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야, 스노우볼 요정 처음보냐?
남자의 퉁명스러운 말에 찬열이 더 눈을 꿈벅거렸다. 백현은 아무말 없이 저를 보며 눈만 꿈벅거리는 모습에 작게 한숨을 쉬었다. 하필, 이런새끼한테. 거칠게 머리를 헤집은 백현이 다시 찬열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잘 들어, 멍청아. 설명은 한번 뿐이야.
02
찬열이 스노우볼을 세게 흔들자 백현이 다시 나왔다. 미쳤지, 너? 요정 죽이면 죄값이 얼만 줄 알아? 백현은 두 눈을 질끈 감고서 끙거렸다. 보통 백현은 곱게 나오지 않았다. 실제 이름은 백현이였는데, 요정으로서 사용하던 이름은 큥이였다. 백현은 자신의 모든 것을 말해줘야하는 입장이기에 본명을 가르쳐줬더니 툭하면 변백현, 변백현. 하며 저를 불러댔다.
야, 변백현. 나와.
변백현.
백현아.
백현님?
큥아.
요정님.
애걸복걸하며 저를 부르는 찬열의 목소리를 블라인드를 내림으로서 차단하고 다시 티타임을 즐기려는 백현이 따뜻한 홍차가 담긴 잔을 들자마자 지진이라도 난 듯이 상하로 흔들리는 탓에 바닥에 다 흘러버렸다. 마시려 입을 대던 백현은 입술이며 혀다 다 데이자 백현이 얼굴을 찡그리며 밖으로 나갔다. 뒤질래, 박찬열. 찬열이 백현이 나오자 입을 크게 벌려 웃으며 말했다. 심심해. 백현이 화를 참으려는듯하며 다시 스노우볼안으로 들어가려하자 찬열이 이를 눈치채고 한마디 뱉었다. 야, 변백현. 너 그 모기같은 날개로 날 수 있냐? 백현의 자존심에 금을 낸 찬열은 그것도 모르고 끅끅 웃어대며 살짝 튀어나온 날개를 가르켰다. 백현이 손에 든 요술봉을 뿅망치로 바꾸더니 작게 날아 찬열의 머리를 세게 내리쳤다.
….
아픔에 소리도 못 내는건지 입만 떡 벌린 채 눈을 크게 뜨고 저를 보는 찬열에 백현이 자신이 한 짓을 후회했다. …안 그래도 머리 아픈 새낀데. 괜히 머리 때렸나. 백현이 입술을 깨물고서 찬열을 부르자 찬열이 느리게 입을 열었다. 너, 그게, 왜 뿅망치가, 아니, 말도 제대로 못하는 찬열에 백현이 측은하게 바라보다가 무슨 뜻인지 알아들은 백현의 얼굴이 다시 구겨졌다. 내가 말했잖아, 나 마법 쓴다고. 멍청아!
03
백현이 의자에 앉아 천천히 책을 넘기며 앉아 있었다. 은은히 올라오는 커피향이 오랜만에 평화로움을 불러오는 듯 했다. 그때까지였다.
?
갑자기 집이 뒤로 기울어져 고개를 갸우뚱하는 순간 쨍그랑 하는 날카로운 소리와 자신이 무언가로 당겨지듯 쑥 당겨지는 느낌에 얼굴을 찡그렸다. 이런 일은 처음이였다. 어느 새 저는 찬열의 집 바닥에 앉아 있었고 눈에 보인것은 놀란 눈으로 저를 바라보는 찬열과 그의 손에 들린 물티슈, 검은 비닐봉지였다. 백현은 주위를 둘러보다가 바닥에 깨진 유리조각에 시선이 멈췄다. 이리 저리 튄 유리조각과 나무, 집 그리고 물과 반짝이들. 백현의 상황파악은 끝이 났다.
후, 낮게 한숨을 뱉은 백현이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서는 찬열을 바라보았다.
너, 지금. 스노우볼 깬거냐?
어..어?
고등학생 박찬열 X 스노우볼 요정 변백현 (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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