝이야. 주인이 여기 왠일이야?"
"그냥."
"그건 뭐야?"
"종인이 간식."
슬쩍 웃은 종인이가 옆자리를 가리켰다.
가리킨 자리로 걸어갈 때까지 깨끗하게 털어놓는 종인이였다.
"손에 먼지 묻어."
"위생이 중요하잖아."
"고마워."
별말없이 그냥 웃는 종인이에게 당근을 주니 손으로 받으려 한다.
"위생 중요하다며. 받아먹어요."
"..알았어."
오물오물 씹던 종인이를 보았다.
거북이 일때는 정말 답답할 정도로 느리게 씹었는데
지금은 사람속도네..
그러고 보면 종인이가 다시 거북이가 된다면..
그렇게 된다면 나는 어떻게 될까..
아니, 아예 아이들 모두가 다시 동물로 돌아간다면?
지금과 같은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면?
"무슨 생각해?"
"아, 그냥 너희들이 다시 동물이 된다면, 이라는 생각?
종인이 너는 다시 육지거북으로 돌아가면 어떡할거야?"
"음.. 모두가 다 돌아간다면 주인이 외로워지겠지.
그럼 난 주인이 그런 외로움을 못 느끼도록 늦더라도 옆을 지킬래."
"헐, 감동이야.."
"별걸로 다 감동이다. 몰라 오글거려.
그리고 다시 돌아갈 일 없어."
"그래, 돌아가지마. 난 너희 뿐이야."
"응. 그거 알아서 안 돌아갈거야."
종인이 이 짜식... 나를 이렇게 감동먹여...?
내가 너 때문에 훈훈하게 산다.. 짜식...
이쁜 종인이 당근하나 주고 나도 하나 물었다.
"주인."
나를 부르는 종인이 목소리에 옆을 보니
입술이 닿을 듯 바로 앞까지 다가와 당근을 베어간다.
"주인꺼가 더 맛있어 보여서."
"...너도 준면이랑 다큐봤어..?"
"갑자기 무슨 소리야? 내가 그 형이랑 뭐 하는거 봤어?"
정말 모르겠다는 종인이 표정.
...근데 왜 이러는 건데?
"주인 또 당근 안 먹어?"
"니 다 처먹어."
그릇을 두고 내려왔다.
거북이 주제에 말이야... 나를 설레게 하다니..
자존심이 상하는군...
대청소
"얘들아, 대청소 할거야!!!!"
"싫습니다!!"
"싫어!!"
"준면아 간식줄게.
민석아 원래 사람은 청소를 하며 살아야 돼."
각자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가져오는 둘을 보며 신나게 웃었다.
저렇게 개성이 뚜렷해서야ㅋㅋㅋㅋㅋㅋㅋㅋ
"멋쟁이 백현이는 어디서 뭐하나?"
"걸레빨고 있어 주인! 나 이뻐?!"
"응. 이쁘네 우리 백현이. 종대야!"
"마당 쓸고 있어!!"
척척 알아서 하는 아이들은 신경쓸 거 없고,
저기 퍼져 누워있는 경수는.. 곧 일어날테고 그 옆에서 자는 척
하는 저 새새끼를 어쩌면 좋을까..
"어유 백현이랑 종대는 완전 어른이네.
주인 저렇게 잘 도와주고."
자는 척 하는 새새끼는 찬열이 한방으로 해결했다.
역시 벌러지.. 똑똑하군..
"우리집에 신문 있나?"
"이사오면서 다 버리지 않았을까?
우리 신문 시킨 적도 없잖아."
걸레를 짜며 말하는 백현이.
그렇겠지..? 그럼 창문은 뭘로 닦나..
"신문 있어."
찬열이가 창고로 들어갔다가 나왔다.
그런 그의 손에는 정말 신문지가 들려있었다.
와우.. 저걸 어떻게 봤대냐..
"주인집인데 말이야, 내가 더 잘아네? 그치?
그러니까 집문서 넘겨."
"...엿 먹을래?"
"아니. 별로 그러고 싶진 않네?ㅎㅎ"
신문을 건네주고 가는 찬열이.
어딜 신문을 집문서랑 바꾸려들어.
신문을 구기기 전 궁금함에 1면 기사를 보았다.
▷0000작가 베스트 셀러 작가 등극
▷00그룹 장남, 차남. 돌연 사라져
▷K모양 연애설. 상대 누구?
"와, 8년전 신문이 아직도 있냐?"
민석이가 힐끗 보고 지나간다.
헐, 진짜 8년이나 된거네.. 근데 지금이랑 별로 다를게 없다.
거의 비슷한데? 신기하다..
"너도 빨리 청소 하시지?"
얼굴은 웃는데 신문을 구기는 그 손은 매우 무서운 세훈이였다.
어휴.. 남이 보면 내가 뭐 니들만 청소 시키는 줄 알겠다..
세훈이가 구겨놓은 신문을 창문 앞에 던져놓고
다용도실에 있던 유리세정제를 들고 나왔다.
그 사이를 못참고 종대에게 던지고 있는 백현이와 세훈이.
내가 도와줄려고 했더니 경수가 먼저 시끄럽다며 날라차기를 날린다.
ㅎㅎㅎ... 한시라도 조용할 날이 없구나..ㅎ
"경수 잠 깼으면 애들 청소하는 것 좀 도와줄래?"
"...난 2층할래."
"불시에 올라가서 자고 있으면 가만 안둬."
"어? 어."
너 동공 지진나는 거 다 봤다..
불시에 올라가겠어..
창문에 세정제를 흩뿌려놓고 신문지로 닦았다.
분명 닦은지 얼마 안된거 같은데.. 왜 이렇게 안 닦이냐..?
"반대쪽에 묻은 거 아니냐?"
민석이가 또 힐끗 보고 지나간다.
....?
그러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ㅎㅎㅎㅎㅎ......
쥬륵..
난 바보 멍청이인가..
나의 멍청함을 탓하며 다른 곳 부터 닦았다.
부엌에 있던 의자도 데려와서 위쪽도 깨끗하게 닦고
구석 부분도 깨끗하게 다 닦았다.
밖으로 나가려는 날 막은 준면이가 말했다.
"이런건 남자가 해야합니다."
또 어디서 다큐를 봤나..
아침까지만 해도 눈에 샴푸 처넣고 찡찡대던 놈이..
알 수 없는 놈은 뒤로하고 청소기를 돌렸다.
내 방 다 돌리고 나오니 대충 끝마쳤는지 소파에 앉아서 쉬고 있는 몇몇이 보였다.
"거기 쉬고 있는 아이들은 다 했나봐요?"
"응."
"다한듯."
"나 아까 엄청 돌아다니는 거 봤지?
사람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음."
그래봤자 고양이면서.
라는 말은 삼켰다.
거실도 눈에 보이는 먼지만 빨아들이고 청소기를 다시 넣어 놓았다.
이번엔 백현이가 빨아놓은 걸레로 안방을 닦았다.
다 닦고 나오니 아예 다 모여 앉아 있더라.
분명 다 하고 앉아있는 건데 왜 얄밉지..?
"다했어?"
"네!"
"왜? 주인 뭐 더 할거있어? 도와줄까?"
"어? 아냐아냐."
나도 다 끝내고 걸레를 마저 빨아 널은 뒤 손을 씻고 소파에 앉았다.
왜.. 나만 청소한 것 같이 힘든 거지...?
왜 벌써 저녁 먹을 시간이 지난거지..?
분명 해가 떠 있을 때 시작했는데..
왜 벌써 3시간이나 지난거지..?
"주인 저녁먹어야지."
".....날 죽여."
"너 왜 우리 주인한테 이런 생각이 들게 만드냐!!"
"타도 벌레찬열!!!"
"그럼 주인 굶길까?"
"주인~ 밥 먹자아~"
"일어나 주인!"
....
저.. 저 굉장한 벌러지 녀석...
애들을 다 조종하고 있어..
너네들 다 찬열이한테 조종당하고 있는 거야..
"찬열아."
"응?"
"딱 10분만 쉬자."
"그래. 그럼 딱 10분만 쉬고 밥 하는 거다?"
"응.."
이 10분을 누구보다 알차게 보내야 돼..
여느 학생들보다 더욱 더 알차게 보내야 하는 거야..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
조용하게 쉬는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그 잠시 간의 정적도
허락치 않는 아이들이 슬금슬금 입을 열었다.
"경수야 아까 아침에 있잖아, 준면이 형이.."
"야, 김종대에.."
"샴푸를 눈에 넣어가지고오. 막,"
"내가 언제 샴푸를 눈에 넣었냐. 눈에 저절로 들어간거지."
"김종대에, 나랑 놀자고,"
"막 주인부르고 난리였어. 주인 막 다 적셔놓고 모른척 하고오,"
"다들 닥쳐여 형아들. 쟤 쉬잖아여."
"잘 쉬고 있는 거겠지."
"그렇게 남일 말하듯 말하지 말아줄래 고양아?
우리 간식을 책임져 주시는 위대하고도 높은 분이라고."
"그렇게 끈임없이 깐죽대는 이유가 뭐야?"
"..종인아.. 형인데 깐죽이라니.."
"10분 땡. 밥하자 주인아."
..........
내가 충분히 쉰 것 같아?
응? 니가 보기엔 이게 10분이 맞아? 응?
내 체감상으로 3분도 아닌데?
애들 싸울까봐 겁나 조마조마하느라 시간이 다 갔는데? 응?
"...나쁜 동물들.. 니들이랑 안놀거야..."
벌떡 일어나 밥을 하러 가는 나를 잡는 준면이.
나는 뭐 죄송하다, 아니 하다못해 다신 안 그러겠다 할 줄 알았더니..
"...간식..은요..?"
란다. 대답해줄게 준면아.
"꺼져!!!!!!!"
오늘의 건강 일기
날짜 : 2015년 3월 11일 수요일
날씨 : 따뜻함
대청소는 힘들다.. 온 몸에 알 베긴 것 같다.
다음엔 반드시 청소업체를 불러야지..
아니구나.. 애들때문에 못 부르는 구나..
아.. 박복한 내인생..
박복한 |
내인생... 과제.. 조별만 아니면.. 이 정도로.. 열심히 안할텐데.. 하얗게 불태운 영혼.. 힐링하려고 글을 썻는데 왜 오늘따라 아이들이 이러는 걸까요..? 대표로 준면아 나야? 간식이야? 아 맞다 저 기사의 베스트셀러 작가는 접니다^^ 0000 = 제로콜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드디어 정신을 완벽하게 놓은 것 같다...☆
암호닉입니당!♥ 치노/엑소영/쉬림프/뭉이/쌍수/구금/코끼리/모카/규야/게이쳐/나호/죽지마 정동이/양양/캐서린/우리니니/빵/체리/안녕/밍블리와오덜트/메리미/니니랑 꾸르렁/바람둥이/매매/종대덕후/여리/나도동물/테라피/차니/부농/luci/알콩 새벽/꽯뚧쐛뢟/바닐라라떼/lobo12/그레이/젤리냠냠큥/똥잠/쪙만보/완치병/ 잇치/레몬빵떡/멍뭉이/세젤빛/백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