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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몬스타엑스 김남길 강동원 엑소 성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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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애하는 당신에게, 흑색의 몽땅 짧아진 연필은 보기에 볼품이 없었다. 무서울 정도로 고요한 방에 일정한 연필 소리가 났다. 열중해서 무언가를 적고 있었고 그것을 방해하는 듯, 연필의 흑심은 부러지고 말았다. 책상 위를 굴러다니는 흑심들은 항상 일정했다. 그리고 당신도 변함이 없다. 단지 변한 건 나 자신이었다. 낡은 목재서랍에서 연필을 한 자루를 꺼내들었다.

  연필은 무난한 하얀색이고 ‘HYUN’ 이라는 금박의 글자가 박혀있었다. 남자는 적당히 길다란 손톱으로 책상을 두드리며 한참을 고민하더니 몇 자를 쓰더니 조심스럽게 연필을 내려놓고 편지를 내려다 보았다. 정갈한 글씨가 촘촘히 촌구석 밤 하늘의 별 처럼 위치했다. 남자는 무표정한 얼굴로 편지를 접어 봉투에 넣었다. 중요한 문서라도 되는 것 처럼 끝까지 봉투를 내려놓지 못하고 미련이 남았다는 것 처럼 입구를 열었다, 닫았다 쉽게 가만히 있지를 못하였다.

  결국은, 한참을 고민해가며 쓰던 편지를 찢어버렸다. 파란색 봉투도 함께 찢겨져 나가고 괜히 죄 없는 연필을 던져버렸다. 하얀색 연필은 먼지가 가득한 바닥에 굴러가며 때가 타버렸다. 얼룩덜룩해진 그것은, 그 소년의 것이였다.

 

Mr. Boys (소년들) 1

  w. 개벽

 

  찬열아, 우리….

  시끄러워.

 

  멍청한 바보상자 안에 있는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웃고만 있었다. 매일 매일 빠짐없이 사람들은 웃기만 했다. 그리고 나는 울기만 했다. 백현아, 라고 들어본게 언제였던가 기억조차 가물가물했다. 그거 하나 말해주는게 어렵다고 찬열은 말을 하면 끊어먹거나 시끄럽다며 까탈스럽게 구는 것이 일쑤였다.

  검은 뿔태안경 속에 들어있는 너는, 언제부터인가 바뀌어 버렸다.

 

  “뭐 먹고싶은거 있어?”

 

  찬열은 고개를 휘저으며 귀찮다는 듯 바보상자를 뚫어져라 보았다. 이 곳은 너무나도 삭막한데 저 세상은 행복해보여서 가끔은 저 멍청한 것을 버리고 싶다는 충동적인 생각을 했다. 하지만 찬열은 그것을 너무나 좋아했다. 예전에는 나와 보내던 시간을 지금은 줄 곧 저 멍청한 바보상자와 보냈다. 그의 울타리 속에, 더 이상 나는 존재하지 않았다.

  나는 어디에 있을까.

 

  “찬열아, 그럼 오늘 밥 먹으러 갈까?”

  “너 혼자 먹고오던가, 귀찮게.”

 

  인상을 잔뜩 찡그린 그의 모습은 멋있었다. 다만 저 눈동자에 내가 담겨있으면 좋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며 멍하니 그가 있던 자리만 쳐다보았다. 툭툭 어깨를 쳐서 뒤를 돌아보니 그의 손에는 카드가 들려있었다. 바보, 박찬열은 바보임에 틀림이 없다. 그렇지 않으면 날 이렇게나 아프게 할 수 없을텐데, 불빛을 받아 반짝이는 카드를 보며 급하게 신발을 신고 뛰어나갔다.

  애석하게도 찬열아, 하고 부르는 목소리는 밖에 가서야 입술을 비집고 나왔다. 차가운 밤바람이 온 몸을 감싸안았다. 흰 운동화는 어떠한 습관 때문에 코가 닳아서 너덜너덜 해졌고 하얀색이란게 무색할 정도로 흙빛으로 변해버렸다.

  나는 변한게 아니다. 찬열도 변하지 않았다. 단지, 우리 사이는 변했다. 왜? 궁금증이 몸 속을 휘젓기라도 하는 것 처럼 목이 턱턱 막혀왔다. 겨울이 다가오는 바람 따위로 치부할 수 없었지만 진실을 말해버린다면, 목을 졸라버려서 죽일지도 몰랐다.

 

*

 

  조용한 카페를 찾았다. 삼삼오오 모여서 수다떠느라 바쁜 모습들에 허공을 응시하며 ‘아메리카노 아이스 한 잔이요.’ 라고 말하고 돌아왔다. 손님 이라는 이름을 목에 건 강아지라도 되는 것 마냥 아르바이트생은 살갑게 굴며 웃었다. 네, 네, 무의식적으로 들려오는 소리에 응답을 하고 자리로 가서 앉았다. 앞에 보이는 의자를 치워버리고 싶을 정도로 외로움이 발 끝까지 느껴졌다.

  지잉- 하는 진동이 울리고도 꿈쩍을 하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그저 핸드폰에 고정되어 있었다. ‘찬열이’ 라는 이름이 화면에 둥둥 떠다녔다. 아무것도 없이. 너는 나를 잊어버렸다. 나는 너를 잊지 못했는데 왜 너는 먼저 나를 잊었을까. 내가 너무 미웠던걸까? 다 내가 잘못했어, 찬열아.

 

  “손님, 아메리카도 가져가세요!”

 

  손님, 하는 목소리에 반응 할 시간이 주어지지도 않고 일어났다. 갈 곳을 잃은 커피는 아르바이트생의 손에 꼭 붙들려 있었고 백현은 애타게 자신을 부르는 곳을 바라보았다,

  선물로 줄게요. 대신 내가 나중에 오면 돌려주세요.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리며 카페의 문을 열었다. 밖은 여전히 추워서 무의식적으로 몸이 떨리고 있었다. 집이 너무나도 따뜻해서 바깥도 그런 줄 알아서 그럴까, 봄 옷을 걸치고 있던 백현은 후회를 하며 신발을 질질 끌며 아파트 입구까지 들어갔지만 현관 문을 열지는 못했다. 방해가 되는 기분은 썩 좋지만은 않았다.

  사실은 너무 미웠다. 찬열이가.

 

  “집 안들어가고 뭐해.”

  “이제 들어가려고….”

 

  어디에 갔다가 온 건지 찬열은 추위에 얼굴이 울긋불긋하게 변했다. 길다란 검정색 코트는 찬열에게 잘 어울렸다. 작년 이 맘 때, 내가 선물해줬던 옷이었다. 찬열은 무척이나 그것을 마음에 들어했기 때문에 여전히 그 것을 보고 있자니 기분이 좋아졌다. 저 코트 속에 들어가 찬열에게 안기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돌아 다녔다. 하지만 황홀한 생각도 잠시 그는 무참하게도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집 안의 따뜻한 공기가 훅 느껴져서 눈을 감아버렸다.

  찬열이가 늘 뿌리고 다니던 향수 냄새, 너와 내가 있었던 장소. 우리가 사랑을 나누었던, 나는 그저 과거의 일에 연연하고 있었다. 그는 기억 속에서 리셋 시켜버린 일들이 나의 기억 속에는 생생하게 존재했다. 차라리 모두 잊어버리면 좋았을텐데.

 

  “찬열아, 목욕 물 받아줄까?”

 

  어, 하는 소리가 부엌에서 들려왔다. 비누로 손을 씻고 물을 틀어 욕조에 물을 가득 받았다. 추웠던 몸이 녹으며 나른해졌다. 찬열아, 목욕 물 받았으니까 빨리 와. 바닥에 주저앉아 물을 꺼버리고 졸린 눈을 깜빡거렸다. 욕조에 불편하게 팔을 걸치고 있었지만 나른해진 몸을 일으키고 싶지는 않았다. 찬열이 올 때 까지만 이러고 있어야지, 라는 생각과 함께 백현은 눈을 감았다.

 

  꿈을 꿨다.

  백현아, 하는 찬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곧 안개가 낀 하늘 마냥 뿌옇게 되었다가 걷히며 사람이 보였다. 찬열아. 그는 예전처럼 나를 보고 웃어줬다. 그런데 눈에서는 눈물이 나오고 있었다. 어릴 적 교과서에서 봤던 미술작품 처럼, 그는 아름다웠고 울고있었다. 울지마, 찬열아, 내가 다 잘못했어. 목이 막혀오고 숨을 쉴 수 없었다.

  ‘백현아, 마음껏 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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