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안 와? 지금 몇 시간째야..."
"야.. 이제 한 시간 했어..."
"헐, 우리 한 시간이나 했어?"
구준회랑 공부한지는 일주일밖에 안됐는데, 세상을 다 산 것 같은 이 기분을 아니...?
생각보다 공부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있어서 가르치는 건 어렵지 않다만,
음... 저렴한 말로 '농땡이'라 그러지?
꾀병부터 시작해서, 시위까지.. 하루도 시끄럽지 않은 날이 없어.
하루하루 거듭될수록 나의 다크서클은 턱까지 타고 내려오고, 이젠 내가 한계에 다다른 느낌이랄까..
"너 오분 안에 이거 풀면..."
"풀면?"
"음... 소원 들어줄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못 풀면?"
"네가 내 소원 들어줘야지."
"하.. 내 실력을 보여 줄 때가 온 건가"
"또 까분다. 지금부터 오분이야. 시작!!!"
내가 준 문제가 수학문제였는데, 구준회가 수학을 정말 못한단 말이야.
결과는 당연히 내 승리겠구나 하고 편안히 오분이 흘러가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얘가 생각보다 술술 잘 풀어나가는 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
오분은 무슨 일분도 안돼서 다 풀 것 같은 거 있지. 내가 구준회를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었나 봐.
"뭐야.. 왜이래.. 평소대로 해"
"시끄러."
뭐지... 이 고도의 집중력과 밀려오는 불안감은...ㅋㅋㅋㅋㅋㅋ.
정말 거짓말 하나도 안치고 얘가 이런 표정 지은 건 정말 처음 봤어.
왜 여자들이 남자가 무슨 일에 집중하고 있을 때 멋있어 보이는지 알겠더라.
여기서 새삼 구준회가 잘생겼다는 걸 깨달았어.
"끝. 이제 내 소원만 말하면 되나"
"어??? 진짜??"
내가 구준회 얼굴 감상에 빠져들 때쯤, 구준회가 문제를 다 풀었다는 거야.
왜 안 좋은 예감은 틀린 적이 없는지... 정말 일분도 안돼서 풀었어.
아까 집중하는 표정은 다 어디 가고 다시 깝쭉모드로 돌아와선 '무슨 소원을 들면 좋을까~~'하는데,
진짜 한대 때릴 뻔한 거 간신히 참았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알다가도 모를 애라니까.
"음.... 영화나 보러 갈까"
"어??? 영화?????"
"팝콘까지 네가 쏘는 걸로."
"진짜 예상 밖이다... 과외 안 하기 뭐 이런 걸 줄 알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안한데, 나 졸업할때까지 너랑 과외할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