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비상구에서 소리 없는 발악을 하다 혼자 지쳐갈 때쯤 무릎을 짚고 힘겹게 일어나 집으로 올라갔음.
하지만 집에서도 뭐.. 가출해버린 정신은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침대에 엎드려 얼굴을 박고 미동도 없이 누워있었는데 울리는 진동에 고개를 번쩍 들고 휴대폰을 바라봤음.
카톡이다.
불꽃완댜님
[ 잘잤어?ㅋㅋㅋㅋㅋㅋ ]
불꽃완댜님이라 하면은, 내가 하도 안된다고 기를 쓰고 버텼더니 결국엔 내 폰을 뺏어 자기가 직접 저장한 찬열이 번호의 이름.
..나니고레.. 그나저나 이 무슨.. 설마 지금 내가 생각하는 거 아니라고 말해줄사람.. 제발요, 아무나 제발..
...이걸.. 눌러서.. 확인 해, 말아..? 하......
[ 너 자는거 우리가 다봤어ㅋㅋㅋㅋ ]
ㅅㅂ
잘잤어?
너 자는거 우리가 다봤어ㅋㅋㅋㅋㅋ
...
ㅎ....
..죄송해요ㅎ..
불러도 대답을 안하길래.. 봤더니 자고있던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뭐가 죄송해ㅋㅋㅋㅋ
깨우는것도 좀 그래서
담요 덮어줬는데
봤어?ㅎㅎㅎ내가덮어준거다!!!
아 그거..!
감사합니다.....
...혹시 저 침흘리거나 뭐.. 이상하게 잤어요?
고개숙이고있어서못봤어ㅋㅋㅋ
아 끝까지 봤었어야했는데.. 아쉽다
아..다행이네ㅇ
?
예?
ㅋㅋㅋㅋㅋㅋㅋㅋㅋ놀라는거봐
농담이야ㅋㅋㅋㅋㅋㅋㅋ
난 잠깐 나왔다가 지금 숙소다시들어가
조심히 들어가세요ㅠㅠ
추워요
ㅋㅋㅋㅋㅋㅋㅋ
오냐ㅋㅋㅋ너 그리고 손 조심히 써
넵~ 감사합니다!
예. 사건의 전말은 저러하다네요. 결론은 다 봤네. 내가 신나게 퍼질러 자고 있는걸.
하긴, 내가 농담 따먹기 할 때까지만 해도 멤버들 다 있었는데 내가 자는 걸 못 본 게 더 이상하지...... 응... 그렇지..
고개라도 숙여서 다행이다^^... 수업시간에 존나 열심히 졸았던 보람이 있네.
? 아니 근데 나 방금 뭘 한거 지. 이게 무슨 일이야? 정신이 슬슬 돌아오려던 찰나에 든 생각인데.. 나 지금 찬열이랑 카톡..?
그것도 천천히 살펴보니 찬열이 말투가 진짜 괘설레는거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와 진짜 심장에서 지뢰 터진 느낌; 어레스트쟈나... 끙...
ㄱ...ㅐ.......이...득.......존.....좋.....
그렇게 이그조 앞에서 신나게 쳐 잤던 그 날, 찬열이와의 카톡을 끝으로 수치플을 겪었던 날밖에 없었던 것 같은 겨울방학이 눈 깜빡할새에 지나가고
차가운 바람이 아직도 쌩쌩 부는 2월 쯤, 나는 정말이지 완벽한 고3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게 되었음.
고3이 되면 뭔가 달라질 줄 알았던 내가 어리석었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내 덕심은 날이 가면 갈수록 전투력이 상승했음.
왜냐구? 시발! 콘서트를 한다잖아! 고3이 대수니? 내 일상이 덕질에 방해되잖아요!
비록 티켓팅은 말아먹었지만, 애초에 콘서트를 포기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음.
그래, 포기할 생각은 절대 없었지만..!
"호적 파고 가."
야레야레.. 울엄마의 단호함이란.. 쿸.. 돌직구로 뺨을 후려맞았달까? 물론 이정도의 반대는 내가 이미 생각해놓은 머릿속 계산에 포함된 과정이었음.
다만 내가 고3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평소보다 더 그럴싸한 변명거리를 생각해놓고 입을 더 신중하게 털어야 한다는 점이 있었지만
울액희들이 콘서트를 한다는데!!!!!! 그것도 나보고 직접!!!!!!!! 보러오라고!!!!!!!!! 말했는데!!!!!!!!!!!!!! 요!!!!!!!!!
내 주둥아 조금만 더 힘을 내보렴. 꾸준히 설득하면 보내주실 것 같은데?
는 궁예대실패ㅋ
엄마는 며칠간의 내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굴하지 않으셨ㄸㅏ.
아침에 일어났을 때, 머리를 말릴 때, 설거지를 할 때, 청소기를 돌릴 때, 엄마가 집에 들어왔을 때, 엄마가 잠들기 전에
시간이 날 때마다 옆에서 조잘조잘 거렸더니 처음에는 꿋꿋이 묵묵부답이었던 엄마는 기어이 내 앞에서 폭발했음. 표정을 잔뜩 굳히고선
"너 알아서 해."
딱 들어도 눈치껏 닥치라는 말이면서.. (시무룩)
한마디만 더했다간 눈앞에서 저승사자를 보게 될까 봐 이쯤에서 잠시 후퇴하기로 결정했음.
그리고 난 겨울방학이 끝나고 얼마 안지나서 바로 봄방학을 했기 때문에 보충수업을 들으러 학교에 꾸준히 가야했음. 아이고, 의미없다.
순자를 비롯한 내 친구들은 다들 표를 구한 상태였기 때문에 세상만사가 편하고 행복한듯한 얼굴들이었음.
나는 하루하루 피가 말라가는데 다들 자기 구역 자랑질에 입이 쉬지를 않았음. 쟤네 빵 좋아하나? 죽빵. 한대씩만 갈기면 소원이 없겠다.
"헐. 야, 야 이거. 이거."
"또 자랑질할거면 미리꺼지길."
"아니 그게 아니라. 추가콘있대!"
...
...참트루?....
너무 갑작스럽게 귀에 때려 박혀버린 추가콘 소식에 듣고도 믿을 수가 없었음.
내 눈으로 확인해봐야 할 것 같아서 순자 손에 들려있던 휴대폰을 뺏어 정식으로 뜬 공지를 확인한 순간 환희의 비명을 질렀음.
내가 진짜 이 추가콘 티켓팅을 성공해서...? 표만 손에 넣으면....? 어떻게든 엄마를 설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희망이 있다!!!!!!!!!!!!!!!!!!!!!!!!!!
는 조그마한 희망.... 왜냐면 추가콘이 13일이었음. 금요일. 주말이 아니잖..아............ 시발.......
...내 머리는 또 바쁘게 굴러갔음. 학교를 빠져야 하나? 조퇴를 할까? 주말에도 안 보내주는 콘서트를 평일에 간다고 하면 엄마가 보내줄까?
허락은 우선 미뤄두고 표를 구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노이로제 걸릴 뻔했음. 애들한테 달라고 하면 될 걸 왜 그렇게 고민하냐구여?
사실 나도 그 이유를 모르겠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몰라 그냥 콘서트 표는 내가 구하고 싶었음. 이런 쓸데없는 자존심은 좀 버려야하는데..^^..
당당하게 내 이름으로 예매된 표를 가지고 싶었다구...... 그뿐이야...................... 내 돈 주고 내가 갈게요........... 가고싶어......
이상하게도 이번 콘서트에 집착하기 시작했음.
그렇게 하루 종일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콘서트 생각만 하다 보니까 내 일상에 집중이 될 리 없었음.
공부도 물론 손에 안 잡히고, 수업내용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는 사태까지 발생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차라리 내 이웃이 애들이 아니었으면, 그랬으면 이렇게 콘서트 때문에 일상이 불가능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음. 오죽했으면..
이웃만 아니었으면 내가 이렇게 129843719847번 재입덕 하는 일도 없었고, 덕질도 조금 쉬엄쉬엄할 수 있었을 텐데...
어쨌든 방학이 끝나고 난 후에 봄방학 중에는 거의 마주치는 일도 줄어들고, 연락도 잘 안 했음. 안 그래도 바쁠 텐데 굳이 내가 먼저 연락하면 귀찮을까봐.. (소심x408)
그렇게 나는 이그조와 마주치지 않고 나 나름대로 콘서트 걱정을 하며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내고 있었는데. 있었는데....
내가 학교에서 돌아올 때 내 덕내심을 테스트하는 사건이 터짐.
민석이를 만난거임.
"어, 오랜만이네. 학교 다녀와?"
"네..네!"
매번 느끼는 거지만 몇 번을 봐도 존나 적응 안되는 얼굴이다. 얼굴 면적은 겁나 작은데 눈은 엄청 크고, 그냥 요정처럼 생겼잖아...
이때다 싶어서 발악하는 심장을 진정시켜두고 최대한 멀쩡한 척하며 능청스럽게 대답했음.
근데 민석이는 진짜 오빠미가 레알 철철 흘러넘친다 이거예요. 아니 글쎄 내가 떨고 있는 걸 어떻게 알았는짘ㅋㅋㅋㅋ
같이 아파트 현관까지 걸어오면서 나를 유심히 보더니 씨익 웃고는
"너랑 나랑은 언제 친해지지?"
시발... 여러분 제가 만약 뒤진다면 양지 바른 곳에 민석이 등신대와 함께 묻어주세요..
사담 |
안녕하세요! 많이 기다리셨죠... 우럭............ 제가 요즘 시간관리가 힘들어져서 연재하는 데에도 영향이 가는 것 같아요. 최대한 여러분들한테 빨리 글 써드리고 싶은 마음인지라.. 분량이 조금 짧아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세요. 확실히 예전에는 3~5일 간격으로 업뎃하다가 거의 일주일 간격으로 업뎃하다보니 조금 실망스러운 분들도 많으실 거라 생각하구요. 게다가 저번 29화에는 제가 정신이 너무 없어서 답글도 못 달아드린 점 너무너무 죄송합니다. 그렇다고 무성의하게 넘긴 댓글이나 놓친 댓글 없이 하나하나 모두 감사하게 읽었어요. 암호닉도 정상적으로 받았습니다! 직접 답글 달아드려야 하는데 여기서 말씀드려서 죄송해요T^T..
확실히 활동기가 되다 보니 엑소가 바빠지고, 수니인 저도 바빠진 것 같아요 ;ㅅ; 하지만 엘베썰이 완결이 나기 전까지는 절대 연중이나 휴재가 없을테니 너무 조급해마시고 기다려주세요!
애들은 왜 저렇게 멋있게 컴백하고 난리람...
그럼 다음 화에서 또 봬요 'ㅅ' ♡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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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그리고 엘베썰 시간상으로 티켓팅은 실제 했던 시기보다 조금 더 빨리 했다고 생각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