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cinate
서기 2030년, 푸른 행성에선 더 이상 빛을 볼 수 없었다. 대한민국의 자랑이자 경제를 한 손에 쥐락펴락하던 서울의 높은 빌딩들과 군대, 국정원 등 대부분이 그들의 서식지로 변질된지 오래였고, 그 주인이던 인간들은 모두 다 변사체로 발견되거나 그들의 발 밑에서 살살 기는 존재로 추락해버렸다.
오래 전, 자신들을 짖밟았던 인간들이 저 나락으로 떨어져나가는 모습을 보며 희열을 느끼는 그 종족, 뱀파이어.
2030년, 더 이상 지구에서의 주도권은 인간에게 있지 않았다.
"ㅅ, 살려주세ㅇ, 윽-"
보이는 대로, 혹은 자신의 신경을 티끌만큼이라도 건들인다면 그 자리에서 목덜미를 물어 인간의 피와 영혼을 흡입하는 그들 덕분에 길거리엔 피비린내가 진동했다. 이에 따라 자연스레 인간들은 숲속으로 숨어버린다던지, 집 밖에서 나오지 않는 다던지 죽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써보았지만 인간을 뛰어넘는 종족인 뱀파이어를 속여 넘기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그들에게도 실낱같은 희망은 존재했다. 현대 과학으로도 입증되지 못한 또 다른 종족. 페서네이트.
인간과 다름없지만 모든 존재를 홀려 자신에게 절대 복종 하게끔 만드는 초능력을 가진 자들.
전세계를 통틀어 딱 10명 뿐이라는 그 종족을 찾아야만 했다.
***
"..전 그냥 인간인데요. 제 부모님 두 분 다 그런 능력은 없으셨어요."
"알아요. 그래서 돌아가셨죠."
"아니요, 정확히 말하면 혼이 나가서 그 새끼들 밑에서 굽신거리고 있겠죠."
잔뜩 비꼬는 듯한 말투였지만 그녀의 얼굴엔 그림자가 드리워져있었다. 빛이 없는 이 땅에서 홀로 살아남아 얇디 얇은 생명의 끈을 잡고 있는 소녀의 심정을 대변해주는 얼굴에 하얀 가운을 입은 사람들의 입이 꽉 다물어져버렸다.
"볼 일 없으시면 이만 가볼게,"
"동생, 다시 안 보고 싶어요?"
"..."
"다시 만날 수 있게 도와줄게요. 이번 일에 협조만 해준다면."
자신도 알지 못하는 하나뿐인 동생의 행방을 저들이 어떻게 아는 것인지 그런 걸 생각할 여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 외로운 곳에서 그리던 유일한 혈육의 이야기에 그녀의 동공이 갈 곳을 잃은 채 흔들리는 걸 잡아낸 남자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살아있어요?"
끄덕인 남자의 고개에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의 손목 부근에 무언가를 주입하는 사람들이었다. 불안해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미소를 지어보이며 붉어진 손목을 어루만지는 남자의 손길이 묘한 기운을 맴돌게 했다.
"위치추적기니까 걱정 마요."
이어 들려오는 나긋나긋한 목소리와 허리를 감싼 채로 입을 맞춰 숨을 불어넣는 남자에 그녀의 정신이 아득해졌다.
***
"몸 조심해요."
"..네."
약 3달 간의 훈련을 끝마친 그녀의 여린 몸엔 군복이 입혀져있었다. 그녀의 종족을 일깨워주듯 초록빛의 정복과 군모가 썩 잘 어울릴 뿐더러 어떤 존재든 홀리기엔 충분했다. 그녀의 모습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연구소 밖으로 배웅을 보낸 남자의 뒤엔 알 수 없는 비릿한 미소가 이어졌다.
"충성, 소위 김ㅇㅇ입니다."
"충성."
흑색과 적색, 그 경계의 눈동자 색을 지닌 그들이 살짝 웃어보이자 하얀 송곳니가 눈에 띄었다. 아마, 저 이로 제 부모님의 혼까지 빼앗아갔을테지.
잠시의 회상에 빠져있다 고개를 한번 꺽더니 붉게 변하는 상관의 눈동자에 놓았던 영혼을 가까스로 붙잡았다. 그러나, 그녀에게 훅 다가와 입술이 닿을 거리에 놓여진 상관의 매혹적인 얼굴에 놓칠 수 밖에 없었다.
"..왜 이러십니까. 21사단은 신고식이 이런 방,흣-"
단정히 잠겨 있던 정복의 단추를 두어개쯤 풀어내 드러난 그녀의 하얗고 움푹 패인 쇄골에 입술을 묻는 그에 낯뜨거운 신음소리가 방 안을 맴돌았다.
"왜."
"..."
"달콤한 냄새가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고개를 들어 마주한 그의 눈동자는 원래 제 색을 찾아 돌아가고 있었지만 입가에 걸린 옅은 미소는 이미 무언가를 눈치챈 듯 번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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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온갖 세계관 다 섞은 글 껄껄
갑자기 삘타서 한 40분 만에 쓴 글이라 부족할 수 도 있지만 언젠간 연재 할 예정이니 기다려주세용!
주제는 페서네이트인 여주만이 뱀파이어들을 홀려서 다시 인간이 대한민국을 지배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군대로 잠입해서 그렇고 그런 내용입니다
사실 남주는 안 정했는데 그냥 제가 생각하는 분위기가 비슷한 아이들로 넣었어요!!정식 연재 떈 달라질 수 있으니 저 두 역할에 어울릴 멤버 추천 좀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당...♥ 그럼 안뇽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