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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벚꽃 그리고 너

 

살랑거리는 봄바람이 앞머리를 스치고 연한 봄 내음이 코끝을 스칠 때, 비로소 봄이 왔구나 느껴졌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잠을 방해하는 것 없이 스스로 눈을 뜨고 아침 햇살을 맞이하여 상쾌한 느낌이 들었다. 아, 얼마 만인가. 새 학기에 시달려 주변 동기와 신입생들 챙기느라 바빴고 이어지는 술, 술, 술에 휘말려 정신을 차릴 새 없었다. 이렇게 맞이하는 아침은 또 오랜만인지 자기 맘대로 올라가는 입꼬리가 새삼 낯부끄러웠다. 기분도 좋고 일찍 일어난 겸 리포트 작성에 필요한 자료들을 수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이야 리포트 자료지, 사진학과의 특성상 구구절절한 리포트보다는 신선한 사진 한 두 장이 학점을 불러오는 법이다. 봄의 설레는 사진이라면 신입생의 마음도 불러오고. 흠.


신경 쓴 듯 안 쓴 듯한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 깔끔한 브이넥 티에 흰 가디건을 입었다. 주말에 꽃구경을 나간다는 것부터 나답지 않은 일이었기에 오늘은 내 고집을 약간 놔두기로 했다. 그리고 잡동사니 더미에 묻혀 있던 카메라를 향해 후- 불러 먼지를 제거해주고 목에 걸었다. 드디어 명색을 찾은 것인지 한 층 설렘이 두터워진 것 같다.


김명수가 이게 뭐람. 막상 나와보니 쑥스러운 기분은 감출 수 없었다. 길가엔 훈훈해 보이는 가족들이나 꼭 붙어 다니는 연인들만 보였다. 봄 타나 봐. 한쪽 구석이 시린 마음이 몰려와 고개를 들었다. 벚꽃 나무는 내 마음을 모르는지 꽃잎들만 뿌려댈 뿐이었다. 벚꽃잎은 이렇게 예쁘게 바람에 날리는구나. 연인들도 벚꽃잎처럼 사르르 떨어져 다니면 좋으련만. 시린 가슴을 부여잡고 카메라를 들었다. 이런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카메라를 들었지만, 카메라 렌즈에 쌓이는 꽃잎으로 사진은커녕 바보 소리만 들었다. 툴툴 털어도 묻어나는 꽃잎 때문에 자리를 옮겨 쓸쓸해 보이는 벤치에 앉았다. 건장한 청년이 혼자 카메라를 들고 꽃구경이라. 마음대로 안 되어 짜증 나는 마음에 애처럼 렌즈를 훅 불고 가디건에 쓱쓱 닦아버렸다. 꽃구경의 목적은 연애가 아니라 리포트기 때문에 정신을 차려 카메라를 들었다. 사람이 별로 없는 나무 밑, 혼자 하나 둘- 하는 소리를 내며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그냥 가져와 본 폴라로이드 카메라도 들고 한 장 찍었다. 만족스럽게 담아낸 사진을 늠름한 교수처럼 하나씩 넘겨보았다. 그러던 중 무언가 어색함 없이 사진에 스며든 옥에 티를 찾았다. 남자, 눈 맞춤, 브이…? 사진 속 이쪽을 보고 브이를 짓고 있는 남자의 광경이 조금 모자란 아이 같아 어이없이 웃음이 났다. 키는 나보다 커 보이고 청색 셔츠에 주머니에 손을 꼽고 어정쩡하게 서 있는 폼이 딱 사내녀석이지만 흰 피부에 구슬같은 눈이 내심 생글생글하다고 느꼈다. 혹시나 해서 고개를 들어 사진 속 자리를 보았더니, 역시나 눈을 마주쳤다. 이유는 딱히 떠오르지 않지만 날 미는 봄바람에 이끌려 다가갔다. 한 발, 두 발, 세 발. 



살랑거리는 네 눈웃음이 내 눈을 스치고 따스한 네 목소리가 내 귀를 스칠 때, 비로소 나에게도 봄이 왔구나 느낀다. 


"저기…."


무엇이라 할 말은 없었지만, 툭 내뱉은 말에 그 남자가 눈을 크게 떴다. 안 그래도 동그란 눈이 더 커져 눈동자 속의 내가 투명하게 보였다. 서로의 눈동자가 거울인 마냥 빤히 쳐다보고 있는 모습이 웃길 것 같아서 멋쩍은 듯 웃어보았다. 그러자 곧 그 남자도 입을 떼었다.


"그쪽 카메라."


"예?"


"계속 쌓이는 그 꽃잎에 가려서 안 보일 줄 알았죠…."


너무 귀여운데. 무엇인가 집중하여 고심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 보이는 그 행동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슬쩍 새어 나왔다. 장난기 가득한 어린 얼굴이 학생일까? 빤히 쳐다본 게 이 카메라인가? 눈웃음이 카메라를 향한 것이라면 약간 씁쓸한데. 그 남자가 머리 위에 물음표를 띄우는 동안 나도 남자를 향한 물음표를 피웠다. 가만히 생각만 하던 우리의 정적을 그 남자의 박수소리가 깨뜨렸다. 들떠 보이는 남자의 얼굴이 활짝 피며 입을 오물거렸다.


"사진은 잘 나왔나요?"

 

"안 보일 줄 알았다는 건 무슨."

 

"죄송해요. 폴라로이드 필름이 많이 비싼가…."

 


카메라 위로 계속 쌓이는 꽃잎이 너라면 내 머리 위로 쌓이는 의구심도 너일까. 이걸 귀엽다고 해야 하나 멍청하다고 해야 하나. 자기가 말해놓고 실실 웃는 남자가 어이없었다. 레포트 말고 다른 걸 써내려가고 싶은 느낌이 들었다. 이런건 우연적인 필연일 것 이다.

 

 

"좀 비싼데. 커피 한 잔 값 정도?"

 

 

 

봄날, 벚꽃, 그리고 너.

 

쁨쁨:)

글잡담은 처음이네요.

그냥 노래를 들으니 생각나서 끄적여 봤습니다.

부족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는 글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볍게 읽고 노래도 듣고 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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쁨쁨
으엉
10년 전
독자1
좋아요 ㅠㅠ 달달해요 ㅠㅠ
10년 전
쁨쁨
고마워요ㅠㅠ!
10년 전
독자2
ㅠㅠㅠㅠㅜ헐 이런거 짱 좋아요..아..너무 됴아...설레요ㅠㅠㅜㅜㅜ
10년 전
쁨쁨
봄하면 설렘이죠~,~
10년 전
독자3
헐랭..달달하고 설레고 좋아여...
10년 전
쁨쁨
헐랭..잘 읽어줘서 고마워요!
10년 전
독자4
28일전글뒷북이지만
완전달달해요ㅠㅠ설렌다
그러므로명수는 워더해갈께요
눈웃음데헷

10년 전
쁨쁨

10년 전
독자5
작가님 단호박이신줄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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