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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전정국] 그 황제와 나의 천야일야(千夜一夜) : 2부 10 | 인스티즈

 

 

굳게 닫혔던 감옥문이 열리고, 앞서 나가는 남자의 뒤를 따르며 지민은 유난히 조용한 지하 감옥의 계단을 올라갔다. 마침내 어둡고 추운 감옥에서 풀려나왔지만 좋아하지는 않았다. 자신에게 내려진 건 영구 추방령이니, 여길 나가면 이제 어디로 가야 할지를 멍하니 생각했다. 생각나는 적당한 나라가 없었다. 그냥 발이 닿는 대로 가볼까. 지민이 속으로 생각했다. 아니면, 그녀의 고향인 현나라나 가볼까. 이런 순간까지도 그녀를 생각하고 있는 자신이 웃겨서 저도 모르게 씁쓸한 미소를 지어보였던 때였다.
 
 
".........?"
 
 
그러다가 조금 이상한 점을 눈치챈 것은, 지하 감옥의 입구를 지키고 있는 경비들이 모두 죽은 듯 쓰러져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나서였다. 때마침 앞에서 걸어나가던 남자도 발걸음을 멈추었다. 뭐지. 지민이 이상함을 느끼고 멈추어 서자 앞에 걸어가던 남자가 스릉, 하고 허리춤에 달려있던 검집에서 검을 빼든다.


"죄송하지만, 그 여자를 죽이기 위한 좋은 구실을 위해 죽어주셔야겠습니다."


지민은 그제서야 무언가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 *

 

전정국이 그렇게 나를 떠난 후, 매일매일 왜 난 더 확실하게 말하지 못했을까 자책하고 후회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과거의 내 모습과는 달리 소심해진 내가 너무나도 답답했다. 거짓말하지 말라고, 그 입 닥치라고 나에게 욕하고 소리치고 외면해도, 억지로라도 그와 눈을 마주친 채 나의 마음을 전달했어야 했다. 내가 기다린 건 바로 너였다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오로지 너 뿐이라고. 박지민의 손을 쳐냈다고, 네가 그 뒷부분만 보아서 오해한 거라고.

 

시간이 흐른 지금 생각해보면 당연히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당시 상황에서는 머리로는 말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도 입은 머리의 명령을 거부했다. 어차피 이미 다 일어난 일, 가정해보았자 쓸데없는 짓일 뿐이다.


"........"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내가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잠이 깨어 일어난 연이를 흘끗 보고 굳게 닫혀있는 방문을 바라보았다.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섬뜩하고 예리한 게 내 목을 조여오는 느낌이었다. 비록 겉으로는 평소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똑같은 풍경이었지만, 동시에 평소와 다른 느낌이 분명 존재하고 있었다. 이건, 직감이었다.

 

나는 방문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 숨소리를 죽인 후 방문에 귀를 대었다. 바깥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큼, 목이 답답한 듯 기침을 내는 소리가 들렸다. 내가 함부로 방을 나가지 못하도록 앞을 지키고 있을 사람들의 기척이었다.


"으응....뭐 하세요?"

"쉿."


잠에서 깨어난 연이가 방문에 밀착해서 가만히 귀를 대고 있는 나를 보고서 물어온다. 혹여나 수상한 소리를 놓칠세라 아이를 조용히 시킨 후, 계속해서 똑같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자 연이는 더 묻지 않고 조용히 내 곁으로 다가왔다.

두어번 기침한 소리를 빼고서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 후로도 꽤 한참동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자 나는 미간을 살풋 좁혔다. 정말 기분탓이었나?

 

그래, 그럴 수도 있다. 여기는 황궁 한복판이다. 내가 생각하는 불길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었다. 애써 기분 탓으로 돌리려고 하며 연이에게 이제 그만 다시 자러 가자고 입을 열려던 때였다. 희미한 소리가 들렸다. 털썩 하고 쓰러지는 소리. 그리고 그와 동시에 방문 앞에 서 있던 사람들의 기척이 사라졌다. 나는 흠칫 놀라며 재빨리 문에서 떨어졌다.


"아가씨?"


내 행동을 보고 연이는 아직까지 문 앞에 바로 서서 왜 그러냐는 듯 내게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문이 열리며 어둠속에서 무언가가 번쩍였다. 그걸 보자마자 나는 아이에게 손을 뻗으며 황급히 입을 열었다. 연ㅇ.....!


"아..."


공기를 짧게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연이는 작은 비명을 지르지도 못한 채 바닥으로 고꾸러졌다. 그리고선 두어 번 작은 손을 파르르 떨고서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피묻은 칼을 고쳐잡는, 주변처럼 온통 검은 남자를 볼 수 있었다.

 

* *

 

정국은 저도 모르게 눈을 떴다. 눈을 뜨자마자 쎄한 기운이 온 몸을 덮쳐온다. 눈을 뜨게 만들었던,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 어렴풋이 남아있었지만 꿈이 아닌 다른 느낌이 자신을 잠식하고 있었다. 정말 불길했다. 단순히 기분 탓이 아니라 실제로 무언가가 일어났다고 온 세포들이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빨리 확인하라고, 연화궁에 남아있는 그녀의 소식을.

정국은 떨리는 손으로 불을 켜려 더듬거리다가 결국 촛불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땡그랑, 은촛대가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경쾌한 소리를 냈다. 땡, 땡그르르..... 소리가 잦아들자, 바닥으로 떨어진 꺼진 촛대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불을 붙이기라도 한 듯, 작은 불씨가 일렁였다. 그리고 화르르륵 타올랐다.

 

갑작스럽게 피어난 불꽃은 거세게 피어나며 방 안을 순식간에 불바다로 만들었다. 정국은 켈록거리며 손등으로 입을 막았다. 매캐한 연기에 숨이 막혀왔지만 사방이 온통 불바다라 빠져나갈 곳이 없었다.


"대,체........"


정국이 아찔해지려는 정신을 붙든 채 더욱 세게 입을 틀어막았다. 그 때였다. 어디선가 희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전...ㅈ...

 

김여주의 목소리였다. 애달프게 자신을 부르고 있는 목소리. 정국은 입을 틀어막고 있던 손도 내린 채 소리가 행방을 찾아 고개를 사정없이 두리번거렸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다. 천장이 무너지려는 듯 우르릉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 때, 다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정국은 고개를 홱 돌렸다.

 

- 여긴...너무...뜨거워...살...려줘.....

 

제일 거세게 피어오르는 불구덩이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불길에 휩싸인 팔이 자신에게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불 속에서 타들어가고 있는 손은 계속해서 자신을 부르고 있었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화염 속으로 덧없이 사라져버리고 만다.



 

"헉,"


제대로 깨어난 정국은 방금 전 보았던 환상과는 달리 정적과 어둠에 휩싸인 방을 마주했다. 방 안은 뜨거운 불길에 타오르고 있지도 않았고, 촛대도 잠들기 전 보았던 그대로 제자리에 놓여져 있는 채였다.

하지만 정국은 알아차렸다. 지금 겪은 것은, 단순한 꿈 따위가 아니었다. 황궁 안에 있는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 그게 무슨 일이던지 간에 제발 방금 보았던 일만큼 심각한 일만이 아니기를 절실하게 바랄 뿐이었다.

 

정국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아직 날이 밝으려면 멀었기 때문에 모두가 깊은 잠에 빠져 있을 시각이었지만. 그런 걸 잠자코 기다려주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 *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귀가 밝은 탓에 주변이 소란스러운 것을 느끼고, 잠에서 깨어나 아래로 내려온 윤기는 좀처럼 사태가 파악되지 않아 옆에 있던 사람에게 그렇게 물었다. 황제와 문하장, 그리고 각 사단들의 단장과 자신, 그리고 시종을 포함해 열 명 남짓한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윤기의 물음에 심각한 표정으로 서 있던 사람이 대답한다. 저도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지만, 황제 폐하께서 갑자기 황궁으로 돌아가야겠다고 고집을 부리시고 계시는 중이라 다들 당황하는 중입니다.


"여쭤보아도 자세한 내용은 알려주시지 않은 채, 계속 우기고만 계셔서 곤란을 겪고 있는 상태에요."


고개를 슬쩍 저으면서 말을 끝마친 사람은 황제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킁, 하고 콧김을 한 번 내뱉는다. 윤기는 황제의 옆에서 쩔쩔매고 있는 문하장을 바라보았다. 소란스러운 소리에 무슨 일인지 확인하고자 잠에서 깨어나 바로 내려온 듯, 옷차림은 가벼운 상태였다.


 


"난 여기서 이렇게 보내고 있을 시간이 없단 말입니다,"

"그러니 폐하, 무슨 말인지 저희에게 말씀을 해주시면...."

"돌아가야 한다고. 왜 내 말을 못 알아듣는 겁니까?!"


정국은 막무가내로 화를 내고 있었다. 자세한 설명 없이 황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고집을 부리고만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황제의 명령이라고 해도 순행 기간 중에 아무런 이유 없이 황궁으로 돌아가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그래서 정국이 하나둘씩 뒤늦게 나타나는 단장들에게 어서 황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지 않고 뭐하냐고 불호령을 내려도 머뭇거리기만 할 뿐, 누구도 발걸음을 떼지 않았다.


"무슨 일입니까?"


마찬가지로 잠에서 깨어난 윤민한이 내려와서 정국의 옆으로 다가오며 물었다. 정국은 민한의 물음은 듣지도 않은 채 버럭 화를 내며 지금껏 단장들을 곤란하게 만들고 있었던 말을 되풀이했다. 어서 가지 않고 뭐 하나!!

자세한 설명을 듣지 않았지만 그 말로 지금 황제가 어떤 상황을 벌이고 있는 건지 대충 파악한 민한이 정국에게 입을 열었다.


"폐하, 무슨 연유 때문에 이러시는 건지 설명을 해주십시오."

"내가 황궁으로 급히 돌아가야 할 이유가 생겼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러니 그 이유를 말씀해주셔야 저희가 행동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아무리 폐하께서 명을 내리셔도, 아무런 설명 없이 그러시면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순행중인데 황궁으로 회귀라니요. 여지껏 순행중에서 중간에 도로 돌아간 일은 없었습니다. 화가 나실 테지만, 조금만 가라앉히신 후 간단하게나마 설명해 주십시오.

정국이 아득 깨물고서는 입을 열었다. 말투는 몹시 예민하고 날이 서 있었다.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겼단 말입니다."

" '그녀'란 연화궁에 계실 그 분을 지칭하시는 겁니까? 어떻게 그렇게 생각하셨는지 감히 여쭤봐도 될까요?"


윤민한 역시 가라앉았지만 진지한 목소리로 정국에게 물어왔다. 비록 윤민한은 아니꼬운 상대임이 분명했지만, 지금 황제를 제외하고 -아니 버금가는- 큰 힘을 가지고 있는 자였기에 그 질문을 무시할 수가 없었다. 정국이 대답했다.


"궁이, 불길에 휩싸여 있었습니다. 확인해야 해요, 무사한지 아닌지."

"불길이라고요?"


민한이 짙은 눈썹을 달싹이며 되물었다. 황제의 입에서 나온 충격적인 말에 웅성거리려는 단장들을 입막음 시킨 다음 그는 차분하게 물었다. 폐하, 저희는 그런 소식을 들은 바가 없습니다. 저녁에 전달받은 소식에서도 그런 것은 없었습니다. 폐하께서도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리고 황궁에서 그러한 큰 일이 벌어졌다면 전서가 도착해야 하는데,


"어제 저녁 성문을 닫은 이후로, 지금까지 성문을 통과한 자가 있었습니까?"

"확인해본 바, 없습니다."


문하장의 대답에 민한은 다시 정국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폐하, 황궁에서는 어떠한 일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 지 이유를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지요?

확실한 소식 없이 그저 직감을 느꼈기에, 정국이 분명하게 눈앞에 들이밀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입 밖으로 이 말을 꺼내는 순간 지금 여기 모여있는 자들이 황제가 미쳤다고 수군거릴 것이 예상되었지만, 정국은 그것을 감수하고서라도 입을 열었다.


"불길한 환영을 봤습니다. 분명 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합니다. 그리고 황궁에서 여기까지 도착하려면 아무리 빨라도 하루 이상이 걸리지 않습니까! 지금까지 소식이 없어도, 돌아가는 도중 연락을 받을 겁니다."

"...단순히 꿈을 가지고 그러시는 겁니까?"


정국의 입에서 나온 환영, 이라는 단어에 주변이 다시 웅성거렸다. 민한은 눈쌀을 찌푸린 채 정국의 말을 들어주다가, 손을 휘휘 저어 각 사단의 단장들을 돌려보냈다. 모두들 겉으로는 별다른 말 없이 돌아가고 있었지만, 시덥잖은 꿈 때문에 불려나왔다는 게 상당히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딱 한 사람은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태형은 조금 떨어진 채 민한과 황제 사이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폐하, 단순한 꿈일 겁니다. 요즘 많이 예민해져서 그럴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날이 밝으면 해야 할 일도 계시지 않습니까. 이만 걱정을 돌리시고 주무시는 편이....."

"단순한 꿈이라고 생각되었다면 이렇게까지 나오지 않았어!!"


정국이 버럭 화를 냈다. 아이처럼 고집만 부리는 통에 민한은 미간을 찌푸리며 문하장을 돌아보았다. 문하장도 슬슬 지친 기색이었다. 정말 큰일이 일어난 줄 알고 달려나왔더니만, 악몽을 꾼 거 가지고 저러는 꼴이라니. 황제는 계속해서 짜증을 내고 있었지만 이 상태에서는 해결될 게 없는지라 자신이라도 이 상황을 정리해야겠다 싶어서, 민한은 입을 열었다.


"정말 황궁에 무슨 일이 있다면 다른 통신 수단을 통해서라도 급히 연락이 오겠지요. 날이 밝을 때까지, 조금의 시간만 주십시오."

"내가 왜..."

"혹여나 정말로 단순한 환영에 불과한다면, 손해가 많지 않습니까."


차가운 말에 정국이 그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그 말이 맞았다.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정국은 입술을 깨물었다. 지금 옆에 있는 게 윤민한이 아니라, 다른 자였다면 어땠을까 정말 간절히 생각하고 있었다. 정국은 대답 대신 몸을 휙 돌려 위층으로 올라갔다. 민한은 사라지는 황제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자신도 발걸음을 돌렸다.

태형은, 사라지는 황제의 모습과 민한의 모습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한 사람 쪽으로 조용히 발걸음을 옮겼다.

 

* *

 

다그닥거리며 두 남녀를 태우고 먼 길을 달려온 말이 한 여관 뒷문에 멈추어 섰다. 푸륵거리는 말을 묶어둔 남자가 여자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섰다. 깊은 밤은 너무나도 추워서 나와있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다.


 

여관 안으로 들어온 나는 이 늦은 시각까지도 왁자지껄하게 떠들며 술잔을 쨍하고 부딪치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한동안 정신없이 도망치며 달려왔던 탓인지 속이 메스꺼웠다. 게다가 주변의 소음들까지 더해져서 안 그래도 어지러운 머릿속을 더욱 어지럽게 만들고 이었다. 토할 것 같은 기분에 입술을 잘근 깨물자, 내 표정을 눈치챈 박지민은 그나마 조용한 구석으로 이끌고 가서 빈 자리에 나를 앉혔다.


"일단 여기 앉아 계세요, 전 남아있는 방이 있나 물어보고 올게요."


나는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부터 배 전체가 아파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찬바람을 맞은 게 큰 듯 했다. 박지민은 내 대답을 듣자 몸을 돌려 안 쪽으로 들어갔다.

 

나는 혹시나 벌써 추격이 붙었을까 하는 생각에 몸을 수그려서 사람들의 시선 사이에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내가 일부러 그렇게 하지 않아도 자기들끼리 떠드느라 누가 들어왔는지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었다. 박지민이 사라진 사이에 나는 복잡하게 일어난 일들을 정리했다. 떠오른 처음 장면은, 연이가 쓰러진 장면이었다. 그 장면을 생각하자 나는 당장이라도 오열할 것 같아서 입을 틀어막았다.

 

나를 위해 자발적으로 고향을 떠나 먼 타지까지 따라와준 아이였다. 도착한 후에는 떨어져서, 계속 고생만 시켰다. 다시 만난 후에서야 이제 조금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더니, 또다시 전정국과 틀어져서 또 고생을 시켰다. 결국에는, 싸늘한 주검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연아......"


이럴 줄 알았더라면 그때 무섭게 화를 내서라도 따라오지 말게 시켰어야 했다. 그저 힘없는 작은 아이었을 뿐이었는데.

피가 묻은 칼을 내게 겨누어 오는 자객에 맞서기 위해 재빨리 방 안의 물건을 찾아봤지만 방 안에 갇힌 내게 적절한 물건이 있을 리가 없었다. 그러나 일단은 침착하게 생각하려 노력했다. 호흡을 멈춘 후 내게 재빠르게 달려드는 사람을 허리를 굽혀 옆으로 피한 후 발을 걸었다. 내가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던 건지 자객은 방심한 듯 잠깐동안 빈틈을 보인 것을 목 뒤를 세게 내리쳐 바닥으로 쳐박았다. 칼을 빼앗고 나서 나는 연이를 죽인 그 놈을 당장 죽이려고 했었다. 그러나 다른 자객이 들이닥치는 통에 그럴 수가 없었다.

 

방심해서 허무하게 쓰러진 남자와는 달리 두번째 사내는 빈틈이 없었다. 몇 번 칼을 부딪히고 나니 주춤주춤 물러나 어느새 복도까지 나와 있었다. 방 앞을 지키던 경비들은 모두 쓰러져 있었던 참이었다. 검을 손에서 놓은지도 꽤 오래되었기에 오랜만에 쥔 감각이 익숙치 않은데다, 생각보다 빈틈을 찾기가 어려워서 점점 힘겨워지고 있을 때쯤 박지민이 나타났다.

검은 그림자들에게 쫓겨 복도로 나간 사이 눈에 들어온 창문을, 박지민은 냅다 깼다. 그리고서는 나를 들쳐맨 후 깨진 창문을 통해 아래로 뛰어내렸다. 내가 있던 곳은 2층이었지만 바로 밑에 풀숲이 있어던 채라 크게 다치지 않은 채로 땅바닥으로 당도할 수 있었다.

누가 자객을 보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전정국이 떠난 황궁은 더 이상 안전한 곳이 아니었다. 나는 박지민과 함께 말에 올라타 샛길을 통해 황궁을 벗어났다. 정문으로 빠져나온 게 아니어서 길은 꼬불꼬불하고 어려웠다.


 

나는 생각에 집중하고 있느라 구석에서 한 남자가 나를 가만히 쳐다보고 있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 그 자객들은 대체 누가 보낸 걸까. 처음에 내게 당했던 남자가 방심했다는 것을 고려해본다면 연화궁으로 몰래 잠입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실력이 무척 뛰어난 자임이 분명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아는 게 없었기에 잡히는 것 하나 없었다. 약간의 실마리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다 느껴진 시선에 고개를 들었다. 한 남자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뭐지, 하고 생각하는 사이에 박지민이 돌아왔다.


"남아있는 방이 없대요."

"그럼.....윽,"


다른 곳으로 가야하지 않겠느냐, 하고 입을 열려던 나는 전보다 심해진 통증에 배를 움켜잡았다. 내가 말을 잇지 못하고 아파하자 박지민은 당황해서 허둥거렸다. 왜 그러세요, 혹시 아까 다치셨던 거에요? 나는 다친 게 아니라는 뜻으로 고개를 저었으나 그것조차 힘겨워져서 그냥 허리를 굽힌 채 양 손으로 배를 감싸쥐었다. 입을 열면 신음이 새어나올 것 같았다.


"식은땀이 나잖아요...!"


박지민이 허리를 굽혀 내 안색을 살피고서는 더 허둥댔다. 어떻게 하면 좋지, 의원, 의원이 여기....!

나는 그가 허둥대는 꼴에 더 고통이 심해지는 것 같았다. 제발 가만히 있어주면 좋겠는데. 어금니를 아득 깨물었다. 저번에 단단히 체했던 것과 비슷해서 이번에도 같은 게 아닐까 싶었지만 그렇다고 치기에는 먹은 게 없었다.


"잠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제가 봐드려도 될까요?"

"뭡니까."


낯선 사람의 접근에 박지민은 바로 돌변하여 차갑게 물었다. 나는 눈을 돌렸다. 아까 구석에 앉아 나를 쳐다보던 남자였다. 남자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까부터 안색이 안 좋아 보이셔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심각한 것 같아서요. 옷차림도 그렇고. 경계하는 박지민의 모습에 남자가 덧붙였다. 아, 딱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한건 아닙니다. 그리고 제가 정식 약사는 아니지만, 병에 대해 지식이 있거든요.

 

"의심하시는 것도 좋지만, 제 생각에 지체하시면 큰일이 날 것 같아서."


까무잡잡한 남자가 말을 마쳤다. 박지민은 영 못미더운 표정이었으나, 나는 괜찮다는 뜻으로 박지민을 톡톡 쳤다. 내 손길을 읽어낸 박지민이 옆으로 비켜주자, 남자는 한동안 내 손목을 짚어보고 진지한 얼굴로 내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무언가를 찾아내는 듯 했다. 마침내 손을 떼고서는 입을 열었다.


"임신중에 무리한 행동을 하시면 큰일나는 거 아시죠?"

"......네?"

"임신 초기에 계속 무리하신다면 유산 가능성이 있어요."


나는 복통으로 집중이 안 되는 상황에서도 어떤 말이 박혀들어와 되물었다. 임신이라고요.....? 박지민도 예상치 못한 말에 눈알을 빠르게 움직이며 나와 남자를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다. 남자가 내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서는 입을 연다.

절대 안정이 필요해요. 여기서 계속 있을 게 아니라 더 위험해지기 전에 빨리 손을 써야 해요. 약초도 위에 있으니,


"일어설 수 있겠어요?"


남자는 진지한 어조로 내게 물어왔다. 나는 고개를 끄덕여보이고는 자리에서 일어서려고 했다. 하지만 일어나자 더 고통이 심해져서 나도 모르게 살짝 비틀거린 것을 본 박지민이 단번에 날 안아들었다. 몸이 공중으로 붕 뜨는 느낌이 나서 놀란 내가 황급히 박지민을 붙잡았다. 안...안 무거워요? 당황해서 물어봤지만 박지민은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안내해주시겠습니까?"


박지민이 아까보다 정중해진 목소리로 남자에게 말했다.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따라오라는 손짓을 해보이고서는 먼저 위층으로 올라갔다.

 

위층으로 올라가며, 따라오는 지민을 흘끗 돌아본 남자가 중얼거렸다.

역시, 기억 못하는 건가.

 

* *

 

어수선한 시간이 지나가고 다시 사람들이 제자리로 돌아가서 주변이 고요해졌지만, 태형은 마저 잠을 자러 가지 않은 채 복도를 거닐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도 태형의 눈이 가끔 매섭게 빛났다.

 

새벽에 황제의 소란 때문에 그 자리에 모여있던 몇몇 사람들은 황제라도 아직 어린애의 악몽일 뿐이라고 단순하게 치부하고 있었지만, 태형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순행 중에서부터 계속 느껴지던 불길한 예감을 황제도 비슷하게 느꼈다는 그 사실 자체가 마음에 걸렸다. 단순히 자신만이었더라면 그냥 기분 탓으로 넘길 수 있었겠지만, 황제마저 그런다면? 그저 우연일까?

천천히 생각하며 걸음을 옮기던 태형은 2층으로 올라가던 계단 사이에서 멈추어 서 있는 윤민한의 뒷모습을 발견하고서는 그를 불렀다.


"여기서 뭐하시고 계십니까?"


태형의 목소리를 들은 윤민한은 고개를 돌려 태형을 내려다보았다. 차분한 표정이었지만 어쩐지 묘하게 일그러진 표정이라고 생각했다. 태형은 민한의 왼쪽 주먹이 더 세게 쥐어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민한이 태형의 곁을 지나쳐가며 말을 이었다.


"아무것도. 어차피 황제 폐하의 단순한 걱정일 테니, 이만 가서 눈을 붙이는 게 좋을 겁니다."


태형은 사라져가는 민한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민한이 서 있었던 창가로 걸어갔다. 창문을 열었던 듯 한기가 돌았다. 태형은 팔을 움직여 창문을 열고 바깥을 내다보았다. 바깥에는 여전히 검은 하늘만이 보일 뿐이었다.

 

* *

 

남자를 따라 방 안으로 들어온 박지민은 그가 시키는 대로 나를 침대 위로 내려주었다. 남자는 약사라는 게 거짓말은 아닌 듯 능숙하게 가방을 뒤적이더니 약초를 꺼내들고서는 무언가를 하기 시작했다. 아까보다 완화된 통증에 나는 숨을 천천히 내쉬며 들었던 말을 생각했다. 임신이라니. 그러고보니 이쯤이면 해야 했을 월경을 하지 않았다. 전에도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있으면 월경 주기가 불규칙해지는 경우가 있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임신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나는 남자가 하는 꼴을 지켜보고 있다가 나를 바라보고 있는 박지민에게로 눈을 돌렸다. 박지민은 할 말이 있는 듯 입술을 달싹거리다가 도로 다물고 만다. 그러는 사이에 남자가 진한 쑥향이 얼핏 섞인 향을 풍기는 차를 나에게 내밀었다.


"마셔요."

"회임중이신데 약을 마셔도 됩니까?"


박지민의 말에 남자가 그를 돌아보고서는 웃는다. 제가 그것도 생각 안하고 드렸을 것 같습니까? 몸에 해가 가지 않는 성분들로만 우려냈어요. 굳이 말하자면 약이라기보다는, 몸에 따뜻함을 불어넣기 위한 차라고 생각하시는 편이 낫겠네요.

 

나는 남자가 건넨 약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한 모금 마셨다. 생각보다 쓴 맛에 절로 얼굴이 찌푸려지고 만다. 그런 내 표정을 못본 척 다 마시라고 재촉하는 통에 미간을 잔뜩 구기며 다시 입을 대었다. 다 마신 후, 빈 잔을 건네주자 받아든 남자는 책상에 대충 올려놓고는 나와 박지민을 바라보며 입을 열어 묻는다.


"그래서 이제 두 분은 어쩔 생각이시죠?"

"............"


난 이제 다 도와줬으니 금방이라도 나가라고 할 것 같은 표정이었다.

남아있는 방이 없다고 했으니 아마도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겠지. 이 방은 남자가 혼자서 쓴다고 보기에는 큰, 이인실 방이기는 했지만 이미 도움을 받은 마당에 염치없이 부탁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언제 자객들이 따라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 남자를 위험에 말려들게 할 수도 없고 말이었다.


"저희는...."

"방 같이 쓰실래요? 지금 남아있는 방 없을 텐데."


말하기도 전에, 먼저 제안해오는 남자의 말에 나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분명히 환영할만한 제안이었지만 덥석 받아들이기에도 뭐해서 머뭇거리자 덧붙인다.


"환자분을 내쫓으면 벌 받을거 같아서 그래요."


남자는 고개를 기울여 박지민도 흘끗 바라보면서 말을 끝마쳤다. 그러나 박지민은 걸리는 게 있다는 표정이었다. 나를 바라보던 박지민이 남자에게 곤란하다는 목소리로 내뱉는다.


"하지만 저희와 있다가는 곤란한 일이 생기실 수도 있습니다."

"중죄? 도망? 겉으로는 그렇게 안 보이는데 두분 다 위험을 즐기시나 보죠? 근데 그런거, 난 좋아하는 편이라서."


인생이야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가끔은 이런 색다른 경험도 필요하죠.

그렇게 말하며 남자는 싱긋, 웃어보였다. 태평하다 못해 생각이 없는 모습같기도 했으나, 어딘가 믿음직한 구석이 있었다. 박지민과 눈빛을 교환한 후 우리는 결국 미안하다고 말을 하며 남자의 호의를 받아들였다. 사실 언제 여기까지 추격해올지 모르기에 당장 떠나는 게 맞았으나, 아직 아픔이 채 가시지 않았기에 그럴 수 없었던 게 더 정확한 말이었다.


"그럼, 정말 죄송하지만 하루만 신세를 질게요. 그.....?"


도와준 남자의 이름을 알 수가 없어서 말끝을 흐리자, 남자가 흔들거리는 촛불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린다. 전 그냥 방랑자에요.


"간단하게, 준 이라고 부르세요."



 

아까보다 안색이 나아진 여주의 표정을 확인한 지민은 창가 옆으로 가서 어둠속에 싸여있는 바깥을 매섭게 바라보았다. 아직 발각되지 않는 듯 했으나, 계속 여기에 있는다면 또다시 위험해질 것이다. 하지만... 지민은 그녀를 바라보고선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괜찮아지기 전에 서둘러 나갔다가는 더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게 분명했다. 추방자의 신분이지만, 지민은 명령을 아주 조금만 더 어기기로 결심했다. 그녀를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 주기 전까지만.

 

생각에 빠져있던 지민을 꺼내올린 것은 한 목소리였다. 박지민. 일방적인 통성명에 지민은 몹시 놀란 눈으로 어느 새 제 옆으로 다가온 남자를 바라보았다. 남자는 이제 침대에 앉아있는 여자에게서는 신경을 끈 채, 지민을 보고 반가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너무 어렸어서 기억을 못하는 건가? 턱을 긁적이며 중얼거린 남자가 다시, 친근하게 부른다.


"나 기억 안 나? 민아."


자신을 민, 이라고 한 글자로 부르는 목소리에 지민은 미간을 좁혔다. 생전 처음 보는 남자가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는데, 그것을 떠나 친한 척까지 해 온다. 근데 눈앞에 있는 남자는 기억에 없었다. 아니....기억날 것 같기도 했다.

 

박지민. 민아.

불렀던 이름을 생각하자, 잊고 있었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남준쓰 등장!

가끔 댓글에서 보이는 남준이 언제 나와요?라는 말

오늘부로 등!장!했습니당

 

석진이가 속해있는 가문에서 홀로 반항기를 거쳐 밖으로 나다니던 방랑자!

김남준! 이즈 백(????)

 

 

오늘도 읽어주신 분들 제 하트 받아가~!!!!

(점점 말을 놓는....예의없는 인간)


제가 한입으로 두말 잘 하는 사람이지만 이제 더 이상의 암호닉 신청은 받지 않습니다ㅠㅠ
 

암호닉 업뎃!(feat.함정카드)

[방탄소년단/전정국] 그 황제와 나의 천야일야(千夜一夜) : 2부 10 | 인스티즈

 

내 덫에 걸린 님들....(음흉한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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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이전만 받았어욘.....저는....이번에는 칼같이 끊었습니다...8ㅅ8....미아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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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52
드디어 남준이 등장!! 그나저나 임신이라니 정국이가 듣고 제발 오해도 좀 풀고 그랬으며뉴ㅜㅜㅠㅠㅠㅠ
7년 전
독자653
드디어...!!! 남준이가 나왔네요 그나저나 ㅠㅠㅠㅠㅠ오해 언제 ㅜㄹ저ㅓㅠㅠㅠㅠ
7년 전
독자654
임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또 오해하면 어떡해ᅲᅲᅲᅲᅲᅲᅲᅲᅲᅲᅲ
7년 전
독자655
미치뉴ㅠㅠㅠㅠㅠㅠ남준이가 드디어 나오다니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656
임신이라니.... 정국이 옆에 석진이네 가문이 있어서 다행이에요.
7년 전
독자657
예!!! 방랑자 이즈 컴백 김남준! 그 후가 시급하다 얼른 다음 화 보러 가야지 ❤️❤️
7년 전
독자658
헐....임신이라니ㅠㅠㅠㅜㅠ정국아 빨리 여주 좀 구해줘라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659
헐헐 남준이 나왔당!!!!!!! 아 근데 여주 임신이라니........ 축하해야되는데 왜 전 걱정이 먼저 들죠?? 하 제발 정국이랑 여주랑 행쇼했느면 좋겠어요 지민이도 제발 행복하고요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660
셋상에ㅠㅠㅠㅠ임신이라니느니ㅣ니ㅣ닌니하ㅏ....지민이는 왜 또 도망쳐나왔을까요ㅠㅠㅠ맘이 아리네요ㅠㅠㅠ아히고 지미나ㅠㅠㅠㅠ
7년 전
독자661
이때 아.. 남준아. 넌 누구니! 이랬는데...
7년 전
독자662
헐.. 임신... 그 와중에 남준이나리 무엇인가 든든하네요!
7년 전
독자663
허류ㅠ빨리 정국이가 돌아왓으면 좋겟네요ㅠㅠ
7년 전
독자664
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임신이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남준이 짱
7년 전
독자665
회임.. 임신이라니요.. 헐 어떡해.. 얼른 정국이 만나야 할 것 같은데 ㅠㅠㅠㅠㅠㅠㅠ 애기 다치면 어떡하죠 ㅠㅠㅠㅠ 그와중에 다들 육감이..bb 역시 황제는 여주랑 데스티니..
7년 전
독자666
진짜 언제 봐도 재미있는 천야일야... 작가님 글 정말 사랑하는 작품. ㅠㅠ
7년 전
독자667
여러분 풍악을 울리십쇼 드디어 우리 남준이가 나타났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만세❤
7년 전
독자668
오 남준이!!!!!!!!!1그래도 임신이라니 대박이네요 와오.,,,
7년 전
독자669
임신이라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큰일났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670
아이고 여주 ㅜㅠㅜ 고생하면 안될텐데요...
..8ㅅ8

7년 전
독자671
임신이라니 ㅜㅜ 여주 고생하면 안되는데 8ㅅ8
7년 전
독자672
헝 남준쓰!!!!남준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나저나 임신이라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하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어떡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673
임신이라니요!!!!!아니 이게 무슨ㅠㅠㅠㅜㅠㅠㅠㅠㅜㅜㅜ그리고 드디어 남준이의 등장인가요ㅠㅠㅠㅠㅠㅜㅜ
7년 전
독자674
헐 임신 ㅠㅠ 지금 알게되다니ㅠㅠㅠㅠㅠ그나저나 남준이 등장
7년 전
독자675
헣ㅠㅠㅠㅠㅠㅠㅠ너뮤 잘어울려료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남준쓰ㅜㅜㅜ
7년 전
독자676
헐 ...여주임신했는데 ㅜㅠㅠㅠㅠㅠㅠ ㅠ아 ㅠㅠㅠㅠ윤ㄴ민한이나쁜놈아 이천벌받을놈이 ㅠㅠ
7년 전
독자677
남준이가 도와주네요! 리더는 역시 남다르네요 ㅋㅋ
7년 전
독자678
크흡.....임신이라뇨 ... 정국아 빨리 도라와..도ㄹr와...
7년 전
독자679
여주가 지민이랑 도망간거 가지고 오해하면 안되 정국아ㅠㅠㅠㅠ 상황을 넓게 봐줘ㅠㅠㅠㅠ
7년 전
독자680
어머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681
회임...임신 오오 상황이ㅜ정망 안좋군요ㅠㅠㅠ
7년 전
독자682
임신이라니ㅜㅜㅜㅜㅜㅜㅜ두디어 남주니가ㅠㅠㅜㅜㅜ
7년 전
독자683
오아! 남준이♡♡♡ 아 근데 정국이가 또 오해하거나 그러지않았으면 좋겠네오ㅠㅠㅠ
7년 전
독자684
임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준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685
헐 임신... 헐 남주니.... 헐 또 정국이가 오해할까봐 걱정되네요ㅠㅠㅠㅠㅠㅠㅠ여주야ㅠㅠㅠㅠ꽃길걷자ㅠㅠㅠ
7년 전
독자686
헐...임신...아 드디ㅓ 남준이가 등장했네요!! 지민이 안죽어서 다행이에여ㅠㅠㅠㅠㅠ그냥 다같이 행복하게 살아버렷!!
7년 전
독자687
임신이라니.. 그나저나 드디어 남준이가ㅠㅜ
7년 전
독자688
ㅠㅠㅠㅠ역대급 명작...아...준아..
7년 전
독자689
남준이였구나.....다행이네요ㅠㅠㅠ
7년 전
독자690
헐임신이라니ㅜㅜㅜㅜㅜ근데남주ㅜㅜㅜㅜㅜㅜ남준아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7년 전
독자691
엉엉ㅜㅜㅜㅜㅜㅜㅠㅜㅜㅜㅠㅜㅜ또 오해하는거 아니지?
7년 전
독자692
남준이의 등장 어떤 전개가 될까 궁금하네요!
7년 전
독자693
헐 드디어 남준이 나타나다니!! 궁금하네요 근데 여주가 임신이라니.. 대박 사건 ㅠㅠ 이렇게 힘든 상황에 지민이 도와준 거 알고 조금이나마 정국이 마음을 풀었으면 좋겠어요 ㅠㅠ
7년 전
독자694
오 둘다무사해서다핸이다 ㅠㅠㅠㅠㅠㅠㅠ 갓남준 !!!!
7년 전
독자695
남준이가 드디어 등장했네요!!까무잡잡한 얼굴이라했을때부터 설마 했는데 진짜 남준이일줄이야!!! 그나저나 여주가 임신이라니ㅠㅠㅠ 빨리 궁으로 돌아갈수있었으면 좋겠어요
7년 전
독자696
아 민한저거저거진짜ㅠㅠㅠㅠㅜㅜㅜㅜㅠㅜ그나저나 정국이가 지민이랑 탄소가 도망쳤다고생각하면안될텐데요 하........넘 재미이써여
7년 전
독자697
드디어 남준이도 나왔네요!!!ㅠㅠ 근데 둘이 도망쳤는데 더 이상 큰오해가 생기질 않기를 ㅠㅠㅠ
7년 전
독자698
하...이제 남준이가 나오는군아ㅜㅜㅜㅜㅜ재밌게보고가용
7년 전
비회원252.166
임신이라니!ㅜㅜㅜㅜㅜㅜ아ㅜㅜㅜ오해를 어서 풀어야 될텐데ㅜㅜㅜ
7년 전
독자699
와 와 와 정주행하다가 간단하게 준이라고 부르세요에서 소름 쫙...
6년 전
독자700
헐임신.... 준이 등장해서 조타... 연아ㅠㅠ 잘가...
6년 전
독자701
아이고 준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우리 준이 언제나오나 기다리고이써찌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702
임신도 의심하는거 아닌가요... 준이 나왔다!!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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