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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水) 전체글ll조회 288l 1
이번엔 또 다른 곳이다. 농사일같은걸 배운다나 뭐라나. 꿈이 그렇지 뭐. 그렇게 새로 들어간 교실에서 익숙한 얼굴도 봤다. 전 학교에서 마주쳤던. 날 보더니 그때 멋있었다고 얘기한다. 무엇인지 나는 기억하지 못 한다. 역시나 20명의 출석부엔 내 이름이 없고, 그 사실을 알린다. 그렇게 그 속에 스며들었다. 

 

반에서 여럿과 두루두루 친해보이는 빨간 단발머리를 가진, 웃는게 이쁜 너와 옆에 앉게 되었다. 생각보다 더 친절했고 나는 이야기를 들어주며 불안불안했다. 이대로라면, 이렇게라면. 딱 이정도까지만 우리가 친해도 좋을것같다. 넌 맞장구쳐주며 이야기에 공감해주는 내가 좋았고, 난 그정도만 해도 날 좋아해주는 너에게 더 다가가지말고 딱 이것만 하자 다짐하였다. 

 

생각보다 더 우리는 잘 맞았다. 아이들도 그런 우리를 알았다. 

분명 알고있었다. 그런데 무언가 잘못되었다.  

 

평범한 하루였다. 생각보다 재밌고 전보다 슬프지 않았다. 그게 제일 슬펐다. 그냥 평온하게 흐르는 하루가 너무 큰 행복으로 다가왔다.  

아마 점심시간이었을까. 다들 배고픔에 우르르 몰려가 배식을 받고 우리도 나란히 앉아 막 수저를 뜨려는 참에, 모두가 널 보지 못했다. 나만이 널 보고있었다. 이상하다. 교실이다. 여전히 모두가 너의 말을 듣지 못한다. 나만이 너의 목소리를 듣는다.  

 

집이다. 밖은 어둡다. 건너편 건물, 밝은 빛에 의해 사람들이 무얼 하는지 보인다. 별로 가득찬 까만 하늘도 보인다. 마치 은하수같다. 너와 함께 바라본다. 웃기도 한다. 너의 머리가 우주색이다. 사실 아무도 없었다. 근데도 너가 보인다. 흐릿하게. 왜일까. 너는 죽었다. 그냥 알았다 직감으로. 너의 이름을 힘껏 부른다. 너가 죽었다는 사실을 아니 너는 사라지고 보이지 않는다. 나는 그 어둠속 순식간에 혼자가 되었다. 작은 우주가 보인다. 너일까. 너를 애타게 찾는 내 모습에 다들 나에게 사실을 알려주려고 한다. 알고있다. 그래도 모른척한다. 그렇게 너의 이름을 부르면 너가 올까봐. 익숙한듯 와서 재잘거릴까봐. 나는 여전히 널 보고 느낄 수 있다고 그러니까 아무렇지 않게 내 옆에 와달라고. 너는 처음부터 없었다. 귀를 막고 눈을 감고 부정한다. 그들은 알고있었을까. 그럼 왜 나를 내버려두었을까. 왜 그들은 그 아이가 존재하는 척 했을까. 왜 나중에서야 모른척하며 내 곁을 떠나게 만들었을까. 너무 그립고 외롭다. 또 혼자 남겨진 나에 너무 가슴이 답답하고 눈물이 흐른다. 모르는 널 이렇게 그리워한다. 공허하고 텅 빈 느낌이 너무 싫다 . 우주속에서 눈을 감았다. 다시 눈을 뜬다. 눈물이 그렇게 흐른다. 결국 오늘도 난 혼자가 되었다. 나는 항상 그렇게 혼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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