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알
BGM"윤하-아픈슬픔"
아차, 싶은 표정을지은 정택운은 다시 제갈길을 가버렸다.
참 이상한사람일세.
"많이기다렸지"
정택운생각하는동안 갑자기 홍빈이 내뒤에서 왁!하면서 내 볼을 만지더니 차갑네. 하며 차에 타라고 말했다.
뒷좌석에앉으려고하자 홍빈이 숙녀분은 여기로 하며 조수석문을 열고 나를 앉혔다.
조금은 따뜻한 차안에서 몸을 녹일때쯤 안전벨트가 생각나 밸트를 매려고할때,
"예의가아니지."
밸트를 잡은 내손을 치우더니 자신이 마저 안전벨트를 매줬다.
"뱃살봐라."
아 미친 로망따윈 개나줘버렸어
"ㅁ,뭐가요 내뱃살이 어때서..!"
"귀엽다고~"
능글하게 말을 받아내고는 가자며 시동을켰다.
가는동안에 창밖을보며 풍경을 감상하고있었다. 홍빈이 틀어놓은 노래덕분에 귀도 심심하지않았다.
겨울배경은 볼게없었다. 어제 눈이많이온것도아니라 그대로 녹아버려 설경은 커녕 옷한벌못입은 나무들이 펼쳐진탓에
금방 실증이나버렸다.
"심심하면 거기 열어봐 크로키북있어"
조수석앞에 위치한 서랍? 같은걸 열어보라더니 크로키북 구경이나 하라고 말했다.
"그건 내가 처음산 크로키북이야."
설명을 안해줘도 저번에본 그림의 퀄리티보다 다소 낮아보이는 그림들이길래 아마추어시절에그렸구나 짐작했다.
거기엔 대원이 5살때 라고써져있었고 그아래엔 대원이가 넘어진모습이 그려져있었다.
"이대원 걔는 정말 칠칠맞아."
"왜요?"
"매일같이 넘어졌거든 안보면 넘어지고 또 넘어지고"
홍빈의 말을 들으며 다음장으로 넘겼을때 또 그림엔 대원이가 넘어져있었다.
"그래서 다리가 남아나지않았어. 상처도많이나고"
"아.."
대원이는 참귀여웠다며 말을뗄때 엄마,아빠보다 형을 먼저했다고 자랑담을 늘여트렸다.
"대원이가 많이 좋나봐요?"
"응?"
이해를 못하겠다며 내얼굴을 스윽보더니 다시 운전에 집중했다.
"선생님 이대원이야기할때 제일 행복해보여요."
이야기하는내내 웃음이 끊이지않았다. 내가 웃든안웃든 자기가 재밌어했고 즐거워했다.
"대원이는 소중해."
"선생님한테 안소중한사람묻는게 더쉽겠다."
어제만나왔지만 사람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서 홍빈은 전혀 싫은티안내고 웃으며 대해줬다.
그런 홍빈이 조금은 부럽고 존경스러웠다.
"안소중한사람없ㅇ, 아 딱 한명있어."
"누군데요?"
대답대신 신호를 기다리는동안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뭘꺼네더니 나한테 건냈다.
"내가 애기야?"
딸기맛과 초코맛의 막대사탕이였다.
"골라."
분명여기엔 이홍빈이 좋아하는 맛이있겠지.
난 딸기를 골랐고 이홍빈은 좌절했다.
계속 홍빈의 이야기를 듣다가 홍빈이 다도착했다며 내리라고했다.
그 곳은 다름아닌 요양원이였다.
-
"요양원?"
내반응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들어가자는 홍빈이 조금은 의아했다.
데이트 하자면서 요양원이라니, 싫은건아니지만 조금 언밸런스했다.
"싫어..?"
내가 아무런반응을 안보이자 홍빈이 그제서야 싫냐며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아니, 싫은건아니고 갑자기 왜요?"
"사실,"
아까부터 요양원에 가자면 안갈것같아서 데이트라고 속였다면서 미안하다고 하는 홍빈이였다.
듣자하니 내가 정말 속없어보이게 행동했나.. 어떻게 사람을 속여서..!
"내가 그렇게 속좁아보여요?"
"응? 아니 그게,"
"아씨, 몰라 누구뵈러왔는데요."
"할머니."
복도끝쯤에 위치해있는 병실문을 열자 밥을 드시고계시는 한 할머니가 눈에 보였다.
"할머니! 손주왔어!"
엄마를 보는 어린아이마냥 달려가서는 꼬옥 껴안는 홍빈이였다.
"손주? 손주가 누구여?"
"홍빈이 이홍빈! 할머니 손주!"
할머니는 홍빈이 누구냐며 기억을 못한것같았다. 하지만 홍빈은 그런 할머니를 보고도 슬퍼하는기색하나없었다.
치매시구나.
나와 홍빈의 할머니는 처음만났지만 연계성이 있어보였다.
할머니는 혼자 주위사람들을 기억못하는거고. 나는 주위사람이 나를 기억하지못하는거고.
정말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별빛아 와서 인사드려."
뻘쭘하게 서있는 나를 본 홍빈이 인사드리라며 나를 끌어당겼다.
"아, 안녕하세요!"
나는 홍빈이 실망하지않게 활기차게 인사했다.
"그려,그려 너는 누고? 애인?"
"아니야 애인~"
내가 대답하기도전에 아니라며 발뺌하는 홍빈이였다.
그렇죠. 너랑 난 안사귀죠.
"할미 밥좀먹게 손놔~"
어느순간부터 할머니 손을 붙잡더니 놓치않는 홍빈을 본 할머니는 표정은찡그리고계셨지만 홍빈의 손을 밀거나 치우시지않으셨다.
할머니가 밥을 한술씩 뜰때마다 흐뭇한 미소로 홍빈은 할머니를 뚫어져라 봤고 나는 가만히 서서 그런 홍빈을 계속 쳐다봤다.
다 비우신 할머니 밥그릇을 본 홍빈은 재빠르게 치워서 설거지하려고했다.
"제가 할게요."
"응?"
"이리줘요."
선뜻 나서는 내모습에 당황해하며 쟁반을 뺏겨버린 홍빈은 뺏긴자세 그대로 나를 쳐다봤다.
"왜요."
"아,아냐 내가할게. 넌 가ㅅ,"
"내가하겠다잖아요 가세요."
나는 할머니 심심하실거라며 홍빈을 어깨로 떠밀어버렸다.
내가 나가고나서 방안은 할머니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설거지를 마치고 돌아온 나는 조금 놀랐다.
다름아닌 할머니와 둘이서 화투를 치는 홍빈을 봤기때문이다.
"ㅈ,지금 뭐해요?!"
할머니를 상대로 광박에 고도리 피박이며 설사라고 서스름치않게 용어를 이야기하는 홍빈이 신기했다.
"이놈아!"
안돼겠다 싶은지 할머니는 화투판을 엎어버렸고 그 자리는 엉망이되어버렸다.
할머니를 상대로 이기고싶었냐며 투덜투덜거리며 그 자리를 치웠다.
돈대신 땅콩으로 내기를했는지 땅콩들이 바닥에 어지러져있었다.
"할머니! 이러기야?"
그런 할머니가 이해안간다는 홍빈은 팔짱을 끼고서 할머니를 한껏 째려보았다.
"이놈아! 어디서 눈을 부라려!"
할머니도 그런 홍빈이 못마땅했는지 다시 침대에 앉고는 이불을 덮었다.
그 후로 둘은 정적이고 나는 계속 어지러진 자리를 치우고있었다.
정적을 깬건 나였다.
"하아. 배고파."
청소아닌청소와 설거지를한 나는 공복에 배가고파서 쭈구려앉았다.
"어이"
갑자기 나를부르는 음성에 고개를 들어보니 할머니가 어느새 나에게 귤을 건넸다.
"감사합니다!"
나는 기분좋게 귤을까먹고있었고 그런 나를 본 홍빈은 내껀없냐면서 할머니 미워! 하고는 화장실로가버렸다.
정말 철없는 아이같아.
"에휴 못난것.. 찾아오지나말지.."
홍빈이 나가자마자 할머니는 한숨을 푸욱쉬며 누우셨고 나를 등지셨다.
할머니는 알 수없는 말들을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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