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승관
다시한번 로맨스 열세번째
현 여친 김팀장 X 현 남친 권팀장
곧 있을 야근에 회사 근처만 와도 벌써 몸이 부르르 떨린다
프로젝트고 뭐고 다 좋은데
야근을 하기엔 제가 체력이 저질이라.
"뭐야 아침부터 너냐"
아침부터 제일 처음 본 얼굴이 이석민이라니
나의 툴툴거림에도 아무렇지 않은지
아침부터 이석민은 스윗한 웃음을 날린다
물론 내 눈엔 느끼해보일 뿐이지만.
"야, 부승관 오늘 초콜,
아, 팀장님이다"
화창한 아침 두번째로 보는게 팀장님이라니
요즘들어 부쩍 날 더 미워하는 듯한 우리 팀장님이다
권팀장님의 사랑에 매일이 봄같은 우리 팀장님
봄은 개뿔
봄은 아직 오지도 않았거든요
"좋은 아침이예요 팀장님"
"안녕하세요"
저거봐 저거봐
이석민과 똑같이 스윗하지만
내 눈엔 안 스윗한 미소를 날린다
"네.
아, 이거 받아가세요"
갑자기 주섬주섬 거리더니 나한테 뭔가를 쥐어주는데
"어? 내가 좋아하는 거다 왠 초콜렛이예요?"
"아, 오늘 발렌타인데이잖아."
"나 아니면 받을 데 없을 것 같아서"
사랑해요 팀장님
오늘 하루를 팀장님의 미소로 맞이해서 기뻐요
그런데,
"...뭐야 왜 내건 이석민보다 이렇게 적어요?
그리고 이 포장안된 못생긴 초콜렛은 뭐예요?"
"받은 거면 좀.
팀장님 잘 먹겠습니다"
"...그 유독 못생긴 초콜렛은 제가 만든겁니다"
....
도망가자 석민아
".....아, 저희 처리 할 업무가!
감사해요 팀장님 잘 먹을게요!"
"감사합니다!"
그래도 좋은게 좋은거라고
명색이 발렌타인데이인데 책상이 텅텅 비어있는 것보단 나으니까
우리 팀장님은 마음이 참 깊다
몇년만에 처음 느꼈지만.
틈틈히 당을 섭취하며 하는 일은 나름 재밌었다
발렌타인데이라 그런가
솔로던 커플이던 다들 들떠있었고
이게 몇 년만의 초콜렛인지
비록 임자있는 김팀장님이 주신거지만
"저 초콜렛 받았어요!!!"
그렇게 소문을 열심히 내고 다니다가
나의 동지 우리 팀장님이었으면 참 좋았을 법한 최팀장님을 만났다
"어? 승관씨 초콜렛받았어?"
"네!"
"최팀장님 저도 받았습니다!"
"어? 내꺼랑 똑같이 생겼네?"
"혹시 김팀장님이?"
"...응. 뭐 아무렴 어때 초콜렛은 언제나 옳지"
"아 그래도 올해 발렌타인데이는 안 외롭네요
아, 저 최팀장님꺼 챙겨왔어요!"
"...어? 나?"
"작년에....셋이 빈손으로 울던 걸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서"
작년을 생각하니 눈물이 나는구나
나는 그렇다쳐도 최팀장님은 왜 초콜렛을 못 받으신거야
모두가 행복할 때 우울하게 점심을 먹었던 셋의 흑역사에
특별히 이석민에 최팀장님 것 까지 준비했는데
"아, 고마워 승관씨!"
역시 다정하다
내 팀장님이었으면.
"...뭐야, 다들 여기서 뭐해"
"어이 권팀장 우리 초콜렛 받았다"
권팀장님은 우리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그러냐, 하고 영혼없이 대꾸한다
"권팀장님 별로 관심없으신 것 같은데요"
"책상에 초콜렛이 잔뜩 있으니까."
그럼 우리만 이리 가난한 건가요
"니넨 누가 줬는데 그 난리야"
"김팀장.
너도 받았지?"
"...김여ㅈ...아니, 김팀장?"
정말 이석민의 말이 사실이었는지
김팀장이란 그 한마디에
갑자기 눈이 초롱초롱해지는 권팀장님이다
그러더니,
초콜렛을
노려본다?
"...뻥이지?"
"아니."
"...뭐, 그래.
...맛있게 먹어라."
왜인지 웃음을 참는 최팀장님이다
"...근데,
이 초콜렛은 뭐야?"
"아, 특이하게 생겼죠.
김팀장님이 만드셨데요.
권팀장님꺼에도 들어있을텐데
못 보셨어요?"
갑자기 급 정색을 하더니
초콜렛을 노려보던 눈으로 날 쳐다본다?
무, 무서워요
왜요,
권팀장님이 메인
저희가 들러리잖아요
갑자기 급히 몸을 돌리더니 어디론가 사라진다
"...제가 뭐 잘못했나요?"
"잘했어 승관아"
"네?"
"역시 승관이야"
왜인지 끊임없이 웃는 최팀장님이다
뭐, 잘했다니까
잘한거겠지?
별 생각없이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밥을 안 먹어도 될 정도로
초콜렛을 많이 먹어서
점심도 안 먹고 멍을 때리며 쉬고 있었다
나는 언제쯤 여자친구가 준 초콜렛을 먹어보려나
그런 쓸모없는 생각을 하며
갑자기 박력있게 우리 부서실 문이 열리더니
권팀장님이 들어온다
무서운 눈으로 날 노려보더니
점점 내 앞으로 다가오는데
엄마야,
저 오늘은 아무 잘못 안했어요
내 앞에 서서 내 책상을 빤히 바라보더니
생긴게 괴상해서 차마 아직 손대지 못한 그 초콜렛을 들더니,
"이거 나 줘."
"...네?"
그리곤 내 대답을 들을새도 없이
도망치듯 사라져버렸다
아니 저기요 초콜렛도 쌓여있다는 분이
어떻게 제 얼마 안되는 초콜렛을,
별로 먹고싶진 않았지만
막상 빼앗기니 우울하다
남아있는 초콜렛만 세고있는데
문이 다시 열린다,
혹시 내 초콜렛을 돌려주려고 권팀장님이,
아니라 나리씨다.
성은 잘 모르겠고
아마 최승철 팀장님 부서라던
"아, 나리씨 여긴 무슨 일로..
지금 점심시간이라 팀장님 안계시는데
...뭐 전해드릴까요?"
"...아, 아니예요!"
그러더니 급하게 사라진다
뭐지
손엔 초콜렛을 들고있던 것 같은데
누구주러왔나?
아니겠지
우리 부서엔 딱히 줄만한 인물이
정말 하나도 없다
점심시간 이후로 들어온 김팀장님의 표정은 왜인지 심각하다
뭔 생각중이지
저 커플이 저러면 무섭단 말이야
"부승관씨"
"...저, 저 권팀장님 안 괴롭혔어요!"
눈치를 보며 피해다니다가
오늘은 좀 안 마주치길 바랬는데 복도에서 딱 마주쳐버렸다
저 오늘은 잘못 안했다구요
"권팀장님이 와서 제 초콜렛 뺏어가신거예요!"
"....?"
옆에 있던 이석민은
언제 사라졌는지 나 혼자가 되버렸다
이 커플은 왜 나만보면 이래
에라이 커플지옥
대충 오늘 이상했던 권팀장님의 행동을 말해주자
김팀장님은 나를 혼내지 않았다
하지만 빼앗긴 초콜릿에,
저 두 커플사이에 껴있느라 진이 다 빠진다
시작은 즐거웠으나 끝은 너덜너덜하구나
올해의 발렌타인데이,
...안녕
짐을 싸서 집이나 가서 뻗자 싶어서
뒤늦게서야 짐을 주섬주섬 챙겼다
의리없는 이석민은 사라진지 오래고
늘 외롭구나 외로워
"뭐야 이석민 안갔냐
의리있네?"
"..."
누군가 나에게 다가오는 소리에
이석민이 생각보다 쓰레기는 아니구나, 했는데
평소와 답지않게 영 조용하다
"...어? 나리씨?
"...아, 저..."
"팀장님 퇴근하셨는데,..."
당연히 팀장님을 만나러 온거라 생각했는데
손에는 또 초콜렛이다
"...김팀장님 드리려구요?"
"...아, 아니 저..."
"...."
"...이거, 드세요"
"....저요?"
초콜렛?
나를?
왜?
다 돌리고 남은건가?
아니면 돌릴 때 내가 없었나?
"....아, 감사합니다."
어색한 공기만 흐른다
이 초콜렛의 의미는 대체 뭐란 말인가
친한 사이도 아니고,
초콜렛 받을 사이는 더더욱 아니고
"...저, 근데 이거 저 왜 주시는...?"
"...아,
그게,...."
갑자기 볼이 확 빨개지더니 어쩔 줄 몰라한다
이렇게 보니까 되게 귀엽게 생겼구나
우리 팀장님이랑은 정반대네
"....아, 어쨋든 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먹을게요!"
"...."
"....?"
"승,...승관씨"
"...네?"
".....제, 제가"
"...?"
"...승관씨,"
"...저를?"
"......많,이
...좋...좋아해요!"
....진짜 봄이 오려나,
어디선가 꽃이 싹트는 것 같다
곧, 봄이 올 것 같다
너만 몰랐던 이야기 |
"최팀장님, 작년에도 초콜렛 산처럼 쌓여있지 않으셨어요?" "....어? 산까진 아니고..." "혹시 올해도?" "...쉿, 승관씨랑 함께해주자 셋이면 덜 외롭잖아" |
더보기 |
오랜만이죠 독자님들! 허허 현생에 치여서 앞으로도 천천히 오게 될 것같아요 시간 날때마다 날라올테니 이해해주세요ㅠ_ㅠ 텍파도 열심히 정리해서 본편은 이번 달안에 다 보내도록 노력해볼게요 암호닉 정리도 한 번 해드려야하구 바쁘네요 :) 늘 감사드리구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