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야 7.
아기가 조용해 얼른 거실로 달려나갔다.
"여...여버세여"
아기는 자기얼굴보다 더 큰 스마트폰을 귀에대고는 열심히 통화중이셨다.
평소에 문단속을 잘 하지않는 성격에 정말 혹시나 했었는데 다행히 나쁜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어후.. 아기 두번만 더보다간 심장병이라도 걸리겠다 정말..
그런데 요즘 아기들은 숫자세기보다 스마트폰 통화받기를 더 빨리 배우나보다.. 한참을 여버세요 그러던 아기는 그제야 날 봤는지 나에게 핸드폰을 건네줬다.
"엉아 여기! 저나!"
"어.. 어 그래. 아가 전화통화도 할 줄 알아? 우와.."
"히힛"
아기는 으쓱하더니 브이를 해보이곤 다시 어린이 채널에 눈을 돌렸다. 전화는 그사이 끊겨져 있었고 아기가 설마 보이스피싱에 넘어가 번호를 이것저것 누른게 아닐까,
속으로 굉장히 노심초사하며 통화목록을 확인했더니...아, 매니저였다.
"어 세용아, 왜"
"왜라뇨 형, 오늘 사무실 나와서 앨범 컨셉회의 하기로 했잖아요. 형이 시간 정해놓고선, 저 밑에 있어요. 얼른 나오세요"
"아..아 맞다. 세용아 그거.. 다음주로 미루면 안되겠..지?"
"아 형! 형이 약속 깬것만 세번째거든요? 사장님이 가만 안두신다고 얼른 오라고 압박 장난 아니예요, 저 좀 삽시다. 예?"
"아 알았다 알았어. 그 대신에 나 아가 하나 데려간다."
"예? 아가요? 인형?"
"끊어"
입담한번 좋다,고놈 참.. 아. 오늘 간다고 하길 잘했네. 아가 집에만 있으면 심심하니깐? 아가랑 사무실에 놀러라도 가볼까나..
서둘러 아기옷을 찾아 입히기 시작했다.
"아가, 오늘 형이랑 같이 재밌는데 갈까?"
"재민는데?"
"응 엄청 재밌는데"
"웅웅! 조아여!"
아기 옷을 입히고 얼른 밖으로 나갈준비를 했다. 아.. 밖에 많이 추운데. 아기옷이 좀 얇은것 같아 목도리와 털모자까지 꾹 눌러씌우고 드디어 밖을 나섰다.
"아가. 일로와. 형아 안고가자 밖에 너무 춥다."
"웅!"
이틀밖에 되지않았지만 형소리가 제법 익숙해진 나와 내 품이 익숙해진 아기는 망설이지않고 팔을 올려 안아달란 시늉을 한다.
역시 바로 나갈 수 있게 1층에다 차를 대놓는 매니저의 습관을 속으로 욕하며 아기 감기라도 걸릴까 꼭 끌어안고 차에 올라탔다.
"야 너는, 맨날 1층에 대지말라 그래도. 어떻게 올때마다 1층이냐"
"에이, 바로 출발하고 좋죠. 뭘, 근데. 진짜 아기네? 왠 아기? 설마 형, 숨겨뒀던...?"
"얼른 출발 안해? 어우, 아가 앞에서 말 좀 가려서 해라 어?"
"아기가 뭘 알아요. 와., 근데 진짜 귀엽다. 애기 이름이 뭐야?"
아기는 낯을 가리는지 내 옷깃만 꼭 쥐고선 매니저에겐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이럴 줄 알았지.
아기는 고개를 돌려 날 바라보더니 그냥 내 품에 고개를 묻었다.
"야야. 니가 그 얼굴로 들이대니까 그렇지. 아가 괜찮아. 나쁜사람 아니야. 형이랑 친구야 친구"
"헐..형?방금 형이라 그런거예요? 형. 애기랑 한 20년 넘게 차이나지 않아요? 완전 아빠뻘인데?"
저걸 그냥...아기 앞이라 팰 수도 없고... 얼른 운전이나 하라며 어금니를 꽉물고 얘기하자 그제서야 차를 출발시키는 매니저는 몇년을 같이했지만
참.. 신선한 친구였다.
"그래서. 누구 앤데요?"
"홍비누나. 누님 신랑이랑 해외에 프로듀서 만나러 간다고 일주일만 맡아달래."
"오오, 하긴. 형 홍비누님이랑은 많이 친했죠? 왠일이래. 집에 뭐 들이는거 싫어해서 동식물도 안 키우던 양반이"
"야 그럼 어떡해 누님이 급하다는데, 그리고 아가도 은근히 귀엽고.."
"형 조만간 결혼하시겠네요"
그새 잠이든 아기의 볼을 조심스레 톡톡 건들이며 세용이와 말을 이어나가자 곁눈질로 흘끔흘끔 보던 놈은 저런 망언을 뱉었다.
결혼이라니.. 여자도 없구만
"야 무슨 소리야. 결혼은 무슨. 여자라도 있음으면 내가 말을 안하겠다.넌 날 볼때마다 헛소리냐"
"뭐.. 아님 말고요. 근데 형이 애기보는 눈빛이 장난아니라서 그냥 말해본거예요"
"내가? 뭐가?"
"뭐랄까.. 뭘해도 귀여운 내새끼 바라보는 어미강아지의 눈빛이랄까요.. 오구오구 하는 표정이..어우. 난 형이랑 같이 다니면서 그런 눈빛본건 처음인거 같네요."
"야. 그거는.. 그냥. 아가가 귀여우니까 그런거 아냐?"
"아냐아냐.. 뭔가 다르다니까요 진짜?"
확실히. 아기가 귀엽긴 한데.. 그렇다고 내가 데려다 키우고싶다, 그런느낌이 드는건 전혀 아니었다. 그런데 내가 아기를 바라보는 눈빛이 ..뭐?
어미개? 음.. 매니저가 분명 사람보는 눈이 있어서 뽑아놨더니 내가 잘못본건가..
"내가 사람하난 잘 본다그랬잖아요. 그 말 진짜라니깐? 형 지금 당장이라도 애기 뺏어다 키울 눈빛인데요? 홍비누님 조심하라고 전화한통 넣어야겠네"
"야 무슨, 아직 이틀밖에 안됬는데 지금 힘들어 죽을판국이거든?"
"음.. 아닌데...내가 볼땐 아닌데"
"다왔어. 끝끝 그만, 나중에 다시말해. 아니 말 할 필요도 없다. 그냥 넌 입 다물고 있어. 아가, 아가 다왔어 일어나자"
도착한 사무실앞에서 아무리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 아기덕분에 결국 잠 든 아기를 안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음... 사장실에서라도 아기 좀 더 재울까..
-Fin-
안녕하세요^^ 연홍차입니다 ㅎㅎㅎㅎ 저번편에서 줬던 질문에 독자님들 정말 순수하더군요ㅋㅋㅋ 전 독자님들이 더 귀여웠어요ㅠㅠ
홍빈이가 누구랑 대화하고있을까란 질문에 예상 답을 저는 도둑이 진짜로 들었을것이다라고 써주실 줄 알았는데 tv와 대화하고있는단 답변ㅎㅎㅎㅎㅎ
독자님 너무 귀여웠어요 ㅋㅋㅋㅋ 암튼 자. 이번 도착역은 젤리피쉬 회사입니다!!ㅋㅋㅋㅋ 다른 빅스멤버와 우리 세준사장님. 음.. 된다면 시장님까지..?
맘껏 출연시킬 예정입니닭ㅋㅋㅋ 즐겝게 봐주시는분들.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모두모두 너무 감사드립니다^^ 하루 마무리 잘 하시고 우리는 내일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