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대 조각 |
그 애는 항상 책상에 엎드려 있다. 피곤한 듯한 두 눈은 아래로 내리 깐 채로. 가끔 고개를 들어 칠판을 응시하는 눈길은 차마 내가 받지 못 해 안타까울 뿐이다. 나는 그 아이를 보며 이상한 상상을 한다. 그 아이의 그 눈빛이, 나를 조여줬으면 좋겠다고.
"야." "어?"
그리고 그 상상은 곧 현실로 바뀐다. 어느새 가까이 다가온 그 아이는 나를 내려다 보고 있다. 내가 그토록 갈구하던 졸린 눈을 마주한다. 나는 샤프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가는게 느껴져 흠흠, 작게 헛 기침을 한다. 나를 부른 그 목소리는 멀리서 듣던 것과는 또 다른 설렘을 가져다 준다. 내가 너를 좋아하나? 글쎄. 그 것엔 뭐라 정의내릴 수 없다. 단지, 너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 벅찰 뿐이다.
"너, 왜 자꾸 나 쳐다봐." "‥응?" "짜증나게. 신경 쓰이게 왜 자꾸 쳐다보냐구 반장."
내가 신경 쓰였던 건가. 그저 그 아이는 나의 눈빛이 자는 것을 타박하는 것만으로 보인걸까. 나는 씁쓸해지는 마음을 붙잡으려 쉼호흡을 한다. 내 이름은 정대현이야, 종인아. 반장이 아니고. 작게 중얼이자 뭐라 알아듣지 못 한건지 미간이 더욱 찡그려진다.
"그냥." "뭐?" "그냥 너 자는게 신기해서."
자는 너를 보는 내 마음이 떨리는게, 신기해서. 나는 그 말은 차마 뱉지 못 하고 고개를 돌린다. 멀리 칠판에는 아까 당번이 지우지 않아 더러운 자욱들이 한가득이다. 꿈틀, 내 눈썹이 요동을 친다. 더러워. 나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서 그 쪽으로 다가간다. 지우개를 들고 천천히 지우는데, 그 아이의 시선이 내게 닿아오는게 느껴진다.
"너, 변태야? 그게 왜 신기한데."
글쎄. 내가 왜 너를 신기해할까 종인아? 살짝 얼굴로 피어오르는 미소. 졸린 눈, 삐딱하게 서서 나를 내려다보는 눈길. 졸린 듯 깜빡이는 두 눈. 너는 나를 벗어나게 하는 원동력이다.
"그냥이라고 했잖아."
뭘 더 알려줘야 해? 창문으로 다가가 말끔히 지우개를 털어낸다. 이제야 좀 만족스럽다. 깨끗해진 지우개를 내려다 보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지우개를 내려놓고 뒤를 돌자, 어느새 바짝 다가서있는 김종인의 얼굴이 보인다.
"재미 없네." "그래?"
난 또 뭐라도 있는 줄 알았지. 뒷 머리를 긁적이며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앉는 김종인의 뒷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뭐 하나 빠지는게 없네. 나는 더 많은 얘기를 나누지 못 한 것에 아쉬웠지만 조용히 자리로 돌아가 앉는다. 이제 곧 수업시간이 다가 올 것이다. 그럼 너를 더 자세히 바라볼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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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카대를 원하길래 써왔슴...금손이 아니라 매우매우 죄송함당...
엉엉 내가 뭔 짓을 한거지?ㅠㅠㅠㅠㅠㅠㅠㅠ
대현이는 반장임..근데 칠판이 더러운게 마음에 안 듬 그럼 뭐?
결벽증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