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메모장 털이 조각글
By.아리아
비행기 조종사 김민규×막내 관제사 김ㅇㅇ
국내 메이저 항공사의 기장인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아 어릴적 부터 꿈꿔온 공항이라는 큰 꿈, 그 꿈은 학년이 올라갈 수록 세분화 되어 관제사라는 직업에 도달했다. 높은 탑 속에서 멋있어 보이는 영어를 쓰며 비행기들의 안전한 이륙 및 착륙을 이끄는 그 직업에 홀려 준비를 하다 정신을 차려보니 제 몸은 어느새 그리 꿈꾸던 탑 속에 도착해있었다.
하지만 이제 이 곳에서 제 꿈을 펼쳐가야지 하던 입사 첫 날의 포부는 사라진지 오래였다.
비교적 여자가 적은 직업환경에 막내라며 은근슬쩍 자신들의 일을 떠넘기는 선배들의 눈치를 봐가며 업무를 하다보면 제게 주어졌던 일까지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가끔 그게 이어져 기체들끼리 착륙 경로가 꼬인 적도 있고, 욕은 고스란히 제 몫이고.
"막내야, 나 화장실. 여기 관제 좀 맡아주라."
"네-"
괜한 억울함에 한창 회상을 하던 걸 깨버린건 다름 없는 일을 떠넘기는 선배의 목소리였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관제탑을 빠져나가는 선배의 뒷모습을 한번 흘겨본 후 제 자리보다 익숙한 그 자리로 향했다.
어디 보자, 도착 예정 시간이-
"오후 11시 40분."
"아직 좀 남았네."
꽤 남은 도착 시간에 쓰려던 헤드셋 대신 휴대폰을 집었다.
♥
오후 3:14 1 출국 언제야?
이틀 째 사라지지 않은 1에 신경질적으로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무슨 애인이 이틀이나 연락 안하는게 말이 돼? 이유를 말해 준 것도 아니고 그냥 잠수다. 그것도 외국을 나가서. 예쁜 승무원이랑 바람이라도 났나 하는 불안한 생각에 한참을 넋을 놓고 있다 도착 예정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걸 확인하곤 급히 헤드셋을 집어 들었다.
"AE717, Roger."
"Roger."
(수신양호)
"Request permission to land from the control tower."
(관제탑에 착륙허가를 요청합니다.)
"AE717, RWY 3L wind 90 at 6 knots. Landing."
(AE717, 3번 왼쪽 활주로 90도 방향에서 6노트의 바람 붑니다. 착륙허가합니다.)
"..."
"Roger."
(수신 응답 바랍니다.)
"You don't know?"
(몰라요?)
"What?"
(네?)
눈치 챈지 오래다. 그토록 듣고 싶어하던 목소리. 헤드셋을 통해 전해오는 중저음의 목소리에 아까 전 짜증을 내던 김ㅇㅇ는 어디로 사라진건지, 탑 안엔 살며시 미소지으며 컨트롤러를 만지작 거리는 저만이 존재했다.
"남자친구 목소리도 못 알아들어?"
"아, 너였어?"
"아, 너였어? 너였어?"
"빨리 착륙이나 하세요-"
"싫네요."
잔뜩 삐친 티를 내는 그에 피식피식 새어나오는 웃음 참다보니 끊겨버린 통신이었고 다급히 창 밖을 확인하자 깜깜한 밤 하늘 위를 뱅뱅 도는 비행기 한 대가 눈에 띄였다. 아, 저러면 내가 혼나는데.
"AE717, RWY 3L wind 90 at 6 knots. Landing."
(AE717, 3번 왼쪽 활주로 90도 방향에서 6노트의 바람 붑니다. 착륙허가합니다.)
"Please, act charming."
(애교 부려주면.)
제 입에서 애교가 나오기 전까진 착륙할 생각이 없어 보이는 그에 결국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아아, 오빠. 나 안 보고싶어? 얼른와-"
"..."
"미안."
"보고싶어 죽겠으니까 오빠 착륙합니다-"
능글거리는 그의 말투에 결국 빵터져버려 웃다 별 문제 없이 착륙하는 기체를 확인하곤 헤드셋을 벗어 내렸다.
***
아나운서 이석민×김ㅇㅇ - 소꿉친구
"하나, 둘, 셋."
"생방송 시작합니다."
반듯한 세트의 조명이 켜지고 수많은 카메라들의 빨간불이 들어왔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KBS 9시 뉴스 이석민."
"김ㅇㅇ 입니다."
항상 해왔던 것 처럼 능숙하게 뉴스를 진행해 나갔다. 딱 한가지 차이점이라면 아침부터 제 컨디션이 땅을 뚫고 내려갔다는 점 정도? 어째 아랫배가 살살 아픈 것이 예감이 좋지 않았다.
"박승원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석민이의 멘트가 끝난 후 화면은 기자의 보도자료로 넘어갔고 잠시의 여유가 생김과 동시에 대자연을 알리는 꾸리한 느낌이 저를 감싸왔다.
'어디 아프냐?'
식은 땀을 흘리는 저를 본 것인지 입모양으로 물어오는 그에 아려오는 아랫배를 살짝 부여잡으며 입을 열었다.
'생리. 시발.'
20년 친구면 익숙해질 법도 한 제 욕설에 여전히 인상을 찌푸리며 잔소리를 해오는 그를 가볍게 무시한 채 흥건한 손의 땀을 치맛자락에 닦으려는 순간 제 손목을 잡아 무언가를 쥐어주는 그였다. 무엇인지 확인할 시간도 없이 스튜디오로 돌아오는 화면에 화들짝 놀라 카메라로 시선을 고정했지만 앵글은 석민을 향해있었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내리자 그에게 입혀져 있어야 할 수트 자켓이 꾸깃하게 제 배를 덮고 있었다.
"시청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KBS 9시 뉴스 이석민."
"김ㅇㅇ였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하며 대충 인사치레를 하곤 계속해서 흘러내리는 식은땀을 닦아내며 급히 스튜디오를 빠져나왔다. 가뜩이나 밝은색의 치마를 입은 탓에 혹여나 샜을까 하는 걱정과 아파오는 제 아랫배까지 엎친데 덮친 격이었다. 어렸을 적부터 남들보다 훨씬 심했던 생리통인지라 아려오는 배를 살짝 움켜쥐며 주차장으로 향했다.
"야!김ㅇㅇ!"
"야!"
"아, 왜! 나 아프다고!"
아파죽겠는데 자꾸만 저를 불러오는 그에 짜증을 내며 뒤를 돌자 굳은 표정으로 제게 다가오는 그였다.
"옷 내놔."
옷? 아, 자켓. 그제야 제 손에 들려있던 남색 자켓을 인지했고 동시에 짜증이 몰려왔다.
"아, 옷은 나중에 줘도 되잖아. 어차피 바로 윗집이면,"
제 손에서 자켓을 채 가 허리 부근을 안아오는 그에 놀라 그대로 굳어버렸다. 금새 떨어져 저를 내려다본 채로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는 그를 따라 시선을 내리까니 허리춤 둘러진 수트를 열심히 매듭을 짓고 있는 그를 찾아볼 수 있었다.
살짝 걷어진 하얀 셔츠의 소매 아래로 보이는 힘줄과 메탈 시계. 어느새 제 손의 1.5배 크기가 되어버린 큰 손이 시야에 들어오자 제 얼굴은 불그스름해져버리고 말았다.
미쳤나.
분명 다 묶은 것 같은 데도 매듭이 지어진 너무 가까운 거리에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다 저를 부르는 듣기 좋은 목소리에 살며시 고개를 들어 눈을 마주했다.
"..왜."
한참을 서로를 바라보기만 했다. 원인 모를 어색한 공기에 고개를 푹 숙이자 이내 피식 웃으며 제 머리를 헝클이고 가는 그였다.
"진짜, 너한테 화를 낼 수도 없고."
"..."
"조심 좀 해라, 어떻게 20년을 한결 같이 덜렁거려."
"ㅇ,아. 어."
"나 없으면 어떻게 살래?"
그에겐 아무 의미 없이 내뱉은 말과 행동이겠지만.
그날 난, 20년을 친구로 지냈던 그에게서 설렘이란 감정을 느껴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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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다가 독자님들 보고 싶어서 메모장에 끄적였던거 들고왔어요!!!선물!!!! 선물이니까 구독료도 없어용호호홓
그리고 관제사 저 영어는...문법 다 틀렸을지도 몰라요허허 영어 능력자 독자분이 계시다면 고등학생의 애교로 보시구 살짝 넘어가주세요!!!!사랑해용!!!
사실 제가 뭘 써 놓은 건지 모르겠네요껄껄 선물이 너무 후지네요 후져 죄송해요 작가의 필력은 여기까진가봐요....석민이 글의 포인트는 여주가 생각치도 못한 새에 남자가 되어버린 걸 갑자기 느껴서 남자로 보이고 그러다 러브러브 하는 그런거였는데.....사실 뒤에 더 구상해놓은게 있긴한데..아니 그래서 결론은 제가 의도한 느낌이 안 나는 것 같아서 슬프지만....독자님들이 너무 보고싶었어요어어엉어엉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무튼 후진 선물을 투척한 작가는 이만 다시 공부하러 가겠습니당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