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김남길 몬스타엑스 이준혁 강동원 엑소 성찬
랑데부 전체글ll조회 8834l 14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선을 그어주던가


w. 랑데부




46.




"ㅇㅇ야"



"밥 물래"





아뇨, 아니요 저 엄청 졸려서.. 아니 응? 선배 왜 여기 계세, 아니 여기 선배 방인데? 어어, 이불 이불. 네? 뭔가 휑하다 싶어 내려다보니까 금방 선배가 이불 다시 덮어주는거야. 





"어제 여서 잠들었는데, 아직 잠 덜 깼제"



"..근데 왜 저 이거 ㄴ,나시만"





아 내가 벗었구나. 응? 와 나 이렇게 술 한 방울도 안 마시고 잠결에 막 옷, 그래 내가 그랬지. 웬지 이불이 꽁꽁 싸여 있더라. 정신 좀 차려. 막 우왕좌왕하는게 웃긴 건지 선배가 얼굴 가리고 웃는거야. 선배 저도 저 웃긴 거 아는데 옷 좀..






사진 터치 후 저장하세요

"옷 여깄다. 내 나가 있을게 입고 나와라"





입고 안 나가면 안 되는 거죠?

우선 옷 입고 너무 추워서 선배 의자에 걸린 집업도 입고 나오니까 선배가 숟가락 놓고 있더라고. 제가 해도 되는데, 앉으라해서 우선 자리에 앉았어. 근데 어제 일 생각 나서 막 밥이 안 넘어갈 거 같은거야. 아 민망해.





"와 이리 못 먹노, 입맛 없나"





선배는 아무렇지 않나요. 저 진짜 선배 못 보겠는데, 계속 깨작거리니까 선배가 금방 알아채고 내 눈에 맞추어 바라보는데 더 고개 푹 숙였거든. 아, 근데 선배 손이 내 볼에 닿았어. 





"..ㅇ,아니 그게"



"와 부끄럽나"



"..."



"에고, 이리 와봐라"





밥 먹다가 뭐하는 거지. 그러니까 선배가 웃으면서 의자 끌어 가까히 와 앉는거야. 





"얼라네, 얼라"



"어제 막 그런 단도직입적인 ㅇㅇ가 어디가고"



"아만 남았네, 응?"





아 제발 말하지 마세요. 너무 민망하니까요, 선배. 내가 막 입 막았거든 그러니까 선배가 더 웃더라. 아 밥 먹다 뛰쳐나가고 싶었어. 진짜 선배 조용히 해요 제발. 그리고 살짝 선배 올려다 보니까 선배가 조용히 내려다 보고 있는 거야





"귀여워 죽겠다, 내"





전 민망해서 죽을 거 같아요,네.





*





"오늘 수업 몇 시에 끝나나, 델러 갈까"



"어..저 네시, 헙"



"야 박성진!"





와 들킬뻔했다. 아니 그전에 선배 미안해요, 헙. 선배 손 꼭 잡고 등교하다가 저 멀리서 선배 동기가 이름 불러서 너무 세게 선배 밀쳤거든. 순간 가슴 쓸어내리다가 선배 올려다 봤지. 선배 어떻게 미안해요 제가 너무 세게 밀었죠. 너무 미안해서 막 선배 붙잡으니까 선배가 웃음 참고 있는거야, 안 아파요?





"선배 어떡해..선배 진짜 죄송, 아니 미안해요. 급해서"



"아니, 아이다. 놀랐나"



"..ㄱ,그게 아니고"





괜찮다고 머리 헝클여줬어 선배가. 저도 모르게 그런 거니까 제가 제 손 좀 때릴게요. 수업 끝나고 정문에서 기다린다 하고 선배는 손 흔들면서 먼저 뛰어갔어. 이래서 비밀 연애는 개뿔 금방 들킬 거 같았지. 그리고 금방 도운이 만나서 강의실로 들어갔어.





"너 때문이잖아"



"와 또 내가 뭐 잘못했는데"





아니 그냥 네가 보여서 그냥 그래봤어. 대체 이 강당 의자를 왜 우리 과가 치워야 하는지 좀 알려줄 사람,, 무슨 행사인지 뭔지 하고서 뒷정리를 맡겨버려서 나 참 하고는 있는데 의자가 엄청 무거운 거야. 이거 하나씩 하다가 날밤 새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 의자 네개 턱 쌓여 있는 거 저거 어떻게 들고 가나 허리 펼 새도 없이 들려고 하는데 누가 앞에서 번쩍 들고 가는 거야.





"..어?"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무겁제"





그래서 봤는데 선배인거야, 선배 여기 왜 계시지. 그래서 의자 하나 낑낑 들고가면서 이리저리 둘러봤는데 아 동기들도 있더라고. 아 농구하려고 왔나봐. 근데 선배가 우뚝 서서 나도 따라섰는데 선배가 아무렇지 않게 내 의자도 선배가 들던 의자 위에 올리고 가버리는 거 있지.





"그거 제가 들어도 되는데"



"다친다, 내가 하께"





어어 우리 과가 할 일인데. 선배 쫄쫄 따라가서 달라고 했는데 선배가 그냥 가져다 놓는 거야, 선배 저 주셔도 되는데. 끝까지 다친다고 의자 들면 가져가고 들면 가져가서 결국 선배한테 지고 선배 들고 갈 때 계속 말이나 걸었어. 그리고 거의 끝이 보일 쯤 선배가 쉬려고 앉아서 가방에 든 물 건넸거든, 근데 선배 그렇게 스윗하게 받으시면 안 되죠,,





"잘 마실게"



"제 일까지 다 했잖아요, 안 그러셔도 되는데.."





그러니까 선배가 잠깐 가까히 와보라고 손짓 하는 거야. 근데 선배 가까히 다가가긴 했는데 선배가 숙이셔야 거리가 좁아지죠, 귓속말 하길래 발꿈치 들어서 위태위태하게 섰는데 금방 넘어지려는 거 선배가 팔 얼른 잡아줬어. 그리고 귓속말로 조근조근 이야기 하는 거야.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여자친구 힘든 거 내 도와줘야제"



"그제"



"..끅,"





그리고 웃으면서 떨어지는데 내가 내 입 막았거든. 이 놈의 딸꾹질, 이 망할 놈의 딸꾹질. 분위기 망치지 말고 내려가 빨리. 눈 커다래져서 선배 올려다 보니까 선배가 입모양으로 "와" 이렇게 묻고 내려다 보면서 웃어줬어. 막 그런 막, 여자친구 선배 그러니까 그런 말.. 나 뭐래니.

진정할쯤에는 선배 농구 시합하는 거 볼 수 있었어. 근데 윤도운 쟨 또 언제 낀 거야, 아니 저럴거면 체교과로 가라고. 사실 룰도 잘 모르고 그래서 선배 공 잡으면 어어어 하면서 보고 또 골 넣으면 어어어 하면서 좋아했지. 그러다가 쉬는 타임이라 다시 그 물 꺼내는데 선배가 옆에 털썩 앉더라고.





"지루하지는 않나"



"어? 네. 재밌어요 선배 막 골 넣는 거, 엄마"





대답하려는데 농구공 퍽 날라오는 거야. 근데 그거 선배가 아무렇지 않게 손으로 내쳐주고 괜찮냐고 눈 맞춰주더라, 놀라긴 했는데 선배 반사신경에 한 번 더 놀랐지. 공 내쳐주고 이쪽으로 던지지 말라고 하는데 그때 선배 약간 뭐라해야하지 정색? 하는데 어, 그때 심장 쿵 내려앉았다 올라왔어.





"점마 저것들 공 막 던지제, 괘안나"



"네. 선배 손 괜찮아요?"



"내는 뭐. 저녁에 집으로 바로 가지 말고 뭐 맛있는 거 먹고 들어가까"





먹고 싶은 거 생각해 두라고 하고 선배는 다시 코트 안으로 뛰어갔어. 


근데 선택 고자에 뭘 맛있게 먹어본 적이 딱히 많은 게 아니니까 강의 내내 생각했는데도 별로 먹고 싶은 게 없는 거야. 막 전공책에 적었다 지웠다, 적었다 지웠다. 그리고 나는 선배가 못 먹는 게 뭔지 모르니까 이것저것 줄로 쫙쫙 그었어. 그리고 그 모습을 도운이가 한심하게 바라보더라.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뭐하노 진짜"



"..메뉴 정해"



"그러다 날 새겠다. 암거나 좀 먹어라, 아님 햄이 정하겠지"





이 답답아 그냥 생각 나는 거 없다고 하믄 어디가 덧나노. 어디가 덧나진 않지, 그래서 결국엔 전공책 탁 닫아 버렸어. 그리고 마침 선배가 톡 보내는 거야 그래서 휴대폰 들었지.





- 뭐 먹을 건지 생각했나 03:48


- 아뇨 저 정말 배는 고픈데 


-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나요..


- 그럼 그냥 나온나, 막 애쓰지 말고 03:49





그래 햄이 정한다잖아. 너 언제부터 보고 있었어 절로 안가? 고개 끄덕이는 도운이 퍽 밀어내고 강의 끝날 때까지 선배랑 주고 받은 문자만 올렸다 내렸다 했어. 아 강의 제대로 안 들었다는 건 아니고. 근데 강의 시간이 좀 오바되서 십오분 정도 늦은 거야 이미 선배는 정문에 있을텐데. 그래서 죽어라 달렸지 엄청 뛰었어. 그렇게 막 뛰어가다가 앞에 선배보고 멈춰야 하는데 가속도 붙어서 휘청이니까 선배가 확 팔 붙잡아주더라고.





"다친다"



"아니, 저.. 늦어서"



"괘안타. 뛰댕기지마라 그러다 넘어지면 진짜 크게 다친다 알았나"





그리고 웃으면서 내 가방 가져가는거야 내가 들어도 되는데. 무겁다고 가져가는데 그럼 선배가 무거울텐데, 우물쭈물하다가 다시 달라고 했는데 아무렇지 않게, 응?





"와"





가방 대신 선배가 손 꼭 잡고 걷는 거야. 선배 제가 달라고 한 건 그게 아닌데, 어쨌든 감사합니다. 아니 뭐래. 뒤에 슬쩍 보고 선배가 손깍지로 바꿔 잡고 같이 걸었어. 근데 우리 어디 가요? 선배 따라서 오늘 있었던 뭐, 별 거 아닌 일들 이야기 하면서 걷다보니까 근처 초밥집인 거야. 그래서 같이 따라 들어갔지.





"혹시 회 못 뭇나"



"아뇨 저 먹을 줄 알아요"





선배 입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왜 내 입으로 들어가는 게 더 많은 거 같지. 정말 웬만해서 내 그릇은 빌 틈이 안 보이는 거야, 이것도 저것도 팔 안 닿는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선배가 자꾸 놓아주는데 선배도 좀 먹었음 하는데 선배는 계속 먹고 있다고 하는거야. 선배 드시는 거 저 조금밖에 못 본 거 같은데 아닌가요. 





"..저 배부른데, 선배 더 드세요"



"한 개만 더 무라"





아니 선배도 좀, 자꾸 챙겨주니까 먹긴 해야겠고 양쪽 볼 볼록해져서 손사레 치니까 갑자기 선배가 웃음 터져서 고개 돌리는 거야. 하 제발 같이 웃어요 우리. 그래서 진짜 용기 내서 물어봤지.





"..ㅇ,왜요"



"아이다"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아이, 니 햄찌 같아서"





햄스터요? 뜬금없이? 그래서 응,싶어서 그냥 바라보니까 볼 이따시만 해져서 빵빵하다고 하는 거야. 아니 이건 선배가 넣어준 거 잖아요. 그래서 해명 하고 싶은데 나도 내 볼 빵빵한 거 아니까 우선 씹어서 좀 삼키고 물도 좀 마시고 막 반론하려고 했는데 선배가 하도 웃어서 포기했어. 그래요 그냥 웃으세요.



선배랑 같이 초밥 먹곤 집으로 가려는데 오늘따라 선배 걸음이 느린 거야 그래서 어디 아픈가해서 올려다 봤는데 선배가 그냥 웃는 거야. 뭐지, 알아채야하는 신호인가 그래서 그 웃는 얼굴 앞에서 끔뻑끔뻑 바라봤는데 선배가 머리 헝클여주더라.





"아니 그냥"



"네?"



"오늘따라 들어가기 싫어서"





아, 그런 거 였어요? 나에 비하면 선배는 정말 정말 표현이 많은 거긴 한데 선배도 엄청 부끄러워하는 편이라 말 못하고 있었던 거야. 아니 저도 뭐 들어가기 싫어서 계속 같이, 조용히 해 난 입이 문제야 문제. 괜히 들어가기 싫다는 말이 왜 그렇게도 좋은지 내 입꼬리 올라가는거 내가 붙잡아도 내려올 생각을 안 하고. 그래서 고개 푹 숙이니까 선배가 젖혀서 웃더라.





"그냥 집에 가까"



"네?"



"내 방에 같이 있을까"





그것도 좀 좋은 거 같은데요. 당장 가요, 아니 조용히 좀 해봐. 내가 선배 손 꼭 잡고 고개 끄덕이고 막 뛰었어. 솔직히 뛸 이유는 없었는데 그냥, 그냥 뛰었어. 학교에서 하루종일 못 보다가 이렇게 몰아 보는 것도 어쩌면 조금은 좋기도 하더라. 비밀 연애 이 맛에 하는 걸까.





47.





"괜히 내 따라온다고 잠도 못 잤제, 한참 가야하니까 이거 덮고 푹 자라"



"그래도 선배 운전하는데.."



"괘안타 푹 자고 인나라. 또 눈 감기네, 얼른 누워라"



"햄 저는 자면 안돼죠"



"깨 있어라 마"





농활까지는 아니고 시골로 봉사활동 간다는 거 선배가 신청해서 나도 따라서 신청했거든, 새벽 일찍 출발 하는 거라 아침잠 많은 나 깨워 데리고 가는 것도 선배 힘든 일이었지. 어제 알바도 늦게 끝났고 너무 피곤해서 꾸벅꾸벅 조니까 선배가 남방 덮어주고 그냥 자라고 앞머리 살살 만져주는데 잠이 안 올 수가 없어서 그렇게 잠들었어.





"누나 쟈 자믄 잘 안 인나는데 햄 괜찮겠어요?"



"졸리믄 계속 자라고 하지 뭐, 아까도 인나는 거 엄청 힘들어하더라. 괜히 데꼬와서 고생 시키네"



"누나 쟈가 신청했는데 햄이 와 고생, 아 진짜 내 이 차 안 탈라고 했는데"



"..응?"



"아이다. 시끄러워서 깼나 미안타. 자도 됀다 자라"





*





봉사활동은 그렇게 힘들지 않았어. 해봤자 벽화나 잔일 돕는 거라서 선배랑 같이 못한 건 속상했지만 봉사활동 온 거니까 나름 열심히 한다고 했어. 그리고 사실 처음 말 거는 동기들이랑 대화 몇 마디 한 것도 조금 발전한 거 같아서 기분도 좋았고. 거의 저녁까지 돕고 다니까 끝이 보이더라, 세 팀으로 나눠서 활동했는데 다들 끝내고 돌아오고 우리팀도 마무리 짓고 회관에 모였어. 


고생했다고 마을 주민분들이 여러가지 막 가져다 주시고 술판 벌여져서 나는 좀 불편했거든 선배는 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조용히 나왔어. 해 지기 전에는 몰랐는데 되게 조용하고 사람도 없더라고 근데 소화 좀 시킬겸 걸을까 싶어서 신발 신고 길 쭉 이어진 곳으로 걸었어. 그렇게 걷다가 어 좀 스산한 거야, 그래서 돌아가려는데 가로등이 갑자기 팍 나가서 진짜 화들짝 놀랐어. 엄마, 근데 여기 어디지.





"..어"





망했다. 나 앞만 보고 걷는다고 갈래길 아무 곳으로나 온 거야, 당연히 어느 길로 왔는지 더 어두워져서 보이지도 않고 안 그래도 겁 많은데 가로등 팍 꺼져버려서 겁 더 먹고 전화라도 해야 할 거 같아서 휴대폰 켰는데 아 배터리도 얼마 없어서 급하게 도운이한테 전화했지.





-"와, 누나 또 니 어디고?"



"야 나 그냥 좀 걷는다고 걸었는데.. 여기 어딘지를 모르겠어"



-"아 진짜. 쫌만 기다려봐라, 햄!"



"야 선배한테 말하지마 선배 괜히 술 먹고 있는데"



-"여보세요"





아 윤도운 진짜, 이럴 때만 빨라 진짜. 선배는 다른 동기들이랑 술 하고 있으니까 그냥 니가 좀 오라고 전화한 거였는데 바로 선배 목소리 들리는 거야.





-"금방 가께 거기 좀만 있어라"



-"많이 무서움 계속 내랑 전화하까"





계속 전화하고 싶은데 제가 배터리가 없어서.. 상황 설명하고 싶은데 전화 뚝 끊긴 거야. 아 헐, 배터리 없어서 까만 화면 딱 뜨면 얼마나 무서운줄 아니. 아 왜 하필 이런때에 휴대폰이 나가서. 안 그래도 겁나서 전화기 꼭 쥐고 있었는데 배터리 나가니까 더 무서워서 이리저리 고개 돌리면서 엄청 경계태세였어. 그렇게 한 십분 있었을까 조금 멀리서 손전등? 랜턴 빛 보이는 거야 그래서 조금 다가가니까 하 선배였어.





"춥제"





말도 없이 막 돌아다녔다고 뭐라고 할 줄 알았는데 딱 마주치자마자 선배가 입고 있던 남방부터 둘러서 팔 끼우고 입혀주는 거야. 추운데 오래 있었다고, 그래서 어 이 전개가 아닐텐데 하고 올려다 봤는데 선배 오늘도 좀 젖어있더라. 나 찾느라, 아 너무 미안했어 그때.





"..또 막 뛰어다니셨죠"



"아이다. 그래도 내랑 전화 했잖아, 휴대폰은 배터리 나간거가"



"..네"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또 미안해가꼬 얼굴 못 보는거가. 응?"





괜찮다고 허리 숙여서 나랑 눈 맞춰주는데 미안하다고 말 하기도, 뭐라고 말 해야할지도 몰라서 우물거리다 선배 흐른 땀 소매로 톡톡 닦아줬거든 그러니까 선배가 웃어줬어. 선배가 웃으니까 다행이긴한데 나 진짜 무서웠거든 그때 막 부스럭 소리 나서 비명인가 지르고 아무거나 붙잡았어.





"응? 아아 괘안타. 벌레다 그냥"



"아니 그게..으, 아"



"아 놀랬나보네. 이리 온나"





선배 팔 붙들고 부들부들떠니까 선배가 놀랐냐고 품에 꼭 안아주는거야. 안 그래도 막 긴장하고 있다가 괜찮다고 등 토닥토닥 쓸어주고 계속 내 표정확인하고 선배는 그랬어. 저 진짜 아까 막 가로등 갑자기 꺼지고 벌레 튀어나와가지고..





"그랬나. 가로등이 잘못했네"



"네, ..막 벌레도 엄마!"



"어어 아이다. 저것도 그냥 잔벌, 저 벌레가 잘못했네. 그쟈"





아니 여기 벌레 왜 이렇게 많아 아니 여기 시골이지. 막 여기저기서 부스럭 대기만해도 팔짝팔짝 놀라서 안기니까 선배가 그렇게 튀어나오는 것들이 다 잘못했다고 "혼내주까"하고 묻는데 제발 혼내줄 수 있음 다 혼내주세요. 고개 끄덕이니까 선배가 끌어 안아주고 내 어깨 묻고 웃는데 선배 없었음 저 여기서 바로 탈출했을수도 있어요. 정말로요.






"니랑 좀 걸으려고 했는데 상태 보니까 영 아이네"



"...네? ㅇ,어 그래도 걸을 순.."



"무섭지 않나"





아니 그래도 선배랑 같이 있는 건 좋은데, 순간 갈등 되는거야 꾹 참고 선배랑 걸을까 아님 숙소로 돌아갈까. 그래서 막 고민하다가 내가 슬그머니 선배 손 쥐었거든





"..이거 손"



"손"



"...그러니까 손"



"응"





선배 아시잖아요. 제발 여기선 장난 치지 마세요 부탁할게요. 선배 손 잡고 걸으면 걸을 수 있다고 솔직히 선배 아는데 자꾸 말 완성 시키려고 하는 거야 내 눈 보면서 아 부끄러운데 내가 벌벌 떨면서 눈 질끈 감고 얘기했어.





"..ㅅ,손 잡고 걸을게요"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알았다"





이제 됐나요. 아 민망해서 식은땀 나더라, 그러니까 선배가 손깍지로 바꿔 잡고 손전등 있고 너무 무서우면 그냥 돌아가자고 하고 같이 걸었거든. 선배 옆에 있으니까 든든하긴 하더라. 그리고 선배가 깍지 끼고 계속 옆에서 내 눈 바라보면서 말하니까 그제야 긴장도 좀 풀려서 말문도 트였어. 이렇게 시골길 선배랑 단둘이 손전등 비추면서 걷는 것도 좀 신기하고 새로웠고.





"그래서 오늘 처음 말해보는 그런 친구들 많았어요"



"그랬나"



"그리구..어, 그 친구랑 벽화 하면서 번호도 교환하고 자주 이렇게 얘기 하자고 했거든요. 그래서 기분 좀 좋았구.."



"그랬고?"



"어, ..저 좀 발전한 거 같다고 생각했어요. ㅇ,아닐 수도 있는데 오늘 조금..어 그랬어요"





그리고 나선 선배 손 쥐고 오늘 일 신나서 이래저래 풀어놓았던거 같아. 그렇게 이야기 하는 내내 선배가 귀 기울여서 들어주고 고개도 끄덕여줘서 더 이야기하다가 오늘 좀 느낀 그 부분 말하니까 선배가 멈춰서더라고 그래서 뭐지 싶어서 올려다 봤는데 선배 엄청 큰 손이 내 양볼 살짝 감싸는 거야. 선배 이거 얼굴 찌부 되는데





"걱정했는데"



"너무 이쁘다"



"니"





네? 저요? 제가 왜 예쁜거죠. 그래서 아니라고 했는데 양볼 잡혀있으니까 막 웅얼웅얼 뱉어지는 거야 이 볼은 왜 감싸고 있는 거죠. 그래서 이것 좀 풀어달라고 손짓했는데 선배가 주위 두리번거리더니 손전등을 꺼버리는 거야, 아 안돼. 순간 딱 불 사라지고 암흑 되니까 헙,하고 숨 멈췄거든 근데





"...흡"





허리 숙이고 입술만 깊게 맞추고 떨어져서 웃는거야. 방금 선배, 어 지금 뭐하신, 어 그게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귀여워 죽겠다, 내"





전 민망해서 죽을 거 같아요,네.





*





"오늘 수업 몇 시에 끝나나, 델러 갈까"



"어..저 네시, 헙"



"야 박성진!"





와 들킬뻔했다. 아니 그전에 선배 미안해요, 헙. 선배 손 꼭 잡고 등교하다가 저 멀리서 선배 동기가 이름 불러서 너무 세게 선배 밀쳤거든. 순간 가슴 쓸어내리다가 선배 올려다 봤지. 선배 어떻게 미안해요 제가 너무 세게 밀었죠. 너무 미안해서 막 선배 붙잡으니까 선배가 웃음 참고 있는거야, 안 아파요?





"선배 어떡해..선배 진짜 죄송, 아니 미안해요. 급해서"



"아니, 아이다. 놀랐나"



"..ㄱ,그게 아니고"





괜찮다고 머리 헝클여줬어 선배가. 저도 모르게 그런 거니까 제가 제 손 좀 때릴게요. 수업 끝나고 정문에서 기다린다 하고 선배는 손 흔들면서 먼저 뛰어갔어. 이래서 비밀 연애는 개뿔 금방 들킬 거 같았지. 그리고 금방 도운이 만나서 강의실로 들어갔어.





"너 때문이잖아"



"와 또 내가 뭐 잘못했는데"





아니 그냥 네가 보여서 그냥 그래봤어. 대체 이 강당 의자를 왜 우리 과가 치워야 하는지 좀 알려줄 사람,, 무슨 행사인지 뭔지 하고서 뒷정리를 맡겨버려서 나 참 하고는 있는데 의자가 엄청 무거운 거야. 이거 하나씩 하다가 날밤 새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 의자 네개 턱 쌓여 있는 거 저거 어떻게 들고 가나 허리 펼 새도 없이 들려고 하는데 누가 앞에서 번쩍 들고 가는 거야.





"..어?"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무겁제"





그래서 봤는데 선배인거야, 선배 여기 왜 계시지. 그래서 의자 하나 낑낑 들고가면서 이리저리 둘러봤는데 아 동기들도 있더라고. 아 농구하려고 왔나봐. 근데 선배가 우뚝 서서 나도 따라섰는데 선배가 아무렇지 않게 내 의자도 선배가 들던 의자 위에 올리고 가버리는 거 있지.





"그거 제가 들어도 되는데"



"다친다, 내가 하께"





어어 우리 과가 할 일인데. 선배 쫄쫄 따라가서 달라고 했는데 선배가 그냥 가져다 놓는 거야, 선배 저 주셔도 되는데. 끝까지 다친다고 의자 들면 가져가고 들면 가져가서 결국 선배한테 지고 선배 들고 갈 때 계속 말이나 걸었어. 그리고 거의 끝이 보일 쯤 선배가 쉬려고 앉아서 가방에 든 물 건넸거든, 근데 선배 그렇게 스윗하게 받으시면 안 되죠,,





"잘 마실게"



"제 일까지 다 했잖아요, 안 그러셔도 되는데.."





그러니까 선배가 잠깐 가까히 와보라고 손짓 하는 거야. 근데 선배 가까히 다가가긴 했는데 선배가 숙이셔야 거리가 좁아지죠, 귓속말 하길래 발꿈치 들어서 위태위태하게 섰는데 금방 넘어지려는 거 선배가 팔 얼른 잡아줬어. 그리고 귓속말로 조근조근 이야기 하는 거야.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여자친구 힘든 거 내 도와줘야제"



"그제"



"..끅,"





그리고 웃으면서 떨어지는데 내가 내 입 막았거든. 이 놈의 딸꾹질, 이 망할 놈의 딸꾹질. 분위기 망치지 말고 내려가 빨리. 눈 커다래져서 선배 올려다 보니까 선배가 입모양으로 "와" 이렇게 묻고 내려다 보면서 웃어줬어. 막 그런 막, 여자친구 선배 그러니까 그런 말.. 나 뭐래니.

진정할쯤에는 선배 농구 시합하는 거 볼 수 있었어. 근데 윤도운 쟨 또 언제 낀 거야, 아니 저럴거면 체교과로 가라고. 사실 룰도 잘 모르고 그래서 선배 공 잡으면 어어어 하면서 보고 또 골 넣으면 어어어 하면서 좋아했지. 그러다가 쉬는 타임이라 다시 그 물 꺼내는데 선배가 옆에 털썩 앉더라고.





"지루하지는 않나"



"어? 네. 재밌어요 선배 막 골 넣는 거, 엄마"





대답하려는데 농구공 퍽 날라오는 거야. 근데 그거 선배가 아무렇지 않게 손으로 내쳐주고 괜찮냐고 눈 맞춰주더라, 놀라긴 했는데 선배 반사신경에 한 번 더 놀랐지. 공 내쳐주고 이쪽으로 던지지 말라고 하는데 그때 선배 약간 뭐라해야하지 정색? 하는데 어, 그때 심장 쿵 내려앉았다 올라왔어.





"점마 저것들 공 막 던지제, 괘안나"



"네. 선배 손 괜찮아요?"



"내는 뭐. 저녁에 집으로 바로 가지 말고 뭐 맛있는 거 먹고 들어가까"





먹고 싶은 거 생각해 두라고 하고 선배는 다시 코트 안으로 뛰어갔어. 


근데 선택 고자에 뭘 맛있게 먹어본 적이 딱히 많은 게 아니니까 강의 내내 생각했는데도 별로 먹고 싶은 게 없는 거야. 막 전공책에 적었다 지웠다, 적었다 지웠다. 그리고 나는 선배가 못 먹는 게 뭔지 모르니까 이것저것 줄로 쫙쫙 그었어. 그리고 그 모습을 도운이가 한심하게 바라보더라.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뭐하노 진짜"



"..메뉴 정해"



"그러다 날 새겠다. 암거나 좀 먹어라, 아님 햄이 정하겠지"





이 답답아 그냥 생각 나는 거 없다고 하믄 어디가 덧나노. 어디가 덧나진 않지, 그래서 결국엔 전공책 탁 닫아 버렸어. 그리고 마침 선배가 톡 보내는 거야 그래서 휴대폰 들었지.





- 뭐 먹을 건지 생각했나 03:48


- 아뇨 저 정말 배는 고픈데 


-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나요..


- 그럼 그냥 나온나, 막 애쓰지 말고 03:49





그래 햄이 정한다잖아. 너 언제부터 보고 있었어 절로 안가? 고개 끄덕이는 도운이 퍽 밀어내고 강의 끝날 때까지 선배랑 주고 받은 문자만 올렸다 내렸다 했어. 아 강의 제대로 안 들었다는 건 아니고. 근데 강의 시간이 좀 오바되서 십오분 정도 늦은 거야 이미 선배는 정문에 있을텐데. 그래서 죽어라 달렸지 엄청 뛰었어. 그렇게 막 뛰어가다가 앞에 선배보고 멈춰야 하는데 가속도 붙어서 휘청이니까 선배가 확 팔 붙잡아주더라고.





"다친다"



"아니, 저.. 늦어서"



"괘안타. 뛰댕기지마라 그러다 넘어지면 진짜 크게 다친다 알았나"





그리고 웃으면서 내 가방 가져가는거야 내가 들어도 되는데. 무겁다고 가져가는데 그럼 선배가 무거울텐데, 우물쭈물하다가 다시 달라고 했는데 아무렇지 않게, 응?





"와"





가방 대신 선배가 손 꼭 잡고 걷는 거야. 선배 제가 달라고 한 건 그게 아닌데, 어쨌든 감사합니다. 아니 뭐래. 뒤에 슬쩍 보고 선배가 손깍지로 바꿔 잡고 같이 걸었어. 근데 우리 어디 가요? 선배 따라서 오늘 있었던 뭐, 별 거 아닌 일들 이야기 하면서 걷다보니까 근처 초밥집인 거야. 그래서 같이 따라 들어갔지.





"혹시 회 못 뭇나"



"아뇨 저 먹을 줄 알아요"





선배 입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왜 내 입으로 들어가는 게 더 많은 거 같지. 정말 웬만해서 내 그릇은 빌 틈이 안 보이는 거야, 이것도 저것도 팔 안 닿는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선배가 자꾸 놓아주는데 선배도 좀 먹었음 하는데 선배는 계속 먹고 있다고 하는거야. 선배 드시는 거 저 조금밖에 못 본 거 같은데 아닌가요. 





"..저 배부른데, 선배 더 드세요"



"한 개만 더 무라"





아니 선배도 좀, 자꾸 챙겨주니까 먹긴 해야겠고 양쪽 볼 볼록해져서 손사레 치니까 갑자기 선배가 웃음 터져서 고개 돌리는 거야. 하 제발 같이 웃어요 우리. 그래서 진짜 용기 내서 물어봤지.





"..ㅇ,왜요"



"아이다"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아이, 니 햄찌 같아서"





햄스터요? 뜬금없이? 그래서 응,싶어서 그냥 바라보니까 볼 이따시만 해져서 빵빵하다고 하는 거야. 아니 이건 선배가 넣어준 거 잖아요. 그래서 해명 하고 싶은데 나도 내 볼 빵빵한 거 아니까 우선 씹어서 좀 삼키고 물도 좀 마시고 막 반론하려고 했는데 선배가 하도 웃어서 포기했어. 그래요 그냥 웃으세요.



선배랑 같이 초밥 먹곤 집으로 가려는데 오늘따라 선배 걸음이 느린 거야 그래서 어디 아픈가해서 올려다 봤는데 선배가 그냥 웃는 거야. 뭐지, 알아채야하는 신호인가 그래서 그 웃는 얼굴 앞에서 끔뻑끔뻑 바라봤는데 선배가 머리 헝클여주더라.





"아니 그냥"



"네?"



"오늘따라 들어가기 싫어서"





아, 그런 거 였어요? 나에 비하면 선배는 정말 정말 표현이 많은 거긴 한데 선배도 엄청 부끄러워하는 편이라 말 못하고 있었던 거야. 아니 저도 뭐 들어가기 싫어서 계속 같이, 조용히 해 난 입이 문제야 문제. 괜히 들어가기 싫다는 말이 왜 그렇게도 좋은지 내 입꼬리 올라가는거 내가 붙잡아도 내려올 생각을 안 하고. 그래서 고개 푹 숙이니까 선배가 젖혀서 웃더라.





"그냥 집에 가까"



"네?"



"내 방에 같이 있을까"





그것도 좀 좋은 거 같은데요. 당장 가요, 아니 조용히 좀 해봐. 내가 선배 손 꼭 잡고 고개 끄덕이고 막 뛰었어. 솔직히 뛸 이유는 없었는데 그냥, 그냥 뛰었어. 학교에서 하루종일 못 보다가 이렇게 몰아 보는 것도 어쩌면 조금은 좋기도 하더라. 비밀 연애 이 맛에 하는 걸까.





47.





"괜히 내 따라온다고 잠도 못 잤제, 한참 가야하니까 이거 덮고 푹 자라"



"그래도 선배 운전하는데.."



"괘안타 푹 자고 인나라. 또 눈 감기네, 얼른 누워라"



"햄 저는 자면 안돼죠"



"깨 있어라 마"





농활까지는 아니고 시골로 봉사활동 간다는 거 선배가 신청해서 나도 따라서 신청했거든, 새벽 일찍 출발 하는 거라 아침잠 많은 나 깨워 데리고 가는 것도 선배 힘든 일이었지. 어제 알바도 늦게 끝났고 너무 피곤해서 꾸벅꾸벅 조니까 선배가 남방 덮어주고 그냥 자라고 앞머리 살살 만져주는데 잠이 안 올 수가 없어서 그렇게 잠들었어.





"누나 쟈 자믄 잘 안 인나는데 햄 괜찮겠어요?"



"졸리믄 계속 자라고 하지 뭐, 아까도 인나는 거 엄청 힘들어하더라. 괜히 데꼬와서 고생 시키네"



"누나 쟈가 신청했는데 햄이 와 고생, 아 진짜 내 이 차 안 탈라고 했는데"



"..응?"



"아이다. 시끄러워서 깼나 미안타. 자도 됀다 자라"





*





봉사활동은 그렇게 힘들지 않았어. 해봤자 벽화나 잔일 돕는 거라서 선배랑 같이 못한 건 속상했지만 봉사활동 온 거니까 나름 열심히 한다고 했어. 그리고 사실 처음 말 거는 동기들이랑 대화 몇 마디 한 것도 조금 발전한 거 같아서 기분도 좋았고. 거의 저녁까지 돕고 다니까 끝이 보이더라, 세 팀으로 나눠서 활동했는데 다들 끝내고 돌아오고 우리팀도 마무리 짓고 회관에 모였어. 


고생했다고 마을 주민분들이 여러가지 막 가져다 주시고 술판 벌여져서 나는 좀 불편했거든 선배는 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조용히 나왔어. 해 지기 전에는 몰랐는데 되게 조용하고 사람도 없더라고 근데 소화 좀 시킬겸 걸을까 싶어서 신발 신고 길 쭉 이어진 곳으로 걸었어. 그렇게 걷다가 어 좀 스산한 거야, 그래서 돌아가려는데 가로등이 갑자기 팍 나가서 진짜 화들짝 놀랐어. 엄마, 근데 여기 어디지.





"..어"





망했다. 나 앞만 보고 걷는다고 갈래길 아무 곳으로나 온 거야, 당연히 어느 길로 왔는지 더 어두워져서 보이지도 않고 안 그래도 겁 많은데 가로등 팍 꺼져버려서 겁 더 먹고 전화라도 해야 할 거 같아서 휴대폰 켰는데 아 배터리도 얼마 없어서 급하게 도운이한테 전화했지.





-"와, 누나 또 니 어디고?"



"야 나 그냥 좀 걷는다고 걸었는데.. 여기 어딘지를 모르겠어"



-"아 진짜. 쫌만 기다려봐라, 햄!"



"야 선배한테 말하지마 선배 괜히 술 먹고 있는데"



-"여보세요"





아 윤도운 진짜, 이럴 때만 빨라 진짜. 선배는 다른 동기들이랑 술 하고 있으니까 그냥 니가 좀 오라고 전화한 거였는데 바로 선배 목소리 들리는 거야.





-"금방 가께 거기 좀만 있어라"



-"많이 무서움 계속 내랑 전화하까"





계속 전화하고 싶은데 제가 배터리가 없어서.. 상황 설명하고 싶은데 전화 뚝 끊긴 거야. 아 헐, 배터리 없어서 까만 화면 딱 뜨면 얼마나 무서운줄 아니. 아 왜 하필 이런때에 휴대폰이 나가서. 안 그래도 겁나서 전화기 꼭 쥐고 있었는데 배터리 나가니까 더 무서워서 이리저리 고개 돌리면서 엄청 경계태세였어. 그렇게 한 십분 있었을까 조금 멀리서 손전등? 랜턴 빛 보이는 거야 그래서 조금 다가가니까 하 선배였어.





"춥제"





말도 없이 막 돌아다녔다고 뭐라고 할 줄 알았는데 딱 마주치자마자 선배가 입고 있던 남방부터 둘러서 팔 끼우고 입혀주는 거야. 추운데 오래 있었다고, 그래서 어 이 전개가 아닐텐데 하고 올려다 봤는데 선배 오늘도 좀 젖어있더라. 나 찾느라, 아 너무 미안했어 그때.





"..또 막 뛰어다니셨죠"



"아이다. 그래도 내랑 전화 했잖아, 휴대폰은 배터리 나간거가"



"..네"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또 미안해가꼬 얼굴 못 보는거가. 응?"





괜찮다고 허리 숙여서 나랑 눈 맞춰주는데 미안하다고 말 하기도, 뭐라고 말 해야할지도 몰라서 우물거리다 선배 흐른 땀 소매로 톡톡 닦아줬거든 그러니까 선배가 웃어줬어. 선배가 웃으니까 다행이긴한데 나 진짜 무서웠거든 그때 막 부스럭 소리 나서 비명인가 지르고 아무거나 붙잡았어.





"응? 아아 괘안타. 벌레다 그냥"



"아니 그게..으, 아"



"아 놀랬나보네. 이리 온나"





선배 팔 붙들고 부들부들떠니까 선배가 놀랐냐고 품에 꼭 안아주는거야. 안 그래도 막 긴장하고 있다가 괜찮다고 등 토닥토닥 쓸어주고 계속 내 표정확인하고 선배는 그랬어. 저 진짜 아까 막 가로등 갑자기 꺼지고 벌레 튀어나와가지고..





"그랬나. 가로등이 잘못했네"



"네, ..막 벌레도 엄마!"



"어어 아이다. 저것도 그냥 잔벌, 저 벌레가 잘못했네. 그쟈"





아니 여기 벌레 왜 이렇게 많아 아니 여기 시골이지. 막 여기저기서 부스럭 대기만해도 팔짝팔짝 놀라서 안기니까 선배가 그렇게 튀어나오는 것들이 다 잘못했다고 "혼내주까"하고 묻는데 제발 혼내줄 수 있음 다 혼내주세요. 고개 끄덕이니까 선배가 끌어 안아주고 내 어깨 묻고 웃는데 선배 없었음 저 여기서 바로 탈출했을수도 있어요. 정말로요.






"니랑 좀 걸으려고 했는데 상태 보니까 영 아이네"



"...네? ㅇ,어 그래도 걸을 순.."



"무섭지 않나"





아니 그래도 선배랑 같이 있는 건 좋은데, 순간 갈등 되는거야 꾹 참고 선배랑 걸을까 아님 숙소로 돌아갈까. 그래서 막 고민하다가 내가 슬그머니 선배 손 쥐었거든





"..이거 손"



"손"



"...그러니까 손"



"응"





선배 아시잖아요. 제발 여기선 장난 치지 마세요 부탁할게요. 선배 손 잡고 걸으면 걸을 수 있다고 솔직히 선배 아는데 자꾸 말 완성 시키려고 하는 거야 내 눈 보면서 아 부끄러운데 내가 벌벌 떨면서 눈 질끈 감고 얘기했어.





"..ㅅ,손 잡고 걸을게요"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알았다"





이제 됐나요. 아 민망해서 식은땀 나더라, 그러니까 선배가 손깍지로 바꿔 잡고 손전등 있고 너무 무서우면 그냥 돌아가자고 하고 같이 걸었거든. 선배 옆에 있으니까 든든하긴 하더라. 그리고 선배가 깍지 끼고 계속 옆에서 내 눈 바라보면서 말하니까 그제야 긴장도 좀 풀려서 말문도 트였어. 이렇게 시골길 선배랑 단둘이 손전등 비추면서 걷는 것도 좀 신기하고 새로웠고.





"그래서 오늘 처음 말해보는 그런 친구들 많았어요"



"그랬나"



"그리구..어, 그 친구랑 벽화 하면서 번호도 교환하고 자주 이렇게 얘기 하자고 했거든요. 그래서 기분 좀 좋았구.."



"그랬고?"



"어, ..저 좀 발전한 거 같다고 생각했어요. ㅇ,아닐 수도 있는데 오늘 조금..어 그랬어요"





그리고 나선 선배 손 쥐고 오늘 일 신나서 이래저래 풀어놓았던거 같아. 그렇게 이야기 하는 내내 선배가 귀 기울여서 들어주고 고개도 끄덕여줘서 더 이야기하다가 오늘 좀 느낀 그 부분 말하니까 선배가 멈춰서더라고 그래서 뭐지 싶어서 올려다 봤는데 선배 엄청 큰 손이 내 양볼 살짝 감싸는 거야. 선배 이거 얼굴 찌부 되는데





"걱정했는데"



"너무 이쁘다"



"니"





네? 저요? 제가 왜 예쁜거죠. 그래서 아니라고 했는데 양볼 잡혀있으니까 막 웅얼웅얼 뱉어지는 거야 이 볼은 왜 감싸고 있는 거죠. 그래서 이것 좀 풀어달라고 손짓했는데 선배가 주위 두리번거리더니 손전등을 꺼버리는 거야, 아 안돼. 순간 딱 불 사라지고 암흑 되니까 헙,하고 숨 멈췄거든 근데





"...흡"





허리 숙이고 입술만 깊게 맞추고 떨어져서 웃는거야. 방금 선배, 어 지금 뭐하신, 어 그게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귀여워 죽겠다, 내"





전 민망해서 죽을 거 같아요,네.





*





"오늘 수업 몇 시에 끝나나, 델러 갈까"



"어..저 네시, 헙"



"야 박성진!"





와 들킬뻔했다. 아니 그전에 선배 미안해요, 헙. 선배 손 꼭 잡고 등교하다가 저 멀리서 선배 동기가 이름 불러서 너무 세게 선배 밀쳤거든. 순간 가슴 쓸어내리다가 선배 올려다 봤지. 선배 어떻게 미안해요 제가 너무 세게 밀었죠. 너무 미안해서 막 선배 붙잡으니까 선배가 웃음 참고 있는거야, 안 아파요?





"선배 어떡해..선배 진짜 죄송, 아니 미안해요. 급해서"



"아니, 아이다. 놀랐나"



"..ㄱ,그게 아니고"





괜찮다고 머리 헝클여줬어 선배가. 저도 모르게 그런 거니까 제가 제 손 좀 때릴게요. 수업 끝나고 정문에서 기다린다 하고 선배는 손 흔들면서 먼저 뛰어갔어. 이래서 비밀 연애는 개뿔 금방 들킬 거 같았지. 그리고 금방 도운이 만나서 강의실로 들어갔어.





"너 때문이잖아"



"와 또 내가 뭐 잘못했는데"





아니 그냥 네가 보여서 그냥 그래봤어. 대체 이 강당 의자를 왜 우리 과가 치워야 하는지 좀 알려줄 사람,, 무슨 행사인지 뭔지 하고서 뒷정리를 맡겨버려서 나 참 하고는 있는데 의자가 엄청 무거운 거야. 이거 하나씩 하다가 날밤 새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 의자 네개 턱 쌓여 있는 거 저거 어떻게 들고 가나 허리 펼 새도 없이 들려고 하는데 누가 앞에서 번쩍 들고 가는 거야.





"..어?"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무겁제"





그래서 봤는데 선배인거야, 선배 여기 왜 계시지. 그래서 의자 하나 낑낑 들고가면서 이리저리 둘러봤는데 아 동기들도 있더라고. 아 농구하려고 왔나봐. 근데 선배가 우뚝 서서 나도 따라섰는데 선배가 아무렇지 않게 내 의자도 선배가 들던 의자 위에 올리고 가버리는 거 있지.





"그거 제가 들어도 되는데"



"다친다, 내가 하께"





어어 우리 과가 할 일인데. 선배 쫄쫄 따라가서 달라고 했는데 선배가 그냥 가져다 놓는 거야, 선배 저 주셔도 되는데. 끝까지 다친다고 의자 들면 가져가고 들면 가져가서 결국 선배한테 지고 선배 들고 갈 때 계속 말이나 걸었어. 그리고 거의 끝이 보일 쯤 선배가 쉬려고 앉아서 가방에 든 물 건넸거든, 근데 선배 그렇게 스윗하게 받으시면 안 되죠,,





"잘 마실게"



"제 일까지 다 했잖아요, 안 그러셔도 되는데.."





그러니까 선배가 잠깐 가까히 와보라고 손짓 하는 거야. 근데 선배 가까히 다가가긴 했는데 선배가 숙이셔야 거리가 좁아지죠, 귓속말 하길래 발꿈치 들어서 위태위태하게 섰는데 금방 넘어지려는 거 선배가 팔 얼른 잡아줬어. 그리고 귓속말로 조근조근 이야기 하는 거야.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여자친구 힘든 거 내 도와줘야제"



"그제"



"..끅,"





그리고 웃으면서 떨어지는데 내가 내 입 막았거든. 이 놈의 딸꾹질, 이 망할 놈의 딸꾹질. 분위기 망치지 말고 내려가 빨리. 눈 커다래져서 선배 올려다 보니까 선배가 입모양으로 "와" 이렇게 묻고 내려다 보면서 웃어줬어. 막 그런 막, 여자친구 선배 그러니까 그런 말.. 나 뭐래니.

진정할쯤에는 선배 농구 시합하는 거 볼 수 있었어. 근데 윤도운 쟨 또 언제 낀 거야, 아니 저럴거면 체교과로 가라고. 사실 룰도 잘 모르고 그래서 선배 공 잡으면 어어어 하면서 보고 또 골 넣으면 어어어 하면서 좋아했지. 그러다가 쉬는 타임이라 다시 그 물 꺼내는데 선배가 옆에 털썩 앉더라고.





"지루하지는 않나"



"어? 네. 재밌어요 선배 막 골 넣는 거, 엄마"





대답하려는데 농구공 퍽 날라오는 거야. 근데 그거 선배가 아무렇지 않게 손으로 내쳐주고 괜찮냐고 눈 맞춰주더라, 놀라긴 했는데 선배 반사신경에 한 번 더 놀랐지. 공 내쳐주고 이쪽으로 던지지 말라고 하는데 그때 선배 약간 뭐라해야하지 정색? 하는데 어, 그때 심장 쿵 내려앉았다 올라왔어.





"점마 저것들 공 막 던지제, 괘안나"



"네. 선배 손 괜찮아요?"



"내는 뭐. 저녁에 집으로 바로 가지 말고 뭐 맛있는 거 먹고 들어가까"





먹고 싶은 거 생각해 두라고 하고 선배는 다시 코트 안으로 뛰어갔어. 


근데 선택 고자에 뭘 맛있게 먹어본 적이 딱히 많은 게 아니니까 강의 내내 생각했는데도 별로 먹고 싶은 게 없는 거야. 막 전공책에 적었다 지웠다, 적었다 지웠다. 그리고 나는 선배가 못 먹는 게 뭔지 모르니까 이것저것 줄로 쫙쫙 그었어. 그리고 그 모습을 도운이가 한심하게 바라보더라.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뭐하노 진짜"



"..메뉴 정해"



"그러다 날 새겠다. 암거나 좀 먹어라, 아님 햄이 정하겠지"





이 답답아 그냥 생각 나는 거 없다고 하믄 어디가 덧나노. 어디가 덧나진 않지, 그래서 결국엔 전공책 탁 닫아 버렸어. 그리고 마침 선배가 톡 보내는 거야 그래서 휴대폰 들었지.





- 뭐 먹을 건지 생각했나 03:48


- 아뇨 저 정말 배는 고픈데 


-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나요..


- 그럼 그냥 나온나, 막 애쓰지 말고 03:49





그래 햄이 정한다잖아. 너 언제부터 보고 있었어 절로 안가? 고개 끄덕이는 도운이 퍽 밀어내고 강의 끝날 때까지 선배랑 주고 받은 문자만 올렸다 내렸다 했어. 아 강의 제대로 안 들었다는 건 아니고. 근데 강의 시간이 좀 오바되서 십오분 정도 늦은 거야 이미 선배는 정문에 있을텐데. 그래서 죽어라 달렸지 엄청 뛰었어. 그렇게 막 뛰어가다가 앞에 선배보고 멈춰야 하는데 가속도 붙어서 휘청이니까 선배가 확 팔 붙잡아주더라고.





"다친다"



"아니, 저.. 늦어서"



"괘안타. 뛰댕기지마라 그러다 넘어지면 진짜 크게 다친다 알았나"





그리고 웃으면서 내 가방 가져가는거야 내가 들어도 되는데. 무겁다고 가져가는데 그럼 선배가 무거울텐데, 우물쭈물하다가 다시 달라고 했는데 아무렇지 않게, 응?





"와"





가방 대신 선배가 손 꼭 잡고 걷는 거야. 선배 제가 달라고 한 건 그게 아닌데, 어쨌든 감사합니다. 아니 뭐래. 뒤에 슬쩍 보고 선배가 손깍지로 바꿔 잡고 같이 걸었어. 근데 우리 어디 가요? 선배 따라서 오늘 있었던 뭐, 별 거 아닌 일들 이야기 하면서 걷다보니까 근처 초밥집인 거야. 그래서 같이 따라 들어갔지.





"혹시 회 못 뭇나"



"아뇨 저 먹을 줄 알아요"





선배 입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왜 내 입으로 들어가는 게 더 많은 거 같지. 정말 웬만해서 내 그릇은 빌 틈이 안 보이는 거야, 이것도 저것도 팔 안 닿는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선배가 자꾸 놓아주는데 선배도 좀 먹었음 하는데 선배는 계속 먹고 있다고 하는거야. 선배 드시는 거 저 조금밖에 못 본 거 같은데 아닌가요. 





"..저 배부른데, 선배 더 드세요"



"한 개만 더 무라"





아니 선배도 좀, 자꾸 챙겨주니까 먹긴 해야겠고 양쪽 볼 볼록해져서 손사레 치니까 갑자기 선배가 웃음 터져서 고개 돌리는 거야. 하 제발 같이 웃어요 우리. 그래서 진짜 용기 내서 물어봤지.





"..ㅇ,왜요"



"아이다"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아이, 니 햄찌 같아서"





햄스터요? 뜬금없이? 그래서 응,싶어서 그냥 바라보니까 볼 이따시만 해져서 빵빵하다고 하는 거야. 아니 이건 선배가 넣어준 거 잖아요. 그래서 해명 하고 싶은데 나도 내 볼 빵빵한 거 아니까 우선 씹어서 좀 삼키고 물도 좀 마시고 막 반론하려고 했는데 선배가 하도 웃어서 포기했어. 그래요 그냥 웃으세요.



선배랑 같이 초밥 먹곤 집으로 가려는데 오늘따라 선배 걸음이 느린 거야 그래서 어디 아픈가해서 올려다 봤는데 선배가 그냥 웃는 거야. 뭐지, 알아채야하는 신호인가 그래서 그 웃는 얼굴 앞에서 끔뻑끔뻑 바라봤는데 선배가 머리 헝클여주더라.





"아니 그냥"



"네?"



"오늘따라 들어가기 싫어서"





아, 그런 거 였어요? 나에 비하면 선배는 정말 정말 표현이 많은 거긴 한데 선배도 엄청 부끄러워하는 편이라 말 못하고 있었던 거야. 아니 저도 뭐 들어가기 싫어서 계속 같이, 조용히 해 난 입이 문제야 문제. 괜히 들어가기 싫다는 말이 왜 그렇게도 좋은지 내 입꼬리 올라가는거 내가 붙잡아도 내려올 생각을 안 하고. 그래서 고개 푹 숙이니까 선배가 젖혀서 웃더라.





"그냥 집에 가까"



"네?"



"내 방에 같이 있을까"





그것도 좀 좋은 거 같은데요. 당장 가요, 아니 조용히 좀 해봐. 내가 선배 손 꼭 잡고 고개 끄덕이고 막 뛰었어. 솔직히 뛸 이유는 없었는데 그냥, 그냥 뛰었어. 학교에서 하루종일 못 보다가 이렇게 몰아 보는 것도 어쩌면 조금은 좋기도 하더라. 비밀 연애 이 맛에 하는 걸까.





47.





"괜히 내 따라온다고 잠도 못 잤제, 한참 가야하니까 이거 덮고 푹 자라"



"그래도 선배 운전하는데.."



"괘안타 푹 자고 인나라. 또 눈 감기네, 얼른 누워라"



"햄 저는 자면 안돼죠"



"깨 있어라 마"





농활까지는 아니고 시골로 봉사활동 간다는 거 선배가 신청해서 나도 따라서 신청했거든, 새벽 일찍 출발 하는 거라 아침잠 많은 나 깨워 데리고 가는 것도 선배 힘든 일이었지. 어제 알바도 늦게 끝났고 너무 피곤해서 꾸벅꾸벅 조니까 선배가 남방 덮어주고 그냥 자라고 앞머리 살살 만져주는데 잠이 안 올 수가 없어서 그렇게 잠들었어.





"누나 쟈 자믄 잘 안 인나는데 햄 괜찮겠어요?"



"졸리믄 계속 자라고 하지 뭐, 아까도 인나는 거 엄청 힘들어하더라. 괜히 데꼬와서 고생 시키네"



"누나 쟈가 신청했는데 햄이 와 고생, 아 진짜 내 이 차 안 탈라고 했는데"



"..응?"



"아이다. 시끄러워서 깼나 미안타. 자도 됀다 자라"





*





봉사활동은 그렇게 힘들지 않았어. 해봤자 벽화나 잔일 돕는 거라서 선배랑 같이 못한 건 속상했지만 봉사활동 온 거니까 나름 열심히 한다고 했어. 그리고 사실 처음 말 거는 동기들이랑 대화 몇 마디 한 것도 조금 발전한 거 같아서 기분도 좋았고. 거의 저녁까지 돕고 다니까 끝이 보이더라, 세 팀으로 나눠서 활동했는데 다들 끝내고 돌아오고 우리팀도 마무리 짓고 회관에 모였어. 


고생했다고 마을 주민분들이 여러가지 막 가져다 주시고 술판 벌여져서 나는 좀 불편했거든 선배는 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조용히 나왔어. 해 지기 전에는 몰랐는데 되게 조용하고 사람도 없더라고 근데 소화 좀 시킬겸 걸을까 싶어서 신발 신고 길 쭉 이어진 곳으로 걸었어. 그렇게 걷다가 어 좀 스산한 거야, 그래서 돌아가려는데 가로등이 갑자기 팍 나가서 진짜 화들짝 놀랐어. 엄마, 근데 여기 어디지.





"..어"





망했다. 나 앞만 보고 걷는다고 갈래길 아무 곳으로나 온 거야, 당연히 어느 길로 왔는지 더 어두워져서 보이지도 않고 안 그래도 겁 많은데 가로등 팍 꺼져버려서 겁 더 먹고 전화라도 해야 할 거 같아서 휴대폰 켰는데 아 배터리도 얼마 없어서 급하게 도운이한테 전화했지.





-"와, 누나 또 니 어디고?"



"야 나 그냥 좀 걷는다고 걸었는데.. 여기 어딘지를 모르겠어"



-"아 진짜. 쫌만 기다려봐라, 햄!"



"야 선배한테 말하지마 선배 괜히 술 먹고 있는데"



-"여보세요"





아 윤도운 진짜, 이럴 때만 빨라 진짜. 선배는 다른 동기들이랑 술 하고 있으니까 그냥 니가 좀 오라고 전화한 거였는데 바로 선배 목소리 들리는 거야.





-"금방 가께 거기 좀만 있어라"



-"많이 무서움 계속 내랑 전화하까"





계속 전화하고 싶은데 제가 배터리가 없어서.. 상황 설명하고 싶은데 전화 뚝 끊긴 거야. 아 헐, 배터리 없어서 까만 화면 딱 뜨면 얼마나 무서운줄 아니. 아 왜 하필 이런때에 휴대폰이 나가서. 안 그래도 겁나서 전화기 꼭 쥐고 있었는데 배터리 나가니까 더 무서워서 이리저리 고개 돌리면서 엄청 경계태세였어. 그렇게 한 십분 있었을까 조금 멀리서 손전등? 랜턴 빛 보이는 거야 그래서 조금 다가가니까 하 선배였어.





"춥제"





말도 없이 막 돌아다녔다고 뭐라고 할 줄 알았는데 딱 마주치자마자 선배가 입고 있던 남방부터 둘러서 팔 끼우고 입혀주는 거야. 추운데 오래 있었다고, 그래서 어 이 전개가 아닐텐데 하고 올려다 봤는데 선배 오늘도 좀 젖어있더라. 나 찾느라, 아 너무 미안했어 그때.





"..또 막 뛰어다니셨죠"



"아이다. 그래도 내랑 전화 했잖아, 휴대폰은 배터리 나간거가"



"..네"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또 미안해가꼬 얼굴 못 보는거가. 응?"





괜찮다고 허리 숙여서 나랑 눈 맞춰주는데 미안하다고 말 하기도, 뭐라고 말 해야할지도 몰라서 우물거리다 선배 흐른 땀 소매로 톡톡 닦아줬거든 그러니까 선배가 웃어줬어. 선배가 웃으니까 다행이긴한데 나 진짜 무서웠거든 그때 막 부스럭 소리 나서 비명인가 지르고 아무거나 붙잡았어.





"응? 아아 괘안타. 벌레다 그냥"



"아니 그게..으, 아"



"아 놀랬나보네. 이리 온나"





선배 팔 붙들고 부들부들떠니까 선배가 놀랐냐고 품에 꼭 안아주는거야. 안 그래도 막 긴장하고 있다가 괜찮다고 등 토닥토닥 쓸어주고 계속 내 표정확인하고 선배는 그랬어. 저 진짜 아까 막 가로등 갑자기 꺼지고 벌레 튀어나와가지고..





"그랬나. 가로등이 잘못했네"



"네, ..막 벌레도 엄마!"



"어어 아이다. 저것도 그냥 잔벌, 저 벌레가 잘못했네. 그쟈"





아니 여기 벌레 왜 이렇게 많아 아니 여기 시골이지. 막 여기저기서 부스럭 대기만해도 팔짝팔짝 놀라서 안기니까 선배가 그렇게 튀어나오는 것들이 다 잘못했다고 "혼내주까"하고 묻는데 제발 혼내줄 수 있음 다 혼내주세요. 고개 끄덕이니까 선배가 끌어 안아주고 내 어깨 묻고 웃는데 선배 없었음 저 여기서 바로 탈출했을수도 있어요. 정말로요.






"니랑 좀 걸으려고 했는데 상태 보니까 영 아이네"



"...네? ㅇ,어 그래도 걸을 순.."



"무섭지 않나"





아니 그래도 선배랑 같이 있는 건 좋은데, 순간 갈등 되는거야 꾹 참고 선배랑 걸을까 아님 숙소로 돌아갈까. 그래서 막 고민하다가 내가 슬그머니 선배 손 쥐었거든





"..이거 손"



"손"



"...그러니까 손"



"응"





선배 아시잖아요. 제발 여기선 장난 치지 마세요 부탁할게요. 선배 손 잡고 걸으면 걸을 수 있다고 솔직히 선배 아는데 자꾸 말 완성 시키려고 하는 거야 내 눈 보면서 아 부끄러운데 내가 벌벌 떨면서 눈 질끈 감고 얘기했어.





"..ㅅ,손 잡고 걸을게요"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알았다"





이제 됐나요. 아 민망해서 식은땀 나더라, 그러니까 선배가 손깍지로 바꿔 잡고 손전등 있고 너무 무서우면 그냥 돌아가자고 하고 같이 걸었거든. 선배 옆에 있으니까 든든하긴 하더라. 그리고 선배가 깍지 끼고 계속 옆에서 내 눈 바라보면서 말하니까 그제야 긴장도 좀 풀려서 말문도 트였어. 이렇게 시골길 선배랑 단둘이 손전등 비추면서 걷는 것도 좀 신기하고 새로웠고.





"그래서 오늘 처음 말해보는 그런 친구들 많았어요"



"그랬나"



"그리구..어, 그 친구랑 벽화 하면서 번호도 교환하고 자주 이렇게 얘기 하자고 했거든요. 그래서 기분 좀 좋았구.."



"그랬고?"



"어, ..저 좀 발전한 거 같다고 생각했어요. ㅇ,아닐 수도 있는데 오늘 조금..어 그랬어요"





그리고 나선 선배 손 쥐고 오늘 일 신나서 이래저래 풀어놓았던거 같아. 그렇게 이야기 하는 내내 선배가 귀 기울여서 들어주고 고개도 끄덕여줘서 더 이야기하다가 오늘 좀 느낀 그 부분 말하니까 선배가 멈춰서더라고 그래서 뭐지 싶어서 올려다 봤는데 선배 엄청 큰 손이 내 양볼 살짝 감싸는 거야. 선배 이거 얼굴 찌부 되는데





"걱정했는데"



"너무 이쁘다"



"니"





네? 저요? 제가 왜 예쁜거죠. 그래서 아니라고 했는데 양볼 잡혀있으니까 막 웅얼웅얼 뱉어지는 거야 이 볼은 왜 감싸고 있는 거죠. 그래서 이것 좀 풀어달라고 손짓했는데 선배가 주위 두리번거리더니 손전등을 꺼버리는 거야, 아 안돼. 순간 딱 불 사라지고 암흑 되니까 헙,하고 숨 멈췄거든 근데





"...흡"





허리 숙이고 입술만 깊게 맞추고 떨어져서 웃는거야. 방금 선배, 어 지금 뭐하신, 어 그게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비디오 태그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입니다
사진 터치 후 저장하세요

"상이다"



"..어, 어 그게"



"니 밝아진 거 보고있는 것도 좋고, 오늘 너무 잘 지내줘서 고맙고 그래서"





그리고 손전등 다시 탁 켰거든, 상이래 나 상 받았어. 얼굴 당연히 빨개졌지 그래서 어쩔줄 몰라 있다가 선배가 웃으니까 뭔가 나도 그때 무슨 생각 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충동으로 어깨 살짝 쥐고 발꿈치 올려서 정말 아주 짧게 입맞추고 떨어졌어. 미쳤지 아주 나





"..저도, 끅 상..상이에요"



"내는 뭐 잘해서"





그냥 좋아서 했는데 아 그냥 아무 말도 하지말껄. 그러니까 선배한테 상이라고 막 던지고 물으니까 할 말이 없는 거야, 그러니까 그게 어. 입이 문제야 입이. 모르겠다고 고개 젓고 선배 손 쥐고 마구 걸었어. 지금 물어도 답 안 해드릴거에요, 왜냐면 정말 모르겠거든요. 그래도 한 번은 져주더라고 아무 말 없이 다시 조금씩 장난치며 걸었지. 그러다가 이젠 들어가야 해서 아쉽게 대문 거의 가까워졌는데 선배가 잠깐 서는거야.


그래서 응?하고 마주 섰는데 선배가 한 걸음 다가오는거야 근데 너무 가까워서 한 발짝 떨어지니까 한 발짝 오고 또 한 발짝 떨어지니까 담벼락에 붙었어. 선배 지금 뭐하세요,라고 물으려다 허리 숙여서 얼굴쪽으로 다가오길래 아 키스인가 하고 눈 질끈 감았거든





"..어?"



"잘 자라. 내일 보자"





이마에 따스하게 입술 닿았어 그리고 조금 놀라서 올려다 보니까 푸스스 웃으면서 머리 헝클여주고 남자 숙소로 들어가버렸어. 세상 이불킥 필요하다, 나 혼자 무슨 생각한거야. 이 음란마귀야, 아 쪽팔려 세상에나. 그래서 진짜 주먹이 운다 하 울면서 숙소로 들어왔어. 아 세상 망할 진짜,, 나 죽을래 그냥.





48.





"누나 니 이제 코드 몇 개나 치노"



"..여섯개?"



"참나 여섯개? 와 붕어가"





맞어 아주 맞어, 네가 요즘 안 맞아서 뜸했지? 기타 쥐고 있으니까 이게 심심한지 또 시비 거는거야 나 이거 연습지에 색칠 해야하니까 너 빨리 가. 선배 옆에서 책 보고 있는데 조용히 가 너. 내가 막 눈 째리면서 꺼지라고 도운이가 메롱 하고 가버리는 거야, 와 쟤 요즘 왜 저래. 그리고 연습지에 형광펜으로 색칠하는데 시선 느껴져서 고개 돌리니까 선배를 눈 딱 마주쳤어.





'착하네'





입모양으로 그러는거야 착하다고. 열심히 다 채워서 보여주려했는데 이건 걸렸네. 여튼 선배가 살짝 웃어주고 다시 책 보는데 손가락 아픈 줄도 모르고 열심히 코드 잡았어.





"저기 선배"



"어 와"



"..혹시 오늘 시간 되세요?"





그리고 새 코드 잡아보려고 하는데 우뚝 누가 선배한테 말 거는 거야. 순간 멈칫했다가 우선 가만히 있었어, 우리 만나는 거 비밀이니까.





"...저 아니"



"어"



"시간 되시면 혹시 저녁 같이..먹으실래요?"





아 혹시가 역시더라. 예쁜 동기이기도 하고 그냥 그럴 일 없을 거 알면서 긴장해서 그냥 나 혼자 동공지진 일어나다 도운이랑 눈 마주쳤는데 도운이도 약간 난처한 눈으로 마주친거야 그리고 순간 정적 이는데 솔직히 조금 무서웠어.





"내 오늘 약속있다. 와"



"..아 그게"



"미안 오늘은 안 된다"





그제야 숨 딱 내뱉을 수 있었어. 선배가 상냥하게 거절하니까 더 막 물어보진 않았거든. 다행이긴한데 조금 긴장했어서 그 동기 나가고 기타 정리하려는데 선배가 강의실 벌떡 일어나서 나가는 거야. 뭐지 싶었는데 문자로 잠깐 나오라고 연락이 와서 어리둥절하게 빈 강의실로 오분정도 있다가 가니까 선배가 기다리고 있었어.





"아까 놀랬제"



"네? ..아 그게"



"오늘은 알바 없나"



"오늘 카페.. 카페 있어요"



"그럼 끝나고 내랑 술 마실까"





응? 네? 저야 좋죠 아니 조용히 해. 원래 그냥 집 가다가 가끔 묻곤 했는데 이렇게 불러내서? 우선 고개는 끄덕였어. 그러니까 선배가 손짓하는거야 가까히 오라고 그래서 앞에 서니까 선배가 얼굴 훅 들이미는거야 여기서? 그래서 눈 꽉 감았어. 그런데 선배 약간 웃음소리랑 숨소리 섞이고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니 무슨 생각 하는데"





귓속말하고 떨어지는데 하 나 망할. 진짜 민망해서 얼굴 감싸 쥐었어, 아니 선배가 가까히 오랬잖아요.. 말도 못하고 선배 보고 얼굴 감싸쥐고 다시 선배 보고 얼굴 감싸쥐니까 선배가 엄청 웃는 거야. 아니 웃지 마세요 진짜 제가 잘못했어요. 이 음란마귀 아, 잘못했습니다.





"아까 막 불안해 하는 거 같아 가지고"



"함 안아줄라고"





그리고 그냥 따뜻하게 안아줬어. 불안해한게 못 믿어서가 아닌데, 선배도 알까. 그렇게 등 토닥이는거야. 괜히 숨기지도 못할 거 비밀로 하자고 했나 싶기도 했고.





"괜히 비밀로 해서, 그렇게 생각하지마라"





선배 그냥 자리 까는게 어때요.
내가 당황해서 헙, 하고 숨 들이키니까 어깨에 얼굴 묻고 끅끅 웃는거야. 그냥 자리 하나 까세요, 제가 깔아 드릴게요. 그리고 떨어져서 내 볼 그냥 쿡 찌르더라.





"비밀로 하자 한 거 내다"



"니 탓 하지마라 또"



"응?"





고개 끄덕였지. 알겠어요, 제 탓 안 하게 제가 노력할게요. 고개 끄덕이니까 선배가 착하다고 또 머리 헝클여줬어. 나는 매번 아무것도 아닌 일에 칭찬 받는 거 같아.





*





"ㅇㅇ씨 제가 할게요"



"아 이거 제가 해도 되는데"





그 영현씨랑은 잘 일 하고 있었어. 뭐 엄청 배려해줘서 무서운 것도 덜했고 동갑이고, 오늘 마감도 수월하게 했지. 대걸레질 하고 있는데 또 어느새 와서 대신 하겠다는 거야 그래서 괜찮다고 했는데 결국엔 영현씨한테 뺏겼어. 근데 너무 잘해주니까 가끔은 불편하기도 했어, 이렇게 호의를 받아도 되는 건가 싶기도 했고.





"안녕히 가세요"



"네, 아 근데 저기 ㅇㅇ씨"



"어? 네? 아 네"



"..아 저"





퇴근길에 횡단보도에 같이 섰는데 대뜸 나를 붙잡는 거야. 그래서 어 뭔가 싶었는데 맞은편에서 선배가 걸어오더라고 그래서 어 선배한테 인사해야하는데 뭐 때문에 말 걸었지 싶어서 바라봤는데 표정이 좀 오묘한거야. 뭐지, 아 설마. 계속 잘해주는 것도 그렇고 뭔가 분위기 흘러가는 것도 표정도 그래서 아 내가 먼저 말을 해야겠다해서 다듭하게 말 문 잡았어.





"..ㅈ,저 저 남자친구있어요. 죄송해요 헙,"





아 등신. 아니 여기서 남자친구가 왜 나와 그냥 죄송하다고 하면 될 것을 나도 모르게 정말 tmi 말해버리고 입 막았는데 영현씨 표정이 애매한거야. 그리고 선배가 다가와서 무슨 상황인가 내려다 보는데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아니 저, 여자친구 생일 선물 해주려고 하는데 혹시 여기 사진에서 좀.. 골라주실 수 있냐고..."



"푸읍"



"...아"





나가죽자. 이거 나가 죽어야 하는거 맞지. 와 나 어떡해, 순간 정말 쪽팔려서 아니 그와중에 너무 오해해서 미안한데 선배 어느새 와서 웃음 참고 있고 아 진짜 나 어떡해. 그래서 막 오해해서 죄송하다고 하니까 아니라고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해서 끝까지 죄송하다고 하고 영현씨 보냈어. 근데 옆에서 선배 표정 관리 좀, 선배 제발 그만 좀 웃어요. 나 진짜 쪽팔려서 그래요.





"..선배 그만 웃어요"



"아 미안타. 근데 아, 니 말 똑디 잘하네"





하 나 오늘 선배랑 술 안 마실거야, 아무튼 그럴거야. 계속 웃으심 저 진짜 선배랑 안 마실거에요. 됐다고 내가 막 뛰어가니까 선배가 주머니에 손 넣고 뒤에서 걸어오는데 하 이대로 집에 가서 이불킥 할래요. 편의점에서 맥주 사는데도 웃고, 집 가는데도 웃고 하 진짜 나 죽겠다 정말로. 하도 웃어서 내가 그만 좀 웃으라고 선배 쿡 찌르니까 알았다곤 하는데 미소를 지우질 않는 거야 이 사람이 정말.





"씻고 내려온나"





그래도 집에 와선 멈추더라고. 샤워하고 내려가니까 이미 선배가 맥주 시원하게 해서 다시 가져와 두고 안주도 가져와 놓고 다 해놔서 그냥 앉기만 했어.





"어 접시 가져올까요?"



"앉아 있어라 내가 가지고 올게"



"아니에요, 제가 갔다 올게요"





접시 필요할 거 같아서 내가 금방 일어나서 부엌으로 갔는데 생각보다 높이 있는 거야. 근데 애매하게 의자 가져오긴 뭐한 높이랄까, 손 뻗으면 닿을 거 같아서 손가락으로 툭 건들였는데 이게 잘 안 닿아서 그런거 팍 떨어져내렸어. 나는 순간 무서워서 눈 질끈 감았지, 근데 그 접시 깨지는 소리 대신에 숨소리가 닿는거야.





"니 괘안나"



"..네?"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큰일 날 뻔 했네. 안 다쳤나"





언제 왔는지 뒤에서 선배가 잡아준거야. 정말 한숨 돌렸어. 고개 급하게 끄덕이니까 내 얼굴 보고 같이 들어왔어. 사실 오늘 술 먹자고 해서 할 말 있나 했는데 그건 아닌 거 같더라고, 그냥 요즘 이렇게 얼굴 오래 못 봐서 그런 건가. 선배가 페이스 맞춰주기도 했고 사실 오늘 술이 좀 땡겨서 많이 먹었거든 근데 오늘따라 잠이 안 오는 거야. 아 여기서부터 또 내 이불킥이었던 거 같아.





"선배애.."



"와"



"잠이 안 와요"



"여기 있으면 안 돼요?"





아니 이렇게 묻기만 하면 될 것을 왜 내가 선배한테 애교도 아닌 애교를 부려가지고. 그러니까 선배가 조금 당황한 눈치, 아니 금방 웃는 거야. 하 나 이야기 끝낼 수 있겠지 당장 뛰어내리고 싶다. 여튼 내가 정말 애교 아닌 애교를 엄청 부렸어. 





"선배랑 여기서"



"계에속"



"있음 안 될까요?"



"끅, 넴?"





그러니까 선배가 먹던 잔 원샷하고 되게 가깝게 다가와 앉았어. 엄청 가까히 다가와 내 눈 맞췄는데 나는 그때 선배 눈 피하지도 않았어. 그냥 베시시 웃음이 나오는 거야 그렇게 웃었지. 그러니까 선배가 나보고 픽 웃고 고개 잠깐 떨궜다가 다시 내 눈 봤어.





"내랑?"



"넴"



"같이?"



"넴"



"밤새?"



"넴"





그놈의 "넴"이 문제야, 세상에 "넴"이란 글자를 없애야 돼 아주. 





***





"진짜가"



"넴"





아가 와 이리 도발하나, 성진은 입술을 깨물고 웃었다. 이 얼라가 응? 반쯤 취해서 자꾸 베시시 웃는 ㅇㅇ를 성진은 사랑스럽게 바라보았다. 그래 같이 있자, 밤새. 내랑. ㅇㅇ는 그리곤 먹던 맥주캔을 들어 성진의 빈 캔과 맞부딪혔다.





"짠"



"오늘 여기서 있을 거에요, 그러니까 짠"



"하,"





이 어떻게하믄 좋노. 왜 자꾸 웃어여. 아니, 아이다. 술에 취하면 몹시 귀여워진다. 아니 그보다 더하다, 성진은 그리곤 양손으로 맥주를 털어 넣는 ㅇㅇ를 천천히 바라보았다. 뭔가 전보다 좀 더 밝아진 거 같았다. 취해서가 아니라 그냥 좀 더 그렇게 변한 거 같았다. 성진은 아직 열지 않는 술들을 조금 멀찍히 미뤄두고 ㅇㅇ의 머리칼을 정리해주었다.





"술은 그만 마시자"



"왜여"



"니 이래놓고 내 얼굴 내일 또 못 본다 할 거 같아서"



"내는 내일도 니 얼굴 보고 싶거든"





그건 저뚜 마찬가지인데요. 그래도 그만 마시자. 성진의 권유에 ㅇㅇ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며는 우리 뭐할까요. 글쎄. 사실 이렇게 보고만 있어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좋았다. 앞에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했으니까. 근데, 이 취한 아가씨가 꼭 문제를 하나 일으키곤 한다.





"선배애"



"그래"





응? 성진의 눈이 커질대로 아니 정말 또르르 튀어나와도 할 말이 없게 커졌다. 방금 뭐가, ㅇㅇㅇ 진짜. 





"...히"



"히?"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잘 자라. 내일 보자"





이마에 따스하게 입술 닿았어 그리고 조금 놀라서 올려다 보니까 푸스스 웃으면서 머리 헝클여주고 남자 숙소로 들어가버렸어. 세상 이불킥 필요하다, 나 혼자 무슨 생각한거야. 이 음란마귀야, 아 쪽팔려 세상에나. 그래서 진짜 주먹이 운다 하 울면서 숙소로 들어왔어. 아 세상 망할 진짜,, 나 죽을래 그냥.





48.





"누나 니 이제 코드 몇 개나 치노"



"..여섯개?"



"참나 여섯개? 와 붕어가"





맞어 아주 맞어, 네가 요즘 안 맞아서 뜸했지? 기타 쥐고 있으니까 이게 심심한지 또 시비 거는거야 나 이거 연습지에 색칠 해야하니까 너 빨리 가. 선배 옆에서 책 보고 있는데 조용히 가 너. 내가 막 눈 째리면서 꺼지라고 도운이가 메롱 하고 가버리는 거야, 와 쟤 요즘 왜 저래. 그리고 연습지에 형광펜으로 색칠하는데 시선 느껴져서 고개 돌리니까 선배를 눈 딱 마주쳤어.





'착하네'





입모양으로 그러는거야 착하다고. 열심히 다 채워서 보여주려했는데 이건 걸렸네. 여튼 선배가 살짝 웃어주고 다시 책 보는데 손가락 아픈 줄도 모르고 열심히 코드 잡았어.





"저기 선배"



"어 와"



"..혹시 오늘 시간 되세요?"





그리고 새 코드 잡아보려고 하는데 우뚝 누가 선배한테 말 거는 거야. 순간 멈칫했다가 우선 가만히 있었어, 우리 만나는 거 비밀이니까.





"...저 아니"



"어"



"시간 되시면 혹시 저녁 같이..먹으실래요?"





아 혹시가 역시더라. 예쁜 동기이기도 하고 그냥 그럴 일 없을 거 알면서 긴장해서 그냥 나 혼자 동공지진 일어나다 도운이랑 눈 마주쳤는데 도운이도 약간 난처한 눈으로 마주친거야 그리고 순간 정적 이는데 솔직히 조금 무서웠어.





"내 오늘 약속있다. 와"



"..아 그게"



"미안 오늘은 안 된다"





그제야 숨 딱 내뱉을 수 있었어. 선배가 상냥하게 거절하니까 더 막 물어보진 않았거든. 다행이긴한데 조금 긴장했어서 그 동기 나가고 기타 정리하려는데 선배가 강의실 벌떡 일어나서 나가는 거야. 뭐지 싶었는데 문자로 잠깐 나오라고 연락이 와서 어리둥절하게 빈 강의실로 오분정도 있다가 가니까 선배가 기다리고 있었어.





"아까 놀랬제"



"네? ..아 그게"



"오늘은 알바 없나"



"오늘 카페.. 카페 있어요"



"그럼 끝나고 내랑 술 마실까"





응? 네? 저야 좋죠 아니 조용히 해. 원래 그냥 집 가다가 가끔 묻곤 했는데 이렇게 불러내서? 우선 고개는 끄덕였어. 그러니까 선배가 손짓하는거야 가까히 오라고 그래서 앞에 서니까 선배가 얼굴 훅 들이미는거야 여기서? 그래서 눈 꽉 감았어. 그런데 선배 약간 웃음소리랑 숨소리 섞이고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니 무슨 생각 하는데"





귓속말하고 떨어지는데 하 나 망할. 진짜 민망해서 얼굴 감싸 쥐었어, 아니 선배가 가까히 오랬잖아요.. 말도 못하고 선배 보고 얼굴 감싸쥐고 다시 선배 보고 얼굴 감싸쥐니까 선배가 엄청 웃는 거야. 아니 웃지 마세요 진짜 제가 잘못했어요. 이 음란마귀 아, 잘못했습니다.





"아까 막 불안해 하는 거 같아 가지고"



"함 안아줄라고"





그리고 그냥 따뜻하게 안아줬어. 불안해한게 못 믿어서가 아닌데, 선배도 알까. 그렇게 등 토닥이는거야. 괜히 숨기지도 못할 거 비밀로 하자고 했나 싶기도 했고.





"괜히 비밀로 해서, 그렇게 생각하지마라"





선배 그냥 자리 까는게 어때요.
내가 당황해서 헙, 하고 숨 들이키니까 어깨에 얼굴 묻고 끅끅 웃는거야. 그냥 자리 하나 까세요, 제가 깔아 드릴게요. 그리고 떨어져서 내 볼 그냥 쿡 찌르더라.





"비밀로 하자 한 거 내다"



"니 탓 하지마라 또"



"응?"





고개 끄덕였지. 알겠어요, 제 탓 안 하게 제가 노력할게요. 고개 끄덕이니까 선배가 착하다고 또 머리 헝클여줬어. 나는 매번 아무것도 아닌 일에 칭찬 받는 거 같아.





*





"ㅇㅇ씨 제가 할게요"



"아 이거 제가 해도 되는데"





그 영현씨랑은 잘 일 하고 있었어. 뭐 엄청 배려해줘서 무서운 것도 덜했고 동갑이고, 오늘 마감도 수월하게 했지. 대걸레질 하고 있는데 또 어느새 와서 대신 하겠다는 거야 그래서 괜찮다고 했는데 결국엔 영현씨한테 뺏겼어. 근데 너무 잘해주니까 가끔은 불편하기도 했어, 이렇게 호의를 받아도 되는 건가 싶기도 했고.





"안녕히 가세요"



"네, 아 근데 저기 ㅇㅇ씨"



"어? 네? 아 네"



"..아 저"





퇴근길에 횡단보도에 같이 섰는데 대뜸 나를 붙잡는 거야. 그래서 어 뭔가 싶었는데 맞은편에서 선배가 걸어오더라고 그래서 어 선배한테 인사해야하는데 뭐 때문에 말 걸었지 싶어서 바라봤는데 표정이 좀 오묘한거야. 뭐지, 아 설마. 계속 잘해주는 것도 그렇고 뭔가 분위기 흘러가는 것도 표정도 그래서 아 내가 먼저 말을 해야겠다해서 다듭하게 말 문 잡았어.





"..ㅈ,저 저 남자친구있어요. 죄송해요 헙,"





아 등신. 아니 여기서 남자친구가 왜 나와 그냥 죄송하다고 하면 될 것을 나도 모르게 정말 tmi 말해버리고 입 막았는데 영현씨 표정이 애매한거야. 그리고 선배가 다가와서 무슨 상황인가 내려다 보는데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아니 저, 여자친구 생일 선물 해주려고 하는데 혹시 여기 사진에서 좀.. 골라주실 수 있냐고..."



"푸읍"



"...아"





나가죽자. 이거 나가 죽어야 하는거 맞지. 와 나 어떡해, 순간 정말 쪽팔려서 아니 그와중에 너무 오해해서 미안한데 선배 어느새 와서 웃음 참고 있고 아 진짜 나 어떡해. 그래서 막 오해해서 죄송하다고 하니까 아니라고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해서 끝까지 죄송하다고 하고 영현씨 보냈어. 근데 옆에서 선배 표정 관리 좀, 선배 제발 그만 좀 웃어요. 나 진짜 쪽팔려서 그래요.





"..선배 그만 웃어요"



"아 미안타. 근데 아, 니 말 똑디 잘하네"





하 나 오늘 선배랑 술 안 마실거야, 아무튼 그럴거야. 계속 웃으심 저 진짜 선배랑 안 마실거에요. 됐다고 내가 막 뛰어가니까 선배가 주머니에 손 넣고 뒤에서 걸어오는데 하 이대로 집에 가서 이불킥 할래요. 편의점에서 맥주 사는데도 웃고, 집 가는데도 웃고 하 진짜 나 죽겠다 정말로. 하도 웃어서 내가 그만 좀 웃으라고 선배 쿡 찌르니까 알았다곤 하는데 미소를 지우질 않는 거야 이 사람이 정말.





"씻고 내려온나"





그래도 집에 와선 멈추더라고. 샤워하고 내려가니까 이미 선배가 맥주 시원하게 해서 다시 가져와 두고 안주도 가져와 놓고 다 해놔서 그냥 앉기만 했어.





"어 접시 가져올까요?"



"앉아 있어라 내가 가지고 올게"



"아니에요, 제가 갔다 올게요"





접시 필요할 거 같아서 내가 금방 일어나서 부엌으로 갔는데 생각보다 높이 있는 거야. 근데 애매하게 의자 가져오긴 뭐한 높이랄까, 손 뻗으면 닿을 거 같아서 손가락으로 툭 건들였는데 이게 잘 안 닿아서 그런거 팍 떨어져내렸어. 나는 순간 무서워서 눈 질끈 감았지, 근데 그 접시 깨지는 소리 대신에 숨소리가 닿는거야.





"니 괘안나"



"..네?"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큰일 날 뻔 했네. 안 다쳤나"





언제 왔는지 뒤에서 선배가 잡아준거야. 정말 한숨 돌렸어. 고개 급하게 끄덕이니까 내 얼굴 보고 같이 들어왔어. 사실 오늘 술 먹자고 해서 할 말 있나 했는데 그건 아닌 거 같더라고, 그냥 요즘 이렇게 얼굴 오래 못 봐서 그런 건가. 선배가 페이스 맞춰주기도 했고 사실 오늘 술이 좀 땡겨서 많이 먹었거든 근데 오늘따라 잠이 안 오는 거야. 아 여기서부터 또 내 이불킥이었던 거 같아.





"선배애.."



"와"



"잠이 안 와요"



"여기 있으면 안 돼요?"





아니 이렇게 묻기만 하면 될 것을 왜 내가 선배한테 애교도 아닌 애교를 부려가지고. 그러니까 선배가 조금 당황한 눈치, 아니 금방 웃는 거야. 하 나 이야기 끝낼 수 있겠지 당장 뛰어내리고 싶다. 여튼 내가 정말 애교 아닌 애교를 엄청 부렸어. 





"선배랑 여기서"



"계에속"



"있음 안 될까요?"



"끅, 넴?"





그러니까 선배가 먹던 잔 원샷하고 되게 가깝게 다가와 앉았어. 엄청 가까히 다가와 내 눈 맞췄는데 나는 그때 선배 눈 피하지도 않았어. 그냥 베시시 웃음이 나오는 거야 그렇게 웃었지. 그러니까 선배가 나보고 픽 웃고 고개 잠깐 떨궜다가 다시 내 눈 봤어.





"내랑?"



"넴"



"같이?"



"넴"



"밤새?"



"넴"





그놈의 "넴"이 문제야, 세상에 "넴"이란 글자를 없애야 돼 아주. 





***





"진짜가"



"넴"





아가 와 이리 도발하나, 성진은 입술을 깨물고 웃었다. 이 얼라가 응? 반쯤 취해서 자꾸 베시시 웃는 ㅇㅇ를 성진은 사랑스럽게 바라보았다. 그래 같이 있자, 밤새. 내랑. ㅇㅇ는 그리곤 먹던 맥주캔을 들어 성진의 빈 캔과 맞부딪혔다.





"짠"



"오늘 여기서 있을 거에요, 그러니까 짠"



"하,"





이 어떻게하믄 좋노. 왜 자꾸 웃어여. 아니, 아이다. 술에 취하면 몹시 귀여워진다. 아니 그보다 더하다, 성진은 그리곤 양손으로 맥주를 털어 넣는 ㅇㅇ를 천천히 바라보았다. 뭔가 전보다 좀 더 밝아진 거 같았다. 취해서가 아니라 그냥 좀 더 그렇게 변한 거 같았다. 성진은 아직 열지 않는 술들을 조금 멀찍히 미뤄두고 ㅇㅇ의 머리칼을 정리해주었다.





"술은 그만 마시자"



"왜여"



"니 이래놓고 내 얼굴 내일 또 못 본다 할 거 같아서"



"내는 내일도 니 얼굴 보고 싶거든"





그건 저뚜 마찬가지인데요. 그래도 그만 마시자. 성진의 권유에 ㅇㅇ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며는 우리 뭐할까요. 글쎄. 사실 이렇게 보고만 있어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좋았다. 앞에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했으니까. 근데, 이 취한 아가씨가 꼭 문제를 하나 일으키곤 한다.





"선배애"



"그래"





응? 성진의 눈이 커질대로 아니 정말 또르르 튀어나와도 할 말이 없게 커졌다. 방금 뭐가, ㅇㅇㅇ 진짜. 





"...히"



"히?"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잘 자라. 내일 보자"





이마에 따스하게 입술 닿았어 그리고 조금 놀라서 올려다 보니까 푸스스 웃으면서 머리 헝클여주고 남자 숙소로 들어가버렸어. 세상 이불킥 필요하다, 나 혼자 무슨 생각한거야. 이 음란마귀야, 아 쪽팔려 세상에나. 그래서 진짜 주먹이 운다 하 울면서 숙소로 들어왔어. 아 세상 망할 진짜,, 나 죽을래 그냥.





48.





"누나 니 이제 코드 몇 개나 치노"



"..여섯개?"



"참나 여섯개? 와 붕어가"





맞어 아주 맞어, 네가 요즘 안 맞아서 뜸했지? 기타 쥐고 있으니까 이게 심심한지 또 시비 거는거야 나 이거 연습지에 색칠 해야하니까 너 빨리 가. 선배 옆에서 책 보고 있는데 조용히 가 너. 내가 막 눈 째리면서 꺼지라고 도운이가 메롱 하고 가버리는 거야, 와 쟤 요즘 왜 저래. 그리고 연습지에 형광펜으로 색칠하는데 시선 느껴져서 고개 돌리니까 선배를 눈 딱 마주쳤어.





'착하네'





입모양으로 그러는거야 착하다고. 열심히 다 채워서 보여주려했는데 이건 걸렸네. 여튼 선배가 살짝 웃어주고 다시 책 보는데 손가락 아픈 줄도 모르고 열심히 코드 잡았어.





"저기 선배"



"어 와"



"..혹시 오늘 시간 되세요?"





그리고 새 코드 잡아보려고 하는데 우뚝 누가 선배한테 말 거는 거야. 순간 멈칫했다가 우선 가만히 있었어, 우리 만나는 거 비밀이니까.





"...저 아니"



"어"



"시간 되시면 혹시 저녁 같이..먹으실래요?"





아 혹시가 역시더라. 예쁜 동기이기도 하고 그냥 그럴 일 없을 거 알면서 긴장해서 그냥 나 혼자 동공지진 일어나다 도운이랑 눈 마주쳤는데 도운이도 약간 난처한 눈으로 마주친거야 그리고 순간 정적 이는데 솔직히 조금 무서웠어.





"내 오늘 약속있다. 와"



"..아 그게"



"미안 오늘은 안 된다"





그제야 숨 딱 내뱉을 수 있었어. 선배가 상냥하게 거절하니까 더 막 물어보진 않았거든. 다행이긴한데 조금 긴장했어서 그 동기 나가고 기타 정리하려는데 선배가 강의실 벌떡 일어나서 나가는 거야. 뭐지 싶었는데 문자로 잠깐 나오라고 연락이 와서 어리둥절하게 빈 강의실로 오분정도 있다가 가니까 선배가 기다리고 있었어.





"아까 놀랬제"



"네? ..아 그게"



"오늘은 알바 없나"



"오늘 카페.. 카페 있어요"



"그럼 끝나고 내랑 술 마실까"





응? 네? 저야 좋죠 아니 조용히 해. 원래 그냥 집 가다가 가끔 묻곤 했는데 이렇게 불러내서? 우선 고개는 끄덕였어. 그러니까 선배가 손짓하는거야 가까히 오라고 그래서 앞에 서니까 선배가 얼굴 훅 들이미는거야 여기서? 그래서 눈 꽉 감았어. 그런데 선배 약간 웃음소리랑 숨소리 섞이고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니 무슨 생각 하는데"





귓속말하고 떨어지는데 하 나 망할. 진짜 민망해서 얼굴 감싸 쥐었어, 아니 선배가 가까히 오랬잖아요.. 말도 못하고 선배 보고 얼굴 감싸쥐고 다시 선배 보고 얼굴 감싸쥐니까 선배가 엄청 웃는 거야. 아니 웃지 마세요 진짜 제가 잘못했어요. 이 음란마귀 아, 잘못했습니다.





"아까 막 불안해 하는 거 같아 가지고"



"함 안아줄라고"





그리고 그냥 따뜻하게 안아줬어. 불안해한게 못 믿어서가 아닌데, 선배도 알까. 그렇게 등 토닥이는거야. 괜히 숨기지도 못할 거 비밀로 하자고 했나 싶기도 했고.





"괜히 비밀로 해서, 그렇게 생각하지마라"





선배 그냥 자리 까는게 어때요.
내가 당황해서 헙, 하고 숨 들이키니까 어깨에 얼굴 묻고 끅끅 웃는거야. 그냥 자리 하나 까세요, 제가 깔아 드릴게요. 그리고 떨어져서 내 볼 그냥 쿡 찌르더라.





"비밀로 하자 한 거 내다"



"니 탓 하지마라 또"



"응?"





고개 끄덕였지. 알겠어요, 제 탓 안 하게 제가 노력할게요. 고개 끄덕이니까 선배가 착하다고 또 머리 헝클여줬어. 나는 매번 아무것도 아닌 일에 칭찬 받는 거 같아.





*





"ㅇㅇ씨 제가 할게요"



"아 이거 제가 해도 되는데"





그 영현씨랑은 잘 일 하고 있었어. 뭐 엄청 배려해줘서 무서운 것도 덜했고 동갑이고, 오늘 마감도 수월하게 했지. 대걸레질 하고 있는데 또 어느새 와서 대신 하겠다는 거야 그래서 괜찮다고 했는데 결국엔 영현씨한테 뺏겼어. 근데 너무 잘해주니까 가끔은 불편하기도 했어, 이렇게 호의를 받아도 되는 건가 싶기도 했고.





"안녕히 가세요"



"네, 아 근데 저기 ㅇㅇ씨"



"어? 네? 아 네"



"..아 저"





퇴근길에 횡단보도에 같이 섰는데 대뜸 나를 붙잡는 거야. 그래서 어 뭔가 싶었는데 맞은편에서 선배가 걸어오더라고 그래서 어 선배한테 인사해야하는데 뭐 때문에 말 걸었지 싶어서 바라봤는데 표정이 좀 오묘한거야. 뭐지, 아 설마. 계속 잘해주는 것도 그렇고 뭔가 분위기 흘러가는 것도 표정도 그래서 아 내가 먼저 말을 해야겠다해서 다듭하게 말 문 잡았어.





"..ㅈ,저 저 남자친구있어요. 죄송해요 헙,"





아 등신. 아니 여기서 남자친구가 왜 나와 그냥 죄송하다고 하면 될 것을 나도 모르게 정말 tmi 말해버리고 입 막았는데 영현씨 표정이 애매한거야. 그리고 선배가 다가와서 무슨 상황인가 내려다 보는데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아니 저, 여자친구 생일 선물 해주려고 하는데 혹시 여기 사진에서 좀.. 골라주실 수 있냐고..."



"푸읍"



"...아"





나가죽자. 이거 나가 죽어야 하는거 맞지. 와 나 어떡해, 순간 정말 쪽팔려서 아니 그와중에 너무 오해해서 미안한데 선배 어느새 와서 웃음 참고 있고 아 진짜 나 어떡해. 그래서 막 오해해서 죄송하다고 하니까 아니라고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해서 끝까지 죄송하다고 하고 영현씨 보냈어. 근데 옆에서 선배 표정 관리 좀, 선배 제발 그만 좀 웃어요. 나 진짜 쪽팔려서 그래요.





"..선배 그만 웃어요"



"아 미안타. 근데 아, 니 말 똑디 잘하네"





하 나 오늘 선배랑 술 안 마실거야, 아무튼 그럴거야. 계속 웃으심 저 진짜 선배랑 안 마실거에요. 됐다고 내가 막 뛰어가니까 선배가 주머니에 손 넣고 뒤에서 걸어오는데 하 이대로 집에 가서 이불킥 할래요. 편의점에서 맥주 사는데도 웃고, 집 가는데도 웃고 하 진짜 나 죽겠다 정말로. 하도 웃어서 내가 그만 좀 웃으라고 선배 쿡 찌르니까 알았다곤 하는데 미소를 지우질 않는 거야 이 사람이 정말.





"씻고 내려온나"





그래도 집에 와선 멈추더라고. 샤워하고 내려가니까 이미 선배가 맥주 시원하게 해서 다시 가져와 두고 안주도 가져와 놓고 다 해놔서 그냥 앉기만 했어.





"어 접시 가져올까요?"



"앉아 있어라 내가 가지고 올게"



"아니에요, 제가 갔다 올게요"





접시 필요할 거 같아서 내가 금방 일어나서 부엌으로 갔는데 생각보다 높이 있는 거야. 근데 애매하게 의자 가져오긴 뭐한 높이랄까, 손 뻗으면 닿을 거 같아서 손가락으로 툭 건들였는데 이게 잘 안 닿아서 그런거 팍 떨어져내렸어. 나는 순간 무서워서 눈 질끈 감았지, 근데 그 접시 깨지는 소리 대신에 숨소리가 닿는거야.





"니 괘안나"



"..네?"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큰일 날 뻔 했네. 안 다쳤나"





언제 왔는지 뒤에서 선배가 잡아준거야. 정말 한숨 돌렸어. 고개 급하게 끄덕이니까 내 얼굴 보고 같이 들어왔어. 사실 오늘 술 먹자고 해서 할 말 있나 했는데 그건 아닌 거 같더라고, 그냥 요즘 이렇게 얼굴 오래 못 봐서 그런 건가. 선배가 페이스 맞춰주기도 했고 사실 오늘 술이 좀 땡겨서 많이 먹었거든 근데 오늘따라 잠이 안 오는 거야. 아 여기서부터 또 내 이불킥이었던 거 같아.





"선배애.."



"와"



"잠이 안 와요"



"여기 있으면 안 돼요?"





아니 이렇게 묻기만 하면 될 것을 왜 내가 선배한테 애교도 아닌 애교를 부려가지고. 그러니까 선배가 조금 당황한 눈치, 아니 금방 웃는 거야. 하 나 이야기 끝낼 수 있겠지 당장 뛰어내리고 싶다. 여튼 내가 정말 애교 아닌 애교를 엄청 부렸어. 





"선배랑 여기서"



"계에속"



"있음 안 될까요?"



"끅, 넴?"





그러니까 선배가 먹던 잔 원샷하고 되게 가깝게 다가와 앉았어. 엄청 가까히 다가와 내 눈 맞췄는데 나는 그때 선배 눈 피하지도 않았어. 그냥 베시시 웃음이 나오는 거야 그렇게 웃었지. 그러니까 선배가 나보고 픽 웃고 고개 잠깐 떨궜다가 다시 내 눈 봤어.





"내랑?"



"넴"



"같이?"



"넴"



"밤새?"



"넴"





그놈의 "넴"이 문제야, 세상에 "넴"이란 글자를 없애야 돼 아주. 





***





"진짜가"



"넴"





아가 와 이리 도발하나, 성진은 입술을 깨물고 웃었다. 이 얼라가 응? 반쯤 취해서 자꾸 베시시 웃는 ㅇㅇ를 성진은 사랑스럽게 바라보았다. 그래 같이 있자, 밤새. 내랑. ㅇㅇ는 그리곤 먹던 맥주캔을 들어 성진의 빈 캔과 맞부딪혔다.





"짠"



"오늘 여기서 있을 거에요, 그러니까 짠"



"하,"





이 어떻게하믄 좋노. 왜 자꾸 웃어여. 아니, 아이다. 술에 취하면 몹시 귀여워진다. 아니 그보다 더하다, 성진은 그리곤 양손으로 맥주를 털어 넣는 ㅇㅇ를 천천히 바라보았다. 뭔가 전보다 좀 더 밝아진 거 같았다. 취해서가 아니라 그냥 좀 더 그렇게 변한 거 같았다. 성진은 아직 열지 않는 술들을 조금 멀찍히 미뤄두고 ㅇㅇ의 머리칼을 정리해주었다.





"술은 그만 마시자"



"왜여"



"니 이래놓고 내 얼굴 내일 또 못 본다 할 거 같아서"



"내는 내일도 니 얼굴 보고 싶거든"





그건 저뚜 마찬가지인데요. 그래도 그만 마시자. 성진의 권유에 ㅇㅇ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며는 우리 뭐할까요. 글쎄. 사실 이렇게 보고만 있어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좋았다. 앞에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했으니까. 근데, 이 취한 아가씨가 꼭 문제를 하나 일으키곤 한다.





"선배애"



"그래"





응? 성진의 눈이 커질대로 아니 정말 또르르 튀어나와도 할 말이 없게 커졌다. 방금 뭐가, ㅇㅇㅇ 진짜. 





"...히"



"히?"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비디오 태그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입니다
사진 터치 후 저장하세요

"와 이, 진짜 이런 아가씨를 봤나"





눈 깜짝할 새에 입술을 꼭 맞추고 떨어져 웃는 ㅇㅇ에 성진은 약간의 당황과 또 약간의 행복일까 설레임일까 비슷한 종류의 무엇으로 웃었다. 내 지금 도둑키스 막 그런 거 당한, 아니 니가 한 거가. 그리곤 입술을 약간 핥고 베시시 웃는 ㅇㅇ에 성진은 조용히 마음으로 입을 틀어 막았다.





"내랑 밤새 있는다매"



"넴"



"내 시험하고 이라는 건 아니제"



"그냥 좋아서요"





입 맞추는 게 좋은 건지 몰랐거든요. ㅇㅇ는 맑게 웃으며 말했다. 솔직해도 너무 솔직하다, 마치 진실만 이야기를 하는 약을 한 모금 아니 한병은 마신 것처럼 솔직하게 주절 거렸다. 아니이.. 저는 이게 되게 많이 무서웠거든요? 저는 사람들이 절 보는 것도 만지는 것도 싫었어요. 아프고 막 찔릴 거 같았어요. 근데 선배가





"좋아요"





정말로요.
그래서 이것도 좋아요. ㅇㅇ가 입술을 쭉 내밀고 이래저래 이야기를 하다 결론을 내렸다. 선배랑 입 맞추는 건 좋아요. 성진은 끝내 내린 결론 앞에서 고개를 돌려 숨을 정리했다. 이 사랑스러운 애를, 아니 진짜 얼란데. 마른 세수를 한 번 하고 다시 ㅇㅇ를 바라보니 더 해사하게 웃는 거다. 내 말려죽이나 지금.





"말리면 사람은 주거여"



"그제"



"선배 주거여?"





아 이거 영상으로 찍어도 될까. 성진은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다, 그냥 이 순간으로 남길까. 몇 캔 안 마시는 거, 아 많이 마시긴 했구나. 성진은 올망졸망한 눈으로 왜 죽냐고 손을 붙잡는 ㅇㅇ에 고개를 숙였다. 진짜 우짜지, 내.





"방으로 데려다 주께"



"응? 왜여, 싫어요"



"그전에"





성진이 ㅇㅇ에게 부쩍 다가갔다. 이 텐션을 받는 건지 아니 알아채지 못하는 건지 정말 가까히 다가갔음에도 불구하고 눈을 깜빡거리는 ㅇㅇ에 성진은 웃으며 나지막히 말을 이었다.





"ㅇㅇ야 눈"



"아 눈,"





그제야 눈을 꼭 감는다. 성진은 입술을 잠시 깨물어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았다. 그리고 ㅇㅇ의 입술을 천천히 물었다, 톡톡 두드려 살짝 벌린 입을 차분히 삼켰다. 고개가 넘어가지 않게 손으로 살짝 받쳐주었고 고개를 천천히 비틀어 더 가감없이 깊숙하게 치열을 훑었다. 





"..하아, 후"





숨이 차올라 모자라다고 느껴질쯤에야 가쁜 숨을 정리하며 떨어졌다. 길게 늘어난 타액을 소매로 닦아주고 성진은 가까히서 ㅇㅇ의 눈을 바라보았다. 괘안나. 네.





"가자, 방까지 데려다 줄게"



"..여기 있음 안 돼요?"



"오늘 밤만,"



"내가 철벽치께. 이리 온나 안아줄게"





오늘만 내가 철벽 좀 칠게. 괜찮제. 성진은 영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는 눈치였으나 폭 안기는 ㅇㅇ를 토닥였다. 





"고맙다. 착하네"



"착해야죠.."



"아니 맨날 이래 착하지 않아도 되고"





그냥 너 하고 싶은대로 해라. 그냥 오늘만 양보해줘. 





"일어날 수 있겠나"



"으응..네"





아니 그냥 내가 안을게 괜찮제. 넴. 비틀거리며 곧 중심을 잃어버리는 ㅇㅇ에 그냥 성진은 ㅇㅇ를 안아들었다. 계단에서 넘어짐 큰일 나니까. 성진에 품에 안기고도 품이퍽 많이도 남는다. 와 이리 작은데. 제가 알아여.. 아니 니는 모르제, 미안. 작은 혼잣말도 꼬박꼬박 답을 다는 ㅇㅇ에 성진은 고개를 젖혀 웃음을 참았다.





"이제 손 풀어도 된다"



"ㅇㅇ야"



"..ㅇㅇ야"





이거 풀어도 되는데. 침대에 눕혀주었으나 목에 두른 손을 푸르지 않아 성진은 의문으로 ㅇㅇ를 불렀다. 이거 풀어도 된다. 그러니 더 끌어 안아버리는 ㅇㅇ였다. 아 이 가시나 진짜. 그리곤 가지말라는 건지 영 삐친 눈이다, 입술을 삐죽이는 ㅇㅇ에 성진은 ㅇㅇ의 볼을 살짝 쥐었다 놓았다.





"와 한 번 더 하자고"



"넴"





내가 졌다. 정말 이 가시나, 위험하네. 마다할 이유는 없지만.





49.





"시험 준비 때문에 힘들제. 이거 하나 먹고 해라"




시험 준비 때문에 일찍 나온 게 아니에요. 내가 어제 대체 무슨 정신으로 그런거야 나 이제 정말 술을 끊든가 내 목숨을 끊든가. 선배가 어디 아프냐고 볼 딱 손에 대는데 그게 불쏘시개처럼 얼굴 화르륵 타올랐잖아.





"..아니 그게 아니 아니에요"



"와. 얼굴이 조금 발갛네"



"누나 쟈 원래 저래요"





도운아 다물어 응? 또 술 처먹고 뭔 짓 했겠죠. 둘이 마신 거 아니에요? 도운아 다물라니까. 선배가 뭔가 알겠다는듯이 끄덕이고 가버리잖아 지금. ㅇㅇ는 엉거주춤 인사를 하고 책상에 얼굴을 묻었다. 한번 더 하긴 뭘해 한 번 더. 결국 하긴 했지만, 그건 좋았지만. 아니 조용히 해. 스킨십의 정도도 헷갈렸어. 이게 맞는 건가 나는 괜찮은데 선배는 조금 느리거나 지루하진 않을까.





"누나 니 암 것도 안 보이나"



"응?"



"내가 손 막 이래했는데 한번도 안 쳐다본다. 와 이러노 진짜"





너는 모르는 그런 게 있어. 뭐라카노. ㅇㅇ는 어젯밤 일을 괜히 상기 시켰다 자책했어. 지워 빨리 지워 시험 공부해야지. 근데 정말 선배랑 붙어 있을 시간도 그럴 분위기도없었지. 찰싹 붙어 있다간 오해 받기 쉽상이라 두 자리 뛰어 앉고, 건물 뒤에서 한 번씩 하는 포옹이 가끔 비밀연애를 허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어.





*





"선배 그럼 오늘 많이 늦어요?"



-"응 아마 좀 늦을 거 같다. 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라"



"그래도.."



-"또 내 기다린다고 눈 끔뻑끔뻑 하고 있지 말고 그냥 편하게 자라. 내 들어가기 전에 연락하께"





늦어도 얼굴 보고 싶어서 그렇죠. 물론 이 말은 하지 못했어. 알바 끝나고 나서 비몽사몽한 상태로 선배 기다리는 건 또 막 선배가 일찍 들어올까봐 알겠다고 했어. 그리고 전화 끊으려고 휴대폰 귀에서 떼었는데





-"아 ㅇㅇ야"



"네?"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뭐 먹고 싶은 거 없나. 가면서 사갈게"





저 딱히 없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땡기는 게 없어서 없다니까 언제든 연락하라고 오는 길에 사다주겠다는 거야 역시 선배, 그래서 알겠다고 하고 전화 끊었어. 그냥 그렇게 빈 말이라도 듣는 거 좋더라고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이라는 게 다시 한 번 느껴지고. 그래서 고마웠어. 나도 다음에 선배랑 전화할 때 꼭 물어봐야겠다.





*





"수고하셨습니다"



"ㅇㅇ씨 오늘은 오빠가 안 데리러 오네"



"네?"



"그 가끔 ㅇㅇ씨 데리러 오는 그 분 말이야"





선배가 늦으면 가끔 호프집 앞에서 기다리곤 하니까 점장님이 묻더라고. 오빠 아니고 남자친구인데 아니 뭐래 조용히 해 또 실수하지 말고. 그냥 웃으면서 나왔어, 그리고 그냥 호프집 나서는데 선배가 데리러 왔던 기억 막 나서 좋더라고. 그래서 선배한테 알바 끝났다고 톡은 보내놓으려고 휴대폰 꺼냈어.





"너 되게 잘 지내나 보다?"





근데 말이야. 어디서 많이 들어본 목소리가 들렸어. 거의 다 잊어버릴 수 있을 거 같았던 그 애 목소리가 술에 취한 거 같았지.





"뭐야 너?"



"나랑 헤어지고 시발 잘 지내냐? 남자도 있고?"





대체 왜 어떻게 찾아온건지. 정말 술에 쩔어서 다가오는 거야, 순간 겁 먹어서 휴대폰 꼭 쥐었는데 여기서 쫄은 모습 보이면 안 될 거 같아서 애써 안 그런척 표정 관리했어. 그러니까 픽 하고 비웃더라고.





"야"



"..왜 할 말 있어서 온 거면 빨리 하고 가"



"너 박성진이랑 만나지?"





휴대폰 떨굴 뻔했어.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그 애 입에서 선배 이름이 나올 줄은 몰랐지. 욱하기도 했는데 우선 선배 이름 나오니까 선뜻 뭐라고는 못하겠는 거야, 근데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다시 한 번 조금 언성 높여서 물으니까 미간 확 찌푸리고 다가왔어.





"잤냐?"



"뭐?"



"걔랑은 잤냐고"





네가 생각하는 게 그렇지. 겨우 그딴 거 물어보려고 나 찾아온 거야? 대답할 가치도 없는 질문에 기가차서 비웃었거든





"걔랑은 어떻게 잤냐. 왜 돈이라도 꽂아,"





정말 충동이었어. 골목에 짝하고 뺨 맞은 소리가 울리고 그 애 고개가 돌아갔어. 제발 그런 식으로 선배 말하지마, 나한테 소중한 사람이니까. 그러니까 더 열 올랐는지 내 폰 뺐으려고 하는 거야. 미친 새끼 안놔? 손목 엄청 강하게 붙잡고 몸싸움 일어났었어. 근데 진짜 폰은 안되니까 악바리로 안 뺏기려했거든.





"..아"



"미친년이"





뺨이 얼얼하더라. 독한 년이라고 아주 욕이란 욕을 다하더라. 근데 사실 너무 세게 맞아서 잘 들리지도 않았어. 






"너 같이 더러운 년이 박성진 시발 그 새끼도 좆같은데 다 까발려야 정신을 차리지? 야 넌 나 차버린 거 시발 후회해야돼"



"야"



"너 말고 시발 박성진, 걔 평판이 어쩌고 그 개새끼만 건들면 네가 나한테 올 거지? 그치?"





선배 붙잡고 늘어지는 거야. 이건 정말 아닌 상황이었지, 나를 어떻게든 건들여버리는 건 그래도 괜찮은데 선배까지 이런식으로 이런 상황에 끌어들이긴 싫었어. 내가 순간 입 다무니까 그 애가 더 비웃더라. 시발 걔가 뭔데 네가 그렇게까지 입을 처 다물어? 이걸 나 왜 듣고 있었지.





"그런식으로 이야기 하지마. 그리고 선배 가만히 나둬, 너랑 나랑 헤어진 일인데 왜 선배를 끌어넣어. 절대 그런짓 하지마"



"그건 네가 상관할 상황이 아니고 좆같게. 시발 박성진이랑 붙어 먹으니까 좋,"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아가리가 아주 막 나가네"





골목에서 누가 튀어나와서 정말 강하게 쳤거든 순간 입 막고 휴대폰 떨궜어. 야 윤도운, 너 어디서 온 거야. 너무 당황했는데 도운이 눈이 진짜 놓아버린 눈이라서 급하게 도운이 붙잡았어.





"사내새끼가 징글징글하게 짐 뭐하는, 야 새끼야 너 일로와 시발"



"도운아 하지마. 도운아, 야 윤도운"



"아 이 새끼도 같이 붙어 먹어? 그래 내가 시발 언젠가 그럴 줄 알았어. 셋이 하,"



"도운아!"



"니 아가리는 암거나 넣어놔야 닥치고 있을래. 뚫렸다고 함부로 씨부리면 되나"





도운아 그만. 그만해 도운아. 듣다 못해서 도운이가 말릴 새도 없이 한 대 더 치니까 아예 나가떨어지는거야. 그리고 엄청 욕하면서 신고할거다 뭐다 하면서 가버리더라. 그 애 도운이가 붙잡으려는거 내가 말렸어. 도운아 하지마 괜찮으니까 도운아 나서지마. 정말 열 받았는지 도운이가 숨 거칠게 몰아 쉬는데 미안하더라. 너는 왜,





"누나 니 괘안나. 이 뭐고"



"..누나 니 맞았나"



"아니 그게,"



"저 미친 새끼가 진짜"





그만 도운아 그만해. 뺨이 부어 올랐나봐 뭐 설명할 새도 없이 튀어나가서 꼭 붙잡았어. 도운아 나서지마 제발. 우리 그냥 이렇게 끝내자 응? 도운이가 내 손 떨구고 마른 세수하는데 그 정적이 되게 낯설고 어려웠어. 그리고 답답했어, 그 애가 이야기하고 간 게 끝내 걸렸거든.





"선배한테는 말하지마, 응?"



"누나 또 그런다. 이게 숨길 일이가"



"나 이런 거 선배가 알고 선배가 신경 쓰는 거 미안해서 못 봐. 도운아 부탁할게 말하지마"



"누나!"





열 받아서 소리 치고 도운이가 바로 미안하다고 했어. 근데 이거 그냥 넘기자 내가 쟤 다시 만나서 잘 풀테니까 그전까진 제발 말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어. 도운이는 진짜 싫은 표정이었는데 우선 알겠다고 했지. 그래서 한숨 돌리고 데려다주겠대서 그거까지 만류하면 혼날 거 같아서 그건 그냥 뒀어. 그리고 같이 걷는데 아무 말도 못하겠더라.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이 부어오른건 뭐라 말하게"



"..우선 붓기 빼고 그냥 부딪,"



"우째 부딪히면 그렇게 다치는데"





그러니까 가서 얼음찜질해야지. 도운이가 땅이 꺼져라 한숨 쉬더라, 미안. 뭐가 또 미안한데. 도운이가 언성 높여서 이제 그만 집으로 가라고 방으로 들어가서 전화 하겠다고 돌려보냈어. 선배한테는 절대 얘기 하지 말고. 


방에 들어오면서 얼음팩 가지고 올라왔어. 그리고 문은 잠궜어. 선배 노크 없이 들어오진 않는데 그냥 내가 혹시나해서, 얼음팩 뺨에 대니까 얼얼하고 조금 아리더라. 괜히 그때 생각나서 그냥 몸에 힘도 없고 힘들기도 했고. 무엇보다 선배 이름 나온게 제일 마음에 턱 걸려서 내려가질 않았어. 그냥 만나서 어떻게 말을 해야하나 고민하고 머리 쓸어올리는데 누가 노크하는 거야.





"ㅇㅇ야"





시계보니까 새벽이었어. 근데 아직 붓기 빠지지도 않았고 문 열어주면 안되니까 자는 척했거든. 선배는 말 없으니까 다시 계단으로 내려가는 소리 들렸고. 선배 방문 닫히는 소리 듣고 더 착잡했어. 당장 학교는 어떻게 가지, 선배 당장 만나기가 꺼려지기도 하고. 정말 모르겠다. 나 어떡하면 좋을까.





*





그 이후로도 전화로 학교에서 몰래 불쑥 찾아와서 협박 같은 거 했어 몇 번. 휘둘릴대로 휘둘리고 자꾸 내가 선배 피하니까 선배도 할 말 많아 보였고, 도운이는 선배가 말해도 듣지 않으니까 정말 그 일주일이 지옥 같았어. 선배는 역시 나한테 과분한 사람일까.





"할 말 있어 학교 나가서 얘기 좀 하자"





정말 이렇게는 안 될 거 같아서 그 애를 내가 불렀어. 애써 떨리는 손 주먹 쥐어서 감추고 정말 거만하게 나 바라보는데 진짜 미웠어. 왜 나한테, 끝난 것도 이젠 좀 지난 이야기인데 왜 나를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이나고 혈안이 되는 걸까.





"그만 좀 하자. 대체 뭘 원하는 건데 왜 이렇게까지 만드는 건데"



"나는 시발 삼개월동안 네 손 하나 못 잡았거든? 뭐겠어 박성진이랑도 자는데 나랑 못 잘 이유가 뭐있는데"



"그걸 말이라고 해?"





그냥 변태새끼 아니 이런 쓰레기도 쓰레기가 없더라. 어이가 없었어, 그리고 다시 선배 이름 올라가는 것도 그랬고. 근데 너무 당당한거야 선배라는 약점 쥐고 흔드니까, 그렇게 휘둘리는 나도 등신이지만.





"그럴 일 없어. 그리고 자꾸 선배 이름 올리지마, 우리 문제지. 선배가 무슨 죄야?"



"죄? 니네 진짜 좆같네. 대체 박성진이 어떻게 했길래 니가 그렇게 다리 벌,"



"나와라"





나도 지치고 화가 나서 언성 좀 높아졌는데 갑자기 불쑥 낮고 까끌한 목소리가 끼어드는거야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나오라고"





선배였어. 주먹 꽉 쥐고서 그 애 노려보는데 정말 무서웠어, 근데 하 진짜 이 상황까지 선배를 끼어 들게 해야하나 해서 선배 말리려고 잡았거든.





"선배 제가,"



"안 들리면 그냥 내가 끌고 나가까"



"..선배"



"넌 나오지 말고 딱 있어라. 나오라고"





선배가 차갑게 딱 끊어내는 거야. 이런 모습은 처음봐서 겁 먹고 한 걸음 물러나니까 아예 선배가 그 애 멱살 잡고 카페 밖으로 끌고 나갔어. 왜 이렇게까지 처참한 상황이 와야하는 거지. 한참이 지나도 선배가 돌아오지 않아서 걱정도 되고 그래서 가방 챙겨 들고 나가려했는데 선배만 들어오는거야. 근데 선배, 입가가 좀 터졌는데. 진짜 놀라서 선배한테 다가갔어.






"선배 입.., 괜찮아요?"



"할 말 있으니까 앉을래?"





선배 목소리 되게 차가웠어. 그리고 뻗은 손 고개 돌려서 피하는 거야, 아 심장이 바닥까지 추락하는 거 같았어. 우선 선배랑 할 말이 많은 것도 이렇게 숨긴 것도 결국 이야기 해야 하는 일이니까 선배 맞은 편에 앉았는데 그냥 선배 눈이 까맸어. 그냥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것처럼.





"내가,"



"니한테 많은 거 바라는 거가"



"..."



"그게 그래도 버겁나"





내한테 솔직해지는게 그래도 힘드나.





"...그게 아니고"



"그게 아님, 와 이렇게까지 만드는데"



"..선배"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내 니 남자친구다 그건 아나"





분위기는 대화처럼 냉랭했어. 이건 내가 백퍼센트 잘못한 일인데, 그게 맞는데 내 입장에서 선배까지 끼게 하는 건 할 수가 없었으니까 할 말 있었거든.





"니가 그렇게 자꾸 숨기면 내는 뭐 어떡할까"



"..저는 선배 이런 일에 끼게 하는게 싫어서 그런 거였는데..."



"그게 그냥 니 일이가. 내도 관련 됐는데 니 혼자 그렇게 한다고 뭐가 해결은 될 거 같아서 내는 피하고 저 새끼, 아니 쟤한테는 협박이나 당하고 그랬나"





선배 정말 화난 거 같았어. 물론 나도 조금은 속상했지, 내 입장에는 선배가 다치지 않았음 하는 거였는데 이렇게 꼬이고 다투게 되니까.





"니 말 쫌 해봐라. 내가 진짜 뭘 어떡할까 이럴 때마다"



"...."



"응?"





매번 내는 그냥 가만히 있어야 돼나. 내 한 마디도 못하게 그렇게 니가 숨어버리면 내는, 내도 조금 답답한데. 




"형 생각도 좀 해도, 알았나"




순간 도운이 말이 스쳐지나갔어. 나 또 나만, 내가 생각한다고 했는데 결국에는 선배가 힘들게 됐구나. 선배는 대답을 바라는 거 같았는데 할 말이 없었어. 내가 미웠고 아주 조금 너무 힘들었어서 선배가 미웠고 그 애가 너무너무 미웠어.





"..죄송한데"



"..할 말이 없어요"



"알았다"





그리고 선배가 끄덕이고 카페 먼저 나갔어. 이렇게 다툰 건 처음이니까 막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가도 선배가 밉고 아니 나도 밉고 눈물이 나오더라. 원래 다들 처음 다툴 때는 그런거겠지. 나름 가라앉힌다고 가라앉히고 카페를 나오니까 조금 늦었더라고. 이대로 선배랑 다시 들어가서 마주치면 그렇게 좋은 감정은 아닐 거 같아서 그냥 집 앞에 쭈구려 앉아있다가 다들 불 꺼지는 거 같아서 대문 열었는데,





"...."





선배가 담배 물고 있더라고. 뭐 어떡해야할지 몰라서 사실 눈 마주치기도 그래서 고개만 꾸벅하고 들어왔어, 들어오면서 들리는 선배 한숨소리가 발걸음을 되게 무겁게 만들더라. 그냥 침대에 얼굴 묻어버렸어.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었거든, 그냥 다. 다 밉고 다 싫었어. 이렇게 잠들어 버리고 싶었어. 뭣도 아니면서 탓하고 싶었고. 다, 그냥 다 밉다 모든게.





50.





이후에 이틀은 서로 피하기도 했고 서로한테 시간이 필요했어. 마주하는게 불편했거든, 서로 눈치 보면서 그냥 그렇게 지냈어. 그 애는 다신 찾아오지 않았어. 지나가다 들었는데 갑자기 휴학계를 냈다고 딱 거기까지밖에 듣지를 못했는데 그 말이 더 힘 빠지게 했어.





"누나"



"누나 니 밥 뭇나"



"..어? 어"



"와 점점 말라가노. 햄이랑 싸웠나"




그리고 부르면 자꾸 와 깜짝깜짝 놀라는데. 아니 별 거 아니야. 둘이 싸웠제. 네가 보기에도 그래보여? 도운이가 너무 당연하게 고개 끄덕이는거야. 누가봐도 딱 싸운 거 같다고. 그냥 여러가지로 생각할게 많아. 그냥 그렇게 얼버무리고 넘어갔어. 그리고 다음이 교양이었거든 근데 교양 선배랑 같이 듣잖아. 너무 눈 앞 깜깜하게 강의실로 향했어.





"햄 왔어요?"



"..어"





차마 말은 못 걸고 인사만 했는데 선배도 그냥 고개만 끄덕였어. 먼저 미안하다고 하려 했거든 강의 시작 전에. 그래서 선배한테 말 걸려고 했는데 마침 동기들이 선배랑 대화를 시작하고 선배가 웃고 있길래 손 내렸어. 강의 끝나고 이야기해야지. 





-끝나고 잠깐 볼 수 있나



"야 박성진 자꾸 휴대폰 본다. 너 진짜 여자 생겼냐?"



"그러니까 그 배경화면 니 시간표 아니잖아 야 딱 말해. 이뻐?"



"아이다. 가라 쫌"



"아 진짜 새끼 언제 보여줄건데?"



"앉아라 앉아라 아 니 진짜 딱 자라 그냥"





선배가 끝나고 잠깐 보자고 문자가 와서 휴대폰 꼭 쥐었는데 옆에서 동기들이 선배한테 막 묻는거야 순간 나인거 들킬까봐 고개 돌렸어. 도운이는 그냥 표정 오묘하게 메론우유나 빨고 있었고. 그렇게 강의는 시작했고 나는 그냥 선배 눈치 보이고 집중은 안 되고 이번 강의도 글렀구나 싶어서 한숨 나오더라고. 근데 그 순간 선배랑 눈 마주쳤어, 그런 뜻 아니었는데.





"내 먼저 간다. 니네 그만 쫌 물어봐라"



"아 언제 보여줄건데!"



"아이라고 아 진짜"



"도운아 나 먼저 갈게"





막 시끌시끌한 선배 동기들 뒤로 도운이한테 어깨 탁탁 쳐주고 나갔어. 학교 나서니까 선배가 기다리고 있더라고 보는 눈도 많고 집 근처 카페로 가자고 해서 같이 걸었어. 근데 있잖아 선배 걸음이 엄청 느린거야. 내 보폭에 맞춰서 그렇게 천천히 걷는 거 있지.





"니 우나"





그냥 그랬던 건데 눈물이 나왔어. 불쑥말이야. 내가 막 멈출수도 없이 뚝뚝 떨어져서 급하게 눈물 닦아냈는데 그 손 선배가 잡는거야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와 우는데. 이리 온나"





조금 당황한 거 같기도 했고 속상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니까 진짜 울음이 터져버렸어. 선배가 끌어와서 안아주는데 거기서 막 미안한 감정이 몰려오는거야, 그리고 이렇게 다툰게 나도 모르게 불안했나봐 더 선배 옷자락 쥐게 되고 그랬거든 그러니까 선배가 나 진정시키려고 등 쓸어주면서 달랬어.





"내 어디 안 간다, 이 피 안 통한다 옷 놔라. 응?"



"ㅇㅇ야"





이름 불러주니까 울컥해서 엉엉 우니까 선배가 더 당황해서 등 쓸어줬어. 미안하다고 해야하는데 왜 울음이 먼저 터져나오는 건지 내가 답답하고 화도 났어.





"내가 미안하다"



"화난다고 막 말하믄 안됐는데, 너무 심하게 니한테 몰아 붙이고 니 힘든 거 뻔히 아는데 이해 해주지도 못하고"



"진짜 잘못한 거 투성이더라"





그리고 선배가 내 눈물 닦아주고 무릎 굽혀서 정말 내 눈 딱 바라보고 말하는 거야.





"한 발만 양보하면 되는데 그거 못하고 이제야 말하고"



"내 진짜 잘못 많이 했제"



"아니, 선배 그게 끅, 아니구요"





선배가 잘못한 거 없는데, 그냥 그냥 좀 감정이 격해졌던 거 뿐인데. 말하고는 싶은데 또 울음 나오니까 내가 눈 막 비볐거든 그러니까 선배가 눈 짓무른다고 손가락으로 살살 눈물 훔쳐주는 거야. 





"미안하다"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이렇게 얼라나 울리고 응?"



"저도 솔직해지려고 했는데, 제 생각에는 그러니까 끅, 선배가"



"응"





울음이랑 말이랑 된통 섞여서 좀처럼 말이 안 나오는 거야. 선배가 천천히 말하라고 계속 등 쓸어주고 토닥여줬어, 천천히 진정하고 이야기해도 된다고. 울지 않아도 된다고.





"숨기려 한 건 정말 잘못했어요. 어떻게 끅, 해야 하는지 모르겠는데"



"응"



"선배 이름 나오니까 막 무섭고 선배 안 다쳤으면 하고 그래서"



"그랬나"





그래서 그런 거였어요.
그래서 그런 거였나. 내가 몰랐네, 미안하다. 선배가 그러니까, 선배가 학교에서 막 안 좋은 소문, 말 듣고 그러면 안 되니까. 선배가 그 말 듣고 다시 안아주는거야 나도 막 말 빨리 해서 숨차고 다시 우니까 선배가 뒷통수 살짝 감싸고 토닥이는데 긴장이 다 풀렸어.





"내 걱정하느라 막 앓는 아를 내가,"



"진짜 많이 잘못했다"





그때 선배 목소리 살짝 매이는 거 들었어. 울컥했던거 같아 선배가 미안해서 나한테 미안할 일 없는데. 내가 잘못한 건데. 





"정말 미안해"



"..제가 더요. 선배한테 더 솔직해지려고, 끅 진짜 많이 노력할게요"



"ㅇㅇ야"



"네"





좀 진정 됐나. 
선배가 목소리 가다듬고 다시 무릎 굽혀서 내 시선 맞췄어. 할 말이 있는데





"내한테 조금 더"



"욕심 부려주라"





네? 사실 그게 무슨 말인가 싶었어. 그러니까 선배가 내 볼 살짝 쥐고 웃는거야, 그게 무슨 말이지 싶어서 선배 바라봤는데 선배가 다시 목 가다듬고 말 이어가더라.





"쫌만 더 니 생각만 하고 쫌만 더 니 마음대로 해주라"



"내는 어떤 것도 그냥 닥치면 닥치는데로 오해가 있음 풀고 부딪히면 된다. 내 걱정 너무 마이 하지말고 좀 더"



"이기적으로 굴어도 괘안타. 내가 말했제 항상"



"...제가 먼저라고"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기억하네, 아이 착하다. 이리온나"





선배는 내 생각을 했음 좋겠다고 했어. 다음에 다툴땐 누군가 다칠까봐 이래저래 꼬아 들지 말고 그냥 서로가 안 맞는 부분에서 그런 거로 다투자고, 나한테 너무 아프게 처음 다투게 되서 미안하다고 꼭 안아줬어. 선배 참 착하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마이 울어서 힘들제. 업어주까"



"..네"



"진짜 착하네, 조심해서 업혀라"





이렇게 굴어도 되는 거에요? 당연하제. 선배가 고개 끄덕였어 그냥 이렇게 더 편하게 이야기하고 투정부려도 좋다고 그래도 나는 된다고. 선배는 그렇게 이야기 했어. 우리 첫 다툼은 정말 울면서 끝났어. 그리고 선배 등에 업혀서 잠들어서 뒷 상황은 잘 모르겠어. 다시 깨어났을때는 선배 침대였거든.





***





"...깼나"



"..네"





몇 시지 커튼도 쳐 있고 밖도 깜깜하고 불도 켜지 않은 거 보니까 밤인 거 같긴한데. ㅇㅇ의 앞에 마주누워 휴대폰을 보던 성진은 휴대폰을 덮고 ㅇㅇ를 바라보았다. 늦은 시간이라 한층 낮아진 목소리로 잘잤냐 묻는 성진에 ㅇㅇ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잘잤음 됐다"



"..안 졸리세요?"



"내는 조금?"





혹시 악몽이라도 꾸고 앓을까 잠을 조금 참은 건 있었다. 살짝 눈꺼풀이 내려온게 ㅇㅇ는 마음에 걸려 물었으나 성진은 웃으며 괜찮다고 ㅇㅇ의 머리칼을 넘겨주었다. 아무 말도 없이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바라보았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게 중요할까. 그냥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다.





"선배"



"오야"



"..키스할래요?"





여기서 키스가 왜 나와, 아니 근데 그냥 하고 싶어서. 성진의 눈이 살짝 커져 ㅇㅇ를 바라보았다. 지금? ㅇㅇ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네"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눈 감을까"



"아,"





하자고 하고 할 줄 모르는 사람 나야나.. 성진은 웃으며 눈을 질끈 감은 ㅇㅇ의 볼을 감싸고 입술을 맞추었다. 약간 벌어진 틈으로 천천히 들어와 놀라지 않게 입술을 물었다 쓸어냈다. ㅇㅇ의 방황하던 손은 성진이 제 가슴팍 깨에 조용히 얹어주었다. 아 네, 감사합니다. 성진의 손이 ㅇㅇ의 감싸쥐었던 볼에서 목덜미쯤으로 옮겨 조금 끌어 당겼다. 놀라지 않을만큼. 





"..하 숨차나"



"...조금,"



"요"





성진이 고개를 숙이고 웃었다. 아 웃음 안 되는데 쌕쌕 숨을 몰아쉬는 ㅇㅇ가 너무 귀여웠다. 성진은 상체를 일으켜 ㅇㅇ를 위에 앉혔다. 이게 더 잘 보이는데, 괘안나. ㅇㅇ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게 더 잘 보이네요, 선배가. 달빛에 조금 더 얼굴이 들어났다. 앞머리 가르마며, 가르마에서 살짝 보이는 이마와 눈썹. ㅇㅇ의 손은 끝내 성진의 뺨에 조용히 안착했다.





"...근데 선배"



"응"



"..그게, 그"



"...안 불편하세요?"





위에 올라타 앉아 있어 좀 느껴지는 어 그런게 있다. 아니 있었다. 괜히 저가 얼굴이 빨개져 머뭇거리는 ㅇㅇ에 성진은 당황과 함께 웃음이 터졌다.





"응"



"..그게"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내는 니 준비될때까지 기다릴건데"





성진은 그 말을 끝으로 고개를 틀어 ㅇㅇ의 입술을 물었다. 성진의 손가락이 ㅇㅇ의 눈꺼풀을 조용히 가렸다. 서로의 목소리를 머금고 비치는 달빛에, 위에 앉아있는 딱 ㅇㅇ에게만 집중해 치열을 훑고 혀가 감기다 떨어져 다시끔 입술을 핥고 고개가 떨어졌다. 긴 타액이 주욱 늘어져 성진은 손등으로 닦아주었고 숨을 몰아 쉬었다.





"내 이 말은 한 번도 안 했제"



"..무슨 말이요?"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와 한 번 더 하자고"



"넴"





내가 졌다. 정말 이 가시나, 위험하네. 마다할 이유는 없지만.





49.





"시험 준비 때문에 힘들제. 이거 하나 먹고 해라"




시험 준비 때문에 일찍 나온 게 아니에요. 내가 어제 대체 무슨 정신으로 그런거야 나 이제 정말 술을 끊든가 내 목숨을 끊든가. 선배가 어디 아프냐고 볼 딱 손에 대는데 그게 불쏘시개처럼 얼굴 화르륵 타올랐잖아.





"..아니 그게 아니 아니에요"



"와. 얼굴이 조금 발갛네"



"누나 쟈 원래 저래요"





도운아 다물어 응? 또 술 처먹고 뭔 짓 했겠죠. 둘이 마신 거 아니에요? 도운아 다물라니까. 선배가 뭔가 알겠다는듯이 끄덕이고 가버리잖아 지금. ㅇㅇ는 엉거주춤 인사를 하고 책상에 얼굴을 묻었다. 한번 더 하긴 뭘해 한 번 더. 결국 하긴 했지만, 그건 좋았지만. 아니 조용히 해. 스킨십의 정도도 헷갈렸어. 이게 맞는 건가 나는 괜찮은데 선배는 조금 느리거나 지루하진 않을까.





"누나 니 암 것도 안 보이나"



"응?"



"내가 손 막 이래했는데 한번도 안 쳐다본다. 와 이러노 진짜"





너는 모르는 그런 게 있어. 뭐라카노. ㅇㅇ는 어젯밤 일을 괜히 상기 시켰다 자책했어. 지워 빨리 지워 시험 공부해야지. 근데 정말 선배랑 붙어 있을 시간도 그럴 분위기도없었지. 찰싹 붙어 있다간 오해 받기 쉽상이라 두 자리 뛰어 앉고, 건물 뒤에서 한 번씩 하는 포옹이 가끔 비밀연애를 허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어.





*





"선배 그럼 오늘 많이 늦어요?"



-"응 아마 좀 늦을 거 같다. 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라"



"그래도.."



-"또 내 기다린다고 눈 끔뻑끔뻑 하고 있지 말고 그냥 편하게 자라. 내 들어가기 전에 연락하께"





늦어도 얼굴 보고 싶어서 그렇죠. 물론 이 말은 하지 못했어. 알바 끝나고 나서 비몽사몽한 상태로 선배 기다리는 건 또 막 선배가 일찍 들어올까봐 알겠다고 했어. 그리고 전화 끊으려고 휴대폰 귀에서 떼었는데





-"아 ㅇㅇ야"



"네?"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뭐 먹고 싶은 거 없나. 가면서 사갈게"





저 딱히 없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땡기는 게 없어서 없다니까 언제든 연락하라고 오는 길에 사다주겠다는 거야 역시 선배, 그래서 알겠다고 하고 전화 끊었어. 그냥 그렇게 빈 말이라도 듣는 거 좋더라고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이라는 게 다시 한 번 느껴지고. 그래서 고마웠어. 나도 다음에 선배랑 전화할 때 꼭 물어봐야겠다.





*





"수고하셨습니다"



"ㅇㅇ씨 오늘은 오빠가 안 데리러 오네"



"네?"



"그 가끔 ㅇㅇ씨 데리러 오는 그 분 말이야"





선배가 늦으면 가끔 호프집 앞에서 기다리곤 하니까 점장님이 묻더라고. 오빠 아니고 남자친구인데 아니 뭐래 조용히 해 또 실수하지 말고. 그냥 웃으면서 나왔어, 그리고 그냥 호프집 나서는데 선배가 데리러 왔던 기억 막 나서 좋더라고. 그래서 선배한테 알바 끝났다고 톡은 보내놓으려고 휴대폰 꺼냈어.





"너 되게 잘 지내나 보다?"





근데 말이야. 어디서 많이 들어본 목소리가 들렸어. 거의 다 잊어버릴 수 있을 거 같았던 그 애 목소리가 술에 취한 거 같았지.





"뭐야 너?"



"나랑 헤어지고 시발 잘 지내냐? 남자도 있고?"





대체 왜 어떻게 찾아온건지. 정말 술에 쩔어서 다가오는 거야, 순간 겁 먹어서 휴대폰 꼭 쥐었는데 여기서 쫄은 모습 보이면 안 될 거 같아서 애써 안 그런척 표정 관리했어. 그러니까 픽 하고 비웃더라고.





"야"



"..왜 할 말 있어서 온 거면 빨리 하고 가"



"너 박성진이랑 만나지?"





휴대폰 떨굴 뻔했어.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그 애 입에서 선배 이름이 나올 줄은 몰랐지. 욱하기도 했는데 우선 선배 이름 나오니까 선뜻 뭐라고는 못하겠는 거야, 근데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다시 한 번 조금 언성 높여서 물으니까 미간 확 찌푸리고 다가왔어.





"잤냐?"



"뭐?"



"걔랑은 잤냐고"





네가 생각하는 게 그렇지. 겨우 그딴 거 물어보려고 나 찾아온 거야? 대답할 가치도 없는 질문에 기가차서 비웃었거든





"걔랑은 어떻게 잤냐. 왜 돈이라도 꽂아,"





정말 충동이었어. 골목에 짝하고 뺨 맞은 소리가 울리고 그 애 고개가 돌아갔어. 제발 그런 식으로 선배 말하지마, 나한테 소중한 사람이니까. 그러니까 더 열 올랐는지 내 폰 뺐으려고 하는 거야. 미친 새끼 안놔? 손목 엄청 강하게 붙잡고 몸싸움 일어났었어. 근데 진짜 폰은 안되니까 악바리로 안 뺏기려했거든.





"..아"



"미친년이"





뺨이 얼얼하더라. 독한 년이라고 아주 욕이란 욕을 다하더라. 근데 사실 너무 세게 맞아서 잘 들리지도 않았어. 






"너 같이 더러운 년이 박성진 시발 그 새끼도 좆같은데 다 까발려야 정신을 차리지? 야 넌 나 차버린 거 시발 후회해야돼"



"야"



"너 말고 시발 박성진, 걔 평판이 어쩌고 그 개새끼만 건들면 네가 나한테 올 거지? 그치?"





선배 붙잡고 늘어지는 거야. 이건 정말 아닌 상황이었지, 나를 어떻게든 건들여버리는 건 그래도 괜찮은데 선배까지 이런식으로 이런 상황에 끌어들이긴 싫었어. 내가 순간 입 다무니까 그 애가 더 비웃더라. 시발 걔가 뭔데 네가 그렇게까지 입을 처 다물어? 이걸 나 왜 듣고 있었지.





"그런식으로 이야기 하지마. 그리고 선배 가만히 나둬, 너랑 나랑 헤어진 일인데 왜 선배를 끌어넣어. 절대 그런짓 하지마"



"그건 네가 상관할 상황이 아니고 좆같게. 시발 박성진이랑 붙어 먹으니까 좋,"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아가리가 아주 막 나가네"





골목에서 누가 튀어나와서 정말 강하게 쳤거든 순간 입 막고 휴대폰 떨궜어. 야 윤도운, 너 어디서 온 거야. 너무 당황했는데 도운이 눈이 진짜 놓아버린 눈이라서 급하게 도운이 붙잡았어.





"사내새끼가 징글징글하게 짐 뭐하는, 야 새끼야 너 일로와 시발"



"도운아 하지마. 도운아, 야 윤도운"



"아 이 새끼도 같이 붙어 먹어? 그래 내가 시발 언젠가 그럴 줄 알았어. 셋이 하,"



"도운아!"



"니 아가리는 암거나 넣어놔야 닥치고 있을래. 뚫렸다고 함부로 씨부리면 되나"





도운아 그만. 그만해 도운아. 듣다 못해서 도운이가 말릴 새도 없이 한 대 더 치니까 아예 나가떨어지는거야. 그리고 엄청 욕하면서 신고할거다 뭐다 하면서 가버리더라. 그 애 도운이가 붙잡으려는거 내가 말렸어. 도운아 하지마 괜찮으니까 도운아 나서지마. 정말 열 받았는지 도운이가 숨 거칠게 몰아 쉬는데 미안하더라. 너는 왜,





"누나 니 괘안나. 이 뭐고"



"..누나 니 맞았나"



"아니 그게,"



"저 미친 새끼가 진짜"





그만 도운아 그만해. 뺨이 부어 올랐나봐 뭐 설명할 새도 없이 튀어나가서 꼭 붙잡았어. 도운아 나서지마 제발. 우리 그냥 이렇게 끝내자 응? 도운이가 내 손 떨구고 마른 세수하는데 그 정적이 되게 낯설고 어려웠어. 그리고 답답했어, 그 애가 이야기하고 간 게 끝내 걸렸거든.





"선배한테는 말하지마, 응?"



"누나 또 그런다. 이게 숨길 일이가"



"나 이런 거 선배가 알고 선배가 신경 쓰는 거 미안해서 못 봐. 도운아 부탁할게 말하지마"



"누나!"





열 받아서 소리 치고 도운이가 바로 미안하다고 했어. 근데 이거 그냥 넘기자 내가 쟤 다시 만나서 잘 풀테니까 그전까진 제발 말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어. 도운이는 진짜 싫은 표정이었는데 우선 알겠다고 했지. 그래서 한숨 돌리고 데려다주겠대서 그거까지 만류하면 혼날 거 같아서 그건 그냥 뒀어. 그리고 같이 걷는데 아무 말도 못하겠더라.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이 부어오른건 뭐라 말하게"



"..우선 붓기 빼고 그냥 부딪,"



"우째 부딪히면 그렇게 다치는데"





그러니까 가서 얼음찜질해야지. 도운이가 땅이 꺼져라 한숨 쉬더라, 미안. 뭐가 또 미안한데. 도운이가 언성 높여서 이제 그만 집으로 가라고 방으로 들어가서 전화 하겠다고 돌려보냈어. 선배한테는 절대 얘기 하지 말고. 


방에 들어오면서 얼음팩 가지고 올라왔어. 그리고 문은 잠궜어. 선배 노크 없이 들어오진 않는데 그냥 내가 혹시나해서, 얼음팩 뺨에 대니까 얼얼하고 조금 아리더라. 괜히 그때 생각나서 그냥 몸에 힘도 없고 힘들기도 했고. 무엇보다 선배 이름 나온게 제일 마음에 턱 걸려서 내려가질 않았어. 그냥 만나서 어떻게 말을 해야하나 고민하고 머리 쓸어올리는데 누가 노크하는 거야.





"ㅇㅇ야"





시계보니까 새벽이었어. 근데 아직 붓기 빠지지도 않았고 문 열어주면 안되니까 자는 척했거든. 선배는 말 없으니까 다시 계단으로 내려가는 소리 들렸고. 선배 방문 닫히는 소리 듣고 더 착잡했어. 당장 학교는 어떻게 가지, 선배 당장 만나기가 꺼려지기도 하고. 정말 모르겠다. 나 어떡하면 좋을까.





*





그 이후로도 전화로 학교에서 몰래 불쑥 찾아와서 협박 같은 거 했어 몇 번. 휘둘릴대로 휘둘리고 자꾸 내가 선배 피하니까 선배도 할 말 많아 보였고, 도운이는 선배가 말해도 듣지 않으니까 정말 그 일주일이 지옥 같았어. 선배는 역시 나한테 과분한 사람일까.





"할 말 있어 학교 나가서 얘기 좀 하자"





정말 이렇게는 안 될 거 같아서 그 애를 내가 불렀어. 애써 떨리는 손 주먹 쥐어서 감추고 정말 거만하게 나 바라보는데 진짜 미웠어. 왜 나한테, 끝난 것도 이젠 좀 지난 이야기인데 왜 나를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이나고 혈안이 되는 걸까.





"그만 좀 하자. 대체 뭘 원하는 건데 왜 이렇게까지 만드는 건데"



"나는 시발 삼개월동안 네 손 하나 못 잡았거든? 뭐겠어 박성진이랑도 자는데 나랑 못 잘 이유가 뭐있는데"



"그걸 말이라고 해?"





그냥 변태새끼 아니 이런 쓰레기도 쓰레기가 없더라. 어이가 없었어, 그리고 다시 선배 이름 올라가는 것도 그랬고. 근데 너무 당당한거야 선배라는 약점 쥐고 흔드니까, 그렇게 휘둘리는 나도 등신이지만.





"그럴 일 없어. 그리고 자꾸 선배 이름 올리지마, 우리 문제지. 선배가 무슨 죄야?"



"죄? 니네 진짜 좆같네. 대체 박성진이 어떻게 했길래 니가 그렇게 다리 벌,"



"나와라"





나도 지치고 화가 나서 언성 좀 높아졌는데 갑자기 불쑥 낮고 까끌한 목소리가 끼어드는거야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나오라고"





선배였어. 주먹 꽉 쥐고서 그 애 노려보는데 정말 무서웠어, 근데 하 진짜 이 상황까지 선배를 끼어 들게 해야하나 해서 선배 말리려고 잡았거든.





"선배 제가,"



"안 들리면 그냥 내가 끌고 나가까"



"..선배"



"넌 나오지 말고 딱 있어라. 나오라고"





선배가 차갑게 딱 끊어내는 거야. 이런 모습은 처음봐서 겁 먹고 한 걸음 물러나니까 아예 선배가 그 애 멱살 잡고 카페 밖으로 끌고 나갔어. 왜 이렇게까지 처참한 상황이 와야하는 거지. 한참이 지나도 선배가 돌아오지 않아서 걱정도 되고 그래서 가방 챙겨 들고 나가려했는데 선배만 들어오는거야. 근데 선배, 입가가 좀 터졌는데. 진짜 놀라서 선배한테 다가갔어.






"선배 입.., 괜찮아요?"



"할 말 있으니까 앉을래?"





선배 목소리 되게 차가웠어. 그리고 뻗은 손 고개 돌려서 피하는 거야, 아 심장이 바닥까지 추락하는 거 같았어. 우선 선배랑 할 말이 많은 것도 이렇게 숨긴 것도 결국 이야기 해야 하는 일이니까 선배 맞은 편에 앉았는데 그냥 선배 눈이 까맸어. 그냥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것처럼.





"내가,"



"니한테 많은 거 바라는 거가"



"..."



"그게 그래도 버겁나"





내한테 솔직해지는게 그래도 힘드나.





"...그게 아니고"



"그게 아님, 와 이렇게까지 만드는데"



"..선배"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내 니 남자친구다 그건 아나"





분위기는 대화처럼 냉랭했어. 이건 내가 백퍼센트 잘못한 일인데, 그게 맞는데 내 입장에서 선배까지 끼게 하는 건 할 수가 없었으니까 할 말 있었거든.





"니가 그렇게 자꾸 숨기면 내는 뭐 어떡할까"



"..저는 선배 이런 일에 끼게 하는게 싫어서 그런 거였는데..."



"그게 그냥 니 일이가. 내도 관련 됐는데 니 혼자 그렇게 한다고 뭐가 해결은 될 거 같아서 내는 피하고 저 새끼, 아니 쟤한테는 협박이나 당하고 그랬나"





선배 정말 화난 거 같았어. 물론 나도 조금은 속상했지, 내 입장에는 선배가 다치지 않았음 하는 거였는데 이렇게 꼬이고 다투게 되니까.





"니 말 쫌 해봐라. 내가 진짜 뭘 어떡할까 이럴 때마다"



"...."



"응?"





매번 내는 그냥 가만히 있어야 돼나. 내 한 마디도 못하게 그렇게 니가 숨어버리면 내는, 내도 조금 답답한데. 




"형 생각도 좀 해도, 알았나"




순간 도운이 말이 스쳐지나갔어. 나 또 나만, 내가 생각한다고 했는데 결국에는 선배가 힘들게 됐구나. 선배는 대답을 바라는 거 같았는데 할 말이 없었어. 내가 미웠고 아주 조금 너무 힘들었어서 선배가 미웠고 그 애가 너무너무 미웠어.





"..죄송한데"



"..할 말이 없어요"



"알았다"





그리고 선배가 끄덕이고 카페 먼저 나갔어. 이렇게 다툰 건 처음이니까 막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가도 선배가 밉고 아니 나도 밉고 눈물이 나오더라. 원래 다들 처음 다툴 때는 그런거겠지. 나름 가라앉힌다고 가라앉히고 카페를 나오니까 조금 늦었더라고. 이대로 선배랑 다시 들어가서 마주치면 그렇게 좋은 감정은 아닐 거 같아서 그냥 집 앞에 쭈구려 앉아있다가 다들 불 꺼지는 거 같아서 대문 열었는데,





"...."





선배가 담배 물고 있더라고. 뭐 어떡해야할지 몰라서 사실 눈 마주치기도 그래서 고개만 꾸벅하고 들어왔어, 들어오면서 들리는 선배 한숨소리가 발걸음을 되게 무겁게 만들더라. 그냥 침대에 얼굴 묻어버렸어.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었거든, 그냥 다. 다 밉고 다 싫었어. 이렇게 잠들어 버리고 싶었어. 뭣도 아니면서 탓하고 싶었고. 다, 그냥 다 밉다 모든게.





50.





이후에 이틀은 서로 피하기도 했고 서로한테 시간이 필요했어. 마주하는게 불편했거든, 서로 눈치 보면서 그냥 그렇게 지냈어. 그 애는 다신 찾아오지 않았어. 지나가다 들었는데 갑자기 휴학계를 냈다고 딱 거기까지밖에 듣지를 못했는데 그 말이 더 힘 빠지게 했어.





"누나"



"누나 니 밥 뭇나"



"..어? 어"



"와 점점 말라가노. 햄이랑 싸웠나"




그리고 부르면 자꾸 와 깜짝깜짝 놀라는데. 아니 별 거 아니야. 둘이 싸웠제. 네가 보기에도 그래보여? 도운이가 너무 당연하게 고개 끄덕이는거야. 누가봐도 딱 싸운 거 같다고. 그냥 여러가지로 생각할게 많아. 그냥 그렇게 얼버무리고 넘어갔어. 그리고 다음이 교양이었거든 근데 교양 선배랑 같이 듣잖아. 너무 눈 앞 깜깜하게 강의실로 향했어.





"햄 왔어요?"



"..어"





차마 말은 못 걸고 인사만 했는데 선배도 그냥 고개만 끄덕였어. 먼저 미안하다고 하려 했거든 강의 시작 전에. 그래서 선배한테 말 걸려고 했는데 마침 동기들이 선배랑 대화를 시작하고 선배가 웃고 있길래 손 내렸어. 강의 끝나고 이야기해야지. 





-끝나고 잠깐 볼 수 있나



"야 박성진 자꾸 휴대폰 본다. 너 진짜 여자 생겼냐?"



"그러니까 그 배경화면 니 시간표 아니잖아 야 딱 말해. 이뻐?"



"아이다. 가라 쫌"



"아 진짜 새끼 언제 보여줄건데?"



"앉아라 앉아라 아 니 진짜 딱 자라 그냥"





선배가 끝나고 잠깐 보자고 문자가 와서 휴대폰 꼭 쥐었는데 옆에서 동기들이 선배한테 막 묻는거야 순간 나인거 들킬까봐 고개 돌렸어. 도운이는 그냥 표정 오묘하게 메론우유나 빨고 있었고. 그렇게 강의는 시작했고 나는 그냥 선배 눈치 보이고 집중은 안 되고 이번 강의도 글렀구나 싶어서 한숨 나오더라고. 근데 그 순간 선배랑 눈 마주쳤어, 그런 뜻 아니었는데.





"내 먼저 간다. 니네 그만 쫌 물어봐라"



"아 언제 보여줄건데!"



"아이라고 아 진짜"



"도운아 나 먼저 갈게"





막 시끌시끌한 선배 동기들 뒤로 도운이한테 어깨 탁탁 쳐주고 나갔어. 학교 나서니까 선배가 기다리고 있더라고 보는 눈도 많고 집 근처 카페로 가자고 해서 같이 걸었어. 근데 있잖아 선배 걸음이 엄청 느린거야. 내 보폭에 맞춰서 그렇게 천천히 걷는 거 있지.





"니 우나"





그냥 그랬던 건데 눈물이 나왔어. 불쑥말이야. 내가 막 멈출수도 없이 뚝뚝 떨어져서 급하게 눈물 닦아냈는데 그 손 선배가 잡는거야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와 우는데. 이리 온나"





조금 당황한 거 같기도 했고 속상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니까 진짜 울음이 터져버렸어. 선배가 끌어와서 안아주는데 거기서 막 미안한 감정이 몰려오는거야, 그리고 이렇게 다툰게 나도 모르게 불안했나봐 더 선배 옷자락 쥐게 되고 그랬거든 그러니까 선배가 나 진정시키려고 등 쓸어주면서 달랬어.





"내 어디 안 간다, 이 피 안 통한다 옷 놔라. 응?"



"ㅇㅇ야"





이름 불러주니까 울컥해서 엉엉 우니까 선배가 더 당황해서 등 쓸어줬어. 미안하다고 해야하는데 왜 울음이 먼저 터져나오는 건지 내가 답답하고 화도 났어.





"내가 미안하다"



"화난다고 막 말하믄 안됐는데, 너무 심하게 니한테 몰아 붙이고 니 힘든 거 뻔히 아는데 이해 해주지도 못하고"



"진짜 잘못한 거 투성이더라"





그리고 선배가 내 눈물 닦아주고 무릎 굽혀서 정말 내 눈 딱 바라보고 말하는 거야.





"한 발만 양보하면 되는데 그거 못하고 이제야 말하고"



"내 진짜 잘못 많이 했제"



"아니, 선배 그게 끅, 아니구요"





선배가 잘못한 거 없는데, 그냥 그냥 좀 감정이 격해졌던 거 뿐인데. 말하고는 싶은데 또 울음 나오니까 내가 눈 막 비볐거든 그러니까 선배가 눈 짓무른다고 손가락으로 살살 눈물 훔쳐주는 거야. 





"미안하다"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이렇게 얼라나 울리고 응?"



"저도 솔직해지려고 했는데, 제 생각에는 그러니까 끅, 선배가"



"응"





울음이랑 말이랑 된통 섞여서 좀처럼 말이 안 나오는 거야. 선배가 천천히 말하라고 계속 등 쓸어주고 토닥여줬어, 천천히 진정하고 이야기해도 된다고. 울지 않아도 된다고.





"숨기려 한 건 정말 잘못했어요. 어떻게 끅, 해야 하는지 모르겠는데"



"응"



"선배 이름 나오니까 막 무섭고 선배 안 다쳤으면 하고 그래서"



"그랬나"





그래서 그런 거였어요.
그래서 그런 거였나. 내가 몰랐네, 미안하다. 선배가 그러니까, 선배가 학교에서 막 안 좋은 소문, 말 듣고 그러면 안 되니까. 선배가 그 말 듣고 다시 안아주는거야 나도 막 말 빨리 해서 숨차고 다시 우니까 선배가 뒷통수 살짝 감싸고 토닥이는데 긴장이 다 풀렸어.





"내 걱정하느라 막 앓는 아를 내가,"



"진짜 많이 잘못했다"





그때 선배 목소리 살짝 매이는 거 들었어. 울컥했던거 같아 선배가 미안해서 나한테 미안할 일 없는데. 내가 잘못한 건데. 





"정말 미안해"



"..제가 더요. 선배한테 더 솔직해지려고, 끅 진짜 많이 노력할게요"



"ㅇㅇ야"



"네"





좀 진정 됐나. 
선배가 목소리 가다듬고 다시 무릎 굽혀서 내 시선 맞췄어. 할 말이 있는데





"내한테 조금 더"



"욕심 부려주라"





네? 사실 그게 무슨 말인가 싶었어. 그러니까 선배가 내 볼 살짝 쥐고 웃는거야, 그게 무슨 말이지 싶어서 선배 바라봤는데 선배가 다시 목 가다듬고 말 이어가더라.





"쫌만 더 니 생각만 하고 쫌만 더 니 마음대로 해주라"



"내는 어떤 것도 그냥 닥치면 닥치는데로 오해가 있음 풀고 부딪히면 된다. 내 걱정 너무 마이 하지말고 좀 더"



"이기적으로 굴어도 괘안타. 내가 말했제 항상"



"...제가 먼저라고"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기억하네, 아이 착하다. 이리온나"





선배는 내 생각을 했음 좋겠다고 했어. 다음에 다툴땐 누군가 다칠까봐 이래저래 꼬아 들지 말고 그냥 서로가 안 맞는 부분에서 그런 거로 다투자고, 나한테 너무 아프게 처음 다투게 되서 미안하다고 꼭 안아줬어. 선배 참 착하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마이 울어서 힘들제. 업어주까"



"..네"



"진짜 착하네, 조심해서 업혀라"





이렇게 굴어도 되는 거에요? 당연하제. 선배가 고개 끄덕였어 그냥 이렇게 더 편하게 이야기하고 투정부려도 좋다고 그래도 나는 된다고. 선배는 그렇게 이야기 했어. 우리 첫 다툼은 정말 울면서 끝났어. 그리고 선배 등에 업혀서 잠들어서 뒷 상황은 잘 모르겠어. 다시 깨어났을때는 선배 침대였거든.





***





"...깼나"



"..네"





몇 시지 커튼도 쳐 있고 밖도 깜깜하고 불도 켜지 않은 거 보니까 밤인 거 같긴한데. ㅇㅇ의 앞에 마주누워 휴대폰을 보던 성진은 휴대폰을 덮고 ㅇㅇ를 바라보았다. 늦은 시간이라 한층 낮아진 목소리로 잘잤냐 묻는 성진에 ㅇㅇ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잘잤음 됐다"



"..안 졸리세요?"



"내는 조금?"





혹시 악몽이라도 꾸고 앓을까 잠을 조금 참은 건 있었다. 살짝 눈꺼풀이 내려온게 ㅇㅇ는 마음에 걸려 물었으나 성진은 웃으며 괜찮다고 ㅇㅇ의 머리칼을 넘겨주었다. 아무 말도 없이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바라보았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게 중요할까. 그냥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다.





"선배"



"오야"



"..키스할래요?"





여기서 키스가 왜 나와, 아니 근데 그냥 하고 싶어서. 성진의 눈이 살짝 커져 ㅇㅇ를 바라보았다. 지금? ㅇㅇ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네"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눈 감을까"



"아,"





하자고 하고 할 줄 모르는 사람 나야나.. 성진은 웃으며 눈을 질끈 감은 ㅇㅇ의 볼을 감싸고 입술을 맞추었다. 약간 벌어진 틈으로 천천히 들어와 놀라지 않게 입술을 물었다 쓸어냈다. ㅇㅇ의 방황하던 손은 성진이 제 가슴팍 깨에 조용히 얹어주었다. 아 네, 감사합니다. 성진의 손이 ㅇㅇ의 감싸쥐었던 볼에서 목덜미쯤으로 옮겨 조금 끌어 당겼다. 놀라지 않을만큼. 





"..하 숨차나"



"...조금,"



"요"





성진이 고개를 숙이고 웃었다. 아 웃음 안 되는데 쌕쌕 숨을 몰아쉬는 ㅇㅇ가 너무 귀여웠다. 성진은 상체를 일으켜 ㅇㅇ를 위에 앉혔다. 이게 더 잘 보이는데, 괘안나. ㅇㅇ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게 더 잘 보이네요, 선배가. 달빛에 조금 더 얼굴이 들어났다. 앞머리 가르마며, 가르마에서 살짝 보이는 이마와 눈썹. ㅇㅇ의 손은 끝내 성진의 뺨에 조용히 안착했다.





"...근데 선배"



"응"



"..그게, 그"



"...안 불편하세요?"





위에 올라타 앉아 있어 좀 느껴지는 어 그런게 있다. 아니 있었다. 괜히 저가 얼굴이 빨개져 머뭇거리는 ㅇㅇ에 성진은 당황과 함께 웃음이 터졌다.





"응"



"..그게"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내는 니 준비될때까지 기다릴건데"





성진은 그 말을 끝으로 고개를 틀어 ㅇㅇ의 입술을 물었다. 성진의 손가락이 ㅇㅇ의 눈꺼풀을 조용히 가렸다. 서로의 목소리를 머금고 비치는 달빛에, 위에 앉아있는 딱 ㅇㅇ에게만 집중해 치열을 훑고 혀가 감기다 떨어져 다시끔 입술을 핥고 고개가 떨어졌다. 긴 타액이 주욱 늘어져 성진은 손등으로 닦아주었고 숨을 몰아 쉬었다.





"내 이 말은 한 번도 안 했제"



"..무슨 말이요?"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와 한 번 더 하자고"



"넴"





내가 졌다. 정말 이 가시나, 위험하네. 마다할 이유는 없지만.





49.





"시험 준비 때문에 힘들제. 이거 하나 먹고 해라"




시험 준비 때문에 일찍 나온 게 아니에요. 내가 어제 대체 무슨 정신으로 그런거야 나 이제 정말 술을 끊든가 내 목숨을 끊든가. 선배가 어디 아프냐고 볼 딱 손에 대는데 그게 불쏘시개처럼 얼굴 화르륵 타올랐잖아.





"..아니 그게 아니 아니에요"



"와. 얼굴이 조금 발갛네"



"누나 쟈 원래 저래요"





도운아 다물어 응? 또 술 처먹고 뭔 짓 했겠죠. 둘이 마신 거 아니에요? 도운아 다물라니까. 선배가 뭔가 알겠다는듯이 끄덕이고 가버리잖아 지금. ㅇㅇ는 엉거주춤 인사를 하고 책상에 얼굴을 묻었다. 한번 더 하긴 뭘해 한 번 더. 결국 하긴 했지만, 그건 좋았지만. 아니 조용히 해. 스킨십의 정도도 헷갈렸어. 이게 맞는 건가 나는 괜찮은데 선배는 조금 느리거나 지루하진 않을까.





"누나 니 암 것도 안 보이나"



"응?"



"내가 손 막 이래했는데 한번도 안 쳐다본다. 와 이러노 진짜"





너는 모르는 그런 게 있어. 뭐라카노. ㅇㅇ는 어젯밤 일을 괜히 상기 시켰다 자책했어. 지워 빨리 지워 시험 공부해야지. 근데 정말 선배랑 붙어 있을 시간도 그럴 분위기도없었지. 찰싹 붙어 있다간 오해 받기 쉽상이라 두 자리 뛰어 앉고, 건물 뒤에서 한 번씩 하는 포옹이 가끔 비밀연애를 허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어.





*





"선배 그럼 오늘 많이 늦어요?"



-"응 아마 좀 늦을 거 같다. 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라"



"그래도.."



-"또 내 기다린다고 눈 끔뻑끔뻑 하고 있지 말고 그냥 편하게 자라. 내 들어가기 전에 연락하께"





늦어도 얼굴 보고 싶어서 그렇죠. 물론 이 말은 하지 못했어. 알바 끝나고 나서 비몽사몽한 상태로 선배 기다리는 건 또 막 선배가 일찍 들어올까봐 알겠다고 했어. 그리고 전화 끊으려고 휴대폰 귀에서 떼었는데





-"아 ㅇㅇ야"



"네?"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뭐 먹고 싶은 거 없나. 가면서 사갈게"





저 딱히 없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땡기는 게 없어서 없다니까 언제든 연락하라고 오는 길에 사다주겠다는 거야 역시 선배, 그래서 알겠다고 하고 전화 끊었어. 그냥 그렇게 빈 말이라도 듣는 거 좋더라고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이라는 게 다시 한 번 느껴지고. 그래서 고마웠어. 나도 다음에 선배랑 전화할 때 꼭 물어봐야겠다.





*





"수고하셨습니다"



"ㅇㅇ씨 오늘은 오빠가 안 데리러 오네"



"네?"



"그 가끔 ㅇㅇ씨 데리러 오는 그 분 말이야"





선배가 늦으면 가끔 호프집 앞에서 기다리곤 하니까 점장님이 묻더라고. 오빠 아니고 남자친구인데 아니 뭐래 조용히 해 또 실수하지 말고. 그냥 웃으면서 나왔어, 그리고 그냥 호프집 나서는데 선배가 데리러 왔던 기억 막 나서 좋더라고. 그래서 선배한테 알바 끝났다고 톡은 보내놓으려고 휴대폰 꺼냈어.





"너 되게 잘 지내나 보다?"





근데 말이야. 어디서 많이 들어본 목소리가 들렸어. 거의 다 잊어버릴 수 있을 거 같았던 그 애 목소리가 술에 취한 거 같았지.





"뭐야 너?"



"나랑 헤어지고 시발 잘 지내냐? 남자도 있고?"





대체 왜 어떻게 찾아온건지. 정말 술에 쩔어서 다가오는 거야, 순간 겁 먹어서 휴대폰 꼭 쥐었는데 여기서 쫄은 모습 보이면 안 될 거 같아서 애써 안 그런척 표정 관리했어. 그러니까 픽 하고 비웃더라고.





"야"



"..왜 할 말 있어서 온 거면 빨리 하고 가"



"너 박성진이랑 만나지?"





휴대폰 떨굴 뻔했어.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그 애 입에서 선배 이름이 나올 줄은 몰랐지. 욱하기도 했는데 우선 선배 이름 나오니까 선뜻 뭐라고는 못하겠는 거야, 근데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다시 한 번 조금 언성 높여서 물으니까 미간 확 찌푸리고 다가왔어.





"잤냐?"



"뭐?"



"걔랑은 잤냐고"





네가 생각하는 게 그렇지. 겨우 그딴 거 물어보려고 나 찾아온 거야? 대답할 가치도 없는 질문에 기가차서 비웃었거든





"걔랑은 어떻게 잤냐. 왜 돈이라도 꽂아,"





정말 충동이었어. 골목에 짝하고 뺨 맞은 소리가 울리고 그 애 고개가 돌아갔어. 제발 그런 식으로 선배 말하지마, 나한테 소중한 사람이니까. 그러니까 더 열 올랐는지 내 폰 뺐으려고 하는 거야. 미친 새끼 안놔? 손목 엄청 강하게 붙잡고 몸싸움 일어났었어. 근데 진짜 폰은 안되니까 악바리로 안 뺏기려했거든.





"..아"



"미친년이"





뺨이 얼얼하더라. 독한 년이라고 아주 욕이란 욕을 다하더라. 근데 사실 너무 세게 맞아서 잘 들리지도 않았어. 






"너 같이 더러운 년이 박성진 시발 그 새끼도 좆같은데 다 까발려야 정신을 차리지? 야 넌 나 차버린 거 시발 후회해야돼"



"야"



"너 말고 시발 박성진, 걔 평판이 어쩌고 그 개새끼만 건들면 네가 나한테 올 거지? 그치?"





선배 붙잡고 늘어지는 거야. 이건 정말 아닌 상황이었지, 나를 어떻게든 건들여버리는 건 그래도 괜찮은데 선배까지 이런식으로 이런 상황에 끌어들이긴 싫었어. 내가 순간 입 다무니까 그 애가 더 비웃더라. 시발 걔가 뭔데 네가 그렇게까지 입을 처 다물어? 이걸 나 왜 듣고 있었지.





"그런식으로 이야기 하지마. 그리고 선배 가만히 나둬, 너랑 나랑 헤어진 일인데 왜 선배를 끌어넣어. 절대 그런짓 하지마"



"그건 네가 상관할 상황이 아니고 좆같게. 시발 박성진이랑 붙어 먹으니까 좋,"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아가리가 아주 막 나가네"





골목에서 누가 튀어나와서 정말 강하게 쳤거든 순간 입 막고 휴대폰 떨궜어. 야 윤도운, 너 어디서 온 거야. 너무 당황했는데 도운이 눈이 진짜 놓아버린 눈이라서 급하게 도운이 붙잡았어.





"사내새끼가 징글징글하게 짐 뭐하는, 야 새끼야 너 일로와 시발"



"도운아 하지마. 도운아, 야 윤도운"



"아 이 새끼도 같이 붙어 먹어? 그래 내가 시발 언젠가 그럴 줄 알았어. 셋이 하,"



"도운아!"



"니 아가리는 암거나 넣어놔야 닥치고 있을래. 뚫렸다고 함부로 씨부리면 되나"





도운아 그만. 그만해 도운아. 듣다 못해서 도운이가 말릴 새도 없이 한 대 더 치니까 아예 나가떨어지는거야. 그리고 엄청 욕하면서 신고할거다 뭐다 하면서 가버리더라. 그 애 도운이가 붙잡으려는거 내가 말렸어. 도운아 하지마 괜찮으니까 도운아 나서지마. 정말 열 받았는지 도운이가 숨 거칠게 몰아 쉬는데 미안하더라. 너는 왜,





"누나 니 괘안나. 이 뭐고"



"..누나 니 맞았나"



"아니 그게,"



"저 미친 새끼가 진짜"





그만 도운아 그만해. 뺨이 부어 올랐나봐 뭐 설명할 새도 없이 튀어나가서 꼭 붙잡았어. 도운아 나서지마 제발. 우리 그냥 이렇게 끝내자 응? 도운이가 내 손 떨구고 마른 세수하는데 그 정적이 되게 낯설고 어려웠어. 그리고 답답했어, 그 애가 이야기하고 간 게 끝내 걸렸거든.





"선배한테는 말하지마, 응?"



"누나 또 그런다. 이게 숨길 일이가"



"나 이런 거 선배가 알고 선배가 신경 쓰는 거 미안해서 못 봐. 도운아 부탁할게 말하지마"



"누나!"





열 받아서 소리 치고 도운이가 바로 미안하다고 했어. 근데 이거 그냥 넘기자 내가 쟤 다시 만나서 잘 풀테니까 그전까진 제발 말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어. 도운이는 진짜 싫은 표정이었는데 우선 알겠다고 했지. 그래서 한숨 돌리고 데려다주겠대서 그거까지 만류하면 혼날 거 같아서 그건 그냥 뒀어. 그리고 같이 걷는데 아무 말도 못하겠더라.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이 부어오른건 뭐라 말하게"



"..우선 붓기 빼고 그냥 부딪,"



"우째 부딪히면 그렇게 다치는데"





그러니까 가서 얼음찜질해야지. 도운이가 땅이 꺼져라 한숨 쉬더라, 미안. 뭐가 또 미안한데. 도운이가 언성 높여서 이제 그만 집으로 가라고 방으로 들어가서 전화 하겠다고 돌려보냈어. 선배한테는 절대 얘기 하지 말고. 


방에 들어오면서 얼음팩 가지고 올라왔어. 그리고 문은 잠궜어. 선배 노크 없이 들어오진 않는데 그냥 내가 혹시나해서, 얼음팩 뺨에 대니까 얼얼하고 조금 아리더라. 괜히 그때 생각나서 그냥 몸에 힘도 없고 힘들기도 했고. 무엇보다 선배 이름 나온게 제일 마음에 턱 걸려서 내려가질 않았어. 그냥 만나서 어떻게 말을 해야하나 고민하고 머리 쓸어올리는데 누가 노크하는 거야.





"ㅇㅇ야"





시계보니까 새벽이었어. 근데 아직 붓기 빠지지도 않았고 문 열어주면 안되니까 자는 척했거든. 선배는 말 없으니까 다시 계단으로 내려가는 소리 들렸고. 선배 방문 닫히는 소리 듣고 더 착잡했어. 당장 학교는 어떻게 가지, 선배 당장 만나기가 꺼려지기도 하고. 정말 모르겠다. 나 어떡하면 좋을까.





*





그 이후로도 전화로 학교에서 몰래 불쑥 찾아와서 협박 같은 거 했어 몇 번. 휘둘릴대로 휘둘리고 자꾸 내가 선배 피하니까 선배도 할 말 많아 보였고, 도운이는 선배가 말해도 듣지 않으니까 정말 그 일주일이 지옥 같았어. 선배는 역시 나한테 과분한 사람일까.





"할 말 있어 학교 나가서 얘기 좀 하자"





정말 이렇게는 안 될 거 같아서 그 애를 내가 불렀어. 애써 떨리는 손 주먹 쥐어서 감추고 정말 거만하게 나 바라보는데 진짜 미웠어. 왜 나한테, 끝난 것도 이젠 좀 지난 이야기인데 왜 나를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이나고 혈안이 되는 걸까.





"그만 좀 하자. 대체 뭘 원하는 건데 왜 이렇게까지 만드는 건데"



"나는 시발 삼개월동안 네 손 하나 못 잡았거든? 뭐겠어 박성진이랑도 자는데 나랑 못 잘 이유가 뭐있는데"



"그걸 말이라고 해?"





그냥 변태새끼 아니 이런 쓰레기도 쓰레기가 없더라. 어이가 없었어, 그리고 다시 선배 이름 올라가는 것도 그랬고. 근데 너무 당당한거야 선배라는 약점 쥐고 흔드니까, 그렇게 휘둘리는 나도 등신이지만.





"그럴 일 없어. 그리고 자꾸 선배 이름 올리지마, 우리 문제지. 선배가 무슨 죄야?"



"죄? 니네 진짜 좆같네. 대체 박성진이 어떻게 했길래 니가 그렇게 다리 벌,"



"나와라"





나도 지치고 화가 나서 언성 좀 높아졌는데 갑자기 불쑥 낮고 까끌한 목소리가 끼어드는거야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나오라고"





선배였어. 주먹 꽉 쥐고서 그 애 노려보는데 정말 무서웠어, 근데 하 진짜 이 상황까지 선배를 끼어 들게 해야하나 해서 선배 말리려고 잡았거든.





"선배 제가,"



"안 들리면 그냥 내가 끌고 나가까"



"..선배"



"넌 나오지 말고 딱 있어라. 나오라고"





선배가 차갑게 딱 끊어내는 거야. 이런 모습은 처음봐서 겁 먹고 한 걸음 물러나니까 아예 선배가 그 애 멱살 잡고 카페 밖으로 끌고 나갔어. 왜 이렇게까지 처참한 상황이 와야하는 거지. 한참이 지나도 선배가 돌아오지 않아서 걱정도 되고 그래서 가방 챙겨 들고 나가려했는데 선배만 들어오는거야. 근데 선배, 입가가 좀 터졌는데. 진짜 놀라서 선배한테 다가갔어.






"선배 입.., 괜찮아요?"



"할 말 있으니까 앉을래?"





선배 목소리 되게 차가웠어. 그리고 뻗은 손 고개 돌려서 피하는 거야, 아 심장이 바닥까지 추락하는 거 같았어. 우선 선배랑 할 말이 많은 것도 이렇게 숨긴 것도 결국 이야기 해야 하는 일이니까 선배 맞은 편에 앉았는데 그냥 선배 눈이 까맸어. 그냥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것처럼.





"내가,"



"니한테 많은 거 바라는 거가"



"..."



"그게 그래도 버겁나"





내한테 솔직해지는게 그래도 힘드나.





"...그게 아니고"



"그게 아님, 와 이렇게까지 만드는데"



"..선배"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내 니 남자친구다 그건 아나"





분위기는 대화처럼 냉랭했어. 이건 내가 백퍼센트 잘못한 일인데, 그게 맞는데 내 입장에서 선배까지 끼게 하는 건 할 수가 없었으니까 할 말 있었거든.





"니가 그렇게 자꾸 숨기면 내는 뭐 어떡할까"



"..저는 선배 이런 일에 끼게 하는게 싫어서 그런 거였는데..."



"그게 그냥 니 일이가. 내도 관련 됐는데 니 혼자 그렇게 한다고 뭐가 해결은 될 거 같아서 내는 피하고 저 새끼, 아니 쟤한테는 협박이나 당하고 그랬나"





선배 정말 화난 거 같았어. 물론 나도 조금은 속상했지, 내 입장에는 선배가 다치지 않았음 하는 거였는데 이렇게 꼬이고 다투게 되니까.





"니 말 쫌 해봐라. 내가 진짜 뭘 어떡할까 이럴 때마다"



"...."



"응?"





매번 내는 그냥 가만히 있어야 돼나. 내 한 마디도 못하게 그렇게 니가 숨어버리면 내는, 내도 조금 답답한데. 




"형 생각도 좀 해도, 알았나"




순간 도운이 말이 스쳐지나갔어. 나 또 나만, 내가 생각한다고 했는데 결국에는 선배가 힘들게 됐구나. 선배는 대답을 바라는 거 같았는데 할 말이 없었어. 내가 미웠고 아주 조금 너무 힘들었어서 선배가 미웠고 그 애가 너무너무 미웠어.





"..죄송한데"



"..할 말이 없어요"



"알았다"





그리고 선배가 끄덕이고 카페 먼저 나갔어. 이렇게 다툰 건 처음이니까 막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가도 선배가 밉고 아니 나도 밉고 눈물이 나오더라. 원래 다들 처음 다툴 때는 그런거겠지. 나름 가라앉힌다고 가라앉히고 카페를 나오니까 조금 늦었더라고. 이대로 선배랑 다시 들어가서 마주치면 그렇게 좋은 감정은 아닐 거 같아서 그냥 집 앞에 쭈구려 앉아있다가 다들 불 꺼지는 거 같아서 대문 열었는데,





"...."





선배가 담배 물고 있더라고. 뭐 어떡해야할지 몰라서 사실 눈 마주치기도 그래서 고개만 꾸벅하고 들어왔어, 들어오면서 들리는 선배 한숨소리가 발걸음을 되게 무겁게 만들더라. 그냥 침대에 얼굴 묻어버렸어.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었거든, 그냥 다. 다 밉고 다 싫었어. 이렇게 잠들어 버리고 싶었어. 뭣도 아니면서 탓하고 싶었고. 다, 그냥 다 밉다 모든게.





50.





이후에 이틀은 서로 피하기도 했고 서로한테 시간이 필요했어. 마주하는게 불편했거든, 서로 눈치 보면서 그냥 그렇게 지냈어. 그 애는 다신 찾아오지 않았어. 지나가다 들었는데 갑자기 휴학계를 냈다고 딱 거기까지밖에 듣지를 못했는데 그 말이 더 힘 빠지게 했어.





"누나"



"누나 니 밥 뭇나"



"..어? 어"



"와 점점 말라가노. 햄이랑 싸웠나"




그리고 부르면 자꾸 와 깜짝깜짝 놀라는데. 아니 별 거 아니야. 둘이 싸웠제. 네가 보기에도 그래보여? 도운이가 너무 당연하게 고개 끄덕이는거야. 누가봐도 딱 싸운 거 같다고. 그냥 여러가지로 생각할게 많아. 그냥 그렇게 얼버무리고 넘어갔어. 그리고 다음이 교양이었거든 근데 교양 선배랑 같이 듣잖아. 너무 눈 앞 깜깜하게 강의실로 향했어.





"햄 왔어요?"



"..어"





차마 말은 못 걸고 인사만 했는데 선배도 그냥 고개만 끄덕였어. 먼저 미안하다고 하려 했거든 강의 시작 전에. 그래서 선배한테 말 걸려고 했는데 마침 동기들이 선배랑 대화를 시작하고 선배가 웃고 있길래 손 내렸어. 강의 끝나고 이야기해야지. 





-끝나고 잠깐 볼 수 있나



"야 박성진 자꾸 휴대폰 본다. 너 진짜 여자 생겼냐?"



"그러니까 그 배경화면 니 시간표 아니잖아 야 딱 말해. 이뻐?"



"아이다. 가라 쫌"



"아 진짜 새끼 언제 보여줄건데?"



"앉아라 앉아라 아 니 진짜 딱 자라 그냥"





선배가 끝나고 잠깐 보자고 문자가 와서 휴대폰 꼭 쥐었는데 옆에서 동기들이 선배한테 막 묻는거야 순간 나인거 들킬까봐 고개 돌렸어. 도운이는 그냥 표정 오묘하게 메론우유나 빨고 있었고. 그렇게 강의는 시작했고 나는 그냥 선배 눈치 보이고 집중은 안 되고 이번 강의도 글렀구나 싶어서 한숨 나오더라고. 근데 그 순간 선배랑 눈 마주쳤어, 그런 뜻 아니었는데.





"내 먼저 간다. 니네 그만 쫌 물어봐라"



"아 언제 보여줄건데!"



"아이라고 아 진짜"



"도운아 나 먼저 갈게"





막 시끌시끌한 선배 동기들 뒤로 도운이한테 어깨 탁탁 쳐주고 나갔어. 학교 나서니까 선배가 기다리고 있더라고 보는 눈도 많고 집 근처 카페로 가자고 해서 같이 걸었어. 근데 있잖아 선배 걸음이 엄청 느린거야. 내 보폭에 맞춰서 그렇게 천천히 걷는 거 있지.





"니 우나"





그냥 그랬던 건데 눈물이 나왔어. 불쑥말이야. 내가 막 멈출수도 없이 뚝뚝 떨어져서 급하게 눈물 닦아냈는데 그 손 선배가 잡는거야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와 우는데. 이리 온나"





조금 당황한 거 같기도 했고 속상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니까 진짜 울음이 터져버렸어. 선배가 끌어와서 안아주는데 거기서 막 미안한 감정이 몰려오는거야, 그리고 이렇게 다툰게 나도 모르게 불안했나봐 더 선배 옷자락 쥐게 되고 그랬거든 그러니까 선배가 나 진정시키려고 등 쓸어주면서 달랬어.





"내 어디 안 간다, 이 피 안 통한다 옷 놔라. 응?"



"ㅇㅇ야"





이름 불러주니까 울컥해서 엉엉 우니까 선배가 더 당황해서 등 쓸어줬어. 미안하다고 해야하는데 왜 울음이 먼저 터져나오는 건지 내가 답답하고 화도 났어.





"내가 미안하다"



"화난다고 막 말하믄 안됐는데, 너무 심하게 니한테 몰아 붙이고 니 힘든 거 뻔히 아는데 이해 해주지도 못하고"



"진짜 잘못한 거 투성이더라"





그리고 선배가 내 눈물 닦아주고 무릎 굽혀서 정말 내 눈 딱 바라보고 말하는 거야.





"한 발만 양보하면 되는데 그거 못하고 이제야 말하고"



"내 진짜 잘못 많이 했제"



"아니, 선배 그게 끅, 아니구요"





선배가 잘못한 거 없는데, 그냥 그냥 좀 감정이 격해졌던 거 뿐인데. 말하고는 싶은데 또 울음 나오니까 내가 눈 막 비볐거든 그러니까 선배가 눈 짓무른다고 손가락으로 살살 눈물 훔쳐주는 거야. 





"미안하다"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이렇게 얼라나 울리고 응?"



"저도 솔직해지려고 했는데, 제 생각에는 그러니까 끅, 선배가"



"응"





울음이랑 말이랑 된통 섞여서 좀처럼 말이 안 나오는 거야. 선배가 천천히 말하라고 계속 등 쓸어주고 토닥여줬어, 천천히 진정하고 이야기해도 된다고. 울지 않아도 된다고.





"숨기려 한 건 정말 잘못했어요. 어떻게 끅, 해야 하는지 모르겠는데"



"응"



"선배 이름 나오니까 막 무섭고 선배 안 다쳤으면 하고 그래서"



"그랬나"





그래서 그런 거였어요.
그래서 그런 거였나. 내가 몰랐네, 미안하다. 선배가 그러니까, 선배가 학교에서 막 안 좋은 소문, 말 듣고 그러면 안 되니까. 선배가 그 말 듣고 다시 안아주는거야 나도 막 말 빨리 해서 숨차고 다시 우니까 선배가 뒷통수 살짝 감싸고 토닥이는데 긴장이 다 풀렸어.





"내 걱정하느라 막 앓는 아를 내가,"



"진짜 많이 잘못했다"





그때 선배 목소리 살짝 매이는 거 들었어. 울컥했던거 같아 선배가 미안해서 나한테 미안할 일 없는데. 내가 잘못한 건데. 





"정말 미안해"



"..제가 더요. 선배한테 더 솔직해지려고, 끅 진짜 많이 노력할게요"



"ㅇㅇ야"



"네"





좀 진정 됐나. 
선배가 목소리 가다듬고 다시 무릎 굽혀서 내 시선 맞췄어. 할 말이 있는데





"내한테 조금 더"



"욕심 부려주라"





네? 사실 그게 무슨 말인가 싶었어. 그러니까 선배가 내 볼 살짝 쥐고 웃는거야, 그게 무슨 말이지 싶어서 선배 바라봤는데 선배가 다시 목 가다듬고 말 이어가더라.





"쫌만 더 니 생각만 하고 쫌만 더 니 마음대로 해주라"



"내는 어떤 것도 그냥 닥치면 닥치는데로 오해가 있음 풀고 부딪히면 된다. 내 걱정 너무 마이 하지말고 좀 더"



"이기적으로 굴어도 괘안타. 내가 말했제 항상"



"...제가 먼저라고"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기억하네, 아이 착하다. 이리온나"





선배는 내 생각을 했음 좋겠다고 했어. 다음에 다툴땐 누군가 다칠까봐 이래저래 꼬아 들지 말고 그냥 서로가 안 맞는 부분에서 그런 거로 다투자고, 나한테 너무 아프게 처음 다투게 되서 미안하다고 꼭 안아줬어. 선배 참 착하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마이 울어서 힘들제. 업어주까"



"..네"



"진짜 착하네, 조심해서 업혀라"





이렇게 굴어도 되는 거에요? 당연하제. 선배가 고개 끄덕였어 그냥 이렇게 더 편하게 이야기하고 투정부려도 좋다고 그래도 나는 된다고. 선배는 그렇게 이야기 했어. 우리 첫 다툼은 정말 울면서 끝났어. 그리고 선배 등에 업혀서 잠들어서 뒷 상황은 잘 모르겠어. 다시 깨어났을때는 선배 침대였거든.





***





"...깼나"



"..네"





몇 시지 커튼도 쳐 있고 밖도 깜깜하고 불도 켜지 않은 거 보니까 밤인 거 같긴한데. ㅇㅇ의 앞에 마주누워 휴대폰을 보던 성진은 휴대폰을 덮고 ㅇㅇ를 바라보았다. 늦은 시간이라 한층 낮아진 목소리로 잘잤냐 묻는 성진에 ㅇㅇ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잘잤음 됐다"



"..안 졸리세요?"



"내는 조금?"





혹시 악몽이라도 꾸고 앓을까 잠을 조금 참은 건 있었다. 살짝 눈꺼풀이 내려온게 ㅇㅇ는 마음에 걸려 물었으나 성진은 웃으며 괜찮다고 ㅇㅇ의 머리칼을 넘겨주었다. 아무 말도 없이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바라보았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게 중요할까. 그냥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다.





"선배"



"오야"



"..키스할래요?"





여기서 키스가 왜 나와, 아니 근데 그냥 하고 싶어서. 성진의 눈이 살짝 커져 ㅇㅇ를 바라보았다. 지금? ㅇㅇ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네"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눈 감을까"



"아,"





하자고 하고 할 줄 모르는 사람 나야나.. 성진은 웃으며 눈을 질끈 감은 ㅇㅇ의 볼을 감싸고 입술을 맞추었다. 약간 벌어진 틈으로 천천히 들어와 놀라지 않게 입술을 물었다 쓸어냈다. ㅇㅇ의 방황하던 손은 성진이 제 가슴팍 깨에 조용히 얹어주었다. 아 네, 감사합니다. 성진의 손이 ㅇㅇ의 감싸쥐었던 볼에서 목덜미쯤으로 옮겨 조금 끌어 당겼다. 놀라지 않을만큼. 





"..하 숨차나"



"...조금,"



"요"





성진이 고개를 숙이고 웃었다. 아 웃음 안 되는데 쌕쌕 숨을 몰아쉬는 ㅇㅇ가 너무 귀여웠다. 성진은 상체를 일으켜 ㅇㅇ를 위에 앉혔다. 이게 더 잘 보이는데, 괘안나. ㅇㅇ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게 더 잘 보이네요, 선배가. 달빛에 조금 더 얼굴이 들어났다. 앞머리 가르마며, 가르마에서 살짝 보이는 이마와 눈썹. ㅇㅇ의 손은 끝내 성진의 뺨에 조용히 안착했다.





"...근데 선배"



"응"



"..그게, 그"



"...안 불편하세요?"





위에 올라타 앉아 있어 좀 느껴지는 어 그런게 있다. 아니 있었다. 괜히 저가 얼굴이 빨개져 머뭇거리는 ㅇㅇ에 성진은 당황과 함께 웃음이 터졌다.





"응"



"..그게"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

"내는 니 준비될때까지 기다릴건데"





성진은 그 말을 끝으로 고개를 틀어 ㅇㅇ의 입술을 물었다. 성진의 손가락이 ㅇㅇ의 눈꺼풀을 조용히 가렸다. 서로의 목소리를 머금고 비치는 달빛에, 위에 앉아있는 딱 ㅇㅇ에게만 집중해 치열을 훑고 혀가 감기다 떨어져 다시끔 입술을 핥고 고개가 떨어졌다. 긴 타액이 주욱 늘어져 성진은 손등으로 닦아주었고 숨을 몰아 쉬었다.





"내 이 말은 한 번도 안 했제"



"..무슨 말이요?"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 | 인스티즈비디오 태그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입니다
사진 터치 후 저장하세요

"사랑한다고"






----------------------



우선 뜸한 연재에 정말 많이 보고싶었습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오랜만에 체교과로 찾아 뵙게 되서 느낌이 새롭네요, 체교과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


연중 공지

그리고 죄송한 말씀 한 가지로는 치대는 연하남의 연중이야기 입니다. 시나리오를 짜고 아이디어를 내고 에피소드를 작성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내용은 좀처럼 발전이 없어 지금 당장 생각이 나고 연재할 수 있는 글로 다시 찾아뵐 예정입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기다려주시는 분들게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다음은 어떤 글로 찾아뵐 지 모르겠으나 최대한 빠르게 오도록 하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분량이 부족하시다면 더 늘려보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피드백은 감사히 참고하겠습니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1
분량 왕왕왕왕 많아요 괜찮아요 진짜... 최고예요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2
갸아ㅏㅏ악 체교과 오랜만이에요 ㅠㅠㅠㅠㅠㅠㅠ 자까님 후 하 후 하 저 전남친 ㅅ.ㄲ는 아주 그냥 햄버거도 아까워요 으유으유 그래도 여전히 둘은 둘 방식대로 잘 흘러가고 있는 것 같네요 성진선배의 서윗함도 여전하고 !!!!!!! 악 !!!! 항상 읽으면서 느끼는거지만 참 연애권장썰이에요 ㅠㅠㅠㅠ
5년 전
독자3
분량이 부족하다뇨. 저는 글을 꽤 빨리 읽는편인데 작가님 글은 다 읽는데 한참의 시간이 걸려요. 진짜요! 오늘도 설레고 좋고 다해서 충전 다 하고 갑니다. 작가님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다음편도 기다릴게요!
5년 전
독자4
분량 부족이라니?!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건데ㅠㅠㅠ 작가님 너무 무리하지마시고 편하신대로 적으세요ㅠㅠㅠㅠㅜ 그리고 체!!!!육!!!!학!!!!과!!!!!!!!!!!ㅠㅠㅠㅠㅠㅠㅠ 밑에 작가님 말 보느라 제일 먼저 해야하는 말을 지금에서야ㅠㅠㅠㅜ 엉엉엉어엉 체육학과 제가 진짜 너무 기다리다 추석 때 나온 거 보고 진짜 입틀막하면서 앓았는데 체육하과 연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ㅜㅠㅠㅠ 다정한 성진이 최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5
ㅏ지짜 미치겠다 진짜 와 너무감사해요 어떻게 이런글을 아니 아진짜 ㅎㅏ지짜
5년 전
독자6
분량 부족이라뇨 뭐라고요? 스크롤 내려가느라 손가락 바빴습니다...서윗 성진 오랜만에 보니까 정말 행복합니다 따흑
5년 전
독자7
분량 부족이라노오ㅜㅜㅜㅜㅜㅠㅠㅠ진짜 완전 많은데ㅠㅠㅜㅜㅜㅠㅜ 성진스윗해서ㅠㅠㅠ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좋아요 작가님 적게일하고 많이버세요ㅜㅜㅜ 만수무강하시구요ㅜㅜㅜㅜㅠㅠㅠ
5년 전
독자8
분량부족이라뇨ㅜㅜㅜ작가님 너무 부담갖지 마시고 정말 작가님 원하시는 대로 글 써주세요!!정말 좋아요ㅎㅎㅎㅎㅎ진짜 성진이 같은 완벽한 남자 없어요ㅜㅜㅜ구남친새끼는 정말,,,,,구질구질,,,,오늘도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5년 전
독자9
헐 분량 부족이라뇨!!! 엄청난 분량인데요!!!???? 하 정말 성진이 같은 남자가 현실에 있었다면... 진짜 너무 스윗해요ㅠㅠㅠㅠ❤️
5년 전
독자10
ㅂ..분량 부족이요...?작가님 진짜 최고에요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11
사랑한다고..사랑한다고......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한마디에 지금 앞에 내용을 잊어버렸어요 오늘밤도 이글을 무한반복하고 있겠네요 작가님 감사합니다🤭🤭🤭

5년 전
독자12
보고싶었어요 작가님!!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한걸요 ㅠㅠ 죄송하지않으셔도돼요!!! 분량도 전혀 부족하지 않습니다ㅠㅠㅠ 오히려 넘쳐서 지금 너무 행복하고...행복하고...너무행복해요 어떤 방향이든 좋습니다T^T 편한방향으로 진행해주세요 작가님이 와주시는것만으로도 정말로 감사하고 행복한걸요!! ㅠㅠ 건강 꼭꼭 잘챙기시구요!! 오늘도 좋은밤 그리고 좋은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5년 전
독자13
아아,,,너무 조아요ㅠㅠㅠ진짜 작가님 ㅠㅠㅠㅠㅠ너무스윗,,,ㅠㅠㅠㅠㅜㅜㅜ이런 좋은 글 너무너무 감사합니다ㅠㅠㅠㅠ 분량 완전 대박입니다ㅠㅠㅜ
5년 전
독자14
진짜 분량은 항상 충분해요ㅠㅠ 분량 걱정 하나도 안하셔도 돼요!! 작가님 항상 사랑합니다ㅜㅠ❤️
5년 전
독자15
하 작가님 분량은 적지 않습니다 진짜 너무 좋아요 ㅠㅠㅠㅠㅠㅠ오늘도 제 심장 저격하셨구요 진짜 작가님 부담가지시지말고 저는 작가님이 뭘 하든 다 좋으니까 아무거나 다 좋습니다 ㅠㅠ 사랑해여 ㅠㅠ
5년 전
독자16
분량 안부족해요ㅠㅠㅠㅠ진짜 너무 서윗해서 제가 녹아없어질거같아요ㅠㅠㅠㅠ작가님 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17
얼마전에 체교과 다시 정주행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글이!!! 완전 좋아요ㅠㅠㅠ 작가님 분량은 진짜 1도 안부족하고요 완전 많아서 정말 감사합니다😚
5년 전
비회원24.70
작가님 진짜.....매번 사랑한다 말씀드리고 싶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체교과 썰은 진짜 힐링썰이에요....얼마나 기다렸는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죽어가던 연애세포가 살아나고 성진이가 해주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 예뻐서 감동적이고ㅠㅠㅠㅠㅠ진짜 작가님 사는 동안 적게 일하고 많이 버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항상 작가님 글 읽으면서 위로받습니다ㅜㅜㅜㅜㅜ오늘도 최고에여ㅠ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독자18
오랜만에 체교과라니ㅠㅠㅠㅠㅜㅜ너무 좋아요ㅠㅠㅜㅜ
분량 너무 너무 딱 좋습니다!!!!! 작가님 항상 감사드려요

5년 전
독자19
... 그냥 보다가 제맘이 다 편해지네요. 달달함으로 힐링 제대로 하고 있습니다...♡
5년 전
독자20
와... 오랜만에 체교과라니...진짜 너무 오래기다려왔어요 ㅠㅠㅠㅠ정말 분량도 최고고 성진이도 최고고 작가님도 최고입니다 ㅠㅠ❤️❤️
5년 전
비회원214.176
끝나지 않았어ㅠㅠㅠㅠ
분량이 적다뇨!! 충분해요..ㅠㅠㅠ 진짜 감사해요 작가님(하트)

5년 전
독자21
체교과 박성진썰 ㅠㅠㅠㅠㅠㅠㅠㅠ 기다리고 있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 박성진 세싱 말도 안 되게 설레서 제 심장 터지기 직전인데 어떡하죠 증말...? 후하후하후ㅏ후 그리고 분량 엄청 많아서 너무 좋은 걸요 ㅠㅠㅠㅠㅠ 작가님 글 볼 때마다 한 편을 이렇게 길게 쓰시면 시간 엄청 많이 잡아먹힐 텐데... 하고 걱정이 될 정도임당 ㅜㅜㅜㅜㅠ 치대는 도우니 휴재... 흡 슬프지만 작가님게서 힘드시다니까 헝 ㅠㅠㅠㅠㅠㅠㅠ 항상 늘 감사해요 너무 부담 갖지 마시고 건강도 현생도 잘 챙기시면서...!! 글 써주시길 바랍니당><🖤
5년 전
독자22
체교과라니요ㅠㅠㅠㅠ 작가님 체교과 끝난줄 알았는데 이렇게 다시 연재하시면 저 심장터져 죽어요ㅠㅠㅠㅠㅠ 분량이 짧게 느껴지신다면 그것은 분량 문제가 아니라 슨생님 필력이 왕왕 대단하셔서 수리수리술수리 읽혀서 그런겁니다ㅠㅠㅠㅠㅠ 저 진짜 한줄한줄 읽을때마다 숨이 탁 막히고 심장에 지진희씨 오셨답니다ㅠㅠㅠ 남은 스크롤 짧아지면 서러워서 한번 울고가고... 작가님 너무 사랑한다는것만 알아주세요... 데식이만큼 사랑합니다...
5년 전
독자23
작가님 동서남북 어느쪽에 계신가요 제가 감히 절을 올려두려도 될까요..아이시떼루 워아이니 알러뷰 사랑합니다..작가님 내 심장을 거두어가 ㅠ^ㅠ💚
5년 전
비회원149.231
진짜 서윗함의 최고봉 박성진 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체교과는 넘 설레서 볼때마다 막 너무 간질간질해용 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진짜 절대절대 짧지않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ㅠㅠ 적절한 짤도 넘 감사해용,, 더 욕심내달라는말 진짜 너무 예쁘고 아프네요ㅠㅠ 치대는 도운이도 보고싶긴 하지만 성진선배 보는걸로 충분합니다!!
5년 전
비회원148.38
분량 짱 길어서 드라마 한편 보는거같구 진짜 성진쓰 왕매력적이라구여ㅜㅜㅜㅜ 작가님도 작가님생각만 하셔두돼여!!! 이기적으로 생각하세여ㅜㅜㅜㅜㅜ오늘도 잘 읽구가여ㅜㅜ
5년 전
독자24
호에에엑..!! 체교과 넘나리 오랜만이네요ㅎㅎㅎ 분량도 넘 많아요 분량적을까봐 걱정안하셔도ㅠ될것 같아요ㅠㅠㅠㅠ 오늘도 성진이 넘 설레구연 작가님 감기조심하세용~!~!
5년 전
독자25
외ㅜㅜㅜ 진짜 세상 너무 행복합니다ㅜㅜㅜㅜ 정말ㅠㅠㅠ 짱이에요ㅠㅠㅠㅜ 오늘도 설레는 성진이 보고 잠을 잘 잘것같아요ㅠㅠㅜㅜ 최고입니다ㅠㅠ
5년 전
비회원39.138
요즘 기운도 없고 힘들었는데 작가님 글을 보면 힘이나요!! 체교과를 읽으면서 정말 좋았습니다ㅠㅠㅠ 앞으로도 이런 글 많이 기다리고 있을게요 작가님😀😀 오늘도 감사합니다~!!
5년 전
독자26
분량 부족이라고 지금껏 체교과 박성진 읽으면서 한번도 느껴본적 없어요 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박성진 진짜 느무 서윗하네요 작가님 글 덕분에 혐생에 치인 제 맘에 생기가 도는것이 도키도키하고 좋네여 ㅜㅜㅜ
5년 전
독자28
진짜 작가님,,, 분량 짱이잖나요ㅠㅠㅠㅠ 진짜 작가님 글이 제일 힐링되고 제일 재밌고 걍 좋아요ㅠㅠ 우주 최고 짱짱 ㅠㅠ ❤️ 항상 기다리고 있었습니다ㅜㅠ❤️
5년 전
독자29
오랜만에 정주행 했어요 ㅠㅠ 언제나 읽어도 힐링힐링 입니다ㅠㅠ
5년 전
독자30
작가님 ㅠㅠ 작가님 글은 사랑입니다ㅠㅠ 글 읽으면서 너무 행복했어요!!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진짜 보는 내내 너무 설렜어요ㅠㅠㅠ
5년 전
독자31
아니 이걸 왜 이제 읽었는지ㅠㅠㅠ짤도 적절하고 분량도 많고 글은 재밌고 진짜 필력 대단하셔요 엄청 술술 읽혀여 ㅠㅠㅠㅠㅜㅠ 글 쓰는데 엄청 오래 걸릴텐데.....감사해여ㅜㅜㅜㅠ다른 글들도 잘 읽고있어요 진심 이런글 안 읽는데 시간ㄱㅏ는줄 모르고 다 읽었네요ㅜㅠㅠ 몰입력 최고에요... 좋은 글 감사해요오ㅠㅠㅜ
4년 전
독자32
하..작가님 너무너무 재밌는데ㅜ어쩌죠ㅠㅠㅠㅠ
4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데이식스 [데이식스/윤도운] 구남친 윤도운 027 판다 10.04 22:14
데이식스 [데이식스강영현] masquerade <부제 가면 무도회> 강영현 단편글3 HARU:) 10.04 20:44
데이식스 [데이식스박성진] 세상사람 모두가 알게 된 우리이야기 <부제 all of my life 단편글&..2 HARU:) 10.03 00:48
데이식스 [데이식스/윤도운] 구남친 윤도운 017 판다 10.01 22:16
데이식스 [데이식스/김원필/박제형] 수인 김원필과 박제형이랑 동거하는 썰 : 같이 살아요27 랑데부 10.01 19:30
데이식스 [데이식스/김원필] 어설픈 문학 下 (No Point!)10 랑데부 09.30 21:58
데이식스 [데이식스/김원필] 어설픈 문학 上 (No Point!)8 랑데부 09.30 21:04
데이식스 [데이식스/윤도운] 구남친 윤도운 006 판다 09.29 22:10
데이식스 [데이식스/박성진] 체육교육과 박성진 짝사랑하는 썰 1036 랑데부 09.28 22:19
데이식스 [데이식스/김원필] 그해 여름 15 키라 09.26 21:12
데이식스 [데이식스/데이식스] 추석 특집 spin off41 랑데부 09.25 22:03
데이식스 [데이식스/박성진] 무뚝뚝한 부산 남자랑 10년째 연애하는 썰 36 짧윷 09.25 19:30
데이식스 [데이식스/윤도운] 치대는 연하남과 철벽게임썰 327 랑데부 09.21 00:08
데이식스 [데이식스/윤도운] 치대는 연하남과 철벽게임썰 224 랑데부 09.19 00:03
데이식스 [데이식스/윤도운] 치대는 연하남과 철벽게임썰 125 랑데부 09.18 01:21
데이식스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재회하는 썰 fin59 랑데부 09.17 20:04
데이식스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재회하는 썰 1547 랑데부 09.16 01:08
데이식스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재회하는 썰 1436 랑데부 09.15 03:03
데이식스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재회하는 썰 1337 랑데부 09.14 15:42
데이식스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재회하는 썰 1256 랑데부 09.13 20:35
데이식스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다시 재회하는 썰 1138 랑데부 09.13 01:21
데이식스 [공지] 조금 쉬다 오겠습니다 + 갑을썰 11화 조각28 랑데부 09.11 22:22
데이식스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재회하는 썰 10 ver.영현 (No Point!)40 랑데부 09.11 00:15
데이식스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다시 재회하는 썰 9 여주ver47 랑데부 09.07 01:55
데이식스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다시 재회하는 썰 8 (No Point!)36 랑데부 09.05 22:11
데이식스 [데이식스/강영현] 5년 사귄 전 애인 갑을로 다시 재회하는 썰 742 랑데부 09.04 23:31
데이식스 [데이식스/강영현] 5년 전 사귄 애인 갑을로 재회하는 썰 644 랑데부 09.04 00:03
전체 인기글 l 안내
4/28 18:44 ~ 4/28 18:46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단편/조각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