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외과 VS 소아과 :: 11
By. 아리아
정반대의 위치에 자리잡고 있는 각 과의 의국 탓에 수술실을 지나 응급실 쪽으로 나오자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꼭 잡았던 두 손을 살며시 놓았다. 갑작스레 허전해진 손에 살짝 울상을 지으며 올려다보자 다정한 눈빛으로 저를 바라보는 그와 눈을 마주했고 결국 제 서운함은 금새 풀려버리고 말았다.
"연락 할게요."
"..네."
피식 웃으며 마스크를 벗어 내리곤 신경외과 의국 쪽으로 발을 떼는 그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다 꽤 흐른 시간에 퇴근은 글렀고 잠이나 좀 자야지- 하며 교수실로 향했다.
달칵-
제 집보다 익숙한 문을 열고 들어가니 보이는 건, 왜. 너네야?
테이블에 마주보고 앉아 세상 심각한 표정을 지은 채 저를 바라보는 지훈과 석민에 당황해 교수실을 나와 제 이름이 붙어있는 걸 확인하곤 다시 들어왔다.
"너네 왜 여깄어?"
"몰라서 물어?"
"뭘."
"우리한테 할 말 없냐?"
뭐 하나 뚫을 기세로 저를 노려보는 둘에 그제야 생각이 났다.
아, 권교수.
뭐라 말을 해야할지 머릿속을 차차 정리해 나가는 제 팔목을 확 끌어당겨 비어있던 의자에 앉히는 석민이었다.
"..."
"..."
제 입이 열리기까지 버티고 있을 작정인지 심각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그들에 결국 고개를 푹 숙이며 이야기했다.
"..애인."
제 입에서 나온 말이 꽤나 경악스러웠는지 입을 떡 벌리곤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둘의 반응에 괜히 테이블 밑으로 손을 꼼지락 거렸다. 차라리 소리라도 지르던가.
"..뻥이지?"
한참의 정적을 깬 건 제 말을 의심해오는 지훈이의 목소리였다.
"그래, 무슨 애인이냐. 얼마 전까지 물어 뜯을 기세로 보던 사람이잖아."
이어 석민이까지.
..하긴. 당사자도 신기한 상황인데 제3자들은 어떻겠는가. 충분히 이해가 가는 둘에 한숨을 내쉬며 이들을 설득시킬 무언가를 찾아 제 머릿속을 헤매이고 있던 순간, 때마침 울린 휴대폰이 느낌표를 자아냈다.
휴대폰을 집어드려는 순간, 먼저 낚아 챈 석민이에 비속어를 내뱉다 수신버튼을 눌러버리는 석민이와 동시에 제 입을 막아오는 지훈이에 휴대폰 너머로 들려오는 그의 달달한 목소리만이 교수실 안을 맴돌았다.
"여보세요."
"..."
"김교수님."
"..."
"ㅇㅇ야."
아, 교수님. 안돼요.
"미친."
"네?"
석민이의 자연스러운 욕설에 급히 휴대폰을 빼앗아 스피커 폰을 끄곤 제 귀로 가져다댔다.
"권교수님, 제가 나중에 전화,"
"김교수 누구랑 같이 있습니까?"
귀신인가.
"..네, 그 석민이랑 지훈이랑요."
"교수실이죠?"
"네."
이어 들려오는 건 그의 목소리가 아닌 뚜뚜-하는 끊긴 통화음이였다. 언제부터였냐, 왜 말하지 않았냐 등의 여고생 같은 폭풍질문을 던져오는 둘의 목소리가 끊긴 건 제 교수실 문을 열고 들어온 권교수 덕이었다.
"..."
공기마저 어색해 미칠 것 같다. 무슨 결혼 허락 받으러 온 딸과 딸의 애인 마냥 바라보고 있는 둘에게서 딸바보인 아빠의 잔상이 겹쳐보였다.
"아, 좀! 뭐하는건데 이게."
"조용히 해."
"응.."
결국 제가 먼저 공기의 흐름을 깨버리자 단번에 제 입을 막아버리는 지훈에 시무룩해져 입을 삐죽였다. 그런 절 흘깃 본 것인지 피식 웃으며 테이블 밑에서 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던 제 손에 깍지를 끼곤 들어올려 둘의 눈 앞에 보이는 그였다.
"사귄 건 어제부터고, 저 혼자 좋아한진 꽤 됐습니다."
팡. 제 콩닥대는 마음을 또 한번 터트리고 마는 그였다. 그의 말에 얼굴이 붉어진 저를 보자 그제야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는 둘에 다시 한번 그의 입술이 열렸다.
"병원에 소문 안 나게 잘 할테니 걱정 안 하셔도 괜찮습니다."
흡족한 미소, 그러니까 흔히 아빠미소라고 해야하나. 그런 미소로 그에게 수고가 많다며 우리 ㅇㅇ가 잘 부탁한다며, 쟤가 공부만 한다고 남자를 많이 못 만나봐서 답답할 때도 많을 거라며 끝은 저를 까내리는 듯한 둘에 정강이를 차버렸다.
"교수님, 일단 나가요."
앓는 소리를 내며 노려보는 둘을 뒤로한 채 깍지를 낀 손을 더욱 세게 잡으며 겉옷을 들곤 교수실을 빠져나갔다.
***
늦은 시간이라 사람이 몇 없다는 걸 빌미로 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놓기 싫었다. 싫었는데, 자신은 그 둘과 약속 했다며스르르 풀어버리는 그에 살짝 서운한 감정이 피어오르기도 했지만 다 저를 위한 배려심 가득한 행동이라는 걸 알기에 쉽사리 티낼 수 없어 입을 삐죽이는 것 만으로 대신했다.
"데려다 줄까요?"
"아니요, 괜찮아요. 권교수님 힘드실텐데 올라가서 쉬세요."
어느새 주차장까지 내려와 있는 그에 얼른 올라가라며 재촉을 해도 꿈쩍하지 않는 그였다.
"김교수님."
"네."
"난 김교수 보는 게 더 힘나는데."
"ㅁ, 무슨."
여자를 얼마나 만나봤길래 이런 멘트가 저렇게 자연스러운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자 두 눈을 살짝 감으며 자신의 볼을 톡톡 치는 그였다. 눈을 감은 채 미소짓고 있는 그에 제 어딘가에 숨어있던 장난꾸러기가 튀어나와 손가락으로 볼을 콕 찔렀다.
"안 해줄건데요."
눈을 뜨곤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그에게서 등을 돌려 차의 문을 열려는 순간 뒤에서 저를 안아오는 그에 굳어버린 제 몸이었다.
"말했던 것 같은데."
"..."
쪽-
"내가 하면 된다고."
사람들이 이 기분에 연애 하나보다. 몽글몽글.
초가을에 시작된 내 마지막 사랑은 이렇게 시작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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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뭘쓴거죠?죄송해요 제 필력은 여기까진가봐요 네...배틀연애라면서 왤케 달달하냐구요? 에이 아직 사귄지 하루 밖에 안 지난 커플한테 배틀이라뇨껄껄 조금만 기다려 주세용!!!아 그리고 사실 저 지금 순영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저씨 보고와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글에 집중이....핳...우리 수녕이.....괜찮아요...귀여워....그럼 전 오늘이 시험 첫 날이니 이만 마무리 공부하러 가겠습니당 안뇽!!!!!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