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여주
다시한번 로맨스 일곱번째
현 여친 김팀장 X 현 남친 권팀장
네가 사라지면서 뱉은 말에 머리가 멍하다
한심한 걸 넘어 스스로가 싫어질 지경이라
눈물만 흘리며 멍하니 네가 나간 문만 보고 있었다
아니야
더이상은 안된다
네가 나간지 몇 분이 지났는지,
내가 얼마나 그대로 주저앉아있었는지
시간이 꽤 지났지만
무작정 뒤늦게 널 따라 뛰쳐나갔다
어딜가야 네가 있을까
어떻게하면 네게 용서 받을 수 있을까
내 주제에 용서를 받을 수 있긴 할까,
온갖 생각들에
겉옷도 안 입고 슬리퍼만 신고 달려나왔지만
추운지도 모르고 널 찾아 헤맸다
괜히 어두운 지하주차장을 헤매보고
계단도 뛰어다녀보고 했지만
넌 보이지 않는다
결국 차가워진 손만 만지작대며
놀이터에 앉아 괜히 모래만 발로 건들였다
지금 널 찾아가면 내가 더 밉지않을까
내일 낮이 밝으면 네 화가 조금 풀릴까
나 때문에 놀지도 못하고
내가 왜 그랬을까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
몇 번을 망설이다 네게 전화를 걸었다
안 받을 줄 알았으나
끊긴 통화음에 안심이 되지만
우리 사이엔 정적만이 흐른다
"...순영아,"
-"..."
"...내가 ...잘못했어"
-"...."
이렇게 추운데도 눈물은 얼지 않는지
자꾸 흐르고
콧물도 나고
그래서 목소리는 앵앵대고
추하다
"...여자 만나지마, 놀지마..."
-"...."
"...친구가 술먹자해서 그냥 나간건데,
감주가 그런덴지 몰랐어..
진짜 계속 꺼지라고 막 그랬는데.."
-"..."
"...계속 앉아있어서 미안해
빨리 집 안오고 술먹어서 미안해"
-"..."
"..미안해 순영아..."
-"...."
"...알잖아 나..."
-"..."
"...진짜,
너 밖에 없어.."
전화가 끊긴다
이제와서 핑계를 댄다한들 늦은걸까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눈물을 멈추려해보는데
자꾸 눈물이 난다
난 더 혼나도 싸
순영이가 더 모질게 해도 어쩔 수 없어
내가 잘못한거니까
권순영마냥 세찬 바람이
쌩쌩 분다
이젠 좀
춥다.
몸보다 마음이,
그렇게 얼마나 있었을까
머리위로 무거운 무언가가 툭하고 떨어진다
까만 패딩,
권순영 냄새
"...진짜 속상한 짓만 골라하지"
이제서야 제대로 눈을 맞춰주는 네 모습에
멈출 줄 모르는 눈물이 또 터진다
"일어나"
눈물에 콧물에 화장도 다 번지고
무엇보다 미안함에
이젠 내가 널 못보겠다
"잘못했지."
커다란 네 패딩에 파묻혀서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그럼 와 이제."
네가 팔을 벌린다
오늘 하루 종일 내내 그렸던,
내가 있고 싶었던
네 품이다
네게 안기고서야 보니
하나 둘 보인다
나만큼 빨간 네 볼과 손이,
평소엔 손에도 대지 않는 네가
일이 안 풀릴 때나 기분이 최악일 때 네게 나던 담배 향기가,
너도 나 만큼 주저했는지
네 손에 꽉 쥔 휴대전화가
더럽지도 않은지
콧물과 눈물범벅이 된 내 얼굴을 닦아 주는 너,
내가 울면 본인이 더 속상해하는 너,
달빛에 빛나는 건지
추워서 그런건지
네 눈에도 알수없는 물기가 가득하다
네 품에 안겨
잘못했어,
미안해,
다신 안 그럴게
이 말들만 내내 중얼거리니
"...알아, 알아."
날 토닥이며 껴안은 팔에 힘을 더 준다
"...나도,
말 밉게해서 미안"
진짜 바보다
사실 알고있다
이번에도 권순영이 져준 것임을
충분히 더 화를 내도 됨에도
또 져준다
역시
난 네가 아니면 안된다
"...사랑해 순영아"
그제서야 배시시 웃는 너다
앞으로 안 그럴게
고마워 순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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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로에 나왔었죠 권순영의 유일한 약점. 뭔지 아시는 독자분 손? ㅎㅎㅎㅎㅎㅎ 아마 내일과 모레는 못 올듯해서 고구마먹은 독자님들을 위해 열심히 써보았답니다 반겨주세요^ㅇ^ 화해과정이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네요 늘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