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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세라 : 평범한 식당 요리사. 햄버거 만드는 걸 잘 한다. 호기심이 많고 마음이 여리다.

 몬타나 : 세라의 단짝친구. 모험을 떠나는 걸 즐겨 한다. 천진난만하나 모자란 구석이 있다.

 이그누스 사장 : 햄버거 식당 씨르코르의 사장. 돈에 무진장 환장한다. 엄격하면서도 다정한 면이 있다.

 아롬이 : 세라가 집에서 키우는 애완동물이다.

 파라 : 씨르코르 식당의 카운터 역할을 맡고 있다. 세라와 자주 다툰다.

 자로크 : 이그누스 사장의 라이벌. 씨르코르 식당의 기밀을 훔쳐가기 위해 온갖 짓을 다 한다.




따르릉 따르릉~

자명종 소리가 방 안 가득 요란하게 울렸다. 직장에 출근할 시각이 되었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그래, 알았어. 일어난다고."

무심하게 스위치를 툭 누르며 아무 말도 없이 식탁으로 갔다. 식탁 위에는 빈 그릇이 하나 놓여져 있었다. 거미줄이 끼어 있었다.

"요 며칠 간 청소를 안 했나 봐."

세라는 대충 손수건으로 그릇을 닦은 뒤 우유와 샌드위치로 식사를 하였다. 맛이 평소와는 달리 밋밋했다.

요사이 그는 몸이 무거운 모양이었다. 그래서 그런가 그의 출근길도 무겁게 느껴졌다.

"아함, 오늘도 힘든 하루가 시작되겠군."

그는 하품을 하였다. 맥없이 문을 열며 안으로 들어갔다. 이상하게시리 눈엣가시인 파라가 보이지 않았다.

"사장님."

"왜."

"파라는 어디 갔어요?"

"오늘 독감에 걸려서 당분간 못 나온다는구나. 네가 걔 올 때가지 걔 일도 같이 해 주었음 한다."

"그치만 사장님..."

"시끄러! 빨리 하라면 해! 해고당하고 싶냐?"

"(침울)"

그는 울며 겨자 먹기로 카운터 일까지 도맡아 해야 했다. 내심 파라가 원망스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뭘 도와드릴까요, 손님?"

"등심버거 2개랑 고등어튀김 하나랑 콜라 하나 포장해서 주세요."

"합해서 12크로바입니다."

그는 패티를 굽기 위해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이게 왠 일인가? 서랍 안이 텅텅 비어 있었다.

"사장님!"

"또 왜?"

"패티가 다 떨어졌어요."

"근처 정육점 가서 만들어 와라. 오늘 주문이 무진장 많이 밀려 있으니까 30분 안에는 무조건 들어와야 한다."

"네, 사장님..."

그는 영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걸어나왔다. "아니, 왜 내가 파라 일까지 하다하다 도맡아야 하지? 파라 이놈, 오면 두고보자!"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정육점까지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일찌감치 끝내야겠다고 생각했으나 요상하게도 걸음걸이는 더 느려졌다. 아무래도 모든 걸 포기하고 그 자리에 벌러덩 드러눕고 싶었다. 그 때였다.

"세라야~!!"

어디선가 걸쭉하고 많이 들어 본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십중팔구 몬타나였다.

"왜?" 힘없이 대꾸했다.

"세라야! 나랑 해파리 잡으러 가자."

"미안, 몬타나. 난 지금 패티 사러 가는 길이야. 30분 안엔 돌아가야 돼."

"안돼, 세라야. 이 로하스 시티에서 사는 전설의 대왕해파리를 잡을 수 있는 기회는 오늘밖에 없단 말이야."

"몬타나, 그러지 말고 우리 다음에 가자. 이번에도 또 주문을 놓치면 난 해고당할지도 모른다고."

"중간에 막다른 길이 있어서 늦었다고 하면 될 거야. 자, 친구. 어서 가세."

"그치만..."

"오늘 아니면 영영 못 와. 언제 이런 경험 또 해 보겠어? 얼른 가자!"

그는 몬타나의 성화에 못 이겨 결국 그를 따라 나섰다. 그가 이끌고 간 곳은 어두침침한 덩굴숲이었다. 사방이 온통 나무와 덩굴로 가득했다. 분위기가 으스스했다.

"몬타나, 진짜 그런 게 있긴 있는거야? 암만 가도 정글밖에 안 나오잖아. 이제 그만 돌아가자."

"아니야, 대왕해파리는 진짜로 있다고. 언젠가 내 아버지가 이르기를 저 하늘 꼭대기엔 무시무시한 생명체들이 우글거린대. 대왕해파리는 그들의 메시지래."

얼핏 들으면 그럴 듯하게 들리나, 그는 미신 따위는 아예 관심조차도 없다. 특히 도시전설 같은 건 더더욱.

세라는 이제 다리가 저려 더 이상 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몬타나도 슬슬 지친 기색이 보였다. 그는 몬타나에게 휴식을 제안했다.

"몬타나, 다리가 너무 아파. 더는 못 걷겠어!"

"그래, 세라야. 여기서 좀만 쉬자."

그들은 옆에 있는 바위 위에 걸터앉았다.

하늘 위로 빼곡히 솟은 나무와 여기저기서 피어오르는 거품의 모습이 합쳐져 장관을 이루었다.

"세라야, 하늘을 보렴. 경관이 참 멋지지 않니?"

"확실히 그래, 몬타나. 그런데, 대왕해파리가 있는 곳까지 가려면 얼마나 더 가야 돼?"

"거의 다 온 것 같은데... 앗!!"

몬타나가 별안간 큰 소리를 질렀다.

"왜 그래, 몬타나?!"

"세라야! 바로 저거일지도 몰라."

"어떤 거?"

"바로 저 위에, 저기 위에 있잖아!"

"헉..."

순간 세라는 벌어진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저만치 먼 하늘에서 뭔가 거대하고 시커먼 괴상한 물체가 천천히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나 더 놀라운 점은 전등같이 빛을 내뿜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들은 저 물체가 그들이 찾던 대왕해파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른 따라가 보자, 세라야!"

"그래!"

그들은 그 물체를 향해 전력질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물체의 속도는 그들이 달리는 속도보다도 훨씬 더 빨랐다. 그렇게 죽기살기로 달린 것도 허무히, 물체는 보이지 않는 저 너머로 사라져 버렸다.

"몬타나, 대왕해파리를 놓쳤어! 이제 어떡해?"

"흐음... 그냥 돌아가는 수밖엔 없겠어. 미안."

"어떡해! 나 해고당하게 생겼어. 다 네 탓이야!"

벌써 저녁이 다 되어 있었다. 지금 직장에 돌아간다면 아마 "넌 해고야!"가 나올 건 불 보듯 뻔했다. 그는 당장에라도 몬타나를 때려눕히고 싶었다. 잡지도 못할 걸 해고당할지도 모르는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온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으아아아앙!"

세라는 마치 겁먹은 땅꼬마처럼 어마어마한 괴성을 지르며 달아나 버렸다. 몬타나는 그런 그를 망연자실한 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한참을 걸었다. 대략 한 시간 반쯤 걸었을까. 저만치서 식당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미 하늘에는 어둠이 짙게 깔려 있었다. 그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신이시여, 해고당하더라도 제 급여는 꼭 받을 수 있게 해 주세요."라며 빌었다. 회사로 가 보니 안은 휑하니 비어 있었다. 그런데 정문에 이상한 벽보가 붙어 있었다.

-내일 하루는 여기로 오시지 마시고 공연장으로 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장 백-

"아니, 사장님께서 왠 공연장?"

그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평소에 돈만 무지하게 밝히는 사장님인지라 갑자기 언제 음악에 관심이 생겼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렇지만 뭐 어쨌든 가 보기로 결심했다. 가서 진실을 말해 줄 좋은 기회인지도 모른다.

"오늘은 너무 피곤했어. 가서 자야겠다."

그는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와 보니 아침보다 거미줄이 더 쳐져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옹."

아롬이가 스멀거리며 다가왔다. 아차, 아롬이 밥 주는 걸 깜빡했네. 그러나 지금은 너무 늦어 있었다.

"아롬아, 내가 지금 무지하게 피곤하걸랑. 내일 아침에 줄게."

"먀~온."

아롬이는 꼬르륵거리는 배를 뒤로한 채 어디론가 사라졌다. 세라는 그대로 푹 쓰러진 채 잠이 들었다. 코 고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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