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이거 어떻게 해야하냐.."
사실 윤기도 엄청 혼란스러웠어. 윤기 역시 아이를 낳고 싶었지만, 냉정하게 현실을 먼저 인지했어.
아이를 낳으면 지민이가 활동을 멈추게 되는 건데, 멈추자니 다른 멤버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무엇보다 남자가 임신했다는 것에 이슈를 받아, 지민이가 상처를 받을까 봐 너무 두려웠어.
그래서 윤기가 더욱 냉철하게 지민이를 잘 설득해서 아이를 낳지 말자고 한 건데, 지민이가 이렇게 상처를 많이 받을 줄은 몰랐었나 봐.
시간은 흐르고 흘러, 지민이가 무대에 서는 날이 다가왔어.
야. 너 진짜 무대에 오를 수 있겠어? 태형이가 지민이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봤어. 여기 무대 설려고 왔지, 여기에 밥 먹으러 왔냐? 지민이가 퉁명스럽게 대답했어.
아 뭐.... 니 맘대로 해라. 태형이가 지민이 눈을 피하면서 말했어. 하지만 머릿속엔, 어제 우연히 본 지민이 온몸에 붙여진 파스가 계속 생각 나서 걱정되었어.
그런 태형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지민이는 계속 거울을 보며 안무랑 동선을 체크 해.
"정국아!"
..네, 형? 정국이가 게임을 하다 멈추고 지민이를 쳐다봤어.
나 잘할 수 있을까. 오랜만에 서는 무대라 그런지 긴장되네.. 지민이가 살짝 떨리는 손으로 정국이 손을 잡고 말했어.
형 펑소에도 잘해왔잖아요, 왜 그래요. 정국이가 웃으면서 지민이 긴장을 풀어줬어.
하지만 실수하는걸 워낙 싫어하는 지민이는 오랜만에 팬들 만나고, 오랜만에 무대에 서는 건데, 실수 할까 봐 불안하고 초조한지 계속 대기실을 빙빙 돌아다녔어.
방탄소년단의 차례가 되었어.
무대 위에선, 떨림에 계속 대기실을 빙빙 돌던 지민이는 어디로 가고 없고, 이 시간을 기다려왔다는 듯한 지민이가 있었어.
무대에 오르자, 들려오는 함성에 지민이는 심장 박동수가 증가하고, 몸에 소름이 끼쳤어.
오랜만에 서는 무대에 자신을 기다려 온 팬들, 그리고 오랜만에 보는 팬들 때문에 지민이는 몸이 부서져라 췄어.
무엇보다 자기 뱃속에 있었던 아기가 하늘 위, 천국에서 지켜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더 죽어라 췄어.
아기가 자기를 지웠어야 했던 그 부득이한 이유를 조금이라도 더 이해해 주길 바라며...
하. 끝났다- 무대가 끝나자마자, 지민이 머릿속에선 그동안 있었던 일들이 영화의 필름처럼 빨리 지나갔어.
지민이는 갑자기 울컥하는 마음에 눈물이 날 뻔 했지만 참았어. 오랜만에 보는 지민이에, 울고 있었던 팬들이 있었거든.
울지마 울지마. 지민이가 입 모양으로 달래줬어. 지민이는 팬 한분 한분을 쳐다봐주며 숨을 고르고 있었어.
오랜만에 보는 방탄 완전체에 울고 있었던 팬들도 있었고, 오랜만에 보는 지민이때문에 그런지, 지민이 플카가 제일 많이 보였어. 지민이를 부르는 팬들이 제일 많았지.
"지민이 많이 보고 싶었죠 여러분!!!!!!" 태형이가 마이크를 잡고 소리 쳤어.
네!!!!!!!!! 무대가 떠나가라 들려오는 팬들의 함성에 지민이는 한번 더 깜짝 놀랐어.
"아.. 많이 보고 싶었어요..? 너무 많이 기다렸죠? 죄송해요.. 제가 몸이 너무 많이 아팠어가지구...
그래도 오늘부터 방탄소년단 활동 다시 같이 할 거니깐.. 쉬는 동안 준비 많이 했어요! 아직 보여드릴 게 너무 많네요 하하. 저도 많이 보고 싶었어요.."
기다린 거 다 안다는 듯이 지민이가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벅차오르는 감정에 울먹거리면서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했어.
고생했다. 태형이가 지민이 어깨에 팔을 걸며 말했어. 지민은 살며시 웃음을 지어 보였어.
지민이는 아기를 지웠다는 죄책감이 잊히지 않아, 매번 오르는 무대마다 아기를 마음속에 새겼어.
아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도록, 매번 최선을 다해 죽도록 춤추고 노래했어.
아가. 보고 있니? 우리 다음에 꼭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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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이 임신 후유증, 번외로 찾아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