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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KON/김동혁] 보틀요괴 13 | 인스티즈


보틀요괴 13











죽을 먹고 한숨 잤다.

어느 순간 눈을 뜨니 주위가 깜깜하다.

휴대폰 LED의 안구테러를 감수하며 찡그려 본 시각은

어느새 저녁 8시 하고도 10분이 지나있었다.



때마침 메시지 알림음이 울렸다. 김한빈이었다.

나는 메시지 읽기를 누르려다가 창밖에 시선이 끌렸다.

빗줄기가 건물이며 창틀이며 나무며 때려대는 소리가 들렸다.

낮 때보다 비가 더 많이 내리고 있었다.



나는 김한빈의 문자 메시지를 제쳐두고 침대에 휴대폰을 내려놨다.

그리고 형광등도 키지 않고서 곧장 창문으로 향했다.

발바닥에 스치는 방 바닥의 온도가 너무할만치 차갑다.

빗줄기가 유리창을 신명나게 때려대는 소리가 꽤나 위협적이다.






웅장한 팀파니 소리에 첼로 가락이 입혀지듯이,

어디선가 경찰차의 사이렌 음까지 들려왔다.

나는 겁에 질린 고양이처럼 뒷걸음질 쳐 창문으로부터 떨어졌다.

시야에서 비교적 작아진 창문의 프레임을 보며,

생각나는 것은 웃기게도 단 한 가지였다.

아주 작은 동동.



책상 위에 홀로 덩그러니 남겨진 수수깡 집이 외로워보인다.

무엇인가가 내 심박을 돋구었다.

나는 애써 가라앉히며 김한빈의 문자를 확인했다.




[죽었냐? 갑자기 입원했다는 소리 듣고 깜짝 놀랐잖아.

멀쩡하던 애가 왜 갑자기 입원? 괜찮아? 살아있냐?]




괜찮느냐, 살아있느냐.

이 말은 내가 받아야 할 말이 아니다.

오히려 내가 그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다.

창밖을 바라봤다. 비는 그칠 기미가 안 보였다.

나는 세차게 내리는 비에도 불구하고 창문을 벌컥- 열었다.

폭탄이 터지듯 빗소리가 시끄럽게 들려왔다.

차가운 빗줄기가 내 이마며 광대며 볼따구를 때려왔다.



"동동."



비 안 맞고 간다더니, 이 날씨를 다 이겨낼 수 있을까.

이럴 줄 알았으면 머무르라고 하는 건데.

내가 왜 그렇게 애를 모질게 떼어냈나.



"동동!"



내 자신없는 목소리는 세찬 빗소리에 순식간에 먹혔다.

그것이 새삼 나를 서럽게 만들었다.

나는 겉옷을 챙겨입고 우산을 들고 급히 집을 나섰다.

현관문을 벌컥 열어제낀 그 찰나의 순간부터,

나는 내 진심을 인정했다.








빗줄기가 우산을 때려대는 소리 때문에 귀가 멍멍했다.

온 세상이 빗소리로 가득 찬 것만 같다.

나는 내가 보틀을 던져버렸던 방향을 생각했다.

작은 커피숍들이 늘어서있는 길가로 달렸다.

건물들 사이의 좁은 골목들도 자세히 살폈다.



하지만 이런 곳에 동동이 있을 가능성은 적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는 달리기를 멈추고 우산을 뒤로 제껴 하늘을 바라봤다.

어쩌면 지금쯤 이 세계에 없을 지도 모르는 아이.

사람이 아닌, 인간이 아닌, 귀신에 가까운 요괴 소년.

나는 왜 그런 불확실한 존재를 쫓고 있나.



'넌 혼자야, 넌 혼자야, 네가 혼자이기를 자초했어.'

우산을 때려대는 빗줄기가 나에게 그리 말하는 듯했다. 






비 내리는 달밤에 뜀박질하는 사람은 이 동네에 나밖에 없을 것이다.

나는 아파오는 다리로 계속해서 동네를 떠돌았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어보니 어느새 놀이터였다.

나는 뭐에 홀린 듯 미끄럼틀이 있는 곳으로 터덜터덜 걸어갔다.



그리고 나는 그대로 우산을 놓쳐버릴 뻔했다.

놀이기구 꼭대기 층에 무엇인가가 있었다.

얕게 떠있는 손바닥만한 하얀 막이 천사를 연상시켰다.

나는 놀이기구의 나무 울타리 틈새로 시선을 박았다.



"....동동...?"



나도모르게 내뱉어진 한마디에 그것이 움직임을 보였다.

우비를 푹 뒤집어 쓴 난쟁이가 뒤를 돌아보았다.

난쟁이는 깜짝 놀란 듯이 눈이 커지고 입이 벌어졌다.

한동안 둘 다 아무말이 없었다.

내가 숨을 진정하고 먼저 입을 열었다.




"너 안 가고 뭐하냐 여기서?"


"......"


"왜 너네 세계로 안 돌아가?"


"......"


"뭐라고 말 좀 해봐, 이 요괴야."




동동은 몇초간 내 눈만 쳐다봤다. 나는 헛웃음이 나왔다.

내가 시선을 떼어 눈맞춤을 그만두자 동동이 입을 여는데,

답지않게 우물쭈물하는 모냥이었다.




"집....아니...저..."


"뭐?"


"집....아니...저기...."


"그냥 집주인이라고 불러 병신아!!"


"아...."


"네가 부르고 싶은 대로 부르란 말이야!!"




안그래도 조그마한 몸집이 더 움츠러들었다.

지 몸집만한 보틀은 어디다가 내버리고 맨몸으로 있나,

생각했는데, 아 내가 던져버렸지, 하고 금방 깨달았다.



우물쭈물 거리는 동동을 계속 보고만 있을 수가 없어,

나는 놀이기구 위로 뛰어올라가 동동을 들어올려 와락 안아버렸다.

밴드가 붙여져있는 내 목덜미에 동동의 더운 숨결이 느껴졌다.

혹여 이 작은 생명체가 찌그러질세라, 바스라질세라,

우산을 꼭 쥐고 다니느라 진이 빠져 힘 조절이 안되는 손을 애써 컨트롤했다.

팽개쳐진 우산이 놀이터 모래위에 나뒹굴었다.




"왜 아직까지 여기 남아있어. 너네 세계로 안 가고."


"갈 수가 없어...."


"뭐?"


"돌아가는 힘을 얻기 위해선 인간의 영혼하고 소원석 하나가 필요한데,

나는 둘 다 가지고 있지 않아. 그러니 돌아갈 수가 없어."


"......"


"다른 요괴의 도움으로 돌아갈 수 있지만

내가 주네를 쫓아버려서...."




동동은 다음 말을 잇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내가 흘린 눈물이 턱 끝에서 떨어져 동동이 머리에 맞았기 때문이다.

동동은 놀라서 고개를 들어 위를 쳐다봤다.

아마 빗방울을 맞은 줄 알았을 것이다.

내가 흘린 눈물에 동동의 앞머리가 살짝 젖어들었다.



"미안해, 미안해..."



나는 연신 미안하다 말하며 동동의 앞머리를 매만졌다.

내 어루만짐에 동동은 눈을 꼬옥 감으며 말했다.




"비가 아니라서 맞은 건가봐."


"맞아, 비가 아니라서...그래서..."


"좋다."


"......."




'좋다'라니. 동동의 그 순수한 말에 나는 말을 잇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나는 두 손으로 동동을 포옥- 감쌌다.

동동은 계속 눈을 감고 숨만 뱉고있었다.

마치 잠에 빠진 것처럼 보이는 동동의 얼굴을 보며 나는 말했다.



"집에 가자."


"......"



동동이 감고있던 눈을 서서히 떴다.

동동이 고개를 들어서 나와 눈을 맞췄다.

나는 울지 않은 척 표정관리를 하며 동동에게 말했다.




"우리 집에."


"우리 집에...?"


"응. 내 집 말고 우리 집에."




비바람을 맞은 내 우산이 어느새 멀리까지 날아가있었다.

나는 최대한 동동을 감싸서 찬바람을 막아주었다.

그러자 동동이 내 옷소매를 꼭- 붙잡고 더 안겨왔다.

격렬한 빗소리가 더이상 위협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한껏 완화되어 들려오는 빗소리가 낭만적이기까지 하다.

나는 동동을 품에 안고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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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3
동동아ㅠㅠㅠㅠ 어어어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시만났네ㅠㅠㅠㅠ
9년 전
독자2
동동이ㅜㅠ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아 학교끝나자마자 작품보니까 넘 좋아요ㅠㅠㅠ드디어 다시 만났어ㅠㅠㅠㅠㅠㅜㅜㅠ
9년 전
독자4
ㅠㅠㅠㅠㅠㅠ다시만나서 다행이다ㅠㅠㅠㅠㅠ동동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5
아ㅠㅠㅠㅠㅠ학교끝나고 보니까 뙇!!!! 진짜 완전ㅠㅠㅠㅠㅠ
9년 전
비회원94.209
아드디어......짱좋다진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6
헐ㅠㅜㅠㅜㅜ동동아ㅜㅠㅜㅜ다시만나서다행이야ㅜㅜㅜㅜㅜ
9년 전
비회원251.57
와 진짜 표현력갑이신듯매일매일감동받아요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저이거끝나면 이제 무슨낙으로살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ㅠㅠㅠㅠㅜㅜㅜㅜㅜㅠㅠㅠㅠㅠ흐허러후휴휴ㅠㅠㅠㅠ힐링하고갑니다ㅠㅠ
9년 전
해오름달
헐 저 표현력 똥인데 그런 극찬을...
9년 전
독자7
아ㅠㅠㅠㅠㅠㅠㅜㅠㅠㅠ ㅠㅠㅠㅠ동동아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ㅠ아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8
으앙 동ㅇ동아..진짜다행이애ㅔ야... 동혁아ㅜㅠㅠㅠㅠㅠ
9년 전
비회원57.187
동동ㅇㅠㅠㅠㅠㅠㅠㅍ퓨ㅠㅠㅠㅠㅠㅠㅠ다시 만나서 다행이다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애기ㅣ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9
드디어만난것인가!!!!!!!!!
9년 전
비회원253.229
동동아ㅠㅠㅠㅠㅠ다시 돌아왔꾸나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10
와 걱정했는데 동동이가 안가서 다행이예요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11
ㅠㅠㅠㅠㅜㅜㅠㅠㅠㅠㅠㅠㅜㅜ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다행이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ㅜ
9년 전
독자12
ㅠㅠㅠㅠㅠㅠ그래요 작가님ㅠㅠㅠㅠㅠㅠ그냥 동동이랑 행쇼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13
세성에 진짜 너무 기뻐서 나는 눈물인지 뭔디 모르겠는데 작가님 나 오늘 왜 자꾸 울지?진짜 너무 애뜻하다ㅜㅜㅜㅜ진짜 너무 좋아요 다시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추천누르고 갈게요
9년 전
독자14
정말 좋아요.... 분위기 짱짱 ㅠㅠㅜ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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걍 이런 하이틴 드라마 보고싶어서 쓰는 글6 07.03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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