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
怪談)
BGM. Stay with me (inst.)
Ep. 01
엄마, 누나는 좀 이상한 것 같아. 맞지, 응?
무심코 쳐버린 화분이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치고 귀를 째는 듯한 파열음이 울렸다. 그들은 문 너머에서 일제히 입을 다물고서는 그 이상의 대화는 하지 않았다.
ㅇㅇ니?
그 목소리에 고개를 돌릴 수 밖에 없었다. 나 여기 있다고, 나를 좀 봐달라고 목 끝까지 나오는 소리를 겨우 삼키고 방에 들어가 이불을 뒤집어 썼다.
한참을 흐느끼며 그들에게 제발 좀 들어달라고 크게 우는 소리에도 방문을 열고 확인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차라리 죽어버리고 싶다.
언제 열어놓은건지 활짝 열린 창문으로 찬 바람이 파고 들고, 커튼이 소녀의 코 앞까지 흩날렸다.
죽어버리고 싶다.
그 말을 연신 읖조리던 소녀는 창문에 걸터앉았다. 누가 죽여줬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생각하면서 하늘을 향해 고개를 쳐들었다.
" 어. "
그리고, 추락했다.
난간을 잡고있던 그 손을 누군가가 떼어버리기라도 한 것일까. 소녀는 살려달라고 애원하며 누군가 잡아주길 바라는 듯 팔을 공중으로 뻗은 채 추락했다.
작은 몸이 바닥에 부딪힘과 동시에 뻗었던 팔이 바닥으로 힘없이 떨어진다.
***
횡단보도 앞,
무서운 속도로 달리는 차들의 길 너머에 두명의 남자가 서있다.
사라졌으면,
소녀가 작게 중얼거렸다. 없어졌으면. 건너편의 남자가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마주쳐버린 시선 속에서 어느 누구도 먼저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야, 뭐해.
남자가 옆구리를 찌르며 그의 눈 앞에 손을 흔들어보인다. 계속되는 남자의 행동에도 그는 시선을 고정한 채 무언가에 홀린 듯 이내 휘청거린다.
여전히 차는 빠르게 지나친다.
다시,
사라져버렸으면.
그 말과 함께 빠르게 지나치던 차가 남자를 들이받는다, 크게 울리는 굉음.
혼란 속에서 사람들은 차 안의 사람을 확인한다. 운전자는 없다.
겨우 붙어있는 남자의 목숨이 헐떡이며 미약해져갔다. 살아날 수 없다.
작게 웃는다.
그는 제 친구가 제 발목을 붙잡고 있는데도 아직도 건너편의 소녀에게 눈을 떼지 못한다.
쓰러진 남자의 눈이 소녀를 향한다.
뒤돌아서는 소녀 뒤로 클락센소리가 울려퍼진다. 운전자가 없는 빈 차 뒤로 차 한대가 더 들이받는다. 남자는 온전히 그 밑으로 깔려버린다.
사람들의 비명.
소녀의 흰 드레스 끝 붉은 자욱이 번진다.
마냥 창백하던 소녀의 눈 주변이 파르르 떨리기 시작하며 눈동자가 금방이라도 핏물을 뱉어낼 듯 붉어진다.
휘청, 붉은 눈동자가 초점을 잃은 채 요동친다. 소녀가 난간을 잡으려 손을 뻗는다.
잡히지 않는다. 쓰러진다.
-
" 괜찮아? "
" ... "
" 너 지하실에 쓰러져있길래. "
ㅇㅇ가 일어남을 확인하자마자 석민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방문을 제 뒤로 닫고는 걸음을 옮기는데 ㅇㅇ가 어느새 제 옆에 서서 걷고있다.
깜짝이야.
" 내가 지하실에 있었다고? "
" 그래. "
" 이 옷은. 이거 내가 입고있던거 맞아? "
" 그럼 내가 갈아입혔을까봐? "
석민은 눈썹을 까딱이며 웃더니 ㅇㅇ의 어깨위에 손을 올렸다가 힘을 주어 세게 잡았다. 아, 터져나오는 ㅇㅇ의 소리에 놀란듯 손을 떼고는 석민은 먼저 걸어간다.
" 배고파. "
" 그럴만도 하지. 너 누워있은ㅈ, "
" 어? "
" 아니다. "
석민은 손을 내저으며 ㅇㅇ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튕겼다.
아, 왜!
석민은 이마를 문지르며 저를 흘겨보는 ㅇㅇ의 눈을 제 손바닥으로 가렸다.
" 반말은. "
" 뭐라고 안하다가 갑자기 그러더라. "
" 나랑 나이차이가 몇인데. "
" 그건 아저씨가 안 알려주는거잖아. "
" 아저씨인건 알고있네. "
석민은 냉장고에서 샌드위치를 꺼내 식탁위에 올렸다.
알고있으면서 반말하는건 안 ㄷ,
네네.
입 안 가득 빵을 넣고 우적거리는 ㅇㅇ를 놓고 석민은 방으로 향해 상자를 뒤적거렸다. 찾았다.
석민은 조금은 빠른 걸음으로 다시 거실로 나와 탁, 소리나게 식탁위에 무언가를 올려놓았다.
" 이게 뭔데? "
" 밴드. "
" 밴드는 왜? "
" 너 다쳤어. 다리 봐. "
진짜네. 아, 따가워.
제가 밴드를 붙히다가도 따갑다며 눈살을 찌푸리는 ㅇㅇ를 보며 석민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엄살피지마.
잠깐, 근데 아저씨 내 다리봤어?
발끝으로 제 정강이를 치며 묻는 ㅇㅇ의 머리를 쥐어박고는 석민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 니 다리 볼 것도 없어. "
" 와. 살빼라는 말 돌려서 하는거지? "
-
시계가 새벽 1시를 훌쩍 넘은 시간.
ㅇㅇ를 2층으로 올려보내고 석민은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 겉옷을 한 손에 들고 벽에 기댄 채 한참을 서있었다.
손톱만 물고있기를 한참. 핸드폰 액정이 밝아지며 전화가 걸려왔다.
' 니가 말한대로야, 지금 와야겠는데. '
" 알겠어. "
' 그 방해꾼도 왔더라. '
" ..갈게, 가는 동안만 니가 좀 맡아줘. "
:) 사담
여러분! 제가 다시 왔어요 :)
이번에는 원우 츤데레 썰이 아닌 석민이를 들고왔네요.
제 클라우드노트에 이것저것 이야기들이 많아서 그걸 언제 다 들고올까 하던 중에 오늘 집에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이야기를 덧붙혀서 가져온게 바로 석민이의 이 이야기입니다!
항상 제 글 읽어주시는 독자분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