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외과 VS 소아과 :: IF
부제 : 만약 ~라면?
By.아리아
능글능글, 불도저 같은 권교수와 연애 한다면.
"NS는 일도 없어요? 왜 허구한날 소아과 의국에서 알짱거려요."
"알면서 뭘 자꾸 물어봐요."
오늘도 어김없이 소아과 의국으로 출근 도장을찍은 그를 살짝 흘겨보다 관심 없다는 듯 차트로 시선을 옮기며 말했다. 아무렇지 않게 어깨를 으쓱이며 웃어보이는 그에 간호사선생님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만 튕기시라는 말과 함께 말이다.
"사람 그만 놀리고 가세요. 저 바쁜 거 안 보이세요?"
한숨을 쉬며 흘러내린 머리를 대충 쓸어넘기며 말하자 아무 반응이 없는 그에 생기는 의아함도 잠시 밀려오는 해방감에 미소를 띄우려던 제 안면근육은 이내 굳어버리고 말았다.
"왜 그렇게 예뻐요. 응?"
숨이 막힐 정도로 꽉 안아오는 그에.
"ㄱ,권교수님. 좀!"
"병원에서 티 안 내기로 했잖아요."
"그럼 김교수가 예쁘질 말던가요."
"..어우, 제발 좀, 저 그런 거 진짜 싫어해요. 아세요?"
또 대답이 없다. 대신 저를 빤히 바라보는 눈빛만이 대체할 뿐.
"그래서,"
"..."
"나 싫어요?"
제 손에 들려있던 차트를 뺏곤 그대로 안아 들어 책상 위에 앉히는 그에 아무 반항 조차 할 수 없었다. 마주한 그 눈빛은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했고 그 눈빛은 또 한번 저를 지게 만들었다.
"..."
"대답해요. 나 싫어요?"
..절레절레.
왠지 모를 부끄러움에 고개를 푹 숙이자 잠시 피식하는 웃음소리를 내뱉다 제 고개를 잡아 올리는 그였다.
"여긴 아무도 안 보니까."
왼팔을 뻗어 블라인드를 내린 교수실 안엔 어둠이 내렸고, 조심스레 입을 맞춰 오는 그에 차가웠던 공기는 따스하게 바뀌어갔다.
***
소아과 권교수, 신경외과 김교수가 연애한다면.
보통 커플과 달리 제대로 된 데이트 한 번 할 여유조차 없던 우리에게 황금같은 휴가가 주어졌다. 서로 만나자, 어딜 가자하며 정한 건 아니였지만 휴가 첫 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휴대폰을 확인하자 당연하단 듯이 '5시까지 집 앞으로 갈테니까 푹 자요'하는 딱 권교수 같은 카톡이 저를 반겼다.
푹 자긴 뭘 푹자, 이 양반아.
그대로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포장지도 뜯기지 못한 채 먼지가 잔뜩 쌓여 있는 화장품들을 모조리 꺼내 조심조심 발라보니 꽤나 만족스러운 완성품에 미리 꺼내두었던 원피스를 거울 앞에 서 한번 더 대보았다.
"권교수님!"
차에 기대어 발장난을 치고 있는 그의 옆으로 조심스레 다가가 놀래켰지만 별 반응이 없는 그에 살짝 입을 삐죽였다.
"우리 과 애기들이 하는 거 똑같이 하고 있는 거 압니까."
딱딱한 말투와 비교되는 애기라는 단어와 더불어 몇시간을 공들인 머리를 쓰다듬는 그의 손길에 서운함은 눈 녹듯 사라져버리고말았다.
제 집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영화관을 핑계로 그의 손을 잡고선 단풍으로 물든 길을 걸었다. 항상 다니는 길인데 뭐가 이리 설레는지. 소소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니 금새 도착한 영화관이었다.
"뭐 보지.."
"어, 아빠!"
분명 우리를 부를 단어는 아님이 틀림없는데 왜 그의 몸이 틀어지는 걸까. 저 멀리서 달려오는 아이에 익숙하다는 듯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앉아 안아버리는 그였다. 그가 손을 확 놓아버린 탓에 허전해진 손을 괜히 만지작 거리며 둘을 바라보았다.
"엄마랑 온거야?"
"네!"
"밥은 먹었고?"
"그럼요! 긍데 옆에 누, 어, 아빠가 예쁘다고 했던 선생님이다!"
아빠라고 부르는 아이를 아무렇지 않게 안아올리는 그에 당황, 그의 품에 안긴 채 작은 손으로 저를 가리키는 아이에 또 당황. 그야말로 당황스러움과 혼란스러움의 대잔치였다.
그러나 권교수가 돌싱이였나..하는 제 고민은 저 멀리서 걸어오는 부부에 쏙 들어가 버리고 말았다.
"서웅이 너 또 선생님한테 아빠라고 불렀어?"
"헤- 아빠!"
너털웃음을 지어보이며 그에게서 아이를 넘겨받아 안는 남자와 그 옆에서 인사를 건네는 여자. 아, 권교수 환자구나.하는 생각이 끝마쳐지자 누가 알진 못하겠지만 돌싱이라느니 이상한 상상을 한 제가 부끄러워 숨어버리고싶었다.
행복을 넘쳐 흐르도록 주고 떠나간 가족의 뒷모습을 넋을 놓은 채 바라보다 제 손에 깍지를 껴오는 그에 고개를 돌려 올려다보았다.
"귀엽죠."
"네, 완전-"
"김교수 닮으면 더 귀여울 것 같은데."
"네?"
"나 지금 김교수랑 결혼하고 싶다는 거 티내는 중인데."
누구 남잔지 정말 사람 홀리는 데 재주가 넘쳐흐른다.
뭐, 어쩌겠나. 홀린 사람 잘못이지.
-----------------------------------------------------------------
왜 12편 안가져오고 이딴 망글이나 갖고왔냐 하시면 제 폰이 수리가 안된다는 소식을 전해드릴 수 밖에 없어요...쥬륵....
꿈몽도 다시 써야되고 12편도 다시 써야되고...핳...울고싶네요 껄껄 그래도 독자님들 예쁜 댓글 보면서 힘내고 있답니당!!!!
아 그리고 음...저를 신알신 해주신 분이 거의 900분이신데 댓글은 100개도 안되고 그러면...저도 사람인지라 힘이 빠져요엉엉
아 글이 별론가 그만해야하나 이런 생각이 들 때도 있고 하더라구요
물론 제 글 봐주시는 것 만으로도 너무 감사하고 과분한 사랑이지만 그래두..댓글...헿..사랑한다구요..
여기까지 그냥 한 작가의 찡찡댐이였습니다핳 진짜 사랑해요!!!!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