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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데부 전체글ll조회 12731l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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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재회하는 썰 9

낭만적인 어른이 되어서


w. 랑데부





46.





"....."



"..그럴껄"



"ㅁ,뭘"



"맞다고"





우리 잤어.

영현이 마른 세수를 연거푸하며 내뱉었다. 이거 진짜 심한 욕, 미친 거 아니야 진짜 나? 





"너 잠깐만 눈 감고 있어"





우선 급한대로 속옷과 나시를 주워 입었다. 주워 입었다고 침대 바닥에 처량하게 떨어진 걸, 어디 안 들리니 내 멘탈 내 쿠크 깨져 굴러다니는 소리. 됐어? ㅇ,어? 어. ㅇㅇ만큼 영현도 당황스러웠다. 시발, 영현은 콘돔각으로 주워 쓰레기통에 집어 넣으며 욕을 삼켰다. 진짜 죽자 죽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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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줄게, ...우선 아무거나 꺼내 입어"





아무거나 너한테 집어 던지면 안돼겠지? 아니 내 잘못도 있으니까, 영현이 급하게 문을 닫고 나가버렸다. 우선 씻자, 씻고 생각하자. ㅇㅇ는 샤워기에 직빵으로 찬물을 뿌렸다. 이건 꿈이야, 꿈이라고. ㅇㅇ는 영현의 옷장에서 그나마 작은 사이즈의 옷을 꺼내 입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꿈이라고, 꿈이여야 한다고. 제발 꿈이여라.

ㅇㅇ는 침대 바닥으로 벗어던진 허물을 가방에 쑤셔 박았다. 나 진짜 어떡해. 그동안 삶이 잠시 지루했다, 그렇다고 이런 롤러코스터에 태우는 건 아니지, ㅇㅇ는 가방을 챙겨 나오며 휴대폰을 찾았다. 얜 또 어딨어





"..여기"





거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걸 영현이 주워 ㅇㅇ에게 내밀었다. 물기가 뚝뚝 떨어질뿐 두 사람은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내가 이렇게 나가는 게 다음 상황으로 맞을 거 같은데. 





"..갈게"





갈게. 아주 저 먼 세상으로.





47.





"니네 집이냐?"



"야 조용히,"



"하, 나 어이없네"





뜨거운 햇빛이 창을 통과해 ㅇㅇ의 얼굴을 괴롭혔다. 어어, 영현은 곧바로 손으로 막아 그늘을 만들어주고 원필에게 눈치를 주었다.





"애 잠들었잖아"



"그러니까 네 집 가서 재워, 대낮부터 이게 뭐하는 짓이야. 솔로 앞에서"





원필은 참 가관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했다. 왜 맨날 우리 집인데, 암묵적으로 셋의 아지트인 거 알면서 투정을 부려본다. 좀 봐줘, 영현도 안 넘어간다. 소파에 불편하게 잠들어 뒤척거리다 올라간 치마를 내려주며 답했다. 





"담요 좀, 얇은 걸로"



"쫓겨나고 싶어?"



"깨면 니가 쫓겨난다"





애인 없으면 죽어야지, 에휴 살아서 뭐하냐. 영현의 얼굴로 담요가 강타했다. 씨 저걸, 영현은 원필을 노려보다 담요를 펼쳐 ㅇㅇ의 무릎에 덮어주었다. 어제 못 잤다고 했는데, 많이 졸렸구나. 중간 중간 미간을 찌푸리고 잠꼬대인지, 꿈인지 끙끙 거릴때마다 영현은 ㅇㅇ를 토닥였다.





"응? 괜찮아 괜찮아"





내가 안 괜찮아 이것들아.





48.





"여보,"



"글 쓰는 중이야"





우리 이틀만에 전화했는데. 허무하게 전화가 끊어졌다, 웬일로 근데 글 쓰는 도중에 연락이 닿았다. ㅇㅇ는 휴대폰을 쳐다보다 사물함에 집어 넣었다. 일하자 일. ㅇㅇ는 단기 알바로 백화점 안내 데스크 자리를 지켰다. 매일 매일 새로운 사람들이 새로운 안건들을 들고 찾아온다. 그중에 완벽한 안내를 받는 사람은 극히 소수였다. 





"화장실이 어디에요?"



"네, 저기 오르..,"





가버렸다.





"아니 제대로 알려주던가! 한참 헤맸잖아, 참나"





이런 상황이 빈번하다 못해 익숙할 지경이었다. 그와중에 힐을 신은 다리가 하중의 무게에 아팠고, 꼿꼿히 편 허리는 단 한 번만이라도 구부리고 싶었다. 수고하셨습니다, 탈의실을 나와 백화점 문을 밀었다. 전화 0통 문자 0통 카톡 0개. 이것도 익숙할 지경이었다. 글 쓴다니까, ㅇㅇ는 휴대폰을 집어 넣고 횡단보도 앞에 섰다.





"어?"





강영현인데, 저거. 안경을 벗고 봐도 강영현이었다. 글 쓴다며, 듣지도 않고 끊더니 너무 아무렇지 않게 포차를 나온다.





"야"



"글 쓴다며"





횡단보도를 건너 사람들이 파할 때까지 기다렸다. 따지고 싶긴 했으나 다들 영현의 동기들이었다. 영현이 발걸음을 옮기려 할 때쯤 ㅇㅇ는 영현을 잡았다. 근데 너 왜 안 놀라?





"잠깐 나온거야"



"글 쓴다고 했잖아"



"잠깐 나온거라니까"





넌 네 집에서 삼십분 걸리는 장소로 잠깐 나오니? ㅇㅇ는 영현이 더 말을 덧붙여주길 바랐으나 영현은 ㅇㅇ의 손을 놓았다. 그래, 손 놓은 건 여름이니까 그렇다치자. 사소한 거짓말이었으나 괜히 하루의 피로가 영현에게 향했다.





"이틀만에 하는 말이 고작 그게 끝이야?"



"또 뭐,"



"우리 이틀만에 봤다고"





보고싶었다고. 말을 삼켰다, 영현 역시 피로감이 잔뜩 묻은 시선으로 내려다 보았다. 정말 작은 건데, 작은 실수였다고 미안하다고 하면 끝나는 건데. 





"할 말 없어?"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다시 재회하는 썰 9 여주ver | 인스티즈

"무슨 말이 듣고 싶은데"





꼭 듣고 싶은 말을 해주겠단다. 나 지금 너한테 뭐하니, 순간적으로 괜한 일을 키웠다는 생각이 들어 아니라고 답한 뒤 돌아섰다.





"왜 그냥 가"



"뭘 그냥 가. 집 가는 거야"



"너 그렇게 가면 나보고 어쩌라고"





영현이 ㅇㅇ의 팔목을 잡았다. 뭘 어째 그냥 집 간다고, 그리곤 금새 놓았다. 작게 내쉰 한숨이 ㅇㅇ를 통과한다. 





"...미안해"



"뭘"



"괜히 이 상황까지 만들었어. 미안"





영현은 대답이 없었다. 그리고 돌아서 걸었다, 나 요즘 네 뒷모습이 더 익숙한 거 같아. 사과를 받은 것도 받지 않은 것도 아닌 상황에서 영현은 혼자 걸어가버렸다. 점점 걸음이 빨라져 가는 거 같았다. 





*





"김원필"



"왜"



"강영현 어딨어?"



"걔? 우리집"



"아,"





나 알바 간다. 어 가.
일주일 전 데이트하고 연락이 안됐다. 글 쓰고 있구나 해서 연락을 자제하다가 문자를 넣었는데 읽지를 않아서 톡을 보냈는데 1이 사라지지 않았다. 우리 과톡은 1이 없던데. 그래서 영현이 깨어 있을 오후에 전화를 걸었다, 받질 않았다. 나흘째 걱정이 되어 찾아갔는데 집에 없었다, 문 안 열어준 건 아니겠지. 바람 쐬러 갔다보다 했다가 삼일이 지났다. 수업이 겹쳐 물으니 자신의 집에 있다고 했다. 아, 거기 있었구나.




*




"요즘 밥 안 챙겨 먹어? 살 빠지는 거 같은데"



"..."



"강영현"



"ㅇ, 어? 뭐라고?"





잠시만. 영현의 타이핑이 멈추었다, 챙겨 먹었어. 아닌 거 같은데,





"먹고 싶은 거 없어?"



"글쎄, 딱히"



"영화 볼래?"



"그래. 가자"





영현이 노트북을 접고 일어섰다. 아, 까진 상처에 좀 뒤처졌다. 왜? 봐봐. 별 거 아냐, 피나는데? 잠깐만 기다려. 영현이 카페를 뛰어 나갔다. ㅇㅇ는 어쩔수 없이 다시 자리에 앉았다. 영현은 금방 카페로 돌아왔다.





"..많이 아프지"



"아냐. 별 거 아니야"



"이거 계속 발라. 한 번만 바르지 말고"





영현이 데일밴드를 붙여주었다. ..어? 어. 영현이 내민 약봉지를 달랑거리며 영화관으로 향했다. 사실 딱히 보고 싶은 영화는 없었다. ㅇㅇ는 영현에게 자신이 표를 끊을테니 츄러스를 사와달라고 부탁했다. 알겠어, 영현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금방 옆옆 코너로 넘어가 줄을 섰다.





"그냥 제일 런닝타임 긴 영화로 주세요"




생각보다 영화는 재밌었다, 중간에 콜라를 집으려 보니 영현은 잠들어 있었다. 많이 피곤했나. 글이 안 나오는 건지 표정도 별로 밝지 못했다. 콜라를 집었던 손에 물기가 찬다, 그냥 내려놓았다. 그때부터 영화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아니 사실 영현을 이렇게 오래 보고 있는 건 또 오랜만이라 그렇게 영현을 보고 있었다.


잠들어서 미안하다고 했다. 괜찮다고 했고.
정말 런닝타임이 길어서 시간이 많이 늦어졌다, 나 가봐야 할 거 같은데. 어? 어. 작업 시간이 대부분 밤이었다, 오늘 오래 있긴했지. 영현은 다시 주머니에 손을 꽂아 넣고, 다른 한 손으론 휴대폰을 확인했다.





"가볼게. 못 데려다 줘서 미안"



"어? 아니야. 가"





영현은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섰다. 그리고 나는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냥 발이 좀 아파서. 데일밴드를 붙여놔도 좀 아파서. 오늘은 맥주가 땡겼다. 까먹기 전에 사가야지, 근처 편의점으로 들어가려는 차였다. 어?





"약 꼭 바르라고. 진짜 간다"





간 거 아니었어? 영현이 머리를 흩뜨리고 돌아서 걸었다. 흐트러진 머리를 정리하고 싶지가 않았다, 그렇게 걸어가는 모습을 점이 될 때까지 바라봤다. 그리고 맥주캔 몇 개 비닐봉지에 넣고 지하철역으로 걸어갔다. 입안이 퍽퍽하다, 더 걸음이 지치지 않게 지하철은 제때를 맞추어 도착했다. 





"..크"





집까지 가서 마시기에 그냥 아까워 가는 길에 한 캔을 까 목으로 넘겼다. 그새 미지근해져있었다, 그 캔을 다 마시고 걸어 걸어 집으로 왔다. 신발을 벗고 영현이 쥐어준 약봉지를 식탁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남은 캔들을 냉장고에 하나씩 정리하기 시작했다. 어, 뭐지. 그냥 눈물이 툭 쏟아졌다, 뭐야 나 취했나. 취했다고 하기엔 영현이 약을 챙겨바르라는 모습이 선명했다. 내가 생각해도 뜬금없이 쏟아진 눈물이라 쓱 닦아냈다.




*




"영현아"



"응?"





많이 바빠? 어, 조금? ㅇㅇ는 가방을 챙겼다. 나 알바 가야돼서, 먼저 일어날게. 영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고집으로 불러낸 터라 뭐라고 할 수 없었다, 작업중이었을텐데 굳이 보고싶다고 재촉해 만난 거였다. 알바 가기 전에 얼굴이 보고싶어서, 그래도 오늘은 좀 괜찮지 않을까. 너 봤으니까.


원필은 ㅇㅇ가 내민 원고를 살폈다. 미쳤네, 잘 뽑았는데? 다행이다. ㅇㅇ는 다시 내민 원고를 가방에 넣었다, 이틀밤을 새 너무 피곤했다.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다시 재회하는 썰 9 여주ver | 인스티즈

"응? 괜찮아 괜찮아"





내가 안 괜찮아 이것들아.





48.





"여보,"



"글 쓰는 중이야"





우리 이틀만에 전화했는데. 허무하게 전화가 끊어졌다, 웬일로 근데 글 쓰는 도중에 연락이 닿았다. ㅇㅇ는 휴대폰을 쳐다보다 사물함에 집어 넣었다. 일하자 일. ㅇㅇ는 단기 알바로 백화점 안내 데스크 자리를 지켰다. 매일 매일 새로운 사람들이 새로운 안건들을 들고 찾아온다. 그중에 완벽한 안내를 받는 사람은 극히 소수였다. 





"화장실이 어디에요?"



"네, 저기 오르..,"





가버렸다.





"아니 제대로 알려주던가! 한참 헤맸잖아, 참나"





이런 상황이 빈번하다 못해 익숙할 지경이었다. 그와중에 힐을 신은 다리가 하중의 무게에 아팠고, 꼿꼿히 편 허리는 단 한 번만이라도 구부리고 싶었다. 수고하셨습니다, 탈의실을 나와 백화점 문을 밀었다. 전화 0통 문자 0통 카톡 0개. 이것도 익숙할 지경이었다. 글 쓴다니까, ㅇㅇ는 휴대폰을 집어 넣고 횡단보도 앞에 섰다.





"어?"





강영현인데, 저거. 안경을 벗고 봐도 강영현이었다. 글 쓴다며, 듣지도 않고 끊더니 너무 아무렇지 않게 포차를 나온다.





"야"



"글 쓴다며"





횡단보도를 건너 사람들이 파할 때까지 기다렸다. 따지고 싶긴 했으나 다들 영현의 동기들이었다. 영현이 발걸음을 옮기려 할 때쯤 ㅇㅇ는 영현을 잡았다. 근데 너 왜 안 놀라?





"잠깐 나온거야"



"글 쓴다고 했잖아"



"잠깐 나온거라니까"





넌 네 집에서 삼십분 걸리는 장소로 잠깐 나오니? ㅇㅇ는 영현이 더 말을 덧붙여주길 바랐으나 영현은 ㅇㅇ의 손을 놓았다. 그래, 손 놓은 건 여름이니까 그렇다치자. 사소한 거짓말이었으나 괜히 하루의 피로가 영현에게 향했다.





"이틀만에 하는 말이 고작 그게 끝이야?"



"또 뭐,"



"우리 이틀만에 봤다고"





보고싶었다고. 말을 삼켰다, 영현 역시 피로감이 잔뜩 묻은 시선으로 내려다 보았다. 정말 작은 건데, 작은 실수였다고 미안하다고 하면 끝나는 건데. 





"할 말 없어?"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다시 재회하는 썰 9 여주ver | 인스티즈

"무슨 말이 듣고 싶은데"





꼭 듣고 싶은 말을 해주겠단다. 나 지금 너한테 뭐하니, 순간적으로 괜한 일을 키웠다는 생각이 들어 아니라고 답한 뒤 돌아섰다.





"왜 그냥 가"



"뭘 그냥 가. 집 가는 거야"



"너 그렇게 가면 나보고 어쩌라고"





영현이 ㅇㅇ의 팔목을 잡았다. 뭘 어째 그냥 집 간다고, 그리곤 금새 놓았다. 작게 내쉰 한숨이 ㅇㅇ를 통과한다. 





"...미안해"



"뭘"



"괜히 이 상황까지 만들었어. 미안"





영현은 대답이 없었다. 그리고 돌아서 걸었다, 나 요즘 네 뒷모습이 더 익숙한 거 같아. 사과를 받은 것도 받지 않은 것도 아닌 상황에서 영현은 혼자 걸어가버렸다. 점점 걸음이 빨라져 가는 거 같았다. 





*





"김원필"



"왜"



"강영현 어딨어?"



"걔? 우리집"



"아,"





나 알바 간다. 어 가.
일주일 전 데이트하고 연락이 안됐다. 글 쓰고 있구나 해서 연락을 자제하다가 문자를 넣었는데 읽지를 않아서 톡을 보냈는데 1이 사라지지 않았다. 우리 과톡은 1이 없던데. 그래서 영현이 깨어 있을 오후에 전화를 걸었다, 받질 않았다. 나흘째 걱정이 되어 찾아갔는데 집에 없었다, 문 안 열어준 건 아니겠지. 바람 쐬러 갔다보다 했다가 삼일이 지났다. 수업이 겹쳐 물으니 자신의 집에 있다고 했다. 아, 거기 있었구나.




*




"요즘 밥 안 챙겨 먹어? 살 빠지는 거 같은데"



"..."



"강영현"



"ㅇ, 어? 뭐라고?"





잠시만. 영현의 타이핑이 멈추었다, 챙겨 먹었어. 아닌 거 같은데,





"먹고 싶은 거 없어?"



"글쎄, 딱히"



"영화 볼래?"



"그래. 가자"





영현이 노트북을 접고 일어섰다. 아, 까진 상처에 좀 뒤처졌다. 왜? 봐봐. 별 거 아냐, 피나는데? 잠깐만 기다려. 영현이 카페를 뛰어 나갔다. ㅇㅇ는 어쩔수 없이 다시 자리에 앉았다. 영현은 금방 카페로 돌아왔다.





"..많이 아프지"



"아냐. 별 거 아니야"



"이거 계속 발라. 한 번만 바르지 말고"





영현이 데일밴드를 붙여주었다. ..어? 어. 영현이 내민 약봉지를 달랑거리며 영화관으로 향했다. 사실 딱히 보고 싶은 영화는 없었다. ㅇㅇ는 영현에게 자신이 표를 끊을테니 츄러스를 사와달라고 부탁했다. 알겠어, 영현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금방 옆옆 코너로 넘어가 줄을 섰다.





"그냥 제일 런닝타임 긴 영화로 주세요"




생각보다 영화는 재밌었다, 중간에 콜라를 집으려 보니 영현은 잠들어 있었다. 많이 피곤했나. 글이 안 나오는 건지 표정도 별로 밝지 못했다. 콜라를 집었던 손에 물기가 찬다, 그냥 내려놓았다. 그때부터 영화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아니 사실 영현을 이렇게 오래 보고 있는 건 또 오랜만이라 그렇게 영현을 보고 있었다.


잠들어서 미안하다고 했다. 괜찮다고 했고.
정말 런닝타임이 길어서 시간이 많이 늦어졌다, 나 가봐야 할 거 같은데. 어? 어. 작업 시간이 대부분 밤이었다, 오늘 오래 있긴했지. 영현은 다시 주머니에 손을 꽂아 넣고, 다른 한 손으론 휴대폰을 확인했다.





"가볼게. 못 데려다 줘서 미안"



"어? 아니야. 가"





영현은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섰다. 그리고 나는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냥 발이 좀 아파서. 데일밴드를 붙여놔도 좀 아파서. 오늘은 맥주가 땡겼다. 까먹기 전에 사가야지, 근처 편의점으로 들어가려는 차였다. 어?





"약 꼭 바르라고. 진짜 간다"





간 거 아니었어? 영현이 머리를 흩뜨리고 돌아서 걸었다. 흐트러진 머리를 정리하고 싶지가 않았다, 그렇게 걸어가는 모습을 점이 될 때까지 바라봤다. 그리고 맥주캔 몇 개 비닐봉지에 넣고 지하철역으로 걸어갔다. 입안이 퍽퍽하다, 더 걸음이 지치지 않게 지하철은 제때를 맞추어 도착했다. 





"..크"





집까지 가서 마시기에 그냥 아까워 가는 길에 한 캔을 까 목으로 넘겼다. 그새 미지근해져있었다, 그 캔을 다 마시고 걸어 걸어 집으로 왔다. 신발을 벗고 영현이 쥐어준 약봉지를 식탁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남은 캔들을 냉장고에 하나씩 정리하기 시작했다. 어, 뭐지. 그냥 눈물이 툭 쏟아졌다, 뭐야 나 취했나. 취했다고 하기엔 영현이 약을 챙겨바르라는 모습이 선명했다. 내가 생각해도 뜬금없이 쏟아진 눈물이라 쓱 닦아냈다.




*




"영현아"



"응?"





많이 바빠? 어, 조금? ㅇㅇ는 가방을 챙겼다. 나 알바 가야돼서, 먼저 일어날게. 영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고집으로 불러낸 터라 뭐라고 할 수 없었다, 작업중이었을텐데 굳이 보고싶다고 재촉해 만난 거였다. 알바 가기 전에 얼굴이 보고싶어서, 그래도 오늘은 좀 괜찮지 않을까. 너 봤으니까.


원필은 ㅇㅇ가 내민 원고를 살폈다. 미쳤네, 잘 뽑았는데? 다행이다. ㅇㅇ는 다시 내민 원고를 가방에 넣었다, 이틀밤을 새 너무 피곤했다.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다시 재회하는 썰 9 여주ver | 인스티즈

"응? 괜찮아 괜찮아"





내가 안 괜찮아 이것들아.





48.





"여보,"



"글 쓰는 중이야"





우리 이틀만에 전화했는데. 허무하게 전화가 끊어졌다, 웬일로 근데 글 쓰는 도중에 연락이 닿았다. ㅇㅇ는 휴대폰을 쳐다보다 사물함에 집어 넣었다. 일하자 일. ㅇㅇ는 단기 알바로 백화점 안내 데스크 자리를 지켰다. 매일 매일 새로운 사람들이 새로운 안건들을 들고 찾아온다. 그중에 완벽한 안내를 받는 사람은 극히 소수였다. 





"화장실이 어디에요?"



"네, 저기 오르..,"





가버렸다.





"아니 제대로 알려주던가! 한참 헤맸잖아, 참나"





이런 상황이 빈번하다 못해 익숙할 지경이었다. 그와중에 힐을 신은 다리가 하중의 무게에 아팠고, 꼿꼿히 편 허리는 단 한 번만이라도 구부리고 싶었다. 수고하셨습니다, 탈의실을 나와 백화점 문을 밀었다. 전화 0통 문자 0통 카톡 0개. 이것도 익숙할 지경이었다. 글 쓴다니까, ㅇㅇ는 휴대폰을 집어 넣고 횡단보도 앞에 섰다.





"어?"





강영현인데, 저거. 안경을 벗고 봐도 강영현이었다. 글 쓴다며, 듣지도 않고 끊더니 너무 아무렇지 않게 포차를 나온다.





"야"



"글 쓴다며"





횡단보도를 건너 사람들이 파할 때까지 기다렸다. 따지고 싶긴 했으나 다들 영현의 동기들이었다. 영현이 발걸음을 옮기려 할 때쯤 ㅇㅇ는 영현을 잡았다. 근데 너 왜 안 놀라?





"잠깐 나온거야"



"글 쓴다고 했잖아"



"잠깐 나온거라니까"





넌 네 집에서 삼십분 걸리는 장소로 잠깐 나오니? ㅇㅇ는 영현이 더 말을 덧붙여주길 바랐으나 영현은 ㅇㅇ의 손을 놓았다. 그래, 손 놓은 건 여름이니까 그렇다치자. 사소한 거짓말이었으나 괜히 하루의 피로가 영현에게 향했다.





"이틀만에 하는 말이 고작 그게 끝이야?"



"또 뭐,"



"우리 이틀만에 봤다고"





보고싶었다고. 말을 삼켰다, 영현 역시 피로감이 잔뜩 묻은 시선으로 내려다 보았다. 정말 작은 건데, 작은 실수였다고 미안하다고 하면 끝나는 건데. 





"할 말 없어?"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다시 재회하는 썰 9 여주ver | 인스티즈

"무슨 말이 듣고 싶은데"





꼭 듣고 싶은 말을 해주겠단다. 나 지금 너한테 뭐하니, 순간적으로 괜한 일을 키웠다는 생각이 들어 아니라고 답한 뒤 돌아섰다.





"왜 그냥 가"



"뭘 그냥 가. 집 가는 거야"



"너 그렇게 가면 나보고 어쩌라고"





영현이 ㅇㅇ의 팔목을 잡았다. 뭘 어째 그냥 집 간다고, 그리곤 금새 놓았다. 작게 내쉰 한숨이 ㅇㅇ를 통과한다. 





"...미안해"



"뭘"



"괜히 이 상황까지 만들었어. 미안"





영현은 대답이 없었다. 그리고 돌아서 걸었다, 나 요즘 네 뒷모습이 더 익숙한 거 같아. 사과를 받은 것도 받지 않은 것도 아닌 상황에서 영현은 혼자 걸어가버렸다. 점점 걸음이 빨라져 가는 거 같았다. 





*





"김원필"



"왜"



"강영현 어딨어?"



"걔? 우리집"



"아,"





나 알바 간다. 어 가.
일주일 전 데이트하고 연락이 안됐다. 글 쓰고 있구나 해서 연락을 자제하다가 문자를 넣었는데 읽지를 않아서 톡을 보냈는데 1이 사라지지 않았다. 우리 과톡은 1이 없던데. 그래서 영현이 깨어 있을 오후에 전화를 걸었다, 받질 않았다. 나흘째 걱정이 되어 찾아갔는데 집에 없었다, 문 안 열어준 건 아니겠지. 바람 쐬러 갔다보다 했다가 삼일이 지났다. 수업이 겹쳐 물으니 자신의 집에 있다고 했다. 아, 거기 있었구나.




*




"요즘 밥 안 챙겨 먹어? 살 빠지는 거 같은데"



"..."



"강영현"



"ㅇ, 어? 뭐라고?"





잠시만. 영현의 타이핑이 멈추었다, 챙겨 먹었어. 아닌 거 같은데,





"먹고 싶은 거 없어?"



"글쎄, 딱히"



"영화 볼래?"



"그래. 가자"





영현이 노트북을 접고 일어섰다. 아, 까진 상처에 좀 뒤처졌다. 왜? 봐봐. 별 거 아냐, 피나는데? 잠깐만 기다려. 영현이 카페를 뛰어 나갔다. ㅇㅇ는 어쩔수 없이 다시 자리에 앉았다. 영현은 금방 카페로 돌아왔다.





"..많이 아프지"



"아냐. 별 거 아니야"



"이거 계속 발라. 한 번만 바르지 말고"





영현이 데일밴드를 붙여주었다. ..어? 어. 영현이 내민 약봉지를 달랑거리며 영화관으로 향했다. 사실 딱히 보고 싶은 영화는 없었다. ㅇㅇ는 영현에게 자신이 표를 끊을테니 츄러스를 사와달라고 부탁했다. 알겠어, 영현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금방 옆옆 코너로 넘어가 줄을 섰다.





"그냥 제일 런닝타임 긴 영화로 주세요"




생각보다 영화는 재밌었다, 중간에 콜라를 집으려 보니 영현은 잠들어 있었다. 많이 피곤했나. 글이 안 나오는 건지 표정도 별로 밝지 못했다. 콜라를 집었던 손에 물기가 찬다, 그냥 내려놓았다. 그때부터 영화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아니 사실 영현을 이렇게 오래 보고 있는 건 또 오랜만이라 그렇게 영현을 보고 있었다.


잠들어서 미안하다고 했다. 괜찮다고 했고.
정말 런닝타임이 길어서 시간이 많이 늦어졌다, 나 가봐야 할 거 같은데. 어? 어. 작업 시간이 대부분 밤이었다, 오늘 오래 있긴했지. 영현은 다시 주머니에 손을 꽂아 넣고, 다른 한 손으론 휴대폰을 확인했다.





"가볼게. 못 데려다 줘서 미안"



"어? 아니야. 가"





영현은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섰다. 그리고 나는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냥 발이 좀 아파서. 데일밴드를 붙여놔도 좀 아파서. 오늘은 맥주가 땡겼다. 까먹기 전에 사가야지, 근처 편의점으로 들어가려는 차였다. 어?





"약 꼭 바르라고. 진짜 간다"





간 거 아니었어? 영현이 머리를 흩뜨리고 돌아서 걸었다. 흐트러진 머리를 정리하고 싶지가 않았다, 그렇게 걸어가는 모습을 점이 될 때까지 바라봤다. 그리고 맥주캔 몇 개 비닐봉지에 넣고 지하철역으로 걸어갔다. 입안이 퍽퍽하다, 더 걸음이 지치지 않게 지하철은 제때를 맞추어 도착했다. 





"..크"





집까지 가서 마시기에 그냥 아까워 가는 길에 한 캔을 까 목으로 넘겼다. 그새 미지근해져있었다, 그 캔을 다 마시고 걸어 걸어 집으로 왔다. 신발을 벗고 영현이 쥐어준 약봉지를 식탁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남은 캔들을 냉장고에 하나씩 정리하기 시작했다. 어, 뭐지. 그냥 눈물이 툭 쏟아졌다, 뭐야 나 취했나. 취했다고 하기엔 영현이 약을 챙겨바르라는 모습이 선명했다. 내가 생각해도 뜬금없이 쏟아진 눈물이라 쓱 닦아냈다.




*




"영현아"



"응?"





많이 바빠? 어, 조금? ㅇㅇ는 가방을 챙겼다. 나 알바 가야돼서, 먼저 일어날게. 영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고집으로 불러낸 터라 뭐라고 할 수 없었다, 작업중이었을텐데 굳이 보고싶다고 재촉해 만난 거였다. 알바 가기 전에 얼굴이 보고싶어서, 그래도 오늘은 좀 괜찮지 않을까. 너 봤으니까.


원필은 ㅇㅇ가 내민 원고를 살폈다. 미쳤네, 잘 뽑았는데? 다행이다. ㅇㅇ는 다시 내민 원고를 가방에 넣었다, 이틀밤을 새 너무 피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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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려?"



"어? 아니아니"





너무 피곤해 잠깐 과방에서 자고 갈까 생각 중이었는데 불쑥 영현이 나타났다. 오늘 수업 있었나, ㅇㅇ는 도리질쳤다. 마실래? 영현은 손에 든 커피를 건넸다. 어? ..어. ㅇㅇ는 영현이 내민 커피를 얼결에 받아 마셨다. 





"다 썼어?"



"응. 너도?'



"응, 김원필만 아직 미완성"



"광고를 해라"





원필은 소파에 드러누우며 ㅇㅇ에게 핀잔을 건넸다. 어 너 조용히 해, 영현은 가방을 맸다. 벌써 가게? 어, 애들이랑 약속이 있어서. 김원필 너 안 갈거야? 원필이 깜빡했다는듯이 손뼉을 치며 일어났다. 





"조심히 가"



"응 너도"



"야 나 간다"



"너 술 먹고 전화하지마. 죽어"





ㅇㅇ의 등짝을 탁 치고 떠나는 원필과 그 옆에 영현을 보다 ㅇㅇ는 소파에 누웠다. 졸려 미치겠다, 한 시간만 자고 가야지. 



-카톡
-카톡
-카톡



아 김원필 진짜.. 얼마나 잤는지 어두컴컴했다. 누가 봐도 이거 김원필이야, ㅇㅇ는 인상을 찌푸리며 휴대폰을 켰다. 부재중 7통 전부 영현이었다. 뭐지? 영현에게 전화를 걸으려던 순간 원필에게 먼저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야! 너 어디야, 전화는 왜 안 받.. 야, 강영현 받았어"



"너 어디야"



"...나 과방"





전화가 뚝 끊겨 버렸다. 뭐야, 부스스한 정신을 차리고 과방을 나왔다. 나 진짜 숙면했네, 학교의 불이 도서관을 제외하고 모두 소등 상태였다. ㅇㅇ는 눈을 비비며 건물을 빠져 나왔다. 하 집까지 어떻게 가, 벌써 귀찮아지는 걸음에 ㅇㅇ는 땅으로 시선을 박았다.





"야!"



"아 깜짝이야"





누군가 ㅇㅇ를 홱 돌려 놀랄 새도 없이 돌아가 올려다보니 영현이었다. 어? 뭐야?





"전화는 왜 안 받아, 걱정했잖아!"



"...뭐?"



"연락 끊기면 당장 나는 어떡해, 계속 찾아다녔잖아!"



"야 너 그만해. 찾았잖아"





화가 많이 난 모양이었다. ...아 미안 전화 온지 몰랐어. 언성이 높아진 영현을 중재한 건 원필이었다. 상황 파악이 조금씩 되고 있었다, 아. ㅇㅇ는 영현을 올려다 보았다. 어떡해, 싸늘한 눈빛이었으나 ㅇㅇ는 다른 눈이었다.





"미안, 진짜 미안해"



"...."



"무음으로 해놓고 잠들어서 몰랐나봐. 미안해"



"알겠어"





ㅇㅇ는 영현을 잡고 입술을 물었다. 그만 가자, 세 사람은 학교를 빠져 나왔다. 항상 시끄러운 세 사람이었으나 오늘따라 침묵이 길었다.





"갈게"



"어? 어. 미안해"



"아냐. 나 간다"



"어 가라"





영현이 먼저 등을 돌렸다. ㅇㅇ는 또 그렇게 영현의 뒷모습을 조우했다, 이게 익숙해서. 한참을 영현이 아주 멀어질 때까지 바라보고 서 있었다. 





"나 오늘 니네 집에서 잔다"



"그러던가"



"그리고 할 말 있어"



"해"



"집 가서 해"





얜 또 뭐야. 갑자기 잡지도 않던 분위기를 잡아, 원필에게 뭐냐는 눈빛을 보냈으나 원필은 묵묵부답이었다. 그래 우선 집으로 가자.

ㅇㅇ는 낑낑 거리며 요를 꺼내 침대 밑 바닥에 내려 놓았다. 이제 좀 니가 하지? 집주인이 해주는 거 아님? 아씨 저걸 확. ㅇㅇ는 이불까지 찾아 원필에게 던진 후에야 젖은 머리를 수건을 털며 침대에 앉았다. 뭔데 분위기 잡았다 풀었다해 뭔데.





"너 뭐하냐"



"뭐?"





아니 김원필 네 말대로 너 뭐하냐, 뭘 물어보는 거야.





"왜 그래?"



"주어 좀 넣어서 말해. 뭐라는거야 아까부터"



"강영현"



"영현이가 뭐"





원필은 요를 깔며 ㅇㅇ를 쳐다보았다. 너 진짜 내가 무슨 말 하는지 몰라서 그러는 거야? 아 똑바로 말하기나 해 너.





"그렇게 사과할 일이야?"



"뭐?"



"계속 내가 상관할 일 아니니까 그냥 있었는데,"



"근데 뭐"



"강영현한테 하는 거 보니까 내가 빡쳐서 말한다. 너 호구야? 왜 강영현한테 안절부절해 너네 사귀는 사이 아니야?"





내가 언제, 원필이 ㅇㅇ의 침대에서 베개를 끄집어 내리며 한 마디했다. 지금까지 쭉, 한 달 전부터. ㅇㅇ는 원필의 말에 이해하려 애썼다, 내가 영현이한테 안절부절했어? 너 성은 어디에 빼먹고 언제부터 영현이냐.





"야"



"왜"



"그냥 울어"





뭘 울어. 너 지금 눈에 눈물 엄청 고였거든?
원필이 미간을 찌푸리며 답했다. 내가 왜 울어, 원필은 더이상 대답을 하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또 눈물이 고여 있었다. 나 요즘 이상해, 툭하면 그래 미쳤나봐. 원필은 또 답이 없었다. 아니 이젠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강영현한테 그런 거 내가 잘못해서 그런 ㄱ,





"잘못했다고?"



"솔직하게 까고 얘기하자. 물론 나 강영현 친구 맞는데, 그전에 네 친구거든?"



"연락 뚝뚝 끊는 게 누군데, 넌 글 안 써? 졸린데 커피를 받아 마셔 왜? 왜 나한테 강영현 어딨냐고 자꾸 물어. 알고 있어야 하는 건 넌데"





누구 잘못이 크다 작다하는 거 아닌데,


너 되게 작아보여. 지금도.





49.




- 김원필, 퇴근하고 나 감기약 좀





뭐지? 잘못 보낸 건가. ㅇㅇ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 잠시 휴대폰을 들었다. 강영현인 거 같은데, ..어디 아픈가? 문자 넘겨 줘야 하나.





"무슨 일 있으세요?"



"네? 아뇨. 아니에요"





내가 상관할 일 아니잖아. 근데 김원필 얜 또 왜 전화 안 받아, ㅇㅇ는 어색하게 웃으며 답했다. 그때부터 속이 얹힌 것처럼 더부룩했다. 그래도 좋은 사람이었다. 김원필 이번엔 제대로 소개해준 거 맞네. 지난번에 데려다 주었던 그 사람이었다, 다정했고 또 다정한 사람이었다. 





- 야 열감기약으로 사와





얘 자꾸 왜 나한테 보내. 번호 헷갈렸나, ㅇㅇ는 차를 마시고 헤어지잔 상대방에게 다음 약속을 잡고 조금 일찍히 일어났다. 태워다 드릴게요? 네? 아 감사합니다. 다행히 어색함을 많이 지웠고 상대는 ㅇㅇ를 오피스텔 앞으로 데려다 주었다.





"들어가서 연락 드릴게요,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네. 제가 먼저 연락 하겠습니다"






ㅇㅇ를 내려준 차가 사거리를 통과해 보이지 않을때까지 미소를 지우지 않았다. 괜찮은 사람 맞는 거 같은데, ㅇㅇ는 오피스텔로 발걸음을 돌렸다. 아, 김원필. ㅇㅇ는 원필에게 다시 한 번 전화를 걸었으나 야근인 건지 휴대폰을 어디에 둔 건지 통 전화가 되지 않았다. ..어떡하지.






"...야"



"어?"





결국 문을 두드렸다. 감기약을 사들고, 이렇게 얼굴 볼 사이는 아니지만 아프다는데 사람이 정 없게 무시하는 것도 아니지. 근데 아픈 사람치고 좀 멀쩡하다 너? ㅇㅇ는 감기약을 내밀며 영현을 올려다 보았다. 





"야 뭐ㅎ,"



"야"



"너 안 아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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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그래 니가 왜 엿을 안 맥이나 궁금한 차였다. 똥개훈련 시키냐 지금? 이 시간에? ㅇㅇ는 직감적으로 영현의 이마에 손을 갖다 댔다. 너무 멀쩡하신데? 죽을래? ㅇㅇ는 그대로 영현의 정강이를 깠다. 






"아,"



"이제 아프지? 진짜 사람 엿 맥이는 것도 가지가지.. 한 번만 더 이런 장난 치면 너 진짜 친다"





ㅇㅇ는 문을 쾅 닫았다. 아씨 발걸음 아까워, 돈 아까워. 아 짜증나 강영현 진짜로. 진짜 아픈 줄 알았잖아.





*




- 어디야?


- 나 감기약 좀 사다주라





이게 또 어디서 엿을 맥이려고, 아니 얘 일할 땐 안 그러다 왜 이래 퇴근하니까? ㅇㅇ는 웅웅 울리는 휴대폰을 덮었다. 죄송해요, 어디까지 말하셨죠..? 메이크업 열심히 한 보람 있게 강영현 너 연락 한 번만 하면 진짜 때린다. ㅇㅇ는 다시 그 사람을 만났다. 일주일 조금 더 되고 그 후에, 이번에 먼저 연락을 한 건 ㅇㅇ였다. 이게 설레임인지는 모르겠으나 잡생각을 조금은 덜 수 있었다.





"영화는 제가 살게요. 밥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공통점도 어찌보면 있었다. 몇 번의 만남이었으나 비슷한 취향임을 알았고 비슷한 장단점을 가진 것도 알았다, 영화관까지 가는 길은 그리 멀지 않아 함께 걷기로 했다. 오랜만에 입은 원피스가 조금 선바람에 일렁였다. ㅇㅇ는 영화를 볼 때 딱히 뭘 먹는 타입이 아니었다, 그 또한 그랬다. 함께 자리에 앉아 작은 대화를 소근거리며 영화가 시작하기를 기다리며 ㅇㅇ는 옅은 미소를 머금었다.





"아, 잠시만요"



- 나 아파





진짜 강영현, ㅇㅇ는 작은 밝기로 확인한 카톡을 씹었다. 두 번은 안 통한다. 





"시작하네요"





분명 이건 엿인데 짜증나게 휴대폰을 두 번이나 확인하게 했다. 정말 오랜만에 좋은 사람과 마음 편하게 보는 중이었는데 뭔가가 마음을 툭툭 때린다. 내가 미쳐, 결국 ㅇㅇ는 도중에 한숨을 뱉었다. 어디 불편하세요? 네? 아뇨, 아니에요.

그 후론 무시했다. 철저하게 그렇게 엔딩 크래딧이 올라갔다, 이번 역시 그의 차를 타고 오피스텔 앞에 내렸다. 





"태워다 주셔서 감사해요, 혹시 다음 주에 시간.. 괜찮으세요?"



"아 다음 주는 제가 출장이 있어서"



"..아, 네 알겠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까였다.
그는 편하게 웃고 차를 출발 시켰다. 그러나 ㅇㅇ는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제길 까였다. 먼저 연락한다느니, 에프터가 전혀 없는 모습만 봐도 ㅇㅇ는 알 수 있었다. ㅇㅇ는 불어오는 머리를 쓸어 올렸다. 그래 그럴 수 있지, ..망할 뭐 그럴 수 있지야. 아 설마. 그리고 ㅇㅇ는 혹시나 머리에 스친 대화를 다시 리플레이 했다.






"친구분께서 연락을 되게 자주 하시나봐요"





하 친구 아닌데요. 친구 아니었는데.., 이미 가버린 차에 대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혹시나는 역시나였다, 오늘은 폰을 좀 많이 흘낏거렸다. 하, 강영현 진짜 너 어디까지 맥이는 거야. 괜한 오해를 사버렸다. 아나, 이렇게도 까이는구나 난.





"여보세요"



"저, 오빠 전 여자친구인데요"





이 전화는 뭐죠. 나는 왜 여기에 앉아 있는 거야, 그리고 엘레베이터를 내리며 걸려온 뜬금없는 전화에 다시 오피스텔을 나와 근처 카페에 앉아 발신자를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ㅇㅇ는 다시 한 번 머릴 쓸어올리며 생각했다. 근데 내가 왜 사람을 만나야 하는 거지. 하도 좀 간절하게 이야기해서 나오긴 나왔는데, 아 저기 오네.





"...아"





뭐라 인사하기도 뭐하고 ㅇㅇ가 그녀에게 시선을 올렸을땐 이미 제대로 된 물벼락을 맞은 후였다. 뭐야 지금?





"뭐하시는 거에요?"



"뭐하는 거 같은데"



"야"





너 말이 좀 많이 짧다, 어디서 다 잘라 먹고 시비야. ㅇㅇ는 젖은 얼굴을 어찌하기도 전에 열이 뻗쳐 일어섰다. 살기 오른 눈빛이었으나 그런 눈빛에 질 ㅇㅇ는 더 아니었다. 할 말이 이 물이었어? 내가 뭘 어떻게 했는데. 그녀는 정말 진심으로 ㅇㅇ를 경멸하는 표정으로 끝내 바라보았다.





"너만 아니었음, 다 됐어. 네가 불쑥 망친거야. 알아?"



"뭘 알아야 하는데. 상식적으로 행동하시죠?"





아니 뜬금없이 불러내서, 아. 
다시 뺨에 차가운 물이 닿았다. 이게 진짜, ㅇㅇ는 그녀를 잡으려 했으나 그렇게 팩 돌아서 가버렸다. 시발 나 지금 왜 물 맞은 건데. 카페에 앉아 있던 사람들의 수군거림이 들려왔다. 뭐야? 바람폈나봐. 바람이요? 바람으로 맞을 일 있어요? 나이 먹고 이게 뭐하는 짓이야. ㅇㅇ는 얼굴을 쓸어 내리고 그대로 카페를 나왔다.





"안 받아?"





왜 사람을 한 번에 호구 만들고 그것도 모자라 어이없게 비참한 꼴로 만들어. 하씨, 굽이 맨홀에 끼었다. 아 구두도 갔다. 내 멘탈과 함께, 대체 이게 한 시간만에 무슨 날벼락인데. 까인 것도 속상해 죽겠는데 전 애인의 전 애인에게 두 번이나 물로 뺨을 맞았다. 내가 한 대 쳐도 할 말 없어, 강영현. ㅇㅇ는 곧장 영현의 오피스텔로 향했다. 그리고 초인종을 세번이나 눌렀다, 그리고 빡쳐서 문을 쾅쾅 두들겼다.





"야 조용히 안해?"



"강영현 어딨어"



"야 너 꼴이..."



"비켜"



"야, 야!"





넌 비켜. ㅇㅇ는 원필의 팔을 거세게 뿌리쳤다. 침실엔 없었다, 아 서재에 앉아 있었다. 앉아 있어? 내가 문을 몇 번 두들겼는데. 내가 몇 번 전화 했는데, ㅇㅇ는 곧장 영현 앞에 놓인 물을 영현에게 고스란히 뿌렸다.





"대체 나한테 왜 이래?"





영현이 ㅇㅇ를 올려다 보았다, 근데 아무 말도 없었다. 한 마디만 해, 나 이렇게 깽판 치는 거 혼자 난리 치는 거 아니라고.





"내가 너 때문에 이런 꼴을 당해야 속이 시원하니?"



"..너 소개팅 일부러 그랬지"



"지금도 아픈 거 아니지"





아, 이러려고 저번에 전초전으로 연락한 거였어? 앞뒤가 제 짝을 찾은마냥 들어 맞는다.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건데 너.





"야 그만해"



"뭘 그만해! 나 지금 뭐하고 왔는지 알아? 내가 그 사람 마음에 든다고 너한테 부탁했었지, 쟤가 자꾸 연락하고 그 사람 오해 했다고. 근데 이미 그 사람은 아닌 거 같더라, 그렇게 까였거든? 그건 그렇다 쳐. 아니 못 쳐, 근데 내가 왜 강영현 전 애인한테 쌍욕 먹고 물까지 맞아야 하는데!! 강영현 너 입이 있으면 한 번 해봐. 왜 못 잡아 먹어서 그렇게 안달인데!"





ㅇㅇ는 자신을 말리는 원필에게 소리쳤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야, ㅇㅇ의 눈엔 눈물이 제대로 고여 있었다. 화장 번진 거야, 다시 꺼내 입은 원피스가 물을 먹어 축 쳐져 있었고 머리에선 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런데도 영현은 말이 없었다.





"말 하라고"



"...우선 가. 너 너무 흥분했어"



"너랑 잔 거 때문에 그래? 그래 그거 미안하다, 기억 제대로 못하는 것도 미안해. 됐어? 됐냐고"



"이건 또 무슨.. 야 너 우선 가. 나중에 대화해"





너 왜 자꾸 강영현편 들어? 너는 내가 비참하지도 않아? ㅇㅇ는 원필을 노려보았다. 눈물 한 방울이 바닥으로 추락했다, 원필은 안절부절 했으나 ㅇㅇ를 끌고 나갔다. 내일 얘기하자. 너랑 할 말 없어, 앞으로도. ㅇㅇ는 가방을 챙겨 집을 나섰다. 끝내 너도 싫어, 너까지 나한테 등을 돌려 왜.





***





"지금 먹을 거 아니면 너도 설명하고 자라"




ㅇㅇ가 그렇게 나가버리고 영현은 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며 거실로 나왔다. 하 시발 머리 울려, 제정신을 붙잡고 있는 것도 힘들었다. 한 마디에 열기가 그대로 날 거 같았다, 영현은 으슬한 기운을 잠식시키려 잠시 아일랜드 식탁을 붙잡고 서 있었다.




"약은 먹고, 너 수면제 먹지마. 지금 설명하라고"





원필은 날카롭게 영현을 저지했다. 손도 떨렸다, 하 존나 말 안 듣네. 열기가 펄펄 끓었다. 영현은 고개를 끄덕이고 우선 원필이 사온 감기약을 입에 털어 넣었다. 약도 존나 많네, 두 차례나 입에 털어 넣고 나서야 영현은 의자를 끌어다 앉았다. 아니 그대로 식탁에 옆으로 몸을 엎드렸다.





"뭐부터 설명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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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부터 설명하면 덜 맞는데"



"...진짜 돌았냐?"





원필은 머리를 쓸어 올렸다. 누구 좋다고 그 짓을 해? 





"....몰라 시발"



"네가 모르면 어떡해. 덜 처맞고 싶으면 딱 말해, 왜 깼어 소개팅"



"몰라서 물어?"



"알아서 물어 시발, 답하라고"





너 진짜 아프지만 않았어도.. 원필은 기운이 빠질대로 빠진 영현을 바라보며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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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음으로 해놓고 잠들어서 몰랐나봐. 미안해"



"알겠어"





ㅇㅇ는 영현을 잡고 입술을 물었다. 그만 가자, 세 사람은 학교를 빠져 나왔다. 항상 시끄러운 세 사람이었으나 오늘따라 침묵이 길었다.





"갈게"



"어? 어. 미안해"



"아냐. 나 간다"



"어 가라"





영현이 먼저 등을 돌렸다. ㅇㅇ는 또 그렇게 영현의 뒷모습을 조우했다, 이게 익숙해서. 한참을 영현이 아주 멀어질 때까지 바라보고 서 있었다. 





"나 오늘 니네 집에서 잔다"



"그러던가"



"그리고 할 말 있어"



"해"



"집 가서 해"





얜 또 뭐야. 갑자기 잡지도 않던 분위기를 잡아, 원필에게 뭐냐는 눈빛을 보냈으나 원필은 묵묵부답이었다. 그래 우선 집으로 가자.

ㅇㅇ는 낑낑 거리며 요를 꺼내 침대 밑 바닥에 내려 놓았다. 이제 좀 니가 하지? 집주인이 해주는 거 아님? 아씨 저걸 확. ㅇㅇ는 이불까지 찾아 원필에게 던진 후에야 젖은 머리를 수건을 털며 침대에 앉았다. 뭔데 분위기 잡았다 풀었다해 뭔데.





"너 뭐하냐"



"뭐?"





아니 김원필 네 말대로 너 뭐하냐, 뭘 물어보는 거야.





"왜 그래?"



"주어 좀 넣어서 말해. 뭐라는거야 아까부터"



"강영현"



"영현이가 뭐"





원필은 요를 깔며 ㅇㅇ를 쳐다보았다. 너 진짜 내가 무슨 말 하는지 몰라서 그러는 거야? 아 똑바로 말하기나 해 너.





"그렇게 사과할 일이야?"



"뭐?"



"계속 내가 상관할 일 아니니까 그냥 있었는데,"



"근데 뭐"



"강영현한테 하는 거 보니까 내가 빡쳐서 말한다. 너 호구야? 왜 강영현한테 안절부절해 너네 사귀는 사이 아니야?"





내가 언제, 원필이 ㅇㅇ의 침대에서 베개를 끄집어 내리며 한 마디했다. 지금까지 쭉, 한 달 전부터. ㅇㅇ는 원필의 말에 이해하려 애썼다, 내가 영현이한테 안절부절했어? 너 성은 어디에 빼먹고 언제부터 영현이냐.





"야"



"왜"



"그냥 울어"





뭘 울어. 너 지금 눈에 눈물 엄청 고였거든?
원필이 미간을 찌푸리며 답했다. 내가 왜 울어, 원필은 더이상 대답을 하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또 눈물이 고여 있었다. 나 요즘 이상해, 툭하면 그래 미쳤나봐. 원필은 또 답이 없었다. 아니 이젠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강영현한테 그런 거 내가 잘못해서 그런 ㄱ,





"잘못했다고?"



"솔직하게 까고 얘기하자. 물론 나 강영현 친구 맞는데, 그전에 네 친구거든?"



"연락 뚝뚝 끊는 게 누군데, 넌 글 안 써? 졸린데 커피를 받아 마셔 왜? 왜 나한테 강영현 어딨냐고 자꾸 물어. 알고 있어야 하는 건 넌데"





누구 잘못이 크다 작다하는 거 아닌데,


너 되게 작아보여. 지금도.





49.




- 김원필, 퇴근하고 나 감기약 좀





뭐지? 잘못 보낸 건가. ㅇㅇ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 잠시 휴대폰을 들었다. 강영현인 거 같은데, ..어디 아픈가? 문자 넘겨 줘야 하나.





"무슨 일 있으세요?"



"네? 아뇨. 아니에요"





내가 상관할 일 아니잖아. 근데 김원필 얜 또 왜 전화 안 받아, ㅇㅇ는 어색하게 웃으며 답했다. 그때부터 속이 얹힌 것처럼 더부룩했다. 그래도 좋은 사람이었다. 김원필 이번엔 제대로 소개해준 거 맞네. 지난번에 데려다 주었던 그 사람이었다, 다정했고 또 다정한 사람이었다. 





- 야 열감기약으로 사와





얘 자꾸 왜 나한테 보내. 번호 헷갈렸나, ㅇㅇ는 차를 마시고 헤어지잔 상대방에게 다음 약속을 잡고 조금 일찍히 일어났다. 태워다 드릴게요? 네? 아 감사합니다. 다행히 어색함을 많이 지웠고 상대는 ㅇㅇ를 오피스텔 앞으로 데려다 주었다.





"들어가서 연락 드릴게요,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네. 제가 먼저 연락 하겠습니다"






ㅇㅇ를 내려준 차가 사거리를 통과해 보이지 않을때까지 미소를 지우지 않았다. 괜찮은 사람 맞는 거 같은데, ㅇㅇ는 오피스텔로 발걸음을 돌렸다. 아, 김원필. ㅇㅇ는 원필에게 다시 한 번 전화를 걸었으나 야근인 건지 휴대폰을 어디에 둔 건지 통 전화가 되지 않았다. ..어떡하지.






"...야"



"어?"





결국 문을 두드렸다. 감기약을 사들고, 이렇게 얼굴 볼 사이는 아니지만 아프다는데 사람이 정 없게 무시하는 것도 아니지. 근데 아픈 사람치고 좀 멀쩡하다 너? ㅇㅇ는 감기약을 내밀며 영현을 올려다 보았다. 





"야 뭐ㅎ,"



"야"



"너 안 아프지"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다시 재회하는 썰 9 여주ver | 인스티즈

"어?"





그래 니가 왜 엿을 안 맥이나 궁금한 차였다. 똥개훈련 시키냐 지금? 이 시간에? ㅇㅇ는 직감적으로 영현의 이마에 손을 갖다 댔다. 너무 멀쩡하신데? 죽을래? ㅇㅇ는 그대로 영현의 정강이를 깠다. 






"아,"



"이제 아프지? 진짜 사람 엿 맥이는 것도 가지가지.. 한 번만 더 이런 장난 치면 너 진짜 친다"





ㅇㅇ는 문을 쾅 닫았다. 아씨 발걸음 아까워, 돈 아까워. 아 짜증나 강영현 진짜로. 진짜 아픈 줄 알았잖아.





*




- 어디야?


- 나 감기약 좀 사다주라





이게 또 어디서 엿을 맥이려고, 아니 얘 일할 땐 안 그러다 왜 이래 퇴근하니까? ㅇㅇ는 웅웅 울리는 휴대폰을 덮었다. 죄송해요, 어디까지 말하셨죠..? 메이크업 열심히 한 보람 있게 강영현 너 연락 한 번만 하면 진짜 때린다. ㅇㅇ는 다시 그 사람을 만났다. 일주일 조금 더 되고 그 후에, 이번에 먼저 연락을 한 건 ㅇㅇ였다. 이게 설레임인지는 모르겠으나 잡생각을 조금은 덜 수 있었다.





"영화는 제가 살게요. 밥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공통점도 어찌보면 있었다. 몇 번의 만남이었으나 비슷한 취향임을 알았고 비슷한 장단점을 가진 것도 알았다, 영화관까지 가는 길은 그리 멀지 않아 함께 걷기로 했다. 오랜만에 입은 원피스가 조금 선바람에 일렁였다. ㅇㅇ는 영화를 볼 때 딱히 뭘 먹는 타입이 아니었다, 그 또한 그랬다. 함께 자리에 앉아 작은 대화를 소근거리며 영화가 시작하기를 기다리며 ㅇㅇ는 옅은 미소를 머금었다.





"아, 잠시만요"



- 나 아파





진짜 강영현, ㅇㅇ는 작은 밝기로 확인한 카톡을 씹었다. 두 번은 안 통한다. 





"시작하네요"





분명 이건 엿인데 짜증나게 휴대폰을 두 번이나 확인하게 했다. 정말 오랜만에 좋은 사람과 마음 편하게 보는 중이었는데 뭔가가 마음을 툭툭 때린다. 내가 미쳐, 결국 ㅇㅇ는 도중에 한숨을 뱉었다. 어디 불편하세요? 네? 아뇨, 아니에요.

그 후론 무시했다. 철저하게 그렇게 엔딩 크래딧이 올라갔다, 이번 역시 그의 차를 타고 오피스텔 앞에 내렸다. 





"태워다 주셔서 감사해요, 혹시 다음 주에 시간.. 괜찮으세요?"



"아 다음 주는 제가 출장이 있어서"



"..아, 네 알겠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까였다.
그는 편하게 웃고 차를 출발 시켰다. 그러나 ㅇㅇ는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제길 까였다. 먼저 연락한다느니, 에프터가 전혀 없는 모습만 봐도 ㅇㅇ는 알 수 있었다. ㅇㅇ는 불어오는 머리를 쓸어 올렸다. 그래 그럴 수 있지, ..망할 뭐 그럴 수 있지야. 아 설마. 그리고 ㅇㅇ는 혹시나 머리에 스친 대화를 다시 리플레이 했다.






"친구분께서 연락을 되게 자주 하시나봐요"





하 친구 아닌데요. 친구 아니었는데.., 이미 가버린 차에 대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혹시나는 역시나였다, 오늘은 폰을 좀 많이 흘낏거렸다. 하, 강영현 진짜 너 어디까지 맥이는 거야. 괜한 오해를 사버렸다. 아나, 이렇게도 까이는구나 난.





"여보세요"



"저, 오빠 전 여자친구인데요"





이 전화는 뭐죠. 나는 왜 여기에 앉아 있는 거야, 그리고 엘레베이터를 내리며 걸려온 뜬금없는 전화에 다시 오피스텔을 나와 근처 카페에 앉아 발신자를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ㅇㅇ는 다시 한 번 머릴 쓸어올리며 생각했다. 근데 내가 왜 사람을 만나야 하는 거지. 하도 좀 간절하게 이야기해서 나오긴 나왔는데, 아 저기 오네.





"...아"





뭐라 인사하기도 뭐하고 ㅇㅇ가 그녀에게 시선을 올렸을땐 이미 제대로 된 물벼락을 맞은 후였다. 뭐야 지금?





"뭐하시는 거에요?"



"뭐하는 거 같은데"



"야"





너 말이 좀 많이 짧다, 어디서 다 잘라 먹고 시비야. ㅇㅇ는 젖은 얼굴을 어찌하기도 전에 열이 뻗쳐 일어섰다. 살기 오른 눈빛이었으나 그런 눈빛에 질 ㅇㅇ는 더 아니었다. 할 말이 이 물이었어? 내가 뭘 어떻게 했는데. 그녀는 정말 진심으로 ㅇㅇ를 경멸하는 표정으로 끝내 바라보았다.





"너만 아니었음, 다 됐어. 네가 불쑥 망친거야. 알아?"



"뭘 알아야 하는데. 상식적으로 행동하시죠?"





아니 뜬금없이 불러내서, 아. 
다시 뺨에 차가운 물이 닿았다. 이게 진짜, ㅇㅇ는 그녀를 잡으려 했으나 그렇게 팩 돌아서 가버렸다. 시발 나 지금 왜 물 맞은 건데. 카페에 앉아 있던 사람들의 수군거림이 들려왔다. 뭐야? 바람폈나봐. 바람이요? 바람으로 맞을 일 있어요? 나이 먹고 이게 뭐하는 짓이야. ㅇㅇ는 얼굴을 쓸어 내리고 그대로 카페를 나왔다.





"안 받아?"





왜 사람을 한 번에 호구 만들고 그것도 모자라 어이없게 비참한 꼴로 만들어. 하씨, 굽이 맨홀에 끼었다. 아 구두도 갔다. 내 멘탈과 함께, 대체 이게 한 시간만에 무슨 날벼락인데. 까인 것도 속상해 죽겠는데 전 애인의 전 애인에게 두 번이나 물로 뺨을 맞았다. 내가 한 대 쳐도 할 말 없어, 강영현. ㅇㅇ는 곧장 영현의 오피스텔로 향했다. 그리고 초인종을 세번이나 눌렀다, 그리고 빡쳐서 문을 쾅쾅 두들겼다.





"야 조용히 안해?"



"강영현 어딨어"



"야 너 꼴이..."



"비켜"



"야, 야!"





넌 비켜. ㅇㅇ는 원필의 팔을 거세게 뿌리쳤다. 침실엔 없었다, 아 서재에 앉아 있었다. 앉아 있어? 내가 문을 몇 번 두들겼는데. 내가 몇 번 전화 했는데, ㅇㅇ는 곧장 영현 앞에 놓인 물을 영현에게 고스란히 뿌렸다.





"대체 나한테 왜 이래?"





영현이 ㅇㅇ를 올려다 보았다, 근데 아무 말도 없었다. 한 마디만 해, 나 이렇게 깽판 치는 거 혼자 난리 치는 거 아니라고.





"내가 너 때문에 이런 꼴을 당해야 속이 시원하니?"



"..너 소개팅 일부러 그랬지"



"지금도 아픈 거 아니지"





아, 이러려고 저번에 전초전으로 연락한 거였어? 앞뒤가 제 짝을 찾은마냥 들어 맞는다.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건데 너.





"야 그만해"



"뭘 그만해! 나 지금 뭐하고 왔는지 알아? 내가 그 사람 마음에 든다고 너한테 부탁했었지, 쟤가 자꾸 연락하고 그 사람 오해 했다고. 근데 이미 그 사람은 아닌 거 같더라, 그렇게 까였거든? 그건 그렇다 쳐. 아니 못 쳐, 근데 내가 왜 강영현 전 애인한테 쌍욕 먹고 물까지 맞아야 하는데!! 강영현 너 입이 있으면 한 번 해봐. 왜 못 잡아 먹어서 그렇게 안달인데!"





ㅇㅇ는 자신을 말리는 원필에게 소리쳤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야, ㅇㅇ의 눈엔 눈물이 제대로 고여 있었다. 화장 번진 거야, 다시 꺼내 입은 원피스가 물을 먹어 축 쳐져 있었고 머리에선 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런데도 영현은 말이 없었다.





"말 하라고"



"...우선 가. 너 너무 흥분했어"



"너랑 잔 거 때문에 그래? 그래 그거 미안하다, 기억 제대로 못하는 것도 미안해. 됐어? 됐냐고"



"이건 또 무슨.. 야 너 우선 가. 나중에 대화해"





너 왜 자꾸 강영현편 들어? 너는 내가 비참하지도 않아? ㅇㅇ는 원필을 노려보았다. 눈물 한 방울이 바닥으로 추락했다, 원필은 안절부절 했으나 ㅇㅇ를 끌고 나갔다. 내일 얘기하자. 너랑 할 말 없어, 앞으로도. ㅇㅇ는 가방을 챙겨 집을 나섰다. 끝내 너도 싫어, 너까지 나한테 등을 돌려 왜.





***





"지금 먹을 거 아니면 너도 설명하고 자라"




ㅇㅇ가 그렇게 나가버리고 영현은 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며 거실로 나왔다. 하 시발 머리 울려, 제정신을 붙잡고 있는 것도 힘들었다. 한 마디에 열기가 그대로 날 거 같았다, 영현은 으슬한 기운을 잠식시키려 잠시 아일랜드 식탁을 붙잡고 서 있었다.




"약은 먹고, 너 수면제 먹지마. 지금 설명하라고"





원필은 날카롭게 영현을 저지했다. 손도 떨렸다, 하 존나 말 안 듣네. 열기가 펄펄 끓었다. 영현은 고개를 끄덕이고 우선 원필이 사온 감기약을 입에 털어 넣었다. 약도 존나 많네, 두 차례나 입에 털어 넣고 나서야 영현은 의자를 끌어다 앉았다. 아니 그대로 식탁에 옆으로 몸을 엎드렸다.





"뭐부터 설명할래"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다시 재회하는 썰 9 여주ver | 인스티즈

"뭐부터 설명하면 덜 맞는데"



"...진짜 돌았냐?"





원필은 머리를 쓸어 올렸다. 누구 좋다고 그 짓을 해? 





"....몰라 시발"



"네가 모르면 어떡해. 덜 처맞고 싶으면 딱 말해, 왜 깼어 소개팅"



"몰라서 물어?"



"알아서 물어 시발, 답하라고"





너 진짜 아프지만 않았어도.. 원필은 기운이 빠질대로 빠진 영현을 바라보며 내뱉었다.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다시 재회하는 썰 9 여주ver | 인스티즈

"...."



"무음으로 해놓고 잠들어서 몰랐나봐. 미안해"



"알겠어"





ㅇㅇ는 영현을 잡고 입술을 물었다. 그만 가자, 세 사람은 학교를 빠져 나왔다. 항상 시끄러운 세 사람이었으나 오늘따라 침묵이 길었다.





"갈게"



"어? 어. 미안해"



"아냐. 나 간다"



"어 가라"





영현이 먼저 등을 돌렸다. ㅇㅇ는 또 그렇게 영현의 뒷모습을 조우했다, 이게 익숙해서. 한참을 영현이 아주 멀어질 때까지 바라보고 서 있었다. 





"나 오늘 니네 집에서 잔다"



"그러던가"



"그리고 할 말 있어"



"해"



"집 가서 해"





얜 또 뭐야. 갑자기 잡지도 않던 분위기를 잡아, 원필에게 뭐냐는 눈빛을 보냈으나 원필은 묵묵부답이었다. 그래 우선 집으로 가자.

ㅇㅇ는 낑낑 거리며 요를 꺼내 침대 밑 바닥에 내려 놓았다. 이제 좀 니가 하지? 집주인이 해주는 거 아님? 아씨 저걸 확. ㅇㅇ는 이불까지 찾아 원필에게 던진 후에야 젖은 머리를 수건을 털며 침대에 앉았다. 뭔데 분위기 잡았다 풀었다해 뭔데.





"너 뭐하냐"



"뭐?"





아니 김원필 네 말대로 너 뭐하냐, 뭘 물어보는 거야.





"왜 그래?"



"주어 좀 넣어서 말해. 뭐라는거야 아까부터"



"강영현"



"영현이가 뭐"





원필은 요를 깔며 ㅇㅇ를 쳐다보았다. 너 진짜 내가 무슨 말 하는지 몰라서 그러는 거야? 아 똑바로 말하기나 해 너.





"그렇게 사과할 일이야?"



"뭐?"



"계속 내가 상관할 일 아니니까 그냥 있었는데,"



"근데 뭐"



"강영현한테 하는 거 보니까 내가 빡쳐서 말한다. 너 호구야? 왜 강영현한테 안절부절해 너네 사귀는 사이 아니야?"





내가 언제, 원필이 ㅇㅇ의 침대에서 베개를 끄집어 내리며 한 마디했다. 지금까지 쭉, 한 달 전부터. ㅇㅇ는 원필의 말에 이해하려 애썼다, 내가 영현이한테 안절부절했어? 너 성은 어디에 빼먹고 언제부터 영현이냐.





"야"



"왜"



"그냥 울어"





뭘 울어. 너 지금 눈에 눈물 엄청 고였거든?
원필이 미간을 찌푸리며 답했다. 내가 왜 울어, 원필은 더이상 대답을 하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또 눈물이 고여 있었다. 나 요즘 이상해, 툭하면 그래 미쳤나봐. 원필은 또 답이 없었다. 아니 이젠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강영현한테 그런 거 내가 잘못해서 그런 ㄱ,





"잘못했다고?"



"솔직하게 까고 얘기하자. 물론 나 강영현 친구 맞는데, 그전에 네 친구거든?"



"연락 뚝뚝 끊는 게 누군데, 넌 글 안 써? 졸린데 커피를 받아 마셔 왜? 왜 나한테 강영현 어딨냐고 자꾸 물어. 알고 있어야 하는 건 넌데"





누구 잘못이 크다 작다하는 거 아닌데,


너 되게 작아보여. 지금도.





49.




- 김원필, 퇴근하고 나 감기약 좀





뭐지? 잘못 보낸 건가. ㅇㅇ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 잠시 휴대폰을 들었다. 강영현인 거 같은데, ..어디 아픈가? 문자 넘겨 줘야 하나.





"무슨 일 있으세요?"



"네? 아뇨. 아니에요"





내가 상관할 일 아니잖아. 근데 김원필 얜 또 왜 전화 안 받아, ㅇㅇ는 어색하게 웃으며 답했다. 그때부터 속이 얹힌 것처럼 더부룩했다. 그래도 좋은 사람이었다. 김원필 이번엔 제대로 소개해준 거 맞네. 지난번에 데려다 주었던 그 사람이었다, 다정했고 또 다정한 사람이었다. 





- 야 열감기약으로 사와





얘 자꾸 왜 나한테 보내. 번호 헷갈렸나, ㅇㅇ는 차를 마시고 헤어지잔 상대방에게 다음 약속을 잡고 조금 일찍히 일어났다. 태워다 드릴게요? 네? 아 감사합니다. 다행히 어색함을 많이 지웠고 상대는 ㅇㅇ를 오피스텔 앞으로 데려다 주었다.





"들어가서 연락 드릴게요,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네. 제가 먼저 연락 하겠습니다"






ㅇㅇ를 내려준 차가 사거리를 통과해 보이지 않을때까지 미소를 지우지 않았다. 괜찮은 사람 맞는 거 같은데, ㅇㅇ는 오피스텔로 발걸음을 돌렸다. 아, 김원필. ㅇㅇ는 원필에게 다시 한 번 전화를 걸었으나 야근인 건지 휴대폰을 어디에 둔 건지 통 전화가 되지 않았다. ..어떡하지.






"...야"



"어?"





결국 문을 두드렸다. 감기약을 사들고, 이렇게 얼굴 볼 사이는 아니지만 아프다는데 사람이 정 없게 무시하는 것도 아니지. 근데 아픈 사람치고 좀 멀쩡하다 너? ㅇㅇ는 감기약을 내밀며 영현을 올려다 보았다. 





"야 뭐ㅎ,"



"야"



"너 안 아프지"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다시 재회하는 썰 9 여주ver | 인스티즈

"어?"





그래 니가 왜 엿을 안 맥이나 궁금한 차였다. 똥개훈련 시키냐 지금? 이 시간에? ㅇㅇ는 직감적으로 영현의 이마에 손을 갖다 댔다. 너무 멀쩡하신데? 죽을래? ㅇㅇ는 그대로 영현의 정강이를 깠다. 






"아,"



"이제 아프지? 진짜 사람 엿 맥이는 것도 가지가지.. 한 번만 더 이런 장난 치면 너 진짜 친다"





ㅇㅇ는 문을 쾅 닫았다. 아씨 발걸음 아까워, 돈 아까워. 아 짜증나 강영현 진짜로. 진짜 아픈 줄 알았잖아.





*




- 어디야?


- 나 감기약 좀 사다주라





이게 또 어디서 엿을 맥이려고, 아니 얘 일할 땐 안 그러다 왜 이래 퇴근하니까? ㅇㅇ는 웅웅 울리는 휴대폰을 덮었다. 죄송해요, 어디까지 말하셨죠..? 메이크업 열심히 한 보람 있게 강영현 너 연락 한 번만 하면 진짜 때린다. ㅇㅇ는 다시 그 사람을 만났다. 일주일 조금 더 되고 그 후에, 이번에 먼저 연락을 한 건 ㅇㅇ였다. 이게 설레임인지는 모르겠으나 잡생각을 조금은 덜 수 있었다.





"영화는 제가 살게요. 밥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공통점도 어찌보면 있었다. 몇 번의 만남이었으나 비슷한 취향임을 알았고 비슷한 장단점을 가진 것도 알았다, 영화관까지 가는 길은 그리 멀지 않아 함께 걷기로 했다. 오랜만에 입은 원피스가 조금 선바람에 일렁였다. ㅇㅇ는 영화를 볼 때 딱히 뭘 먹는 타입이 아니었다, 그 또한 그랬다. 함께 자리에 앉아 작은 대화를 소근거리며 영화가 시작하기를 기다리며 ㅇㅇ는 옅은 미소를 머금었다.





"아, 잠시만요"



- 나 아파





진짜 강영현, ㅇㅇ는 작은 밝기로 확인한 카톡을 씹었다. 두 번은 안 통한다. 





"시작하네요"





분명 이건 엿인데 짜증나게 휴대폰을 두 번이나 확인하게 했다. 정말 오랜만에 좋은 사람과 마음 편하게 보는 중이었는데 뭔가가 마음을 툭툭 때린다. 내가 미쳐, 결국 ㅇㅇ는 도중에 한숨을 뱉었다. 어디 불편하세요? 네? 아뇨, 아니에요.

그 후론 무시했다. 철저하게 그렇게 엔딩 크래딧이 올라갔다, 이번 역시 그의 차를 타고 오피스텔 앞에 내렸다. 





"태워다 주셔서 감사해요, 혹시 다음 주에 시간.. 괜찮으세요?"



"아 다음 주는 제가 출장이 있어서"



"..아, 네 알겠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까였다.
그는 편하게 웃고 차를 출발 시켰다. 그러나 ㅇㅇ는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제길 까였다. 먼저 연락한다느니, 에프터가 전혀 없는 모습만 봐도 ㅇㅇ는 알 수 있었다. ㅇㅇ는 불어오는 머리를 쓸어 올렸다. 그래 그럴 수 있지, ..망할 뭐 그럴 수 있지야. 아 설마. 그리고 ㅇㅇ는 혹시나 머리에 스친 대화를 다시 리플레이 했다.






"친구분께서 연락을 되게 자주 하시나봐요"





하 친구 아닌데요. 친구 아니었는데.., 이미 가버린 차에 대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혹시나는 역시나였다, 오늘은 폰을 좀 많이 흘낏거렸다. 하, 강영현 진짜 너 어디까지 맥이는 거야. 괜한 오해를 사버렸다. 아나, 이렇게도 까이는구나 난.





"여보세요"



"저, 오빠 전 여자친구인데요"





이 전화는 뭐죠. 나는 왜 여기에 앉아 있는 거야, 그리고 엘레베이터를 내리며 걸려온 뜬금없는 전화에 다시 오피스텔을 나와 근처 카페에 앉아 발신자를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ㅇㅇ는 다시 한 번 머릴 쓸어올리며 생각했다. 근데 내가 왜 사람을 만나야 하는 거지. 하도 좀 간절하게 이야기해서 나오긴 나왔는데, 아 저기 오네.





"...아"





뭐라 인사하기도 뭐하고 ㅇㅇ가 그녀에게 시선을 올렸을땐 이미 제대로 된 물벼락을 맞은 후였다. 뭐야 지금?





"뭐하시는 거에요?"



"뭐하는 거 같은데"



"야"





너 말이 좀 많이 짧다, 어디서 다 잘라 먹고 시비야. ㅇㅇ는 젖은 얼굴을 어찌하기도 전에 열이 뻗쳐 일어섰다. 살기 오른 눈빛이었으나 그런 눈빛에 질 ㅇㅇ는 더 아니었다. 할 말이 이 물이었어? 내가 뭘 어떻게 했는데. 그녀는 정말 진심으로 ㅇㅇ를 경멸하는 표정으로 끝내 바라보았다.





"너만 아니었음, 다 됐어. 네가 불쑥 망친거야. 알아?"



"뭘 알아야 하는데. 상식적으로 행동하시죠?"





아니 뜬금없이 불러내서, 아. 
다시 뺨에 차가운 물이 닿았다. 이게 진짜, ㅇㅇ는 그녀를 잡으려 했으나 그렇게 팩 돌아서 가버렸다. 시발 나 지금 왜 물 맞은 건데. 카페에 앉아 있던 사람들의 수군거림이 들려왔다. 뭐야? 바람폈나봐. 바람이요? 바람으로 맞을 일 있어요? 나이 먹고 이게 뭐하는 짓이야. ㅇㅇ는 얼굴을 쓸어 내리고 그대로 카페를 나왔다.





"안 받아?"





왜 사람을 한 번에 호구 만들고 그것도 모자라 어이없게 비참한 꼴로 만들어. 하씨, 굽이 맨홀에 끼었다. 아 구두도 갔다. 내 멘탈과 함께, 대체 이게 한 시간만에 무슨 날벼락인데. 까인 것도 속상해 죽겠는데 전 애인의 전 애인에게 두 번이나 물로 뺨을 맞았다. 내가 한 대 쳐도 할 말 없어, 강영현. ㅇㅇ는 곧장 영현의 오피스텔로 향했다. 그리고 초인종을 세번이나 눌렀다, 그리고 빡쳐서 문을 쾅쾅 두들겼다.





"야 조용히 안해?"



"강영현 어딨어"



"야 너 꼴이..."



"비켜"



"야, 야!"





넌 비켜. ㅇㅇ는 원필의 팔을 거세게 뿌리쳤다. 침실엔 없었다, 아 서재에 앉아 있었다. 앉아 있어? 내가 문을 몇 번 두들겼는데. 내가 몇 번 전화 했는데, ㅇㅇ는 곧장 영현 앞에 놓인 물을 영현에게 고스란히 뿌렸다.





"대체 나한테 왜 이래?"





영현이 ㅇㅇ를 올려다 보았다, 근데 아무 말도 없었다. 한 마디만 해, 나 이렇게 깽판 치는 거 혼자 난리 치는 거 아니라고.





"내가 너 때문에 이런 꼴을 당해야 속이 시원하니?"



"..너 소개팅 일부러 그랬지"



"지금도 아픈 거 아니지"





아, 이러려고 저번에 전초전으로 연락한 거였어? 앞뒤가 제 짝을 찾은마냥 들어 맞는다.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건데 너.





"야 그만해"



"뭘 그만해! 나 지금 뭐하고 왔는지 알아? 내가 그 사람 마음에 든다고 너한테 부탁했었지, 쟤가 자꾸 연락하고 그 사람 오해 했다고. 근데 이미 그 사람은 아닌 거 같더라, 그렇게 까였거든? 그건 그렇다 쳐. 아니 못 쳐, 근데 내가 왜 강영현 전 애인한테 쌍욕 먹고 물까지 맞아야 하는데!! 강영현 너 입이 있으면 한 번 해봐. 왜 못 잡아 먹어서 그렇게 안달인데!"





ㅇㅇ는 자신을 말리는 원필에게 소리쳤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야, ㅇㅇ의 눈엔 눈물이 제대로 고여 있었다. 화장 번진 거야, 다시 꺼내 입은 원피스가 물을 먹어 축 쳐져 있었고 머리에선 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런데도 영현은 말이 없었다.





"말 하라고"



"...우선 가. 너 너무 흥분했어"



"너랑 잔 거 때문에 그래? 그래 그거 미안하다, 기억 제대로 못하는 것도 미안해. 됐어? 됐냐고"



"이건 또 무슨.. 야 너 우선 가. 나중에 대화해"





너 왜 자꾸 강영현편 들어? 너는 내가 비참하지도 않아? ㅇㅇ는 원필을 노려보았다. 눈물 한 방울이 바닥으로 추락했다, 원필은 안절부절 했으나 ㅇㅇ를 끌고 나갔다. 내일 얘기하자. 너랑 할 말 없어, 앞으로도. ㅇㅇ는 가방을 챙겨 집을 나섰다. 끝내 너도 싫어, 너까지 나한테 등을 돌려 왜.





***





"지금 먹을 거 아니면 너도 설명하고 자라"




ㅇㅇ가 그렇게 나가버리고 영현은 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며 거실로 나왔다. 하 시발 머리 울려, 제정신을 붙잡고 있는 것도 힘들었다. 한 마디에 열기가 그대로 날 거 같았다, 영현은 으슬한 기운을 잠식시키려 잠시 아일랜드 식탁을 붙잡고 서 있었다.




"약은 먹고, 너 수면제 먹지마. 지금 설명하라고"





원필은 날카롭게 영현을 저지했다. 손도 떨렸다, 하 존나 말 안 듣네. 열기가 펄펄 끓었다. 영현은 고개를 끄덕이고 우선 원필이 사온 감기약을 입에 털어 넣었다. 약도 존나 많네, 두 차례나 입에 털어 넣고 나서야 영현은 의자를 끌어다 앉았다. 아니 그대로 식탁에 옆으로 몸을 엎드렸다.





"뭐부터 설명할래"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다시 재회하는 썰 9 여주ver | 인스티즈

"뭐부터 설명하면 덜 맞는데"



"...진짜 돌았냐?"





원필은 머리를 쓸어 올렸다. 누구 좋다고 그 짓을 해? 





"....몰라 시발"



"네가 모르면 어떡해. 덜 처맞고 싶으면 딱 말해, 왜 깼어 소개팅"



"몰라서 물어?"



"알아서 물어 시발, 답하라고"





너 진짜 아프지만 않았어도.. 원필은 기운이 빠질대로 빠진 영현을 바라보며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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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해"



"그러니까 갑자기 왜, 너 그것 때문에 헤어졌어? 그래서 쟤 꼴이 저런 거야? 이 년 동안 시발 입에 한 번도 올린 적 없다가 왜 지금 와서야 그러는데. 니네 둘 다! 좋아한다고? 그렇게 만나서 서로한테 상처 주는게 이번에 니 방식이냐?"



"..한숨만 자고 말하면 안 되냐"





영현은 약통을 만지작 거렸다. 다 불테니까 나 한 시간만 좀 자자, 영현은 능숙하게 약통을 열어 물도 없이 약을 삼켰다. 그리고 그대로 엎드려버렸다. 며칠을 안 잔거야, 원필은 영현에게 그렇게 날을 세웠으나 쓰러진 영현을 일으켜 침대까지 데려가 던졌다. 영현이 심한 독감에 괴로워했다. 잇새를 물고 이불을 쥐었다, 그냥 이렇게 죽어버렸음 좋겠다.





50.





"헤어지자"



"내일 얘기해"



"너 지금 나 일주일만에 보는 거야, 안 들려?"





더이상 감흥이 없다. 영현이 잡은 손도, 우리의 관계를 사이를 미뤄보려는 그 모습도 미안한데 부담이 돼. ㅇㅇ는 고개를 끄덕이고 영현의 손을 놓았다. 알겠어 내일 얘기해. 내일은 정말 헤어질 수 있을까.





*





비가 미친듯이 쏟아지는 날 나는 너에게 헤어지자고 했다. 우리는 그렇게 또 헤어졌다, 이제는 슬프지가 않았다. 그냥 모든 게 지겨웠다, 반복될 이 미로가 너무 힘들었다. 그만 좀 하자. ㅇㅇ는 더이상 영현을 찾지 않았다. 나는 그냥 이제, 네가 아닌 거 같아.





"헤어지자"



"영현아"





끝은 전화였다. 얼굴 그만 볼래, 그것도 싫어졌어. 정말 두 사람의 끝은 그 음성 그 두 마디가 전부였다. ㅇㅇ의 얼굴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고 그렇게 먼저 전화를 끊어 버렸다.





*





..이거 정리해야 하는데. 
문제는 그 이후였다. 일주일 안 보고 살 거 같았고, 한 달 안 보고 살 수 있을 거 같았다. 어떻게 하다보니 영현과 정말 마주치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영현에게서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다 헛된 일이었다.






"이거 다 읽은 거야?"



"아니, 읽어줘"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다시 재회하는 썰 9 여주ver | 인스티즈

"읽어줘?"



"응"




알겠어. 이리 와.




ㅇㅇ는 박스를 끌어 왔다. 그 박스 위로 책들이 우수수 쏟아져 내렸다.





"춥지. 그렇게 안 입어도 정말 다 예뻐, 이거 입자. 소매 접어줄게"



"..그래도 이럴땐 예쁘다고 말해주는 거야"



"알았어. 정말 예뻐, 평소보다 더. 근데 감기 걸리면 속상할 거 같은데, 나"



"...알겠어"



"고마워. 이정도로 접으면 안 끌리려나? 어때?"





옷도 쑤셔 넣었다. 내 옷 반, 아니 강영현 옷이 더 많았다. 이거 다 돌려줘야 하나. 손에 먼지가 한가득이었다, 야 너 근데 왜 울고 있어. ㅇㅇ는 옷걸이에서 옷을 빼내다 주저 앉았다. 한껏 쭈구린 상태에서 ㅇㅇ의 등이 미약하게 떨렸다. 소리내서 울고 싶은데 입술을 물었다, 돌려줘야 하는 옷이었는데 눈물로 기어코 흠뻑 적시고야 말았다.





"이거 안 먹을 거야?"



"다이어트 중이라니까"



"...지금도 예쁜데"



"응 네 말 안 믿어"





영현은 ㅇㅇ를 뒤에서 끌어 안았다. 안 믿을거야? 응 안 믿어. 한 입만, 아 진짜. 자꾸 굶는 ㅇㅇ가 영현 입장에선 속이 상했다. 한 입만- 영현의 애닳은 목소리에 ㅇㅇ는 ㅇㅇ의 입 크기가 맞게 자른 빵을 입 안으로 쏙 넣었다.





"착해"



"알아"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다시 재회하는 썰 9 여주ver | 인스티즈

"고마워"





넌 항상 뭐가 그렇게 고마웠어?

냉장고 문이 삐리릭 거렸다. 오래 열어둔 탓이었다, 그 문을 닫지도 또 열지도 못한 채 ㅇㅇ는 그 앞에서 엉엉 울었다. 네가 헤어지자고 했잖아. 너 울 자격 없어 ㅇㅇㅇ. ㅇㅇ는 영현에게 내뱉은 모든 말이 자신에게 박혀 들어가고 있음을 알았다. 그러나 자신의 잘못이었다, 모든 건.





"으, 흐즈므!"
(아, 하지마!)



"싫은드"
(싫은데)





칫솔을 앙 물고 ㅇㅇ는 끝내 영현의 등짝을 때렸다. 물 튀기지 말라고, 하지 말라고. 그러나 영현은 한참을 웃었다, 안 아파 하나도. 솜방망이야? 죽을래? 나란히 서서 양치를 하다고 또 꼭 장난을 걸어왔다. 맞을 짓을 해요 꼭. 아니거든. 영현은 칫솔을 걸어두며 ㅇㅇ의 볼에 입 맞추었다. 




"사랑해"




ㅇㅇ는 완전히 무너졌다. 그 욕실에 걸린 칫솔 하나 때문에, 아슬아슬하게 쌓아 올린 젠가를 칫솔이 무너뜨렸다. 너 없이 나 괜찮은데, ㅇㅇ는 엉엉 울었다. 더 나올 눈물도 힘도 없을 거라 생각했으나 그렇게 스친 영현의 목소리가 ㅇㅇ를 끝끝내 아프게 울렸다.





***





"강영현!"



"으아, 진짜 예쁘다. 빨리 와"





정말 예쁘다. 추위도 하나도 모르겠어, ㅇㅇ는 하얗게 내린 눈밭을 걸었다. 여기 진짜 진짜 좋다. ㅇㅇ는 눈을 뭉쳐 영현에게 던졌다, 칭찬하면서 눈싸움 하기야? 영현 역시 작게 눈을 뭉쳐 던졌다. 이리 와, 아 싫어 싫어. 눈밭을 그렇게 뛰어 다녔다, 목장에 양 없다고 투정 부린 거 미안 진짜 이렇게 이쁠, 야




"아씨. 강영현!!"





ㅇㅇ는 영현에게 눈을 모아 뿌렸다. 뭐가 그렇게 좋아, 그 눈을 고스란히 맞으며도 웃고 있는 영현을 올려다 보았다. 어어, 영현은 그렇게 ㅇㅇ를 내려다 보다 ㅇㅇ를 안고 눈 위로 쓰러졌다. 





"포근해"



"춥진 않아?"



"하나도"





나 이렇게 눈 위에 처음 누워봐. 나도. 
하늘 진짜 예뻐, 너도 좀 봐봐.





"ㅇㅇ야"



"응?"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다시 재회하는 썰 9 여주ver | 인스티즈

"ㅇㅇ야"



"왜"





장갑을 벗은 손에, 아니 정확히 손가락에 좀 더 차가운 감촉이 느껴졌다. 





"생일 축하해"



"앞에 이렇게 있어줘서 고마워"



"매번 하는 말인데,"




영현이 ㅇㅇ의 작은 손을 맞잡았다.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다시 재회하는 썰 9 여주ver | 인스티즈

"정말 많이 사랑해"




50. + 1





사랑한만큼 미워한거다. 오랫동안 행복했던만큼 공허함이 컸고, 준비도 없이 무작정 혼자 외로웠다. 근데 시간이 지나며 그 고통을 상대방에게 질책했다, 나의 고통은,



너 때문이라고.






----------------




과거가 끝나가고 있습니다. ㅇㅇ의 시점의 이별이었으나, 다음 화는 영현 시점의 이별로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팬미팅을 위해 밤을 새며 글을 쓰고 있는데, 날이 많이 춥습니다. 감기 꼭 조심하시며 다음 화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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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64.199
진짜 작가니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감사해요ㅠㅠㅠㅠㅠ정말 사랑해요
5년 전
독자1
갸악 영현이는 과거에 여주가 헤어지자 말한 것 때문에 이렇게 심통을 부리는 방법(?)으로 여주와 접점을 만들려고 한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번화에서의 심통이 좀 엄청나긴 하지만요 하하 오늘은 여주에게 감정이입하고 봐서 완전 여주편 (?) 이 되었는데 아마 다음 영현이 입장 글에선 666% 영현이 편이 되어있을 것 같습니다~~전 저를 너무 잘 알죠 ~~ㅎㅎ 팬밑 오시는군요 !! 화정에서 스쳐지나갈지도 모르겠어요 자까님 ! 자까님도 플챙유건하세요 화정에서 보아요 ㅎㅎ
5년 전
비회원145.142
작가님 안뇽하세용... 매일 글 보다가 드디어 댓글 남기네요 ㅜㅜ 진짜 제 최애 영현이를 이렇게 좋은 글로 써주시다니 ㅜㅜ 어제는 이불까지 팡팡치면서 봤어요 ㅜㅜ 좋은 글 항상 감사합니당 좋은 밤 되세요!
5년 전
독자2
아련하네요 진짜... 이번 편은 죄다 서로를 성처입히기만 하는 것 같아요
5년 전
독자3
아 여주 너무 불쌍해요ㅠㅠㅠㅠㅠㅠㅠ영현이의 마음은 너무 잘 알겠는데 방법이 좀 잘못된거 같은...? 하지만 영현이편도 봐야 알 것 같아요
그리고 영현이 여자친구분!! 충분히 이해할만한 상황인데 여주한테 대입하니까 화가나네요ㅠㅠㅠ
작가님 늘 사랑합니다❣

5년 전
독자4
좋아하는 방식이 너무 안타까워요ㅠㅠㅠㅜ나중엔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까요? 오늘도 재밌는 글 감사합니다
5년 전
독자5
세상에... 이제 서서히 좀 실마리가 풀릴 것도 같은데ㅠㅠ 과거에 영현이는 왜 그토록 아끼던 여주에게 소홀해졌던 걸까요ㅠㅠ 그리고 지금의 영현이는 어떤 마음으로 여주를 붙잡고 싶은걸까요ㅜㅜ 어린 아이 같은 모습의 영현이가 오히려 그 동안 차갑고, 성장했던 어른의 모습과 대비되어보여서 더 안타깝고 얼른 서로 대화가 잘 돼서 둘이 다시 알콩달콩했으면 좋겠고 합니다ㅠㅠㅠ! 이번 편도 너무 잘 봤어요 작가님! 무리하시지마시고 몸 건강히 연재해주세요! 작가님의 건강이 최고입니다!!
5년 전
독자6
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대박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7
새벽에 난데없이 눈이 떠져서 왜 그런가 했더니 이 글 때문이었나 봐요. 어떤 식의 이별이든 다 아프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그게 제일 아픈 것 같아요. 내가 더 이상 이 시람에게 중요한 존재가 아니구나 하는 자각. 그래서 그만큼이나 여주가 미워했던게 이해가 돼요. 그만큼 사랑했어서 그렇다는 알럽듀 가사처럼요. 오늘만큼은 글 속의 영현이가 미워보이는게 너무 몰입을 했나봐요. 오늘도 너무 잘 읽었습니다. 다음편도 기다릴게요. 아 그리고 작가님 잠은 꼭꼭 푹 주무셔야 해요 ㅠㅠ 플챙유건!
5년 전
독자8
진짜 오늘도 역시 최고에요 작가님ㅠㅠㅠㅠㅠ 어서 빨리 영현이 시점을 보고싶네요ㅠㅠ 곳 둘의 재결합도 볼 수 있는거겠죠!? 하ㅠㅠㅠ 다음화도 기다릴게요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5년 전
비회원231.83
흑 영현이랑 여주랑 이렇게 치고박고 싸우고 그 사이에서 등터지는 원필이.....(애잔) 진짜 옛날 이야기 나올 때 마다 영현이 세상 쏘스윗한데 대체 무슨 심경의 변화로 이렇게 된거져ㅠㅠㅠㅠ 너무 궁금하잖아요ㅠㅠㅠㅠㅠ 작가님 글 너무 잘쓰시는거 아니에요?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9
아 진짜ㅠㅠㅠㅠㅠ작가님 최고입니다아ㅠㅠㅠㅠㅠ내일 팬미팅에서 뵈요!!!!!
5년 전
독자10
아 진짜 돌겤ㅅ네ㅜ너무 재밋어요ㅠㅠㅠ 오늘도 오시나요 하 너무 자밋어 진짜 눈물 고여요
5년 전
독자11
아침에 작가님 알람이 뜨면 그날 하루 기분이 을매나 좋게요~? 오늘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작가님 필력 짱이예요!!😆😆
5년 전
독자12
작가님 진짜ㅜㅠㅠㅠㅠㅠㅠㅠㅠ꼬박꼬박와주셔서너무감사해요ㅠㅠㅠㅜㅠㅠㅠㅠ예뻤어 들으면서 읽다가 눈물이 또르르....
5년 전
독자13
ㅠㅠㅠㅠㅠㅠ작가님ㅠㅠㅠㅠ징짜 드라마 한편 본것 가탕여 영현이는 또 왱케 섹시하넌가여ㅠㅠㅠ
5년 전
독자14
미쳐따ㅜㅜㅜㅜㅜㅜㅜㅜ영현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
5년 전
독자15
와 작가님 진짜 저 맨날 작가님 글만 기다려요ㅠㅠㅠㅠㅜㅜㅜㅜㅜ아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ㅜㅜㅜㅜ
5년 전
독자17
작가님 필력 쩌는데 연재 텀도 짧아서 겁나 좋아요
5년 전
독자18
작가님ㅠㅠㅠㅠ 어떻게 이래요ㅠㅠㅠ 너무 슬픈데 영현이의 이별은 백만배 더 맘아플거같아요ㅠㅠㅠㅠ 기다릴게요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19
하 기본 새벽3시에 자는데 어젠 왜 일찍 자가지고 이 글을 이제야 봤을까요 ㅜㅜ알림 뜬거 보고 하루종일 빨리 집가서 보고싶어 죽는 줄 알았어요 작가님 ㅋ큐ㅠㅠㅠㅠ다음화 영현 시점 이별도 기대할게요❤️
5년 전
비회원167.30
작가님 영현이 시점도 너무너무 기대됩니다ㅠㅠㅠㅠㅠㅠㅠ팬미팅 건강하게 갔다오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20
이별할때도 현재도 여주입장에서 봐서 그런지 영현이가 참 밉네요ㅠ근데 또 원래 세상 다정했던 영현이니까 영현이 입장에서는 또 다른 상황일수도 있겠죠..?근데 현재에서는 여주 혼자 고생하는거 같아서 너무 슬퍼요ㅠ사실 원필이가 제일 고생하는거 같기도 하고..ㅠㅠ
5년 전
독자21
와 감정이 되게 휘몰아치는 기분... ㅠㅠ
5년 전
독자22
아 작가님 ㅠㅠㅠㅠㅠㅠㅠ정말 평소에도 좋았지만 이번 글 정말 최고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23
작가님재밌는글감사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최고최고짱짱ㅠㅠ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24
작가님 ㅠㅠㅠㅠ 두번읽었어여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어쩜 이리 제취향으로 글을 쓰시는지,,,, 앞으로 많이 써주세요,,, 꼭
5년 전
비회원149.231
선생님 제가 과음을,,하고 글을 봤더니 댓글을 안 달았네요???ㅋㅋㅋㅋㅋ 여주ver라서 당연한거겠지만 왜 헤어졌는지 너무 알겠어요.. 근데 그 사이사이에 영현이의 다정함이 여전히 남아있는게 보여서 또 마음이 아프고.. 원필이가 너 왜 안절부절하냐는거 보고 마음 아팠어요ㅠㅠ 다음편도 기대할게용 작가님 플챙유건!!!
5년 전
독자25
작가님 사랑해요ㅠ❤️
5년 전
독자26
작가님 ,, 새 편을 기다리며 3번째 다시 읽구 있습니다 사랑해요 ,,
5년 전
비회원231.83
작가님 팬미팅 잘 다녀오셨나요? 저는 한국에 안살아서(눈물을 머금는다)........... (후략) 암튼 못 가게 되었지만, 후기글이랑 동영상 보니까 완전 재미있어 보이더라구요!! 물론 눈물폭탄과 함께,,, 작가님도 재미있는 시간 보내시고 오셨기를 바래요!!
5년 전
독자27
대박ㅠㅠ.,,자까님 너무 조아요,,,..ㅠㅠㅠ 담화도 기다리겠습니당
5년 전
독자28
아 둘이 잘 해결돼서 잘 풀면 좋을텐데..ㅠㅠㅠㅠㅠ둘다 이해가 가서 슬퍼요...ㅠㅠㅠㅠㅠ아참 그리고 저도 팬미팅 갔다왔는데 작가님도 갔다오셨나요?!
5년 전
독자30
작가님 얼룬 와주세요우ㅜㅜ
5년 전
독자31
좋아한데ㅠㅠㅠ 좋아하면서 왜그랬어ㅠㅠㅠㅠ 일단 다음편 좀 봐야겠다ㅠㅠㅠㅠ 허니잼잼
5년 전
독자32
최고다 최고.... 너무ㅠㅠㅠㅠㅠㅠㅠ 빙의글 처음 보는데 진짜 제밌어요 최고다 강영현 너무 좋다..... 너무 표현법이 좋아요...
5년 전
독자33
와..작가님ㅡㅠㅠㅠ문체 너무 좋으세요ㅜㅠ완전 몰입하고 읽게되여ㅜㅠ
5년 전
독자34
흐그그그그그극 작가님 사랑해요ㅜㅜㅜ이런분위기의 글 너무 좋아해요ㅜㅜㅜ글많이많이써주세요ㅠㅠ
5년 전
독자35
아ㅠㅠㅠㅠㅠㅠㅠ진짜 맴찢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둘다 너무 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36
이번화 영현이는 너무 미워요..
5년 전
독자37
작가님 .. 진짜 많이 좋아합니다 ..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글써주셔서 정말 너무 감사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38
아니 여주 진짜 너어무 마음이 아프고 증말 아니 증말... 아니 근데 영현 너무 나쁘고.......
5년 전
독자39
ㅠㅠㅠㅠ작가님ㅜㅠ 이런 대작을 이제서야 보다니ㅠㅠㅠㅠㅠ 앞으러도 응원할게요ㅜㅜㅜㅜ♥️
5년 전
독자40
입틀막하면서 봤어요ㅠㅠㅜㅠㅠㅠㅠㅜ 얼른 다시붙어라!!!
4년 전
독자41
영현이.. 정말 아팠는데ㅠㅠ 물맞고 아무 말도 없이 여주 올려다보는 장면에서 맴찢.. 둘 다 아직 서로에게 마음이 있는 것 같은데ㅠㅠ 잘 해결해서 다시 서로를 사랑해 마지않은 순간들이 왔으면.
4년 전
독자42
작가님 정말 좋아요ㅠㅠㅠㅠ너무 재밌어요ㅠㅠ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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