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 우욱..!
얘, 새아가. 너 음식 앞에서 뭐하는 짓이니?
아 죄송,욱-!
추석하루 전날 너는 시댁에 와서 명절음식을 준비하고 있어. 외동인 찬열이 때문에 모든 명절음식은 명절때마다 집안일을 해주시는 아주머니와 너 이렇게 둘이 준비했지만, 올해부터는 너 혼자 하라며 일하는 아주머니 없이 시어머니의 눈치를 보면서 음식준비를 하고 있어. 왜 하필 입덧을 할 때 추석이 다가 온 건지 음식을 준비하다가도 몇 번이나 헛구역질을 하면서 시어머니께 쓴 소리를 듣는 너야. 게다가 집에서 음식하면 냄새가 배인다고 각종 주방도구를 너에게 떠넘기며 정원으로 내쫓아.
얘, 세상에 임신은 너 혼자 했니? 찬열이가 아주 집에서 오냐오냐 해주니까 이제 시댁에 와서도 니가 내키는 대로 하면 될 것 같아?
죄송해요, 요즘 입덧때문..
변명 같은 건 필요 없으니까 방금 만든 거 다 버리고 새로 만들어. 어디 음식 앞에서 헛구역질이야, 교양 없게.
다 다시..만들어요?
다 다시 안만들면 어쩌려고? 니가 속 개워내면서 만든 음식을 우리가 먹어야 되니?
아,아니에요, 어머님..! 그런게 아니라,..
됐다. 얼른 다시 만들기나 해. 하는 것도 없으면 이런거라도 잘해야지. 알아 들었니?
..네.
처음 시집올 때부터 너를 탐탁지 않게 여기셨던 시어머니는 찬열이가 없을 때 마다 너를 괴롭히곤 했어. 신혼 초에는 찬열이가 다 알아서 해주고 감싸주고 너를 배려해 줬지만, 지금은 네가 시댁에서 시집살이를 하던 욕을 먹던 전혀 신경쓰지 않아. 어머님은 찬열이와 너의 사이가 틀어진 걸 알고 찬열이를 불러 몇 번이고 이혼하라고 하지만 찬열이는 이혼하는 것도 일이라며 거부해버려.
***
띵동-
다시 재료를 사와 마당에서 한복을 입고 밥도 거르며 열심히 전을 부치던 너는 대문 초인종이 울리는 소리에 급하게 불을 끄고 대문을 열어.
찬열씨, 오셨어요?
음식냄새.
아, 죄송해요. 전부치고 있어서 냄새가 배였나봐요.
나한테 아는 척 하지말고 가서 니 일이나 해.
..네, 얼른 들어가서 쉬어요.
찬열이 옆에 가자마자 인사는커녕 음식냄새가 난다며 저리가라느 말에도 굴하지 않고 꾸벅 인사를 하며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남은 음식을 만들어. 그 많은 명절 음식을 다 만들고 정리하자 또 어머니가 소리를 치면서 너에게 저녁 준비를 하라고 해. 하루종일 아무것도 일만 한 너에게 돌아오는 건 수고했다는 말이 아닌 저녁을 차리라는 시어머니의 갈라지는 목소리뿐이야.
부리나케 집으로 들어가 저녁준비를 하고 조금은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너는 마지막으로 국을 떠 식탁위에 각각 올려놓고 거실에 모여있는 시부모님과 찬열이를 불러.
늦어서 죄송해요, 얼른 식사하세요
내가 여기에 무 넣지 말라고 했지.
네? 아, 아버님이 무국 좋아하신다고 해서..
그리고 일찍일찍 좀 해. 배에 애새끼 있다고 굼뜨냐? 그럼 지우던가.
..죄송해요.
너는 어떻게 된 애가 여기서도 늦장을 부리냐.
어머, 아들. 쟤 집에서도 저러니? 그러니까 내가 쟨 안된다고 했지? 엄마말 들으라니까 고집부리더니 지금 니 생활이 이게 뭐니. 지금이라도 갈라서, 애는 지우면 되잖아. 엄마가 좋은 아가씨 소개시켜 줄게.
거 참, 밥이나 먹어요.
네가 있는 앞에서 밥을 먹으며 너의 흉을 보는 어머님과 찬열이의 말을 들으며 너는 묵묵히 대답을 해. 아무반응 없는 너를 보며 대놓고 너에게 모욕적인 말을 하는 어머님의 말에 입술을 꼭 깨물고 참는데 아버님이 멈추게 해주셔. 아버님이 말을 한 후에는 아무도 먼저 말을 하지 않고 밥을 먹는데 방금 어머님이 했던 얘기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깨작깨작 밥을 먹다가 또 다시 헛구역질을 하며 화장실로 가는 너야.
흐,..진짜 힘들다.
힘들면 나가. 밥먹는데 역겹게 구역질하지 말고.
혼잣말에 대꾸하는 찬열이의 목소리에 너는 놀란 눈으로 뒤를 돌아봐.
뭘 쳐다봐. 하기싫으면 나가라고.
...
왜, 차비라도 줘?
아니, 아니에요 그런거.
아니긴 뭐가 아닌데, 아까부터 오만상 지으면서 행동하잖아. 명절에 혼자서 일하는 게 그렇게 힘든일이냐? 아까 엄마한테 들어보니까 너 음식앞에다 헛구역질 했다며. 일부러 그랬지? 우리가족 엿맥이려고. 이젠 아주 가지가지해. 어?
일부러 그런게 아니라, 갑자기..
갑자기? 넌 애새끼도 갑자기 생기고 헛구역질도 갑자기 나고. 이러다가 갑자기 내 돈 들고 튀는거 아니냐? 처음부터 내 돈보고 결혼했지,너는.
그런거 아니에요, 나는 찬열씨 사랑해서 한건데.
사랑타령 그만 좀 해라. 질리지도 않냐?
초록글 올라갔네요.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좋은 글 많이 쓰도록 하겠습니다. 초록글
분량이 똥이네요. 주말에 길게 써서 포인트 값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져서 감사해요.분량
처음 쓴 글이라 어설픈 부분이 넘치는데도 불구하고 암호닉 신청해주셔서 감사해요. 여름/베이비몽구암호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