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머리아파.."
"조심하랬지.훅 간다고."
"콩나물국 끓여놨어.종인아."
경수가 사발을 종인에게 들이민다.
"으..할머니는..?"
"노인정 가셨어."
앓는 소리를 낸 종인이 엎어진다.
"괜찮아?종인아?"
"안괜찮아.."
"바보야."
"경수야.나 여기서 좀 자다갈래."
"안될걸?"
"..왜?"
방문이 열리고 해맑은 세훈의 얼굴이 나타났다.
"처남!일어났어여?"
골울려..
"그래,좋은 아침이구나.세훈아."
"처남."
"응.."
"지금 열두시에여.무슨 좋은 아침이에여."
"..미안."
"미안할건없어여.얼른 와서 밥드세여."
"그래.일어나자.종인아."
경수가 부축하고 종인을 일으킨다.
"괜찮아?"
"응.얼큰하고 좋다."
"다행이다.처음 끓여봤거든."
경수가 흐뭇하게 웃는다.
"형들.저 집에 갈래여."
"그래."
"처남!"
"왜..가고싶다며."
"형들이 닭털을 날리시니까 외롭잖아여!"
"우,우리가 언제!?!"
"에..경수형 얼굴 빨개여."
"놀리지말고 얼른 집에나 가.준면이 형 놔두고 어딜 온거야."
"준면이 형 어디 갔는지를 모르겠어여."
"니가 모르면 누가 알아."
"..러브젤이 떨어졌던데 그거 사러 갔나..?"
종인의 입에서 분수처럼 콩나물국이 뿜어져나왔다.
"이런 미친!!!!!"
"처남!아프잖아여!!!"
"넌 임마 더 맞아야돼."
종인의 밥풀 묻은 수저가 사정없이 세훈을 내려친다.
"형.어디 갔다왔어?"
"..뭐해.종인아?"
"어디 갔다왔냐니까."
준면의 집 소파에 정자세로 앉은 종인이 준면에 손에 들린 것을 쏘아본다.
"자,장 봐왔는데.."
"중간에 어디 들린거아니지?"
"어딜 들려?"
성인용품점이라던가..말하고싶은 맘이 굴뚝같았지만 종인은 입을 닫았다.
"아냐.됐어.나 간다."
"그래.."
종인이 준면의 집을 나서려다 한마디 한다.
"성병 조심해."
"뭐??"
"에이즈에 걸린 형을 보는 건 싫어."
저 미친놈이..
...
어느날 종인과 경수가 나란히 티비를 보고있었다.티비에선 째진 목소리의 리포터가 열성적으로 뭔가를 말하고있었다.
"저 새끼 또 스캔들났네."
"아는 사람이야?종인아?"
"건너 건너.내친구랑 아는데 완전 쓰레기래."
"잘생겼는데.."
"저게?"
"저거면 잘생긴거아냐?야구선순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던 종인과 경수의 앞에 위치한 모니터에서 야구선수 박찬열 스캔들 논란이란 헤드라인이 크게 빛나고 있었다.
"너 안목 별로야."
"내 눈 높은데.."
"저 기생오라비가 멋지다고?"
종인이 눈썹을 치켜올린다.
"아냐.종인아.니가 쟤보다 더 멋진거같아."
경수가 종인의 눈썹을 손으로 꾹꾹 내려준다.
"거짓말치지마."
"진짠데?너는 기생오래비같이 안생겼잖아.응?"
"..그럼 어떻게 생겼는데?"
"종인이는 종인이처럼 생겼지!종인이는 종인이처럼 잘생겼어."
웃음을 감추지 못하던 종인이 경수의 뺨을 툭 친다.
"유치해.너."
한참을 꽁냥대던 종인과 경수에게 화를 내듯 힘차게 벨이 울렸다.
"누구 왔나봐."
경수가 종인의 곁을 벗어나 촐랑촐랑 문으로 뛰어간다.
"오세훈이면 죽여버릴거야."
나즈막히 종인이 중얼거리며 문쪽으로 걸어갔다.
"씨발 변백현 내놔!!!!!!!!"
싱글거리던 경수와 인상을 팍 쓴 종인이 문을 열었을 땐 방금전까지도 티비에서 보던 야구선수 박찬열이 있었다.
"이,이게 무슨."
"내놓으라고!!!!
찬열이 거침없이 종인의 집안으로 들이닥친다.
"당신 뭐야!"
"변백현 내놓으라고!!"
"변백현을 왜 여기서 찾는데!!안나가!?!신고하기전에 나가!!!!"
핏대세우며 소리치는 종인을 무시하고 찬열이 종인의 집안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한다.
"...바,박찬열이다.."
"..도경수!!!!"
"머시써.."
눈이 돌아간 경수를 뒤로 하고 세탁기 속을 뒤지는 찬열을 붙잡았다.
"당신 정신에 문제있어!?!?왜 변백현을 세탁기 속에서 찾아!!"
"빨리 내놓으라고!!!"
찬열은 울고있었다.
"마시고 진정해요."
경수가 찬열에게 차를 건넨다.옆에선 종인이 그런 둘을 탐탁찮게 보고있었다.
"변백현이란 사람을 찾으러 이 먼곳까지 왔다고요?"
"어.그러니까 제발 내놔."
"변백현이 물건도 아니고 뭘 자꾸 내놓으래!!"
"변백현은 내꺼라고!!!내꺼란말이야!!!!"
다시 찬열의 눈에서 퐁퐁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울지마세요오.."
경수가 찬열의 앞으로 슬쩍 각티슈를 놓아준다.
"내쫓기전에 제대로 말해."
찬열이 코를 풀며 우물쭈물 얘기를 시작한다.
"변백현이 맨날 김종인김종인 입에 달고 다녔어."
"근데."
"그래서.."
"무슨 개소리를 하는거야."
"변백현이 아는 앤 너밖에 없잖아.그러니까 당연히 너한테 갔을줄알았어..
"변백현이 내 친구이긴한데 당신은 여길 어떻게 알고 찾아온거야."
"수소문해서.온갖 김종인은 다 만나고 다녔어."
"이런 미친.."
불알친구라 불리는 친구하나때문에 종인은 혈압이 올랐다.
"그러니까 찬열씨는 백현씨를 만나러 백현씨의 친구인 종인이를 찾아왔다고요?"
"어."
"도경수한테 반말까지마.씹새야."
이마를 짚던 종인이 찬열에게 한마디 툭 던진다.
"그럼 종인이하곤 무슨 관계.."
"모르는데?..요."
찬열의 말에 종인의 얼굴이 벌개지고 종인이 찬열의 어깨를 붙잡아 일으킨다.
"종인아.진정하자.응?"
간신히 뜯어말린 경수가 방에 찬열을 보내고 종인을 진정시킨다.
"물.물 줘."
얼른 경수가 물을 갖다바치고 종인이 들이마신다.
"괜찮아?얼굴이 뻘개."
"좀만 가라앉히면 돼."
종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벨이 또한번 울렸다.
"제발..."
종인의 눈치를 본 경수가 슬금슬금 문을 연다.
"깜둥아...?"
"...변백현씨?"
결국 백현이 왔다.
"변백현!!!!!!!!!!!!!!"
찬열이 미친사람처럼 두손에 가방을 든 백현에게 달려들었다.
"박찬열???"
백현이 입을 쩍 벌린다.
"너 뭐야!!!너 어디있었어!!!!말도 안하고 가면 어떡해!!내가 널 얼마나.."
찬열이 아이처럼 엉엉대며 울기시작했다.
"너 여기 어떻게 왔어."
백현의 물음에도 답도 못하고 눈물을 닦아낸다.
"김종인.넌 아무사람이나 다 집에 들이냐?"
"..뭐?"
백현이 다시 등을 돌려 집을 나서려 한다.
"ㄴ,내가 잘못했어.백현아..크흡."
찬열이 엉금엉금 기어 백현의 바지가랑이를 붙잡는다.
"...경수야.오늘은 집에 그냥 갈래?"
"종인이 너 괜찮겠어?"
"고혈압으로만 안 죽으면."
흠칫한 경수가 종인의 손을 붙잡아오며 안가겠다는듯 고개를 젓는다.
"죽지마.종인아."
어이없는 그 상황에도 종인이 피식 웃는다.
"내꺼잖아.백현아.너 내꺼잖아!!!"
"내가 왜 니새끼꺼야!!"
"니가 관두라면 야구선수도 관둘게.어??제발.."
"나때문에 야구선수를 관둔다고??너 미쳤어?!!"
종인과 경수가 넋놓고 그 상황을 지켜보고있을때 문쪽에서 말이 들려왔다.
"문이 열려있네여?처남?"
아,씨발.좆됐어.
"....헐..헐...박찬열이다!!!!!!!!"
세훈이 쿵쿵 달려와 여지껏 백현의 바지가랑이를 잡고있는 찬열의 앞에 앉는다.
"저 팬이에여!!!!고 엑소니즈!!!"
"씨발!!!!!우리집이 만남의 광장이냐!!!!!!!!!!"
+저...생파갔다왔어요!!!!!!!!!!!!!!!!!!!!!!!!
미안해요!!!!!!!!!!!!!!!!!!!!하지만!!!!!!!!!째진다!!!기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