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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매우 손이 많이 가는 제품군입니다. 적어도 삼일에 한번은 생존신고를 해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성난 제품군이 제멋대로 굴 수 있습니다, 주의 부탁드립니다.)


임영민이 내가 신경쓰인다고 했다. 여주는 자다 깨서도 온종일 그 생각뿐이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거다.
어제 그 다 늦은 밤에, 제 집앞에서. 백마탄 왕자님마냥 저에게 들이대는 미친놈을 주먹으로 완벽하게 제압하곤
뒤돌아서 한다는 말이 '임예리랑 헤어졌다.' '니 내 책임져라.'였으니까. 그리고 뒤이어 하는 말이......
아, 그 말이. 몇번이나 머릿속에서 재생되는 그 말이. 여주는 결국 이불을 팡팡 두드리다 허공에 연이어 발차기까지 여러번 했다.
사귀자고 했다, 임영민이.   

.......꿈이랑 지금 현실을 구분 못하는건가. 
...임영민이 내게 사귀자고 할리가 없는데. 

여느 대학들이 그렇듯 여주와 영민이 다니는 학교도 시험기간에 접어들었다. 여주의 경우 지난 학기 받았던 최악의 성적표를 떠올리며 

한창 시험공부에 매진해야할 때였다. 이번에도 성적표가 그따위면 엄마아빠가 짐 싸들고 내려오라고 할지도 모른다. 이거 실화냐. 

아무래도 자취방에서는 공부가 안되서 도서관에 새벽녘부터 열을 올리며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사실 시험기간은 과가 다른 영민에게서 제가 서투른 핑계를 대며 

얼굴을 마주하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기간이기도 했다. 그래서 여주는 부러 영민이 있을 부도서관 건물이 아닌 주도서관 건물에 늘 자리를 잡았다. 

임영민이랑 마주치면 또 어제 그 꿈인지 생시일지 모를 그 일이 생각나 공부고 뭐고 망칠게 분명하니까. 물론 여태껏 영민은 시험기간에는 

되도록이면 제게 연락하지 않긴 했었다. 

어...근데. 
근데 오늘부터는 아닌 모양이었다. 

웅웅거리는 진동소리에 책상 한켠에 올려둔 핸드폰을 확인하면 열에 일곱통의 주인은 다름아닌 임영민이었으니까.
...얘 진짜 왜 이래, 정신차리자. 김여주! 통학은 절대 못해! 


[브랜뉴뮤직/임영민] 임영민 사용 설명서 02 | 인스티즈
영민이라고 공부가 손에 잡힐리 없었다. 1이 사라지는 걸 보던 영민이 다급하게 손에 벤 땀을 제 체크남방에 닦아내고 여주의 대답을 기다렸다. 도서관에 있지. 나올래. 

얼굴 잠깐 보자. 밥 먹을래. 보낸 메세지들이 밀려올라갈만큼 무수했지만 정작 여주의 대답이 돌아오질 않아서 영민은 제 손가락의 여린 살을 깨물었다. 

내가 마음에 안 드나. 임예리랑 깨지자마자 그런건 너무했나.
 그래도 내 니 계속 눈에 밟혀서 임예리한테 차이자마자 니한테 달려간건데. 영민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갔다. 

결국 여주의 대답을 기다리다 점심시간을 놓쳐 영민은 혼자 도서관 옆 매점에서 컵라면을 때렸다. 그러다가 또 제 핸드폰을 켜 제가 모르는 새에 

여주의 연락이 오진 않았을까 몇번이고 확인했다. 아, 폰 고장난거 아니가. 
먹던 컵라면을 버린채 주도서관으로 달려간 영민이 자리를 잠깐 비운 여주의 자리를 용케 찾아냈다. 이거봐라, 폰도 안 들고 가고.
게다가 심지어. 무려, 여주의 책상위에 포스트잇과 캔커피까지 놓여있는 걸 본 영민이 주위를 괜히 둘러보다 
여주가 잘 먹는 바나나우유를 내려놨다. 그리고 캔커피옆에 놓인 포스트잇을 들었다. '이거 드시고 하세요.' 이런 쌍팔년도 기술을. 영민이 코웃음치다가

 캔커피를 따선 제 목구멍으로 콸콸 넘겼다. 김여주는 커피 싫어해서. 하곤.

돌아온 자리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바나나우유를 본 여주가 고개를 갸웃거리다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바나나우유?...뭐지. 
나한테 이런걸 줄 사람이 있나. 혹시 독이라도 들었나....별 생각을 다하던 여주가 에라, 모르겠다. 잘 먹겠습니다. 하며 바나나우유를 뜯어 마시다 그제야 보이는 

조그마한 포스트잇을 읽곤 바나나우유를 뿜을뻔 했다.


'내 얼굴 보기 싫나?ㅠㅠ'

....뭐야, 임영민? 언제 왔다 간거야. 대체?....혹시 아직 주위에 영민이 있을까 싶어 고개를 두리번거리던 네가 다시 제 볼을 촵촵하고 두드렸다. 

아니지, 지금 임영민한테 팔 정신이 어디 있어! 임영민이랑....뭘 해보기도 전에 집으로 귀환될 각이다. 
애써 마음을 돌린 여주가 제 핸드폰쪽으로 자연스레 돌아가는 제 눈동자를 깨닫곤 가방 깊숙히 폰을 넣어버렸다. 아, 몰라. 됐고! 일단 공부부터 하는거야!..공부!

분명 바나나우유를 봤을텐데. 포스트잇을 못 봤나? 여전히 연락이 없는 여주에 영민의 속이 오늘만 해도 벌써 두번째로 
까맣게 타들어갔다. 결국 생존신고를 좀처럼 하지않는 너때문에 영민의 전공도서 페이지는 아까와 전혀 다르지 않았다. 국어학개설이고 뭐고.
몇시간째 제자리인 제 전공도서를 보던 영민이 제 뒷머리를 긁적이곤 제 짐을 가방안에 단숨에 넣어 도서관을 나섰다. 

'늦게라도 얼굴 좀 보여주면 안되나.'

-
여주는 영민의 메세지를 보고도 좀처럼 답을 하지 않았다. 정말 상투적인 변명을 하자면. 일단 진짜진짜 피곤했고, 공부하느라 바빠서.
솔직하게 말하자면 자꾸 정말 저들이 사귀는 것처럼 저를 챙기고있는 영민의 메세지에 마음이 너무 두근거려서. 
여기서 답장 하나만 딱 하면 너무너무 좋을거 같은데. 그럼 이번 학기 공부도 다 망칠까봐.

그리고 또 하나 거슬리는 건. 무슨 사이라기에도 매우 애매한 지금 이 시점에서 영민을 보는건 정신건강에 해로울 것 같아서.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어서 여주는 영민의 메시지를 번번이 읽씹했고. 영민은 1만 사라지고 대답은 없는 여주에 곤란한 듯 제 입을 삐죽이다 결심했다. 

어떻게 일주일동안 얼굴 한번을 안 보여주냐. 안 보여주면 내가 보러가야지.

이젠 정말 무슨 일이 있는건 아닌지 걱정도 되고.  

이런 영민의 속은 꿈에도 모르는 여주는 아점을 먹고 막바지공부를 하고 있었다. 임영민을 생각하느니 차라리 공부에 내 영혼을 바치겠어!라는 얼토당토않은 생각을 

하며. 의지를 붙태우던 여주가 제 집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의아함을 느끼다 들리는 
영민의 목소리에 에? 하고 바보같은 소리를 내버렸다. 저도 모르게 영민의 목소리에 반응한 여주가 현관까지 뛰어가 저도 모르게 문을 열다말고 다시 도로 닫으려고 했어. 

"...뭐, 뭐야! 너! 네가 왜 여기 있어!"

[브랜뉴뮤직/임영민] 임영민 사용 설명서 02 | 인스티즈
"니 내랑 안 보기로 작정했나."

".....뭐, 뭐래!"

 "연락도 안하고. 공부도 못하게 만들어 놓고."

결국 영민의 힘에 의해 반쯤 열린 문 너머로 영민의 얼굴이 보이기 시작했지. 헐, 임영민이다. 헐.
최근 들어서는 임영민 금단 현상인지. 꿈에서도 보이기 시작한 임영민이, 눈앞에!

진짜다! 진짜가 나타났다!
진짜 임영민이 눈앞에 있다. 맙소사. 

영민은 현관문 새를 비집고 들어와 네 앞에 딱 섰다. 오랜만에 보이는 여주의 얼굴이 놀람으로 가득해서 영민은 화난것도 잊고 조금 웃을뻔 했다. 큼,큼.  

"내 화났다, 아나."

".....뭐, 왜..."

"김여주가 얼굴 하도 안 보여줘서 내 화났다."

그렇게 말하는 영민의 얼굴에 서운한 기색이 가득해서 여주는 그런 영민을 보다 쭈뼛거리며 말을 내뱉었다. 

"새삼스레...원래 시험기간에 이러잖아."

"그건 친구일때다 아니가."

지금 임영민이 뭐라고 말하고 있는건지 1도 모르겠다. 

".그건 뭔 소리야, 또."

"우리 이제 친구 아이다. 그러니까 니 내한테 얼굴 보여줄 의무 있다."

"우리가 언제부터 친구가 아니었어? 그럼 뭔데."

영민이 제게 일주일전 고백했다는 사실은 꿈이라고 자연스레 생각하기 시작한 여주가 속상한 듯 물었다. 우리 친구 아니면 뭔데!

"니 내 말 몬 들었나. 내가 니한테 사귀자고 안했나."

"....그거는. 내가 술 취해서! 꿈 꾼건데!"

영민이 그 말에 제 이마를 탁 짚었다 떼며 여주를 얼렀다. 니는 그게 무슨 꿈이고. 꿈일게 따로 있지. 

"그게 꿈이라고 생각하나, 진짜로. 말해봐라, 여주야."

"..........그렇게 빤히 보지말아봐봐. 어..."
 
영민이 저를 빤히 보는게 부끄러워서 얼굴을 가려버리면 영민이 조심스레 네 손을 잡아내리곤 네 얼굴 가까이 제 얼굴을 들이밀곤 말했다.

"맨정신일때 다시 말하면 되나."

".....뭐얼."

"내랑 사귀자, 김여주. 니 신경쓰여서 내 공부도 몬했다."

".....진짜...거...짓말."

말도 안된다. 임영민이랑 나랑 사귄다고? 진심. 장난 아니고, 꿈 아니고. 거짓말 아니고?  
임영민도 나 좋아하는거라고?...이거 진짜 꿈 아니고?

혼자서 볼까지 꼬집어본 너를 내려다보고있던 영민이 그런 네 볼을 양손으로 잡아 흔들고선 입을 열었다.

"이거 꿈 아이다. 몇번 말해줘야 니 믿을래."

"..그치만."

자꾸 현실같지가 않아서 문제다. 제 앞에 서있는 영민이. 다정한 눈을 하고선 저를 못말린다는 듯 바라보는 영민이, 
도저히 믿기지가 않아서 그러지. 너무 현실감이 없는데. 이건 지나치게 현실감이 없는데! 

"니 왜 자꾸 못 믿노. 내 못 믿나."

"..."

그거랑 이건 별개라고, 3년을 넘게 좋아했던 남자가 갑자기 여자친구랑 나 네가 신경쓰여서 도저히 걔랑 더는 못 사귀겠어. 
네가 내 심장을 바운스바운스하고 어택어택해서 내가 지금 러브파워를 맞고 너한테 그대로 폴인러브! (라고 한적이 없다)
...암튼, 이러면 어느 여자가 믿겠냐고! 

"내가 니한테 너무 늦게 고백했나."

".....(도리도리)"


이건 타이밍의 문제랑은 아주 관련이 없다. 그러니깐 그건 상관이 전혀 없다. 임영민이랑 사귈 수 있을거라고는 죽어도 생각 못했으니까.


[브랜뉴뮤직/임영민] 임영민 사용 설명서 02 | 인스티즈
"잘할게."


...결국 눈물이 났다. 이씨, 그렇게 사람마음을 애타게 해놓고! 
저렇게 멀끔하게 웃고있다니! 누가 그렇게 다정하게 웃으래! 누가 그렇게 스윗하게 웃으랬냐고! 이건 정말이지 반칙이다!

갑자기 우는 너를 보던 영민이 안절부절못하다가 아. 아 앓는 소리를 내더니 곧 제 품에 너를 폭-하고 안았다.
정신을 차려보면 너는 영민의 가슴팍에 코를 박고선 집이 떠나가라 울어제끼고 있었지. 흐엉, 너는!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줄 다 아라찌! 

"내가 미안하다, 내가 다 잘못했다. 울지마라. 어?"
 
달래는게 서툰 영민이 여전히 우는 너를 토닥거렸고. 

"니 자꾸 울면 내 집에 몬 간다." 

"....(끄덕끄덕)"

"내한테는 안 말해주나."

".....?(꿈뻑)"


"대답도 안 해주노."


"....아.."

"남자친구되면 라면 먹고 가라고도 말해줄거제."

........방금 임영민 입에서 나온 소리가 뭔지 궁금하신 분 손들어보세요. 저요.(다급)

영민의 품에서 급히 떨어진 네가 제 팔로 사선을 그리며 변태야! 하고 외쳤다. 누가 임영민한테 라면 가르쳐 줬어!(빼애액)


[브랜뉴뮤직/임영민] 임영민 사용 설명서 02 | 인스티즈
"...큭...알았다, 알았다. 라면은 나중에 먹고갈게, 됐나."
 
"....(이미 홍당무)"

이미 잔뜩 빨개진 여주의 얼굴을 보던 영민이 장난스레 웃었다. 야한 생각했네, 김여주.

"아...아니거든!"

"괜찮다. 나도 했으니까."

"....무...뭐?"


"김여주랑 라면 먹고 싶다고." 


+이 제품군은 낮져밤이입니다, 네. 뭐 참고하시라고 알려드립니다. 그럼, 이만.






1편에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0226]님도 암호닉 신청 감사합니다...03편도...쓰겠죠...제가...네...아마도 그럴겁니다...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다들. 파카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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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크으 영민이 말투 성격 다 발려요ㅠㅠㅠㅠ 작가님도 팤나잇 하세요♥ 좋은 글 감사합니당
6년 전
독자2
하 작가님... 저 여기서 또 죽습니다ㅠㅠㅠ영민이 대박 설레여ㅠㅠㅠㅠㅠ 사랑해용❤️
6년 전
비회원117.232
작가님ㅜㅜ저진짜이런거 너무좋아요ㅜㅜ진짜 최고다ㅜㅜ오늘누을자리생겼습니다ㅜㅜㅜ다음편도기대할께요!!♡♡
6년 전
독자3
영미니 너무 설레요 ㅠㅠ 정말 훅 치거들어오내여!!
6년 전
독자4
영민아 ㅠㅜㅜ 라면 백번 먹고 가!!!! 낮져밤이 영민아... ㅠㅠㅠ 맘에 안드는 구석이 하나도 없네여 ㅠㅠㅠ 잘읽고 가용
6년 전
독자5
얽...... 진짜영민이성격 퓨ㅠㅠㅠ말투ㅠㅠㅠㅠㅠ죽습니다 너무설레요 !! 매화 너무 자밌습니당 ..
6년 전
독자6
작가님 ㅠㅠㅠㅠ영민이글 사랑합니다 혹시 작가님 제 큰 부탁일지 모르겠지만 그 # 뭐 어떻게해서 이름 바꾸는거 넣어주시면 정말정말 좋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작가님
6년 전
픽미업
저녁에 집에 돌아가서 수정할게요! 감사합니다!
6년 전
독자9
감사합니다 작가님❤️
6년 전
독자7
어머어머머어머뉴ㅠㅠㅠㅠ 영민아ㅠㅠ❤️
6년 전
독자10
으아갸아아아이어어어어어 너무 좋아요 진짜 설레서는즈줄알았어요ㅠㅠㅠㅠ왜캐 재미있나요?잘잏ㄱ고갑니다진짜...다음편도 기대하겠어요♥♥♥♥♥
6년 전
독자11
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임영민이라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좋잖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최고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으아규ㅠㅠㅠㅠㅠㅠㅠㅠ 잘 보고가요!!!!♡♡♡♡
6년 전
독자12
그래서 영민이 어디가면 살 수 잇쬬ㅠㅠ
영민아 앓다죽을 임영민 ㅜ

6년 전
독자13
호...임영민 낮져밤이 좋아요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도서관에ㅔ서 질투 너무 귀여운거 아닌가요ㅜㅜㅜㅜㅜ
6년 전
독자14
따흐흑 영민 !! ㅜㅜㅜㅜㅜ 진짜 너무 재밌어요 드디어 ㅜㅜㅜㅜ 이걸 이제야 보다니 진짜 전 미친거에요 요즘 제 삶은 이걸 보는 낙으로 살고 있읍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작가님
6년 전
독자15
헐 임영미누ㅜㅜㅜㅜ 너무 재밌어요 잘읽고 가용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당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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