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바람 보러오신 제 님들 클릭 ♡ |
신알신 울려서 오셨는데 맞바람 아니여서 당황하셨죠.. 흑, 죄송해요. 나중에 쓸까말까 고민하던 주제 조금 옮겨써봤어요(ㅠㅠ). 전 사실 밝은 것보다 약간 먹먹한 걸 더 좋아해서.. 네, 맞슴니다. 제가 세상 제일 음침한 사람입니다.. 맞바람 7편도 쓰고있는 중이니 맞바람에서 뵈어요! 그럼 안뇽♡.. |
나는 남들보다 조금 더 잘 들을 수 있고, 남들보다 조금 더 잘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알 수 있었다. 지금 너가 얼마나 아파하고 있는지. 너의 거칠어진 숨소리가 그것을 말해주었고, 병실 속 이상하리만큼 차가운 공기가 그것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너는 내가 모를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 오늘 바람이 좋다, 그치? ' 라며 내게 아무렇지 않은 척 말을 걸어온다.
" …윤기야."
" 응."
" 지금 아프지."
" … …속일 수가 없다니까."
보이지않는 눈으로 더듬더듬 너의 손을 찾아 잡았다. 그 손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고, 그런 너의 손을 잡은 채 입을 맞추었다. 그 몇달동안 마음의 준비를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너가 내 곁을 떠나는 날이 오면 웃으면서 보내줄거라고 그렇게 다짐을 했었는데.
" 왜 울어, 또."
" …아픈데 왜 맨날 말 안해줘."
" 니가 우는게 제일 아프니까."
나는 아마 그렇게 못할 것만 같다. 저번주에도, 그저께도. 너가 내 곁을 떠나갈 뻔했던 그 모든 날들에 나는 너에게 웃어주지 못했고, 그게 오늘이라 할지라도 나는 절대 웃어주지 못할거야. 이기적이어서 미안해. 너는 내 모든 것이었는데, 아무것도 없던 내 삶을 비춰준게 너였는데. 내가 어떻게 웃을 수 있겠어.
" …탄소야."
" 응, 윤기야."
"나는 있지, 하고싶은게 참 많아."
" …응."
" 너랑 여행도 가고, 결혼도 하고, 너 닮은 예쁜 딸도 낳고."
" 나도, 윤기야."
" …꼭 그러고싶은데."
" …왜그래. 왜 울어…응? "
이상하게도 무거운 공기와 너의 떨리는 목소리 사이 스며들은 울음 소리가 나를 불안하게 만든다. 가슴에 무거운게 내려앉는 듯이 묵직한 느낌이 사라지지를 않는다. 어렴풋이 나는 너의 마지막을 직감하고 있는걸까? 그리고…이 느낌을 너 또한 느끼고 있는걸까? 그래서 너도 지금 울고있는 것일까.
" …탄소야, 나 사실…조금 무서워."
" 너 아프잖아. 더 말하지마, 응? "
" … 다신 널 볼 수 없게 된다는게 그게 …. 그래도 많이 봐뒀…으니까 괜찮겠지? "
" …윤기야, 그러지마."
" 나 없다고…이상한 놈 만나서 고생…하지말고 좋은 사람 만나서 잘…살다가 늦게 와."
" 부탁이야, 하지마. 많이 아프면 선생님 모셔올게, 응? "
" 너랑 둘이…있고싶어. 부탁할게."
" 너 진짜 잔인해…알지? "
미안해, 라며 내 볼을 만져주는 니 손이 너무 차가워서 눈물이 쏟아져 내린다. 마음만 같아서는 나가서 누구든 부르고 싶은데, 지금 니 상태가 정확히 어떤지 나는 알 수가 없으니까. 너가 많이 아파도 나는 하나도 볼 수 없으니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내가 싫어서, 그리고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드는 너도 미워서 마음이 찢어질 것만 같다. 우리 둘 다 침묵을 유지하면서 생긴 시간의 공백 속에는 애처로이 숨을 이어나가는 너의 힘겨운 소리와 기계음만이 가득 채워져있었다.
" 윤기야, 나는 늘 아침이 무서웠어."
" … …."
" 일어나면 니가 내 곁에 없을까봐. 아니면 내가 일어난 날에 그런 일이 생길까봐."
" … …."
" 너가 많이 아파하는 날에는 널 보내줄 준비를 해야지 하다가도 너의 모든게 내 머릿속에 가득해서 잘 안되더라고."
" … …."
" 그런 날을 몇번이나 지나왔는데, 난 왜 익숙해지지를 않을까."
말을 이어나가는 동안 마음을 짓누르는 것처럼 속이 막혀서 눈물이 멈추질않았다. 나도 이대로 죽을 것만 같았다. 만약 너를 떠나보내는 날이 오늘이라면…나는 너에게 더 많은 이야기들을 해주어야하는데 입을 열면 말이 아닌 울음이 터져나와서 더이상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런 내 머리를 쓰다듬는 너의 손은 아까보다 훨씬 더 떨리고 있었다.
"탄소야…."
" …응."
" …어떻게 마지막까…지 이렇게 예쁘냐…."
힘겹게 내 볼을 쓰다듬던 너의 손이 밑으로 쿵- 하고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고, 곧 시끄러워진 기계음 소리와 다급해진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알 수 있었다. 무슨 마지막 인사가 그래, 윤기야. 차라리 아프다고 투정부리지. 너무 힘들다고 내게 말해주지. 끝까지 내 얘기만 해, 너는. 그렇게 많은 기계음들과 사람들에게 밀려 서있던 나는 곧 '삐ㅡ' 하고 울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다급했던 사람들의 목소리도 점차 줄어들고 곧 내게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 …민윤기 환자, 2017년 3월 27일 11시 38분…사망하셨습니다."
" …윤기 많이 아파했을까요? 마지막 얼굴도 볼 수가 없네요…."
" … …환자분 의식이 없어지는 순간까지 탄소씨만 보고 가셨습니다."
" …윤기 손 좀 잡게 도와주시겠어요? "
선생님의 도움으로 너의 손을 잡을 수 있었다. 이게 마지막으로 잡는 손이겠구나. 그렇게 너의 손을 꼭 잡은 채 나는 입을 열었다.
" 원래 30초 간은 들을 수 있다 그랬는데…벌써 한참 지났겠다, 그치. 인사 못해서 미안해, 윤기야."
'잘가, 사랑해.' 라는 말을 속삭여준 뒤, 너의 손에 입을 맞추자 그제서야 너를 보낸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원래라면 '나도 사랑해'라는 말을 건네줄 너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내가 입을 맞춰줄 때마다 들려오는 너의 기분좋은 웃음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을 그 자리에서 길을 잃은 아이처럼 펑펑 울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것이 너와 나의 마지막 이야기였다.
* * *
그렇게 바람이 기분 좋게 불던 날, 너는 그 바람이 되어 나를 떠나갔다. 온 세상이 암흑이었던 내게 너는 푸르른 하늘과 들판이었고, 빛나는 별빛과 햇빛이었으며, 예쁜 색으로 물든 꽃과 같았다. 너로 인해 어두웠던 내 세상은 형형색색으로 색칠되어 밝게 빛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윤기야. 훗날 너와 내가 다시 만나는 날이 온다면 그 땐 모든 색깔을 안고 태어날테니, 너는 시간을 안고 태어나 우리 원하던 그 모든 것 함께 할 수 있길 늘 기도할게.
♬
흐하! 새로 쓰고싶은 주제에요.
만약 쓰게되면 이야기 수정은 있겠지만 약간 테마는 이런 느낌으로 잡고싶은..!
짧게 써서 내용도 두서없고 하긴하지만 나중에 시간이 된다면 꼭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