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친구 정재현 지독하게 짝사랑하는 썰 6
재민은 이 상황이 마음에 안 들어. 자기는 재현이 얼굴 다시 보고 싶지도 않고, 여주가 재현이 때문에 속앓이 하는 것도 보고 싶지 않아. 그래도 어쩌겠어, 서여주가 같이 가자는데. 못 이기는 척 따라오는 수밖에.
여주는 창문 보면서 조잘대고, 재민은 그런 여주 귀엽다는 듯이 쳐다봐. 여주는 재민이가 저를 귀엽게 보고 있는 거 아는지, 모르는지 재현이 얘기만 하지. “재민아, 이렇게 밖에 보다가 오빠랑 눈 마주치면 이거 완전 운명 아니야?” 이러면서 수줍어하는 건 거의 일상. 여주 조잘대다 갑자기 조용해져. 조용해진 여주 시선 따라서 창 밖 보니까 재현이랑 웬 여자랑 다정하게 걸어가는 거야. 그 모습 가만 보던 여주 세상 잃은 표정으로 짐 싸들고 “그냥 가자.” 하고 집으로 가.
여주가 아는 재현은 겉모습만 보고 다가오는 사람들에게 질려있어. 그래서 영호나 다른 친구들이 소개팅, 미팅 주선해줘도 절대 나가지 않아. 여주도 그걸 아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는 불안한 것도 없었어. 근데 방금 재현이 여자랑 있는 걸 직접 봤잖아. 심지어 다정하게 웃으면서 얘기까지 하고 있었고. 설마 재현에게 여자가 생긴 걸까.
혼자 온 세상 우울 끌어안고 거실에 앉아 있는데 마침 영호 집에 돌아와. 내 동생 오늘 하루는 어땠어 우쭈쭈 하면서 여주 보는데 표정 심각하지. “여주야, 무슨 일 있어?”하고 다정하게 물어봤는데 여주 웃지도 못하고 재현이한테 여자 생긴 것 같다고 하소연해.
“아, 내가 소개팅 해줬는데 잘 되고 있나보다. 과 친구인데 예전부터 재현이 좋다고 소개 좀 해달라고 난리를,”
“내가 재현오빠 좋아하는 거 알면서 어떻게 여자를 소개해줘? 나 벌써 7년 째 재현오빠 좋아하고 있는데, 내 마음은 가벼워? 무시해도 되는 마음이야?”
영호가 별 일 아닌 듯이 얘기하니까 여주 화나서 영호 말 끊고 말해. 여주 말에 영호 당황해서 아무 말도 못하고 여주는 속상해서 방 문 닫고 들어가지. 재현이 옆에 다른 여자 있는 거 보면 눈물부터 날 것 같았는데 그건 아니더라. 여주는 자기가 많이 좋아하니까, 좋아하는 사람이 약자일 수밖에 없으니까 화내는 것도 그만두기로 해.
화를 안 낸다고 해서 속상하지 않은 건 아니니까. 여주 며칠 밤을 잠도 설치면서 이 위기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해. 그리고 생각해낸 건 ‘여동생의 모습에서 벗어나자‘였어. 그래서 그 여자처럼 외적으로 스타일 변화를 주는 거지. 화장도 진하게 하고, 평소에 잘 입지도 않는 치마 입고 재현이 학교 찾아가. 강의실 앞에서 재현이 기다리면서 여주는 너무 떨리는 거야. 여주 입장에서는 새로운 모습 보여주는 거니까 재현이 반응이 궁금하기도 하고. 오빠가 나한테 반하면 어떡하나-하는데 마침 재현이 나와.
반가운 마음에 “오빠!”하면서 뛰어가는데 재현이 표정 굳어지고, 자기 겉옷 벗어서 허리에 둘러주는 거지. 재현이가 여주 손목 잡고 학교 정문 나서는 동안 여주한테 아무 말도 하지 않아. 여주는 재현이 그런 태도에 짜증이 나. 왜 나한테는 예쁘다고 안 해? 이런 마음. 곧장 택시 타서 여주 집 주소 말하고, 집으로 향하는 20분 동안 둘은 아무 말도 안 해. 여주는 속상하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표정 굳은 재현이 무섭기도 하고.
“서여주. 집 들어가. 앞으로는 이렇게 불쑥 찾아오지 말고.”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재현이 저렇게 말하니까 여주 그동안 참고, 참았던 감정들 터지고 말지.
“왜 나한테만 옷 둘러줘? 그 언니는 나보다 더 짧은 옷 입고 있었는데 신경도 안 썼잖아. 내가 동생같아서, 그래서 이러는 게 보기도 싫어?”
“여주야,”
“나 오빠한테 그냥 친한 동생, 서영호 동생 하기 싫어서 이렇게 발악하는 거잖아. 내 마음 좀 봐달라고 애원하는 거잖아. 그 언니만 오랫동안 오빠 바라봤어? 더 오랫동안 지켜 본 내 마음은 정말 오빠한테는 전혀 닿지 않은 거야? 오늘 내가 어떤 생각으로 이 옷을 고르고, 어떤 마음으로 오빠 기다렸는지 단 한 번이라도 생각했다면 이렇게 못 해. 내가 도대체 어떻게 해야 여자로 봐주는데? 아니, 날 여자로 봐주긴 할 거니?”
“말했잖아. 나한테 너, 서영호 동생이라고. 네 감정, 난 처음부터 몰랐던 거고, 앞으로도 모를 거야. 그러니까 제발. 제발, 그만하자 여주야.”
울면서 쏟아내는 말들에 돌아오는 대답은 몇 년 전 들었던 말과 같았어. 여주가 울면 안절부절 하지 못했던 재현인데 오늘만큼은 그런 모습 전혀 보이지 않아. 오히려 더 단호한 모습. 눈물을 닦아주지도, 다정한 눈으로 바라봐주지도 않지. 그 모습에 이제는 진짜 놓아주어야겠다. 혹시나 했던 기대들도 결국 혼자만의 착각이었구나 절망하면서 지친 몸 이끌고 재현이 지나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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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나 올 수 있을주 알았는데, 일이 금방 끝나서 일찍 왔어요!
재현이는 언제 봐도 답답하죠? 그래도 재현이 미워하지 않으시길...!
내일 연휴니까 전 오늘 달려보렵니다!ㅎㅎㅎ
다들 즐거운 저녁 보내요!!
그리고 댓글로 앓고 계신 독자님들...어쩜 그렇게 귀여우신지ㅠㅠㅠㅠ 치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