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에 오빠랑 같이 경수네 카페에서 하루종일 죽치고 있을 생각으로 만났어
날이 비가 오려는지 꿉꿉하고 습해서 그냥 시원한 곳에 있는게 낫겠다 싶어
고민할것 없이 경수네 카페로 갔지
여느때처럼 오빠는 아메리카노 난 딸기스무디를 시키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고 있었어
난 요즘 취업을 위해 어학공부를 하고 있었고
민석오빠는 아는 선배 유치원에 어떤 선생님이 급하게 그만두실 일이 생겨서
사람이 구해질때까지만 일 도와주기로 했거든?
그 덕에 평일에 자주 못만나서 카톡이나 전화통화밖에 못했었어
그래서인지 아는 얘기도 직접 얼굴보고 하니까 더 좋고 재밌더라구
이미 다 아는 얘기도 또 하고 개강전에 수정이네랑 같이 놀러가자고 하면서 계획도 세워보고
그냥 서로 손가지고 꽁냥대기도 하고 그랬어
한참 그러고 있는데 내가 막 잠이 쏟아지는거야
요새 밤에 잠이 안와서 잠을 잘 못잤거든
오빠가 손 잡아주고 그러니까 맘이 편해져서 그런지 잠이 엄청 쏟아지더라고
그래서 눈꺼풀이 무겁게 내려오는데 억지로 뜨고 그러니까
오빠가 그냥 자라고 경수한테 가서 담요 두개 받아다가
하나는 돌돌 말아 베개로 만들고 하나는 내 어깨에 둘러줬어
난 말로는 괜찮다고 하는데 오빠가 그렇게 해주니까 진짜 잠을 못이기겠는거ㅋㅋㅋㅋ
그래서 오빠 손 잡고 그대로 잠들었어...ㅎㅎ
얼마나 잤는지는 몰라도 푹 잤는지 눈을 떴는데 엄청 개운한거야
그래서 몸을 일으키는데 오빠 손은 여전히 나한테 잡혀있고
나 자는걸 계속 쳐다봤는지 내가 움직이는대로 오빠가 날 따라 보더라고...
내가 잘때 얼마나 추하게 자는지 아는터라 뭔가 민망해서
나 자는거 보고있었냐니까
오빠가 엄청 해맑게 웃으면서
"우리 ㅇㅇ.. 빨리 오빠한테 시집와야겠다 자는 모습도 이렇게 이쁘면 오빠가 빨리 채가고싶어지잖아"
미안... 내가 대신 사과할게..ㅎ 우리 오빠가 오랜만에 날 보더니
콩깍지가 강화됐나봐...
근데 오빠가 내가 일어난게 기뻤는지 그 말을 너무 크게 말을 한거얔ㅋㅋㅋㅋㅋㅋㅋ
카운터에서 경수가 듣고 살짝 흠칫하더라고.....ㅎ
난 다 봤다 경수야
ㅎㅎ 여튼 슬슬 배고파지는데 밖에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나가기도 귀찮고
그냥 카페에 파는 빵이랑 케잌 주문해서 그거 먹고 빈둥거리고 있었어
근데 어느순간부터 오빠가 계속 날 빤히 쳐다보다가 혼자 뭘 가만히 생각하다가
또 날 빤히 보다가 혼자 생각하다가 그러길래
내가 오빠한테 무슨 고민 있냐고 물어봤다?
근데 또 아니라는거야
궁금했지만 그냥 뭐 생각할게 많은가 했지
아니면 내 얼굴에 담요 자국이라도 났나 싶어서 괜히 핸드폰 액정으로 상태도 점검해보고ㅋㅋ
그러다 다시 또 수정이네랑 여행갈 계획을 세우려고 핸드폰으로 이것 저것 검색도 하고
괜찮은 정보는 캡쳐도 하고 일정같은건 가지고 있던 수첩에 대충 끄적이고 있었어
근데 또 그것도 귀찮아져서 그냥 펜으로 수첩에 낙서를 하고 의미없는 단어 나열도 하고 그러고 있다가
화장실이 가고싶어져서 화장실 갔다 온다고 하고 화장실에 갔어
화장실가서 일도 보고 거울보면서 아이라인 번지것도 대충 슥슥 문질러서 정리하고
다시 자리로 돌아가려고 나왔는데 오빠가 창밖을 보면서 뭘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어
손은 내 수첩에 뭘 끄적끄적 하면서
눈은 창밖을 보고 뭔가 엄청 깊게 생각하고 있는거 같길래 내가 오빠 놀래켜준다고
살금 살금 가서 어깨를 뙇 잡으면서 워!! 했어
근데 너무 민망할정도로 오빠가 반응이 없는거야
오빠가 그냥 어 왔어?? 하길래
그냥 난 쭈구리처럼 어..어... 이러고 자리에 앉았어
그러고서 오빠가 뭘 그렇게 끄적끄적 하나 봤는데
진짜 걍 낙섴ㅋㅋㅋㅋㅋ 단어도 아니고 그냥 말그대로 끄적끄적 한거있잖아
그래서 뭐야~ 이러고 그냥 먹다 남은 케잌을 먹었어
근데 오빠가 날 스윽 쳐다봐
그러다 다시 또 수첩으로 시선을 옮기는거야
그래서 나도 자연스레 수첩으로 시선이 갔지
근데 오빠가
ㅇㅇ야
라고 쓰는거야
그래서 완전 물음표 가득한 얼굴로 응?? 했어
근데 또 오빠가 내 얼굴을 보다가 수첩으로 시선을 옮기더니
뭘 또 끄적끄적 써
근데 그 메모를 보고 내가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어
ㅇㅇ야
결혼하자
그 말을 듣고, 아니 보고 진짜 순간 멍했어
뭐지.. 장난인가... 그러기엔 오빠 표정이 좀 진지해보이는거야
그래서 내가 오빠를 쳐다봤다?
근데 오빠가 손에 들고있던 펜을 내려놓고 내 손을 잡는거야
난 진짜 얼떨떨하고 이거 진짜야? 하는 생각으로 오빠를 보고있었어
오빠가 잠시 또 뭔갈 생각하더니
"오빠가 너 자고 있을때 너 자는거 보면서 계속 든 생각이 있어"
"네가 무슨 좋은 꿈을 꾸는지 계속 웃고 있는거야"
오빠가 계속 뭔갈 골똘히 생각하면서 한마디 한마디 뱉는데 난 마냥 멍했어
그러면서도 오빠가 하는 말을 계속 듣고 있는데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보이는게 너의 그런 모습이었으면 좋겠어
잠을 자면서도 행복해보이는 너의 모습..
그런 모습을 보면서 하루를 시작하게 되면 난 정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될거야"
항상 입버릇처럼 말하던 빨리 결혼하고싶다의 느낌이 아니었어
오빠는 항상 결혼하고 싶다 하면서도
오빠가 빨리 더 든든한 사람이 될게 너와 우리의 아이를 항상 안전하게 지켜주고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게
더 든든한 사람이 될게 라고 했거든
근데 마치 지금은 뭐에 홀린듯이 그러니까 진짜 뭐 어떻게 설명이 안되네 진짜 묘했어
"항상 그려왔어 너와 함께하는 결혼 생활을..
근데 그저 먼 미래로만 생각을 해왔어 그 언젠가의 우리 모습이라고만 생각했었지
근데 그게 지금 당장이었으면 좋겠어
미안해 오빠 되게 너무 충동적인거 같지?
나도 너무 갑작스럽다는거 아는데.. 정말 우리가 아무것도 없어도 경제적으로든 상황적으로든 힘들어도
그냥 너랑 함께 아침을 맞이하고 각자의 일상속에서 힘들어도 서로와 함께할 저녁식사를 생각하며 힘을 내고
잠들기 전엔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고 잠들땐 서로 꼭 껴안고 잠들었으면 좋겠어"
오빠 얘기를 듣는데 솔직히 오빠도 본인이 오늘 이런 말을 하게 될거라고 생각도 못했겠지
근데 그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오빠가 그 찰나에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고 고민을 했는지 느껴지는거야
난 뭐라고 대답해야할지 모르겠고 나도 생각이 많아져서
오빠가 수첩에 적어놓은 글만 보고 있었어
내가 생각이 많아진걸 오빠도 느꼈는지
가만히 날 보다가 살짝 웃었어
그러면서
"미안 오빠가 너무 무책임한 말을 했네
우리 ㅇㅇ 더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때 이런 말을 해야하는데
오빠가 너무 욕심 부렸어"
그렇게 말하고 내 머리를 쓱쓱 쓰다듬는데
복잡했던 내 마음이 싹 정리됐어
사실 난 둘이 함께라면 언제 어떤 상황이어도 괜찮다고 생각을 해왔거든
항상 생각해왔던게 정말 내 결혼 상대자에 대한 확신만 있다면
정말 아무것도 없이 정말 조그맣고 물새는 반지하방이라도 괜찮을거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미안한표정으로 날 보고 있는 오빠의 손을 꼭 잡고
"상견례는 언제할까? 개강 전에 해야 좋지 않을까? 그럼 서둘러야겠다
아~ 드레스 입으려면 살부터 빼야겠네~ 이제 이 케잌들이랑도 빠이빠이다ㅠㅠ"
내가 그렇게 말을 하니까 오빠가 도리어 당황한거얔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아니라고 그렇게 무리하지 않아도 된다고 천천히 하자고 하는데
내가 완전 실망하고 삐친투로
"뭐야.. 오빠 지금 나랑 결혼하기 싫은거야?"
하니까 오빠 귀까지 빨개지면서 아니라고 누가 그러냐고 당연 좋다고 하는데
내가 흐흐흥 하고 웃으니까 오빠가 잠시 멍하니 날 보다가
일어나서 내 자리로 오더니 날 꼭 안았어
그러면서
"고마워.. 고마워 ㅇㅇ야 오빠가 잘할게 오빠가 정말 잘할거야
고마워 고마워... 행복하게 해줄게 내 인생 이제 다 너야 너야 ㅇㅇ야"
오빠가 거의 울먹이면서 그러는데 나까지 울컥한거야
오빠가 나 안고 내 등을 쓸어 내리는데
결국 또르르...ㅁ7
뭔지 몰라 그때 그 감정이 그냥 막 뭔가 소름돋게 행복하고 행복하고 또 행복했어
안고 있는데 오빠가 그러는거야
"아이 이름은 꼭 같이 짓자 우리 둘이"
그 말을 듣는데 아 그때부터 완전 펑펑 울었어
내가 막 엉엉 우니까 오빠가 왜 울어.. 울지마 ㅇㅇ야 왜 울어
하는데 오빠도 목소리가 막 떨리는거야
그래서 고개를 들었는데
오빠 눈물 참고 있더라ㅋㅋㅋㅋㅋㅋㅋㅋ
누가 누굴 달래고 있는거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귀여웤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결론은 우리 결혼한다곸ㅋㅋㅋㅋㅋ
물론 당장은 아니고 일단 양가 부모님한테 인사하고
상견례 날짜 잡고...
식은 아마 이번학기 마치고 내년초쯤에 하지 않을까?
이제 나의 치느님과 라면들은 다... 하......
근뎈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프로포즈야?....
진짜 프로포즈 한번 참 김민석씨답네...ㅎ
아, 맞아 아마 이게 마지막 글이지 싶어
이제 취직준비도 해야하고 결혼준비도 해야하고 다..다이어트도.. 흡
나중에 나중에 모두가 우리를 잊을때쯤 한번 올게
행복하게 잘 살고 있어!!!!
또 보자~~!
아.. 진짜 끝났어요.. 이게 뭐야....
어차피 가상이라면 마지막은 꼭 이렇게 해피엔딩으로 하고싶었어요
뭔가 너무 뜬금없어 보이지만...
아 그리고 저 프로포즈 장면은 사실 며칠전에 제가 꿈을 꿨는데
꿈속에서 민석이가 저한테 프로포즈를 했어요
제가 엔딩은 꼭 프로포즈 장면으로 해야지!! 했는데 하도 생각을 해서 그런지..
그 꿈에서 내용을 좀 끌어다가 썻어요
꼭 써먹어야지 하고 메모장에까지 저장해놨던ㅋㅋㅋㅋㅋㅋㅋ
여튼 이렇게 유교과 민석이를 보낼때가 왔습니다..
지금 이거 쓰면서도 계속 올리고싶지 않아서.. 허허허
오늘 원래 계획대로라면 비바폴로에 갔다가 버블티 먹으러 갔다가 카몽에서 이 글을 쓰고 있어야하는데
오늘 비바폴로 정기휴일이라그래서 내일로 미루고.. 친구가 일하는 카페에서 쓰고있어요 허허
음.. 진짜 하고싶은 말 많았는데 무슨 말부터 해야할지
일단 읽어주신 모든 독자분들 고마워요 사실 이거 10편에서 15편이면 끝났을 글인데
35편이라니...
놀랍고 신기하고 진짜 저한테 작가님 작가님 해주시고 (왜때문에 경수 목소리가 들리는듯하죠..)
제 주제에ㅠㅠㅠ 작가님이라니..
제 글 보면서 민석이로 최애 바뀔뻔 했다는 분도 계시고
설렌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으시고
몇번씩 보고 계신다는 분도 있으시고.. 이게 뭐라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글을 처음에 쓸때 용기가 없었는데 용기 줬던 동생 덕분에 이 글을 여태까지 쓸수 있었던거라 그 동생한테 매우 고맙고
항상 브금들을 다운받아서 제공해주고 아이디어 제공해준 친구 니니에게도 감사하고
비회원임에도 꼬박꼬박 들어와서 읽어주고 특별편까지 써준 수정이와(ㅋㅋㅋㅋㅋ)
아주 잠시 스쳐가듯 세훈이 여친으로 나왔던 나의 친구에게도 참 고마워욬ㅋㅋㅋㅋ (본의아니게 실명으로 나와 미안하네요)
제일 고마운건 1편부터 35편까지 계속 함께해준 나의 독자님들..ㅠㅠㅠㅠ
답글 다 달아주고 싶었는데 뒤늦게 댓글 달아주신 분들은 제가 답댓을 못달아드렸어요ㅠㅠㅠㅠ
정말 그게 항상 마음의 짐처럼 남아있는데 너무 미안해요..ㅠㅠㅠ
암호닉 신청해주신 분들, 암호닉은 없지만 항상 잘 봤다고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한사람 한사람 정말 꼽지 못할 정도로 많은 분들께 감사해요
댓글로 일상 이야기도 하고 응원의 메세지도 남기고 정말 되게 행복했던 시간들이네요
처음 이 글을 올린게 5월 22일인데 벌써 두달하고도 반 가까이 지났어요
그 긴 시간동안 많은 일이 있었지만
결론은 여태까지 쓸 수 있게 응원해줘서 고마워요
차기작은 대충 생각해 둔게 있는데 일단 기존에 생각해 뒀던 팬픽을 다른 필명으로 쓰고
빙의글도 곧 오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차기작 고민하니까 제 친구들이 왜때문인지 더 신나서 아이디어를 막 내줘섴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정말 하고싶은말 짱 많은데ㅠㅠㅠㅠㅠ
그냥 다 고마워요ㅠㅠㅠㅠ 힘든일 있을때도 유교과 민석이 생각하면서 설레하고
독자님들 댓글 알림 울리때마다 입이 귀에 걸릴 기세로 행복해했어요
곧 또 볼 수 있을거에요 우리ㅋㅋㅋㅋㅋㅋ
정말 고맙고 우리 곧 또 봐요!!!!
유교과 민석이 안뇽ㅠㅠㅠ
다들 사랑해요 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하트!!!!!!
+포인트는 일부러 30걸었어요 다들 가기전에 댓글 하나씩 남기고 갔으면 하는 마음에..
포인트 아까우니까 꼭 한마디씩 남기구 가요!!
이번 편의 댓글은 다음 차기작 올라올때까지 계속 답댓 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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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