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의 고름이 터지고 피가 고여도 나는 너를 놓지 못한다.그러니 훨훨 날아가거라. 내가 너를 보지도, 듣지도, 잡지도 못하게끔.나비야, 나비야. 오랜만에 느끼는 편안함에 택운은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아직도, 봄이다. 기나긴 봄이구나.누군가는 상처를 받고, 누군가는 사랑을 하고, 누군가에게는 치유가 되는.꽃잎이 내려 앉는다. 하늘에도, 땅에도, 나에게도, 그리고 너에게도. 택운은 상혁의 머리카락을 물끄러미 보더니 상혁에게 다가갔다. "어, 너." "……." "머리카락에 꽃잎이…." 상혁은 손을 들어 꽃잎이 앉은 택운의 머리카락을 매만진다.택운은 어쩐지 나른한 느낌에 눈을 감는다. 상혁의 길게 뻗은 눈매가 아래로 향하였다. 택운과 함께 있으면, 어쩐지 마음을 놓게 된다. 그래서 위험하다. 정택운은. - "뭐야?" 뒤에서 들리는 앙칼진 목소리에 상혁은 아차, 하며 택운에게서 물러났다.택운은 조용히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뒤로 돌았다. 예쁘장하게 생긴 얼굴에, 사나운 눈매에, 독이 잔뜩 오른 표정에. 상혁은 머리가 아프다는 듯이 이마를 짚고 택운을 가로막았다.여자는 그런 상혁의 모습에 표정을 더욱 일그러뜨리고 상혁을 밀어내며 언성을 높였다. "한상혁. 이 계집애는 누구야? 미쳤어?" "……애기씨." "옷 입은 수준을 보아하니, 천박한 년이 감히 우리 집에 기어 들어 와?!" "…애기씨. 이 분은," .. "…나, 계집 아닌데?" "뭐라고?" 붉은 입술을 열고 나온 미성의 목소리에 여자는 택운을 노려봤다.단하의 눈이 보다 날카로워졌다. 니 까짓 게 어디서 반말이야. 택운은 눈을 피하지 않고 맞받아쳤다. 무턱대고 성질을 드러 내는 것을 보아하니,너는 그다지 어려운 상대가 아닌 것 같은데? "이 집에 양자로 들어왔어. 몰랐나보네." "오늘 오기로 했다던 그……? 네가 사내라고?" 여자는 못 믿겠다는 듯이 상혁에게 눈짓으로 물었다. 정말이야?여자의 재촉 어린 눈빛에 상혁은 한숨을 내 쉬며 대답했다. "이 분은, 정택운 도련님이십니다. 대감님께서 양자로 들이셨고, 제가 그 호위를 맡게 되었습니다.도련님. 그리고 이 분은……. 이 댁의 따님이신, 단하 애기씨 이십니다." "뭐야. 진짜 사내였어?" 어쩐지, 너무 크다 했더니. 괜히 역정 냈잖아.단하는 상혁에게 보란 듯이 투덜거리며 애교를 부렸다. "……그래. 난 사내야." "너, 정택운이라고 했지?" "……." "네가 어떻게 해서 이 집의 양자까지 꿰찼는지는 모르겠지만." "……." "내 앞에서 건방 떨지마." 그리고 한상혁한테 들러 붙지마. 그 꼴을 보아 하니 계집년 같아서 짜증나니까.
속의 고름이 터지고 피가 고여도 나는 너를 놓지 못한다.
그러니 훨훨 날아가거라. 내가 너를 보지도, 듣지도, 잡지도 못하게끔.
나비야, 나비야.
오랜만에 느끼는 편안함에 택운은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아직도, 봄이다. 기나긴 봄이구나.
누군가는 상처를 받고, 누군가는 사랑을 하고, 누군가에게는 치유가 되는.
꽃잎이 내려 앉는다. 하늘에도, 땅에도, 나에게도, 그리고 너에게도.
택운은 상혁의 머리카락을 물끄러미 보더니 상혁에게 다가갔다.
"어, 너."
"……."
"머리카락에 꽃잎이…."
상혁은 손을 들어 꽃잎이 앉은 택운의 머리카락을 매만진다.
택운은 어쩐지 나른한 느낌에 눈을 감는다.
상혁의 길게 뻗은 눈매가 아래로 향하였다.
택운과 함께 있으면, 어쩐지 마음을 놓게 된다. 그래서 위험하다. 정택운은.
-
"뭐야?"
뒤에서 들리는 앙칼진 목소리에 상혁은 아차, 하며 택운에게서 물러났다.
택운은 조용히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뒤로 돌았다.
예쁘장하게 생긴 얼굴에, 사나운 눈매에, 독이 잔뜩 오른 표정에.
상혁은 머리가 아프다는 듯이 이마를 짚고 택운을 가로막았다.
여자는 그런 상혁의 모습에 표정을 더욱 일그러뜨리고 상혁을 밀어내며 언성을 높였다.
"한상혁. 이 계집애는 누구야? 미쳤어?"
"……애기씨."
"옷 입은 수준을 보아하니, 천박한 년이 감히 우리 집에 기어 들어 와?!"
"…애기씨. 이 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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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계집 아닌데?"
"뭐라고?"
붉은 입술을 열고 나온 미성의 목소리에 여자는 택운을 노려봤다.
단하의 눈이 보다 날카로워졌다. 니 까짓 게 어디서 반말이야.
택운은 눈을 피하지 않고 맞받아쳤다.
무턱대고 성질을 드러 내는 것을 보아하니,
너는 그다지 어려운 상대가 아닌 것 같은데?
"이 집에 양자로 들어왔어. 몰랐나보네."
"오늘 오기로 했다던 그……? 네가 사내라고?"
여자는 못 믿겠다는 듯이 상혁에게 눈짓으로 물었다. 정말이야?
여자의 재촉 어린 눈빛에 상혁은 한숨을 내 쉬며 대답했다.
"이 분은, 정택운 도련님이십니다. 대감님께서 양자로 들이셨고, 제가 그 호위를 맡게 되었습니다.
도련님. 그리고 이 분은……. 이 댁의 따님이신, 단하 애기씨 이십니다."
"뭐야. 진짜 사내였어?"
어쩐지, 너무 크다 했더니. 괜히 역정 냈잖아.
단하는 상혁에게 보란 듯이 투덜거리며 애교를 부렸다.
"……그래. 난 사내야."
"너, 정택운이라고 했지?"
"네가 어떻게 해서 이 집의 양자까지 꿰찼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앞에서 건방 떨지마."
그리고 한상혁한테 들러 붙지마. 그 꼴을 보아 하니 계집년 같아서 짜증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