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다, 많이.
조용한 창 밖을 가만히 내려다보던 아이는 눈을 감으며 생각했다.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은 붙잡을 수가 없다.'
창틀에 걸터앉아 하늘에 떠오른 달과 별을 바라보며 아이는 미소지으며 말했다. "달님, 별님. 오라버니가 부디 안전히 돌아오게 도와주세요."
침대 맡에 앉아 책을 꺼내들어 겉표지를 손으로 훑은 아이는 옛추억을 회상하며 쓴 웃음을 지었다. '되 돌아 올 수 없는걸 아는데, 왜 이리도 꿈에서 깨어나고 싶은건지.'
책을 내려놓고 아이는 책상에 놓여진 액자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오빠, 정국오빠. 왜 돌아오지 않아? 내가 기다리는데."
액자를 여전히 바라보던 여자아이는 눈물을 한방울씩 흘리며 말했다.
"보고싶은데, 꿈에서 깰 수가 없어, 오빠.
죽고싶은데 죽을 수가 없어, 오빠."
모든게 그대로인데 이곳은 나 혼자뿐이야, 외로워.
돌아가고싶지만, 두려워.
아프기 싫어, 오빠.
보고싶어, 오빠.
브금과 사진 사이에 쓰여진 말은 제목이 아닙니다.
보고싶다, 정말 많이.
내 님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