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석투어에서 근무하는 썰 2
안녕하슈?
즐거운 토요일이네여.
그리고 전 만날 사람이 없네여.
왜냐면 월요일까지 가져가야 될 기획서가 있거든여.
근데 그걸 어제 다 날렸어여.
다 다시 해야 돼여.
망할!
^^...
딴 말 않고 이어 쓰겠음.
진심 몰카인 줄 알고 두리번거렸으나 면접실은 그냥 면접실이었을 뿐...
이경규는 물론 카메라도 없었다고 한다...★
일단 나한테 질문이 들어온 거니까 뭐라고 답변은 해야겠는데 멘붕이라서 아무런 생각이 떠오르질 않았음.
아니.
내 이름이 뭐가 어때서????????
물론!!
조금!
아주 조금 촌스럽기는 하지만!
면접에서 고나리 당할 만큼 이상한 이름은 아니잖아여?
순할 순!
사랑할 자!
얼마나 좋은 뜻인데!!!!!
(후비적)
"대답 안 합니까?"
(무릎이 잘린다)
아니여...
해야져...
"...회사에서 원하신다면 할 수... 할 수 있습니다."
면접에서 미운 털 박히면 안 되니까 일단 최대한 웃으면서 말했는데 면접관 눈에는 어떻게 보였을지 나는 모름.
아마 입술은 부들거리고 눈은 허공에 있고 아무튼 못생겨 보였겠지...
(먼 산)
내가 그렇게 대답하니까 면접관이 날 또 계속 쳐다봄.
내가 어색하게 웃으니까 그 다음부터는 그냥 무난한 질문 받고 대답했음.
그리고 내 다음 번호로 넘어갔는데, 훈남은 생긴 것만큼이나 싹싹하게 대답을 잘 했음...
불합격 당할 것만 같은 느김적인 느낌!
아!
신나!
"김동혁 씨?"
"네."
"우리 회사에서 근무하고 싶은 이유가 뭡니까?"
이름이 동혁이었구나.
ㅋ
네 이름도 그렇게 세련되지는 않았는데...?
아까 날 그렇게 비웃었단 말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 한 사람까지 면접이 끝나고 이만 일어나도 좋다는 허락이 떨어졌음.
계속 웃고 있어서 입에 경련 일어나는 줄.
ㅎ...
"저기, 순자 씨."
"네?"
"아까 웃어서 미안해요. 그게, 순자 씨 이름이 웃겨서 그런 게 아니라..."
"아, 아니요. 괜찮아요. 그럴 수도 있죠."
그럴 수도 있기는 개뿔...!
그래도 훈남이니까 봐준다.
(흑심)
"어, 저기..."
"왜 그러세요?"
"번호 좀 주시면 안 돼요?"
헐???????
나 지금 번호 따이는 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드리고 말고요!!!!!!!
드려야지요!!!
아니!!
드리고 싶습니다!!!!!!!!!!!!!!!!!!!
그래도 한 번 쯤은 튕겨줘야겠지?
"아, 네. 감사한데 제가 친한 사람 말고는 번호 교환을 안 해서요."
"아..."
"죄송해요."
"아니에요. 그럼, 안녕히 가세요."
????????
뭐야???????????
한 번 더 물어볼 줄 알았는데 진짜 인사하고 그냥 가버림...
스윗펌킨 같으니라고...
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속으로 순자 미친 새끼를 외치면서 혼자 복도를 터덜터덜 걸어가고 있었음.
"순자 씨!"
^^
저기여...
그렇게 큰 소리로 부르면 사람들이 다 쳐다보잖아여...
사람들이...
다 제가 순자인 줄 알잖아여...
물론 순자 맞지만...
ㅎ...
반대로 걸어가던 훈남이 뛰어오더니 불쑥 휴대폰을 내밀음.
"그래도 주면 안 돼요?"
"......"
"이제부터 친해지면 되잖아요."
"...아, 그럼 그럴게요."
"고마워요."
고맙기는...
제가 더...
고맙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훈남과 헤어지고 집으로 오기 위해 지하철을 탔음.
집 가는 길에 연락 올 줄 알았는데 안 오더라.
밀당이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 근처 역에서 내리고 시장 들러서 치킨 샀음.
안 사가면 오빠 새끼가 일주일 동안 괴롭힐 거 아니까 싫어도 어쩔 수 없었음.
부들부들.
왜 오빠 새끼는 내 오빠인 거지?
"다녀왔습니다!"
"치킨!!!! 사왔냐?"
"...엄마는?"
"나갔어! 치킨은? 치킨! 치킨!"
"냄새 맡으면 알 거 아냐."
"오호! 사왔구나! 내 예쁜 동생아!"
"...이럴 때만 동생이지?"
오빠 새끼는 면접에 대한 언급은 일절 통과하고 치킨을 먹기 시작하였다.
그래...
차라리 물어보지 말아줘...
^^...
"근데 너 면접은 잘 봤냐?"
"닥치고 치킨이나 먹어."
"못 봤구나?"
"......"
오빠 강냉이 털으러 갈 파티원 구함!
(1/n)
"야. 다음에 더 잘 보면 되지."
"...다음이 없으면?"
"......"
"......"
"......치킨 두 마리 사오지."
나보다 치킨이 더 중요한 친오빠 클라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렇게 마지막 면접을 보고 합격자 발표까지 계속 놀고 먹었음.
뭐...
언제는 안 그랬냐마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훈남...
그러니까 동혁이는 그 날 이후로 단 한 번도 연락을 보내지 않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밀당인 듯 밀당아닌 밀당 같은 너...★
그래...
나한테 그런 훈남은 과분했던 것이지...
홀홀...★
합격자 발표가 아마 한 달 정도 후였음.
그리고 나는...
떨어졌지.
는 뻥이고!
붙었음.
케케!
붙었다고!
아쟈!!!!!!!!!!!!!
나도 이제 사회인!!!!!!
직장인이다!!!!!!!!!!!!!!!!!!!!!!!!!!!!!!!!
이틀 정도 그렇게 좋아했음.
첫 출근을 위해 명단을 작성하러 가기 전까지는...
그렇게...
행복했음...
다가올 무거운 미래는 알지도 못한 채로...
그럼 여기서 이만 안녕!
다음부턴 본격적으로 회사 얘기를 그려갈 예정.
읽어줘서 땡큐!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