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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면

KinDO

 

 

 






(김준면)










경수는 언제봐도 귀엽다. 쪼그만게 모르는거 알려달라고 찾아오면 그렇게 안붕이 될 수가 없다. 가끔 우리 교실로 올라오면 친구놈들이 나보고 그런다. 븅신같다고. 근데 어쩔수 없다. 난 경수에게 푹 빠져 버렸으니까.

요즘들어 혼자 올라오던 경수가 자꾸 까만놈을 달고 올라온다. 그 까만놈은 빌어먹게도 내 동생 김종인이다. 가라고 존나 눈치를 줘도 경수 옆에 붙어서서 떨어질 줄 모르고 우두커니 서있다. 개새기야, 저리 좀 꺼지라고.



"준면이형, 근데 이건 어떻게 푸는 거에요? 네?"



경수 안보이게 다른 발로 김종인의 정강이나 까고 있었는데 내 팔을 잡고 겁나 흔드는 경수때문에 그만 뒀다. 너 임마 넌 경수때문에 살았어. 그나저나 우리 경수는 성적도 얼마 안나오는것 같은데 공부에 대한 열의는 가득 차서 안타까울 때가 많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저 까만놈 처럼 탱자탱자 노는게 어떻겠니, 경수야? 날 재촉하는 경수에게 달라붙어 풀이를 알려주고 나니 김종인의 눈에서 불길이 타올랐다. 거만한 눈빛으로 김종인을 쳐다보고 있으니 짜증난단 표정을 짓고는 쭈그려 앉아있는 경수의 어깨를 붙잡아 일으키더니 밖으로 나간다. 질투는 많아가지고,쯧.




학교 끝나고 집에 가는데 저 멀리 익숙한 뒷모습들이 보여 빠른걸음으로 다가가 보니 역시 경수와 김종인이었다. 뭐야 얘네 사겨? 왜 이렇게 붙어다녀. 하하 웃으며 김종인과 경수 사이에 비집고 들어가니까 김종인 눈빛이 정말 맹수같아졌다. 아무리 내 동생이라지만, 이런 얼굴을 할 땐 무섭다. 야, 인상 펴- 펴게 생겼냐, 지금? 김종인이 까칠하게 나오자 놀란 경수가 푸드덕 거리면서 김종인의 팔뚝을 찰싹찰싹 때렸다. 야아, 준면이형한테 왜그래- 아냐, 이리와. 한숨 한번 푹 쉬더니 내 왼쪽에 있던 경수의 손목을 잡고 지 옆으로 데리고 가 버린다. 허허, 이놈새끼 집착하고는. 우리집에 먼저 도착하자 마자 나한테 가방을 던져준 김종인이 방에 두라고 하고는 경수와 함께 떠났다. 글쎄, 김종인은 그렇다 치고 경수는 왜 데려다주는게 익숙한건데? 집에 돌아와서 한참 생각해 봐도 답이 두 개 씩이나 나왔다. 그냥 귀하게 자랐다거나, 아니면… 벌써 김종인이 채 갔다거나. 후자는 경수가 너무 아까운데… 김종인 방 바닥에 가방을 놓고 내 방으로 가려는데 핸드폰 진동소리가 웅웅- 울렸다. 내껀가 싶어 내 껄 보니 진동은 커녕 아무 연락도 없다. 존나 씁쓸… 김종인껀가 싶어 가방을 뒤지다 보니까 종이쪼가리 여러개와 핸드폰이 나타났다. 이 새끼는 왜 폰을 가방에 두고 다닌다니. 역시 진동의 주인은 김종인의 폰이었고 발신자는 경수♥. 경수♥? 경수하트? 평소엔 하트의 하자도 모르는 놈이 경수 하트? 토픽감이다. 일단 전화는 받아서 핸드폰 집에 있다고 알려주려는데 재수없는 목소리가 들렸다. 너냐.




"형한테 너가 뭐냐 개놈아"
아아- 형이셨어요?
"응, 형이야. 근데 발신자가 경수하트네?"
아 씨발, 아, 입 다물어라. 여기저기 퍼트리면 형이고 뭐고 박살낼거야.
"그래 그래, 동생님 무서워서 뭘 할 수 있어야죠. 경수 잘 데려다 주고 와라. 수고!"




소문나면 어쩌나 안달난 김종인을 상상하니까 배가 찢어질 듯이 웃겼다. 배를 잡고 바닥네서 이리저리 굴러다니는데 의자에 이마를 박아버렸다. 아으 아파. 병신같았던 김준면의 모습은 잊기로 하고 김종인의 폰이나 감상하려는데 이 새끼, 비밀번로 걸어놨어. 0000 1111 다 해봤는데 안 되는건 당연한거였는지 풀리지 않았다. 혹시 김종인은 경수 빠돌이니까 경수 생일로 해 두지 않았을까 싶어 눌러봤더니 혹시나가 역시나라고, 어떻게 보면 내 동생 김종인은 존나. 엄청. 단순하다. 븅신… 득템했다 치고 그 비밀번호로 핸드폰 앨범에 들어가봤더니 김종인의 앨범엔 죄다 경수의 사진 뿐이었다. 가끔 둘이 셀카를 찍긴 한 것 같은데, 차례대로 주욱 넘겨보다가 놀라운 사진을 발견했다. 그렇게 사진 찍기 안좋아하는 김종인이 무려 경수 볼에 뽀뽀하는 셀카라니! 그것도 경수가 버튼을 누른것 같은! 예상외의 닭살 행각을 벌이는 김종인과 도경수가 놀랍다. 짝짝. 경수는 어째서 김종인같은거랑 연애를… 갑자기 눈물이 난다. 그 와중에 경수가 귀엽게 나온 사진들은 모두 카톡으로 보내두고는 채팅방 삭제. 김종인이 오기 전에 만진 흔적을 없애야 해서 차디 찬 식탁에 핸드폰을 놓고 내 방으로 가서 경수 사진들을 구경했다. 여러장의 사진을 반복해서 보다가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는 그 뽀뽀셀카 덕분에 으아아! 소릴 질렀더니 좀 후련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생각할수록 열받는다. 김종인 따위가 경수 볼에 뽀뽀를, 그것도 사진으로 남기고! 그러다 문득 아까 김종인 가방을 뒤지다 나온 종이쪼가리들이 생각났다. 혹시 수업시간에 둘이 연애질했니…





<종이니♥ 종이니♥ 김종인♥>
<경수♡ 경수♡ 내꺼♡>
<조닌 우리 내일 어디가?>
<가고싶은데 있어? 영화보러 갈까?>
<ㅇㅇ! 영화! 요즘 재밌는거 많이한대>






세상에, 첫줄부터 경악이다. 경수의 애교는 제작년부터 봐 왔던거라 귀여운데, 김종인의 하트남발은 정말 놀랍다. 딱 존나 놀랍다. 이 새끼가 하트도 쓸 줄 아는 놈이었다니. 왠지 허탈하고 놀라운 마음에 와 라는 말 밖에 안나온다. 경수랑 사귀더니 미친건가? 경수 따라하지마, 안귀여워 개새꺄… 토하는 시늉을 내다가 다른 종이도 집어들어서 펴 보려다가 일단 방은 나와야 할 것같아서 김종인의 방에서 나와 내 방으로 들어갔다. 내 방문을 닫자마자 현관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김종인이 내 방문을 벌컥 열어 제꼈다. 다행히도 종이는 다리 아래로 숨겼고, 왠지 코에서 김이 나올듯한 김종인이 날 한번 째려보더니 다시 지 방으로 갔다. 왜 또 저래 병신이.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문을 잠그고 관음증환자같이 그 쪽지들울 감상했다. 우리 경수는 글씨도 단정하고 말투도 귀엽고. 김종인은 글씨는 초딩에 말투는 때리고 싶다. 한 대 갈겨주고 싶다. 정말로.





<다음시간 체육인데 밖에 안나가면 안돼? 더워ㅜㅜ>
<애교>
<애교부리면 체육부장의 권한으로 선생님한테 말해볼게>
<치사해>
<ㅇㅇ 애교 ㄱㄱ!>
<조닌아⊙♡⊙♥ 체육 강당에서 하장!♥>





그 뒤는 알 만 하다. 김종인 존나 괴발새발로 ㅋㅋㅋㅋㅋㅋ썼겠지. 경수는 왜 웃냐고 찡찡. 아주 그냥 풋풋한 고딩커플 납셨네. 갑자기 빡쳐서 구 쪽지들을 구겨서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이걸 미끼로 김종인 앞에 가서 약올릴까 해 봤는데 그러다 몇 대 얻어맞을 것 같아서 포기. 될 대로 되란 식으로 침대에 벌러덩 누웠다. 천장엔 자꾸 경수와 김종인의 커플셀카가 아른거렸고, 보기 싫어서 눈을 감았더니 계속 생각나 존나 미치는 줄 알았다. 정말 이건, 누가봐도 경수가 훨씬 더 아까워. 내일 경수 문제 물어보러 오면 몰래 물어봐야지.







아침을 먹고 있는데 초인종소리가 들려서 문을 열어주니 경수가 추워서 발간 볼을 하고 서 있었다. 경수야 형은, 너만 보면 눈물이 날 것 같아… 얼마나 빨리 일어났길래 김종인은 아직 씻고있는데 준비릉 다 했다고 우리 집에 왔을까, 따위 생각을 하다가 쇼파에 앉아 있는 경수에게 주스를 가져다 주니 감사하다고 방싯방싯 잘도 웃는다. 니가 그렇게 웃으면 이 형은 죽어요… 꼴깍꼴깍 잘도 마시던 경수가 머리를 털면서 욕실에서 나오는 김종인을 보더니 뽀르르 달려갔다. 모든걸 다 아는 나로썬 안타까운 마음에 한숨을 쉬고 밥그릇을 싱크대에 올려두고 내 방으로 갔다. 뒤에서 김종인이 밥 안주냐는 소리가 들렸지만 너따위 도둑놈에게 줄 밥은 없어 라고 대꾸 하고 교복을 입었다. 차라리 이 집에서 빨리 사라지는게 내 심신에도 좋을 것 같다. 경수야 행복해라.




"혀엉!"




익숙한 목소리에 뒷문을 보니 또 경수가 문제집을 들고 손인사를 하면서 다가왔다. 오늘은 왠일로 까만놈 하나 안 달고 왔길래 왜냐고 물으니 선생님께 불려가셨단다. 아주 대단하다, 대단해. 오늘은 또 뭘 몰라서 가져왔을까나, 했는데 수학이다. 그래, 널 괴롭히는 수학. 하나하나 다 알려주고 경수 혼자 문제를 푸는데 지금이 아니면 못 물어볼 것 같아서 경수에게 물었다. 경수야, 종인이랑 사귀니?






"헉…!"
"사귀는거야? 정말?"
"아아니 그게-"
"왜 왜? 종인이가 사귀자고 치근덕거려? 형이 혼내줄까?"
"아이 참, 종인이도…"





중학교 다닐 때는- 그냥 친구였거든요? 근데 막 고등학교 와서 키도 크구 잘생겨지구 더 멋있어지고 그러는거에요 종인이가! 그래서 혼자 좋아하다가… 종인이가 중학교때부터 좋아했다구 사귀자고 해서… 말을 하면서도 어찌나 부끄러운지 몸을 베베 꼬면서 말하던 경수가 어휴 부끄러워!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어, 경수야 벌써 가게? 네에. 그래, 이따가 또 볼 수 있으면 보자-





"그래두, 종인이가 형한테 말 안한다 해놓구 말 해줘서 너무 고마워요!"
"어어? 응?"
"형한테 말 하자니까 싫어! 이래놓고선 말 했네요, 헤헤. 저 그럼 갈게요!"




순식간에 뒷문으로 사라지는 경수에게 아니라고 말 하고 싶었지만 정말 빠르게 없어져 버려서 말 하지도 못했다. 아아, 이렇게 김종인은 경수 데리고 평생 행복하겠구나. 그렇구나…



 

 

 

암호닉 주신 떡덕후님 됴종이님 감사합니다 하트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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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우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준멘..결국 경수를 지키지 못했군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11년 전
KinDO
결국엔 종인이가 지키게 될까요ㅋㅋㅋㅋ...ㅁ7
11년 전
독자2
으아아아 경수 귀여워ㅠㅠㅠㅜㅠㅜㅠㅠ
11년 전
KinDO
귀요미귀요밐ㅋㅋㅋㅋㅋ
11년 전
독자3
떡덕후예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잼난다 ㅠㅠㅠㅠ픂ㅍㅍ퓨ㅠ 귀여워
11년 전
KinDO
재밌다니 감사합니당..♥ 암호닉도 감사드려요!
11년 전
독자3
됴종이에요ㅋㅋ경수ㅋㅋ종인이랑 사귀는 사이였군요ㅋㅋㅋ쭈그리 준멘ㅋㅋ
11년 전
KinDO
준면이형 쭈글대세요!ㅋㅋㅋㅋㅋㅋ ㄱ감사합ㄴ다 됴종이님♥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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