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왔어요. 인터폰에서 경쾌하게 '엘리제를 위하여' 가 들려왔다. 함부로 곡조를 바꾸는 건 불법이라고 알고 있는데, 베토벤에게 허락도 맡지 않고 곡의 분위기를 밝게 바꿔 벨로 사용하고 있다. 이거, 저작권 침해로 신고 가능하다.
택배 왔습니다. 오늘은 라떼가 좋으려나? 핫초코를 마시고 싶지만, 황설탕이 거덜 나 버렸다. 집에 백설탕이 있긴 하지만, -친구놈이 제발 좀 평범하게 살라며 강제로 가져다 놓았다- 난 백설탕은 절대 먹지 않는다. 황설탕만 먹고, 황설탕만 취급 한다.
"아, 택배 왔다고요."
"네에ㅡ."
……이런. 순간 현관 너머 택배원의 혼잣말과 같은 질문 아닌 질문에 대답을 해버리고야 말았다. 정대현. 너 미쳤지? 정신이 있어 없어, 진짜! 하는 수 없이 무거운 몸을 가까스로 일으켜 현관문을 열었다. 도어락이 풀리는 소리가 마치 날카로운 종이 끝에 검지 손가락이 베었을 때 나는 소리 같아 싫었다.
"안에 계시면 대답을 하셔야죠."
"아, 죄송합니다. 못 들었어요."
딱 봐도 어려 보인다. 대가리를 뿌연 자동차 매연같이 염색한데다, 귀에 피어싱까지 했다. 인상이 조금 무섭긴 하다. 혼자서 자꾸 욕을 읊조리는 것 같은데,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저러지? 순간 화가 치밀어 올라 대놓고 마음 속에 묵혀 놓았던 말을 던져 버렸다.
"공부 좀 해 놓으시지. 공부 안 하면 다 이런 일 하잖아요."
택배 상자를 받아들며 말하자, 녀석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 버린다. 괜히 건드렸나, 싶다. 현관문을 닫고 집 안으로 들어서려 하자, 손목을 턱ㅡ, 잡는다.
힘이 잔뜩 들어간 걸 보니, 화가 많이 났나 보다.
택배 왔습니다. 오늘은 라떼가 좋으려나? 핫초코를 마시고 싶지만, 황설탕이 거덜 나 버렸다. 집에 백설탕이 있긴 하지만, -친구놈이 제발 좀 평범하게 살라며 강제로 가져다 놓았다- 난 백설탕은 절대 먹지 않는다. 황설탕만 먹고, 황설탕만 취급 한다.
"아, 택배 왔다고요."
"네에ㅡ."
……이런. 순간 현관 너머 택배원의 혼잣말과 같은 질문 아닌 질문에 대답을 해버리고야 말았다. 정대현. 너 미쳤지? 정신이 있어 없어, 진짜! 하는 수 없이 무거운 몸을 가까스로 일으켜 현관문을 열었다. 도어락이 풀리는 소리가 마치 날카로운 종이 끝에 검지 손가락이 베었을 때 나는 소리 같아 싫었다.
"안에 계시면 대답을 하셔야죠."
"아, 죄송합니다. 못 들었어요."
딱 봐도 어려 보인다. 대가리를 뿌연 자동차 매연같이 염색한데다, 귀에 피어싱까지 했다. 인상이 조금 무섭긴 하다. 혼자서 자꾸 욕을 읊조리는 것 같은데,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저러지? 순간 화가 치밀어 올라 대놓고 마음 속에 묵혀 놓았던 말을 던져 버렸다.
"공부 좀 해 놓으시지. 공부 안 하면 다 이런 일 하잖아요."
택배 상자를 받아들며 말하자, 녀석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 버린다. 괜히 건드렸나, 싶다. 현관문을 닫고 집 안으로 들어서려 하자, 손목을 턱ㅡ, 잡는다.
힘이 잔뜩 들어간 걸 보니, 화가 많이 났나 보다.