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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글주의! 손발주의! 

 여그룹은 뺐습니다.. 그룹에 두세명은 등장할진몰라도 전부다 와르르 나오지않으므로 ㅠ.ㅠ 그점에대해선 정말죄송합니다 ㅇ>-<



02. 어떤과거

















 붉은색을 내뿜는 히터에 갖다댄 손끝이 빨개졌다. 기분전환겸 짧게자른 순규의 머리끝이 찰랑인다. 어두캄캄한 회의실에서 스크린이 홀로 빛났다. 또박또박 고딕체로 쓴 글자하나하나에 온신경이 집중한다. 성종이 준비한 ppt에는 문제의 Raie, 일명 '얼룩말'에 대한 보고서가 자세하게 기록되어있었다. 개요를 넘기자 주요활동범위와 얼룩말의 목적과 그 경과, 얼룩말을 이루는 고위간부에 대해 무엇하나 세세히 써놓은 장면이 스르륵 스크린을 스쳐간다. 조용히 흐르던 하얀 화면이 일순간 멈췄다. J.Park. 미국계 한국인, 특수계 에스퍼, 성별 남자, 현재거주지 불명, 가족 없음, 특이사항 전 STFC 컨실리어 복무. 전에 나온 사람들과 다르게 굉장히 젊은외모를 가진 그의 이력란에는 굉장히 최소한의 정보만이 적혀있다. 빼곡히 적힌 까만글자가 가득채우다못해 흘러넘치는 다른사람들의 프로필와는 확연히 눈에띄는 차이다. 성종이 모은정보가 고작 이정도라면 J에 대해서는 더이상 가늠할도리가 없다. 펄럭이는 스크린에 남자의 얼굴도 같이 구겨진다. 굉장히 미남형얼굴이다.











 성종, 정말 이거말고는 더없어? 

 없어요. 사냥이 끝난이후에 보니깐 J는 감쪽같이 사라졌고, 이미 그전에 J의 개인정보는 아예 손상된상태였어요. 컨실리어였으니까 손쉽게 지울수있었겠죠.

 애초에 비밀이많은 인간이었거든. 닥터M도 그랬고.이미지는 서로 정반대였지. 닥터는 희대의 개또라이, J는 따뜻한 훈남선배. 뭐 나중엔 M은 머리에 구멍이 뻥뚫렸지만.

 근데 지금 그일이 7년이나 지났고, 또 본부에서 M이랑 함께 빠져나온게 그보다 3년전이니까 도합10년이 흘렀는데 어떻게 저렇게 젊을수 있는거야?

 J능력중에 하나가 존속이야.












 영원히 그상태만을 유지하는거. 그러다보니까 저절로 늙는게 느려졌어. 모락모락 김이피어나는 종이컵을 손에 든채로 재인이 J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재인은 J와 자리도 가까웠고 둘이 함께 파견되는 경우도 많았다. 덕분에 조금 친해질수 있었지만 애초부터 밝힌게 없었던 J에게 의구심을 품는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함께 일하다보니 어느새 저절로 J의 능력을 알게됬고 J도 조금씩 재인에게 무언가 하나씩 말해주는게 생겨났다. J는 남들과 다르게 갖고있는 능력이 많았었다. 존속뿐만 아니라 기본적인염력과 꽤 높은급의 조종능력도. 그러나 제대로 아는것은 J가 제입으로 밝힌 존속이라는능력 뿐이었고 그이상은재인이 어깨너머로 띄엄띄엄듣고 보았던것들이었다. 그러니까 나도 정확히는 모르는거지. 커피를 홀짝이고 난 재인이 다시 회상을 잇는다. J는 진짜 이상했어. 우리는 그가 어디서 사는지도 몰랐고 가족도 누가 있는지 몰라. 가끔씩 이쁘장한 여후배들이 가르쳐달라고하면 J는 그 특유의 잘생긴얼굴로 수줍게 웃곤했어. 그러면서도 아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회피했고. 그런 J도 가끔 흐트러질때가 있었다. 컨디션이 좋아보이지 않는 날이면 J는 하루종일 가시돋친 상태로 있었다. 더 신기한것은 그날 M또한 크게 기분이 잡친상황이었다는것. 이상하게 여기는사람은 있었지만 모두들 그러려니하고 넘길때가 많았다. J가 이상한면은 있을지라도 지금당장 눈앞의그는 따뜻한 직장상사였으니까. 그러고 나서 10년전 한참 여름일때 폭풍우가 크게 설쳤던적이 있었다. 산사태가 제대로 나는바람에 염림력계인 재인이 따로 파견되었던 날이었다. 그때 하루종일 사태를 진정시키느라 재인이 온종일 J와 만날수 없었던 그날, 새벽6시에서 밤 9시가되서야 집으로 돌아온 재인의 핸드폰화면에 커다랗게 메세지가 떴다. 각에게서 문자가 하나 와있었다.











 -I가 죽었어-










 하늘에서 커다란 굉음이 들리고 주변에서 번쩍 번개가 내리던그날밤, 재인은 아무생각없이 우비를 주워입고 뛰쳐나갔다. 우산은 번개때문에 챙길생각도없었다. I가 죽었다. 영원히 다치지않고 아름답게 살다가 노년을 마무리할꺼같은 I가 죽었다. I는 성규의 어머니이자 명수의 어머니이기도 했었다. 재인의입에서 I의 이야기가 나오자 성규의얼굴이 찌푸려졌다. 한번 성규를 보던재인이 다시 또 이야기를 이었다.

 각의 문자를 받고 간단한 위치추적으로 찾아간 곳은 어느 고속도로였다. 시골에 있던 아들을 데리러갔던 I는 조용히 내리는 비를 맞으며 누워있었다. 고운 얼굴에 어쩜그리 핏기하나 안돌았다. 그녀의 아래로 붉은 피가 내렸다. 사인은 총살이었다. 이제는 더이상 그녀라고 부르기 뭐한 시신의 얼굴이 가르키는 곳을보니 장갑이 하나만 떨어져있었다. 무효화가 특징인 이그노얼보유자의 장갑이었다. 애초에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죽일수가 없었던 여자였다. 한참 접촉을 시도하던 지수의 얼굴이 오만상으로 변했다. 읽을수가 없어. 주변의 나무들도, 축축한아스팔트도로에서도 도대체 그 살인의 현장속 기억을 읽을수가 없었다. 우발적인사건이 아니라 처음부터 계획되었을지도 모른다. 조작과 무효화인가. 가만히 서있던 재인의 시야에 I가 타고 다니던 차가 들어왔다. 자리를 박차고 차로 다가간다. 

 퀴퀴한 차안에는 노란색 모자와 상의, 옅은 하늘색 반바지를 입은 아이가 가만히 웅크리고 있었다. 아무말도 하지않고 재인이 떨고있는 아이를 꼭껴안아 주었다. 김명수라고 또박또박쓴 명찰이 오른쪽 가슴에 떡하니 자리를 잡고있다. 제어미가 죽는걸 눈앞에서 보았는지 작은 목소리로 엄마를 찾았다. 더이상 말해주기도 뭐해 잠자코 있자 아이가 울음을 터뜨렸다. 역시 재인은 아무말이없었다.









 

 그러나 아이는 아무것도 기억하지못했다. 애초에 아이의기억부터 지우는것이 우선순위였으리라. 장갑에서는 m의 지문이 발견됬다. 왜그랬냐는 질문에도 m은 가만히, 아주 가만히 있었다. 인형같이 멍청하게 있던 그의 눈동자가 텅비어있었다.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m은 수감되었다. 인재를 잃은것에 대한 격분과 동료를 어이없게 잃었다는 슬픔에서 M은 그저 표류한섬처럼 둥둥 떠다녔다. 수척한그의 인상은 아주 꼴보기 싫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정확히 1년후에 M은 탈출했다. 급하게 정신계열 에스퍼들을 풀어 샅샅이 찾게했으나 M을 찾을수 없었다. 그리고나서 살육이 시작됬다. 희귀한 능력보유 에스퍼들은 거의말살직전이었으며 마치 I를 떠올리게했다. 그러나 역시 진위는 알수없었다. 주변의것들은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외칠뿐이니까. 그리고 J가 사라졌다. 그제서야 사람들은 J에게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이상하다고 여겼던일들이 아귀가 딱딱맞아떨어졌다. 분노가 극에 달한 에스퍼들이 3년을 걸어 찾아낸 곳은 어느 오피스텔이었다. 잠깐 밖으로 나왔던 M이 사살되자 J는 불을지르고 또다시 사라졌다. 사냥이 끝이났다. J의 주민등록은 말소되었고 수배자명단에 올라갔다. 그리고 그현장에 어린 성열과 두준, 요섭이 있었다. 처음인 호출에 다치면안된다고 상성인 성열과 불사에 가까운 요섭과 두준만 나왔다. 호기심에 깊숙히 들어간 성열은 두명을 데리고 나왔다. 사경을 해매는 성규와 옆에서 끅끅 우는 명수였다. 그때가 성규가 13살, 명수가 10살이었다. 










 그때 성규형 거의 죽을지경이었어. 심하게 맞았고 심지어 질식사도 덤으로 끼얹을뻔했거든. 

 존나고맙다 이성열.

 나도 알어.









 그리고 그때 명수도 에스퍼에 합류했다. 성열의 양쪽빰에 생긴 생채기와 심각했던 화상을 명수가 치료해주었다. 아무말없이 가만히 보던 성열이 아마 이렇게 말했던가. 여기 힐러하나 추가요.






 생사가 오가는데 그렇게 말하는새끼는 네가 처음이었지.

 알아 알아 명수야. 이오빠가 쫌 깡이 쎄여. 

 좆까.






 명수가 진심으로 심각하게 가운뎃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그걸또 남들 빵터진와중에 심드렁하게 바라보는 성규는 이미 에스퍼특성화교단에 10살에 입단했었다. 거기서 두준과 동우랑 친구를 먹었고 까불거리는 우현과 맨날 투닥거렸다. 태연과 요섭, 봄과 다라도 거기서 만난거였고. 이번엔 봄이 끼어든다. 그때 김성규 눈 대박작았음. 리얼?진짜야? 라고 묻는 수연한테 태연이 대답했다. 성규랑 명수가 형제라하면 아무도 안믿었어. 눈째진건 닮았는데 크기가달라욬ㅋ 요섭과 우현이 협동으로 은근슬쩍 툭툭 내뱉는다. 김병장 그때도 리얼 티벳여우였음요. 하나둘씩 떡밥을 물기시작한다. 방향이 엉성하게 바뀐다. 산은산이요 물은물이로다 중생들아 도를 아느냐 라고 종알거리는 우현에게 닥치라고 성규가 심플하게 얹어주었다. 뭔가 나른해지는 분위기에 나름 진지하던 재인과 각이 신경질을 냈다. 너이새끼들은 뭐믿고이렇게 쓸데없이 여유질이냐면서. 요상하게 흘러가는 상황에 멍때리던 성종도 정신을차렸다. 이러는게 한두번도 아니고 계속휩쓸리면 안되는데 자꾸알면서 말려들어갔다. 존나 저형아랑 누나들 요술부리나봐. 그러고보면 뭔가 항상 스타트는 성열 성규 두준이 끊어왔던거같다. 역시 장신들이 문제다. 










 아됬고, 난 지금 존나 심각하니까 어서 저 얼룩무늬들좀 박멸시킬생각해봐. 

 저게무슨 곱등인가 박멸시키게. ..아 질기긴하니까 곱등이 사촌은되나.

 되도 않는 드립하지마시구여 우현선배. 명수형 지금도 생각나는건 없어요? 

 응. 정말이지 제대로 지워버렸나봐. 

 









 의외로 두준이 조용했다. 동우야 천성이 웃고 동조하는거에만 그쳤지만 두준은 그럴 위인이아닌지라. 옆에서 숨넘어갈듯 웃던동우가 흘끗 두준을 보았다. 집중한 상태로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다. 그럼 두준은 내버려두고- 한칸씩건너 버릇처럼 멤버들을 훑는다. 가만히 차를 마시는 현승과 열심히 떠드는 요섭, 그에 동조하다가 먼지처럼 까이는 우현과 까는성규. 그옆에는 명수가 성열과함께 손가락욕배틀의 신세계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옆엔 여병장격인 봄과 다라가 과사를 꺼내며 낄낄웃고 태연은 수연과 유리한테 열심히 티벳여우를 설명했다. 그러다가 뭐그리 열강하냐고 성규에게 까는소리를 들었지만 뒤도안보고 생김새를 그리기까지한다. 몇칸씩건너 이제는 죠옷망을 외쳐도되는 회의분위기에 자포자기한 각과 재인을 건너건너 준형에 시선이닿았다. 카톡하나. 무얼 열심히 쓰는지 소리없이 화면을 두드리던 준형이 고개를 들어 주변을 휘- 둘러보았다. 그러다가 명수에게 초점을 맞춘다. 유심히 살피던 준형이 다시 핸드폰을 두드린다. 그러다가 갑자기 자신을 보는 눈길에 동우가 긴장한다. 아 안그래도 머리터질거같은데 얜또 왜이래. 슬쩍웃던 준형이 이제는 대놓고 핸드폰을꺼냈다. 무슨생각으로 저러는건지 복잡해진 동우가 머리를 헝클였다. 















 























 동요하는 적들을 없애기는 힘들다. 특히 말을 듣지않는 얼간이들같은경우에는 더욱그렇다. 대가리가 나쁘면 말이라도 들음좋겠건만 이놈의 얼룩무늬 바퀴들은 번식력은 강해가지곤 도저히 진화라는 모습을 볼수가 없다. 여전히 한결같은 탈이 벙긋 웃었다. 이제는 나를 잡아잡수라는 공중에 뜬 태양아래 오방색을 섞은 한복이 반짝빛난다. 지겨워뒤지겄다고 우현이 한숨을 뱉는다. 깜깜한 밤같은 정장에서 반짝이는 총이 모습을 드러냈다. 서든 전국 5위의 위엄을 보여주마. 학창시절 보라는시험은 개떡같이 치고 게임은 찰떡같이 이기던 우현의 손끝에서 권총이 핑그르 돌았다. 물론 정환의 드립으로 일말의 가오마저 풀이 축 죽었지만. 형아야 현실하고 게임은 달라. 그래 그렇지라고 맞장구를 치는 우현의 사격실력은 어쩜그리 10의 6할은 죄다 표적을 빗겨나갔더랬다. 나란히 우현의 옆에 섰던 신우의 손에서 염주알이 부딪치는 소리가 두 사람의 대화를 가르지르고 들어온다. 사격은 정환이가 더잘하지 않냐? 도르륵 구슬을 굴리던 신우가 슬슬 기를 집중하기시작했다. 먼저 도망갈구석부터 만들라는 두준의 선주문이었다. 툴툴거리며 짜증을 내던 우현이 정환의 제안에 나이프를 꺼내들었다. 뻣뻣이 고개를 치켜들은 칼등이 날카롭게 빛났다. 사방 50m이내에 신우의 결계가 깔렸다. 요섭외에 마음대로 오갈수없는 농도의 결계에 꽤나 만족한듯 신우가 웃었다. 








 이쯤이면 되는거겠지? 양옆으로 도합 100m니까. 

 아됬고 이제 지겹다 지겨워. 저 탈퀴들 어떻게 못죽이냐. 

 어 우현이형 찌찌뽕.






 

 깔깔웃던 정환이 총알을 장전했다. 어울리지않게 긴 라이플이 정환과 위화감을 형성한다. 긴장감에 찬듯 신우의 구슬을 굴리는 횟수가 늘었다. 저녀석 무교인데 희안하게 염주를 들고다닌단 말이지. 그래도 제 키만한 봉을 들고 다니지 않는것에 우현은 잠자코 있었다. 어렸을때 보던 만화하나가 떠올라 신우와 맞춰보자 더러운 싱크로율을 자랑했으니까. 이제 남은것은 두준과 요섭의 연락을 기다리는것뿐이었다. SP-07구역에 따뜻한 햇살이 직통으로 내린다. 






















 길고 쭉뻗은 요섭의 다리가 제대로 탈하나의 정수리를 내려쳤다. 정통으로 맞은건지 삐걱거리던 몸이 잠시 멈췄다. 잠시를 놓치지 않고 기광이 탈에 뚫은 구멍에 보이는 눈으로 시선을 맞췄다. 곧 얼마가지않아 탈을 쓴 남자는 이목구비서 피를 흘린다. 색깔도 비릿한냄새도 일반인과 다를것이 없는데 어찌그리 잘도 길고나는지. 왠지모를 죄책감에 기광이 뒤로 주춤물러나자 온구멍으로 피를쏟는 사체에 진영이 손을 가져다댔다. 검은 반점이 온몸을 꾸역꾸역 삼킨다. 이제 남자의 심장은 더이상 활동하지않는다. 진영의 희고 잘뻗은 손가락이 탈을 벗겨냈다. 며칠전 실종신고를 받은 사람이었다. 보기싫은 광경에 공중제비를 한바퀴돌은 요섭의 얼굴이 구겨진다. 갑자기 커다란 덩치 두덩어리가 기광과 진영에게로 쑥 날아왔다. 두준이 던진거였다. 보기 싫지만 억지로 기광이 시선을 맞췄다. 이렇게라도 하지않으면 알아서 팔팔 날뛸것이 눈에 선히 보였다. 좆같다 진짜. 도톰한 기광의 입술에서 욕이나온다.










 돌았나, 이제는 사람을 납치해서하네.

 몰라시발. 아 진짜 싫어. 토할꺼같아.

 게다가 한두번도 아니고 저번주부터 계속 여러구역을 쑤시고 다니네요. 미친놈들..










 에스퍼 한두번해보시나. 어차피 이게 우리일이잖아. 모여앉아 투정부리는 멤버들사이로 방금온 준형이 사이에 끼어 주저앉는다. 좀만쉬자. 준형의 제안에 완전히 긴장이풀린 요섭이 마른다리를 통통 두드렸다. 안그래도 요새 기가 허해서 힘들어죽겠구만 더 설치고 지랄이야. 결좋은 금발이 보기좋게 휘날렸다. 잠자코 보던 두준이 주머니에서 하얀색 담배 를 꺼냈다. 입에 물고 라이터를 찾는다. 라이터와 동시에 내가 니봉이냐는 기광의 구박도 덤으로 듣는다. 실실웃는 두준의 손에서 작은 불꽃이 튀어올랐다. 얼마안가 담배연기가 두준을 잠식한다. 여전히 기광은 시발시발거리며 가열차게 얼룩덩어리를 깠고 요섭은 오메나죽네하며 앓는소리를 냈다. 진영의 손에 들린 탈이 유난히 투박하다. 

 간만에 느끼는 나른함이다. 저번주 엉망으로 끝난 회의이후로 다들 제몫한다고 굉장히 바빴었다. 명수와 서현은 여전히 끌려다녔고 성열은 탈이보이기만해도 얼려버렸다. 존나 진저리가 났다는소리다. 성종은 성종대로 바빴다. 9할이 현장에서 뛰어다니는 특전반에서 성종은 거의 유일하다시피 정보수집을 도맡아했다. 덕분에 입에는 레몬사탕이 안보일때가 없었고 폐인마냥 컴퓨터앞에 축늘어져 지냈다. 이제 좀있으면 성인인데 담배도 못피게하고! 짜증내는 성종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그래봤자 애기다. 봄과 다라도 이제 진지하게 임하기시작했다. 이거 좋아해야하는건가. 그러고보니 성규는 더정신이 없었다. 정환은 아직 나이가 어렸고 성규와 두준이 거의 총괄하다시피했는데 두준은 성격이 그럴사람은 아니었다. 각뿐만아니라 재인에게도 한소리듣기 싫어서 잽싸게 도망치는 그런성격이다. 그러다보니 전투는몰라도 나머지 서류처리따위는 죄다 성규가 했었다. 언제나 항상보고있노라면 순한인상과 다르게 다혈질인 각의 화를 묵묵히 참고있다. 제가족사와 관련된일인데도 아무말않고 넘어가더라. 준형이 흘러가는식으로 내뱉었었다. 피하고싶으면 피하면그만일 일인데 그 책임감때문에 언제나 거기에 있었다. 병신같이. 두준의 입술이 비죽거렸다. 희뿌연 연기가 이리저리 흔들렸다. 그렇게 맛나게 휴식을 취하고있을무렵 갑자기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렸다. 아존나! 역정을 내며 기광이 일어났다.  

 







 아시발또 누구야!...얼라.

 ..!!

 ...잉?







 굴곡진 곡선이 여자라는것을 단호하게 일렀다. 특히나 부어오른 배가 더그랬다. 여자는 낑낑꺼리며 바닥을 기어가고 있었다. 이제곧 출산에 임박할듯 몸이 바스스 떨린다. 그러다가 기광이 낸소리를 들은듯 갑자기멈추어섰다. 다가가려는 요섭을 진영이 막았다. 저거 임산부아니에요? 기광이 경악한다. 미친놈. 진짜 미친놈. 두준의 얼굴이 굳었다. 몽당연필같은 담배가 바닥으로 툭 떨어졌다. 그것에 동요하지않는것은 오직 준형뿐이다. 아 미친진짜.. 급하게 성종에게 연락하려는 두준을 뒤로하고 준형이 여자에게 향했다. 예상못한 행동에 진영이 다가가자 준형의 주변에 불꽃이 타오른다. 한발짝만 더움직이면 너도 태워버린다. 살벌한 목소리에 진영이 그대로 멈춰섰다. 형 잠깐만요 하는 목소리가 모기처럼 사그라든다. 뚜벅뚜벅 굽낮은 구두가 점점여자에게로 걸어갔다. 여전히 여자는 이쪽을 의식하지않았다. 아니 못했다는 표현이 더옳을지도 모른다. 강한 진통에 온몸을 발작하듯이 떠는 여자앞에 준형이 바로섰다. 공중에 두시선이 맞부딪쳤다. 여자의 몸이 굳었다. 한치 생각할겨를도 없이 준형이 손을 휘저었다. 여자의 몸에 벌건 불꽃이 붙는다.








 ..용준형 이미친놈아!!

 ...

 형, 형!

 쓰레기는, 필요가 없지. 

 뭐해, 뭐하냐고! 

 보면 모르냐. 







 쓰레기 소각중이잖아. 제몸하나 간수못하고. 빨리빨리 붙지않는 불에 짜증이난듯 철컥거리는 소리가 준형의 손안에서 새어나왔다. 비명도 지르지못하고 여자가 사그라든다. 권총이 바르게 여자의 머리를 가리켰다. 두준이 뭐라할사이에 탕하는 소리가 구역을 맴돈다. 처음보는 준형의 이상행동에 요섭이 묻는다. 딱봐도 싸울의지가 없는, 그저그런 희생양일뿐이었는데. 요섭의 질문에 준형이 대충대답했다. 난 저런 쓸모없는자원은 적이고 아군이고 싫더라. 아무말도없는 구역을 준형이 빠져나간다. 안오고 뭐하냐. 아무렇지 않은 무덤덤한 목소리에 얼빠진얼굴이던 기광이 먼저 반응했다. 하나둘씩 준형을 따라 나간다. 현장에 남은것은 두준뿐이었다. 불길이 사그러진 자리로 다가가자 여자와 배에있던 아이모두 재로 변했다. 왜그런거지. 조금씩 부는 바람에 재가 스르르 일렁이다 사라진다. 방금전의 준형의 얼굴이 두준의 머리에 스쳐지나간다. 한심하다는 그눈빛이 이상할정도로 뇌리에 남는다.














 잘읽으셨나요 ^.^ 좀 훑어보신분들은 대충 내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아실듯 ㅎ 1편이나 2편이나 둘다 오글거리기는 매한가지라는게 함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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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오오! 첫댓글인가요 ㅎㅎㅎㅎ 길어도 엄청 집중하면서 읽게 되네요ㅎㅎ 담편기대☆★
12년 전
콩년
오오 그렇사옵니다 그대 더좋은 다음편을 들고오도록 노력할께요 ㅠㅠ!
12년 전
독자2
잘 읽었어요 그대!!!잠깐 짬내서 읽은거라 댓글을 길게 쓸수가...그치만 그냥 빠져나갈수가.......그대 스릉흡느드.....
12년 전
콩년
저도 그대 스릉흡느드.. 이렇게 댓글다시는 그대들 덕분에 제가 힘낼수 있네요 ㅠㅠㅜ
12년 전
독자5
오 퓨전 ㅠㅠ 재밌어요!!!!
12년 전
콩년
고마워요 그대 ㅠㅠ 더 잘쓰도록 노력해볼께요!
12년 전
독자6
이거기다리고잇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항상잘읽고있어요그대ㅠㅠ
12년 전
콩년
ㅎ롤ㄴㅇ라ㅣㄴㅇ머라ㅓㄷ지; 감사합니다 그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세상에 기다려주시다닠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오늘도 콩잉여는 힘내며 글을씁니다 s2s2
12년 전
독자9
ㅜㅜㅜㅜㅜ그대글재밌어요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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